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이대로 안된다⑤
‘천기옥 동구의회의장’에게 듣는다
“육아문제 제도적 보완 및 교육의 가치관 달라져야”
합계 출산율 1.08명은 사실상 세계최저로 저출산이 아니라 초저출산 문제가 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저출산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우리의 당면과제에 놓여있다. 불과 40여 년 전만 해도 정부가 다출산 풍조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것과 큰 대조를 이루는 사회현상인 것이다. 이번에 동구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천기옥 의원을 만나 정치인이 생각하는 ‘저출산문제’와 해결방안에 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천기옥 동구의회 의장과의 인터뷰
-저출산의 근본적인 이유가 육아문제에 있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얼마 전 여론조사를 보니까 우리나라 주부 10명 중 8명은 자녀 양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뒀고, 현재 직장을 다니는 가장 큰 이유가 자녀 양육비 때문이라고 한다.
또 직장여성의 절반 이상이 육아문제 때문에 직장생활을 포기할까 고민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육아문제가 여성들의 사회생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육아 관련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0% 이상이 ‘불만족한다’라고 대답, 의원의 한 사람으로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새로마지플랜 2010)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제도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을 통해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여성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나아가 저출산을 막는 최선책이라 생각한다.
정부의 방안을 살펴보면, 맞벌이 부부가 지출하는 보육료를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출산 및 보육 관련 휴가를 확대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또 저소득층의 대학학비 지원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이런 제도적 개혁을 통해 육아에 대한 부담과 저출산문제가 해결될지는 미지수이다.
일자리에 대한 남녀 기회평등이나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사회 문화적 기반 조성도 저출산을 막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육아문제에 대한 제도적 보완과 함께 우리나라 교육의 가치관이 달라져야한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공부 열심히 해서 일류대학 나와야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성공한다’고 가르치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라고 가르쳤으면 한다.
상위 20%가 하위 80%를 지배한다면서 맹목적으로 상위 20%에 들어야 한다고 학원 보내고 과외 시키면서 부모들의 허리가 휜다는 건 불행한 일이다.
‘성공보다는 행복’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하며, 그런 부모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공보다는 행복’을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세계 178개국 중 102위라는 조사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다고 한다. 점점 잘살고 공부도 많이하고 열심히 일하는데도 삶에 대한 만족도는 점점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실정이니 출산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달란트를 최대한 개발하여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느껴질 때, 그때 저출산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출산정책의 변천과정
?1960년대=‘베이비 붐’ 시대.
이 시대의 합계출산율은 무려 6명으로, 2005년 출산율 1.08명과 비교 6배 가까이 된다.
?1961년=‘경제개발 5개년계획’
국가의 빈곤으로 다출산 풍조를 막아보려 안간힘을 썼으며, 정관수술도 첫 등장했다.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는 게 대표 슬로건이다.
?1970년대=출산억제 정책의 효과로 출산율이 4명대로 떨어짐.
다시 출산을 줄이기 위한 정책 폄, 당시의 가구당 2명 수준으로 떨어뜨리려는 게 목표.
두 자녀 이하를 둔 남성이 불임수술을 하면 수용자 공공주택분양 우선권까지 줬을 정도다.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가 대표 표어.
?1980년대=2.83명까지 하락
‘둘도 많다 하나만 키우자’와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 등이 대표 표어. 1명만을 낳을 것을 강조한 것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초=아들선호 사상 없애려는 방안
‘아들, 딸 구분 없이 낳자’는 게 대표 표어.
?1990년대 중반=저출산 경향
1996년 수십 년간 이어온 인구 억제정책을 공식 폐지.
?200년=출산율 1.47명, 한 가구당 거의 한 자녀 정도.
?2004년=출산장려 정책으로 전환
‘한 자녀보다는 둘, 둘 보다는 셋이 더 행복합니다’가 대표 표어.
▲해피 사진전에서 최우수상 수상작
7월 여성주간을 맞이해 여협을 비롯해 각 구군 여협에서 여성대회를 차례로 치르고 있다. ‘찾아가는 해피 갤러리’ 전시코너에는 행복한 가정의 일상사를 담은 사진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을 통해 행복한 가정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혼자’가 아닌 ‘함께’ 행복을 나누는 사회가 절실히 요구된다.
고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