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전력품질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물결 속에서 전기품질에 관한 새로운 정의와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과거에는 전기품질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국가적인 목표로 존재하였으나 이제는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의 상업적인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전력산업의 수직적 통합형태가 분할됨으로써, 고객-공급자의 관계가 발전, 송전, 및 배전사업자 사이에서도 형성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전력의 거래요소에 공급량과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까지도 포함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다소 애매하게 전기품질을 규정하였으나, 이제는 거래하기 쉽도록 좀더 분명하게 변화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통일된 전기품질의 정의는 없다. 나라마다 서로 다르게 정의되어 발전되어 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전기품질은 두 가지 관점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공급신뢰도로써 "계통의 일정 지점에서 전력의 이용 가능성"을 나타내며, 나머지 하나는 전압품질로 대표되는 "전압의 크기, 주파수 및 파형에 관한 품질"을 나타낸다.
전력산업의 완전경쟁 환경에서, 전력은 상업적 생산물이 된다. 그러나, 일반 상품과 비교하여, 전력은 일반상품과 구별되는 특성을 갖는다. 첫째는 저장성이다. 둘째는 생산되는 전력과 소비가 지속적으로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 특성은 전력이 발전소에서 최종 소비자까지 아주 빠르게 공급되기는 하지만 동일한 품질의 상품(전력)이 공급과정(송전, 배전계통)에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급과정에서 시간과 공간에 따라 품질변동이 다르게 되나, 동일한 지점에 연결된 소비자는 동일한 품질을 얻는다. 이것은 전력을 여러 가지 등급의 제품으로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추어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전력의 기술적인 사항에는 관심이 없고, 저렴한 요금, 필요한 양과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품질에 관심이 있다. 고급 품질은 비싼 요금을 유발하므로, 소비자는 필요 이상의 품질에 대하여 기꺼이 지불하려하지 않는다. 일부 소비자는 가격을 낮추기 위하여 낮은 품질을 요구하기도 한다. 어떤 소비자는 신뢰도가 최고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측면에서, 공급신뢰도는 보통 "연간 공급중단 횟수"와 "공급중단 평균 기간"의 두 가지 요소로 평가된다. 공급신뢰도는 기술적인 이유와 상업적 이유로 인하여 악화될 수도 있다. 기술적 이유는 발전기 또는 계통의 정지로 소비자가 요구하는 전력을 공급할 수 없게 되는 경우이며, 상업적 이유는 어느 공급자의 공급비용이 공급 불이행에 대한 벌금을 초과할 때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전력을 공급하지 않는 경우이다. 즉 혼잡비용이 공급중단에 따른 벌금보다 많으면 공급자가 혼잡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벌금을 지불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감시하지만, 사용되는 방법과 지표는 아주 다르다. 이제, 계통측면의 접근방식에 중점을 둔 과거의 전력회사의 경향은 전력시장 자유화로 인하여 소비자 측면의 접근방식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전력회사는 계획기준에 따라 자체적으로 전력계통을 개발하고 기준에 적합하도록 투자한다. 그러나, 이 접근방법은 소비자에게 필요한 품질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없다. 따라서, 요즘은 소비자 입장에서 정의된 신뢰도 기준를 달성하기 위한 의무를 전력회사에 지우는 경향이 있다. 즉, 소비자 입장에서 신뢰도 지표에 대하여 목표수준을 설정하고, 공급중단에 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계통설계는 신뢰도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소이다. 그러나, 모든 소비자가 동일한 신뢰도 수준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일반적으로 표준을 초과한 신뢰도에 대하여 추가 요금을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소비자는 그들이 지불할 신뢰도 기준을 갖고 싶어한다. 소비자의 이런 독특한 희망에 대하여 주요 계통의 신뢰도를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반면, 지역적 수준에서는 조치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아주 높은 신뢰도를 원하고 대가를 지불할 마음이 있으면, 주요 계통과 지역의 신뢰도를 적절히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즉, 매우 신뢰도가 높은 지역계통에 접속되더라도 무정전 전원장치 등을 설치하지 않는 한 그 지역의 한계를 초과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각 소비자에 대하여 신뢰도와 가격의 균형에 따른 신뢰도 수준을 갖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 지역의 모든 소비자가 보다 양호한 신뢰도에 알맞은 대가를 지불할 생각이 있다면, "특별 공급지역"으로 지정하여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정전이 되었을 경우, 복구 우선순위와 차등 요금을 결합하여 특별한 욕구를 가진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도 있다.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전력은 주파수, 전압의 크기, 전압의 파형, 전압의 평형 등의 기술적 특성이 있다. 이 특성은 전력을 수송하는 과정에서 수요와 발전력의 변동, 설비의 고장 등으로 인하여 변동된다. 기술적 특성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가전제품이 전압변동에 잘 견디도록 하는 대체방안도 역시 추가 비용을 유발한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관리되어야 할 전압품질의 요소는 주파수 편차, 완만한 전압변동, 순간전압 강하, 플리커, 과도적인 과전압, 고조파 및 상 불평형 등이다. 이런 요소에 대하여, 계통전체를 대상으로 전압품질을 연속적으로 감시하고 조사하기는 힘들다. 전용설비가 설치되어야 하고, 감시 데이터 관리에 많은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전압품질을 포함한 공급품질 목표가 계약내용에 포함될 수도 있으므로 감시의 필요성이 더욱 증가될 것이다.
신뢰도 및 전압품질에 관한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효과에 대하여 일부 전문가는 공급품질이 저하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전력회사간 경쟁으로 신뢰도 문제의 협력 감소, 지속적인 가격압력으로 자산의 보수 및 교체비 감소, 참여자의 증가로 인한 컴퓨터, 제어설비, 통신분야 등의 문제, 비용의 축소 압력에 따른 계통의 이중화 감소로 계통 취약성 증가, 장기계획보다 단기 경제성 우선 정책 등이 이유로 꼽힌다. 다른 전문가들은 초기에 약간의 어려움을 겪은 후에, 소비자가 정한 공급품질과 합의된 품질기준 위반에 따른 벌금제도가 참여자를 유인하여 전력산업이 새롭게 발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위반자에게는 전압품질 기준이 강화될 것이며, 전력회사는 전압품질 감시장치를 더 많이 설치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의 요구사항이 품질목표 조정에 고려된다면, 소비자 의견을 구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접근방법이 소비자의 의견으로 규제기관에 제시될 수 있다. 이것은 소비자 숫자만큼이나 많은 "최적 품질수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미 설명한 것과 같이 모든 개별 소비자에게 다른 품질을 제공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품질 패키지"를 만들어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다양성은 송전계통보다 배전계통에 도입하기가 더 용이하다.
계통의 동일한 지점에 연결된 소비자에게 다른 기술적 품질을 공급하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보상비 지급 등 기타 서비스 보증을 위하여 소비자를 구분하는 것은 가능하다.
규제완화 환경에서 정전이나 전압품질이 기준에 미달할 때 누구의 책임인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수직적으로 통합된 회사는 최종 소비자가 전압품질 저하의 책임이 있어도 내부 문제이지만, 수많은 소비자와 공급자 관계가 존재하는 새로운 체제에서는 책임의 결정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분쟁해결을 위한 정교하고 특별한 절차가 필요하다.
소비자의 불만을 야기할 정도로 요금이 과도하게 인상되지 않고 일반적인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준을 개발하는 것이 규제기관의 과제이다. 이런 일반기준은 모든 참여자가 자문에 참여하여 규제기관이 설정한다. 규제기관은 송배전회사에게 부과된 기준에 적합한 재정적인 수단을 주어야 하며, 품질수준 달성을 감시하기 위한 보고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요구되는 품질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면, 규제기관은 책임져야 할 참여자에게 벌칙을 부과할 수 있다. 지불금은 규제기관의 유도로 접속협약에 규정되어야 한다.
규제기관은 손해 본 참여자에게 약간의 보상을 하거나 시스템을 최적화하여 재정적 보상방안을 구축해야 한다. 규제기관은 분쟁조정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시행 초기단계에서는 독립된 전문가에 의하여 운영되는 조정절차를 활용할 수도 있다.
송전회사의 다양한 소비자가 규제기관에 의하여 일반적 품질목표로 설정될 품질/가격 비율에 대한 기대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 품질목표는 요구사항과 모든 참여자의 기대 사이에서 공정하게 타협되어야 한다.
소비자가 기준을 초과하는 품질이 필요하면, 송전회사와 협의할 수 있으며, 소비자와 그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송전회사에게는 미래의 분쟁을 피하기 위하여 소비자와 공급품질에 대한 전향적이고 건설적인 대화가 중요하다. 또한 개방된 시장에서 독점에 따른 일부 의심을 고려할 때 송전회사의 이미지를 증진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제도는 공급품질의 접근방법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적인 배경은 변동이 없으나, 품질문제는 새로운 경쟁환경에서 다루어 질 수 있다. 과거에, 송전회사는 계획기준으로 계통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스스로 노력하였다. 계획기준의 최종결과는 소비자에 대한 공급신뢰도로써 그 목표가 명확하지는 않았다. 신뢰도 및 전압품질 등에 관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사항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품질요소를 개별 소비자의 요구사항에 적합하도록 조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필요 이상으로 높은 품질을 공급하면 소비자가 추가비용을 직 간접적으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다. 유일한 결론은 소비자의 품질과 가격에 대하여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타협점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런 타협은 전적으로 사회적인 선택이며, 규제기관이 이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합의된 수준보다 품질이 낮을 경우, 책임의 결정은 매우 복잡하다.
공표되는 품질지표의 감시, 기록 및 처리 문제는 품질 관점에서 참여자간 계약의 중요한 부분이다.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새로운 계약이 품질에 주는 영향을 평가하고 품질수준을 합리적으로 보증하는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