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잃은 입맛 보양식으로 찾자
계절은 이미 여름의 중심에 있다.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는 것. 땀 범벅으로 퇴근한 남편, 입맛 잃은 부모님과 자녀들…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으랏차차 활기 되돌려줄 방법 없을까? 음식이 보약이다! 이보은, 김은경, 김노다… 대한민국 요리 대가 3人에게 물었다. "가족 건강 위해 어떤 음식·재료 챙기고 계신가요?" 주목!! 그들의 이야기에서 더위도 거뜬히 뛰어넘을 우리 가족 건강 대책을 세워보면 어떨까?
남편 기력 찾아줄 이보은의 '더덕돼지불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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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킹노아'의 요리연구가 김은경
쿠킹 스튜디오 '쿡피아'의 요리연구가 이보은씨. 요즘 그의 요리 테마는 '남편'이다. 한 달 전 '남편 사로잡는 101가지 요리 비법' 책을 낸 것. 통권 열두 번째.
"남편 위한 보양식 하면 보통 자양강장, 정력을 생각하죠. 하지만 몸의 기운을 보하고, 노화 더디게 하고, 생생팔팔하게 생활하게 하면 그것이 보양이죠." 그가 내놓은 보양식 '더덕돼지불갈비', 자칫 평범할 수 있는 LA 돼지갈비에 더덕을 곁들여 입맛과 후각까지 사로잡는 메뉴다. 위를 튼튼하게 하고 신장 기능을 좋게 해 체력보강 요리에 주로 활용되는 더덕은 성질이 찬 것이 특징. 이 때문에 열 많아 인삼 못 먹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날 잡아 한두 번 해 먹고 마는 특별식 말고, 가까이 두고 몸을 보할 수 있는 음식과 재료를 찾아보세요."현미나 제철과일, 검은콩, 검은깨 등은 이씨가 적극 추천하는 보양재료. 남편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요리에 들깨를, 담배를 많이 피운다면 비타민 C가 부족할 테니 생과일 주스를 챙긴다.
마늘 한 통의 영양을 서양 비타민에 견줄까? 마늘환, 마늘튀김, 마늘꿀잼, 또는 마늘에 도라지나 더덕 넣고 담근 술을 반주로 즐겨도 좋다. 요즘 제철인 매실을 매실청이나 엑기스로 담가두면 소화 안 될 때, 땀 많이 흘릴 때 요긴하다.
식욕 없는 아이 위한 김은경의 '장어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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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킹 스튜디오 '쿡피아'의 요리연구가 이보은
'쿠킹노아' 김은경씨의 추천 요리는 '장어강정'이다. 보양의 대명사로 꼽히는 장어의 어린이 버전인 셈.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에서 착안, 장어를 휘감은 매콤달콤한 소스가 아이들의 잃은 입맛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잔가시가 많아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기름 적고 담백한 맛의 바다장어가 아이들에게 좋습니다."
단백질이 보양의 키 포인트. 하지만 아이들마저도 비만하기 쉬운 요즘 육류는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김씨는 장어·전복 등의 해물을 주로 쓴다. 전복을 넣고 시원하게 끓인 초선탕, 닭을 넣은 초계탕도 아이들 위해 자주 챙기는 보양식. 두부도 활용해볼 것. 아이들은 두부를 싫어하지만 고기 대신 두부·참치 등을 넣어 두부버거를 만들어 주면 잘 먹는다. 호두·잣 등 견과류를 믹서로 곱게 갈고 소고기나 다시마로 낸 육수에 섞은 잣냉국은 맛도 별미고 몸 안의 열기를 몰아내기에 제격이다.
"땅콩소스, 간장소스 등 소스를 다양하게 만들어놓고 원하는 대로 국수를 비벼 먹게 해보세요. 아이들이 새콤달콤 다양한 맛을 즐기며 더위에 잃은 원기를 금세 회복할 겁니다."아이가 싫어하는 야채를 이용해 요리를 함께 해보는 것도 방법. 당근 싫어하는 아이라도 자신이 만든 당근 머핀을 안 먹을 수 없다는 것. "보양식도 좋지만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는 습관을 잡아주는 것이 아이의 여름 건강을 위해 엄마가 꼭 해야 할 일입니다."
아내의 보양을 위한 김노다의 '황궁삼겹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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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다+'의 메뉴 크리에이터 김노다
'딤채' 프로클럽을 통해 유명해진 김노다씨. 지난달 신사동 가로수길에 돈부리 앤 이자까야 '노다 보울'을 연 후론 더 바빠졌다. 같은 길을 가며 늘 곁을 지키는 아내 김상영씨 때문일까? 주부들의 건강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 그가 내놓은 메뉴는 삼겹살 삶고 재료를 다시 한번 볶아 만든 육수로 맛을 낸 로우푸드다. "삼겹살이 몸 안에 있는 중금속 같은 노폐물을 없애는 디톡스 식재료인 것 아세요? 오랫동안 끓여 맛을 내니 진정한 보양식이죠. 식감도 훨씬 부드러워 여성들이 먹기 좋습니다." 재료로 쓴 수삼 한 뿌리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줘 기미·주근깨까지 줄여주는데 도움된단다. 피부 고민 많은 여름철 여성을 위한 메뉴로 손색없는 이유다.
나른하기 쉬운 여름, 김씨는 아내를 위해 보쌈을 얇게 저며 시원한 물김치에 넣고 쌀국수를 말아 내곤 한다. 시원한 보쌈이 쌀국수와 궁합도 좋고 소화도 잘돼 부부가 즐긴다고. "스트레스를 폭식이나 과식으로 풀다 보면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치 못하죠. 몸이 찬 여성이라면 인삼을 꼭 챙겨 드세요. 곤약, 우뭇가사리, 다시마, 미역 등도 여름철 보양에 유용하니 많이 많이들 챙겨 드세요."
글 문금옥 기자 이현진 기자ㅣ 사진 이경호 기자 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