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 행복한 약국 "Always happy, wellness, smile. Better life through Happy Pharmacy"
행복한 약국을 통해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고, 웃는 더 나은 삶을. 약국 출입구에 적힌 영어 문구를 읽어내려가다 약사가 환자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니 문구가 그대로 흡수된다.
웃음 섞인 밝은 목소리로 조제를 기다리는 환자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를 행복한약국 김혜진 약사(39·숙명여대 약대). 약국 이름 그대로 약사는 물론 환자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하루 평균 유입 처방전 40건. 근무약사, 직원 하나 없는 나홀로약국이지만 김 약사는 약국을 찾는 환자 한명한명, 그리고 그들을 만나는 시간이 소중하기만 하다.
약국에서 시간이 남보다 덜 바쁘기에 환자 한명, 한명과의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고, 그 시간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한다는 김 약사의 행복한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
약사가 만든 미니페이퍼…알짜 정보가 가득 행복한약국에는 김 약사만의 노하우가 담긴 미니 페이퍼가 있다. 김 약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한손에 쏙 들어올만한 크기의 페이퍼에는 약에 대해 꼭 필요한 핵심 정보만이 집약돼 있다.
약마다 인서트 페이퍼가 있지만 워낙 글씨도 많고 내용이 길어 환자가 읽고 참고하기에는 무리가 있단 점에서 착안, 환자가 꼭 인지해야 하는 내용만 따로 뽑아 정리해 둔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들이 많이 찾는 임팩타민, 코엔자임 큐텐, 하이마린 연질캡슐, 우루사정 등의 경우 각 약의 핵심 효능 효과, 복용법 등 필요한 내용만 따로 정리해 놓았다. 상담 과정에서 환자에게 보여주거나 제품을 구입한 환자에게는 약과 함께 동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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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가 많이 찾는 제품의 핵심 정보만을 이해하기 쉽게 따로 정리해 상담 중에 활용하거나 환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
항생제 복용이 많은 환자들을 위해서 따로 제작한 미니 페이퍼도 눈에 띈다. 항생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제제 복용이 필요한 것을 설명하는 페이퍼를 만들어 직접 나눠주거나 약봉투에 하나씩 넣어 주고 읽어볼 수 있도록 한다.
여행용 상비약 10가지 체크리스트 역시 김 약사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 ▲해열 진통 소염제 ▲지사제 소화제 ▲종합감기약 ▲살균소독제 ▲상처에 바르는 연고 ▲모기 기피제 ▲멀미약 ▲일회용 밴드 거즈 반창고 ▲고혈압 당뇨 천식약 등 만성질환용 약 ▲소화용 지사제 해열제를 목록으로 만들어 환자가 직접 체크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코팅해 놓은 체크리스트를 약국에 비치해 환자가 직접 네임펜으로 체크해보고 빠진 약은 구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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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생제 복용이 많은 환자가 알면 좋을만한 내용을 담은 미니페이퍼를 약봉투 등에 동봉하고 있다. 여행용 상비약 리스트를 약국에 비치해 환자가 직접 체크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김 약사는 "주요 품목이나 질환 등을 환자들과 상담하면서 꼭 필요한 핵심 내용만 뽑아 환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제작해 놓고 있다"며 "상담 중에도 활용하고 집에 돌아가서도 환자들이 내용을 상기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고 말했다.
상담 중심 약국, 지명구매 원하는 환자 대처 노하우 상담을 위주로 하는 약국이다 보니 비교적 조제보다 매약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김 약사는 자신만의 약 선택 철칙이 있다. 자신은 물론 자신의 가족에게도 자신있게 권하고 복용할 수 있는 믿음 있는 제품을 약국에 들여놓고 환자에게도 권한다는 것.
이렇다 보니 가끔 지명구매를 원하는 환자가 있을 때 약사와 생각이 다른 경우도 있다.
이럴 때 대처하는 김 약사만의 노하우는 우선 환자가 원하는 제품과 관련된 약들을 한꺼번에 환자에게 펼쳐 내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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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명구매를 원하는 환자에게 약사는 여러가지 약을 보여주고 상담을 통해 환자가 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권하고 있다. |
몇가지 관련 제품을 보여주며 약사는 환자에게 제품 하나하나의 특징을 설명하고 그 환자에게 필요한 제품을 설명한다. 그러면 환자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약사가 권하는 제품을 신뢰하며 구입해 간다는 게 김 약사의 설명이다.
김 약사는 "특정 제품 구입을 원하는 환자에게 약사가 또다른 특정 제품 판매를 유도하면 환자는 색안경을 끼고 보기 마련"이라며 "그것보다는 여러 제품을 비교하고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상담을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환자에게 꼭 맞는 제품을 권하면 약사에 대한 신뢰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꾸고 또 바꾸고"…약국은 아이디어 실험 무대 김 약사는 현재 약사들의 학술 모임인 어여모, 오연모 등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나홀로약국을 운영하며 다수의 집중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것이 곧 약국 경영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는 게 김 약사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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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약사가 손수 만든 POP를 제품과 함께 진열해 놓았다. 디스플레이는 계절이나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
끊임없이 공부해야 더 자신있게 환자와 이야기할 수 있고 최신의, 고급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단 생각에서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유도 최신의 약물, 건강 정보 등을 습득해 상담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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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진 약사. |
지속적인 공부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습득한 정보는 곧 약국에 적용하고 환자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약국에 들여 놓는 제품이나 손수 만드는 POP에 정보를 활용하고 계절이나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디스플레이를 변경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김 약사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른 약사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공부하면서 배우고 약국에 벤치마킹해 볼만한 내용이 많다"며 "상담을 워낙 좋아도 했지만 처방전이 많지 않아 상담에 더 집중할 수 있다보니 더 많이 공부하고 그 속에서 약사로서 만족과 자긍심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