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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렁덩덩 신선비 구전설화 6-320 1962. 9.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정연우 |
옛날에 으뜬 할므니가 있는디 하루는 마당에스 모시베를 매고 있읏는디 그때 중이 하나 와스 삽작 밖으스 목탁을 침스 동양을 달라고 했다. 그른디 이 할므니는 그들뜨보지도 않고 베만 매고 있읏다. 중은 목탁을 침스 동양을 달라고 하는디도 할므니는 기냥 끄뜩 않고 베만 매고 있잉께 중은 으찌스 그른가 하고 가만히 봉께 할므니 속곳 밑이로 믓이 뵈여스 지팡막대기로 속곳 밑이로 쿡 쑤시고 가 브릇다.
그른디 그후 이 할므니는 이긋이 빌미였든지 태긱 있으서 열달 만에 애기를 났다. 그른디 이 애기라고 나온 긋이 사람이 아니고 구렝이였다. 그리스 이 구렝이를 방에스 키울 수가 읎으스 뒤뜰안 굴뚝 모퉁읻 놓고 삿갓으로 듶으 놔두읏다.
할므니가 애기를 났다는 말이 소문이 나스 이 소문을 듣고 할믄네 아랫집 부자집 큰딸이 보로 와스 “할므니 애기 났다는디 그 애기 으디 있으?” 하고 물읏다. “즈으기 뒤안 굴뚝 모퉁이에 삿갓 듶으 논디 있다”이릏게 말하니게 부자집 큰딸은 뒤안으로 가스 굴둑 모퉁이에 삿갓 듶으 논 긋을 뜨들으보고 “아이구메나 애기 났다드니 구렝이를 나 놨구만. 에이 드르워” 함스 침을 탁 뱉고 갔다.
그 다음에 둘째딸이 와스 “할므니 애기 났다드니 애기 으디 있으?” 하고 물읏다. “뒤얀 굴뚝 모퉁이에 삿갓 듶으 논 데 있다” 그르니께 싯째딸은 뒤얀으로 가스 굴뚝 모퉁이에 삿갓 듶으 논 긋을 뜨들어보고는 “아이구 구릉등등 시슨비를 나 노슷구만” 이렇게 말하고 갔다. 할므니가 난 구렝이는 잘 큿다. 하루는 이 구렝이가 할므니보고 “으므니 즈아랫집 부자집 큰애기한티로 나 장개보내 주으”이렇게 말했다. 으므니는 이 말을 듣고 플쯕 뜀스 “그게 무신 말이냐? 느같이 사람도 아닌 구렝익 으틓게 사람한티로 장개들긋다고 하느냐? 그른 말은 아예 입 밖에 내지도 말으라!” 이르니께 구렝이는 “내 말 안 들으 주면 나는 한 손에 칼을 들고 한 손에는 불을 붙여 들고 나 나온 구믕으로 도로 들으갈 티야”
할므니는 이 말을 듣고 급이 나스 할수읎이 아랫집 부자집에 가스 “우리집 구렝이가 이 댁으 큰애기한티로 장개들여 달라고 함스 안 들으 주면 한 손에 칼을 들고 한 손에 불을 붙여 들고 나온 구믕으로 도로 들어가긋다고 하니 이 일을 으쯔면 좋와유? 제발 사증 좀 보아 주시유” 하면스 사증사증했다. 그르니께 부자집이스도 이 할므니 사증이 딱해스 딸 싯을 불르가지고 “구렝이가 느그들한티로 장개들고 싶다는디 누가 구렝이한티 시집갈래?” 하고 물읏다. 그르니게 춧재딸은 “아이구 누가 구렝이한티 시집가유. 나는 안 가유” 하고 밖으로 나갔다. 둘째딸도 “죽읏이면 죽읏지 구렝이한티 누가 시집가유” 함스 밖으로 나갔다. 싯째딸보고 “느는 워쯔긋느냐?” 하고 물으니께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하긋으유” 하고 말했다. 그래스 싯재딸하고 구렝이하고 혼인하기로 했다.
혼인날 구렝이는 부자집으로 장개를 왔는디 신방을 채리고 츳날밤에 구렝이는 색시보고 물을 한 솥 끓여달라고 햇다. 그래스 물을 한 솥 끓여 주니게 구렝이는 그 끓인 말로 목욕을 싸악 하고 나니께 세상에 둘도 읎는 이릏다한 玉骨仙風으 슨비가 되었다. 색시는 이긋을 보고 이른 훌륭하게 잘생긴 신랑을 읃게 되어 아조 행복감에 즞읏다.
구렝이는 결혼해스 그릉즈릉 을매 동안을 지냈는디 공부를 하로 믈리 떠나야 하다고 말하고 구렝이 흐물을 주면스 이것을 잘 간직하라. 만일에 이긋이 읎으지든지 하면 당신과는 영영 만나지 못하게 된다고 하면스 구렝이 흐물을 잘 간직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색시는 그르긋다고 하고 구렝이 흐물을 받으스 즈구리 안슾에다 아무도 모르게 늫으두읏다.
구렝이가 집을 뜨나간 뒤에 어느날 승들이 둘이 이 색시한티 챚으왔다. 즈구리 안슾에 믓이 있는 긋을 보고 그게 믓이냐고 함스 보자고 했다. 색시는 아무긋도 읎다고 함스 안 보일라고 하는디 승 둘이는 달라들으스 윽지로 뺏으 보고“아이고 구렝이 흐물이구나. 이 드르운 긋을 믈 즈구리 안슾에다 간수하느냐? 이까짓 긋은 읎애 브리라” 함스 블 속에 집으느스 태워 브릇다. 그랬드니 구렝이 흐물이 타는 냄새가 온 집 안에 프지고 그 냄새는 구렝이가 있는 데까지 프즈 갔다. 구렝이는 이 냄새를 맡고 자기 말을 듣지 않고 흐믈을 태워 읎앴다고 해스 색시한티로 돌아가지 안했다.
그래스 색시는 즈그 신랑이 아무리 지다르도 돌아오지 안해스 신랑을 챚이로 집을 나슷다. 신랑이 있는 곳을 으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스 발 가는 데로 가는디 한참 으디만침 가니께 넓은 들에스 새를 보는 아이가 있었다. 색시는 그 아이한티 가스 구렁등등 시슨비가 으디로 갔는지 못 봤느냐고 물읏다. 그렁께 새 보는 아이는 이 논으 새를 봐 주면 갈츠 주지, 했다. 그래스 색시는 그 너른 들으 논으 새를 봐 주읏다. 그랬드니 즈고개로 늠으가드라고 했다.
색시는 새 보는 아이가 갈츠준 대로 고개를 늠으갔다. 늠으가니게 소들이 많이 풀을 뜯으묵고 있읏다. 소한티 가스 구릉등등 시슨비가 으디로 가는 긋 못 봤냐고 물읏다. 소들은 여기 있는 풀을 다 뜯으 주면 갈츠 주지 했다. 그리스 색시는 그 느른 들으 풀을 죄다 뜯으 주읏다. 그랬드니 즈고개로 늠으갔다고 일르 주읏다.
색시는 소가 일르준 고개를 늠으갔드니 이븐에는 꿩들이 느른 밭에스 콩을 줏으믁고 있읏다. 꿩들한티 가스 “구릉등등 시슨비 가는 긋 못 봤느냐?” 고 물읏다. 그렁께 꿩들은 이 밭에 있는 콩을 죄다 줏으주면 일러 주지, 했다. 그래스 그 느른 밭으 콩을 죄다 줏으 주읏다. 그랬드니 꿩들은 즈고개로 늠으가드라고 했다.
색시는 꿩들이 갈츠 준 고개를 늠으갔드니 한 여자가 빨래를 하고 있읏다. “여보시유 구릉등등 시슨비가 으디로 갔디까?” 하고 물읏다. 그르니께 여자는 금은 빨래는 히게 빨고 힌 빨래는 금게 빨으 주면 일르 주지 했다. 그래스 색시는 산드미같이 많이 쌓인 빨래를 금은 긋은 하얗게 빨고 힌 빨래는 금게 다 빨으 주읏다. 그랬드니 여자는 쬐그마한 木船을 하나 띄으 줌스 이 배를 타고 가면 이 배가 닿는 데 구릉등등 시슨비 집이 있다고 했다.
색시는 그 목슨을 타고 갔다. 배는 한참 가드니 한군데에 와스 닸다. 색시는 그그스 내레스 봉께 큰 지아집이 있으스 그 집이로 들으가스 동양을 달라고 했다. 그 집이스는 스숙(조)을 한 되 갖다 주읏다. 색시는 이 스숙을 밑 읎는 자루에다 받읏드니 스숙은 죄다 땅으로 쏟아즛다. 색시는 놋즛가락을 내가지고 그 스숙을 한 알 한 알 줏으담읏다. 이릏게 스숙을 집으담고 있는디 구릉등등 시슨비가 지나갔다. 색시는 구릉등등 시슨비를 보고 스방님 하고 불릇다. 시슨비는 그 소리를 듣고 돌아다보드니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구릉등등 시슨비는 여기 와스 다른 색시를 읃으스 살고 있읏다. 그른디 즌으 색시가 챚으와스 두 색시를 데리고 살 수 읎으스 어느 쪽 색시를 데리고 살으야 할꼬 여르 모로 생각하다가 여르 가지 으려운 일을 시켜스 잘 해 낸 색시를 색시로 삼기로 했다. 그래스 츳째로 줄을 한 질 높이 매으 놓고 물동우를 므리에 이고 그 줄을 뛰으늠으 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색시를 마누라로 삼겠다고 했다. 그래스 두 색시는 물동우를 므리에 이고 그 높은 줄을 뛰으늠는데 즌에 색시는 물 한 방울도 쏟지 안했는데 여그스 읃은 색시는 물을 반 동우나 쏟았다. 구릉등등 시슨비는 또 다른 일을 시켰다. 이븐에는 산 호랑이 눈습을 시대 뽑아오기를 시켰다. 즌으 색시는 짚은 산으로 들어가스 늙은 호랭이를 만나스 지 사증 이얘기를 하고 호랭이 눈습 시 대만 뽑아달라고 했다. 그랬드니 늙은 호랭이는 색시를 수풀 속에다 숨겨놓고 사냥갔다 둘으온 새끼 시 마리를 재워놓고 눈습 한 대식 뽑아스 주읏다. 그래스 이 색시는 산 호랭이 눈습을 시 대 가지고 왔다 그른데 여그스 읃은 색시는 산으로 가지 못하고 집 근츠스 가이 틀 쇠 틀을 뽑아가지고 왔다.
이븐에는 울가지(울타리에 심은 나뭇가지)에 모여 앉인 참새를 한 마리도 날려보내지 말고 울가지를 끅으 오라고 했다. 즌으 색시는 가만가만 가스 참새를 한 마리도 날려보내지 않고 그래도 울가지를 꺾으 왓는디 여그스 읃은 색시는 빨리 가스 울가지를 꺽느라고 참새를 몽땅 날려보내고 빈 울가지만 꺽으갖고 왔다.
구릉등등 시슨비는 이긋을 보고 즌으 색시으 재주가 훨신 나으스 즌으 색시를 다시 색시로 삼으스 잘 살읏다고 한다.
2.구렁덩덩 시선비 구전설화 1-45 1936. 12 평북 영변군 김인국 |
넷날에 과부 하나이 잇었드랬넌데 하루는 이 집에 권센(동냥)하레 왔던 중이 신을 삼아 주어서 이걸 신었더니 태기가 있어서 7년만에 알을 하나 났다. 그 알을 깨봤더니 그 알에서 구렝이가 나왔다. 과부가 구렝이를 났다구 하느꺼니 앞집에 이정승네 딸 서이서 보레왔다. 맏이는구렝이를 보구서 에이 티겁다 하멘 침을탁 뱉었다. 둘채두 에이 티겁다 하구 침을 뱉았다. 그런데 망내는 구럭덕덕시선님이라구 말했다.
구렝이는 잘 자라서 큰 구렝이가 됐넌데 하루는 저에 오마니과 앞집에 이정승네 딸과 결혼하고푸느꺼니 가서 말하라구 했다. 오마니는 “그런 말은 말두 말라. 구렝이레 어드렇게 사람과 결혼하갔네. 말두 안된 소리 하디두 말라”하멘 안하갔다구 했다. 그런데두 구렝이는 가서 말하라구 자꾸 졸라 대서 오마니는 할수없이 이정승네 집이 갔다. 그런데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어서 그리 삿귀제기만 뜯다가돌아왔다. 그런데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어서 그리 삿귀제기만 뜯다가 돌아왔다. 구렝이레 말하구 왔능가 물어서 말 못하구 왔다구 했다. 구렝이는 낼 가서 말하라구 했다. 다음날 구렝이 오마니는 이정승집에 갔넌데 또 말 할 수레 없어서 삿귀제기만 뜯다가 돌아왔다. 구렝이는 말하구 왔능가 물었다. 오마니는 차마 말할 수레 없어서 그냥 돌아왔다구 했다. 구렝이는 낼은 가서 꼭 말하라구 했다. 오마니는 다음날 이정승네 집이 가서 차마 말을 하디 못하구 삿짝만 뚝뚝 뜯구 있으느꺼니 색시오마니레 “데 노친네 당쭐 와 오네 무슨 일이 잇기 오디 할말 있으문 해보시래요. 죽을말이구 살말이구 자오관 해보시라요”하구 말했다. 그래서 구렝이 오마니는 이거야 멀 될 말이갔소. 데메사니 우리집 구렝이레 길세 정승님네 딸과 혼세하자무다그레. 그래서당쭐 오기는 오무다마는 차마 말을 낼 수가 있시야디요 하구 갸우갸우 말했다. 색시 오마니는 이 말을 듣구 자오관 딸들과 물어나 보자 하구 딸덜을 불러서 물어봤다. 맏딸은 “세상에 났다가 어드래서 구렝이하구 결혼해서 살갔소 난 싫어요”했다. 두채딸과 물어 보느꺼니 두채딸두 구렝이한테 시집가디 않갔다구 했다. 셋째달보구 물어 보느꺼니 부모님 마음대루 하갔다구 했다.
이렇게 해서 구렝이는 이정승에 셋째딸하구 결혼하게 됐넌데 결혼한 첫날밤에 신방을 차렸넌데 밤이 이즉만해서자게 되었는데 구렝이는 허울을 벗구서 아주 훌륭한 새실랑이 되었다. 색시는 너머너머 기뻐서 그 밤을 지냈다. 다음날 아침이 되느꺼니 구렝이 신랑은 다시 구렝이 허울을 쓰구 다시 구렝이가 됐다. 새신랑은 밤이면 허울을 벗구 사람이 되구 낮에는 허울을 쓰구 구렝이가 되구 했다.
이렇게 지내다가 어느날 새실랑은 공부하레 서울루 가갔다 하멘 구렝이 허울을 벗어 주구 이걸 잘 건세하라 했다. 누가 보재두 보이디 말구 잘 건세하넌데 만일에 잃던지 보스게티리던지 하멘 우리는 항게 살 수 없게 된다구했다. 색시는 구렝이 허울을 받아서 잘 건세하갔다구 옷고름 속에 넿서 잘 건세했다. 그런데 하루는 형덜이 와서 구렝이 허울을 보자구 했다. 색시는 안된다 하멘 보이디 않았넌데 형들은 빼틀어 보구서 “에이 티겁다, 이따우레 와 건세하네”하멘 화루에 체넣서 태와 버렜다.
구럭덕덕신선님은 한번 간 후 다시 돌아오디 않했다. 그래서 색시는 구럭덕덕신선님을 찾으레 집을 나섰다. 하하 가느꺼니 가마구레 한물커리(무리지어서) 구데기를 먹구 잇었다. 색시는 가마구과 구럭덕덕시선님 가는 거 못 봤능가 하구 물었다. 가마구는 이 구데기를 깨끗이 시처 주먼 대주갔다구 했다. 색시가 그 숫태 많은 구데기를 깨끗이 씻처 주느꺼니 델루루 가더라구 대줬다. 색시는 대준 데루 하하 가느꺼니 서답을 산더미만큼 싸놓구 서답질하는 낸이 있었다. 구럭덕덕신선님 가능 거 못 봤능가 하구 물으느꺼니 그 낸은 이 쌔감한 거는 쌔하게 빨구 쌔한 거는 까맣게 빨아 주먼 대주갔다구 했다. 색시는 까만 거는 쌔하게 쌔한 거는 쌔까맣게 다 빨아주느꺼니 델루루 갔다구 대주었다. 색시는 대준 데루 하하 가느꺼니 한 아레 새를 보멘 “구럭덕덕시선님이 먹을 거를 와 네레 먹네” 하구 있었다. 색시는 이 소리를 듣구 구럭덕덕시선님이 어드메 사능가 물었다. 새 보던 아는 안 대주갔다구 했다. 색시는 자꾸자꾸 대달라구 조르느꺼니 델루루 가문 굴암물이 있넌데 고기 금복지개가 있넌데 그걸루 물을 떠먹구 쑤욱 들어가문 큰 기와집이 있넌데 그 기와집에 살구 있다구 대줬다. 색시는 대준 대루 굴암물에 가서 금복지게루 물을 떠먹구 그 안으루 들어갔더니 큰 기와집이 있었다. 색시는 그 집 앞에 가서 서 있으느꺼니 집안에서 구럭덕덕시선님은 언제나 색시를 만나보갔나 하구 노래부루구 있었다. 색시는 그 노래소리를 듣구 구럭덕덕시선님 앞으루 갔다. 구럭덕덕시선님은 색시를 보구 반가와하멘 어드렇게 찾아왔능가 했다. 그런데 구럭덕덕시선님은 여기서 다른 색시를 얻어서 살구 있었넌데 색시 둘을 대불구 살 수가 없어서 색시 둘에게 물동이에 물을 가득 길러서 한 방울두 흘리디 않구 오기와 산에 가서 싸리나무 열 단을 베어오기 내기를 해서 누구던지 잘해서 맨제 오는 색시를 데불구 살갔다구 했다. 두 색시는 서루가락 물 길러오기와 싸리나무 열 단 베어오기를 했넌데 맨저 색시가 다 잘하구 맨저 해서 구럭덕덕시선님은 맨제 색시를 데불구 살기루 했다.
3.구렁덩덩 새선비 구전설화 10-145 1932. 8 경남 김해군 대도면 박종순(14세 여) |
옛날에 한 정싱이 있는디 이 정싱는 딸로 싯을 두었다. 정싱으 앞집에는 이 정싱에 집에 일하는 할무이가 살고 있었다. 이 할무이가 하리는 아로 노았는디 구리로 놓았다. 그리서 이 구리로 마리 밑이다가 두었다.
정싱으 큰딸이 앞집으 할무이가 아로 놋다 캐서 보로 갔다. “할무이요 할무이요 아로 놋다카더이 아은 워데 있는기요?” 카이 할무이는 마리 밑이 딜다 보라 캤다. 마리 밑이 딜다 보이께네 큰 먹구리가 있었다. “아이구 무시라 먹 구리 노와났다” 캄서러 침을 탁 뱉었다. 구리는 쌔로(혀) 니빌니빌하민서 물라캤다. 둘째 딸이 와서 “할무이요 아로 노았다카더이 어데 있는기요?” “마리 밑이 디다보레이” 마리 밑이 디다보이 큰 먹구리가 있어서 “아이구 무사라. 승축한 먹구리로 놓아 놨구만” 이람서 갈라카이 구리는 쌔로 니빌니빌함서 물라캤다. 싯째 딸이 와서 “할무이요 아로 놋다 카더이 어데 있는기요?” “마리 밑이 디다보래이” 마리 밑이 디다보이 큰 먹구리가 있었다. “아이구 동동 시선부로 노아놨구만” 구리는 이 말로 듣고 쌔로 니빌니빌함서 좋와했다.
세월이 얼매로 지냈는디 구리는 잘 컸다. 하리는 구리는 저거매보고 뒷집 정싱으 집으 딸한티로 장개가고 집다꼬 했다. “아이고 그게 무신 말이꼬. 뒷집은 정싱 집이라 지체도 높고 돈도 많은 부재다. 우리는 지체도 엄고 돈도 엄는 가난한 사램이다. 가난한 사램이 우찌 부자집에 장개 들겠노. 그런 말 두 분 하지 마라. 그리고 너는 사램이 아이고 구리다. 구리가 우찌 사람한티 장개 들겠노. 그런 말 다부 입 밖에 내지마라” “그렇지만 가서 말해 보이소” “난 몬하것다” “어무이가 그리 하문 난 관솔가지에 불을 댕기고 손에 들고 나오던 궁기로 다부 들갈란다”
이라이 할무이는 무시버서 그 말 할라꼬 정싱네 집이 갔다. 그런디 그 말을 할 수가 엄섰다. 그 집 지동(기둥)나무만 안고 빙빙 돌았다. 앞집 할무이가 지동만 잡고 빙빙 돌아서 정싱이 보고서러 와 그리 지동만 안고 도는가 할 말이 있이문 하라 캤다. “예 죽을 죄로 지었입니더” “죽을 죄라이 무신 죄로 지었노?” “저 내가 구리로 노았는디 숭악한 구리로 노있는디 이 구리가 정싱댁으 딸한티로 장개들겠다 캄니다. 가서 말하라 캄이다. 말이나 되는 말입니껴?”
정싱은 딸로 싯을 불러 누가 앞집으 구리한티 시집갈나는가 물었다. 큰딸은 아이구 더러라 거어 누가 시집가 난 안가요 캄서 나갔다. 둘째 딸도 서이와 마찬가지로 안간다 카고 나갔다. 망내딸한티 물어보이께네 아부지 시킨 대로 하겠다 캤다. 그래서 막내 딸하고 구리하고 혼사시키기로 했다.
혼사날은 택일해서 정해놧는디 혼사날이 되에께네 구리는 진 간지깽이로 담장 우에 걸처놓고 간지깽이로 타고 정싱으 집으로 가서 행례로 치렀다.
첫날밤을 치를 때 구리는 싯째 딸과 물었다. 묵은 지렁독(간장독)이 있느냐 밀가루 단지가 있느냐꼬. 장재네 집에 무엇이 엄실까. 지렁독은 장광에 있고 밀가루 단지는 고방에 있다 캤다. 구리는 밖에 나가서 지렁독에 풍덩 빠져 각고 나와서 밀가루 단지에 들어가서 두굴두굴 구불러 나와서 구리 허물을 벗고 머금에 삐친 신랑(인물이 훤한 신랑)이 되었다. 참 동동이 시선부가 된 기라. 동동 시선부가 되이께네 세이들이 부러워하는기라.
구리가 동동시선부가 돼각고 과개보러 서울로가겠다 캄서 구리 허물을 주민서 이거로 잘 간직하라. 이거로 잃어버리던지 태와엄새던지 하문 우리는 영영 만나지 몬한다 캤다. 신부는 - 싯째 딸은 그 구리 허물을 받아가지고 저고리 동정 안에다 여어서 잘 간직했다.
한 분은 머리로 감음서 저고리로 벗어놓고 머리로 감었다. 그때에 세이들이 와서 싯째가 벗어논 저고리 동정에서 구리 허물을 꺼내서 아이 더럽다 감서 화리다가 처넣어서 태워뿌맀다. 그 타는 내미가 온집 안에 가득하고 그 내미가 서울꺼지 가서 동동시선부으 코에꺼지 닿었다. 동동 시선부는 지가 말한 대로 허물을 간직 못하고 태웠다고 거그서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돌아오지 안했다.
각시는 동동 시선부가 돌아오기로 지달는디 아무리 지달러도 돌아오지 안해서 동동시선부로 챚이로 나섰다. 열두 폭 치매로 따서 한폭으로 짓고짓고 바랑 짓고 또 한폭 따서 짓고짓고 고깔 짓고 신중(여자중) 모양을 하고 나섰다. 치지엄시(정처없이) 가는디 하리는 한군데 가이꺼네 한 아가 새로 후치는디 후여후여 오늘만 까묵고 내일은 까묵지 마라. 내일은 동동 시선부 장개가는 디 기경하러 가구로 캤다. 이 각시는 이 말로 듣고 귀가 번적 띠었다.
“야야 그 소리 함 더 해라” 카이 “우리 어매가 하리 한 번만 하라 카이 다부 할 수 엄다” 각시는 은가락지로 벗어줌서 한분 더 하라 캤다. “후여 후여 오늘만 까묵고 내일은 까묵지 마라 내일은 동동 시선부 장개가는 디 기경하러 가구로”
동동시선부네 집이 워데냐꼬 물으이 저어기 저 건너 청지아집 이라 캤다. 각시는 그 집이 가서 대문에 드가서 동양왔십니다 캤다. 종이 나와서 좁살로 한되 주었다. 각시는 밑 터진 차대기에다 받었다. 받으이 좁살은 땅에 마카 쏟아졌다. 각시는 제가치(젓가락)로 내각고 좁살을 한낱 한낱 집어담었다. 그래가 있이라이 날이 저물었다.“날이 저물어시이 이 집이서 자고 감시더” 카이 잘 디가 엄다. 우째겠노 캤다. “소깐(외양간)이나 여물깐에라도 좋다” “그라문 여물간에서 자라” 그래서 각시는 여물간에 드가서 잘라 캤다.
그날 밤은 달이 워낭청 붉었다.(밝았다) 한밤중이 되이께네 신랑은 글을 일다가 다락에서 내리와서 마당서 달 기겡함시로 “달도 달도 붉다. 저 달은 본댁이로 보련마는....”캤다. 각시는 이 말로 듣고 “본댁이로 볼라거던 여물간에 드오시오” 캤다. 신랑은 여물간에 드가보이께네 저거 각시가 있는기라. 반갑아서 딨고 다락에 올라갔다.
신랑은 - 동동시선부는 각시가 둘이 돼서 하나로 골라야 할 판이다. 그리서 동동시선부는 각시 둘이에게 내기로 시키기로 했다. 각시들한티 십리 밖에 있는 새미에서 물을 질러오게 했다. 새각시는 꽃당기(꽃당혜)를 신고 은동우를 이고 가서 물을 질러 오는디 새각시는 빨리 오이라꼬 출랑출랑 해서 물이 다 쏟아지고 은동우도 노처서 깨뿌맀는디, 본각시는 굽높은 나묵신을 신고 옹기동우를 이고 가서 물을 질러오는디 가만가만 와서 물 하나도 쏟지 않고 물동우도 깨지 안했다. 본댁이 진실하고 얌전하다고 보고 새각시는 진실치 몬하다고 보고 새각시로 버리고 본각시로 딨고 잘 살었다 칸다.
4.두꺼비 신랑 구전설화 1-35 1937. 7 평북 용천군 양광면 용계동 한병일 (두꺼비로 되어 있지만 내용은 아주 동일) |
넷날에 넝감 노친네레 살구 있었넌데 하루는 넝감이 고기를 잡으레 가서 물을 다 말리우구 보느꺼니 고기는 한나투 없구 두터비 한 놈만이 있었다. 넝감은 “이넘! 네레 고기 다 잡아먹구 너 함자 있네!” 하멘 큰 소리치구 이거라두 먹갔다구 두터비를 잡아서 집에 와서 노친네과 고기 잡으레 갔더니 고기는 한나투 없구 이 두터비박에 없어서 이걸 잡아 개지구 왔으느꺼니 이거라두 지저 먹자구 하멘 주었다. 노친네는 두터비를 받아개지구 칼루 목을 벨라구 하느꺼니 두터비는 눈물을 흘리멘서 “날 죽이디 말구 아들겉이 키워 주시오” 하구 말했다. 그래서 노친네는 죽이디 않구 아들겉이 키우기루 했다.
두꺼비는 잘 자라서 크게 됐넌데 이 두터비는 당개 가갔다구 하멘 건넌집 김정승 집이루 당개 보내 달라구 했다. 노친네는 “거 무슨 소리가. 그런 말 말두 말라”구 하느꺼니 두터비는 그 집이루 당개 못 가문 난 죽갔다구 했다. 노친네는 할수없이 김정승에 집이 가서 우리집 두터비레 이 집으루 당개 오갔답니다 하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어서 그저 삿귀만 뜯구 앉아 있다가 집으루 돌아왔다. 노친네가 돌아오느꺼니 두터비는 말을 하구 왔능가 물었다. 노친네는 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 말 못하구 왔다구 했다. 두터비는 고롬 내일 가서 꼭 말하구 오라구 했다. 다음날 노친네는 아침부터 김정승네 집이 가서 저녁때까지 있었지만 말을 하디 못하구 삿귀만 뜯구 왔다. 두터비는 말하구 왔능가 물어서 노친네는 또 차마 말할 수 없어서 그대루 있다 왔다구 했다. 두터비는 내일은 가서 꼭 말하라구 하멘 만일에 안하구 오멘 그땐 난 죽갔다구 했다.
노친네는 다음날 김정승 집에 갔넌데 또 차마 말을 하디 못하구 삿귀만 뜯구 있었다. 김정승이 이걸 보구 “노친네레 와 당쭐(자꾸만) 오누. 자오간(좌우간) 무슨 일이 있기에 오디, 죽을 말이구 살 말이구 말해 보구레”하구 말햇다. 그래서 노친네는 ‘이거야 멀 될 말이요, 데머사니(저어) 우리 집 두터비레 길세 정승님 딸과 혼세해 달라무다레. 이거 말이나 될 말입니까. 그레 당쭐 오기는 왔읍니다마는 차마 말을낼 수가 있시야디요“하구 갸우갸우 말했다. 정승은 이 말을 듣구 자오간 딸들과 물어나 보자구 하구서리 맏딸을 불러서 이 노친네레 ”두터비레 혼세 묻자 하넌데 네레 두터비과 혼세하간?“하구 물었다. 맏딸은 ”세상에 났다가 하필이면 두터비허구 사다가 죽갔소“했다. 둘채딸을 불러서 물어 보느꺼니 둘채두 ”형과 마찬가지우다“했다. 세채를 불러들여서 물어 보느꺼니 ”아버지 마음대루 하시디요“했다. 그래서 세채와 두터비와 혼세 묻기루 했다.
노친네레 집이 돌아와서 두터비과 세채딸과 혼세 묻기루 했다구 하느꺼니 두터비는 혹게 기뻐하더니 하루는 문을 열어 달라구 하더니 나가서 네장 쌀 여러 가지 물건을 한머사니(한짐 잔뜩) 제다가 토당에다 부레놨다.
당개 갈 날이 와서 두터비는 말 잔덩에 올라타구서리 당개를 가넌데 김정승 집이서는 이름이 두터비인줄 알았더니 정말 두터비가 당개 온다구 웃군 하드랬넌데 밤에 색시하구 자게 됏을 적에 자다가 두터비는 두터비 허울을 벗구 아주 고흔 새시방이 돼서 색시는 너머너머 기뻐서 잘살기루 했다.
세채는 두터비 새실랑과 재미나게 살드랬넌데 하루는 두터비 새실랑이 과가보레 가갔다 하멘 두터비 허울을 벗어서 색시에게 주멘 이걸 잘 건새하구 아무가이가 보재두 보이디 말라구 하구 집을 떠났다. 색시는 그 허울을 속고름에 여서 잘 건새하구 있드랬넌데 형들이 하루는 와서 그 허울을 보자구 송아멕였다.(귀찮게 굴었다) 색시는 할수없이 속고름에 감추어 두었던 허울을 꺼내보였다. 형들은 이것을 보구 “에이 티겁다.(더럽다) 걸(그것을) 멀 싸개주구 있네”하멘 화루에다 탁 테넸다. 그러느꺼니 허울은 타멘서 연기와 냄새가 널리 퍼져 나갔다. 두터비는 그 냄새를 맡구 색시한테루 다시 오디 안했다.
색시는 새시방이 한번 가구 오디 않으느꺼니 새시방 찾으레 집을 떠났다. 하하 가다가 한 곳에 가느꺼니 콩마당질하는 곳이 나타났다. 콩마당질하는 사람과 고흔 새시방 가는 거 못 봤능가 하구 물었다. 그러느꺼니 이 콩마당질 다 해주어야 대주갔다구 했다. 색시는 콩마당질을 다 해주었다. 그랬더니 그 고흔 새시방은 델루루 갔다구 했다. 색시는 대준 데루 갔더니 팍마당질하넌 데가 있었다.
“여보시 웬 고흔 새시방 가는 거 못 봤소?” 하구 물었다. 그러느꺼니 “이 마당질 다 해주문 대주갔소”했다. 색시는 또 거기서 팍마당질을다 해주었다. 다 해주느꺼니 델루루 갔다구했다. 색시는 대주는 데루 하하 가느꺼니 어떤 낸이 서답을 하구 있었다. “여보시 일루루 웬 새시방 가는 거 못 봤소?” 하구 물었다. 낸은 이 서답을 다 해주어야 대주갔다구 해서 색시는 힌 거는 감뎅이루 감뎅이는 힌 거루 힌 거과 감뎅이는 알락달락허게 다 빨아 주었다. 그랬더니 그 낸은 “이제 내레 제까치(젓가락)을 내리틸 적에 구넝이 뚜러디갔넌데 그 구넝으루 들어가 보라우”하구 말했다. 그래서 색시는 그 낸이 제까치를 내테서 뚤러 논 구넝으루 들어가 봤더니 고기 새시방이 있었다.
새시방은 색시를 보구 어드레 왔능가 하구 물으멘 나허구 살을레먼 물 한 독 퍼냈다가 도루담아서 한 독 채우구 또 범에 눈썹 다슷 대를 뽑아 와야 한다구 했다. 색시는 물 한 독을 퍼냈다가 도루 담아서 채워놓구 산골에 들어갔다. 가느꺼니 돌팡구 우에서 물레질을 왱왱 하구 있는 백호가 있었다. 색시는 백호 곁에 가서 “오마니 나 왔수다레 오마니 나 오래비 눈썹 다슷 대만 뽑아 주구레”하구 말했다. 백호는 그카라 하구 자기 사채기(사타구니) 안에 가 들어가서 있으라구 했다. 색시레 백호에 사채기안에 가 있으느꺼니 이즉만해서 큰아들 범이 들어왔다. 백호는 “야 늬 눈에 티가 있다. 티를 꺼내 주갔다”하멘 눈썹 한 대를 뽑았다. 둘채 아들 범이 오느꺼니 “늬 눈에 티가 있다. 꺼내 주갔다”하멘 또 한 대 뽑았다. 그렇게 하나하나 뽑아서 다슷 대를 뽑아서 색시에 주었다. 색시는 범에 눈썹 다슷 대를 받아 개지구 갈라구 하넌데 오래비들 까타나 어드렇게 가간 하느꺼니 백호는 물레 토까이를 주멘 이걸 개지구 가다가 급할 적에 내티라구 했다. 그래서 색시가 오넌데 범덜이 뒤서 쫓아와서 급해서 색시는 물레 토까이를 내텠다. 범덜은 그걸 보구 “이거 우리 오마니 물레 토까이다”그르멘서 그걸 주어 개지구 갔다. 그 짬에 색시는 글넉껏 뛔서 새시방한테 와서 잘살다가 신단(일본말로 죽는다는 뜻)디 꼬꾜..........
5.구렁덩덩 신선비 대계 4-6-178 충남 공주군 의당면 월곡리 비계실, 1983. 12. 8. 박계홍, 황인덕 조사. 유조숙, 여, 75 |
어떤, 모자가 살어. 모자가 인저 가난헌 살림을 허구 있어요. 그런디, 한 해는 봄이 됐는디. 남들은 모두, 그렇게 밭을 갈구 논을 갈구 하지만, 이 집은 그것두 읎지만 그저 오죽잖은 산전때기래두 있던 모냉여. 그런디.
그 총각아들이 으트게 게우르덩가, 낮잠만 자요. 낮잠만 자는데, 낮잠을 자되, 아랩묵이서 밥 먹구 웁묵이서 똥을 누구, 똥 누구 숙갈총으루 밑 씩구 그러드래요.〔웃음〕그런 게으른 눔여. 그러닝깨, 아 저기
“남들은 모두 파종을 하구 이러는디 우리는 이케... 우리두 먹구살기는 일반인디 워찌 이렇게 게울르게 있느냐?”
구, 그러닝깨
“아, 우리는 뭐 연장이 있소? 씨앗이 있소?”
어머니더러
“걱정 말어. 이웃집 장자네 집이 가서 괭이두 읃어다 주구 소시랑두 읃어다 주구 씨앗두 읃어다 줄 테닝개 걱정 말어. 가 밭만 어서 파.”
“그럼 이따 점심뱁이나 내 와요”
즈어머니더러 그랴.
“그랴, 걱정 마. 즘심밥 내 가께”
그래 파점하는 디를 가서, 좀 허다가 이 게으른 자가 소시랑자루를 비구 또 낮잠을 자. 점심을 해가지구 가 보니까
“일어나서 야야. 어서 저기, 밥 먹구 일허라”
구, 그러닝깨
“그러라”
구, 이래서 밥을 먹구서, 한닷 소리가
“어머니, 내가 밭을 파다가 꿩이 알을 저기다 많이 주워 놨으니 가주 가 쌂어 잡수쇼”
그러드랴. 보닝개 꿩이알이 아니라, 하아얀 구렝이 알일러라.〔조사자에게〕구렝이 알 봤어요?〔조사자:몹 봤는데요.〕구렝이 알이 백중설(白中雪)이라더니 증말 백중설이라구요. 뭐 눈보덤 더 힁 게 있으까만 눈빛여. 그러구서는〔손으로 줄을 그어 보이며〕이와 같이 해 놨어요. 거기 땅이다가서 요롷게 해 놨다구요. 요롷게. 조옥 가머 똑 요모냥으루 해 놨어. 요모냥으루 해 놨이되, 배식 배식 배식허게(약간 눕혀진 상태로 줄지어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 요롷게 해놨다구. 근디 그 눔을 터지먼 저언수 다꽝양마냥 노랑자 나와요. 별중맞어가지구 구렝이 알두 둬번 봤어요. 어려서. 뭐이구 봐야 션한 승질이라 그렁 것두 봤다구. 구렝이 알을 그 눔을 쌓아 놨어. 아 그러닝께 인제 밥꽝우리다가 구렝이 알을 담어 놨다 가지구 가서, 그 맛있을 거요. 삶으먼 저언수 노랑재거든. 노오라낭 게 그 눔 삶으먼 얼마나 맛익구 달갈 노른자각겄어. 먹었어.
그랬더니, 과부가 그 달부텀 태기가 있어서 난배 구랭이를 났어요. 구랭이를 났는데, 굉장히 긴 구렝이를 났는데, 귀가 돋치구 이렇게 아주 금빛이 번쩍번쩍허니 그런 구렝이를 났어. 그랬는디 인제 이 구렝이가, 저기, 그것두 자식이라구 젓을 멕였는지 몰러두 젓을 멕였어요. 그걸. 이렇게 메꾸리다 담어가지구서는, 문구녕이루 스르르르 지가 나간다구 문구녁만 뚫어 노라구 그러드랴. 스르르 나가먼 문바깥이다 이릏게 며꾸리다 담어 놓구서 삭갓으루 푹신 덮어 놓구 그러는디.
이 배가 그나마두 불렀다 꺼졌응개 애기 낭 건 분명헌디 그 사람덜이 그 구렝이 벵 건 모르지. 과부가 애기를 뱄응게 좀 색닮은 눈으루 봤을 게라구.
그런디 이 장자네 딸 샘 형제가 있어요. 이 있는디. 큰딸이 와서
“할매 할매 아 저, 애기 났다더니 워따 뒀어요? 워찌 방이 애기가 읎어요?”
그라닝깨
“뒤꼍이, 저, 메꾸리 안이 삭갓 덮어 놨다."
그러닝깨. 가더니 그냥 가물켜서 죽는 시늉을 허먼서
“헤! 아이구매, 징그러라. 애기라더니 구렝이를 낙구먼. 아이구 드러워.”
하구서 침을 탁탁탁탁 백구 왔단 말여. 그 댐이 둘째딸이 오더니, 또 그와 같이
“애기 좀 귀경허자”
구. 이래 인저
“그 뒤꼍이, 저기 삭갓 덮어 놨다”
구, 그러니까, 또 가서 보더니 그 딸 역시 또 그렇게 침을 뱉으머 드럽다구.
“애기 났다더니 제우 구렝이 나 놓구 그런다”
구. 그러구서 핑 도망가. 또 얼마 있더니 싯째딸이 오더니. 또 그러닝깨는
“가서 보라”
구. 가서 열구 보더니
“〔반색하며〕아이구우. 구렁당당 신선비를 났네에. 할머니이!”
그러먼서, 그렇게 침을 백구 형덜언 했는디, 흐뭇하게 그냥,
“구렁당당 신선비를 났네.”
그러자 있어. 아 이 구렝이가 그 소리가 젤 좋던 모냉여. 아 인저 그 샥시가 간 댐이
“어머니 어머니 나 그 장자네 싯째딸한티 장가 좀 보내 줘.”
그러닝깨
“아이구 야야. 워터게 그런 소리를 하니? 오찌, 이, 너같은 구렝이가 그런 처녀한티 시집을 가니? 참, 장가를 드니?”
그러닝깨
“그리두 가 말이나 해 보라”
구. 하두... 그러먼서
“만일에에, 그런 말을 해서 날 그리 장가를 안 딜이먼, 한 손에는 불을 들구 한 손에 칼 들구, 나오던 뱃속으루 되 들어갈란다”
구. 아 그러니 이거 큰일 났지. 무석기는 하구〔웃으며〕자식이라구 난 풍신이, 이, 한 손에 칼을 들구 한 손에 불을 들구 나오던 뱃속으루 되 들어간다니 워트갸? 갔어 인저. 인저 그 장자네 집이를 가가지구. 우두거어니가 상지둥을 붙들구 마리(마루)에 나와 섰응개 그 장자네, 에 그 부인이
“얘야 저 할멈 필경이 무순 된장이 떨어졌던지 간장이 떨어졌던지 헝가보다, 가서 된장이나 한 투가리 좀 퍼 줘라”
그런담 말여. 그래 된장을 한 투가리 줘서 말두 못 허구 그눔만 가지구 왔어. 아 그러닝개 이놈으 구렝이가 또 오더니
“어머니 그 소리 가 했느냐?”구
“아이구, 차마 못 했다”
“나 그러먼, 한 손에 칼 들구 한 손에 〔웃으며〕불 들구 나오던 뱃속으루 되 들어간다”
구. 아 이렇게 위협을 허닝개, 또 갔어요. 또 가서 인저 또 상지둥을 붙들구 그 저어 넋없이 섰응개
“필경이 배추짠지가 떨어졌나 보다”
구. 배추단지를 한 투가리 줘. 가지구 왔어. 아 이 구렝이가 들어오더니 또 그러네?
아 그랬던지 그 때는 할 수 읎이, 도진 맘을 먹구 가서, 그 마 그 말을 했어요. 장자네 그 양주(兩主) 앞이 가서
“내가 이만 이만, 워트게 자식 낳는다능 게 구렝이를 났는디, 그렇게 따님이 셋이 차례루 와서, 큰따님두 드럽다구 징그럽다구 침을 백구 가구, 둘째따님두 그렇게 했는디, 싯째따님이 와서 ‘구렁당당 신선비가 신선비를 나셨다’구 이럭허구 간 뒤에는 자꾸 그 싯째따님한티 장가를 딜여 달라구 저러니 워트케야 옳으냐?”
구. 그러니까, 그 장자 내외분두 두말 않구서 딸 샘 형제를 불러 앉히구서, 큰딸보구 물으닝깨
“아이구 숭악허구 끔직헌 소리두 허신다구, 누가 구렝이한티 시집을 가느냐?”
구, 구만 도망가 버리구, 둘째딸두 또 그럭허구. 싯째딸을 불러 앉히구 그러닝깨
“그야 지가 워트게 지 맘대루 합니까? 부모님께서 명령허시먼 가라구 하시먼 가지, 그거 제가 주견이 있느냐?”
구 그러드래요. 그래 이 승낵이 됐어. 그래 날을 잡어가지구서 인저, 그것두 마당이다가 인저, 초례청을 꾸며 놓구서는
“어머니 어머니 - 가서 인제 그 얘기를 허닝개 좋아라구 - 그러먼 그날 바지랑대를 갖다가, 그 저기 장자네 담이다가 기대 놔 달라”
구 그러드랴. 그래서 인제 담이다 기대 놔 줬어. 그랬더니 기엄기엄 담이루 올라가더니, 바지랑대루 해서 가더니, 초례청앞이 그 초례 예석 배설한 디 가 꿈불텅 허구서 사람에게 무릎 꿇구 앉는 시늉을 허먼서, 꾸부리구서 이렇게 앉었잉개, 이 초례를 지냈어 인제. 지내구서 첫날밤을 뀌몄어. 뀌몄는디 이 형덜이
“아이구 저런 드러운 년 보라구. 저런 년하구는 밥두 먹지 말구 잠두 못 잔다구. 구렝이허구 사는 년을 어트가냐?”
구. 문구녕을 뚫구 디다보먼서 그냥 게다 대구 욕을 허머 그냥, 그래싸. 그러거나 말거나 내애비뒀다가, 개덜이 지쳐서 인저, 지쳐서 인저 즈이끼리 가 잔 댐이, 참 그, 자야삼경이 됐어. 삼경이 됐는데, 그, 느닷읎이 방안이 운무가 그냥 안개같이 자욱하니 지척 분간을 못 허구, 등촉두 색을 잃구 그러더니, 얼마 후에 아주 향기로운 냄새가 나더니, 그 운무가 걷힌 댐이 보니까, 구렝이는 간 곳 욱구서는 호록헌 아주 그야말루 선비 신랑이 됐단 말여. 돼가지구서는 하는 말이
“내가 천상이서 죄를 지쿠서 그 몹쓸 금사(金蛇)망을 쓰구 이 세상에 탄생을 했는데, 내가 오늘까지 그 벗을 한(限)이 됐어. 벗어가지구서는 하는디. 내가, 이 밤에, 그금(그대로, 곧) 이 집을 떠나서, 떠나서 인제 워디 가 있을 텐디 - 그 허물 벗응 걸 차악착 접어서 주면서 - 이것을, 언제까지던 나 만나두룩 이거를 가지구 있으야 날 만나지, 이걸 만일 태운다든지 잃어버린다든지 허먼 나는 나하구는 죽기생전 만나지를 못할 테닝개, 태우더래두 내가 천리가 있어두 타는 냄새가 내 코에 맡힐 것이구 허닝깨, 이걸 자알 간직하구 있으먼 또 만날 때가 되먼 이것으루 신물이 돼가지구 서루 만날 테닝개 그런 줄 알으라”
구, 줬단 말여. 그런디 이 형덜이 읏얼 들었어(엿들었어). 읏얼 듣구서는 그걸 워트게 밝힐라구 애를 스구, 그러구서는 나가 버렸어. 가 온디 간디가 읎이 가버렸는데.
그래 인저 아무 때래두 그거 만나기를 바라구 항상 간직할라닝개, 형 둘이 으트게 얌심막게 밝히는지 도저히 감출 수가 읎어 이 저고리 옥고름이다가 속 따내구서는 이 짬매서 이릏게 지냈는디. 여름이 돼두 옷을 몹 벗어. 형들이 그냥 그거만 밝히구, 워트기, 땅속이다 파묻던지 워트게 됐나 워트게 얘기는 그렇게 됐어.
“저년 드러운 년이라구. 목욕두 않는다”
구. 그거 때미 목욕두 못 허지. 벗어 노먼 어트가깝니. 그런디 한 번은 아 둘이 붙들구서는, 그걸 끄냉이를 뗘다가서 화롭불이다 집어(넣어)서 태워버렸어.
그러닝깨는, 인제는 냄편 만나기는 틀렸응개 자기가 스스루 중이 돼 가지구서 서천 서역국까정이래두 가서 찾을라구 꾀깔(고깔)을 쓰구 바랑을 지구 남복을 져 익구 그러구서는 찾어 나섰어요. 찾어 나서서, 그저 갓닿는 디까장이래두 다 갈라구 찾어 나서 가는디. 고개를 넘어 한 고개를 넘어가닝깨, 산전속이서 그 저기 쪼오끄만 눙깔배미 논에서 모를 심는 농부가 있더래요. 그래 농부더러
“얼마 전에, 여기서 살으셨으먼 구렁당당 신선비 지나시능 거 봤소?”
그러닝깨
“이 모 한 배미 다 심어 주먼 알으켜 주마”
구. 그래 죽지끈하구(죽자하고) 생전 심어 보두 않던 모를 심어 주구서는, 나닝깨
“이리루 가먼 요 고개루 넘어가먼 된다”
구. 그러닝깨, 아 그 고개를 넘어가 보니까, 산전밭이서 담배 심는 농부가 하나 있단 말여. 그 이보구 또 물어보닝깨
“요 담배를 다 심어 줘야 알으켜 준다”
능 기여. 아 그래 그 담배를 다 심어 주구 나니까, 아 그 또
“이 너머 고개루 가라”
구. 그 너머를 갔더니 인가두 적적허니 욱구서는 첩첩산중 고갠디. 까치가 남ㄱ이 앉어 서낭댕이 앉어 깍깍 짓더래요. 그래 하아두 답답허닝개
“까치야? 구렁당당 신선비 넘어가능 거 봤니?”
그러닝개
“버러지 한 주먹 주워다 주머넌 - 그 때에는 우마육축까지두 다아 벌레두 말 했대요 - 알으켜 주지”
그라더랴. 아 그래 지성으루, 버러지를 한 웅큼 주워다 중깨 콱콱 찍어 먹더니
“이 너머 콱, 이 너머 콱”
그러더랴. 그래 그 너머루 갔어. 갔더니, 돼지가 멧돼지가 ‘꿀 꿀’허구 새끼를 데리구 뒤적뒤적허구 있어. 그래 돼지를 보구 물어봤어.
“꿀꿀 돼지야? 구렁당당 신선비 가시능 거 봤니?”
그러니까
“워디 가서 상수리를 주워다 달라구. 그걸 주워다 주먼 알으켜 주마”
구. 그래 인제, 또 그걸 구해다 주니까 우둑우둑 깨물어 먹더니
“이 너머 꿀, 이 너머 꿀”
그랴. 그래 그 너머를 넘어가 봤더니, 옹달 샘 하나가 있는데, 아 부인이 둘이 앉어서, 검은 빨래 빠는 이두 익구 흰 빨래 빠는 이두 있더래요. 그래서
“구렁당당 신선비 여기 가시능 거 봤어요?”
그러닝깨
“이 검은 빨래는 희게 빨어 주구 흰 빨래는 겅게 빨어 주먼 알켜 주마”
그래 묘허게두 빨으먼 흰 빨래는 검어지구 검은 빨래는 혀진단 말여. 아 그래 그럭허구 나닝개, 은복주께, 그 은복주께라능 게, 은 은식기에 덮은 그 뚜껑이 은복주께지요. 그걸 샘이다 동실동실 뗘 주먼서
“여기를 올라슬 것 같으먼 만난다”
구. 그래요. 그래 인제 ‘죽으먼 대수냐?’구 하라는 대루 거기 올라가서 인제 풍덩 빠지닝개 용궁에 들어가. 땅바닥에 발이 다. 보니까, 물은 간 곳 욱구서 어느 고루거각 솟을대문 앞이 사랑 마당이 가 닸단 말여. 그 방이서는 글읽는 소리가 좌악좍 나는디 영낙읎는 그 신랑목소리여. ‘옳다. 만낙구나’ 그래 ‘동냥 좀 주시라’구 핑계를 댔어.
“동냥 좀 주쇼오. 동냥 좀 주쇼”
하닝깨, 워찌 꽤를 갖다 주더래요. 꽤를. 역부러 밑 빠진 자루를 가지구 갔는데, 주루루루 쏟아져. 그래 그 눔을 주워 당꾸 앉어 자아꾸 침을 묻혀 주워 담느라닝깨, 해가 똑 떨어졌어요. 그러닝깨 그제사 사랑문을 열구 나오는디, 그 날 밤이(에) 호록한 선비 그 신랭이, 나왔어요. 나와서
“무순 염치루 낫(낯)을 들구 왔느냐? 내가 당신허구 약속헌 말이 있는디, 내 흔 누데기 탄 내가 여기까지 왔는디, 뭣허러 찾어 왔냐? 어서 가라구. 나는 그런 으리 읎는 사람은 만나기 싫다”
구 그래서
“내가 당신 부인노릇 허능 건 너무나 과만(람)하구, 응, 마리 걸레 치는 종노릇이래두 조닝깨....”
“나는 이미 여기 와서 나 부인을 읃어 가지구 산다”구
“그려 글쎄. 마리 걸레질 치는 종두 조니까.... 그저 그게구 허먼 뜰 씨는 종두 좋구 마당 씨는 종두 좋다”
구. 그으냥 울머 앉어서 그래싸쿠 졸루닝깨
“그러먼, 셤을 뵐 테닝깨 셤을 학격하먼은, 내가 그대를 부인을 삼는다”
구 그래.
“뭐라두 그저, 죽으라먼 죽는 시늉이래두 허구, 죽으라먼 죽는다”
구. 그래 이제 그 새루 읃은 부인을 불러 내더니, 그 천도 복숭아나무 하나가 마당이 가서 있는디, 거 가서 새가 다닥다닥다닥 앉었어.
“누구던지, 그, 저 복숭아나무에 새가 앉응걸 가서 꺽어 오되, 새가 한 마리두 안 날러가게 꺽어 오는 사람은 내가 큰부인을 삼어 산다”
구. 그래 둘이 가서 꺽으닝깨, 아, 그냥 천신이 도왔는지 한 마리 안 날러가구서 고대애루 앉었어. 아 그 새루 읃은 부인은 빈 복숭나무 가지를 들구와. 그래 거기 학격을 했어.
고 다음에는, 굽 높은 쇠나막신을 이이는 주구, 게가 새루 읃은 이는 꽃댕(당)혜를 주구, 꽃동이를 주구, 이 그전 부인은 가래동이(보통 동이보다 춤이 높고 큰 동이)를 주먼서
“물을 하아나두 엎질지 말구 여다 이 마당이다 붰다 여전히 고대루 씰어 담으라”
구. 아 그래 묘허게두 그 눔이 그냥 실어 담어두 말강물이 한 동이여. 머 그 사람은 반죽된 흙만 한 주먹 씰어 담구. 아 그랬는데. 그거까장은 했는데. 이번에는 또오
“새 중에는 무슨 새가 그중 크냐?”
구 물었어요. 그러니까, 작은 이는 그저 무순 새 무순 새 주어댔는데, 그 큰 이는
“새 중에 먹새가 그 중 크지요”
그래서 학격을 허구, 그 댐이는
“고개 중에 무슨 고개가 그중 넘기 어려우냐?”
구 하니까, 그 작은 이는 무순 고개 무순 고개 모두 주어댔는디, 그 큰이는 또
“보리고개가 그중 넝기 어렵지요”
그럭해서 그 학격이 됐어요. 고 댐이는
“호랭이 눈썹털을 한 주먹씩 구해 오라”
구 했어요. 그래 이 작은 이는 어디 가서 개털을 한 주먹 구해 왔는데, 이 큰 이는, 그냥 물어 물엄, 그 가가지구서는, 그 어느 산골짜기 해는 떨어지구 어둬 저물었어요. 근디 거 가서, 그냥 불이 쪼오꼬망 게 빤자악 빤작한 오두막집이 있어서 가서, 참
“쥔양반? 쥔양반?”
부르니까, 호호백발 할머니가 나왔어요.
“그게 누구여?”
그러구서 나왔어요. 그러닝깨, 가서
“저는 다름 아닌 호랭이 눈썹을 구허러 나슨 사람이, 좀 구헐 수가 읎으까요?”
하닝깨
“이리 들어와 보라”
구. 그래 들어가서 있으니까, 들어가니까
“벽장이루 들어가라구. 우리 아덜덜이 호랭이 삼 형제가 있는디, 무섭다”
구. 그래 벽장이 가 가만히 앉었느라닝깨 참 천둥같은 소리가 나더니 호랭이 삼 형제가 들어왔어요.
“아이, 인(人)내 난다”
구. 그러드랴. 그렁깨 그 할머니가
“아 네 에미가 인(人) 아니냐? 왜 새뚱(퉁)빠지게 인내가 난다구 그러냐? 어서들 두러눠서 잠이나 자라. 내 이 잡어 주마”
구. 그래 무릎이다가 뉘여 가지구
“아이구, 여기 소(서)캐가 많이 익구나”
하구서는, 쓱 뽁구 쓱 뽁구 해서, 호랭이 털 한 주먹을 뽑아 싸 주먼서,
“어서 가라구. 어서”
그래서, 가서 그걸 내노니까, 참 학격을 해가지구, 그 큰마누라는, 참 당상이 앉어서 아주 호강을 허구, 그 작은 이는 또 들무샛일을 하구, 밥을 해서 주구, 그래 호강시럭게 셋이 잘 살더래요.
6.구렁덩덩 신선비 대계 5-3-466 전북 부안군 동진면 봉황리 제남이 159번지, 1981. 8. 16. 최내옥, 김형주 조사. 김계님, 여,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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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들은 이야기인디, 옛날에 구렁덩덩 신신부 이야기라는 것은 인자 앞집에가 두 노인 양반이 살고, 늙도락 어린애를 못 낳았어. 그리고 뒷집에는 딸이 셋이 있고, 그런디 아이 인자 옛날에는 백일기도를 드렸던지 애기를 배서 난 것이 구렁이를 낳았어. 구렝이를 낳은개로 늙발에 지달리고 지달려서 낳은 것이 참 넘이 부끄러서 귀뚝밑에다 놓고 삿갓으로 덮어놨더니, 아 애기를 낳았네, 그런개 모다 귀경을 왔는디,〔조사자:구경을 왔어?〕응. 귀경을 와서 이놈의 뒷집의 큰애기들이 와서는
“아주머니, 아주머니, 애기 낳담서 어디다 두었소?”
“귀뚝 옆에 사깟 덮어놨다. 가 떠들어 봐라”
그런개로 떠들어보고 침 퉤퉤 뱉고는
“에이, 구렝이 낳았구만”
그러고는 가뻐려. 또 둘째딸이 와가지고
“아주머니, 아주머니. 애기 낳담서 어디다 두었소?”
“귀뚝 옆에 새갓 덮어놨은개 가서 떠들어 봐라”
“에이 구렝이 났구만”
허고 침을 퉤 뱉고 달아나. 셋째딸이 와가지고는 보더니
“아이구, 구렁덩덩 신선부를 나셨구만. 참 이쁘게도 생겼다”
그러고는 인자 갔어. 아 갔더니만, 그 다음에 인자 그 구렝이가 아버지 보고, 어매 아버지보고, 장개를 갈란다고 허니, 아 구렝이가 장개간다고 허는 소리를 참 어떻게 헐 일이여? 이게 무신 소리냐고.
“어머니, 어머니. 나 뒷집에 딸한테 장개를 갈란다”
고. 그런 소리를 내도 마라고 한 개로
“나를 장개를 그리 안 보내주면은 한 손에 칼을 들고 한 손에 불을 들고 나온 데로 도로 들어갈란다고”
아, 그런개 두 노인네들이 그냥 벌벌 떨고 겁이 나서 참 헐 수 없이 그 집에를 가서, 참 우리 두 늙은이 사정을 봐달란 식으로 이 얘기를 하닌개로, 아 그냥 모지락 매(모진 매)를 맞게 생겼어. 아 사람한테 구렝이가 장개를 온다니, 참 불쌍해. 그래서 이놈보고 말을 해봐도 자망실색을 허고 말고, 못산다고 허고, 둘째딸보고 혀도 자망실색을 허고 말고, 못산다고 허고 둘째 딸보고 혀도 그렇고, 그러더니 셋째딸이 지가 갈란다고〔조사자:네〕갈란다고.
“어머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이제 장개를 갔는디
“나 아무것도 허지 말고 물 한 동우허고 와 장 한 동우허고 준비해 놓라고”
〔조사자:구렝이가?〕응, 장속으로 푹 들어가서 얼매만에 있다가 나오더니 말강 물로 푹 들어가서 얼매만에 나오더니, 이이쁜 참 신선이 되어 가지고 나왔어. 참 훤한 신선이 되어가지고 나와서 참 재미스럽게 되었는디, 공부를 혀가지고는 과거를 보러 갈라면서 그 허물을 각시를 주면서
“이것을 내가 오드락까지 잘 간수허라고”
〔조사자:그러닌개 장가간 뒤에 지금 허물을 벗었구만요?〕응, 벗어서 각씨를 줌서, 내가 오드락까지 이것을 잘 간수허라고, 그런디 아 구렝이가 사람이 되어갖고 있으니 욕심이 날만허니, 참 언니들이 오기가 났어. 오기를 내는디〔조사자:시기를 내누만〕응. 저그들은 침을 뱉고 그래 놓고는 동생이 그렇게 산개로 오기를 내갖고는, 인자 하루는. 인자 신랑은 안 오고 혼자 외로울 것 아니여? 그래 인자 그것을 갖고 있는디
“동생 동생, 팥죽 받어. 팥죽 받어. 뜨거 뜨거”
그런개 문을 펀득 연 것이, 일어섬서 이놈의 것이 그냥 화로로 들어갔어. 허물이. 보라고 옛날 이야기가 그랬던 개비여.〔조사자:허물이 어디에 들어가요?〕화리로 화로불을 놨는디, 〔조사자:팥죽 가져간다고 험서 화리를 가지고 들어갔구만.〕응. 그래 인자 들어가 버렸다고. 그때 그런개 옛날 이 얘기인게 그러게 내가 보았는가? 아 그런개로 인자 냄새가 나서 그랬는가 어쨌는가 인자 신랑이 참 고대허고 지달려고 안 와. 아무리 신랑을 지달리다가 지달리다가 안 와서 중을 깎고 인자, 머리를 깎고 중노릇을 나가 신랑을 찾을라고 허로 가는디, 어디만치 가닌개 새를 본다. 사람이 헌다 소리가, 새를 봄서
우이여 우이여 웃녁새야
전주 고부 녹두새야
나락밭에 앉지 마라
우리 오빠 장개 갈 때
찰떡 찌고 못떡 쪄서
웃논에 한접시 아래논에 한접시
훌떡 훌떡 던져주께.
가만히 들어본개, 또 헌다 소리가
우이여 우이여 웃녁새야
전주고부 녹두새야
구렁덩덩 신선부님 우리 오빠 장개갈 때
찰떡 찌고 못떡 쪄서
웃논에 한접시 아래논에 한접시
훌떡 훌떡 던져주마.
그런개 인자 하도 이상시러서 자기만 아는 구렁덩덩 신선부님을 어떻게 아는고 허고 찾아가서 물어봤어. 그 소리 한번만 더 해 도란개, 안헌다고 그래. 아 자아꾸〔자꾸를 길게 발음함〕 한번만 더 해 도란개 또 그 소리를 혀. 그래 그 오빠가 어디 있냐고 허닌개
“이 나락 새 다 봐서 농사를 져서 찧어서 해주면은 갈쳐 준다”
고 혀. 신랑을 조깨 만나기 위해서 그놈을 다 찧어서 준개, 저 잔등을 넘어가 보라고 혀. 그 잔등을 넘어간개 어디가 아무 것도 없는디 되아지가 띠꾸리(띠뿌리)를 캐.〔조사자:되아지가 띠꾸리를 캐?〕응. 띠꾸리를 캐 먹음서 꿀꿀꿀.
“되아지야, 되아지야. 이리 구렁덩덩 신선부님 지나가는 것 못 보았느냐?”
“이 띠꾸리를 다 캐서 아래물에 씨쳐서 웃물에 헹궈주면 갈쳐 주지”
또 그놈을 다 캐서 히여서 주닌개로 저 잔등 넘어가 보라고 혀. 거그를 가보닌개로 가막 깐치가 구데기를 캐 줏어 먹음서 있어.
“가막 깐치야, 가막 깐치야. 이리 구렁덩덩 신선부님 안 지나가더야?”
“이 구데기를 다 개려서 아래물에 시쳐서 웃물에 헹궈주면 가르쳐주지”
그놈을 다 해준게 저 잔등을 넘어가래. 그럭저럭 옛날에 한양을 갔던가 보지. 참 열두 대문 단 집에를 갔더니〔조사자:한양까지 갔어요?〕한양까지 갔어. 참, 인제 어느 거대헌 대문 집에를 가서〔조사자:열두대문〕응, 열두대문 단 집에를 가서
“이 댁에 동냥 왔소”
허닌개로 깨 한 복지개(밥그릇 뚜껑)을 갖다 주더래. 그래서 그놈을 밀없는 잘루로다가 받은 것이 밑으로 조루루 새번졌어. 그 사람도 그것이 뜻이 있었지. 거기서 글소리가 나는디 꼭 신랑 목소리 같어여. 그러닌개로 일부러 밑없는 잘루로다가 쏙 받어. 그런개 쏙 빠졌어. 그것을 점도록 줏어야만 자게 되거든.
“젓가락 하나를 주시오. 젓가락 하나를 주시면, 이 아까운 것을 다 주워야 헐 것이 아니요?”
그놈을 깨를 하나 하나 다줏고 보닌개 해가 넘어가 버렸어.
“이 집에, 이 댁에서 조깨 자고 갑시다”
“잘 데가 없어라우”
“아무데라도 조깨 잡시다”
“잘 데가 없다고”
“마루 밑에라도 조깨 잡시다”
“우리 개 자야 해라우”
“외양청에 들어가 좀 잡시다”〔조사자:외양청?〕
“외양간에 우리 소 자야 해라우”
“허다 못허면 되아지 우리라도 가 조깨 잡시다”
“우리 되아지 자야 해라우”
“석가래 밑에라도 조깨 잡시다”
아 떼다떼다 뗄 수가 없어. 아 그랬더니 자라고 허더래요. 자닌개로 글소리가 조랑조랑 나는디, 물어볼 수도 없고 꼭 신랑 목소리여. 그래서 인자 이렇게 거시기가 그 달은 밝고 허닌개로 신세한탄을 혀. 여자가 나와서
“달도 밝다 달도 밝다
저기 저 달은 우리 구렁덩덩 신선비를 보련마는
나는 못 보는고? 눈이 둘이라도”
그리고 한탄을 하닌개, 그러고 있는 판에 그 사람도 역시 나와서 그렇게 똑같은 그 말을 혀.
“달도 밝다 달도 밝다
저기 저 달은 암디 사는 우리님은 보련마는〔조사자:자기 마누라?〕엉, 나는 왜 이렇게 못 보는고?”
아 그래서 가만히 생각하다가 쫓아 나갔어.
“그러면 이 선부님이 아무데 사는 아무개 구렁덩덩 신선부님이 아니시오?”
거기서 알아본개 똑같이 마누래와 남편이 되아. 그래서는 갖다가 감춰놨어. 감춰놓고〔조사자:누구를 감추어?〕여자를.〔조사자:그 선비가?〕거그도 장개를 가서 산개,〔조사자:그런개 장개 들어서 사는만?〕장개,〔조사자:아, 거기서도 장개를 갔구만.〕응. 그래서는 거기서 사는디,〔조사자:그래서 어디다 감추었어요?〕그 내우간이 분명한개 갖다가는 벽장속에, 자그 있는 벽장 속에다가 감추어 두었어. 감추어버리고, 아 그 이튿날 아침에 세수물을 갖다 준개는 둘이 시츤개 시커매졌어. 세수물이, ‘아 참 이상허다’ 생각을 했는디, 밥을 갖다 준개 딴 때는 꼭 밥이 남더니, 냄기더만 아, 이 밥을 따악 따악 〔이 대목을 길게 발음〕먹거든. 아 참 빈상으로 나오고 나오고. 이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고 그런개로, 시방으로 말허면 가정부라고 허등만. 옛날은 그 종이라고 그러지, 그 종이
“참 아씨, 그 사랑방 서방님이 딴 때는 진지를 꼭 남게 내놓더니 요새는 어쩐지 다 잡수었더라고”
“야는 수많은 날 다 잡수는 때도 있고 냄기는 때도 있지 일생을 다 먹는 것이냐고”
그러고 했단 말이여. 하도나 수상혀. 세수물을 보아도 수상허고 수상한 개. 그 엿을 봤어. 밥상을 들여 놓고 가만히 문틈으로 엿을 본개, 아 젊은 여자를 하나 보고서 벽장에다 내다 넣고는 그놈을 다 먹고는 딱 먹고는
“상 내가라”
그러더래여. 그래서 인자 자연히 하루 이틀이지. 그 밟혀, 거시기가 나지. 난개로 집안이 그렇다는 이 얘기를 헌개로, 그런 일이 없다고 해놓고는 이 말을 했어.
그래서 인자 이 애기를 내놓는다고 한단 말이여.
“이 사람들이 묵은 장이 맛있냐고? 햇장이 맛있냐?”
고 그런개
“햇장은 쌈빡하다(산뜻하다) 해도 날내가 나고”
〔조사자:누구 말이?〕엉.〔조사자:누구 말이?〕응. 장인 장모 말이, 장모가 서로 여잔개 그랬는가?〔조사자:장인 장모가 그렇게 대답을 혀?〕응.
“그러면 묵은 장은 진진허니 맛있고 햇장은 쌈빡해도 날내가 난다.”
고 그랬단 말이여.〔조사자:날내? 날내가 뭣이여?〕날장내라고 있어. 날장내라고. 그래서 인자 그런게로 그래야고. 그 여자를 내다 놨어. 사실 이 얘기를 다 허고. 사실 거 이러저러해서 과거 이 얘기를 다 허고 그런개
“그러면 진짜 긴가 아닌가 보게 세치 닷푼 짜리 굽나묵신”
옛날에는 굽나묵신이 있었어.〔조사자:예, 나막신〕
“나막신을 신고 물을 한 동우를, 가래동우로 한 동우를 이고 안 억끌고(엎지르고) 십리 길을 걸어 봐라”
〔조사자:세치 닷푼 굽나무깨란 높다는 것 아니여?〕높지. 시방 삐쭉 구두 신은 것맨키로 높은 것이여. 그런개, 아 그놈을 이고 한방울 안 흘리고 오더래.〔조사자:누가?〕그 큰각시가. 그런개 진짜다고. 진짜인가보다 허고, 아 그놈을 버릴 수가 없는 것 아니여? 둘이 화목허게 잘 살았다고 둘이. 그 전에 그렇게 이 얘기를 들었었어.
〔조사자:그러니까 맨처음 어떻게 해서 애기를 낳았던가요? 처음이〕
그런개 처음에 그렇게 애기를 못낳고 살았는디, 꼬치밭을 매다가 소변을 본개, 아 보기는 실비암 같앴지. 비암이 그냥 소매 보는 데로 들어갔어. 아 그달부터 태기가 있어갖고〔조사자:구렁덩덩?〕어, 그달부터 태기가 있어갖고 난 것이 구렁덩덩 신선부를 났어.〔조사자:그래갖고 이 이야기가 시작되었구만요?〕응.
7. 뱀신랑의 슬픈 운명 대계 7-5-44 경북 성주군 월항면 대산1동 한 개, 1979. 5. 26. 강은해 조사. 하석준, 여, 62 |
예전 한 사람이 아 하나를 낳았는데 대가리는 사람인데 아랫도리는 뱀이라. 뱃구멍 알로는 꼬랭이 달린 뱀이라. 그걸 죽이지도 못하고 밥을 얻어서 만날 믹인다. 없기는 불겉이 아무 것도 없는 집에. 그래 저 건네 부자집에는 아주 참한 딸 서이가 삼태성으로 조루루 났는데 그렇게 인물도 좋고 그런데, 이 아들이 맏딸한테 장가를 갈라고 어마이를 조른다.
“장가 안 보내 주면 어매 내 나왔던 궁(구멍)으로 다시 들어 갈란다”
그카이 그래 기가 찬다. 할 수 없이 대소쿠리 끼고 가서 그 집에 갔다가는 그냥 오고, 말도 못하고 시 번 니 번 가니 그 집 주인이 보이 눈치가 이상해. 저 집에서 할매가 우찌 무슨 말을 할 듯 말 듯 그냥 가느냐고 생각하고 하루는 물어 보이
“아유, 그케. 우리 집에서 저 문디 꽝철이가 지가 죽을라고 참 고마 죽기나 죽어뿌마 잊아뿌지만 죽도 안하고 빙시(병신)도 유만부득이지. 이 집의 큰 애씨한테 장가 올려고 물어보라 안 카나.”
사람이나 갖춘 사람 같으마 가난해도 괘안는데 아랫꼬랭이 난 것이 그카이 그 집도 가만 생각하이 기가 안 차겠나.
큰딸한테 말하니 이건 야단나고 훠세하고 둘째한테 말하니 안 갈라 카고 셋째한테 말하니 고거는 열 여섯인가 일곱인가 시집을 갈라 칸다 캐. 만날 밥 얻어다 주니 눕어 떠믹이 주는 거 먹고
“세째 딸이 올라 카더라”
이카는 기라. 기가 차. 저걸로 참 우짜겠노. 없기는 없어 논 게 사양거를 맞출 수 있나 가매를 밀 수가 있나. 꼬랭이는 어떻게 지던지 만날 우에만 해 입기고 꼬랭이 그거는 장대매로 있는 기라.
그날 닥치면 우째야 되겠노 카고 있는데 아들이 제일 실한 장대를 하나 구해라 해서 그래 구해 가지고 주이 꼬랭이 그거를 받치고 희안하게 걸어가 두 손으로 그 장대를 붙들고 행례청에 가서 잘도 절을 했다 캐. 첫날 밤에 망할 놈의 가시나 둘이 상적을 하는데
“내가 하늘에 득천해 가지고 아무 날 아무 시에 허물을 벗어 놓고 갈테니 그 허물을 우야든지 저구리 동정 속에 꼭 끌어 여 가지고 하늘 가 있다가 니러 오도록 징기가 있다가 내 오마 돌라”
그카거든. 약속을 하고 첫날밤 자고 나디 그 이튿날 허물을 딱 벗어놓이 아주 옥당 시선베(새 선비)라. 남의 눈에 안 띠게 그날 새벽에 득천을 해서 하늘로 갔어. 허물을 언제든지 동정 속에 징기가 있다가 그러구러 서너 달꺼정 참 감당을 잘 했는기라. 요놈의 언니 가스나들이 우예 한 번 낯 싸을 때 동정 속을 따가지고 두 언니가 불살라쁫어. 신랑이 하늘 가서 그래 잘 해 가지고 니리오다가 지 허물 살르는 노랑내가 나서 고만 탁 널쪄서 죽었어.
8. 구렁덩덩 시선비 구전설화 7-283 1977. 9. 전북 익산군 삼기면 오룡리 검지부락 라순이(72세 여) |
옛날에요, 한 가난헌 사램이 있더래요. 하도 없이 상게 장재네 집이 가서 일 히주고 살더래요. 아 그런디 인제 애기럴 났더래요. 애기럴 난 것이 구렝이럴 났더래요. 애기럴 난 것이 구랭이럴 났잉게 모지랑(다 떨어진) 삿갓으로 덮어서 뒤안 굴뚝 옆이다 놔 두었어요.
애기럴 났당게 장재네 큰애기가 보로 왔어요. 애기 났다넌디 애기 어디 있어요 허고 물응게 뒤안 굴뚝 밑이 모지랑 삿갓 덮어논 데 잇어, 히서 가 봉게 구렝이가 있거던. 구렝이럴 나놨구만, 에이 더러워 험서 침얼 택 뱉고 왔어요. 둘째애기가 와서 애기 났다더니 애기 어디 있어 하고 물어서 뒤안에 굴뚝 옆이 모지랑 삿갓 덮어논 데 있어, 그리서 가 봉게 구렝이 있거던. 애기 났다더니 구렝이럴 났구만, 에이 더러워 험서 침얼 택 뱉고 나왔어요. 셋째애기가 와서 애기 났다더니 애기 어디 있어 히서 뒤안 굴뚝 옆이 삿갓 덮어논 디 있다고 헝게 가서 보고 구렁덩덩 시선부 났구만 허고 갔어요.
이 구렝이넌 커디니만 저그매보고 장재네집 딸헌티로 장개가고 싶으니 가서 말허라고 히서 “야야 우리같이 가난헌 집이서 어텋게 장가 가것다고 말헐 수 있냐. 더군다나 니가 사람이먼 몰라도 구렝이가 돼각고 어텋게 장개가것다고 허냐” 험서 그런 소릴랑 다시 허지 말라고 힜어요. 그리도 가서 말허라고 졸라서 구렝이 어매넌 헐수없이 장재네 집이 갔넌디 차마 말얼 내놀 수가 없어서 기냥 왔어요. 그렁게 구렝이넌 그 말 힜냐고 물어서 차마 말얼 헐 수 없어서 기냥 왔다고 헝께 내일언 가서 꼭 말허라고 허더래요. 그리서 이튿날 갔넌디 가기넌 갔지만 또 말얼 못 힜답니다. 구렝이가 말 힜냐고 물어서 말 못 힜다고 헝게 내일 가서 꼭 말허고 오라고 허드래요. 이튿날 갔넌디 또 말 못허고 왔지요. 구렝이가 말허고 왔냐고 히서 오널도 말 못 허고 왔다고 헝께 구렝이넌 칼얼 들고 그 말얼 안 허먼 나넌 이 칼 들고 어매 뱃속으로 들어갈라우 히서 그만 깜작 놀래서 그 이튿날 장재네 집이 가서 우리 집 구렝이가 장재님 댁으로 장개 오것다고 허니 어쩌면 좋아요 힜다. 그렁께 장재넌 큰딸얼 불러서 저 집 구렝이가 우리집이로 장개들도 싶다니 너 구렝이한티로 시집 갈레 허고 물응게 누가 시집갈 디가 없어서 구렝이헌티로 시집가요, 나넌 싫어요, 힜어요. 둘째딸얼 불러서 물응께 둘째딸도 성매냥으로 싫다고 히서 셋째딸얼 불러서 말헝게 아버지 말씸얼 기억(거역)헐 수가 있어요, 가것십니다. 그리서 구렝이넌 장재네 셋째딸허고 혼인허게 됐어요.
구렝이가 장개가넌 날 구렝이네 집이서 장재네 집이로 지인(긴) 줄얼 매고 그 줄얼 타고 갔어요. 가서넌 성례럴 치르고 첫날밤얼 지내넌디 구렝이넌 허물얼 홀딱 벗더니 훤헌 선부가 되드래요. 그렁께 이 각시가 여간 좋와라고 안허것어. 참 좋와허지. 그리서 이 선부가 구렁덩덩시선부지.
구렁덩덩 시선부넌 서울로 과개보로 간담서 구렝이 허물얼 줌서 이것얼 잘 간직히야 헌담서 이것얼 넘헌티 뵈이지도 말고 주지도 말라고 허고 떠났어요. 그리서 이 각시넌 그 구렝이 허물얼 싸고 싸고 히서 잘 간수히 두었넌디 하루넌 성덜이 와서 구렝이 허물얼 보자고 힜어요. 그런디 이 각시넌 안 빌라고 허넌디도 성덜언 억지로 달라들어 구렝이 허물얼 뺏어각고 에이 더러워, 이런 더러운 것얼 멋헐라고 간수허냐 험서 불에다 집어너서 태워 버렸어요. 그맀더니 그 허물 타넌 냄새가 서울꺼지 퍼져가서 구렁덩덩 시선부가 이 냄새럴 맡고서 그 각시럴 박대허고 거그서 새장개럴 들어서 살었어요.
이짝 각시넌 구렁덩덩 시선부가 서울로 과개보로 간다 허고 암만 지달러도 서방님이 오지 않응께 서방님 챚이로 나갈라고 큰 치매 뜯어서 큰 바랑 맨들고 작은 치매 뜯어서 작은 바랑 맹글고 깍고 깍고 머리 깎고 메고메고 바랑 메고 씨고씨고 송낙 씨고 중 모양 히각고 서방님얼 챚이로 나가요.
어디만침 나강께 밭이다 똥소매럴 주넌디 거그서 까막 까치가 시커멓게 앉어서 고자리럴(구더기) 주워먹고 있더래요. 까막까치보고 “우리 서방님 사넌 디가 어디냐?” 허고 물응께 여기 있넌 고자리럴 다 주워서 깨끗이 시쳐 주먼 일러 주마고 그리서, 이 각시넌 그 밭에 깔려 있넌 고자리럴 죄다 주워서 백옥겉이 깨끗이 시쳐서 중게 여어리 가서 한참 가먼 논 가넌 사람이 있일 팅게 그 논 가넌 사람보고 물어 보라고 그러드래요.
각시넌 까막 까치가 일러준 대로 한참 강게 널른 논에서 논 가넌 사람이 있어서 우리 서방님 사넌 디가 어디요? 하고 물응께 이 너른 논얼 다 걸어 주먼 일러 주마고 그러드래요. 그리서 이 각시넌 그 너른 논얼 갈어 주었더니 여그서 얼맨찜 가먼 옹달샘이 있넌디 그 옹달샘에넌 은복지개가 띠어 있일 팅게 그 은복찌개럴 타고 가면 만날 수가 있일 거라고 그러드래요. 그리서 이 각시넌 논 가넌 사람이 일러 준 대로 얼맨찜 강게 쪼그만헌 옹달샘이 있넌디 그 옹달샘에넌 은복찌개가 떠 있어서 그 은복찌개럴 타고 강게 나락이 누렇게 익은 디가 나서더래요.
거그서 새럴 보고 있넌 쬐끄만 처재가 “웨에라 곡개 웨에라 곡개 구렁덩덩 시선부 우리 오래비 장개가넌디 웃녘에넌 찰떡 찌고 아랫녘에는 메떡 찐다” 이러면서 새럴 보고 있드래요. 그리서 그 소리가 귀에 띄어서 이 각시넌 그 처재헌티 가서 은가락지 한짝 벗어줌서 인재 헌 소리 한 번 더 히 보라고 힜어요. 그맀더니 처재넌 우리 어머니가 하루에 한번만 허라고 히서 더 못헌다고 허드래요. 그리서 은가락지 한짝얼 더 벗어줌서 그 소리 한번 더 히 보라고 사정사정헝께 “워에라 곡개 워에라 곡개 구렁덩덩 시선부 우리 오래비 장개가넌디 웃녘에넌 찰떡 찌고 아랫녘에넌 메떡 찐다”고 험서 새 쫓넌 소리럴 허드래요. 그리서 구렁덩덩 시선부네 집이 어디냐고 물응께 저어그 저 니 귀에 핑경얼 단 지아집이 기라고 그러드래요.
그리서 각시넌 그 집이 가서 동양얼 달라고 헝께 싸래기럴 한 복지개 떠다 주드래요. 이것얼 밑 터진 차대기(자루)에다 받응게 싸래기가 땅으로 조르르 떨어졌어요. 각시넌 바랑에서 은저분얼 꺼내서 땅에 떨어진 싸래기럴 한알 한알 집어 담었어요. 그렁께 해는 지고 밤이 되어서 어두어진께 이 집이서 자고 가것다고 힜어요. 이 집이넌 재울 디가 없잉께 재울 수 없다고 히요. 그럼 마구간에서라도 자고 가것다 헝게 마구간에는 말이 있어서 못 잔다, 그럼 외양간에서라도 재워 돌라 헝게 외양간에넌 소가 있어서 못 잔다, 그럼 집 귀팅에서라도 자것다 헝께 집 귀튕이넌 개가 장게 못 잔다고 히요. 그럼 마룽 밑이서라도 자것다 헝께 마룽 밑이서 잘라먼 자라고 히서 그리서 마룽 밑이로 들어가서 자기로 힜어요.
밤이 되어서 달이 휘영청 떠올랐십니다. 야심히지니께 구렁덩덩 시선부넌 밖으로 나와서 앞마당얼 이리저리 거닐면서 글얼 좌악좌악 읽고 다녔어요. 각시넌 마룽 밑이서 “저그저그 저 달언 눈이 하나라도 우리님 구렁덩덩 시선부럴 보건마넌 나넌 눈이 둘이라도 구렁덩덩 시선부럴 못 보네” 이렇게 외었어요. 이 소리럴 듣고 구렁덩덩 시선부넌 읽던 글소리럴 멈추고 여기저기 돌아다봤어요. 아무 소리가 안 나니께 다시 달얼 봄서 글얼 읽었어요. 각시넌 또 “저그저그 저 달언 눈이 하나라도 우리님 구렁덩덩 시선부럴 보건마넌 나넌 눈이 둘이라도 구렁덩덩 시선부럴 못 보네”라고 외었어요. 구렁덩덩 시선부넌 또 글 읽던 소리럴 그치고 돌아다보았넌디 또 아무 소리도 없어서 다시 마당얼 거닐면서 글얼 읽었어요. 또 저그저그 저 달언 눈이 하나라도 우리님 구렁덩덩 시선부럴 보건마넌 나넌 눈이 둘이라도 못 보네 허넌 소리가 나서 구렁덩덩 시선부넌 어디서 누가 그런 소리 허넌가 허고 여그저그 챚어보다가 마룽 밑에 누가 있넌 것얼 보고 “구신이거던 치나고(물러가고) 사람이거덜랑 나오너라!”고 힜어요. 나오넌디 본게 생각도 않던 그 전 각시가 나왔어요. 그리서 데리고 구렁덩덩 시선부가 거처허넌 방으로 들어가가지고 암헌티도 들키지 않게 낮이넌 벡장에다 숨겨 두고 밤이면 내놓고 끼니때넌 둘이 나누어 먹고 세수도 한 세수대에서 같이 힜어요. 전에넌 밥도 냉기더니 인제넌 밥도 하나도 냉구지 않고 다 먹고 세수물도 전보다 더 씨커멓고 헝께 밥상얼 나르던 종년이 이상히 생각힜어요.
구렁덩덩 시선부넌 하루넌 저그매보고 그럭언 새 그럭이 좋십니까 묵은 그럭이 좋십니까 허고 물었어요. 묵은 그럭이 좋다고 히서 이번에넌 임언 새 임이 좋십니까 묵은 임이 좋십니까 물었어요. 어머니넌 임도 묵은 임이 좋다고 말힜어요. 그리서 그 소리럴 힜어요. 그 전으 각시가 챚어왔다는 소리럴. 그렁게 어머니넌 이리 데레오너라, 히각고 서로 만나보고 같이 사넌디 하루넌 구렁덩덩 시선부가 몬자 각시와 뒤에 장가든 작은각시와 둘얼 한 디 모여놓고 꽃 중에 무신 꽃이 제일 존가 허고 물응게 작은 각시넌 목화꽃도 좋고 나락꽃도 좋고 그러넌디 몬자 각시넌 꽃중에넌 인간꽃이 제일 좋지요. 그러드래요. 그러고 나서 구렁덩덩 시선부넌 나는 이번에 과개럴 보것넌디 과개 보고 돌아오면 멀로 반가운 꼴을 빌랑가헝께, 작은각시넌 옷도 히놓고 또 멋도 히노고 멋도 히놓고 헌다고 떠들었넌디 몬저 각시는 아덜얼 나놔 반가운 꼴얼 빌란다고 하더래요.
구렁덩덩 시선부가 과개보로 간 새에 몬저 각시넌 아덜얼 났어요. 나중에 얻은 작은각시가 이것얼 보고 이거 안되것다 허고 이 애기럴 없앨 요랑으로 닭얼 잡어놓고 몬저 각시보고 저그 방에 와서 닭괴기럴 같이 먹자고 힜어요. 몬저 각시넌 안 갈라고 허넌디 차꼬 불러싸서 가서 닭괴기럴 먹고 있었어요. 그런디 작은각시넌 살그머니 나와서 애기럴 갖다가 소외양간에다 내던졌어요. 그렁게 소가 이 애기럴 꿀떡 생켜 버렸어요. 깨물지도 않고 통째로.
구렁덩덩 시선부가 과거럴 히각고 옹게로 작은각시넌 옷도 히서 내놓고 먹을 것도 히서 내놓고 멋도 히서 내놓고 멋도 히서 내놓고 기냥 아양얼 떨고 여시짓얼 허넌디, 몬저 각시넌 아덜얼 나서 반가운 꼴얼 비것다고 힜넌디 아덜얼 났넌디도 그렇게 돼서 못허고 추레허고 있었어요. 구렁덩덩 시선부넌 몬저 각시보고 내가 과개럴 히각고 오먼 아덜얼 나서 반가운 꼴을 빈다더니 그러고만 있넝가 허고 물어도 몬저 각시넌 암소리도 못허고만 있었어요.
그런디 외양간으로 저그매가 지나가면 소가 으매 으매 허고 울고 구렁덩덩 시선부가 지나가면 아부지 아부지 허고 그래요. 아 그렁께 작은사람이 이런 소리럴 듣고 몸이 달아서 저너러 소럴 기양 두었다가넌 안되것다 허고 하루넌 저 건너 당골얼 살재기 불러다가 짰어요. “내가 아프다고 히서 우리 구렁덩덩 시선부가 점얼 치로 가거던 소럴 잡어서 간얼 내서 먹어야 산다고만 그리 주소. 그렇게만 히주먼 내 재산얼 반분히 줌세” 허고 그리고서 갑재기 빙이 나서 죽것다고 야단얼 쳤어요. 구렁덩덩 시선부넌 건네 동네 당골헌티 가서 점얼 쳤어요. 당골이 허넌 말이 소럴 잡어서 간얼 내어 멕이야 낫넌 빙이니 소럴 잡어서 간얼 멕이도록 허시오. 이랫단 말이죠. 그리서 구렁덩덩 시선부넌 소럴 잡을라고 끄시고(끌고서) 산모퉁이로갔더니 어떤 노인이 나오더니 황소 한 마리럴 내줌서 그 소넌 놔주고 이 황소럴 잡어서 간얼 내각고 가서 앞문으로 주고 뒷문으로 가서 엿얼 보라고 일러 주더래요. 그리서 구렁덩덩 시선부넌 노인이 준 황소럴 잡어서 간얼 내각고 와서 작은각시헌티 앞문으로 주고 뒷문으로 가서 엿을 봉게 작은마누래넌 그 간얼 먹넌 딧기 허더니 용강에다 집어넣고서넌 빙이 다 낫다고 허더래요.
그 소넌 어디로 가각고 어떤 서당에 가서 거그서 글을 배우넌 아그덜헌티 글자럴 일러주고 허드래요. 서당 선생이 가만히 봉께 이 소가 예네 보통 소가 아니여서 그 선생헌티넌 딸이 하나 있었넌디 이 소허고 딸허고 혼인얼 시켰답니다. 혼인 예식얼 지내고 나서 첫날밤에 이 소넌 맵저(왕겨)럴 갖다 돌라더니 맵저럴 갖다중게 그 맵저 우에서 후딱 후딱 재주럴 세 번 넘더니 흐건 선부가 되더래요. 소가 이렇다 헌 선부가 되니 오직 좋것소. 이 선부가 저그 집이 챚어간다고 저넌 말얼 타고 각시넌 가매에다 태우고서 저그매럴 챚어가서 어머니 험서 절 허냐고 헝게 이 선부넌 사실이 이러이러허다고 말히서 그제사 지가 난 아덜이 없어졌다가 이렇게 잘 커서 챚어왔다고 좋와라고 힜어요.
구렁덩덩 시선부넌 이런 말얼 다 듣고 작은각시가 아조 못된 여자라고 알고 이것얼 죽여 없애것다고 하인얼 불러서 마당에다 장작을 놓이 싸라 허고 이 작은각시럴 그 장작뎀에 올려놓고 불얼 질러 태워 죽일라고 헝게 잘못힜이니 살려돌라고 빌었어요. 살려주면 물종(물 기르는 종) 노릇이라도 허것소, 불종 노릇이라도 허것소 험서 차꼬 빌면서 살려 돌라고 힜어요. 그런디도 구렁덩덩 시선부넌 안 듣고 불얼 질러 태워 죽었넌디 이 작은각시넌 죽어서 두제비(두더지)허고 실뱀이 됐대요. 두제비허고 실뱀언 작은각시 죽은 넋이래요. 그리서 숨어서 댕긴대요. 나뿐짓 많이 히서 부끄러서요.
9. 구렁덩덩 시선비 구전설화 7-296 1969. 8. 8 전북 무주군 북리 박길리(27세 여) |
옛날에 어떤 늙은 내외가 살고 있었는데 나이 늙도락 아들이 없어서 무엇이 되었건 애기를 하나 낳기가 소원이였십니다. 그러다가 애기를 배게 되어서 열달 만에 애기를 났는디 나놓고 보니 애기는 사람이 아니고 구렝이였십니다.
이 할머니네 이웃에는 큰 부재집이 있는디 이 집에는 이뿐 딸이 셋이 있었십니다. 이웃집 할머니가 애기를 났다는 말을 듣고 부재집 딸 셋이 애기 구경허로 왔십니다. 애기랑 게 사람이 아니고 구렝이가 되어서 그냥 보고만 가 버렸십니다.
구렝이는 저를 보로온 이웃집 부잿집 딸을 셋을 다 봤는디 그 중에 셋째딸한티 맘이 있어서 하루는 저그매보고 옆에 부잿집 셋째딸한티로 장개보내 달라고 말했십니다. 어머니는 우리집은 가난하고 더구나 네가 사람도 아닌 구렝인디 어텋게 부잿집 이뿐 딸한티 장개가것다고 허냐 험서 안된다고 했십니다. 그래도 구렝이는 가서 말이나 해 보라고 차꼬 졸라댔십니다. 할머니는 할 수 없어 부잿집이 가서 우리집 구렝이가 셋째따님한티 장개올란다고 합니다고 말했십니다. 부잿집 영감은 그거야 딸한티 물어봐야 한다고 하고서 셋째딸을 불러다가 구렝이가 너한티 장개오것다고 허는디 너는 구렝이한티 시집갈레 하고 물었십니다. 그렁께 셋째딸은 아버님이 허라는 대로 하겠십니다고 말했십니다. 그리서 이 딸을 구렝이한티 시집보내기로 했십니다.
혼인날이 되니께 구렝이는 저그 아부지보고 기인 샌내키를 꼬와서 저그 집이서 부잿집으로 걸쳐놓아 달라고 했십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해 주니께 구렝이는 그 샌내키를 타고 부잿집으로 갔십니다. 구렝이는 그 집으로 가서는 구렝이 허물을 벗고 이렇다 하는 이뿌고 잘생긴 신랑이 됐십니다.
행례를 치르고 나서 신랑은 신부보고 나는 먼 데 가서 공부를 해야겠이니 그리 알고 있이라 함서 구렝이 허물을 줌서 이것을 잘 간수하라고 했십니다. 그리고 이 허물이 없어지면 나는 영영 못 오게 되고, 그리고 당신과 영 이별이 될 터니 부디 잘 간수하라고 말하고 먼 질을 떠나버렸십니다.
셋째딸은 구렝이 허물을 받어각고 잘 간수하고 있었는디 하루는 어찌다가 잘못해서 화루에다 떨어쳐서 그만 태우고 말었십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각씨는 이제는 서방님을 못 만나게 됐구나 허고 근심하다가 어디 있는지 그림재라도 보고 싶다고 집을 떠났십니다. 어디로 갈지 모르고 발 가는 대로 갔십니다.
한참 가니라고 가다가 까마구를 만났십니다. “까마구야 구렁덩덩 새신랑을 챚어갈라면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물었십니다. 까마구는 허벅다리서 살을 석 점 떼주면 갈쳐 주마고 했십니다. 각씨는 얼른 허벅지서 살을 석 점 떼서 주었십니다. 까마구는 그 살점을 받어먹고 저기 저그서 새 보는 아이보고 물어 보라 하고는 날러갔십니다. 각씨는 새보는 아이한티 가서 구렁덩덩 새신랑을 챚어갈라면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십니다. 새보는 아이는 이 널따란 논에 앉인 새를 죄다 쫓아 주면 갈쳐 주마고 했십니다. 각씨는 이 논 저 논 돌아댕김서 그 많은 새를 죄다 쫓아 주었십니다. 그렁께 새 보는 아이는 저리저리가면 냇갈이 있는디 방맹이 하나가 떠내레오다가 물이 빙빙 도는 디서 들어갈 팅게 그 방맹이를 따러서 눈 딱 감고 물 속에 들어가서 방맹이만 따러가 보라고 일러 주었십니다.
각씨는 새 보는 아이가 갈쳐준 대로 가니께 냇갈이 있고 방맹이 하나가 떠내려왔십니다. 물이 빙빙 도는 디 와서 방맹이는 물 속으로 들어갔십니다. 그래서 각씨는 눈을 딱 감고 물 속에 들어가 방맹이를 따라갔십니다. 물 속에 들어가서 방맹이 가는 대로 따러강께 큰 동네가 나섰십니다. 이 집 저 집 돌아댕김서 구렁덩덩 새신랑 있는 디를 챚었십니다. 그러다가 한 집에 가니께 그 집에는 높다란 다락이 있는디 그 다락 우에 구렁덩덩 새신랑이 앉어서 글공부를 하고 있었십니다.
이 집에는 딸이 하나 있는디 구렁덩덩 새신랑을 사우 삼을라고 이렇게 공부를 시키고 있었십니다.
각씨는 이 집으로 들어가서 하룻밤만 자고 가자고 했십니다. 그 집이서는 재울 방이 없어서 못 재우것다 함서 내쫓일라고 했십니다. 각씨는 헛간도 좋고 마루 밑이도 좋으니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사정했십니다. 그 집이서는 그러라고 제우 허락을 해서 각시는 마루 밑이서 자게 됐십니다.
밤이 되어 사방은 고요헌디 공중에 뜬 달이 휘영청 밝게 비쳤십니다. 다락에서 공부하던 구렁덩덩 새신랑은 공부하다 말고 달을 쳐다보고 “저그 저 달은 아무데 있는 우리 각씨를 보련마는 나는 못 보는구나” 허고 혼잣말을 했십니다. 마루 밑이서 각씨는 이 말소리를 듣고 저 구렁덩덩 새신랑은 아직도 나를 잊지 않고 생각하고 있구나 허고 좋아했십니다. 그렇지만 그리 뛰어자기 않고 가만히 있었십니다.
이렇게 지내는디 어텋게 하다가 구렁덩덩 새신랑은 저그 각씨가 이 집에 와 있는 줄을 알게 됐십니다. 그런디 이 구렁덩덩 새신랑은 한 가지 걱정이 생겼십니다. 이 집 딸하고 살아야 좋을지 전에 장개든 각씨하고 살어야 좋을지 둘 증의 하나를 골라야 하게 되었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 생각하다가 둘이를 내기를 시켜서 이긴 사람을 각씨로 삼기로 했십니다.
먼저 좁쌀을 한 말식 땅으다 쏟아놓고 먼저 다 줏는 사람을 각씨로 삼는 내기를 했십니다. 두 각씨는 땅에 쏟아놓은 좁쌀을 열심히 줏는디 이 집 딸은 못다 줏는 새에 이 각씨는 벌써 다 줏었십니다.
다음에는 먼데 시암에서 물을 한 동우씩 이고 오는 내긴디 여그까지 오드락 물을 한 방울도 쏟지 않고 와야 하는 내기였십니다. 이런 내기를 해 보니께 이 집 딸은 물을 쏟음서 왔는디 각씨는 물을 한 방울도 안쏟고 왔십니다. 셋째번 내기는 산 호랭이 눈썹을 먼저 뽑아오기 내기였십니다.
각씨는 앞산으로 갔다가 짚은 산골짝으로 들어갔십니다. 쬐그만 초가집이 있어서 들어가 봉께 할머니가 혼자 있었십니다. 각시는 할머니한티 가서 자기는 이러이러한 사람인디 산 호랭이 눈썹을 뽑으로 왔는디 무신 도리가 없것냐고 물었십니다. 할머니는 자기 아들이 호랭이니께 잘 해서 하나 뽑아주마고 말했십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각씨를 벽장에다 숨겨 두었십니다.
조금 있잉께 호랭이가 왔십니다. 코를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더니 사람내가 난다고 했십니다. 할머니는 사람내가 나기는 무신 사람내가 나? 니가 아까 먹은 고기 땜에 그러는 거지 함서 달랬십니다.
그날밤 호랭이가 자는 새에 할머니는 가만히 호랭이 눈썹을 하나 뽑았십니다. 그러고 이튿날 호랭이가 나간 새에 각씨한테 주었십니다. 각씨는 이 산 호랭이 눈썹을 가지고 가서 구렁덩덩 새신랑한티 주었십니다.
각씨는 이렇게 해서 내기 세 가지에 모다 이겨서 구렁덩덩 새신랑허고 다시 잘 살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