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이 말해 주듯이 새들이 둥지를 찾아오는 삶의 이치와 같이 조치원 출생의 형제들이 모여 살기 좋은 고장을 가꾸어 갈 겁니다.”
행정도시 중심에 있는 연기군 조치원읍 사람들의 모임체인 원조회. 언뜻 보기에도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걸 금방 알 수 있다. 어느 지역이나 토박이 모임이 있듯이 이 곳 역시 토박이들이 모여 지역을 견인하고 있다. 이들 토박이들은 연기지역이 행정도시 예정지로 절반 이상이나 편입되면서 지역이 붕괴될 것을 가장 먼저 염려한 사람들이다. 이런 때문인지 행정도시와의 통합시 추진에도 발벗고 나섰다. 지역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들의 열정은 남다르다.
조치원읍은 1931년 광주광역시와 함께 읍으로 승격되면서 전국에서 주목받은 도시였다. 현재는 인구 3만5000여명의 전형적인 도농 복합형 소도시로서 더딘 성장과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이런 때 행정도시 건설이라는 사업은 조치원읍 주민들이 상생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원조회는 1990년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하겠다는 목적 하나로 창립된 자생단체다. 이 단체는 살기좋은 고장을 가꾸기 위해 의지와 우정으로 뭉쳐 지난 17년동안 지역공동체 운동을 전개하며 애향심을 키워왔다.
지난 여름에는 12회째를 맞는 군민화합건강 걷기대회를 통해 지역의 화합을 이끌었으며 소년소녀가장 미래지도자 육성지원, 친절모범공무원 선발표창, 청소년유해환경추방운동, 지역경제부흥을 위한 양담배 불매운동, 의정감시활동, 환경보호 녹색운동 등 수 많은 자체사업을 자부담 위주로 추진해 다른 기관 단체의 귀감이 됐다. 지난해는 처음으로 원로회원 초청 합동회갑연을 마련해 조직의 위상정립과 함께 소속회원들의 사기진작을 도모한 바도 있다.
조치원읍은 사통발달의 교통요충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외지인 출입은 쉽지만 오히려 지역 주민간 화합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볼 때 현지거주 주민들의 실생활은 그렇게 여유롭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김일호 회장은 “도농 복합시 형태의 소도시이긴 하지만 주민들의 삶 자체가 여유롭지는 않은 편”이라며 “지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이 정도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사회공익을 창출하는 사회단체의 역량이 절실히 요구되기도 했다. 이런 현실속에서 토박이들로 구성된 원조회는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역할을 떠안고 깊숙이 자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역대회장 등을 역임한 구성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더라도 지역사회 내에서 세워 온 그 위상을 알 수 있다. 초대회장을 지낸 홍헌표 전 연기군약사회장을 비롯해 김무웅 현 민주평통 자문위원 연기군협의회장, 성기영 전 연기군사회복지협의회장, 유환준 현 충청남도의회의원, 황규영 전 연기군의용소방대연합대장 ,박상희 현 충남테니스협회장, 최순락 전 연기군재향군인회장, 이영만 현 연기군생활체육협의회장, 이진희 전 연기군의회 의원 등은 원로회원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회원들의 활동을 돕고 있다.
2년째 단체를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지역사회의 참 일꾼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향토를 지키는 시인으로서 창작활동을 통한 주민정서 함양과 함께 굵직한 단체들의 대표나 실무를 도맡아 오면서 많은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김 회장은 “끝없는 변화와 쉼 없는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시대에 기존을 답습한 시민조직의 모습은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몸에 익은 타율에 익숙해진 부동의 자세를 벗어나 능동적인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다수의 주민이 호응하고 따르게 된다”면서 봉사정신을 강조한다.
그는 “사회공익의 창출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의사와 이익을 대변하는데 적극적이어야 한다”며 “앞으로 원조회도 그러한 기틀을 마련해 연기군의 통합발전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燕岐=郭相勳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본문인용 등의 행위를 금합니다.>
<곽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