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 건너서 전해오는 이승엽의 쾌보는 나를 들뜨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의 소식은 폭염에 시달리고 온통 짜증나는 정치 판의 뉴스 속에서 우리 모두에게 하나의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국민 타자 이승엽은 올 일본 프로야구 개인 타이틀 전 부문을 휩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무서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일본 최고의 인기 구단 요미우리의 4번 타자 이승엽. 이 괴력의 사나이는 “찬스에 약하다” “구장이 짧아 홈런을 많이 친다” “좌완 투수에게 약하다”는 등의 종래의 비판도 최근 모두 잠 재웠다고 한다.
내가 그에게 열광하는 까닭은 그가 이처럼 놀라운 성적을 올리고 있어서 만은 아니다. 그는 끊임없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모든 난관을 극복했음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2004년 이승엽은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일본 롯데 지바 팀에 입단했지만 첫해 성적은 2군을 오르내릴 만큼 부진 했고. 작년 홈런 왕을 했다지만 좌완 투수만 나오면 교체되고 수비도 할 수 없는 지명 타자였기 때문에 한 마디로 반쪽 선수였다.
이승엽이 금년 초 스카웃 시장에서 요구한 것은 연봉이나 주전 요구가 아니라 수비 보장이었다. 그 만큼 자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수비로 뛰어야 함을 절감 했던 것이다. 이는 곧 자기 분석을 철저히 했다는 뜻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았던 것이다.
흔히들 어느 분야에서나 가장 어려운 것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한다. 이승엽은 그것을 해 낸 것이다. 철저한 자기 분석과 자기 관리로 자신의 부가 가치를 최고로 올려 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승엽을 칭찬해 주고 싶은 또 하나의 장점은 그의 겸손함이다. 그는 팀의 성적이 부진하자 언제나 겸손함을 잃지 않았고, 아시아 최고 기록 400홈런을 치고도 웃지 않던 그가 요미우리 팀의 승리를 알리는 끝내기 홈런 401호를 치고는 활짝 웃었다고 하여 일본 팬들이 열광했다는 것이다.
금년 초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던 미국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이승엽에게 쏟아지고 있다.
AP 통신은 6일 '아시아에서 400홈런을 때린 이승엽이 미국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제목의 도쿄 발 기사를 통해 이승엽의 홈런 기록과 선수 경력 등을 비중 있게 다뤘다. AP통신은 '일본프로야구에서 탄생할 차세대 메이저리거는 일본인이 아니다'라고 올 시즌 후 이승엽의 빅리그 진출을 아예 못박았다는 것이다.
이승엽의 나이 서른 살, 그는 이제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야구 선수로써 절정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보아도 그는 앞으로 4~5년은 최고의 기량을 유지 할 수 있어 보인다. 그가 앞으로 일본 프로 무대에서 뛰느냐 미국의 메이저 리그에 진출 하느냐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 한다. 그의 오늘의 성공이 언제까지 지속 되느냐는 어디서 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내느냐에 달려 있다. 만일 어느 때라도 성적이 부진하면 하루 아침에 비난의 화살이 꽃일 것이고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사라질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이승엽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처럼 철저한 자기 관리로 이승엽 신화를 계속 이어 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답답한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고 많은 청소년들에게 밝은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 주기 바란다.
첫댓글 일본에 첨 출전시 많은 맴의 상처를 받었을 텐데 지금은 후련할 낀데도 아직 눈길을 안 주는 거 보면 우리의 은근과 끈기를 보여 주려는 것 같애... 이승엽선수 박수를 보낸다...좋은 글이네.
박찬호의 열광을 보아왔다.이제는 종영이 가까워 온듯하여 씁쓸함을 금할수없다 .이승엽의 열광을 볼라치면 길수의 말 처럼 삼복의 짜증을 씻어 준다.미국이든 일본에서 이든 롱런하기를 빈다.
맞아, 이승엽선수는 무엇보다도 겸손함이 가장 돋보이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어...
초기의 부진을 씻고 재기한 것이기에 값진 것이며 스스로의 싸움에서 이긴 것이라고 생각하네 그러한 노력이 계속된다면 미국에서도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네 스포츠 분야에도 길수가 이런 안목과 관심을 갖고 있다니 놀랍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