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트롯을 보고
세상이 하 수상하니 날씨마저 음산하다.
집안에서 주로 지내다 보니 마치 예전에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창밖만 내다보던 거산(巨山)과 후광(後廣)이 생각난다.
답답하니 옴싹달싹을 못하게 하던 내자가 어제는 인적이 뜸한 대룡산 골짜기까지 되돌아 오곤 한다.
고전을 배우면서 군자가 가장 두려운 것은 천명(天命)이라고 배웠는데 되새김질하며 그 언저리를 이것 저것 찾아 원뜻을 알아보고, 애꿎은 논어 1- 10절까지 시험을 목전에 둔 학생처럼 쓰고 또 암기하며 달이 지고 해가 뜬다.
비록 나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이렇게 하루를 저마다의 방법으로 소화해 내겠지 하면서 인고(忍苦)하다가
트롯트를 무심코 들으면서 종편방송 조선 tv에서 전국 방영 30.4% 높은 지지를 받은 미스터 트롯에 관심이 가면서 음악에 문외한인인 나까지 스멀대는 흥에 취하니 그 얼마나 다행인가!
-겪으면서 인격(人格)이 만들어진다
미스터 트롯에 지원자가 가히 만여 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실로 놀랍다.
그 중에서 눈에 익은 사람이 두명인데 KBS 아침마당에서 5회 연속 1위로 가수가 된 이번 진의 임영웅과
가요무대에 나와 젊음을 과시하던 김수찬가수였다.
그중 김수찬 가수는 그 가요무대 그 이전에 남진의 목소리 찾아내기에 당당 1위를 해, 리틀 남진이라고 할
만큼 기능이 뛰어났는데 매주 월요일 가요무대에 출연해 나도 모르게 이목이 집중되었다.
< 기대를 져버린 김수찬>
때문에 매주 목요일 어김없이 실시하던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 트롯이 첫사랑처럼 기다려진다.
그리고 활동하는 김수찬 가수에 무한한 성원이 무더기로 전해진다.
-그래, 김수찬가수가 최고 진(眞)이 되리라.
-나는 영탁이
하고 매주 목요일 기다리며 박수를 보냈는데 아뿔싸 내 예상과 전혀 빗나가는게 아닌가!
후한 점수가 아닌 각박한 점수로 예선에 겨우 턱걸이를 하지않나, 예선에서 떨어졌다가
심사위원들이 아까운 가수 몇명을 구제해 주는 추가합격에 끼어 14인까지는 어렵게 올라와 놀라게 했다.
어떤 연유에서 점수를 낮게 받을까?
여지껏 스팩도 대단한데 임영웅 초보 가수와 견줄게 아닌데-.
문외한인인 나의 예상을 바르게 잡아 평해 준 심사위원은 비내리는 영동교의 주현미의 평이었다.
-김수찬은 장난기가 있어 진정성(Authenticity)이 부족했지만, 오늘은 잘 불렀다.
아-! 진정성, 진실한 마음이?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진지한 태도, 성실성이 아니던가!
그런 것 때문에 결국 2주 전에 14인에서 스스로 지명한 상대방에 10:0으로 패해 결승에서 접어야 했다.
그 때 심사석에는 남진 가수가 동석(同席)했으니 얼마나 아이러니칼했을까!
진정성! 진짜를 말한다. 가식적인 모습은 진정성에 정면 대치된다.
진정성에는 진실성과 독창성이 포함된다. 유일한 어린 가수가 결승까지 와서 당당히 5위를 했을때
심사위원은 평했다. 어른 가수를 흉내낸 것이 아니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노래를 불러 감동을 주었다고-.
기성가수를 흉내내지 않는 것을 높이 평가했으니 그것이 독창성이 아닌가!
가요무대에 나와 옛노래를 부르던 김수찬을 냉정히 돌아본다. 젊은이답게 흥에 취한 몸놀림과 분위기가
독자들을 열광케 한다. 하지만 진짜인지 가짜인지 내면의 상태에 의문이 가는 장난기는 금물이다.
즉 불신의 조장이란 주현미 심사위원의 말에 진정성 부족이 상대방에 인정받지 못한 것이리라.
가훈을 돌아보면 주로 성실, 노력, 근면 등이 많다.
이중 모든 것이 진정성에 해당한다. 예술작품에서도 감정의 진실성이 생명이다.
작가를 Author 이라고 하지 않는가! 골동품이 진품일 때도 보면 진정성이라고 한다.
무엇을 할 때 제어나 정도가 상대방을 감탄케 한다. 그게 진정성이다.
지난 주 목요일에 이슥한 새벽까지 잠못이루게 한 것이 진정성이었다.
의심이 싹트면 안된다 나 나름대로의 투박한 노력과 내면을 그대로 보여줌이
하나의 예술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임을 진정 깨달은 미스터 트롯이 준 교훈이다.
고된 인생-이것저것 겪으면서 인격이 만들어지나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