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골절이 일어날 수 있지만, 모든 골절의 95~98%가 비교적 나이든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며, 운동 기능이나
보행의 안정성이 결핍되어 잘 넘어지기 때문이다. 즉 나이든 사람들의 골절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뼈 자체보다 잘 넘어지는 질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나이든 사람들에게서는 골밀도에 전혀 이상이 없거나 기준에서 약간 밑돌 뿐인데도 불구하고 매일 고관절이나 늑골이 부러지는 일이
발생한다. 특히 골다공성 골절의 50~70%를 차지하는 것이 여자들인데 이들의 골밀도는 기준에서 약간 부족할 뿐이다. 그래서 폐경기에 들어갔거나
폐경기에 가까운 건강한 여성들의 골절사로를 예측하는데 골밀도 측정이 적절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골질 속에 쌓여서 골밀도를 높인다고 하는 알렌드론산을 4년간 복용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발생한 좌골 골절에 대한 연구 결과, 이 약을
복용하지 않은 나이든 여성의 1년간 좌골골절을 경험하지 않을 확률이 99.5%인 반면에 이 약을 매일 복용한 사람들에게서는 골절 위험이
99.8%로 단지 0.3~0.5% 정도 골절 위험을 줄여들었을 뿐이다.
실생활에서 골밀도가 저하된 81명의 여성들에게서 좌골 골절을 막기 위해 4년 2개월깐 지속적으로 이 약을 복용(총 비용 30만 달러)한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질 수도 있다. 이 약물을 10년간 복용하면 골밀도가 증가했지만, 매일 약을 복용하는 본래의 치료 목적은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골절 위험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원래의 목표를 뒷받침하지 못할 수 있다.
효과가 부진한 이유는 뼈의 밀도라는 것은 뼈가 얼마나 견고한가 하는 데 대한 부분적인 요인일 뿐이기 때문이다. 뼈를 구성하는 것은 주로
뼈의 바깥층(외피층)이며, 골밀도 검사에서 측정하는 부위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큰 뼈의 견고성은 뼈의 내부구조(섬유층)에 의해 결정된다.
알렌드론산 같은 약물은 주로 외피질 뼈에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골밀도의 수치는 올라가지만, 골절을 버티는 뼈의 강도에는 이렇다할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된다.
뼈의 강도를 규정하는 것은 기하학적 형태와 질량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두 가지 요인에 유용한 영향을 주는 지극히 효과적인 수단이 있는데
바로 신체적 운동이다. 뼈의 용적당 무게인 골밀도와 달리 절대적 무게인 골질량은 인간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골절을 지니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이런 골질은 갓 성인이 되었을 시점에 최대치에 이르렀다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게 된다.
인체에는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을 기록하고 그에 상응해서 뼈를 성장시키는 고유의 센서가 있어서 뼈의 양 말단에 부착된 근육 구조에 큰
힘이 실리면, 즉 신체활동을 하면 뼈의 구조에 변형 효과를 초래하지만, 그 힘이 미약하거나 신체활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은 위축되고 뼈의 강도
또한 떨어지게 된다. 뼈와 근육의 자료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근육체계가 뼈의 형성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며, 세포돌기를 통해 서로 결합되어
있는 골세포의 망상조직은 역학적인 인력과 압력을 기록하고 그에 걸맞는 적응능력이 있으는 것으로 밝혀졌다.
골격의 형성은 인체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어린 시절에 하는 힘찬 운동 습관이야말로, 특히 엄마 배속에서 노는 태아의
발길질도 외부적 힘이 뼈가 올바르게 자라도록 하는 요인이다. 우유나 칼슘 제품으로는 신체 단련을 대신하지 못하며, 신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이런
물질들이 빠르게 배설물로 빠져나가 버린다. 내 뼈 속에 있는 칼슘의 양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은 뼈의 변형법칙을 가슴에 새기면서 근육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어떤 약품도 운동을 대신할 수는 없으며, 신체활동이 동반되는 경우에만 약물복용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걷기나 달리기 같은 규칙적인
신체 운동이야말로 여성들의 좌골골절을 피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말이다. 즉 보행의 안전성을 회복함으로써 쉽게 넘어지지 않게 되는 보호무기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뼈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최선의 비결은 일생 동안 움직이는 것이다. 얼마나 오랜 기간 신체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 몸의 뼈세포가 외부의 힘에 대한 반응력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즉시 적절히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오던 사람처럼 금방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90세라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건강 문제는 신체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