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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트 벤치 스크랩 두보(杜甫)
가제트 추천 0 조회 137 09.12.06 02:4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만성이수1(漫成二首1)-두보(杜甫)

여유있게 짓다-두보(杜甫)

野日荒荒白(야일황황백) : 들판 햇빛은 거친 곳에도 밝고
春流泯泯淸(춘류민민청) : 강 흐름은 소리도 없이 맑다.
渚蒲隨地有(저포수지유) : 물가의 창포는 땅을 따라 나타나고
村徑逐門成(촌경축문성) : 마을 길은 문을 따라 나있다.
只作披衣慣(지작피의관) : 오직 옷가슴 풀어헤에 익숙하고
常從?酒生(상종록주생) : 항상 술 거르는 사람을 따라 산다.
眼邊無俗物(안변무속물) : 눈가엔 속세의 기색 조금도 없어
多病也身輕(다병야신경) : 병이야 많아도 또 몸은 가볍다.
  
만성이수2(漫成二首2)-두보(杜甫)

여유있게 짓다-두보(杜甫)

江皐已仲春(강고이중춘) : 강 언덕에는 이미 봄이 한창이고
花下復淸晨(화하복청신) : 꽃 아래에는 또다시 맑은 새벽이어라.
仰面貪看鳥(앙면탐간조) : 얼굴을 들어 새 보는 것 탐하다
回頭錯應人(회두착응인) : 머리를 돌려 사람에 대답함에 그르쳤어라.
讀書難字過(독서난자과) : 글을 읽음에 어려운 글자는 지나치고
對酒滿壺頻(대주만호빈) : 술을 대하여서는 술을 채음을 자주 한다.
近識峨嵋老(근식아미노) : 근래에 아미산의 노인을 아노니
知余懶是眞(지여나시진) : 나의 게으름이 정말임을 알았어라.
  

춘수생이절1(春水生二絶1)-두보(杜甫)

봄물이 생겨나-두보(杜甫)

二月六夜春水生(이월륙야춘수생) : 이월 초엿새 밤에 봄물이 불어나

門前小灘渾欲平(문전소탄혼욕평) : 문 앞에 조그만 여울이 평평해 진려한다.

????莫漫喜(로자계칙막만희) : 가마우지와 자원앙이여, 공연히 혼자 기뻐말라

吾與汝曹俱眼明(오여여조구안명) : 나도 네희 무리들과 같이 눈이 밝아지는구나.
  
춘수생이절2(春水生二絶2)-두보(杜甫)

봄물이 생겨나-두보(杜甫)

一夜水高二尺强(일야수고이척강) : 하룻밤에 물 높이가 두자 정도 높아지니

數日不可更禁當(삭일부가경금당) : 몇일이면 가히 더 이상 이기지 못하리라.

南市津頭有船賣(남시진두유선매) : 남쪽 시장 나룻머리에 배 팔 사람 있겠지만

無錢卽買繫籬旁(무전즉매계리방) : 바로 사서 울타리에 매어놀 돈이 전혀 없어라.
  
모한(暮寒)-두보(杜甫)

저녁 한파-두보(杜甫)

霧隱平郊樹(무은평교수) : 안개는 평평한 들판에 나무를 숨기고
風含廣岸波(풍함광안파) : 바람은 넓은 언덕의 물결에 머물어있다.
沈沈春色靜(침침춘색정) : 어둑어둑한 봄빛이 고요하고
慘慘暮寒多(참참모한다) : 스글픈 저녁의 추위가 심하구나.
戍鼓猶長繫(수고유장계) : 국경을 지키는 북소리 여전히 길게 매여있고
林鶯遂不歌(임앵수부가) : 숲속 꾀꼬리는 마침내 노래하지도 않는구나.
忽思高宴會(홀사고연회) : 홀연히 옛 큰 잔치 생각해보니
朱袖拂雲和(주수불운화) : 붉은 소매가 거문고에 스치는구나.
  
춘귀(春歸)-두보(杜甫)

봄날에 돌아가다-두보(杜甫)

苔徑臨江竹(태경림강죽) : 이끼 낀 길에는 강물과 임한 대나무
茅?覆地花(모첨복지화) : 초가 처마에는 땅을 덮은 꽃이로다.
別來頻甲子(별내빈갑자) : 이별하여 옴에 세월 빨리 지나고
歸到忽春華(귀도홀춘화) : 돌아와 보니 어느덧 봄빛이 화사하다.
倚杖看孤石(의장간고석) : 지팡이에 의지하여 외로운 바위 바라보며
傾壺就淺沙(경호취천사) : 병을 기울여 얕은 모랫벌로 나아간다.
遠鷗浮水靜(원구부수정) : 멀리 갈매기가 물에 떠 고요하고
輕燕受風斜(경연수풍사) : 가벼운 제비는 바람을 받아 비껴 난다.
世路雖多梗(세노수다경) : 세상길은 비록 가시나무 많아도
吾生亦有涯(오생역유애) : 내 삶도 또한 물가가 있어라.
此身醒復醉(차신성복취) : 이 몸은 깨났다 다시 또 취하여
乘興卽爲家(승흥즉위가) : 흥에 겨워 나아가니 내 집에 와 있구나.
  
봉수리도독표장조춘작(奉酬李都督表丈早春作)-두보(杜甫)

이도독의 표장조춘 작품을 받들어 수작하다-두보(杜甫)

力疾坐淸曉(역질좌청효) : 병을 견디며 맑은 새벽에 앉으니
來詩悲早春(내시비조춘) : 떠오른 시는 이른 봄을 슬퍼해서 지었구나.
轉添愁伴客(전첨수반객) : 수심이 나그네 벗함이 더해가고
更覺老隨人(경각노수인) : 늙음이 사람을 쫓아옴을 다기 알겠어라.
紅入桃花嫩(홍입도화눈) : 붉은 빛은 복숭아꽃에 들어 부드럽고
靑歸柳葉新(청귀류섭신) : 푸른 빛은 버들잎에 돌아가 새로워라.
望鄕應未已(망향응미이) : 고향을 그리움이 응당 다 하지 못하니
四海尙風塵(사해상풍진) : 온 세상에 오히려 풍진이 이는구나. 
  

정월삼일귀계상유작간원내제공(正月三日歸溪上有作簡院內諸公)-두보(杜甫)

정월 초 삼일에 개울로 돌아와 간원 내의 제공과 짓다-두보(杜甫)

野外堂依竹(야외당의죽) : 들 밖에 집이 대숲을 의지하고
籬邊水向城(리변수향성) : 울타리 가의 물은 성으로 흘러간다.
蟻浮仍臘味(의부잉납미) : 개미 떠 있는 술은 납월의 맛이 있고
鷗泛已春聲(구범이춘성) : 갈매기 떠 있음은 이미 봄소리구나.
藥許?人?(약허각인촉) : 약은 이웃 사람의 패어감을 허락하고,
書從稚子擎(서종치자경) : 서책은 아이가 가져고 다님을 무던히 여긴다.
白頭趨幕府(백두추막부) : 허옇게 센 머리로 막부에 달려오니
深覺負平生(심각부평생) : 평생의 신세짐을 깊이 깨닫는다. 
  

춘일희제뇌학사군형(春日戱題惱?使君兄)-두보(杜甫)

봄날 뇌학 사군형을 재미로 지어본다-두보(杜甫)

使君意氣凌靑宵(사군의기능청소) : 사군의 뜻과 의기는 하늘을 범하였고
憶昨歡娛常見招(억작환오상견초) : 지난 즐거운 자리에 늘 초대 받은 일을 생각한다.
細馬時鳴金??(세마시명금요뇨) : 털 가는 말이 때때로 울으니 금요뇨요
佳人屢出董嬌饒(가인누출동교요) : 예쁜 사람 자주 나오니 동교요이어라.
東流江水西飛燕(동류강수서비연) : 동으로 흐르는 강물과 서로 날르는 제비야
可惜春光不相見(가석춘광불상견) : 봄빛에 서로 만나 보지 못함이 가히 슬프구나.
願?王趙兩紅顔(원휴왕조량홍안) : 원하노니, 왕씨와 조씨 두 홍안의 미녀를 끌어
再騁肌膚如素練(재빙기부여소련) : 살결이 흰 비단 같은 사람을 다시 말 달려 보내리라.
通泉百里近梓州(통천백리근재주) : 통천이 백리정도로 재주 땅에 가까우니
請公一來開我愁(청공일내개아수) : 청하노니, 그대는 한 번 와 내 시름을 열어주어라.
舞處重看花滿面(무처중간화만면) : 춤추는 곳에 다시 꽃이 얼굴에 가득함을 볼 것이니
樽前還有錦纏頭(준전환유금전두) : 술 잔 앞에는 도리어 금전두가 있으리라.
  

성춘(成春)-두보(杜甫)

이 완연한 봄날에-두보(杜甫)

歲暮遠爲客(세모원위객) : 세모에 멀리 와서 나그네 되니
邊隅還用兵(변우환용병) : 변경에서 도리어 용병을 하는구나.
烟塵犯雪嶺(연진범설령) : 연기와 먼지가 눈 내린 고개를 침범하고
鼓角動江成(고각동강성) : 북과 뿔피리소리가 강성에 요동치는구나.
天地日流血(천지일류혈) : 천지 간에 날마다 유혈이 낭자하니
朝廷誰請纓(조정수청영) : 조정에는 누가 갓끈을 청하겠는가.
濟時敢愛死(제시감애사) : 시절을 구제함에 감히 죽음인들 아끼랴만
寂寞壯心驚(적막장심경) : 적막하여 장사의 마음도 놀라는구나.
  
구일오수1(九日五首1)-두보(杜甫)

중양절에-두보(杜甫)

重陽獨酌盃中酒(중양독작배중주) : 중양절에 혼자 잔술을 마시는데
抱病起登江上臺(포병기등강상대) : 병든 몸 일으켜 강 위의 누대에 오른다.
竹葉於人旣無分(죽섭어인기무분) : 대나뭇잎 내게 연분 전혀 없고
菊花從此不須開(국화종차부수개) : 국화꽃이야 이제 반드시 피지 않아도 좋다.
殊方日落玄猿哭(수방일낙현원곡) : 타향 땅에 해가 지는데 원숭이 울부짖고
舊國霜前白雁來(구국상전백안내) : 고향에선 서리 내리기 전 흰 기러기 날아왔었다.
弟妹蕭條各何在(제매소조각하재) : 동생들은 쓸쓸히 모두 어지에 있는가
干戈衰謝兩相催(간과쇠사량상최) : 전쟁과 늙어감이 모두 나를 재촉한다.
  

고안(孤雁)-두보(杜甫)

외기러기-두보(杜甫)

孤雁不飮啄(고안부음탁) : 외기러기 먹지도 쪼지도 않고
飛鳴聲念?(비명성념군) : 날아 우니 그 소리 무리를 찾는구나.
誰憐一片影(수련일편영) : 누가 불쌍히 여겨주리, 한 그림자
相失萬重雲(상실만중운) : 만 겹의 구름 속에서 잃어버린 것을.
望盡似猶見(망진사유견) : 끝까지 바라보니 오히려 보이는 듯 하고
哀多如更聞(애다여경문) : 애처로움은 짙어져 다시 들리는 듯하다.
野鴉無意緖(야아무의서) : 들 까마귀는 감정이 없는 듯
鳴?亦紛紛(명조역분분) : 소리 내어 지저귀는 듯 요란하구나. 
  

만성일수(漫成一首)-두보(杜甫)

만성 한 수-두보(杜甫)

江月去人只數尺(강월거인지삭척) : 달과 사람의 거리는 오직 몇 자

風燈照夜欲三更(풍등조야욕삼경) : 바람 앞의 등불 비취는 밤은 삼경.

沙頭宿鷺聯拳靜(사두숙노련권정) : 모랫머리엔 조용히 두발 모아들고 조는 백로

船尾跳魚撥刺鳴(선미도어발자명) : 뱃고물에 몸을 번드치며 팔짝 뛰는 물고기.
  

곡강대주(曲江對酒)-두보(杜甫)

곡강에서 술을 앞에 두고-두보(杜甫)

苑外江頭坐不歸(원외강두좌부귀) : 상림원 밖 곡강 머리에 앉아 돌아가지 않는데
水精宮殿轉?微(수정궁전전비미) : 수정 궁궐은 가랑비 속에 흐미해져간다.
桃花細逐楊花落(도화세축양화낙) : 복사꽃은 살짝 버드나무꽃 쫓아 떨어지고
黃鳥時兼白鳥飛(황조시겸백조비) : 꾀꼬리는 때때로 백조와 날아다닌다.
縱飮久判人共棄(종음구판인공기) : 마음껏 마시고 오래 떨어지니 사람들이 날 버리니
懶朝眞與世相違(나조진여세상위) : 게으른 조정사람은 진정 세상과 어긋는구나.
吏情更覺滄洲遠(리정경각창주원) : 벼슬아치의 마음을 다시 깨달았나니 창주는 멀고
老大徒傷未拂衣(노대도상미불의) : 늙어가면서도 아직 옷을 떨치지 못하니 마음이 상한다.
  

후출새오수4(後出塞五首4)-두보(杜甫)

후에 변방을 나오며-두보(杜甫)

獻凱日繼踵(헌개일계종) : 승전을 올리는 일이 날마다 줄을 잇고
兩蕃靜無虞(량번정무우) : 두 오랑캐 땅이 평정되어 걱정거리가 없어졌다.
漁陽豪俠地(어양호협지) : 어양은 호협들의 땅이라
擊鼓吹笙?(격고취생우) : 북 치고 피리를 불어댔다.
雲帆轉遼海(운범전료해) : 구름 속 높이 뜬 배들은 요해로 가
粳稻來東吳(갱도내동오) : 곡식을 동오 땅으로 오고
越羅與楚練(월나여초련) : 월나라 비단과 초나라 명주는
照耀輿臺軀(조요여대구) : 여대의 천한 사람들 몸에도 입혀져 빛나고 있다.
主將位益崇(주장위익숭) : 중요한 장군들의 지위는 더욱 높아져
氣驕凌上都(기교능상도) : 기세의 교만함이 상도를 능가했다.
邊人不敢議(변인부감의) : 변새의 사람들은 감히 의논하지도 못하고
議者死路衢(의자사노구) : 의론하는 자는 거리에서 죽임을 당하였다.
  

후출새오수3(後出塞五首3)-두보(杜甫)

후에 변방을 나오며-두보(杜甫)

古人重守邊(고인중수변) : 옛사람은 변방 지키기를 중하게 여기고
今人重高勳(금인중고훈) : 지금 사람들은 공훈 높이기를 중하게 여긴다.
豈知英雄主(개지영웅주) : 어찌 알리오, 영명하고 씩씩한 군주께서
出師亘長雲(출사긍장운) : 군사를 내어 먼 구름까지 뻗어나가신다.
六合已一家(륙합이일가) : 세상이 이미 한 집안이 되었으니
四夷且孤軍(사이차고군) : 사방 오랑캐들은 장차 고립된 군대가 되리라.
遂使?虎士(수사비호사) : 마침내 용맹한 군사들로 하여금
奮身勇所聞(분신용소문) : 몸을 떨치어 일어나게 하니 소문대로 용맹하였다.
拔劍擊大荒(발검격대황) : 칼을 뽑아 대황 지방을 쳐서
日收胡馬?(일수호마군) : 날마다 오랑캐 말들을 거두어온다.
誓開玄冥北(서개현명배) : 맹서하기를, 어두운 북쪽을 열어
持以奉吾君(지이봉오군) : 가져다가 우리 임금에게 받들어 바치리라.
   
 

후출새오수2(後出塞五首2)-두보(杜甫)

후에 변방을 나오며-두보(杜甫)

朝進東門營(조진동문영) : 아침에 동문영에 나아가고
暮上河陽橋(모상하양교) : 저물어 하양교에 올랐다.
落日照大旗(낙일조대기) : 지는 해는 큰 깃발을 비추고
馬鳴風蕭蕭(마명풍소소) : 말은 울어대고 바람은 쓸쓸하다.
平沙列萬幕(평사렬만막) : 평평한 모래벌판에 많은 막사가 벌려있고
部伍各見招(부오각견초) : 군진의 대열에서는 각기 명단을 부른다.
中天懸明月(중천현명월) : 중천에는 밝은 달이 걸리고
令嚴夜寂寥(령엄야적요) : 군령은 엄하고 밤은 고요하기만 하다.
悲?數聲動(비가수성동) : 슬픈 피리소리 몇 가닥이 들려오니
壯士慘不驕(장사참부교) : 장사들은 서글퍼져 사기가 위축된다.
借問大將誰(차문대장수) : 묻노니, 대장군은 누구신가
恐是??姚(공시곽표요) : 아마도 그분은 표요교위 곽거병이 아니실까.
  

후출새오수1(後出塞五首1)-두보(杜甫)

후에 변방을 나오며-두보(杜甫)

男兒生世間(남아생세간) : 사나이 세상에 태어나
及壯當封侯(급장당봉후) : 장년이 되면 제후에 봉해져야지.
戰伐有功業(전벌유공업) : 전쟁 이겨 공업이 있어야지
焉能守舊丘(언능수구구) : 어찌 능히 고향만 지키리오.
召募赴?門(소모부계문) : 징집을 받고 계문에 달려오니
軍動不可留(군동부가류) : 군사로 동원하니 머무를 수 없도다.
千金裝馬鞭(천금장마편) : 천금으로 말채찍 꾸미고
百金裝刀頭(백금장도두) : 백금으로 칼머리 장식한다.
閭里送我行(려리송아항) : 마을에서는 나의 길을 전송하고
親戚擁道周(친척옹도주) : 친척들은 떠나는 길을 둘러싼다.
斑白居上列(반백거상렬) : 반백의 어른들은 위쪽 열에 있으며
酒?進庶羞(주감진서수) : 술이 취해가니 온갖 안주를 올린다.
少年別有贈(소년별유증) : 젊은이에게 따로 준 것이 있으니
含笑看吳鉤(함소간오구) : 웃음을 띠며 오나라 칼을 바라본다.
  

봉동곽급사탕동령추작(奉同郭給事湯東靈湫作)-두보(杜甫)

곽급사의 <탕동영추>에 화답하여 짓다-두보(杜甫)

東山氣?鴻(동산기몽홍) : 동쪽에 산기운이 자욱하고
宮殿居上頭(궁전거상두) : 궁전은 그 꼭대기에 놓여있습니다.
君來必十月(군내필십월) : 황제께서는 반드시 시월에 오시어
樹羽臨九州(수우림구주) : 근위병과 구주를 내려 보십니다.
陰火煮玉泉(음화자옥천) : 유황불은 옥 같은 샘물을 데워
噴薄漲巖幽(분박창암유) : 용솟을 쳐서 바위 깊은 계곡에 넘칩니다.
有時浴赤日(유시욕적일) : 때때로 붉은 해를 목욕시키는 데
光抱空中樓(광포공중누) : 빛은 공중의 누각을 싸고돕니다.
?風入轍跡(랑풍입철적) : 낭풍전 꼭대기에 수레바퀴 자국과 말 발자국 들고
曠原延冥搜(광원연명수) : 드넓은 들에서 나아가 어둑한 곳을 찾습니다.
沸天萬乘動(비천만승동) : 하늘로 끓어오르듯 만승 수레가 움직이는데
觀水百丈湫(관수백장추) : 아래로 백 길 깊이의 못이 보입니다.
幽靈斯可怪(유령사가괴) : 그윽한 시령은 곧 괴이하게 생각되어
王命官屬休(왕명관속휴) : 왕은 관속들에게 쉬어가자고 명령합니다.
初聞龍用壯(초문룡용장) : 처음 듣건대, 용이 강한 힘으로
擘石?林丘(벽석최림구) : 돌을 가르고 숲과 언덕을 꺾었버렸습니다.
中夜窟宅改(중야굴댁개) : 그윽한 밤중에 굴 속집을 고려서
移因風雨秋(이인풍우추) : 가을에 비바람을 따라 옮겨왔습니다.
倒懸瑤池影(도현요지영) : 요지에 그림자가 거꾸로 걸려있고
屈注滄江流(굴주창강류) : 맑고 푸른 강물에 굽어 흘러갑니다.
味如甘露漿(미여감노장) : 맛은 감로수와 같은데
揮弄滑且柔(휘농골차유) : 손으로 휘둘러보니 미끄럽고 부드러웠다.
翠旗澹偃蹇(취기담언건) : 비취빛 깃발은 높이 펄럭이고
雲車紛少留(운거분소류) : 구름수레가 어지러이 잠시 머무른다.
簫鼓蕩四溟(소고탕사명) : 피리와 북소리는 사방에 진동하고
異香??浮(리향앙망부) : 기이한 향기는 넓게도 떠있습니다.
鮫人獻微?(교인헌미초) : 인어는 얇은 얇고 고운 비단을 바치고
曾祝沈豪牛(증축침호우) : 여러 신관들은 큰 소를 물에 잠기게 합니다.
百祥奔盛明(백상분성명) : 온갖 상서로움이 성대하고 밝은 곳으로 달리고
古先莫能?(고선막능주) : 옛 선대에도 이와 필적할 무리가 없었습니다.
坡陀金蝦?(파타금하마) : 울퉁불퉁한 금두꺼비가
出見蓋有由(출견개유유) : 출현함은 아마도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至尊顧之笑(지존고지소) : 지존께서는 그들 돌아보고 웃었고
王母不遣收(왕모부견수) : 서왕모는 거두어들이지 않게 했습니다.
復歸虛無底(복귀허무저) : 다시 텅 빈 낮은 땅으로 돌아가
化作長黃?(화작장황규) : 길고 누런 이무기로 될 것입니다.
飄飄靑?郎(표표청쇄낭) : 빼어나신 청쇄문 낭관님은
文采珊瑚鉤(문채산호구) : 문채는 산호로 만등 고리처럼 화려합니다.
浩歌?水曲(호가록수곡) : 녹수곡을 호탕하게 부르니
淸絶聽者愁(청절청자수) : 맑고 애절하여 듣는 사람들이 시름에 잠깁니다.
  

봉선유소부신화산수장가(奉先劉少府新?山水障歌)-두보(杜甫)

봉선현 유소부의 새로 그린 산수화 병풍을 노래하다-두보(杜甫)

堂上不合生楓樹(당상부합생풍수) : 당 위에는 단풍나무가 자라기에 맞지 않아
怪底江山起煙霧(괴저강산기연무) : 괴이하나니, 어떠한 강산이기에 연무가 피어날까.
聞君掃却赤縣圖(문군소각적현도) : 그대가 적현도를 그렸다는 말 듣고
乘興遣?滄洲趣(승흥견화창주취) : 기분을 몰아 창주의 아취를 그리게 하어라.
?師亦無數(화사역무수) : 화가야 정말로 무수히 많지마는
好手不可遇(호수부가우) : 뛰어난 화가야 만날 수가 없어라.
對此融心神(대차융심신) : 심신이 녹아있는 이 그림 대하니
知君重毫素(지군중호소) : 그대가 붓과 비단을 소중히 여김을 알겠어라.
豈但祁岳與鄭虔(개단기악여정건) : 어찌 오직 기악과 정건 같은 화가만 있겠는가
筆跡遠過楊契丹(필적원과양결단) : 필적은 양결단을 훨씬 뛰어났어라.
得非玄圃裂(득비현포렬) : 현포의 땅을 그대로 찢어온 것이 아닐까
無乃瀟湘?(무내소상번) : 진정 소강과 상강이 뒤집어진 것이 아닐까.
?然坐我天?下(초연좌아천모하) : 초연하게도 나를 천모산 아래에 앉히니
耳邊已似聞淸猿(이변이사문청원) : 귓가에는 이미 원숭이의 맑은 소리가 들리어라.
反思前夜風雨急(반사전야풍우급) : 어젯밤 비바람 소리 사나웠던 일 돌이켜 생각해보니
乃是蒲城鬼神入(내시포성귀신입) : 바로 포성 땅에 귀신이 들어온 것 같아라.
元氣淋?障猶濕(원기림리장유습) : 천지의 원기가 질펀하니 병풍이 여전히 젖어있는 듯하고
眞宰上訴天應泣(진재상소천응읍) : 참된 영혼이 올라가 호소하니 하늘이 응하여 우는 듯하여라.
野亭春還雜花遠(야정춘환잡화원) : 들판의 정자에 봄이 돌아오니 온갖 꽃들이 아득하고
漁翁暝踏孤舟立(어옹명답고주립) : 어부는 저녁 무렵 외로운 배를 밟고 마냥 서있어라.
滄浪水深靑溟?(창낭수심청명활) : 창랑의 물은 깊고 바다는 광활한데
?岸側島秋毫末(의안측도추호말) : 기운 언덕과 기운 섬들이 추호처럼 가늘어라.
不見湘妃鼓瑟時(부견상비고슬시) : 순임금의 왕비들이 상수에서 거문고 타던 때를 보지 못했으나
至今斑竹臨江活(지금반죽림강활) : 지금은 왕비들 눈물 자욱 얼룩 대나무가 강가에 살아있어라.
劉侯天機精(류후천기정) : 유후는 마음 씀이 지혜롭고 섬세하여
愛?入骨髓(애화입골수) : 그림을 좋아함이 골수에 스미어 있어라.
自有兩兒郎(자유량아낭) : 절로 두 아들을 얻었는데
揮灑亦莫比(휘쇄역막비) : 그림을 그리는 것에 있어서도 견줄 사람이 없었어라.
大兒聰明到(대아총명도) : 큰 아들은 총명하여
能添老樹?崖裏(능첨노수전애리) : 늙은 묏부리와 낭떠러지에 늙은 나무를 더할 수 있었어라.
小兒心孔開(소아심공개) : 작은 아들은 마음의 안목이 열려서
貌得山僧及童子(모득산승급동자) : 산승과 동자상을 그려내었어라
若耶溪(야야계) : 약야계
雲門寺(운문사) : 운문사
吾獨胡爲在泥滓(오독호위재니재) : 나만이 유독 어찌하여 진흙더미에 남아있으랴
靑鞋布襪從此始(청혜포말종차시) : 푸른 짚신과 베로 짠 양말이 여기서부터 시작하련다.
  

구일양봉선회백수최명부(九日楊奉先會白水崔明府)-두보(杜甫)

구일 봉선현 양씨께서 백수현의 최명부를 만나서-두보(杜甫)

今日潘懷縣(금일반회현) : 오늘 반회현에서
同時陸浚儀(동시륙준의) : 육준의와 시간을 함께 가졌네.
坐開桑落酒(좌개상낙주) : 앉아서 상락주 술을 여니
來把菊花枝(내파국화지) : 와서 국화꽃 가지 잡아본다.
天宇淸霜淨(천우청상정) : 하늘에는 맑은 서리 깨끗하고
公堂宿霧披(공당숙무피) : 관청 마루엔 자욱한 안개 걷힌다.
晩?留客舞(만감류객무) : 늦도록 취하여 손님을 잡아 춤추게 하니
鳧?共差池(부석공차지) : 지방관의 오리 신발들이 들쭉날쭉하여라.
  

백수명부구댁희우(白水明府舅宅喜雨)-두보(杜甫)

백수현의 명부인 외숙의 집에 내린 반가운 비-두보(杜甫)

吾舅政如此(오구정여차) : 우리 외숙님 다스림 이와 같아
古人誰復過(고인수복과) : 옛사람 누가 다시 능가하리오.
碧山晴又濕(벽산청우습) : 청산은 개었다가 음습해지고
白水雨偏多(백수우편다) : 백수현은 비가 특별히 많도다.
精禱旣不昧(정도기부매) : 정성으로 한 기도 모르지 않으리니
歡娛將謂何(환오장위하) : 기쁨과 즐거움을 무엇이라 할까.
湯年旱頗甚(탕년한파심) : 탕 임금 시대에는 가뭄도 조금 심했지만
今日醉絃歌(금일취현가) : 오늘날은 취하여 거문고 타며 노래한다.
  

위장군가(魏將軍歌)-두보(杜甫)

위장군을 노래함-두보(杜甫)

將軍昔著從事衫(장군석저종사삼) : 장군께서는 전에 종사관의 옷을 입고
鐵馬馳突重兩銜(철마치돌중량함) : 철마를 몰고 치달림에 이중이 제갈을 물리었습니다
被堅執銳略西極(피견집예략서극) : 견고한 갑옷 입고 날카로운 무기로 서쪽 변방을 공략함에
崑崙月窟東?歸(곤륜월굴동참귀) : 곤륜산이 서쪽 월굴의 동쪽으로 우뚝 솟아있었습니다.
君門羽林萬猛士(군문우림만맹사) : 대궐의 방위군인 우림에는 만여 명의 용맹한 군사
惡若哮虎子所監(악야효호자소감) : 그대가 맡은 군사는 사납기가 포효하는 호랑이 같았습니다.
五年起家列霜戟(오년기가렬상극) : 오 년 만에 집안을 일으키시고 서릿발 같은 창을 늘어세우고
一日過海收風帆(일일과해수풍범) : 하루 만에 바다를 지나 바람 탄 돛을 거두었습니다.
平生流輩徒蠢蠢(평생류배도준준) : 평생 동년배들은 부질없이 준동하고
長安少年氣欲盡(장안소년기욕진) : 장안의 젊은이들은 기다 다 꺾이었습니다.
魏侯骨聳精爽緊(위후골용정상긴) : 그러나 위후께서는 기골이 솟구치고 정신이 활발하여
華嶽峯尖見秋?(화악봉첨견추준) : 화악봉 꼭대기에서 용맹한 가을 매를 보는 듯 하였습니다.
星纏寶校金盤陀(성전보교금반타) : 반짝이는 별로 두른 듯한 반타로 장식하고
夜騎天駟超天河(야기천사초천하) : 밤에 천마를 타고 은하수처럼 아득한 궁궐로 갔습니다.
?槍熒惑不敢動(참창형혹부감동) : 혜성인 참창과 화성인 형혹이 감히 움직이지 못하였고
翠?雲?相蕩摩(취유운소상탕마) : 푸른 깃발과 구름 깃발이 서로 부딪쳐 출렁거렸습니다.
吾爲子起歌都護(오위자기가도호) : 나가 그대를 위해 일어나 그대 도호를 노래하리니
酒?揷劍肝膽露(주란삽검간담노) : 술이 취하자 칼을 뽑으니 간담이 드러나고
鉤陳蒼蒼玄武暮(구진창창현무모) : 구진 별빛은 밝게 빛나고 현무궐은 어두워집니다
萬歲千秋奉明主(만세천추봉명주) : 만세토록 현명한 황제를 받을 것이니
臨江節士安足數(림강절사안족수) : 임강절사가 어찌 족히 견주려 생각하겠습니까.
  

천육표도가(天育驃圖歌)-두보(杜甫)

천자의 마굿간에 있는 준마의 그림을 노래하다-두보(杜甫)

吾聞天子之馬走千里(오문천자지마주천리) : 나는 들었네, 천자의 말이 하루 천리를 달다고
今之?圖無乃是(금지화도무내시) : 지금의 바로 이 그림이 아니던가.
是何意態雄且傑(시하의태웅차걸) : 이 그림의 기상과 자태가 얼마나 웅장하고 뛰어난 것인가
?尾蕭梢朔風起(종미소초삭풍기) : 갈기와 꼬리가 요동치니 북풍이 일어난다.
毛爲綠?兩耳黃(모위녹표량이황) : 털빛은 검붉고 두 뒤는 누렇고
眼有紫焰雙瞳方(안유자염쌍동방) : 눈에는 자색 불꽃이 생겨나고 두 눈동자는 네모지다.
矯矯龍性含變化(교교룡성함변화) : 교교한 용의 성정은 변화를 머금고
卓立天骨森開張(탁립천골삼개장) : 우뚝 선 타고난 골격은 삼연하게 펼쳐있다.
伊昔太僕張景順(이석태복장경순) : 옛날 태복 장경순은
監牧攻駒閱淸峻(감목공구열청준) : 감독으로서 망아지를 길들일 적에 청준함을 살핀다.
遂令大奴字天育(수령대노자천육) : 마침내 큰 종을 시켜 천육에서 기르게 하여
別養驥子憐神駿(별양기자련신준) : 특별히 준마를 길러 신령스러운 준마를 아꼈다.
當時四十萬匹馬(당시사십만필마) : 당시에 사십만 필의 말이 있었는데
張公歎其材盡下(장공탄기재진하) : 장공은 모든 말이 준마의 제주보다 못함을 탄식했다.
故獨寫眞傳世人(고독사진전세인) : 그래서 홀로 참 모습을 그려 사람들에게 전하였고
見之座右久更新(견지좌우구경신) : 우편에 두고서 본지가 오래되어도 더욱 새로웠다.
年多物化空形影(년다물화공형영) : 해가 많이 지나 말이 죽어 허무하게 모습만 남았고
嗚呼健步無由騁(오호건보무유빙) : 오호라, 건장한 걸음을 달릴 길이 없었다.
如今豈無??與??(여금개무요뇨여화류) : 지금도 어찌 요뇨와 화류같은 말이 없으랴만
時無王良伯樂死卽休(시무왕량백낙사즉휴) : 이 시대에 왕량과 백낙같은 분이 없으니 죽어버리면 그만 이리라.
  

희간정광문겸정소사업(?簡鄭廣文兼呈蘇司業)-두보(杜甫)

장난 삼아 정광문에게 편지하고 소사업에게도 드리다-두보(杜甫)

廣文到官舍(광문도관사) : 정광문이 관사에 이르러
繫馬堂階下(계마당계하) : 말을 마루 계단 아래에 묶는다.
醉則騎馬歸(취칙기마귀) : 취하면 말 타고 돌아가니
頗遭官長罵(파조관장매) : 자못 장관의 욕을 먹었도다.
才名三十年(재명삼십년) : 재주와 명성이 삼십 년이었으나
坐客寒無氈(좌객한무전) : 찾아온 손님은 추워도 담요 하나 없다.
賴有蘇司業(뇌유소사업) : 그래도 소사업의 도움으로
時時乞酒錢(시시기주전) : 때때로 술값은 지불하였다.
  
야청허십일송시애이유작(夜聽許十一誦詩愛而有作)-두보(杜甫)

밤에 허선생의 시읊는 소리 듣고 좋아서 지은 시-두보(杜甫)

許生五臺賓(허생오대빈) : 허선생은 오대산에 온 손님
業白出石壁(업백출석벽) : 업을 깨끗이 하고 산을 나오셨다.
余亦師粲可(여역사찬가) : 나도 승찬과 혜가를 스승 삼았으나
身猶縛禪寂(신유박선적) : 몸은 여전히 선적에 매여 있습니다.
何階子方便(하계자방편) : 어찌해야 그대의 방편을 밟아
謬引爲匹敵(유인위필적) : 외람되이 이끌리어 상대가 되겠습니까.
離索晩相逢(리색만상봉) : 사람들과 떨어져 쓸쓸히 살다가 늦게 서로 만나
包蒙欣有擊(포몽흔유격) : 몽매함을 받아 주시어 기쁘게도 깨우침이 있었습니다.
誦詩渾遊衍(송시혼유연) : 시를 읊음에 두루 여유로워
四座皆?易(사좌개벽역) : 사방에 사람들 모두 기죽어 피하여 물러납니다.
應手看?鉤(응수간추구) : 시상을 지음에는 허리띠의 고리를 만들 듯 정교하고
淸心聽鳴鏑(청심청명적) : 마음을 맑게 함에는 울리는 화살소리가 들리는 합니다.
精微穿溟?(정미천명행) : 정교하고 미묘함은 천지의 기운을 뚫고
飛動?霹靂(비동최벽력) : 기운이 생동함은 마치 벽력을 꺾는 것과 같습니다.
陶謝不枝梧(도사부지오) : 도연명과 사운령도 대항하지 못하고
風騷共推激(풍소공추격) : 국풍과 이소처럼 같이 미루어 격찬할 만 합니다.
紫燕自超詣(자연자초예) : 자연과 같은 준마가 절로 뛰어넘어 나아가는 듯 하고
翠?誰剪剔(취박수전척) : 취박과 같은 날랜 짐승을 누가 잘라주고 깎아주겠습니까.
君意人莫知(군의인막지) : 그대의 뜻을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으니
人間夜寥?(인간야요격) : 사람 세상은 밤처럼 조용하기만 합니다.
  

거의항(去矣行)-두보(杜甫)

떠나며 부르는 노래-두보(杜甫)

君不見?上鷹(군부견구상응)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매사냥 가죽 팔 띠 위의 매가
一飽卽飛?(일포즉비체) : 일단 배가 부르면 바로 날아가 버리는 것을.
焉能作堂上燕(언능작당상연) : 어찌 능이 큰 마루 위의 제비가 되어
銜泥附炎熱(함니부염열) : 진흙을 입에 물고서 더운 열기에 붙어있을까.
野人曠蕩無?顔(야인광탕무전안) : 야인을 성품이 넓고 호탕하여 부끄러운 얼굴 하는 일 없어
豈可久在王侯間(개가구재왕후간) : 어찌 오래도록 왕후들 사이에 머물러 있을 수 있을까.
未試囊中餐玉法(미시낭중찬옥법) : 주머니 속의 찬옥을 먹는 도가의 양생법을 시험해보지도 않았으니
明朝且入藍田山(명조차입남전산) : 내일 아침이면 옥의 명산지인 남정으로 들어가리라.
 

관정후희증(官定後?贈)-두보(杜甫)

관직이 정해진 뒤 장난삼아-두보(杜甫)

不作河西尉(부작하서위) : 하서위를 하지 않은 것은
??爲折腰(처량위절요) : 처량하게 허리를 굽혀야 하기 때문이라.
老夫?趨走(노부파추주) : 늙은 사내 분주히 다니기 두려우나
率府且逍遙(솔부차소요) : 솔부는 소요하며 지닐 수 있으리라.
耽酒須微祿(탐주수미녹) : 술을 즐기려면 적은 봉록이라도 필요하나니
狂歌託聖朝(광가탁성조) : 미친 듯 노래하며 성스러운 조정에 몸을 부친다.
故山歸興盡(고산귀흥진) : 고향 생각에 흥이 다하여 귀가하며
回首向風飇(회수향풍표) : 고개 돌려 바라보니 돌개바람이 불어온다.
  

배리금오화하음(陪李金吾花下飮)-두보(杜甫)

이금오를 모시고 꽃 아래서 술 마시며-두보(杜甫)

勝地初相引(승지초상인) : 경치 좋은 곳으로 처음 나를 안내해
徐行得自娛(서항득자오) : 천천히 걸으며 스스로 즐기게 되었어라.
見輕吹鳥?(견경취조취) : 가벼운 것을 보고는 새털을 불어보고
隨意數花鬚(수의수화수) : 마음대로 꽃술을 헤아려보기도 했어라.
細草偏稱坐(세초편칭좌) : 가늘게 난 풀은 특별히 앉기 좋아
香?懶再沽(향료나재고) : 향기로운 술마저 사 오기가 귀찮아진다.
醉歸應犯夜(취귀응범야) : 취하여 돌아가면 통행금지 범하게 되니
可?執金吾(가파집금오) : 집금오 관리가 정말 두려워지는구나.
  

송채희노도위환롱우인기고삼십오서기(送蔡希魯都尉還?右因寄高三十五書記)-두보(杜甫)

도위 채희로가 농우로 귀환하는 것을 전송하고 그 편에 서기관 고적에게 부치며-두보(杜甫)

蔡子勇成癖(채자용성벽) : 채 선생은 용감함이 버릇이 되어
彎弓西射胡(만궁서석호) : 활을 당기면 서쪽으로 오랑캐를 맞힙니다.
健兒寧鬪死(건아녕투사) : 사나이는 싸우다 죽음을 편히 여기고
壯士恥爲儒(장사치위유) : 건장한 사내는 선비 되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官是先鋒得(관시선봉득) : 관직이 선봉장이니
才緣挑戰須(재연도전수) : 재능은 싸움을 거는데 필요합니다.
身輕一鳥過(신경일조과) : 몸의 가벼움은 한 마리 새가 지나가는 듯
槍急萬人呼(창급만인호) : 창 사용이 빠름은 수 많은 사람 놀라 소리칩니다.
雲幕隨開府(운막수개부) : 군영의 휘장 속에서 개부를 따르고
春城赴上都(춘성부상도) : 봄날의 성으로 장안으로 부임하신다.
馬頭金??(마두금암잡) : 말 머리에는 금빛 장식 빙 둘러져 있고
駝背錦?糊(타배금모호) : 낙타 둥에 비단 장식 눈에 어지럽도록 가득합니다.
咫尺雪山路(지척설산노) : 눈 덮인 산길이 지척에 보이니
歸飛靑海隅(귀비청해우) : 청해의 구석진 곳으로 날 듯이 돌아가실 것입니다.
上公猶寵錫(상공유총석) : 상공께서 여전히 총애하시리니
突將且前驅(돌장차전구) : 돌격대장께서는 장차 앞에서 달리실 것입니다.
漢使黃河遠(한사황하원) : 사신에게는 황하가 다득히 먼데
?州白麥枯(량주백맥고) : 양주 땅에는 흰 보리가 익어 마를 것입니다
因君問消息(인군문소식) : 당신을 통해서 소식 묻습니다
好在阮元瑜(호재완원유) : 완 원유께서는 잘 지내시는 지를.
  

교능시삼십운인정현내제관(橋陵詩三十韻因呈縣內諸官)-두보(杜甫)

교릉시 삼십 운을 지어 현 내의 관원들에게 드리다-두보(杜甫)

先帝昔晏駕(선제석안가) : 선제 예종께서 지난 날 붕어하시고
?山朝百靈(자산조백령) : 이 산에서 온갖 신령들을 조회하셨습니다.
崇岡擁象設(숭강옹상설) : 높은 산은 왕릉을 껴안고
沃野開天庭(옥야개천정) : 기름진 들판은 천자의 제단을 열었습니다.
卽事壯重險(즉사장중험) : 일을 시작함에 거듭된 위험을 무릅쓰니
論功超五丁(논공초오정) : 공로를 따지면 전설적인 다섯 장사를 앞섰습니다.
坡陀因厚地(파타인후지) : 험난한 산세는 두터운 땅에서 나오고
?略羅峻屛(각략나준병) : 뒤로 빽빽하게 험준한 절벽 병풍이 널어서 있다.
雲闕虛??(운궐허염염) : 구름 속 궁궐은 공중에 아련히 높고
松風肅??(송풍숙령령) : 불어오는 솔바람은 숙연히 차갑기만 하다.
石門霜露白(석문상노백) : 커다란 왕릉의 돌문에는 서리와 이슬이 희고
玉殿?苔靑(옥전매태청) : 황제의 사당에는 이끼가 푸르다.
宮女晩知曙(궁녀만지서) : 궁녀는 일에 바빠 늦어서야 날 밝은 줄 알고
祠官朝見星(사관조견성) : 사당의 관리는 이른 아침부터 성운을 보는구나.
空梁簇?戟(공량족화극) : 빈 들보에는 병사들의 그림장식 창들이 보이고
陰井敲銅甁(음정고동병) : 어둑한 우물가에서는 구리 물병이 부딪혀 소리 난다.
中使日相繼(중사일상계) : 지금 황제가 보내는 내관들이 날마다 이어지니
惟王心不寧(유왕심부녕) : 오직 황제의 마음이 선왕 생각으로 편하지 못함이리라.
豈徒?備享(개도술비향) : 어찌 한갓 갖추어진 제사만 걱정하시리오
尙謂求無形(상위구무형) : 오히려 형태 없는 선왕의 영혼을 찾으려 하심이리라.
孝理敦國政(효리돈국정) : 효도의 이치로 국정을 돈독히 하시고
神凝推道經(신응추도경) : 정신을 모아서 정성껏 도덕경을 추론한다.
瑞芝産廟柱(서지산묘주) : 상서로운 영지풀이 사당의 기둥에서 자라나고
好鳥鳴巖?(호조명암경) : 좋은 새들이 바윗돌 빗장에서 우는구나.
高嶽前??(고악전률줄) : 높은 산은 눈앞에 높고 험하고
洪河左瀅?(홍하좌형영) : 큰 강의 물결은 왼쪽으로 소용돌이치며 흘러간다.
金城蓄峻趾(금성축준지) : 금성에는 험준한 기반이 모여 있고
沙苑交廻汀(사원교회정) : 사원에는 돌아드는 물이 마주쳐 흐른다.
永與奧區固(영여오구고) : 영원하고 깊숙하여 그 구역이 견고하며
川原紛?冥(천원분묘명) : 내와 들은 어지러이 멀고 아득하다.
居然赤縣立(거연적현립) : 우뚝하게 적현이 서 있고
臺?爭??(대사쟁초정) : 누대와 정자들이 서로 우뚝함을 다투고 있다.
官屬果稱是(관속과칭시) : 관속들은 과연 이처럼 직책에 어울리고
聲華眞可聽(성화진가청) : 그 명성의 화려함은 진실로 사실로 들린다.
王劉美竹潤(왕류미죽윤) : 왕선생, 유선생은 절조가 대나무처럼 윤택하고
裴李春蘭馨(배리춘난형) : 배선생, 이선생은 명성은 봄 난초의 향기롭구나.
鄭氏才振古(정씨재진고) : 정씨는 재주가 예부터 드날렸고
啖侯筆不停(담후필부정) : 담씨 성의 관리는 붓을 멈추지 있는구나.
遣詞必中律(견사필중률) : 글을 펼치면 반드시 운율에 맞고
利物常發?(리물상발형) : 사물분석에 날카로움은 항상 숫돌에 간 듯 하다.
綺繡相展轉(기수상전전) : 문자은 비단을 펼친 듯 뒤집은 듯 곱고
琳琅愈靑熒(림랑유청형) : 마음씨는 푸른 옷빛보다도 맑구나.
側聞魯恭化(측문노공화) : 노첨의 교화를 귀 기울여 듣고
秉德崔瑗銘(병덕최원명) : 최원의 좌우명을 덕망으로 간직한다.
太史候鳧影(태사후부영) : 태사 벼슬하는 관리는 오리의 그림자를 살피고
王喬隨鶴翎(왕교수학령) : 왕교처럼 학을 깃을 선망하여 신선의 세계를 따랐다.
朝儀限?漢(조의한소한) : 조정의 의례가 하늘의 은하수처럼 멀리 막혀있어
客思廻林坰(객사회림경) : 나그네 처지의 나는 숲과 들판으로 돌아가련다.
?軻辭下杜(감가사하두) : 때 못 만난 불우한 처지로 하두성을 하직하고
飄?凌濁涇(표요능탁경) : 바람에 나부끼듯 유랑하며 탁수와 경수를 지나가리라.
諸生舊短褐(제생구단갈) : 유생의 지난날 짧은 삼베옷을 걸치고
旅泛一浮萍(려범일부평) : 떠도는 나그네 한 뿌리 부평초로다.
荒歲兒女瘦(황세아녀수) : 흉년으로 아이들은 수척해지고
暮途涕泗零(모도체사령) : 황혼처럼 늙어가는 나이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主人念老馬(주인념노마) : 주인은 늙은 말 같은 나를 생각해주고
?署容秋螢(해서용추형) : 관공서에서는 가을 반딧불이 모습을 보인다.
流寓理豈?(유우리개협) : 유랑하며 붙어사니 인간의 정리에 어찌 즐거울까
窮愁醉不醒(궁수취부성) : 끝없는 수심에 취하여 깨어나지 못한다.
何當擺俗累(하당파속누) : 언제나 세속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浩蕩乘滄溟(호탕승창명) : 호탕하게 푸른 바다 너머 신선세계로 가는 배를 타려나.
  

사원항(沙苑行)-두보(杜甫)

사원을 노래하다-두보(杜甫)

君不見左輔白沙如白水(군부견좌보백사여백수) : 그대 못 보았나, 좌보 땅 흰 모래 물같이 희고
?以周牆百餘里(요이주장백여리) : 둘러싸인 담장이 백리나 되는 것을.
龍媒昔是渥?生(융매석시악와생) : 용마가 옛날에는 악와 강에서 나왔지만
汗血今稱獻於此(한혈금칭헌어차) : 한혈마는 지금은 이곳에서 헌납된다고 말한다네.
苑中?牝三千匹(원중래빈삼천필) : 사원 안에는 큰 말과 암말이 삼천 필이 넘고
?草靑靑寒不死(풍초청청한부사) : 풍부한 풀들은 싱싱하여 추워도 시들어 죽지 않는다고 한다네.
食之豪健西域無(식지호건서역무) : 말을 먹여 용맹스럽고 건장하니 서역에도 없을 것이며
每歲攻駒冠邊鄙(매세공구관변비) : 해마다 말을 길들이는 일은 변방에서 으뜸이라네.
王有虎臣司苑門(왕유호신사원문) : 왕에게 호랑이 같이 용맹한 신하 있어 사원의 문을 지키고
入門天廐皆雲屯(입문천구개운둔) : 문에 들어서면 천자의 마구간에 구름이 모인 듯 많다네.
??一骨獨當御(숙상일골독당어) : 숙상 중의 한 가지 골상만이 임금께 바쳐지고
春秋二時歸至尊(춘추이시귀지존) : 봄가을 두 때에 천자에게 보낸다네.
內外馬數將盈億(내외마수장영억) : 내외의 말의 수는 장차 억 마리에 찰 것이나
伏?在坰空大存(복력재경공대존) : 구에나 들판에 엎드려 있어도 공연히 많기만 하다네.
逸?絶足信殊傑(일군절족신수걸) : 출중한 말은 진실로 특별이 걸출하나니
倜?權奇難具論(척당권기난구논) : 기대있게 잘 달리니 모두 다 논하기가 어렵다네.
??堆阜藏奔突(유류퇴부장분돌) : 첩첩히 쌓인 언덕은 치달리는 것을 감추고
往往坡陀縱超越(왕왕파타종초월) : 때로는 물가 모래판에서 마음대로 뛰어 넘는다네.
角壯?騰?鹿遊(각장번등미녹유) : 건장함을 다투어 날듯이 뛰어오르며 사슴과 노닐고
浮深?蕩??窟(부심파탕원타굴) : 깊은 못에서 자라와 악어의 굴을 출렁거리게 한다네.
泉出巨魚長比人(천출거어장비인) : 샘에서 나온 커다란 물고기는 사람의 키와 같고
丹砂作尾黃金鱗(단사작미황금린) : 꼬리는 단사와 같이 붉고, 비늘은 황금과 같이 누렇다네.
豈知異物同精氣(개지리물동정기) : 어찌 알리오, 사물은 달라도 정기는 같이 하여
雖未成龍亦有神(수미성룡역유신) : 비록 용은 못되어도 또한 신령함이 깃들 줄을.
  

상위좌상이십운(上韋左相二十韻)-두보(杜甫)

위좌상에게 드리는 스물 운-두보(杜甫)

鳳曆軒轅紀(봉력헌원기) : 책력은 헌원의 시대를 기록한 뒤로
龍飛四十春(룡비사십춘) : 황제가 즉위한지 사십 번의 봄입니다.
八荒開壽域(팔황개수역) : 천지는 태평성대의 시대가 열리고
一氣轉洪鈞(일기전홍균) : 큰 기운이 천지를 운행합니다.
霖雨思賢佐(림우사현좌) : 지루한 장마는 어진 신하를 그리워하고
丹靑憶舊臣(단청억구신) : 충신의 초상화는 옛 신하를 생각나게 합니다.
應圖求駿馬(응도구준마) : 그림을 보고서는 명마를 구하게 되어
驚代得騏?(경대득기린) : 시대를 놀라게 하는 인재를 얻었습니다.
沙汰江河濁(사태강하탁) : 강하의 혼탁한 것을 일어내고
調和??新(조화의내신) : 조화롭게 다스려 가마솥 안의 새것을 맛나게 합니다.
韋賢初相漢(위현초상한) : 위현이 처음 한나라의 재상이 된 듯
范叔已歸秦(범숙이귀진) : 범숙이 이미 진나라로 간 것과 같습니다.
盛業今如此(성업금여차) : 성대한 업적은 지금과 같았고
傳經固絶倫(전경고절륜) : 경서를 전함에는 진실로 뛰어났었습니다.
豫樟深出地(예장심출지) : 예장나무는 그 뿌리가 땅으로 나오고
滄海?無津(창해활무진) : 푸른 바다는 그 광활함이 끝이 없습니다.
北斗司喉舌(배두사후설) : 북두성이 목구멍과 혀 같은 역할을 하듯
東方領搢紳(동방령진신) : 동방의 제후는 높은 신하들을 거느렸습니다
持衡留藻鑑(지형류조감) : 저울을 가지고 인재를 가려 뽑으며
聽履上星辰(청리상성진) : 신발을 끌며 대궐 위로 오르십니다.
獨步才超古(독보재초고) : 독보적인 재주는 옛 사람을 초월하고
餘波德照?(여파덕조린) : 넘치는 덕망으로 이웃을 비춥니다.
聰明過管輅(총명과관로) : 총명함은 관로보다 낫고
尺牘倒陳遵(척독도진준) : 편지글은 진준을 압도하였습니다.
豈是池中物(개시지중물) : 어찌 연못 속의 교룡에 불과한 것이겠습니까
由來席上珍(유내석상진) : 예로부터 자리 위에 진열한 보배같은 훌륭한 선비입니다.
廟堂知至理(묘당지지리) : 조정에서는 지극한 지도력을 알게 되고
風俗盡還淳(풍속진환순) : 백성의 풍속은 모두 순박함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才傑俱登用(재걸구등용) : 재주 있는 분들은 모두 등용되고
愚蒙但隱淪(우몽단은륜) : 어리석은 자들은 홀로 숨어 지내고 있습니다.
長卿多病久(장경다병구) : 사마상여는 오래 병든 경우가 많았고
子夏索居頻(자하색거빈) : 공자의 제자 자하는 홀로 외롭게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回首驅流俗(회수구류속) : 고개를 돌려 세상의 흐름을 쫓아가니
生涯似衆人(생애사중인) : 저의 삶은 평범한 사람과 같아졌습니다.
巫咸不可問(무함부가문) : 무당인 계함에게 물을 수 없나니
鄒魯莫容身(추노막용신) : 공자와 맹자가 윗몸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感激時將晩(감격시장만) : 때가 늦어지니 감정이 격해지고
蒼茫興有神(창망흥유신) : 창망히 흥이 일어 신이 깃든 듯 합니다.
爲公歌此曲(위공가차곡) : 공을 위해 이 노래를 지으니
涕淚在衣巾(체누재의건) : 눈물이 제의 옷과 두건을 적십니다.
  

봉증태상장경기이십운(奉贈太常張卿?二十韻)-두보(杜甫)

태상경 장기께 받들어 올리는 시 이십 운-두보(杜甫)

方丈三韓外(방장삼한외) : 방장산은 삼한의 밖이고
崑崙萬國西(곤륜만국서) : 곤륜산은 만국의 서쪽이라.
建標天地?(건표천지활) : 천지의 광활한 곳에 뾰족하게 표하나
詣絶古今迷(예절고금미) : 세상과 떨어진 곳으로 가려니 길을 잃는다.
氣得神仙逈(기득신선형) : 기운은 신선의 아득한 경기를 얻고
恩承雨露低(은승우노저) : 은총은 비와 이슬이 내려짐을 받았습니다.
相門淸議衆(상문청의중) : 재상의 가문에는 바른 의론이 많았고
儒術大名齊(유술대명제) : 유가의 학술은 대가와 나란합니다.
軒冕羅天闕(헌면나천궐) : 높은 관리들 대궐에 늘어서 있지만
琳琅識介珪(림랑식개규) : 옥돌 중에서 큰 홀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伶官詩必誦(령관시필송) : 음악을 맡은 관리는 시를 반드시 외고
?樂典猶稽(기낙전유계) : 순임금의 신하 기의 음악과 그 법이 일치합니다.
健筆凌鸚鵡(건필능앵무) : 굳센 필력은 예형의 앵무부를 능가하고
?鋒瑩??(섬봉영벽제) : 날카로운 필봉은 벽제 새의 기름으로 빛납니다.
友于皆挺拔(우우개정발) : 형제는 모두 재주가 뛰어나서
公望各端倪(공망각단예) : 삼공의 명망이 모두에게 실마리가 있습니다.
通籍踰靑?(통적유청쇄) : 문적에 적혀 궁궐 문을 넘고
亨衢照紫泥(형구조자니) : 궁권 안 환한 길에 글 봉하는 붉은 진흙이 빛납니다.
靈?傳夕箭(영규전석전) : 신령한 교룡같은 물시계가 저녁 시간을 전하고
歸馬散霜蹄(귀마산상제) :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말은 서릿발을 흩뿌립니다.
能事聞重譯(능사문중역) : 일에 능하여 이역 땅에도 알려져
嘉謨及遠黎(가모급원려) : 좋은 계책은 먼 백성들에게까지도 미쳤습니다.
弼諧方一展(필해방일전) : 보필의 조화로움이 한 번 펼쳐지니
班序更何?(반서경하제) : 서열이 다시 또 무엇에 더 오르겠습니까.
適越空顚?(적월공전지) : 월 땅으로 가서 공연히 넘어지고
遊梁竟慘悽(유량경참처) : 양 땅에서 노닐다가 끝내 처참하게 되었습니다.
謬知終?虎(류지종화호) : 끝내는 호랑이를 그리리라고 잘못 아셨으니
微分是醯?(미분시혜계) : 미천한 신분은 곧 초파리 신세가 되었습니다.
萍泛無休日(평범무휴일) : 부평초처럼 떠돌며 쉬는 날이 없었으며
桃陰想舊蹊(도음상구혜) : 복숭아나무 그늘의 옛길을 생각하였습니다.
吹噓人所羨(취허인소선) : 힘껏 추천해 주신 것 사람들이 아는 바이나
騰躍事仍?(등약사잉규) : 비등하여 도약하려 하였으나 일이 어긋났습니다.
碧海眞難涉(벽해진난섭) : 푸른 바다는 정말 건너기 어려웠고
靑雲不可梯(청운부가제) : 푸른 구름은 사다리 놓을 수도 없었습니다.
顧深?鍛鍊(고심참단련) : 보살핌이 깊었으나 단련하는 일에 부끄럽고
才小辱提?(재소욕제휴) : 재주가 보잘것없어 끌어주심을 욕되게 했습니다.
檻束哀猿叫(함속애원규) : 우리에 묶여있어 원숭이 절규가 애처롭고
枝驚夜鵲棲(지경야작서) : 나뭇가지에서는 놀라며 밤에 까치가 깃들입니다.
幾時陪羽獵(기시배우렵) : 저는 어느 때라야 새사냥에 임금을 모시며
應指釣璜溪(응지조황계) : 황계에서 낚시하는 일을 반드시 가르쳐주실까.
  

추우탄삼수3(秋雨嘆三首3)-두보(杜甫)

가을비를 탄식하며-두보(杜甫)

長安布衣誰比數(장안포의수비수) : 장안의 벼슬 없는 선비를 누가 견주어 헤아려주랴
反鎖衡門守環堵(반쇄형문수환도) : 초라한 집에 돌아와 문 닫아걸고 담장을 지킨다.
老夫不出長蓬蒿(노부부출장봉호) : 늙은이는 나아가지 못하고 들판엔 쑥만 자라고
稚子無憂走風雨(치자무우주풍우) : 어린 아이는 근심 없이 비바람 속을 달린다.
雨聲??催早寒(우성수수최조한) : 쏴 들리는 빗소리 이른 추위를 재촉하고
胡雁翅濕高飛難(호안시습고비난) : 날개 젖은 변방의 기러기 높이 날기도 어려워라.
秋來未曾見白日(추내미증견백일) : 가을이 되어도 아직 밝은 해를 보지 못했으니
泥?后土何時乾(니오후토하시건) : 진흙탕 더러운 땅이 어느 때라야 마르겠는가.
  

추우탄삼수2(秋雨嘆三首2)-두보(杜甫)

가을비를 탄식하며-두보(杜甫)

?風伏雨秋紛紛(난풍복우추분분) : 싸늘한 바람과 숨은 비가 가을에 흩날리니
四海八荒同一雲(사해팔황동일운) : 온 세상이 모두 한 가지 구름 빛이구나.
去馬來牛不復辯(거마내우부복변) : 어둑한 날씨에 가는 말과 오는 소를 구별 못하고
濁涇淸渭何當分(탁경청위하당분) : 흐린 경수와 맑은 위수를 어찌 구별할 수 있을까.
禾頭生耳黍穗黑(화두생이서수흑) : 벼 끝에 귀가 생겨나고 기장의 이삭 썩어 검은데
農夫田父無消息(농부전부무소식) : 농부들은 부역 나가 소식 하나 없구나.
城中斗米換衾?(성중두미환금주) : 성안에서는 쌀 한말과 이불과 바꾸는데
相許寧論兩相直(상허녕논량상직) : 서로 허락했으니 두 가격이 적당한가를 어찌 논할까.
  

추우탄삼수1(秋雨嘆三首1)-두보(杜甫)

가을비를 탄식하며-두보(杜甫)

雨中百草秋爛死(우중백초추난사) : 빗속 온갖 풀은 가을에 녹아 죽고
階下決明顔色鮮(계하결명안색선) : 섬돌 아래 결명은 빛이 선명하여라.
著葉滿枝翠羽蓋(착섭만지취우개) : 잎은 가지에 가득 달려 비취빛 깃털 덮개
開花無數黃金錢(개화무수황금전) : 무수히 핀 꽃은 황금 동전과 같아라.
?風蕭蕭吹汝急(량풍소소취여급) : 서늘한 바람 쓸쓸히 너를 향해 게세지니
恐汝後時難獨立(공여후시난독립) : 네가 때 놓쳐 혼자 서기 어려울까 두려워라.
堂上書生空白頭(당상서생공백두) : 마루 위의 서생은 헛되이 백발이 되어
臨風三嗅馨香泣(림풍삼후형향읍) : 바람을 맞으며 세 번 향기 맡으며 눈물짓는다.
  

고우봉기롱서공겸정왕징사(苦雨奉寄?西公兼呈王徵士)-두보(杜甫)

장마에 농서공에 부치며 왕징사에게도 드리다-두보(杜甫)

今秋乃淫雨(금추내음우) : 올 가을에는 장마비 내리고
仲月來寒風(중월내한풍) : 팔월 달에도 찬 바람 불어온다.
?木水光下(군목수광하) : 나무들은 물빛 아래에 있고
萬家雲氣中(만가운기중) : 집들은 구름 기운 속에 있다.
所思?行?(소사애항료) : 그리운 사람들 길가의 빗물에 막혀
九里信不通(구리신부통) : 구리 앞이 정말 통하지 않는다.
??素?路(초초소산노) : 소산으로 가는 길 심란하고
??天漢東(초초천한동) : 은하수 동쪽은 멀리도 하다.
願騰六尺馬(원등륙척마) : 육척의 말을 타기를 바라노니
背若孤征鴻(배야고정홍) : 말의 등은 홀로 날아가는 기러기 같으리라.
劃見公子面(획견공자면) : 공자의 얼굴을 환히 보면
超然?笑同(초연환소동) : 초연히 기쁜 미소를 함께할 수 있을 것입니다.
奮飛旣胡越(분비기호월) : 분연히 날아간다면 호와 월 땅을 넘을 수 있지만
局促傷樊籠(국촉상번농) : 웅크리며 세장에 갇혀 상심하고 있습니다.
一飯四五起(일반사오기) : 한 번의 식사에도 네댓 번을 일어나고
憑軒心力窮(빙헌심력궁) : 마음의 힘이 다해 난간에 기대어봅니다.
嘉蔬沒?濁(가소몰혼탁) : 좋은 채소들은 진흙탕에 묻히고
時菊碎榛叢(시국쇄진총) : 시절 국화는 덤불 속에서 부셔져있습니다.
鷹?亦屈猛(응준역굴맹) : 매와 송골매도 사나움이 꺾이는데
烏鳶何所蒙(오연하소몽) : 까마귀와 솔개가 어찌 은총을 입겠습니까.
式瞻北?居(식첨배린거) : 북쪽의 이웃의 거처를 한번 바라보고
取適南巷翁(취적남항옹) : 남쪽 골목의 늙은이들에게로 가렵니다.
?席釣川漲(괘석조천창) : 돛을 걸고 불어난 개울에 낚시하면
焉知淸興終(언지청흥종) : 어찌 맑은 흥취가 다함이 있겠습니까.
  

승침팔장동미제선부원외낭(承沈八丈東美除膳部員外郎)-두보(杜甫)

심어른께서 선부원외랑에 제수된 소식을 받고-두보(杜甫)

今日西京?(금일서경연) : 오늘날 서경의 아전들이
多除南省郎(다제남생낭) : 난성의 낭관에 많이 제수되었습니다.
通家惟沈氏(통가유침씨) : 우리집안과 내왕 있는 집안은 심씨네뿐
謁帝似馮唐(알제사풍당) : 황제를 알현하게 됨이 한나라 풍당과 같습니다.
詩律?公問(시률군공문) : 시율의 수준은 어른들이 물어보는 수준이고
儒門舊史長(유문구사장) : 집안은 유가의 가문으로 예부터 오래되었습니다.
淸秋便寓直(청추편우직) : 맑은 가을날 당직서기에 편한데
列宿頓輝光(열숙돈휘광) : 늘어선 여러 별들이 돌연 빛을 뿜습니다.
未暇申安慰(미가신안위) : 축하의 안부를 여쭐 겨를도 없는데
含情空激揚(함정공격양) : 정을 머금고 공연히 기뻐 뜁니다.
司存何所比(사존하소비) : 맡으신 직분은 어디에다 견줄 수 있을까요
膳部?悽傷(선부묵처상) : 선부외랑을 생각하니 말없이 슬퍼집니다.
貧賤人事略(빈천인사략) : 가난하고 천하여 사람의 도리도 생략하고
經過霖?妨(경과림료방) : 찾아가는 길이 장마 비로 방해받고 있습니다.
禮同諸父長(예동제부장) : 갖추는 예는 집안 삼촌처럼 어른 대접하는데
恩豈布衣忘(은개포의망) : 어찌 벼슬 못한 몸으로써 잊을 수 있겠습니까
天路牽騏驥(천노견기기) : 높은 벼슬길에서 천리마를 끌게 되시고
雲臺引棟梁(운대인동량) : 구름 닿는 높은 누대에서 동량을 끌어들이십니다.
徒懷貢公喜(도회공공희) : 친구의 벼슬에 기뻐한 공우의 기쁨을 떠올리며
颯颯?毛蒼(삽삽빈모창) : 쇠락하게도 귀밑머리만 희끗해집니다.
  

탄정전감국화(嘆庭前甘菊花)-두보(杜甫)

뜰 앞의 감국화를 탄식하며-두보(杜甫)

庭前甘菊移時晩(정전감국이시만) : 뜰 앞 감국화 때늦어 옮겨 심어
靑?重陽不堪摘(청예중양부감적) : 푸른 꽃이라 중양절에는 딸 수가 없다.
明日蕭條醉盡醒(명일소조취진성) : 내일 쓸쓸하게도 술기운 깨면
殘花爛漫開何益(잔화난만개하익) : 남은 꽃 찬란해도 딴들 무슨 도움 되랴.
籬邊野外多衆芳(이변야외다중방) : 울타리 가와 들판에는 온갖 꽃 많지만
采?細?升中堂(채힐세쇄승중당) : 자잘한 꽃을 따서 중당에 오른다.
念?空長大枝葉(념자공장대지섭) : 어렇게 헛되이 커다란 가지와 잎 키울 뿐
結根失所纏風霜(결근실소전풍상) : 뿌리 내릴 곳을 잃고 풍상에 얽힘을 생각한다.
  

구일기잠삼(九日寄岑參)-두보(杜甫)

구일 잠참에게 부치다-두보(杜甫)

出門復入門(출문복입문) : 대문을 나서다가 다시 들어오나니
雨脚但如舊(우각단여구) : 빗발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所向泥活活(소향니괄괄) : 가는 곳마다 빗물에 진흙이 질퍽하니
思君令人瘦(사군령인수) : 그대를 생각에 사람이 여위어간다.
沈吟坐西軒(침음좌서헌) : 울적하게 시를 읊으며 서헌에 앉아
飮食錯昏晝(음식착혼주) : 먹고 마시며 지내지 밤낮을 모르겠다.
寸步曲江頭(촌보곡강두) : 곡강의 머리는 몇 걸음인데
難爲一相就(난위일상취) : 한 번 나아가기가 어렵기만 하다.
?嗟乎蒼生(우차호창생) : 아, 백성들이여
稼穡不可救(가색부가구) : 농사일을 살릴 수가 없구나.
安得誅雲師(안득주운사) : 어찌해야 구름의 신을 죽이어
疇能補天漏(주능보천누) : 누가 하늘이 새는 것을 깁을 수 있을까.
大明韜日月(대명도일월) : 크게 밝은 해와 달을 감추고
曠野號禽獸(광야호금수) : 넓은 들판에는 새와 짐승들을 울게 하는가.
君子强??(군자강위이) : 군자는 억지로 비틀거리며 다니고
小人困馳驟(소인곤치취) : 소인은 피곤하게도 바삐 돌아다니는구나.
維南有崇山(유남유숭산) : 남쪽에는 높은 산들이 있는데
恐與川浸溜(공여천침류) : 내와 못이 흘러가버릴까 두렵구나.
是節東籬菊(시절동리국) : 이 시절 동쪽 울타리의 국화는
紛披爲誰秀(분피위수수) : 흐트러지게 누구를 위해 피어있나.
岑生多新詩(잠생다신시) : 잠생은 새로 지은 시도 많고
性亦嗜醇酎(성역기순주) : 성품은 또한 진한 술을 좋아한다.
采采黃金花(채채황금화) : 황금처럼 누런 국화꽃을 따서
何由滿衣袖(하유만의수) : 어떻게 해야 옷소매에 가득 채울 수 있으리오.
  

시종손제(示從孫濟)-두보(杜甫)

종손자인 제에게-두보(杜甫)

平明跨驢出(평명과려출) : 날이 밝아 나귀 타고 길을 나서니
未知適誰門(미지적수문) : 누구에 집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權門多?沓(권문다준답) : 권세 있는 집안에는 사람들이 모여드니
且復尋諸孫(차복심제손) : 다시 또 집안 종손자에게나 가자.
諸孫貧無事(제손빈무사) : 종손자는 가난하여 아무 할 일도 없어
宅舍如荒村(댁사여황촌) : 집은 마치 황폐한 고을 같다.
堂前自生竹(당전자생죽) : 당 앞에는 대나무가 저대로 자라고
堂後自生萱(당후자생훤) : 당 뒤에는 원추리가 저대로 자란다.
萱草秋已死(훤초추이사) : 원추리는 가을이라 이미 죽어있고
竹枝霜不蕃(죽지상부번) : 대나무 가지는 서리 내려 무성하지 않다.
淘米少汲水(도미소급수) : 쌀을 이는 데는 물을 조금 길어라
汲多幷水渾(급다병수혼) : 많이 길으면 아울러 우물이 혼탁해진다.
刈葵莫放手(예규막방수) : 아욱을 벨 때는 손을 함부로 놀리지 말라
放手傷葵根(방수상규근) : 손을 함부로 놀리면 아욱의 뿌리가 상한다.
阿翁懶惰久(아옹나타구) : 아 할애비는 게을러진 지가 이미 오래
覺兒行步奔(각아항보분) : 어린 자네의 행동이 분망하게 느껴지는구나.
所來爲宗族(소내위종족) : 내가 자네를 찾아온 것은 일가의 일 때문이지
亦不爲盤餐(역부위반찬) : 또한 밥 먹으러 온 것은 아니란다.
小人利口實(소인리구실) : 소인배들은 구실 걸기를 좋아하니
薄俗難具論(박속난구논) : 각박한 풍속이야 다 논하기도 어렵구나.
勿受外嫌猜(물수외혐시) : 바깥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는 받아들이지 말아라
同姓古所敦(동성고소돈) : 일가친척은 예부터 돈독해야 하는 것이다.
  

최부마산정연집(崔駙馬山亭宴集)-두보(杜甫)

최부마의 산정에 연회로 모여서-두보(杜甫)

蕭史幽棲地(소사유서지) : 퉁소 잘 분 소사같은 분이 조용히 사는 땅
林間踏鳳毛(림간답봉모) : 숲 속에서 봉황의 털을 밟는다.
洑流何處入(보류하처입) : 스며 흐르는 물은 어디서 들어오는지
亂石閉門高(난석폐문고) : 어지럽게 흩어진 바위가 닫힌 문보다 높다.
客醉揮金椀(객취휘금완) : 객들은 취하여 금 술잔을 돌리고
詩成得繡袍(시성득수포) : 시를 지어서 수놓은 비단 도포를 얻는다.
淸秋多宴會(청추다연회) : 맑은 가을날은 연회가 많아
終日困香?(종일곤향료) : 종일토록 향기로운 술로 곤욕을 치른다.
  

증헌납사기거전사인징(贈獻納使起居田舍人澄)-두보(杜甫)

헌납사이고 기거사인이신 전징에게 드리다-두보(杜甫)

獻納司存雨露邊(헌납사존우노변) : 헌납의 직무는 임금님 측근의 일
地分淸切任才賢(지분청절임재현) : 그 직분은 청절해야 하니 현명한 신하에게 맡겼구나.
舍人退食收封事(사인퇴식수봉사) : 사인이 물러나 식사하며 봉사를 거두고
宮女開函捧御筵(궁녀개함봉어연) : 궁녀는 함을 열어 임금님께 받들어 올린다.
曉漏追趨靑??(효누추추청쇄달) : 새벽 물시계에 종종걸음으로 중서성문으로 쫓아가
晴窓點檢白雲篇(청창점검백운편) : 갠 창가에서 백운편을 점검한다.
揚雄更有河東賦(양웅경유하동부) : 양웅에게는 다시 하동부가 있었으니
唯待吹噓送上天(유대취허송상천) : 오직 모시다가 불어 보내어 임금님께 보내주소서.
  

송배이위영가(送裴二尉永嘉)-두보(杜甫)

배 위를 영가로 보내며 -두보(杜甫)

孤嶼亭何處(고서정하처) : 고서 산 정자는 어디에 있는가
天涯水氣中(천애수기중) : 먼 하늘 끝 물 기운 속에 있도다.
故人官就此(고인관취차) : 친구는 벼슬길로 그곳에 가는데
絶境興誰同(절경흥수동) : 구석진 지방에서 누구와 함께하나.
隱吏逢梅福(은리봉매복) : 은둔한 관리이라 매복을 만나리니
遊山憶謝公(유산억사공) : 산을 노닐면 사영운이 생각나리라.
扁舟吾已?(편주오이추) : 작은 배를 내가 이미 빌렸으니
把釣待秋風(파조대추풍) : 가을바람 기다려 낚싯대 잡으리라.
  

병후과왕의음증가(病後過王倚飮贈歌)-두보(杜甫)

병 뒤에 왕의에게 들러서 술마시고 드린 노래-두보(杜甫)

麟角鳳?世莫辯(인각봉자세막변) : 기린 뿔과 봉황 부리를 세상 사람들은 모르나
煎膠續弦奇自見(전교속현기자현) : 아교 끓여 붙인 악기 줄의 기이함은 절로 나타난다.
尙看王生抱此懷(상간왕생포차회) : 왕선생께서 이러한 생각 가지고 계셨거늘
在於甫也何由羨(재어보야하유선) : 저 두보에게야 어찌 선망이나 하겠습니까.
且過王生慰疇昔(차과왕생위주석) : 잠시 왕선생에게 들리니 옛일을 위로해주시니
素知賤子甘貧賤(소지천자감빈천) : 평소에도 보잘 것 없는 제가 빈천에 만족함을 아십니다.
酷見凍?不足恥(혹견동뇌부족치) : 추위와 굶주림은 수치가 아님을 절실히 보았고
多病沈年苦無健(다병침년고무건) : 많은 병으로 한 해를 보내어 건강치 못함이 괴롭습니다.
王生怪生顔色惡(왕생괴생안색악) : 왕선생께서 저의 안색이 좋지 않음을 괴하게 여기시니
答云伏枕艱難遍(답운복침간난편) : 제가 병들어 누워 두루 어려웠습다고 말씀드렸습니다.
??三秋孰可忍(학려삼추숙가인) : 학질이 가을 석 달 동안 계속되니 누가 견딜 수 있으며
寒熱百日相交戰(한열백일상교전) : 백일 간을 한기와 고열이 반복되어 싸웠습니다.
頭白眼暗坐有?(두백안암좌유지) : 머리 희어지고 눈 어두워지고 앉아만 있어 굳은 살 생겨
肉黃皮皺命如線(육황피추명여선) : 살은 누렇게 되고 피부는 주름져서 목숨이 실낱 갔습니다.
惟生哀我未平復(유생애아미평복) : 오직 선생만이 제가 회복하지 못한 것을 애달프게 여기시고
爲我力致美肴膳(위아력치미효선) : 나를 위해 힘써 좋은 음식을 나누어주셨습니다.
遣人向市?香粳(견인향시사향갱) : 사람을 시켜 시장보아 향기로운 쌀을 사다가
喚婦出房親自饌(환부출방친자찬) : 부인을 불러 방을 나가 직접 밥을 짓게 하셨습니다.
長安冬?酸且綠(장안동저산차녹) : 장안의 겨울 나물저림은 시고도 푸르렀고
金城土?淨如練(금성토소정여련) : 금성의 연유는 깨끗하기가 명주 같았습니다.
兼求畜豪且割鮮(겸구축호차할선) : 또 살찐 가축을 구하여 신선한 것을 잘라주시고
密沽斗酒諧終宴(밀고두주해종연) : 몰래 한 말이나 되는 술을 사서 즐겁게 잔치를 마쳤습니다.
故人情義晩誰似(고인정의만수사) : 친구의 정과 의리 만년에 누가 이같이 하겠으며
令我手足輕欲旋(령아수족경욕선) : 나의 손발이 가겹게 움직일 만큼 나아지게 했습니다.
老馬爲駒信不虛(노마위구신부허) : 늙은 말이 망아지가 되었다는 말 진실로 헛되지 않으니
當時得意況深眷(당시득의황심권) : 이제 마음에 만족한데 하물며 깊이 보살펴주시다니요.
但使殘年飽喫飯(단사잔년포끽반) : 다만 노년의 저를 배불리 먹도록 해주시고
只願無事長相見(지원무사장상견) : 무사히 길이 서로 왕래하게 되기만을 원하옵니다.
  

증진이보궐(贈陳二補闕)-두보(杜甫)

진보궐에게 드립니다-두보(杜甫)

世儒多?沒(세유다골몰) : 세상 선비들은 몰락하는 이가 많은데
夫子獨聲名(부자독성명) : 선생께서는 홀로 명성이 날리십니다.
獻納開東觀(헌납개동관) : 간언의 말씀 올리는 자가 동관에 알려져
君王問長卿(군왕문장경) : 군왕께서 사마상여같은 인물인가를 물으셨다.
?雕寒始急(조조한시급) : 매는 추워져야 빨리 날고
天馬老能行(천마노능항) : 천마는 늙어서도 달릴 수 있습니다.
自到靑冥裏(자도청명리) : 날아서 푸른 하늘 안에 이르고부터는
休看白髮生(휴간백발생) : 백발이 생겨나는 것을 보지 마십시오.
  

송장십이삼군부촉주인정양시어(送張十二參軍赴蜀州因呈楊侍御)-두보(杜甫)

장 참군이 촉주 부임을 전송하고, 양 시어에게도 알려드리다-두보(杜甫)

好去張公子(호거장공자) : 잘 가십시오, 장공이시여
通家別恨添(통가별한첨) : 집안이 서로 통하니 이별의 한이 더합니다.
兩行秦樹直(양항진수직) : 좌우의 두 줄의 길에 진나라 나무는 곧고
萬點蜀山尖(만점촉산첨) : 수많은 촉나라 산봉우리 뾰족하기만 합니다.
御史新?馬(어사신총마) : 양 시어사는 새로 총마를 타셨고
參軍舊紫髥(삼군구자염) : 장 참군은 옛날 붉은 수염 한 진나라 치초같은 분입니다
皇華吾善處(황화오선처) : 임금의 사신이 우리와 잘 지내시니
于汝定無嫌(우여정무혐) : 그대에게도 반드시 꺼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기고삼십오서기(寄高三十五書記)-두보(杜甫)

고서기에게 부치다-두보(杜甫)

歎息高生老(탄식고생노) : 고 서기님의 연로하심이 극정되나
新詩日又多(신시일우다) : 새로 자운 시들이 나날이 많아집니다.
美名人不及(미명인부급) : 아름다운 명성을 다른 사람은 따르지 못하고
佳句法如何(가구법여하) : 좋은 시구 짓는 법은 어떠하신지요.
主將收才子(주장수재자) : 장군님께서 재주 있는 고 서기님 뽑으셨으니
??足凱歌(공동족개가) : 공동 땅에서는 족히 개선가를 부를 수 있겠습니다.
聞君已朱?(문군이주불) : 듣건대, 그대 이미 붉은 관리의 옷을 입었으니
且得慰蹉?(차득위차타) :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을 잠시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투증가서개부한이십운(投贈哥舒開府翰二十韻)-두보(杜甫)

개부 가서한께 드립니다-두보(杜甫)

今代麒麟閣(금대기린각) : 지금의 시대에 기린각에서는
何人第一功(하인제일공) : 어떤 사람이 공이 제일이겠는가.
君王自神武(군왕자신무) : 군왕께서 스스로 신처럼 용맹하시고
駕馭必英雄(가어필영웅) : 신하를 부리심에는 반드시 영웅이십니다.
開府當朝傑(개부당조걸) : 개부님은 조정의 영걸이시고
論兵邁古風(논병매고풍) : 병법을 논하심에는 고인을 능가하십니다.
先鋒百戰在(선봉백전재) : 선봉장이 되어 백 번 싸움에 계시어
略地兩隅空(략지량우공) : 땅을 빼앗아 두 모퉁이 땅이 비었습니다.
靑海無傳箭(청해무전전) : 청해 땅에는 전쟁이 없어지고
天山早?弓(천산조괘궁) : 천산 땅에는 일찍 전쟁이 그쳤습니다.
廉頗仍走敵(렴파잉주적) : 염파처럼 적을 도주하게 하고
魏絳已和戎(위강이화융) : 위강처럼 이미 오랑캐와 화해했습니다.
每惜河湟棄(매석하황기) : 매번 황하와 황수가 버려진 것을 아쉬워하고
新兼節制通(신겸절제통) : 새로 절제사를 겸하여 통하게 되었습니다.
智謀垂睿想(지모수예상) : 지략을 천자의 생각처럼 보여주시고
出入冠諸公(출입관제공) : 조정을 출입함에 제공들 중에서 으뜸이었습니다.
日月低秦樹(일월저진수) : 일월이 진나라 나무에 나직하고
乾坤繞漢宮(건곤요한궁) : 건곤은 한나라 궁궐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胡人愁逐北(호인수축배) : 오랑캐는 패한 군대를 쫓아올까 두려워하고
宛馬又從東(완마우종동) : 대완 지방의 말은 또 동쪽을 향해 쫓아옵니다.
受命邊沙遠(수명변사원) : 명을 받아 변방의 사막까지 멀리 가고
歸來御席同(귀내어석동) : 돌아와서는 천자의 자리와 함께 하십니다.
軒?曾寵鶴(헌지증총학) : 수레에 있어서는 일찍이 총애 받은 학이요
?獵舊非熊(전렵구비웅) : 사냥에서는 예부터 곰도 아니었습니다.
茅土加名數(모토가명수) : 띠풀 우거진 땅에도 호구의 수를 더하였고
山河誓始終(산하서시종) : 산과 물처럼 처음과 끝을 맹서하십니다.
策行遺戰伐(책항유전벌) : 묘책이 행하여지니 전쟁을 버리시고
契合動昭融(글합동소융) : 서로 맞음이 일할 때마다 천자의 밝음에 부합되십니다.
勳業靑冥上(훈업청명상) : 공적은 푸른 하늘보다 낫고
交親氣?中(교친기개중) : 서로 친교함에도 기개를 지키십니다.
未爲珠履客(미위주리객) : 아직 구슬 신발 싣는 객이 되지는 못했으나
已見白頭翁(이견백두옹) : 이미 백발의 늙은이로다.
壯節初題柱(장절초제주) : 젊은 시절 초년에는 기둥에 글을 지었으나
生涯獨轉蓬(생애독전봉) : 한평생을 다만 구르는 쑥처럼 떠돌아다닙니다.
幾年春草歇(기년춘초헐) : 몇 해나 봄풀이 시들어갔던가요
今日暮途窮(금일모도궁) : 오늘 아침 저물어가는 길이 막혔습니다
軍事留孫楚(군사류손초) : 군대의 일에는 손초와 같은 이를 머물게 하였고.
行間識呂蒙(항간식려몽) : 대오 사이에서 여몽을 알아보았습니다.
防身一長劍(방신일장검) : 몸을 지키는 기다란 칼을 차고
將欲倚??(장욕의공동) : 장차 공동에서 기대어보려 합니다.
  

증전구판관량구(贈田九判官梁丘)-두보(杜甫)

전씨 아홉 번째 아들 판관 전양구께 드립니다-두보(杜甫)

??使節上靑?(공동사절상청소) : 공동산 사절 가서한이 높은 벼슬에 오르니
河?降王款聖朝(하롱강왕관성조) : 하룡의 항복한 왕이 우리 왕실에 복종했습니다.
宛馬總肥秦??(완마총비진목숙) : 대원국의 준마인 완마가 진의 숙목으로 살찌고
將軍只數漢?姚(장군지수한표요) : 장군으로는 하나라의 표요 곽거병만을 알아줍니다.
陳留阮瑀誰爭長(진류완우수쟁장) : 진류 땅의 완우와 누가 뛰어남을 다투며
京兆田郎早見招(경조전낭조견초) : 경조의 전랑에 의하여 일찍이 불리어 졌습니다.
麾下賴君才竝美(휘하뢰군재병미) : 휘하는 그대의 재주를 힘입어 모두가 훌륭하니
獨能無意向漁樵(독능무의향어초) : 오직 고기잡고 나무하는 저를 향하는 뜻만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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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현원대소부연미피(與?縣源大少府宴渼陂)-두보(杜甫)

호현의 원씨네 맞 아들 소부와 함께 미파에서 연회를 갖다 -두보(杜甫)

應爲西陂好(응위서피호) : 응당 서쪽 미파못이 너무 좋아
金錢?一餐(금전경일찬) : 돈을 한 끼 식사에 모두 들였다.
飯抄雲子白(반초운자백) : 밥은 구름처럼 흰 것을 뜨고
瓜嚼水精寒(과작수정한) : 외는 수정처럼 찬 것을 먹었다.
無計廻船下(무계회선하) : 배를 돌려 돌아 내려가려니 방법이 없어
空愁避酒難(공수피주난) : 권하는 술 피하기 어려울까 공연히 근심했다.
主人情爛漫(주인정난만) : 주인이 정이 넘쳐는 분이라
持答翠琅?(지답취랑간) : 지은 시 손에 쥔 채로 주인의 옥같은 마음에 보답한다.
  

미피서남대(渼陂西南臺)-두보(杜甫)

미파못의 서남대에서-두보(杜甫)

高臺面蒼陂(고대면창피) : 높은 누대는 푸른 못과 면해있고
六月風日冷(륙월풍일냉) : 유월인데도 바람에 날이 차다.
??離披去(겸가리피거) : 억새와 갈대는 어지러이 ?혀 있고
天水相與永(천수상여영) : 하늘과 못물은 서로 이어져 멀기만 하다.
懷新目似擊(회신목사격) : 마음에 품었던 새 경치가 눈에 와 부딪는 듯
接要心已領(접요심이령) : 종요로운 곳을 만나니 마음은 이미 와 닫는다.
?像識鮫人(방상식교인) : 비슷하여 마치 교인인 듯 생각되고
空?辨漁艇(공몽변어정) : 어렴풋하여 고깃배인 듯 판단된다.
錯磨終南翠(착마종남취) : 종남산이 푸르게 출렁이고
顚倒白閣影(전도백각영) : 백각봉의 그림자가 거꾸로 비치는구나.
??增光輝(추줄증광휘) : 높다란 산은 빛을 더하고
乘陵惜俄頃(승능석아경) : 언덕에 오르니 짧은 시간이 아쉬워라
勞生愧嚴鄭(노생괴엄정) : 애서면 사는 삶이 엄준과 정박에 부끄럽고
外物慕張?(외물모장병) : 세상 일 떠나 삶은 장량과 병만용을 그리워한다.
世復輕??(세복경화류) : 세상은 다시 경박하게도 화류와 같은 명마를 경시하고
吾甘雜??(오감잡와민) : 나는 잡되게도 개구리와 같은 잡된 것들을 기꺼워하는구나.
知歸俗所忌(지귀속소기) : 돌아갈 줄을 아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꺼리나
取適事莫竝(취적사막병) : 마음에 맞는 것을 취함에는 어떤 일도 함께하지 않는구나.
身退豈待官(신퇴개대관) : 세상일에서 떠나려하면서 어찌 벼슬하기를 기다려 하나
老來苦便靜(노내고편정) : 늙어가면서는 고요함을 애써 편안히 여기게 되었다.
況資菱?足(황자능검족) : 하물며 먹고 살기에 마름으로도 충분함에야
庶結茅茨逈(서결모자형) : 바라기는 띳집을 멀리 지었으면 한다.
從此具扁舟(종차구편주) : 지금부터는 작은 배 갖추어두고
彌年逐淸景(미년축청경) : 일년 내내 맑은 경치를 쫓아 구경하리라.
  

미피항(渼陂行)-두보(杜甫)

미파못을 노래함-두보(杜甫)

岑參兄弟皆好奇(잠삼형제개호기) : 잠삼 형제가 모두 절경을 좋아하여
?我遠來遊渼陂(휴아원내유미피) : 나를 멀리 데리고 와서 미피못을 유람한다.
天地?慘忽異色(천지암참홀리색) : 천지가 어둑한데 갑자기 풍경이 달라지고
波濤萬頃堆琉璃(파도만경퇴류리) : 만경이나 이는 파도는 유리처럼 쌓인다.
琉璃汗漫泛舟入(류리한만범주입) : 유리처럼 아득한 물결 위로 배 띄워 드니
事殊興極憂思集(사수흥극우사집) : 일마다 특별하여 흥은 지극해지나 걱정스러워진다.
?作鯨呑不復知(타작경탄부복지) : 악어가 나타날 고래가 삼켜버릴 지도 모르겠는데
惡風白浪何嗟及(악풍백낭하차급) : 심한 바람과 흰 물결에 어떤 감탄도 미치지 못한다.
主人錦帆相爲開(주인금범상위개) : 주인은 비단 돛을 나를 위해 펼치고
舟子喜甚無?埃(주자희심무분애) : 뱃사공이 심히 기뻐함은 티끌하나 없이 맑아서라.
鳧?散亂棹謳發(부예산난도구발) : 물오리와 갈매기는 어지러이 흩어지고 뱃노래 일고
絲管??空翠來(사관조추공취내) : 음악소리가 가늘게 푸른 공중에서 들려온다.
沈?續?深莫測(침우속만심막측) : 비단실 이은 장대를 물에 담가도 깊이를 모르고
菱葉荷花淨如拭(능섭하화정여식) : 마름잎과 연꽃은 닦아낸 듯이 깨끗하다.
宛在中流渤?淸(완재중류발해청) : 완연하여 발해의 맑은 물 한복판에 있는 듯 하고
下歸無極終南黑(하귀무극종남흑) : 아래로 돌아가려니 종남산처럼 어둑하여 끝이 없도다.
半陂以南純浸山(반피이남순침산) : 미파못의 절반이 남쪽으로 종남산이 가라앉은 듯하고
動影?窕沖融間(동영뇨조충융간) : 움직이는 그림자는 그 잔잔한 속에 어른거린다.
船舷暝?雲際寺(선현명알운제사) : 뱃전은 어둑하고 삐걱거리는 소리, 배는 운제사를 지나고
水面月出藍田關(수면월출남전관) : 수면의 달은 남전관으로부터 떠오른다.
此時驪龍亦吐珠(차시려룡역토주) : 이 시간 검은 용도 물 속에서 구슬을 통해내고
馮夷擊鼓?龍趨(풍이격고군룡추) : 풍이가 북을 치니 온갖 용들이 쫓아간다.
湘妃漢女出歌舞(상비한녀출가무) : 상비와 한녀가 나와 노래하고 춤을 추니
金支翠旗光有無(금지취기광유무) : 거문고의 황금지주와 푸른 깃발이 반짝거린다.
咫尺但愁電雨至(지척단수전우지) : 지척에는 다만 우뢰와 비가 올까 근심하나니
蒼茫不曉神靈意(창망부효신령의) : 아득히 멀어 신령의 뜻을 알지 못한다.
少壯幾時奈老何(소장기시나노하) : 젊은 시절은 얼마나 되며, 늙어짐을 어찌하나
向來哀樂何其多(향내애낙하기다) : 지금까지 슬픔과 즐거움이 어찌 그렇게도 많았던가.
  

성서피범주(城西陂泛舟)-두보(杜甫)

성 서쪽 저수지에 패를 띄우고-두보(杜甫)

靑蛾皓齒在樓船(청아호치재누선) : 푸른 눈썹 흰 치아의 미인들 배에 있고
橫笛短簫悲遠天(횡적단소비원천) : 지그시 문 피리와 짧은 피리소리 먼 하늘까지 슬프다.
春風自信牙檣動(춘풍자신아장동) : 봄바람에 상아돛대 움직임을 맡겨두고
遲日徐看錦纜牽(지일서간금람견) : 긴 낮에 천천히 닻줄 끌리는 것을 바라본다.
魚吹細浪搖歌扇(어취세낭요가선) : 물고기는 가느다란 물결 불어 노래부채 움직이고
燕蹴飛花落舞筵(연축비화낙무연) : 제비는 나는 꽃잎을 밟아 춤추는 자리에 떨어뜨린다.
不有小舟能蕩?(부유소주능탕장) : 작은 연락선을 노 젓기를 아니한다면
百壺那送酒如泉(백호나송주여천) : 백 항아리에 어찌 샘처럼 많은 술을 보낼 수 있으리오.
  

배제귀공자장팔구휴기납량2(陪諸貴公子丈八溝?妓納?2)-두보(杜甫)

여러 귀공자들을 모시고 장팔구에서 기생들과 더위를 식히며-두보(杜甫)

雨來霑席上(우내점석상) : 비가 내려 자리를 적시고
風急打船頭(풍급타선두) : 바람이 거세져 뱃머리를 때린다.
越女紅裙濕(월녀홍군습) : 월나라 미녀는 붉은 치마가 젖고
燕姬翠黛愁(연희취대수) : 연나라 여인은 검은 눈썹 우수에 젖는다.
纜侵堤柳繫(람침제류계) : 닻줄은 다가가 제방의 버드나무에 묶고
?卷浪花浮(만권낭화부) : 장막을 말고 있는데 물결에 꽃이 떠오른다.
歸路?蕭颯(귀노번소삽) : 돌아가는 길에 바람이 삽상하니
陂塘五月秋(피당오월추) : 제방의 오월 날씨가 가을날이로구나.
  

배제귀공자장팔구휴기납량1(陪諸貴公子丈八溝?妓納?1)-두보(杜甫)

여러 귀공자들을 모시고 장팔구에서 기생들과 더위를 식히며-두보(杜甫)

落日放船好(낙일방선호) : 지는 해에 배 띄우기 좋고
輕風生浪遲(경풍생낭지) : 가벼운 바람에 물결도 천천히 인다.
竹深留客處(죽심류객처) : 대숲 깊어 손님 잡아 두기 좋은 곳
荷淨納?時(하정납량시) : 연꽃이 깨끗하니 더위 식히기 좋은 때다.
公子調?水(공자조빙수) : 공자는 빙수를 만들고
佳人雪藕絲(가인설우사) : 미인은 연뿌리 실을 씻는다.
片雲頭上黑(편운두상흑) : 조각구름 머리 위 어둑하니
應是雨催詩(응시우최시) : 이는 응당 비가 시 짓기를 재촉함이다.
 

중과하씨오수5(重過何氏五首5)-두보(杜甫)

다시 하씨에게 들리며-두보(杜甫)

到此應常宿(도차응상숙) : 이곳에 오면 반드시 늘 묵어야 하고
相留可判年(상류가판년) : 머물려 있으려면 일 년이라도 가능하다.
蹉?暮容色(차타모용색) : 잘못 뜻을 잃어 저문 얼굴 빛
?望好林泉(창망호림천) : 슬퍼하며 좋은 숲과 샘을 바라본다.
何日霑微祿(하일점미녹) : 어느 날에야 관리가 되었다가
歸山買薄田(귀산매박전) : 산으로 돌아와 척박한 밭이나 사게 될까.
期遊恐不遂(기유공부수) : 기약한 유람을 이루지 못할까 두려워
把酒意茫然(파주의망연) : 술잔을 잡으니 마음이 아득해지는구나.
  

중과하씨오수4(重過何氏五首4)-두보(杜甫)

다시 하씨에게 들리며-두보(杜甫)

頗怪朝參懶(파괴조삼라) : 조정에 나아감을 소홀함이 자못 이상했나니
應耽野趣長(응탐야취장) : 유장한 들판 정취를 탐닉해서이리라.
雨抛金鎖甲(우포금쇄갑) : 비에는 금빛 갑옷이 버려져 있고
苔臥綠沈槍(태와녹침창) : 이끼에 녹슨 채 떨어진 창이 눕혀있다.
手自移蒲柳(수자이포류) : 손수 부들과 버들을 옮겨 심었으니
家?足稻粱(가재족도량) : 집안형편이야 겨우 양식이 족하였다.
看君用幽意(간군용유의) : 그대를 보아하니 그윽한 마음 써서
白日到羲皇(백일도희황) : 대낮에도 복희황제의 시대에 이르시리라.
[五] 
  

중과하씨오수3(重過何氏五首3)-두보(杜甫)

다시 하씨에게 들리며-두보(杜甫)

落日平臺上(낙일평대상) : 평대 위로 해는 지고
春風?茗時(춘풍철명시) : 봄바람에 차 마실 시간.
石欄斜點筆(석난사점필) : 돌난간에서 비스듬히 붓 적시어
桐葉坐題詩(동섭좌제시) : 오동잎에다 앉아서 시를 짓는다.
翡翠鳴衣桁(비취명의항) : 물총새는 옷 말리는 나무에서 울고
??立釣絲(청연립조사) : 잠자리는 낚싯줄에 서있다.
自今幽興熟(자금유흥숙) : 이제부터 그윽한 흥이 익어가
來往亦無期(내왕역무기) : 왕래함에 정한 때도 없어라.
  

중과하씨오수2(重過何氏五首2)-두보(杜甫)

다시 하씨에게 들리며-두보(杜甫)

山雨樽仍在(산우준잉재) : 산에 비 내려도 술동이는 그대로 두고
沙沈榻未移(사침탑미이) : 모래가 쌓여도 걸상을 아직 옮기지 않는다.
犬迎曾宿客(견영증숙객) : 개는 전에 묵고 간 손님을 맞고
鴉護落巢兒(아호낙소아) : 까마귀는 둥지에 떨어뜨린 새끼를 돌본다.
雲薄翠微寺(운박취미사) : 구름 엷어진 취미사 절간
天淸皇子陂(천청황자피) : 하늘 맑아진 황자 저수지라.
向來幽興極(향내유흥극) : 지금까지 그윽한 흥취 지극하여
步?向東籬(보섭향동리) : 나막신 신고 걸어서 동쪽 울타리로 향한다.
  

중과하씨오수1(重過何氏五首1)-두보(杜甫)

다시 하씨에게 들리며-두보(杜甫)

問訊東橋竹(문신동교죽) : 동교의 대나무에 대해 물으니
將軍有報書(장군유보서) : 장군이 답하는 글을 보내왔도다.
倒衣還命駕(도의환명가) : 옷을 거꾸로 입고 다시 말을 부려 와서
高枕乃吾廬(고침내오려) : 베개 높이 베니 바로 내 집 같아라.
花妥鶯?蝶(화타앵소접) : 꾀꼬리가 나비 잡려다 꽃잎 떨어지고
溪喧獺?魚(계훤달진어) : 수달이 고기를 잡으려하니 개울 소란하다.
重來休沐地(중내휴목지) : 다시 휴식하고 목욕하는 이 땅에 와보니
眞作野人居(진작야인거) : 진정 야인이 사는 곳이어라.
  

봉배정부마위곡이수2(奉陪鄭駙馬韋曲二首2)-두보(杜甫)

위곡에서 정부마를 모시고-두보(杜甫)

野寺垂楊裏(야사수양리) : 들판에 절은 수양버들 속에 있고
春畦亂水間(춘휴난수간) : 봄날의 밭두둑은 물로 어리러워라.
美花多映竹(미화다영죽) : 화려한 꽃들은 대숲을 비추고
好鳥不歸山(호조부귀산) : 좋은 새들도 산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城郭終何事(성곽종하사) : 장안에서는 끝내 무슨 일이 있을 것이며
風塵豈駐顔(풍진기주안) : 세상에서야 어찌 늙지 않고 살 수 있을까.
誰能與公子(수능여공자) : 누가 능히 공자와 함께하여
薄暮欲俱還(박모욕구환) : 저물녘에 같이 돌아가자고 할 수 있을까.
  

봉배정부마위곡이수1(奉陪鄭駙馬韋曲二首1)-두보(杜甫)

위곡에서 정부마를 모시고-두보(杜甫)

韋曲花無賴(위곡화무뢰) : 위곡 땅 꽃들은 믿을 수 없어
家家惱殺人(가가뇌쇄인) : 집집마다 사람을 번뇌하게 하는구나.
綠樽須盡日(녹준수진일) : 좋은 술로 보내야 함은
白髮好禁春(백발호금춘) : 백발로 봄날을 잘 견디혀 함이어라.
石角鉤衣破(석각구의파) : 돌 모서리는 옷이 걸릴 듯 부셔져 있고
藤梢刺眼新(등초자안신) : 등나무 가지 끝은 눈을 찌르는 듯 신선하다.
何時占叢竹(하시점총죽) : 어느 때라야 온통 대숲을 차지하고
頭戴小烏巾(두대소오건) : 작은 검은 두건을 머리에 쓸까.
  

구일곡강(九日曲江)-두보(杜甫)

구일 날에 곡강에서-두보(杜甫)

綴席茱萸好(철석수유호) : 수유꽃이 자리에 이어져 피었으나
浮舟??衰(부주함담쇠) : 연못에 배 띄워 지나보니 연꽃은 시들었다.
百年秋已半(백년추이반) : 인생 백년에, 이미 가을이 반이나 지나고
九日意兼悲(구일의겸비) : 구월 구일에 마음은 아울러 슬퍼지는구나.
江水淸源曲(강수청원곡) : 강물의 원류가 이곳에서 굽어지니
荊門此路疑(형문차노의) : 이 길이 옛날 환온이 잔치 베푼 형문 땅인가.
晩故高興盡(만고고흥진) : 저녁이 되니 높은 흥취 이미 다하니
搖蕩菊花期(요탕국화기) : 국화꽃 피는 이 기간, 허전한 내 마음 흔들린다.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10(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10)-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幽意忽不?(유의홀부협) : 그윽한 뜻이 문득 흡족하지 않으니
歸期無奈何(귀기무나하) : 돌아갈 기약을 어찌할 수 없어서라.
出門流水住(출문류수주) : 문밖을 나서니 흐르는 물 멈추고
回首白雲多(회수백운다) : 머리 돌려보니 흰 구름만 가득하여라.
自笑燈前舞(자소등전무) : 등잔 앞에서 춤추는 일 스스로 웃나니
誰憐醉後歌(수련취후가) : 취한 뒤 부르는 노래를 누가 좋아하리오.
?應與朋好(지응여붕호) : 다만 반드시 친한 친구와 같이
風雨亦來過(풍우역내과) : 비바람 몰아쳐도 들러보아야 하리라.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9(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9)-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牀上書連屋(상상서련옥) : 상 위에는 책이 지붕까지 이어지고
階前樹拂雲(계전수불운) : 섬돌 앞, 나무는 구름을 치켜 올린다.
將軍不好武(장군부호무) : 장군은 무력을 좋아하지 않아
稚子總能文(치자총능문) : 어린 자식들이 모두 글을 좋아한다.
醒酒微風入(성주미풍입) : 술에서 깨어나니 산들바람 불어오고
聽詩靜夜分(청시정야분) : 시 읊는 소리 들리니 야반이 되었구나.
?衣掛蘿?(치의괘나벽) : 칡베 옷을 등라와 벽려에 걸어두니
?月白紛紛(양월백분분) : 서늘한 달빛이 하얗게 번쩍거린다.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8(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8)-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憶過楊柳渚(억과양류저) : 기억나노니, 버드나무 물가를 지나
走馬定昆池(주마정곤지) : 정곤지 연못으로 말 달리던 일이여.
醉把靑荷葉(취파청하섭) : 술에 취하여 푸른 연꽃잎 잡고
狂遺白接?(광유백접리) : 미친 듯이 흰 두건을 버렸었다.
刺船思?客(자선사영객) : 배 젓으며 영 땅의 뱃사공 나그네 생각하고
解水乞吳兒(해수걸오아) : 물길을 알아보려 오 땅의 남자들을 찾는다.
坐對秦山晩(좌대진산만) : 앉아서 진산의 저녁을 마주하니
江湖興頗隨(강호흥파수) : 남방지방 강호의 흥취가 자못 따른다.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7(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7)-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樹寒雲色(색수한운색) : 색나무는 찬 구름 빛이고
茵蔯春藕香(인진춘우향) : 인진쑥의 향기는 봄철 연뿌리 같다.
脆添生菜美(취첨생채미) : 부드러운 생채는 더욱 아름답고
陰益食單?(음익식단량) : 식사 위해 펼친 자리는 더욱 시원하다.
野鶴淸晨出(야학청신출) : 들판의 학은 맑은 새벽에 나오고
山精白日藏(산정백일장) : 산도깨비는 대낮에는 숨어있다
石林蟠水府(석림반수부) : 바위 숲은 물 아래에 어리어
百里獨蒼蒼(백리독창창) : 백 리나 홀로 푸르고 푸르구나.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6(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6)-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風?吹陰雪(풍등취음설) : 바람 이는 돌계단에 음산한 눈발이 날리는데
雲門吼瀑泉(운문후폭천) : 구름 낀 문에는 폭포수 소리가 포효한다.
酒醒思臥?(주성사와점) : 술이 깨어 대자리에 누울까 생각했는데
衣冷欲裝綿(의냉욕장면) : 폭포 물에 옷이 차가워져 솜을 넣고 싶어진다.
野老來看客(야노내간객) : 시골 노인 찾아와 손님들을 보고서
河魚不取錢(하어부취전) : 강의 물고기로 돈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疑淳樸處(지의순박처) : 다만 의심스러우니, 순박한 곳이라
自有一山川(자유일산천) : 자연히 한 산천의 세계가 있는가 한다.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5(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5)-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剩水滄江破(잉수창강파) : 남은 물은 창수의 물을 나눈 것이요
殘山碣石開(잔산갈석개) : 쇠잔한 가산은 갈석산처럼 열리어 있구나.
綠垂風折?(녹수풍절순) : 푸르게 드리운 것은 바람에 꺾인 대나무요
紅綻雨肥梅(홍탄우비매) : 붉게 터져 나온 것은 비에 비대해진 매실이어라.
銀甲彈箏用(은갑탄쟁용) : 은깎지는 쟁을 타는데 쓰이고
金魚換酒來(금어환주내) : 금어부로는 술을 바꾸어 왔어라.
興移無灑掃(흥이무쇄소) : 흥이 옮겨가니 청소하는 일도 없어
隨意坐?苔(수의좌매태) : 마음 내키는 대로 이끼 낀 곳에 앉았어라.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4(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4)-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旁舍連高竹(방사련고죽) : 옆집에 연이은 키 큰 대나무
疎籬帶晩花(소리대만화) : 성근 울타리에는 저녁 꽃이 피었구나.
?渦深沒馬(년와심몰마) : 맷돌 모양의 소용돌이 말이 빠지도록 깊고
藤蔓曲藏蛇(등만곡장사) : 등나무 덩굴은 뱀이 서린 듯이 굽어있구나.
詞賦工無益(사부공무익) : 글이 비록 좋아도 이로움이 전혀 없으니
山林跡未?(산림적미사) : 산림에 노닐 자취가 아직 멀지 않았구나.
盡捻書籍賣(진념서적매) : 책을 모두 가져다가 팔아서라도
來問爾東家(내문이동가) : 너의 동쪽 집안의 집값 물으려 오리라.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3(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3)-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萬里戎王子(만리융왕자) : 만 리 먼 곳에서 온 융왕자꽃
何年別月支(하년별월지) : 어느 해에 월지국을 떠나왔는가.
異花來絶域(리화내절역) : 기이한 꽃이여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와서
滋蔓?淸池(자만잡청지) : 무성히도 뻗어나 맑은 못을 둘러쌌구나.
漢使徒空到(한사도공도) : 한나라 사신 장건은 헛되이 이르렀고
神農竟不知(신농경부지) : 신농씨도 끝내 알지 못했었구나.
露?兼雨打(노번겸우타) : 이슬에 꽃 피어 비를 맞고
開?漸離披(개탁점리피) : 피어서는 점차로 어지러이 흩어졌구나.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2(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2)-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百頃風潭上(백경풍담상) : 백 경 되는 못 위로 바람 불고
千章夏木淸(천장하목청) : 천 그루 여름 나무그늘 맑기도 하다.
卑枝低結子(비지저결자) : 낮은 가지에 열매 늘어지고
接葉暗巢鶯(접섭암소앵) : 맞닿은 잎 사이로 둥지 튼 꾀꼬리 어른거린다.
鮮?銀絲?(선즉은사회) : 은실 같은 신선한 즉어회
香芹碧澗羹(향근벽간갱) : 푸른 골짝 물로 끓인 향기로운 미나리 국.
?疑舵樓底(번의이누저) : 도리어 의심스러워라, 선루 아래서
晩飯越中行(만반월중항) : 저녁밥 먹으며 월 지방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배정광문유하장군산림십수1(陪鄭廣文遊何將軍山林十首1)-두보(杜甫)

정광문을 모시고 하장군의 산림에 노닐며 지은 십 수-두보(杜甫)

不識南塘路(부식남당노) : 남당로를 알지 못하다가
今知第五橋(금지제오교) : 이제야 제오교를 알았도다.
名園依綠水(명원의녹수) : 이름난 원림은 푸른 물가에 있고
野竹上靑?(야죽상청소) : 들판의 푸른 대나무 푸른 하늘로 솟아있다.
谷口舊相得(곡구구상득) : 곡구와는 예부터 서로 마음이 맞아
濠梁同見招(호량동견초) : 호량에 함께 초대되었다.
平生爲幽興(평생위유흥) : 평생 동안 그윽한 흥취를 위해
未惜馬蹄遙(미석마제요) : 말 타고 멀리 감을 아끼지 않았었다.
  

백사항(白絲行)-두보(杜甫)

흰실을 노래하다-두보(杜甫)

繰絲須長不須白(조사수장부수백) : 실을 켬에는 길게 해야지 희게만 해서는 안 되는데
越羅蜀錦金粟尺(월나촉금금속척) : 월 지방과 촉 지방의 비단을 금장식 자를 쓰고
象牀玉手亂殷紅(상상옥수난은홍) : 상아 장식 베틀에서 섬섬옥수에 검붉은 색이 어지럽고
萬草千花動凝碧(만초천화동응벽) : 천만가지 꽃 모양이 푸른색으로 꿈틀댄다.
已悲素質隨時染(이비소질수시염) : 흰 바탕이 시절유행을 따라 물들어지고
裂下鳴機色相射(열하명기색상사) : 우리는 베틀에 찢어져 색상이 서로 어울림 슬퍼한다.
美人細意?貼平(미인세의위첩평) : 미인이 세심하게 다리미질하여 평평하게 다리고
裁縫滅盡針線跡(재봉멸진침선적) : 재봉하여 바느질 자리마저 다 없애버리는구나.
春天衣著爲君舞(춘천의저위군무) : 봄날 비단옷 입고서 임을 위해 춤을 추니
?蝶飛來黃?語(협접비내황리어) : 나비가 날아오고 꾀꼬리가 노래하는구나.
落絮遊絲亦有情(낙서유사역유정) : 떨어지는 버들개지와 날아 다니는 버들 실도 정이 있어
隨風照日宜輕擧(수풍조일의경거) : 바람을 쫓고 해에 빛나 가볍게 흔들리는구나.
香汗淸塵?顔色(향한청진오안색) : 향수에 엉긴 땀과 맑은 먼지가 안색을 더럽히니
開新合故置何許(개신합고치하허) : 새 것을 꺼내고 옛 것은 넣어두어 어디가 치우는가.
君不見才士汲引難(군부견재사급인난) : 그대는 보지 못했던가, 재능 있는 선비는 등용하기 어려워
恐懼棄捐忍?旅(공구기연인기려) :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 나그네 처지를 참고 있는 것을.
  

봉증선우경조이십운(奉贈鮮于京兆二十韻)-두보(杜甫)

선우경조께 받들어 드리는 20운-두보(杜甫)

王國稱多士(왕국칭다사) : 왕국에 선비가 많다 하나
賢良復幾人(현량복기인) : 어진 선비는 얼마나 될까요.
異才應間出(이재응간출) : 특이한 인재는 간간히 나오나니
爽氣必殊倫(상기필수륜) : 삽상한 기운은 무리를 달리하리라.
始見張京兆(시견장경조) : 처음 장경조를 보니
宜居漢近臣(의거한근신) : 한나라의 가까운 신하임이 마땅하였다.
??開道路(화류개도노) : 화류 같은 말은 길을 열고
??離風塵(조악리풍진) : 조악 같은 새는 풍진을 떠났습니다.
侯伯知何算(후백지하산) : 후백들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으며
文章實致身(문장실치신) : 문장은 실로 높은 지위에 이르게 하였구나.
奮飛超等級(분비초등급) : 힘차게 날아올라 등급을 뛰어 넘어
容易失沈淪(용역실침륜) : 쉽게도 영락한 시절을 벗어났구나.
脫略磻溪釣(탈략반계조) : 반계의 낚시질을 벗어나
操持?匠斤(조지영장근) : 영장의 도끼 자루를 잡았구나.
雲?今已逼(운소금이핍) : 구름 끝에 이미 가까이 다가갔으니
台袞更誰親(태곤경수친) : 삼공의 지위를 다시 누가 가까이 하겠습니까.
鳳穴雛皆好(봉혈추개호) : 봉황의 굴에 새끼들 모두 좋고
龍門客又新(용문객우신) : 용문에는 객들이 또 새롭습니다.
義聲紛感激(의성분감격) : 의로운 명성에 분분히 감격도 하나
敗績自逡巡(패적자준순) : 실패한 처지라 스스로 머뭇거립니다.
途遠欲何向(도원욕하향) : 갈 길이 머니 어디로 향해야 하나요
天高難重陳(천고난중진) : 하늘은 높아 다시 진언하기도 어렵습니다.
學詩猶孺子(학시유유자) : 시를 배운 것이 오히려 어린 시절
鄕賦?嘉賓(향부첨가빈) : 향시의 글은 좋은 빈객들을 욕되게 했지요.
不得同晁錯(부득동조착) : 조조와 같을 수 없었는데
?嗟後?詵(우차후극선) : 아, 극선에게도 뒤쳐졌습니다.
計疎疑翰墨(계소의한묵) : 헤아림이 소루하여 글재주가 의심되어
時過憶松筠(시과억송균) : 때가 지나가니 소나무 대나무를 생각합니다.
獻納紆皇眷(헌납우황권) : 삼대예부를 바쳐 황제의 보살핌을 받아
中間謁紫宸(중간알자신) : 그 간에 자신궁에도 알현도 했습니다.
且隨諸彦集(차수제언집) : 잠시 여러 선비들을 따라 모여
方?薄才伸(방기박재신) : 잠시 보잘것없는 재주를 펼쳐보려 했습니다.
破膽遭前政(파담조전정) : 담 떨어지게 놀라게도 전의 집정자 만났으나
陰謀獨秉鈞(음모독병균) : 음모로 홀로 권력을 잡았습니다.
微生霑忌刻(미생점기각) : 미천한 생명 시기와 각박함에 젖어
萬事益酸辛(만사익산신) : 일마다 더욱 괴롭고 고생스러웠습니다.
交合丹靑地(교합단청지) : 서로 사귐이 고관과 만나는 처지이고
恩傾雨露辰(은경우노진) : 은혜는 비와 이슬을 기울여주는 때입니다.
有儒愁餓死(유유수아사) : 굶어죽을 것을 근심하는 선비가 있으니
早晩報平津(조만보평진) : 조만간에 평진후에게 알리어 주시겠지요.
  

곡강삼장3(曲江三章3)-두보(杜甫)

곡강 삼장-두보(杜甫)

自斷此生休問天(자단차생휴문천) : 이 인생을 그만 두고 하늘에 묻지 않으리니
杜曲幸有桑麻田(두곡행유상마전) : 두곡 땅에는 다행히 아직 뽕나무와 삼 밭 있으니
故將移住南山邊(고장이주남산변) : 짐짓 남산 곁으로 옮겨 가리라
短衣匹馬隨李廣(단의필마수리광) : 짧은 옷과 한 필 말로 이광을 따르며
看射猛虎終殘年(간사맹호종잔년) : 사나운 호랑이 쏘는 것 보면서 여생을 마치리라.
  

곡강삼장2(曲江三章2)-두보(杜甫)

곡강 삼장-두보(杜甫)

卽事非今亦非古(즉사비금역비고) : 바로 지은 이 시는 금체시도 고체시도 아니라
長歌激越?林莽(장가격월소림망) : 긴 노래가 세차게도 숲풀을 스쳐 넘어가는구나.
比屋豪華固難數(비옥호화고난수) : 늘어선 호화주택들은 정말 헤아리기도 어렵고
吾人甘作心似灰(오인감작심사회) : 나라는 인간은 기꺼이 마음을 재처럼 가졌는데
弟姪何傷淚如雨(제질하상누여우) : 아우와 조카들은 무엇이 아파 빗물처럼 눈물 흘리나.
  

곡강삼장1(曲江三章1)-두보(杜甫)

곡강 삼장-두보(杜甫)

曲江蕭條秋氣高(곡강소조추기고) : 곡강은 스산하고 가을 기운 높은데
菱荷枯折隨風濤(능하고절수풍도) : 마름과 연꽃 시들어 꺾여 바람 따라 물결친다.
遊子空嗟垂二毛(유자공차수이모) : 나그네 공연히 탄식하며 반 백발 드리우고
白石素沙亦相蕩(백석소사역상탕) : 흰 돌과 흰 모래도 서로 요동치는데
哀鴻獨叫求其曹(애홍독규구기조) : 애통한 비둘기 홀로 부르짖으며 무리를 찾는다.
  

현도단가기원일인(玄都壇歌寄元逸人)-두보(杜甫)

현도단 노래를 원은자에게 부치다-두보(杜甫)

故人昔隱東蒙峯(고인석은동몽봉) : 오랜 친구 지난 날 동몽산 봉우리에 은거하며
已佩含景蒼精龍(이패함경창정룡) : 이미 함경화 창정룡을 지니고 있었도다.
故人今居子午谷(고인금거자오곡) : 오랜 친구 지금은 자오곡에 살면서
獨在陰崖結茅屋(독재음애결모옥) : 홀로 그늘진 언덕에 초가집에 있다.
屋前太古玄都壇(옥전태고현도단) : 집 앞에는 태고의 현도단이 있어
靑石漠漠常風寒(청석막막상풍한) : 푸른 돌은 아득하고 늘 바람이 차갑다.
子規夜啼山竹裂(자규야제산죽렬) : 자규가 밤에 울어 산 대나무 갈라지고
王母晝下雲旗?(왕모주하운기번) : 왕모 새는 낮에 내려와 구름처럼 깃을 친다.
知君此計成長往(지군차계성장왕) : 그대의 계책 길이 신선 세계로 가게 됨을 아노니
芝草琅?日應長(지초랑간일응장) : 지초와 낭간은 날마다 응당 자라나겠지요
鐵?高垂不可攀(철쇄고수부가반) : 쇠사슬 높이 내려져 있어도 오르지 못하는데
致身福地何蕭爽(치신복지하소상) : 그대의 몸은 복지에 이르렀으니 얼마나 상쾌하십니까.
  

송위서기부안서(送韋書記赴安西)-두보(杜甫)

안서로 부임하는 위서기를 전송하며-두보(杜甫)

夫子?通貴(부자훌통귀) : 선생이 갑자기 귀하게 되시어
雲泥相望懸(운니상망현) : 구름과 진흙처럼 차이가 현격합니다.
白頭無藉在(백두무자재) : 늙은 이 몸 의지할 곳 하나 없는데
朱?有哀憐(주불유애련) : 벼슬하시는 그대 나를 가련하게 여기신다.
書記赴三捷(서기부삼첩) : 서기는 세 번의 승리를 위하여 가지만
公車留二年(공거류이년) : 저는 공거에서 이 년을 머물고 있습니다.
欲浮江海去(욕부강해거) : 강과 바다에 배 띄워 떠나려니
此別意茫然(차별의망연) : 이번의 이별에 마음은 아득해집니다.
  

봉류증집현원최국보우휴렬이(奉留贈集賢院崔國輔于休烈二)-두보(杜甫)

집현원의 최국보와 우휴렬 두 두분께 받들어 남겨 드리다-두보(杜甫)

昭代將垂白(소대장수백) : 태평성대에 머리가 희어지도록
途窮乃叫?(도궁내규혼) : 벼슬하지 못해 궁궐 문지지 불렀다.
氣衝星象表(기충성상표) : 문장의 기세는 별들의 밖을 찌르고
詞感帝王尊(사감제왕존) : 문장은 제왕을 감동시켰습니다.
天老書題目(천노서제목) : 제상이 제목을 쓰시고
春官驗討論(춘관험토논) : 시험관은 토론을 시험하셨다.
倚風遺?路(의풍유역노) : 바람에 기대어 익새의 길을 잃었으나
隨水到龍門(수수도룡문) : 물을 따라 용문에 이르렀다.
竟與蛟?雜(경여교리잡) : 결국은 교룡과 섞이고
空聞燕雀喧(공문연작훤) : 헛되이 제비와 참새 무리의 소란을 들었습니다.
靑冥猶契闊(청명유글활) : 푸른 하늘은 여전히 멀어서
凌?不飛?(능려부비번) : 높이 날려고 해도 날아오를 수 없었습니다.
儒術誠難起(유술성난기) : 유술은 진정 일으키기 어려워도
家聲庶已存(가성서이존) : 가문의 명성은 거의 존속되었습니다.
故山多藥物(고산다약물) : 고향에는 약물이 많고
勝?憶桃源(승개억도원) : 뛰어난 경치는 도화원을 생각합니다.
欲整還鄕?(욕정환향패) : 고향으로 가는 깃발을 정돈하려니
長懷禁掖垣(장회금액원) : 길이 궁궐의 담장이 생각납니다.
謬稱三賦在(류칭삼부재) : 나의 삼대례부를 칭찬해주시니
難述二公恩(난술이공은) : 두 분의 은혜를 다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송고삼십오서기십오운(送高三十五書記十五韻)-두보(杜甫)

고서기를 전송하는 시 15운-두보(杜甫)

??小麥熟(공동소맥숙) : 공동산에 소맥이 익어가니
且願休王師(차원휴왕사) : 천자의 군대를 쉬게 하시지요
請公問主將(청공문주장) : 그대가 장군께 물어주오
焉用窮荒爲(언용궁황위) : 어찌 궁벽한 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요
饑鷹未飽肉(기응미포육) : 굶주린 매는 고기 충분히 먹지 못하면
側翅隨人飛(측시수인비) : 날개를 기울여 사람을 따라 날아간다오.
高生跨鞍馬(고생과안마) : 고 선생의 말에 앉아보니
有似幽幷兒(유사유병아) : 유주와 병주의 사내 같은 점이 있습니다.
脫身簿尉中(탈신부위중) : 주부나 현위에서 몸이 벗어나니
始與?楚辭(시여추초사) : 비로소 죄인 매질하는 일에서 떠나게 되었군요
借問今何官(차문금하관) : 묻건대, 무슨 관직으로서
觸熱向武威(촉열향무위) : 따가운 햇볕 받으며 무위군으로 가십니까 하니
答云一書記(답운일서기) : 대답하기를, “서기가 되었지만
所?國士知(소괴국사지) : 부끄럽습니다만 나라의 선비로 알아주는 일이지요라고 한다.”
人實不易知(인실부역지) : 사람들 알아주기란 실로 어려우니
更須愼其儀(경수신기의) : 더욱 그 행동거지에 조심해야 합니다
十年出幕府(십년출막부) : 십년이 되면 가서한의 막부를 벗어나
自可持旌麾(자가지정휘) : 스스로 장군이 되어 지휘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此行旣特達(차항기특달) : 이번 떠나는 길은 이미 특별한 기회이니
足以慰所思(족이위소사) : 충분히 생각하시는 바를 위로해 줄 것입니다.
男兒功名遂(남아공명수) : 사나이로 공명을 이루는 일은
亦在老大時(역재노대시) : 또한 늙어 나이 든 때일 것입니다.
常恨結驩淺(상한결환천) : 만난 즐거움이 적어 항상 한스러워
各在天一涯(각재천일애) : 각자가 하는 한 끝에 있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又如參與商(우여삼여상) : 다시 삼성과 상성처럼 되었으니
慘慘中?悲(참참중장비) : 처참하여 속이 아프고 슬프기만 합니다.
驚風吹鴻鵠(경풍취홍곡) : 거친 바람 큰 새에게 불어오니
不得相追隨(부득상추수) : 그대를 쫓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黃塵?沙漠(황진예사막) : 누런 먼지가 사막을 뒤덮을 것이니
念子何當歸(념자하당귀) : 그대는 어느 때에야 돌아올 지를 생각해봅니다
邊城有餘力(변성유여력) : 변방에 가셔서 여유가 생기시면
早寄從軍詩(조기종군시) : 종군의 시를 빨리 지어 보내주십시오
  

전출새5(前出塞5)-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萬里餘(초초만리여) : 멀기도 하다, 만 리 넘는 길
領我赴三軍(영아부삼군) : 우리를 이끌어 삼군으로 보낸다.
軍中異苦樂(군중리고낙) : 군중에서는 고락을 달리해도
主將寧盡聞(주장녕진문) : 대장이 어찌 모두 들어서 알겠는가.
隔河見胡騎(격하견호기) : 교하 강을 격하여 오랑캐 말들 보이더니
?忽數百?(숙홀수백군) : 순식간에 수백의 무리가 되었구나.
我始爲奴僕(아시위노복) : 우리는 노비 같은 처지가 되었으니
幾時樹功勳(기시수공훈) : 어느 때에 공훈을 세울 수가 있을까
  

전출새4(前出塞4)-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送徒旣有長(송도기유장) : 병사를 보내는 일에는 우두머리 있으니
遠戍亦有身(원수역유신) : 머리 수자리 살자니 그들에게도 육친이 있다.
生死向前去(생사향전거) : 죽든 살든 앞으로 향하여 떠나가니
不勞吏怒嗔(부노리노진) : 관리들은 노하고 성낼 필요가 없으리라.
路逢相識人(노봉상식인) : 길에서 아는 사람 만나서
附書與六親(부서여륙친) : 육친에게 편지를 부친다.
哀哉兩決絶(애재량결절) : 슬프다, 두 편이 나누어떨어지니
不復同苦辛(부복동고신) : 다시는 고생을 같이 할 수 없는 것을.
  

전출새8(前出塞8)-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單于寇我壘(선우구아누) : 적장 선우가 우리 진에 침입하니
百里風塵昏(백리풍진혼) : 백 리 바람과 먼지에 어둑해진다.
雄劍四五動(웅검사오동) : 웅검이 네댓 번 움직이니
彼軍爲我奔(피군위아분) : 저 적군들은 우리에게 쫓겨 달아났다.
虜其名王歸(노기명왕귀) : 그 유명한 왕을 사로잡아 돌아와
繫頸授轅門(계경수원문) : 목을 결박하고 진중의 문에 넘겨주었다.
潛身備行列(잠신비항렬) : 내 몸을 숨겨 군사들 항렬에 숨었으니
一勝何足論(일승하족논) : 한 번 승리로 어찌 충분히 논하겠는가.
  

전출새9(前出塞9)-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從軍十年餘(종군십년여) : 종군한 지 십여 년이라
能無分才功(능무분재공) : 작은 공적이라도 없을 수 없으리라.
衆人貴苟得(중인귀구득) : 사람들이 구차히 얻음을 귀하게 여기니
欲語羞電同(욕어수전동) : 말하려하니 부화뇌동함이 부끄럽구나.
中原有鬪爭(중원유투쟁) : 서울인 중원 땅에 다툼이 있으니
況在狄與戎(황재적여융) : 어찌 적과 융의 땅에 있음에야.
丈夫四方志(장부사방지) : 대방부의 천하를 경영하려는 큰 뜻
安可辭固窮(안가사고궁) : 어찌 곤궁함을 지킴을 사양할 수 있으랴.
  
경증정간의십운(敬贈鄭諫議十韻)-두보(杜甫)

정간의님께 공경히 드리는 10운-두보(杜甫)

諫官非不達(간관비부달) : 간관은 현달하지 않음이 아니지만
詩義早知名(시의조지명) : 좋은 시의 내용으로 이름이 알려지셨습니다.
破的由來事(파적유내사) : 시구가 이치에 맞음이 예부터 정평 있어
先鋒孰敢爭(선봉숙감쟁) : 선봉을 그 누가 감히 다투겠습니까.
思飄雲物外(사표운물외) : 시의 생각이 구름 밖으로 날아오르고
律中鬼神驚(율중귀신경) : 시의 운율에 귀신도 놀랐습니다.
毫髮無遺憾(호발무유감) : 조금도 마음에 차지 않거나 부족함이 없고
波瀾獨老成(파란독노성) : 시의 정감은 홀로 노련하고 성숙합니다.
野人寧得所(야인녕득소) : 저 같은 양인이 어찌 얻을 수 있겠습니까.
天意薄浮生(천의박부생) : 하늘의 뜻이 나의 떠도는 삶을 박대하니
多病休儒服(다병휴유복) : 병이 많아 선비의 옷도 그만 입고
冥搜信客旌(명수신객정) : 조용한 곳 찾아 나그네 깃발에 맡기고 있습니다.
築居仙??(축거선표묘) : 사는 곳에서는 신선들이 아득히 멀리 있고
旅食歲?嶸(여식세쟁영) : 나그네 처지로 살다보니 한 해가 또 지나갑니다.
使者求顔闔(사자구안합) : 사신이 안합을 찾지만
諸公厭?衡(제공염녜형) : 여러 공들이 예형을 미워합니다.
將期一諾重(장기일낙중) : 장차 한 번의 허락을 신중히 해주시기 바라서
?使寸心傾(훌사촌심경) : 홀연히 저의 작은 마음 기울이게 합니다.
君見途窮哭(군견도궁곡) : 임께서 저의 길이 막혀 통곡하는 것을 보시면
宜憂阮步兵(의우완보병) : 마땅히 보병교위 완적을 걱정해 주실 것입니다.
  

두위댁수세(杜位宅守歲)-두보(杜甫)

두위의 집에서 한해를 보내며-두보(杜甫)

守歲阿戎家(수세아융가) : 제야를 보내는 아우의 집
椒盤已頌花(초반이송화) : 산초 담은 쟁반들, 벌써 꽃을 노래하였다.
?簪喧?馬(합잠훤력마) : 비녀 꽂은 사람들에 마구간 말들이 시끄럽고
列炬散林鴉(렬거산림아) : 늘어놓은 횃불에 숲 까마귀들 흩어진다.
四十明朝過(사십명조과) : 사십 내 나이도 내일 아침이면 지나고
飛騰暮景斜(비등모경사) : 날아오르던 기상도 저녁 햇빛에 기우는구나.
誰能更拘束(수능경구속) : 누가 능히 다시 나를 구속할 수 있으랴
蘭醉是生涯(난취시생애) : 거나하게 취하라, 이 인생이여.
  

투간함화량현제자(投簡咸華兩縣諸子)-두보(杜甫)

함양과 화원 두 현의 여러분께 편지를 보내다-두보(杜甫)

赤縣官曹擁才傑(적현관조옹재걸) : 적현의 관아는 인재를 가졌는데
軟?快馬當?雪(연구쾌마당빙설) : 부드러운 갓옷과 날쌘 말 타고 겨울 맞는다.
長安苦寒誰獨悲(장안고한수독비) : 장안의 괴로운 추위에 누가 홀로 슬픈가
杜陵野老骨欲折(두능야노골욕절) : 두릉의 시골 늙은이 뼈가 부러질 지경이어라.
南山豆苗早荒穢(남산두묘조황예) : 남산의 콩 싹은 일찍 황폐하고
靑門瓜地新凍裂(청문과지신동렬) : 청문의 참외밭은 새로 얼어 터지는구나.
鄕里兒童項領成(향리아동항령성) : 시골의 아이들이 목을 뻣뻣이 세우고
朝廷故舊禮數絶(조정고구례수절) : 조정의 옛 동료들도 예의를 저버렸구나.
自然棄擲與時異(자연기척여시리) : 자연히 버려져 세상과 어긋났는데
況乃疎頑臨事拙(황내소완림사졸) : 하물며 소루하고 완고하여 일에도 서투름에야.
饑臥動卽向一旬(기와동즉향일순) : 굶주려 누운 것이 열흘이 다 되어가고
?衣何?聯百結(폐의하시련백결) : 떨어진 옷이 어찌 백번만을 꿰매리오.
君不見空牆日色晩(군부견공장일색만) : 그대들은 보지 못했나, 빈 담장에 해가 저물면
此老無聲淚垂血(차노무성누수혈) : 이 늙은이가 소리 없이 눈물 흘려 피가 된 것을.
  
동제공등자은사탑(同諸公登慈恩寺塔)-두보(杜甫)

제공의 <등자은사탑> 시에 화답하여-두보(杜甫)

高標跨蒼穹(고표과창궁) : 높은 탑 끝이 하늘에 걸터앉고
烈風無時休(렬풍무시휴) : 매서운 바람 쉼 없이 불어온다.
自非曠士懷(자비광사회) : 나 스스로는 광달한 선비가 아니라
登??百憂(등자번백우) : 이곳에 오르니 온갖 근심이 번을 친다.
方知象敎力(방지상교력) : 이제야 불교의 용력을 알아
足可追冥搜(족가추명수) : 유심한 경지를 찾을 수 있어라.
仰穿龍蛇窟(앙천룡사굴) : 위로 옥 같고 뱀 같은 구불한 길을 지나
始出枝?幽(시출지탱유) : 비로소 지탱목의 어둑한 곳을 벗어나왔다.
七星在北戶(칠성재배호) : 북두칠성은 북쪽 문에 있고
河漢聲西流(하한성서류) : 은하수는 서쪽으로 흐르며 소리를 낸다.
羲和鞭白日(희화편백일) : 해를 맡은 신은 밝은 해를 채찍질하고
少昊行淸秋(소호항청추) : 가을을 관장하는 신은 밝은 가을을 운행한다.
秦山忽破碎(진산홀파쇄) : 진산은 홀연히 조각나 부서지고
涇渭不可求(경위부가구) : 경수와 위수는 찾을 수가 없도다.
俯視但一氣(부시단일기) : 굽어보니 다만 하나의 기운일 뿐
焉能辯皇州(언능변황주) : 어찌 황제 계신 장안을 구별할 수 있을까.
廻首叫虞舜(회수규우순) : 고개 돌려 우나라 순임금을 부르니
蒼梧雲正愁(창오운정수) : 창오 땅의 구름은 이제 근심스러워진다.
惜哉瑤池飮(석재요지음) : 애석하여라, 요지의 술자리
日晏崑崙丘(일안곤륜구) : 곤륜산 언덕에 해가 저문다.
黃鵠去不息(황곡거부식) : 황곡은 떠나 쉬지 않는데
哀鳴何所投(애명하소투) : 애처롭게 울면서 어디에 투숙하나.
君看隨陽雁(군간수양안) : 그대는 보시게나, 햇볕 좇는 기러기들
各有稻粱謀(각유도량모) : 제각기 식량 찾는 지혜가 있는 것을.
  

이완은거(貽阮隱居)-두보(杜甫)

은거하는 완씨에게-두보(杜甫)

陳留風俗衰(진류풍속쇠) : 진류 지방의 풍속이 쇠퇴하여
人物世不數(인물세부삭) : 뛰어난 인물을 대대로 꼽아 헤아리지 못했다.
塞上得阮生(새상득완생) : 변방에서 완생을 만나보니
逈繼先父祖(형계선부조) : 아득히 선조를 계승하였더라.
貧知靜者性(빈지정자성) : 청빈함에서 은자의 성품을 알았고
白益毛髮古(백익모발고) : 흰 머리는 머리털의 예스러움을 더했다.
車馬入?家(거마입린가) : 수레와 말이 이웃집에 들어도
蓬蒿?環堵(봉호예환도) : 쑥대만이 집의 담장을 둘러싸있었다.
淸詩近道要(청시근도요) : 그의 맑은 시는 도의 요체에 가깝고
識子用心苦(식자용심고) : 그대의 마음 씀의 괴로움을 알겠노라.
尋我草逕微(심아초경미) : 풀 덮인 좁은 길로 나를 찾아오면서
?裳踏寒雨(건상답한우) : 아래옷을 걷으며 차가운 비를 밟고 왔다.
更議居遠村(경의거원촌) : 다시 먼 곳으로 은거할 일을 의논하며
避喧甘猛虎(피훤감맹호) : 시끄러운 세상 피하면 호랑이라도 감수한단다.
足明箕潁客(족명기영객) : 숨어사는 나그네이기를 충분히 밝히니
榮貴如糞土(영귀여분토) : 그대에게 부귀영화란 더러운 흙과 같으리라.
  

입추후제(立秋後題)-두보(杜甫)

입추 뒤에 짓다-두보(杜甫)

日月不相饒(일월부상요) : 해와 달이 너그럽지 않아
節序昨夜隔(절서작야격) : 절기가 어젯밤에 바뀌었다.
玄蟬無停號(현선무정호) : 가을매미는 울음 그치지 않고
秋燕已如客(추연이여객) : 제비는 이미 나그네 신세다.
平生獨往願(평생독왕원) : 평생토록 혼자이고 싶은 소망
??年半百(추창년반백) : 이미 반백이 되었다니 쓸쓸하다.
罷官亦由人(파관역유인) : 벼슬 물러남도 남의 결정이니
何事拘形役(하사구형역) : 무슨 일로 육신의 부림에 구속되나.
  

하야탄(夏夜歎)-두보(杜甫)

여름날 밤의 탄식-두보(杜甫)

永日不可暮(영일부가모) : 긴긴 해 저물지 못하고
炎蒸毒我腸(염증독아장) : 찌는 듯한 더위 나의 애간장 괴롭힌다.
安得萬里風(안득만리풍) : 어찌해야 만 리 바람을 얻어
飄?吹我裳(표요취아상) : 아의 치마에 불어 나부끼게 할까.
昊天出華月(호천출화월) : 넓은 하늘에 빛나는 달 솟아있고
茂林延疎光(무림연소광) : 무성한 숲에 성긴 빛이 머물러있다.
仲夏苦夜短(중하고야단) : 한여름은 밤이 짧아 괴롭고
開軒納微?(개헌납미량) : 창문을 열어 조금 시원한 바람 들인다.
虛明見纖毫(허명견섬호) : 맑은 빛에 가는 터럭조차 보이고
羽蟲亦飛揚(우충역비양) : 깃 달린 곤충들도 날아오르는구나.
物情無巨細(물정무거세) : 만물의 정리란 크고 작음이 없고
自適固其常(자적고기상) : 자적함이 진실로 그 본래의 모습인 것을.
念彼荷戈士(념피하과사) : 생각하노니, 저 창을 맨 병사들
窮年守邊疆(궁년수변강) : 일 년이 다가도록 변방을 지키는구나.
何由一洗濯(하유일세탁) : 무슨 방법으로 한번에 씻어 줄까
執熱互相望(집열호상망) : 더위 속에서 서로 바라보기만 하는구나.
竟夕擊?斗(경석격조두) : 밤에는 조두를 치니
喧聲連萬方(훤성련만방) : 그 시끄러운 소리가 만방에 이어진다.
靑紫雖被體(청자수피체) : 청자색 군복을 몸에 걸치더라도
不如早還鄕(부여조환향) : 일찍 고향으로 돌아감만 못하리라.
北城悲?發(배성비가발) : 성 북쪽에서는 구슬픈 피리소리 나고
?鶴號且翔(관학호차상) : 황새와 학은 울부짖으며 날아가려한다.
況復煩促倦(황복번촉권) : 하물며 게다가 무더위에 지쳐있어서야
激烈思時康(격렬사시강) : 시절의 편안함을 간절히 바라노라.
  

하일탄(夏日歎)-두보(杜甫)

여름날의 탄식-두보(杜甫)

夏日出東北(하일출동배) : 여름 해가 동북쪽에서 솟아
陵天經中街(능천경중가) : 하늘의 황도를 지난다.
朱光徹厚地(주광철후지) : 붉은 빛이 두꺼운 땅을 뚫고
鬱蒸何由開(울증하유개) : 찌는 듯한 기운을 무슨 수로 열어버리나.
上蒼久無雷(상창구무뇌) : 하늘에는 오랫동안 우뢰가 없으니
無乃號令乖(무내호령괴) : 호령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雨降不濡物(우강부유물) : 비가 내려도 만물을 적시지 못하니
良田起黃埃(량전기황애) : 옥토에도 누런 먼지가 일어난다.
飛鳥苦熱死(비조고열사) : 날아가는 새가 심한 더위에 죽고
池魚?其泥(지어학기니) : 연못 속 물고기가 진흙 속에서 죽는다.
萬人尙流?(만인상류용) : 수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떠도는데
擧目惟蒿萊(거목유호래) : 눈을 들어 바라보니 잡초만 가득하여라.
至今大河北(지금대하배) : 지금 황하의 북쪽 땅은
化作虎與豺(화작호여시) : 호랑이와 승냥이의 땅이 되고 말았구나.
浩蕩想幽?(호탕상유계) : 아득히 유주와 계주의 일을 생각노니
王師安在哉(왕사안재재) : 왕의 군대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對食不能餐(대식부능찬) : 음식을 두고도 먹을 수도 없으니
我心殊未諧(아심수미해) : 내 마음이 특별히 편안하지 않기 때문.
?然貞觀初(묘연정관초) : 아득하다, 정관의 초기여
難與數子偕(난여삭자해) : 여러 선생들과 함께 하기가 어렵구나. 
  

불귀(不歸)-두보(杜甫)

돌아오지 못한다네-두보(杜甫)

河間猶戰伐(하간유전벌) : 하간 땅은 여전히 전쟁 중이라
汝骨在空城(여골재공성) : 너의 뼈는 빈 성에 남아있으리라.
從弟人皆有(종제인개유) : 다른 사람에게는 다 있는 사촌 아우
終身恨不平(종신한부평) : 평생토록 한스러움 진정되지 않으리라.
數金憐俊邁(삭금련준매) : 돈을 헤아림에 뛰어난 재주 아깝고
總角愛聰明(총각애총명) : 총각의 머리에 총명함이 사랑스러웠다.
面上三年土(면상삼년토) : 네 얼굴 위의 삼 년 동안의 흙
春風草又生(춘풍초우생) : 봄바람에 풀이 또 돋아났으리라.
  

억제이수2(憶弟二首2)-두보(杜甫)

아우를 생각하며-두보(杜甫)

且喜河南定(차희하남정) : 잠시 하남이 평정된 것이 기뻐서
不問?城圍(부문업성위) : 업성이 포위 된 것을 묻지도 않았다.
百戰今誰在(백전금수재) : 수 많은 전쟁에 지금 누가 살아있을까
三年望汝歸(삼년망여귀) : 삼 년 동안,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故園花自發(고원화자발) : 고향에는 꽃이 절로 피어서
春日鳥還飛(춘일조환비) : 봄날에는 새도 돌아와 날아다닌다.
斷絶人煙久(단절인연구) : 인가의 밥 짓는 연기 끊어져
東西消息稀(동서소식희) : 동서 간에 소식이 드물어졌구나.
  

억제이수1(憶弟二首1)-두보(杜甫)

아우를 생각하며-두보(杜甫)

喪亂聞吾弟(상난문오제) : 난리에 아우의 소식 들으니
饑寒傍濟州(기한방제주) : 허기와 추위 속에 제주에 가까이 있다네.
人稀書不到(인희서부도) : 사람이 드물어 편지도 오지 않고
兵在見何由(병재견하유) : 전쟁 중이니 어찌 만날 수 있을까.
憶昨狂催走(억작광최주) : 지난 날 미친 듯 황급히 달아난 일 생각하니
無時病去憂(무시병거우) : 병들어 근심을 떨칠 때가 도무지 없었다네.
卽今千種恨(즉금천종한) : 지름 온갖 종류의 회한이
惟共水東流(유공수동류) : 오직 물과 함께 동쪽으로 흐른다네.
  

관병(觀兵)-두보(杜甫)

군대를 보다-두보(杜甫)

北庭送壯士(배정송장사) : 북정에서 장사들을 보내니
?虎數尤多(비호삭우다) : 비호같은 군사들이 더욱 많아졌다.
精銳舊無敵(정예구무적) : 정예함에는 예날 무적이었으니
邊隅今若何(변우금야하) : 변방에서는 지금 어떠할까.
妖?擁白馬(요분옹백마) : 요사한 기운 백마를 감싸고 있으니
元帥待?戈(원수대조과) : 원수님은 지휘권인 장식된 창을 기다린다.
莫守?城下(막수업성하) : 업성의 아래를 지키지만 말고
斬鯨遼海波(참경료해파) : 용동 바다의 고래 같은 도둑을 베어야 한다.
  

이호현장인호마항(李?縣丈人胡馬行)-두보(杜甫)

호현의 이 현령 어른의 호마를 노래하다-두보(杜甫)

丈人駿馬名胡?(장인준마명호류) : 어르신 준마는 이름난 호류마인데
前年避賊過金牛(전년피적과금우) : 지난해에 적을 피해 금우 땅을 지났네.
廻鞭却走見天子(회편각주견천자) : 채찍을 돌려 도로 달려가 천자를 알현하고자
朝飮漢水暮靈州(조음한수모령주) : 아침에 한수를 마시고 저물어 영주에 이르렀네.
自矜胡?奇絶代(자긍호류기절대) : 스스로 호류마는 특별히 뛰어난 말이라
乘出千人萬人愛(승출천인만인애) : 타고 나서면 천사람 만 사람이 모두가 좋아한다네.
一聞說盡急難才(일문설진급난재) : 급한 어려움을 이기는 재주를 말하는 것을 들으니
轉益愁向駑?輩(전익수향노태배) : 더욱 더 시름이 둔한 말들에게 향하게 된다네.
頭上銳耳批秋竹(두상예이비추죽) : 머리 위 예리한 귀는 가을 대나무 쪼갠 듯
脚下高蹄削寒玉(각하고제삭한옥) : 다리 아래 높은 발굽은 차가운 옥돌을 깎은 듯하다네.
始知神龍別有種(시지신룡별유종) : 신령한 용마에는 따로 씨가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으니
不比俗馬空多肉(부비속마공다육) : 범속한 말이 헛되게 살만 많은 것에 비할 수 없다네.
洛陽大道時再淸(낙양대도시재청) : 낙의 큰 길은 시대가 다시 맑아져
累日喜得俱東行(누일희득구동항) : 여러 날 동안 함께 동쪽으로 가게 된 것이 기뻐다네.
鳳臆龍?未易識(봉억룡기미역식) : 봉의 가슴과 용의 갈기를 아직 쉽게 알아보지는 못해도
側身注目長風生(측신주목장풍생) : 몸을 기울여 눈길을 모으면 길게 바람이 일어난다네.
  

희증문향진소부단가(?贈?鄕秦少府短歌)-두보(杜甫)

재미로 진 소부에게 준 짧은 노래-두보(杜甫)

去年行宮當太白(거년항궁당태백) : 지난 해 행궁이 태백산을 마주하고
朝回君是同舍客(조회군시동사객) : 조회하고 돌아오면 그대는 같은 관사의 객이었다.
同心不減骨肉親(동심부감골육친) : 마음을 같이함은 골육의 친척보다 못지않았고
每語見許文章伯(매어견허문장백) : 말할 때마다 문장이 내가 낫다고 인정해주었다.
今日時淸兩京道(금일시청량경도) : 오늘날 시대는 맑고 두 도읍 가는 길에서
相逢苦覺人情好(상봉고각인정호) : 서로 만나니 사람의 정이 좋음을 깊이 느끼노라.
昨夜邀歡樂更無(작야요환낙경무) : 지난 밤 즐거움을 찾아 더할 수 없이 즐겼는데
多才依舊能?倒(다재의구능료도) : 재주 많은 그대, 예처럼 실의한 채로 있을 수 있다니.
  
문향강칠소부설회희증장가(?鄕姜七少府設??贈長歌)-두보(杜甫)

문향의 강소부가 회를 차려주어 장난삼아 긴 노래를 주다-두보(杜甫)

姜侯設?當嚴冬(강후설회당엄동) : 강후가 엄동설한에 회를 차려주었는데
昨日今日皆天風(작일금일개천풍) : 어제도 오늘도 모두 날씨는 바람이 불었다.
河凍味魚不易得(하동미어부역득) : 황하가 얼어 맛난 물고기 잡기가 쉽지 않고
鑿?恐侵河伯宮(착빙공침하백궁) : 얼음을 뚫음에도 수신의 궁을 범할까 두려웠으리라.
饔人受魚鮫人手(옹인수어교인수) : 요리사는 물고기를 어부의 손에서 받아서
洗魚磨刀魚眼紅(세어마도어안홍) : 물고기를 씻고 칼을 가는데 물고기의 눈알이 붉었다.
無聲細下飛碎雪(무성세하비쇄설) : 소리 없이 잘게 썰어 내리니 부서진 눈 날리는 듯 하고
有骨已??春?(유골이타자춘총) : 뼈를 썰어두니 봄날의 파처럼 쀼죽했다.
落?何曾白紙濕(낙침하증백지습) : 도마에 떨어뜨려도 흰 종이를 적시지 않았고
放?未覺金盤空(방저미각금반공) : 젓가락으로 마음껏 먹어도 금 쟁반은 비지 않았다.
偏勸腹?愧年少(편권복유괴년소) : 굳이 고기의 뱃살을 권하니 연소자에게 부끄럽고
軟炊香飯緣老翁(편권복반연노옹) : 향기로운 밥을 부드럽게 지은 것을 노인을 때문이다.
新歡便飽姜侯德(신환편포강후덕) : 새로 사귐의 기쁨은 강후의 덕을 충분히 받은 것이라
淸觴異味情屢極(청상리미정누극) : 맑은 술과 특별한 음식은 여러 차례 정이 극진함이요
東歸貪路自覺難(동귀탐노자각난) : 동쪽으로 돌아감에 길을 고집하기 어려움을 알고
欲別上馬身無力(욕별상마신무력) : 떠나려 말에 오르니 몸에 힘이 빠진다.
可憐爲人好心事(가련위인호심사) : 남을 위하는 좋은 마음은 어여뻐할 만하니
於我見子眞顔色(어아견자진안색) : 나에 대한 태도에서 진정한 그대 모습이 드러난다.
不恨我衰子貴時(부한아쇠자귀시) : 내가 늙고 그대가 귀하게 되었을 때를 한스러워 하지 않으나
?望且爲今相憶(창망차위금상억) : 창연하게 바라봄은 지금을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이니라.
  
동말이사지동도호성동우맹운경(冬末以事之東都湖城東遇孟雲卿)-두보(杜甫)

겨울이 끝날 때에 일로 낙양에 갔다가 성 동쪽에서 맹운경을 만나-두보(杜甫)

疾風吹塵暗河縣(질풍취진암하현) : 거센 바람 먼지를 날리어 하현이 어둑해져
行子隔手不相見(항자격수부상견) : 나그네는 한 손 거리 떨어져도 보이지 않는다.
湖城城東一開眼(호성성동일개안) : 호성의 동쪽에서 한 번 눈을 떠고서
駐馬偶識雲卿面(주마우식운경면) : 말을 멈추고 우연히 운경의 얼굴을 알라보았다.
向非劉顥爲地主(향비류호위지주) : 만약 유호가 땅의 주인이 아니라면
懶回鞭?成高宴(나회편비성고연) : 좋은 성고의 연회에 말고삐 돌릴 것이었다
劉侯歡我?客來(류후환아휴객내) : 유후는 내가 손님 데리고 온 것을 기뻐하여
置酒張燈促華饌(치주장등촉화찬) : 술상 차리고 등불 달고 귀한 반찬 제촉하였다.
且將款曲終今夕(차장관곡종금석) : 온갖 정성 다하여 오늘 저녁을 보내리니
休語艱難尙?戰(휴어간난상감전) : 어려움 속에 여전이 전쟁 중인 것을 말하지 말라.
照室紅爐簇曙花(조실홍노족서화) : 방 안을 비추는 붉은 화로는 가득한 새벽꽃
?窓素月垂秋練(영창소월수추련) : 창을 휘돌아 비추는 달빛은 가을비단을 드리운 듯.
天開地裂長安陌(천개지렬장안맥) : 장안 거리에 하늘이 열리고 땅이 찢어지고
寒盡春生洛陽殿(한진춘생낙양전) : 낙양 궁궐에 겨울 추위 다하고 봄날이 왔다.
豈知驅車復同軌(개지구거복동궤) : 어찌 수레를 몰아 다시 같은 길을 가게 됨 알고
可惜刻漏隨更箭(가석각누수경전) : 물시계가 시계 화살 따라 흘러감을 아쉽게 여길까.
人生會合不可常(인생회합부가상) : 인생의 서로 만남은 항상 가응한 것은 아니니
庭樹?鳴淚如霰(정수계명누여산) : 정원 나무에 닭울음 소리, 눈물이 싸락눈처럼 날린다.
  
노봉양양양소부입성(路逢襄陽楊少府入城)-두보(杜甫)

성으로 들어가는 양양 양소부를 길에서 만나 -두보(杜甫)

寄語楊員外(기어양원외) : 양원외랑에게 안부의 말 전하오니
山寒少茯?(산한소복령) : 산이 차가워 나오는 복령이 적습니다.
歸來稍暄暖(귀내초훤난) : 돌아오면서 날이 조금 따뜻해지면
當爲?靑冥(당위촉청명) : 푸른 하늘 아래 소나무를 파겠습니다.
?動龍蛇窟(번동룡사굴) : 용사굴을 파서 뒤집어서라도
封題鳥獸形(봉제조수형) : 조수 모양의 복령을 포장하여 부치리라.
兼將老藤杖(겸장노등장) : 오래된 등나무 지팡이도 보내 드리려하니
扶汝醉初醒(부여취초성) : 취한 술에서 깨어나실 때에 몸 부축하소서.
*원제; 路逢襄陽楊少府入城戱呈楊四員外?
  

낙유원가(樂遊園歌)-두보(杜甫)

낙유원에서 노래하다-두보(杜甫)

樂遊古園?森爽(낙유고원줄삼상) : 낙유 옛 동산은 높고도 상쾌한데
煙綿碧草??長(연면벽초처처장) : 아득히 펼쳐진 푸른 풀은 무성하게 자랐다.
公子華筵勢最高(공자화연세최고) : 공자의 화려한 잔치 땅의 형세가 가장 높고
秦川對酒平如掌(진천대주평여장) : 진천은 술을 마주하니 손바닥처럼 평평하다.
長生木瓢示眞率(장생목표시진률) : 장생목으로 만든 표주박은 진솔해 보이고
更調鞍馬狂歡賞(경조안마광환상) : 안장 얹은 말 길들여 마음껏 즐긴다.
靑春波浪芙蓉園(청춘파낭부용원) : 푸른 봄의 물결이 이는 부용원
白日雷霆夾城仗(백일뇌정협성장) : 대낮의 천둥은 거마가 지나는 협성의 의장대다.
?闔晴開?蕩蕩(창합청개질탕탕) : 궁문을 갠 날에 열어 질탕하게 놀고
曲江翠?排銀?(곡강취막배은방) : 곡강의 푸른 천막에 고관의 은빛 명패가 늘려있다.
拂水低回舞袖?(불수저회무수번) : 물을 스치듯 낮게 돌며 춤추는 소매 펄럭이며
緣雲淸切歌聲上(연운청절가성상) : 구름 따라 맑고 절절한 노랫소리 올라간다.
?憶年年人醉時(각억년년인취시) : 해마다 사람들이 취한 때를 생각해보지만
只今未醉已先悲(지금미취이선비) : 지금은 다만 취하지도 않아도 이미 슬프다.
數莖白髮那抛得(수경백발나포득) : 몇 가닥 백발을 어찌 피할 수 있으랴
百罰深杯亦不辭(백벌심배역부사) : 백 벌 벌한다 해도 깊은 술잔도 사양하지 않으리라.
聖朝亦知賤士醜(성조역지천사추) : 성스런 조정에서도천한 선비가 누추함을 알겠으나
一物自荷皇天慈(일물자하황천자) : 하나의 미물도 절로 황제의 자비를 입는다.
此身飮罷無歸處(차신음파무귀처) : 이 몸은 술자리 끝나도 돌아갈 곳도 없으니
獨立蒼茫自?詩(독립창망자영시) : 홀로 서서 창망히 스스로 시를 읊는다.
  

강반독보화(江畔獨步花)-두보(杜甫)

강가에 독보화-두보(杜甫)

黃四娘家花滿蹊(황사낭가화만혜) : 황규수댁 오솔길에 꽃이 만발하니

千朶萬朶壓枝低(천타만타압지저) : 천송이 만송이 흐드러져 가지가 늘어졌다.

留連戱蝶時時舞(유연희접시시무) : 꽃향기 떠나지 못해 나비는 때때로 춤추며

自在嬌鶯恰恰啼(자재교앵흡흡제) : 어여쁜 꾀꼬리 제멋대로 지저귀며 노래한다.
  

절구(絶句)-두보(杜甫)

절구-두보(杜甫)

兩個黃?鳴翠柳(양개황리명취류) : 한쌍 꾀꼬리가 푸른 버들에서 지저귀며

一行白鷺上靑天(일행백로상청천) : 한 줄 나는 백로는 푸른 하늘로 오른다.

窓含西嶺千秋雪(창함서령천추설) : 창은 서쪽 고개의 천년의 눈을 머금고

門泊東吳萬里船(문박동오만리선) : 문앞에는 동오의 만리길 달려온 배가 있다.
  
증한림장사학사기(贈翰林張四學士?)-두보(杜甫)

한림학사 장기에게-두보(杜甫)
 
翰林逼華蓋(한림핍화개) : 장한림은 황제의 측근에 가깝고
鯨力破滄溟(경력파창명) : 고래 같은 힘 창해도 부수어버립니다.
天上張作子(천상장작자) : 천상의 장작자시요
宮中漢客星(궁중한객성) : 궁중의 한나라 사위십니다.
賦詩拾翠殿(부시습취전) : 습취전에서 시를 지으시고
佐酒望雲亭(좌주망운정) : 망운정에서 술자리를 도우십니다.
紫誥仍兼?(자고잉겸관) : 자색 조서도 아울러 담당하시니
黃麻似六經(황마사륙경) : 황마지에 쓰신 글은 육경과 같습니다.
內頒金帶赤(내반금대적) : 내전에서는 붉은 금띠를 내려주시고
恩與?枝靑(은여려지청) : 푸른 여지 과일을 은혜로이 내리십니다.
無復隨高鳳(무복수고봉) : 높이 나는 봉황새 다시 따를 수 없고
空餘泣聚螢(공여읍취형) : 쓸쓸히 남아 모은 반딧불에다 눈물만 흘립니다.
此生任春草(차생임춘초) : 이러한 삶을 봄풀에 맡긴 채로
垂老獨漂萍(수노독표평) : 늙어가며 홀로 떠도는 부평초 신세입니다.
?憶山陽會(당억산양회) : 만약 산양의 모임을 기억하신다면
悲歌在一聽(비가재일청) : 저의 이 슬픈 노래를 한 번만 들어주십시오.
  

지일견흥2(至日遣興2)-두보(杜甫)

동짓날 시름을 불어보며-두보(杜甫)

* 원제: 至日遣興奉寄北省舊閣老

憶昨逍遙供奉班(억작소요공봉반) : 지난날 생각노니, 황제를 모시는 반열에서 지나던 일
去年今日侍龍顔(거년금일시룡안) : 지난해의 오늘은 황제를 모시고 있었다.
麒麟不動爐煙上(기린부동노연상) : 기린 모양 향로에서는 연기는 곧게 피어오르고
孔雀徐開扇影還(공작서개선영환) : 공작 수놓은 부채에서 그림자는 천천히 열리어 돌았다.
玉?由來天北極(옥궤유내천배극) : 옥 안석의 황제께서는 여전히 하늘의 북극성 같으시고
朱衣只在殿中間(주의지재전중간) : 붉은 옷 입은 백관들은 다만 전각 안에 그대로 있으리라.
孤城此日腸堪斷(고성차일장감단) : 외로운 화주성의 오늘, 나의 간장이 끊어질 만하나니
愁對寒雲雪滿山(수대한운설만산) : 근심스런 마음에 겨울구름 바라보니 산에는 눈이 가득하다. 
  
지일견흥1(至日遣興1)-두보(杜甫 )

동짓날 시름을 불어보며-두보(杜甫 )

* 원제: 至日遣興奉寄北省舊閣老

去歲?晨捧御牀(거세자신봉어상) : 지난 해, 이 날 새벽 임금을 모시고
五更三點入?行(오경삼점입원항) : 오경 3점의 시간에 관리의 대열에 들었습니다.
欲知趨走傷心地(욕지추주상심지) : 바빠 분주하고 상심한 처지를 알려고 하셨으니
正想??滿眼香(정상인온만안향) : 자욱하게 눈에 가득한 향연이 눈앞에 떠오릅니다.
無路從容陪語笑(무노종용배어소) : 모시고 한가하게 담소할 여유로운 길 없고
有時顚倒著衣裳(유시전도저의상) : 때때는 너무 급하여 거꾸로 옷을 입기도 했습니다.
何人却憶窮愁日(하인각억궁수일) : 어느 분이 궁하고 근심했던 날들을 생각이나 할런지
日日愁隨一線長(일일수수일선장) : 날마다 근심은 한 가닥 실처럼 늘어만 갑니다.
  

최씨동산초당(崔氏東山草堂)-두보(杜甫)

최씨의 동산초당-두보(杜甫)

愛汝玉山草堂靜(애여옥산초당정) : 당신의 옥산 초당의 고요함이 좋나니
高秋爽氣相鮮新(고추상기상선신) : 높은 가을 삽상한 기운 함께 신선하구나.
有時自發鍾磬響(유시자발종경향) : 때때로 절로 울리는 종소리와 경쇠소리
落日更見漁樵人(낙일경견어초인) : 지는 해에, 어부와 나무꾼을 다시 보는구나.
盤剝白鴉谷口栗(반박백아곡구률) : 쟁반에는 백아곡 어귀의 밤을 깎아놓고
飯煮靑泥坊底芹(반자청니방저근) : 청니성 제방 아래 미나리를 식용으로 삶았다.
何爲西莊王給事(하위서장왕급사) : 어찌하여 서쪽 장원의 왕 급사는
柴門空閉鎖松筠(시문공폐쇄송균) : 사립문 공연히 문 닫아 소나무 대나무 가뒀나.
  

견흥삼수3(遣興三首3)-두보(杜甫)

마음을 풀어보며-두보(杜甫)

昔在洛陽時(석재낙양시) : 지난 날, 낙양에 있을 때에는
親友相追攀(친우상추반) : 친구와 서로 쫓아 다녔다.
送客東郊道(송객동교도) : 동쪽 들판 길로 객을 전송하고
?遊宿南山(오유숙남산) : 돌아다니며 남산에서 묵기도 했다.
煙塵阻長河(연진조장하) : 지금 먼지와 연기가 진 황하를 막고
樹羽成皐間(수우성고간) : 성고간에는 깃발이 꽂혀있다.
回首載酒地(회수재주지) : 머리 돌려 술로 놀던 곳을 바라보노니
豈無一日還(개무일일환) : 어찌 돌아갈 날 없으랴.
丈夫貴壯健(장부귀장건) : 장부는 씩씩하고 건강함 귀히 여기니
慘戚非朱顔(참척비주안) : 젊은 혈색 도는 얼굴 아님이 서글프다.
  

견흥삼수2(遣興三首2)-두보(杜甫)

마음을 풀어보며-두보(杜甫)

蓬生非無根(봉생비무근) : 쑥도 생기면서 뿌리가 없음이 아니나
漂蕩隨高風(표탕수고풍) : 정처 없이 높은 바람 따라 떠도는 것이다.
天寒落萬里(천한낙만리) : 차가운 날씨에 만 리나 멀리 떨어져
不復歸本叢(부복귀본총) : 다시는 본 떨기에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다.
客子念故宅(객자념고댁) : 나그네가 고향집을 그리워하나
三年門巷空(삼년문항공) : 삼 년 동안 문과 골목은 비어있으리라.
?望但烽火(창망단봉화) : 슬피 바라보아도 봉화불만 모일 뿐
戎車滿關東(융거만관동) : 병거는 관동지방에 가득하여라.
生涯能幾何(생애능기하) : 나의 생애가 얼마가 가능하랴만
常在?旅中(상재기려중) : 항상 나그네 처지로 살고 있도다.
  

견흥삼수1(遣興三首1)-두보(杜甫)

마음을 풀어보며-두보(杜甫)

我今日夜憂(아금일야우) : 내가 지금 밤낮의 근심 있나니
諸弟各異方(제제각리방) : 아우들이 각자 다른 지방에 있어서라.
不知死與生(부지사여생) :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니
何況道路長(하황도노장) : 하물며 길도 멀기만 함에 있어서야.
避寇一分散(피구일분산) : 도적을 피해 한번 나누어 흩어지니
飢寒永相望(기한영상망) : 굶주림과 추위가 영원히 잇따른다.
豈無柴門歸(개무시문귀) : 어찌 돌아갈 오두막집이야 없으랴만
欲出畏虎狼(욕출외호낭) : 나아가려도 호랑이와 이리가 두렵도다.
仰看雲中雁(앙간운중안) : 우러러 구름 속 기러기 떼 바라보니
禽鳥亦有行(금조역유항) : 새들에게도 형제가 있어 함께 다닌다.
  

독립(獨立)-두보(杜甫)

홀로 서서-두보(杜甫)

空外一?鳥(공외일지조) : 공중 밖에는 한 마리 사나운 새
河間雙白鷗(하간쌍백구) : 강 가운데는 한 쌍의 백구가 난다.
飄?搏擊便(표요박격편) : 표요히 날아 치고 날기 편한데
容易往來遊(용역왕내유) : 편하게도 왕래하며 돌아다니는구나.
草露亦多濕(초노역다습) : 풀 이슬도 아직도 물기가 많고
蛛絲仍未收(주사잉미수) : 거미줄은 여전히 걷히지 않았구나.
天機近人事(천기근인사) : 자연의 법칙이 사람 일과 가까우니
獨立萬端憂(독립만단우) : 홀로 서있자니 온갖 일로 근심스럽다.
  

관안서병과부관중대명이수2(觀安西兵過赴關中待命二首2)-두보(杜甫)

안서 병사들이 관중으로 가 명령을 기다림을 보다-두보(杜甫)

奇兵不在衆(기병부재중) : 기습하는 병사는 수가 많은데 있지 않으니
萬馬救中原(만마구중원) : 만 필의 기병이 중원을 구해내리라.
談笑無河北(담소무하배) : 담소하면서도 하북 땅은 그 중에 없으니
心肝奉至尊(심간봉지존) : 진심으로 지존을 받들어 모시는구나.
孤雲隨殺氣(고운수살기) : 외로운 구름도 살기를 따르고
飛鳥避轅門(비조피원문) : 날아가는 새도 진 친 군문을 피해가는구나.
竟日留歡樂(경일류환낙) : 종일토록 머물러 즐겁게 지내봐도
城池未覺喧(성지미각훤) : 성곽 해자에서 시끄러운 일 느껴보지 못했어라.
  

관안서병과부관중대명이수1(觀安西兵過赴關中待命二首1)-두보(杜甫)

안서 병사들이 관중으로 가 명령을 기다림을 보다-두보(杜甫)

四鎭富精銳(사진부정예) : 네 진에 정예병이 많아서
?鋒皆絶倫(최봉개절륜) : 적의 선봉을 꺾음에 모두가 절륜하였다.
還聞獻士卒(환문헌사졸) : 병사를 천자께 바쳤다는 소식 들었으니
足以靜風塵(족이정풍진) : 충분히 풍진을 잠잠하게 할 수 있으리라.
老馬夜知道(노마야지도) : 늙은 말은 밤중에도 길을 알아보고
蒼鷹饑著人(창응기저인) : 푸른 매는 굶주린 채로 사람에게 붙어있다.
臨危經久戰(임위경구전) : 위험을 당하여 오랫동안 전쟁을 겪었으니
用急始如神(용급시여신) : 급한 일에 써야 비로소 귀신 같이 쓰리라.
  

조추고열퇴안상잉(早秋苦熱堆案相仍)-두보(杜甫)

초가을 더위에 서류뭉치마저 쌓이는데-두보(杜甫)

七月六日苦炎蒸(칠월륙일고염증) : 칠월 육일 날, 더위에 지쳐
對食暫餐還不能(대식잠찬환부능) : 음식을 보고도 잠시도 먹지 못하였다.
常愁夜來皆是蝎(상수야내개시갈) : 밤에도 모두가 전갈이라 항상 근심하는데
況乃秋後轉多蠅(황내추후전다승) : 하물며 가을 뒤에 더욱 전갈이 많아짐에야.
束帶發狂欲大叫(속대발광욕대규) : 관복을 졸라매니 발광하여 크게 소리치고 싶은데
簿書何急來相仍(부서하급내상잉) : 공문서는 어찌나 급하게 이어지는지 답답하다.
南望靑松架短壑(남망청송가단학) : 남쪽으로 푸른 솔이 골짜기에 걸친 것 바라보니
安得赤脚踏層?(안득적각답층빙) : 어찌 해야 능히 맨발로 두꺼운 얼음을 밟아 볼까.
  

고무위장군만사삼수3(故武衛將軍挽詞三首3)-두보(杜甫)

고 무위장군의 만사-두보(杜甫)

哀挽靑門去(애만청문거) : 슬픈 만가는 청문을 떠나고
新阡絳水遙(신천강수요) : 새로 생긴 무덤길 강수가 아득하다.
路人紛雨泣(노인분우읍) : 행인도 비 뿌리듯 눈물 흘리고
天意颯風飇(천의삽풍표) : 하늘의 마음도 바람불어 회오리 인다.
部曲精仍銳(부곡정잉예) : 부와 곡의 군사들 정신이 예리하고
匈奴氣不驕(흉노기부교) : 흉노의 기세는 꺾이어 교만하지 못하다.
無由覩雄略(무유도웅략) : 웅대한 전략 볼 방법 전혀 없어
大樹日蕭蕭(대수일소소) : 커다란 나무는 날마다 쓸쓸하였어라.
  

고무위장군만사삼수2(故武衛將軍挽詞三首2)-두보(杜甫)

고 무위장군의 만사-두보(杜甫)

舞劍過人絶(무검과인절) : 칼춤은 남보다 뛰어나고
鳴弓射獸能(명궁석수능) : 활을 쏘면 짐승 맞히기도 능하도다.
?鋒行?順(섬봉항협순) : 날카로운 칼끝은 마음먹은 대로 나가고
猛?失?騰(맹서실교등) : 사납게 물어뜯는 짐승도 기세를 잃었다.
赤羽千夫膳(적우천부선) : 붉은 깃발 아래서 천 명이 먹었고
黃河十月?(황하십월빙) : 황하는 시원에는 얼어붙어버린다.
橫行沙漠外(횡항사막외) : 사막의 밖을 횡행하였으니
神速至今稱(신속지금칭) : 귀신처럼 빠르다고 지금까지 일컬어진다.
  

고무위장군만사삼수1(故武衛將軍挽詞三首1)-두보(杜甫)

고 무위장군의 만사-두보(杜甫)

嚴警當寒夜(엄경당한야) : 차가운 밤, 경비가 삼엄한데
前軍落大星(전군낙대성) : 군대의 선봉에 커다란 별이 떨어졌다.
壯夫思敢決(장부사감결) : 용사들은 그의 과감한 결단을 생각하고
哀詔惜精靈(애조석정령) : 슬퍼하는 임금의 조서는 정령을 애도하였다.
王者今無戰(왕자금무전) : 임금은 이제 전쟁이란 없어졌다고 하고
書生已勒銘(서생이늑명) : 서생은 이미 그의 비명을 새기었다.
封侯意疎?(봉후의소활) : 제후로 봉하려는 뜻은 생각 소활해져
編簡爲誰靑(편간위수청) : 역사에 기록하여 누구 위해 영원히 전하려나.
  

망악(望岳)-두보(杜甫)

화산을 바라보며-두보(杜甫)

西岳???處尊(서악릉증송처존) : 첩첩한 서악은 무섭도록 높고
諸峯羅立似兒孫(제봉나립사아손) : 여러 봉우리들 자손처럼 늘어섰다.
安得仙人九節杖(안득선인구절장) : 어찌해야 신선의 구절 지팡이 얻어
?到玉女洗頭盆(주도옥녀세두분) : 옥녀가 머리감은 돌 동이에 갈 수 있나.
車箱入谷無歸路(거상입곡무귀노) : 수레가 골짜기에 들면 되돌릴 길 없고
箭?通天有一門(전괄통천유일문) : 화살 끝만이 하늘로 통할 좁은 문 하나.
稍待秋風?廉後(초대추풍량렴후) : 조금 기다려 가을바람 차가워진 뒤
高尋白帝問眞源(고심백제문진원) : 높이 백제님을 찾아 참된 근원 물어보리라.
  
2005.08.20 19: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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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현정자(題鄭縣亭子)-두보(杜甫)

정현 지방에 있는 정자에 제하다-두보(杜甫)

鄭縣亭子澗之濱(정현정자간지빈) : 정현 지방의 정자는 계곡 물가에 있는데
戶?憑高發興新(호유빙고발흥신) : 높은 곳에 창문 달린 집인지라 새 흥이 인다.
雲斷岳蓮臨大路(운단악련림대노) : 구름 끊긴 서악 연화봉은 큰 길에 임해있고
天晴宮柳暗長春(천청궁류암장춘) : 갠 하늘 버드나무는 장춘궁을 어둡게 하는구나.
巢邊野雀?欺燕(소변야작군기연) : 둥지의 들 참새들 떼 지어 제비를 속이고
花底山蜂遠?人(화저산봉원진인) : 꽃 아래의 산 속 벌들 멀리서 사람을 쫓아온다.
更欲題詩滿靑竹(경욕제시만청죽) : 푸른 대나무 줄기에 시를 가득 적고 싶어도
晩來幽獨恐傷神(만내유독공상신) : 저녁이라 고독하여 마음 상할까 두려워진다.
  

지덕이재(至德二載)-두보(杜甫)

지덕 이년에-두보(杜甫)

此道昔歸順(차도석귀순) : 이 길, 옛날에 임금께로 돌아가던 길
西郊胡正繁(서교호정번) : 서쪽 들판엔 오랑캐가 어찌나 많았던지.
至今猶破膽(지금유파담) : 지금도 여전히 간담이 떨어지니
應有未招魂(응유미초혼) : 반드시 불러 위로하지 못한 영혼 있으리.
近侍歸京邑(근시귀경읍) : 가까이 나라님 모시다가 경읍으로 가니
移官豈至尊(이관개지존) : 내 벼슬 옮긴 이, 어찌 나라님이리.
無才日衰老(무재일쇠노) : 재주도 없으면서 날마다 늙어가는 몸
駐馬望千門(주마망천문) : 말을 멈추고 수많은 궁궐 문을 바라본다네.

* 원래 제목 : 至德二載甫自京金光門出與親故別因出此門有悲往
  

화골항(??行)-두보(杜甫)

송골매 그림을 노래하다-두보(杜甫)

高堂見生?(고당견생골) : 높다란 집에서 살아있는 솔골매를 보았다
颯爽動秋骨(삽상동추골) : 삽상하게도 하늘의 송골매를 요동치게 하는구나.
初驚無拘攣(초경무구련) : 처음에는 놀랐다네, 매어놓고 묶은 둔 곳도 없는데
何得立突兀(하득립돌올) : 어떻게 우뚝 서있을 수 있단 말인가.
乃知?師妙(내지화사묘) : 곧 알게 되었다네, 화가의 묘한 솜씨
巧刮造化窟(교괄조화굴) : 조물주의 조화의 굴에서 교묘하게 깎아온 것이었네.
寫此神俊姿(사차신준자) : 이처럼 신령하고 빼어난 자태를 그려서
充君眼中物(충군안중물) : 그대들 눈앞의 사물로 채워둔 것이라네.
烏鵲滿?枝(오작만규지) : 까마귀와 까치 굽어진 가지에 가득한데
軒然恐其出(헌연공기출) : 송골매 높이 나니 그들이 달아날까 두렵다네.
側腦看靑?(측뇌간청소) : 머리 돌려 루른 하늘 보고는
寧爲衆禽沒(녕위중금몰) : 어찌 뭇 새들처럼 매몰되려 하겠는가.
長?如刀劍(장핵여도검) : 긴 날개는 긴 칼과 같아
人?可超越(인환가초월) : 인간세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네.
乾坤空?嶸(건곤공쟁영) : 천지는 공연히 높고 넓기만 할 뿐
粉墨且蕭瑟(분묵차소슬) : 아름답게 먹칠한 그림이 그저 소슬하다네.
緬思雲沙際(면사운사제) : 아득히 구름과 모래벌판 끝을 생각하니
自有煙霧質(자유연무질) : 절로 연기와 안개 속에 새의 날갯짓 있다네.
吾今意何傷(오금의하상) : 나는 지금 마음속으로 무엇을 슬퍼하여
顧步獨紆鬱(고보독우울) : 발걸음 돌아보며 혼자 울적함에 적어있다네.
  

수마행(瘦馬行)-두보(杜甫)

마른 말의 노래-두보(杜甫)

東郊瘦馬使我傷(동교수마사아상) : 동쪽 교외의 마른 말이 날 슬프게 하니
骨??兀如堵牆(골격률올여도장) : 골격이 우둑 솟아 담장 같구나.
絆之欲動轉?側(반지욕동전의측) : 묶어 두려니 움직여 더욱 기울어지니
此豈有意仍騰?(차개유의잉등양) : 이런 상황에 어찌 뛰어오를 마음이 날까.
細看六印帶官字(세간륙인대관자) : 여섯 도장 살펴보니 <관>자가 붙어있는데
衆道三軍遺路旁(중도삼군유노방) : 삼군이 길가에 내버린 것이라 사람들은 말한다.
皮乾剝落雜泥滓(피건박낙잡니재) : 가죽은 말라버려 진흙이 섞여있고
毛暗蕭條連雪霜(모암소조련설상) : 털의 어두운 빛 생기 없어 눈서리 연이었구나.
去歲奔波逐餘寇(거세분파축여구) : 지난 해, 달려오는 파도처럼 도적 잔당 쫓으니
??不慣不得將(화류부관부득장) : 화류 같은 명마에는 미숙하여 부릴 수도 없었구나.
士卒多騎內廐馬(사졸다기내구마) : 궁중의 말을 타 본 많은 병사들에게
??恐是病乘黃(추창공시병승황) : 슬프게도, 이 말은 병든 승황일 것이다.
當時歷塊誤一蹶(당시력괴오일궐) : 당시에 진흙탕 건너다가 잘못 헛디뎌서
委棄非汝能周防(위기비여능주방) : 버려졌으니, 네가 어찌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見人慘澹若哀訴(견인참담야애소) : 사람들이 쳐다보니 참담하여 슬픈 호소하는 듯
失主錯莫無晶光(실주착막무정광) : 주인 잃어 착막하여 눈에는 밝은 빛이 없도다.
天寒遠放雁爲伴(천한원방안위반) : 차가운 날 멀리 추방되니 기러기가 짝이 되고
日暮不收烏啄瘡(일모부수오탁창) : 날이 저물어도 거두지 않아 까마귀가 상처를 쪼는구나.
誰家且養願終惠(수가차양원종혜) : 누구네 집에서 길러주어 끝까지 은혜 베풀어
更試明年春草長(경시명년춘초장) : 명년 봄날 풀 자랄 때, 다시 시험해주겠는가.
  

기고삼십오첨사(寄高三十五詹事)-두보(杜甫)

고천사에게 부치는 글-두보(杜甫)

安穩高詹事(안온고첨사) : 평안하신지요, 고첨사님
兵戈久索居(병과구색거) : 전쟁으로 오래 떨어져 지냈습니다.
時來知宦達(시내지환달) : 때가 오면 높은 벼슬에 오르실 분
歲晩莫情疎(세만막정소) : 만년에 우정 소홀히 하지 말아요.
天上多鴻雁(천상다홍안) : 하늘 위에는 기러기 많고
池中足鯉魚(지중족리어) : 연못 안에는 잉어 떼가 많군요.
相看過半百(상간과반백) : 서로 돌아보니, 반 백 넘은 인생
不寄一行書(부기일항서) : 한 줄의 편지도 보내지 않았군요.
  

수맹운경(酬孟雲卿)-두보(杜甫)

맹운경에게 답하다-두보(杜甫)

樂極傷頭白(낙극상두백) : 환락이 극하니 희어진 머리에 마음 아파
更長愛燭紅(경장애촉홍) : 밤 깊어가니 촛불의 붉은 불빛 애석하여라.
相逢難袞袞(상봉난곤곤) : 서로 만나도 오래 함께 지내기 어려우니
告別莫??(고별막총총) : 이별의 시간을 결코 서두르지 말자꾸나.
但恐天河落(단공천하낙) : 다만 은하수 떨어져 날 밝음이 두렵나니
寧辭酒盞空(녕사주잔공) : 어찌 술잔을 비움을 사양하리오.
明朝牽世務(명조견세무) : 내일 아침이면 세상 일에 끌리어
揮淚各西東(휘누각서동) : 눈물을 닦으며 각자 동서로 떠나게 될 것을.
  

단오일사의(端午日賜衣)-두보(杜甫)

단오일에 옷을 하사받다-두보(杜甫)

宮衣亦有名(궁의역유명) : 궁궐서 주는 옷에 내 이름도 있어
端午被恩榮(단오피은영) : 단옷날에 임금님의 은혜 입었도다.
細葛含風軟(세갈함풍연) : 가는 베옷은 바람 머금은 듯 부드럽고
香羅疊雪輕(향나첩설경) : 향기로운 비단은 쌓인 눈처럼 가볍구나.
自天題處濕(자천제처습) : 황제의 하사의 글을 아직 젖어있는데
當暑著來淸(당서저내청) : 더위를 당하여 옷을 입어보니 시원하다.
意內稱長短(의내칭장단) : 마음속으로 길이가 맞는다고 여겨서
終身荷聖情(종신하성정) : 종신토록 따뜻한 황제의 정을 간직한다.
  

제정십팔저작장고거(題鄭十八著作丈故居)-두보(杜甫)

저작당 정건의 옛집에 제하다-두보(杜甫)

台州地闊海冥冥(태주지활해명명) : 태주는 땅이 광활하고 바다는 아득하고
雲水長和島嶼靑(운수장화도서청) : 구름과 물이 섬의 푸른 것과 언제나 어울린다.
亂後故人雙別淚(난후고인쌍별누) : 난리 뒤에 만난 친구는 두 줄기 눈물 흘리고
春深逐客一浮萍(춘심축객일부평) : 봄은 짙어지는데 쫓겨난 나그네는 부평초 신세로다.
酒?懶舞許相?(주감나무허상예) : 취하여 게으른 춤추는 사람 누가 이끌어줄까
詩罷能吟不復聽(시파능음부복청) : 시를 지어 읊조리는 것을 다시 들을 수도 없구나.
第五橋東流恨水(제오교동류한수) : 제오교 다리 동편으로 한스러운 물 흐르고
皇陂岸北結愁亭(황피안배결수정) : 황자피 언덕 북쪽에는 수심의 정자를 지었구나.
賈生對?傷王傅(가생대복상왕부) : 복새가 날아든 것을 본 가생은 태부 된 것을 슬퍼하였고
蘇武看羊陷賊庭(소무간양함적정) : 잡혀간 소부는 양치기 노릇하며 적진에 잡혀있었다.
可念此翁懷直道(가념차옹회직도) : 이 노인들이 곧은 도를 품고 있음을 알 수 있으니
也霑新國用輕形(야점신국용경형) : 새 왕조 임금이 가벼운 형벌을 내리는 은혜 입었구나.
?衡實恐遭江夏(녜형실공조강하) : 예형은 강하 태수를 만날까 실로 두려워했고
方朔虛傳是歲星(방삭허전시세성) : 동방삭은 세성이었다는 사실이 헛되이 전하는구나.
窮巷?然車馬絶(궁항초연거마절) : 궁벽한 골목길은 서글프고 거마의 자취 끊어지고
案頭乾死讀書螢(안두건사독서형) : 책상머리에는 공부방 반딧불이 말라 죽어있구나.
  

송리교서이십륙운(送李校書二十六韻)-두보(杜甫)

이교서를 전송하는 시 이십육 운-두보(杜甫)

代北有豪鷹(대배유호응) : 대북 땅의 호방한 매새는
生子毛盡赤(생자모진적) : 새끼를 낳으면 털이 모두 붉다.
渥?騏驥兒(악와기기아) : 악와 강의 준마 새깨는
尤異是虎脊(우리시호척) : 특이한 것이 호랑이 등뼈 같다.
李舟名父子(리주명부자) : 이주는 훌륭한 부모의 자식이라
淸峻流輩伯(청준류배백) : 인품이 청준하여 동년배의 으뜸이다.
人間好少年(인간호소년) : 세상의 훌륭한 젊은이들은
不必須白晳(부필수백석) : 반드시 얼굴이 흴 필요는 없도다.
十五富文史(십오부문사) : 열다섯 살에는 문장과 역사를 공부했고
十八足賓客(십팔족빈객) : 열여덟 살에는 빈객들을 많이 사귀었다.
十九授校書(십구수교서) : 열아홉에는 교서랑을 제수 받고
二十聲輝赫(이십성휘혁) : 스무 살에는 그 명성이 빛났다.
衆中每一見(중중매일견) : 사람들 중 볼 때마다
使我潛動魄(사아잠동백) : 나를 은근히 놀라게 하였다.
私恐二男兒(사공이남아) : 나의 두 아들을 몰래 두려워하나니
辛勤養無益(신근양무익) : 고생하여 길러보아도 무익할까 걱정이다.
乾元元年春(건원원년춘) : 건원 원년 봄날
萬姓始安宅(만성시안댁) : 만 백성이 비로소 편안해지고
舟也衣綵衣(주야의채의) : 이주는 색동옷 입고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告我欲遠適(고아욕원적) : 나에게 멀리 떠난다고 말하였다.
倚門固有望(의문고유망) : 문에 기대어 올 날을 기다릴 것이니
斂?就行役(렴임취항역) : 옷깃을 여미고 길을 떠나가리라.
南登吟白華(남등음백화) : 남으로 올라 <백화> 시를 읊으니
已見楚山碧(이견초산벽) : 초산의 푸름이 눈에 훤히 보인다.
??咸陽都(애애함양도) : 성대한 함양의 도시에는
冠蓋日雲積(관개일운적) : 사대부들이 날마다 구름처럼 모인다.
何時太夫人(하시태부인) : 태부인께서는 어느 때나 변함없이
堂上會親戚(당상회친척) : 집에서 친척들을 만나신다.
汝翁草明光(여옹초명광) : 그대의 명광전에서 글을 초하시고
天子正前席(천자정전석) : 천자께서는 진정 가까이 하신다.
歸期豈爛漫(귀기개난만) : 돌아올 기약 어찌 늦어지리 마는
別意終感激(별의종감격) : 이별하는 마음은 끝내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顧我蓬屋資(고아봉옥자) : 나를 돌아보면 초가집에나 어울리는데
謬通金閨籍(류통금규적) : 잘못 대궐의 벼슬길에 통하였도다.
小來習性懶(소내습성나) : 어려서 습성이 게으르고
晩節?轉劇(만절용전극) : 노년에는 게으름이 더욱 심해졌도다.
每愁悔吝作(매수회린작) : 매번 잘못을 저지르고 근심하나니
如覺天地窄(여각천지착) : 천지가 좁은 것을 깨다는 것 같았다.
羨君齒髮新(선군치발신) : 부러워하나니, 그대 치아와 모발 아직 젊은데
行己能夕?(항기능석척) : 행실은 저녁에도 두려워하는 조심성 있도다.
臨?意頗切(림기의파절) : 기로에 서니 마음 자못 간절해지니
對酒不能喫(대주부능끽) : 술을 마주하고도 마실 수가 없구나.
廻身視綠野(회신시녹야) : 몸을 돌려 푸른 들판을 바라보니
慘澹如荒澤(참담여황택) : 참담함 황량한 연못 같도다.
老雁春忍饑(노안춘인기) : 늙은 기러기 봄에는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哀號待枯麥(애호대고맥) : 애처롭게 소리치며 남은 보리라도 기다린다.
時哉高飛燕(시재고비연) : 때가 되었도다. 높이 나는 제비여
絢練新羽?(현련신우핵) : 빠르기도하다. 새로 난 날개 죽지는.
長雲濕褒斜(장운습포사) : 긴 구름은 포사 땅을 적시고
漢水饒巨石(한수요거석) : 한수에는 큰 돌도 많단다.
無令軒車遲(무령헌거지) : 수레를 천천히 몰아서
衰疾悲宿昔(쇠질비숙석) : 늙고 병든 몸 옛 이야기로 슬프게 하지 말라.
  

인허팔봉기강녕민상인(因許八奉寄江寧旻上人)-두보(杜甫)

허팔을 통해 강릉의 민 상인에게 부치다-두보(杜甫)

不見旻公三十年(부견민공삼십년) : 민공을 만나지 못한지 삼십 년이라
封書寄與淚潺湲(봉서기여누잔원) : 편지를 봉하여 부치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舊來好事今能否(구내호사금능부) : 옛날부터 즐기던 좋은 일들 지금도 하는지
老去新詩許誰傳(노거신시수여전) : 늙어가며 지은 새로운 시 누가 내게 전해줄까.
棋局動隨幽澗竹(기국동수유간죽) : 바둑판만 있으면 그윽한 냇가 대숲으로 따라
袈裟憶上泛湖船(가사억상범호선) : 그대는 호수에 띄운 배로 올라간 일 기억하리라.
聞君話我爲官在(문군화아위관재) : 그대 내가 아직 벼슬살이 하는지 물었다지요
頭白昏昏只醉眠(두백혼혼지취면) : 머리 희어지고 정신 어지러워 취하여 잠만 자지요. 
  

봉답잠삼보궐견증(奉答岑參補闕見贈)-두보(杜甫)

보궐 잠참이 보내준 시에 받들어 답하다-두보(杜甫)

窈窕淸禁?(요조청금달) : 깊숙하고 맑은 궁궐
罷朝歸不同(파조귀부동) : 조회를 마치고 다른 길로 돌아간다.
君隨丞相後(군수승상후) : 그대가 승상을 따라 간 뒤에
我往日華東(아왕일화동) : 나는 일화문 동쪽으로 돌아온다.
??柳枝碧(염염류지벽) : 늘어진 버들가지 푸르고
娟娟花?紅(연연화예홍) : 곱디고운 꽃술은 붉기만 하다.
故人得佳句(고인득가구) : 친구여, 좋은 시구 얻어서
獨贈白頭翁(독증백두옹) : 오직 백두옹에게만 주었구나.
  

곡강대우(曲江對雨)-두보(杜甫)

곡강에서 내리는 비를 보며-두보(杜甫)

城上春雲覆苑牆(성상춘운복원장) : 성 위의 봄구름 부용원 담장을 덮고
江亭晩色靜年芳(강정만색정년방) : 강가 정자의 저녁 빛에 봄날이 고요하다.
林花著雨燕支濕(림화저우연지습) : 숲 속 꽃들은 비를 맞아 연 지색으로 젖어있고
水荇牽風翠帶長(수행견풍취대장) : 물에 뜬 연꽃은 바람에 끌리어 푸른 띠처럼 길다.
龍武新軍深駐輦(용무신군심주련) : 용무군 새 군대에 깊숙이 수레가 머물러있고
芙蓉別殿漫焚香(부용별전만분향) : 부용원 별전에는 부질없이 향불을 피우는구나.
何時詔此金錢會(하시조차금전회) : 어느 때에야 이 금전회에 조서를 내려
暫醉佳人錦瑟傍(잠취가인금슬방) : 잠시나마 미인의 금슬 곁에서 취하여 볼까나.
  

곡강배정팔장남사음(曲江陪鄭八丈南史飮)-두보(杜甫)

곡강에서 사관 정팔장을 모시고 술을 마시며-두보(杜甫)

雀啄江頭黃柳花(작탁강두황류화) : 참새들은 강가 노란 버들 쪼아대고
????滿晴沙(교청계칙만청사) : 교청새와 원앙새는 비 갠 모래벌판에 가득하다.
自知白髮非春事(자지백발비춘사) : 백발에 봄날 흥취가 어울리지 않음을 알고 있으나
且盡芳樽戀物華(차진방준련물화) : 잠시 향기로운 술 단지 다 마시며 만물의 아름다움 기린다.
近侍卽今難浪跡(근시즉금난낭적) : 천자를 가까이 모시는 지금은 마음대로 떠돌기도 어려운데
此身那得更無家(차신나득경무가) : 이 몸은 어찌하나, 게다가 집마저 없는 것을.
丈人才力猶强健(장인재력유강건) : 어르신의 재주와 힘은 아직도 강건한데
豈傍靑門學種瓜(개방청문학종과) : 어찌 청문을 곁에 두고 외 심는 일이나 배우려 하실까.

  

송한림장사마남해늑비(送翰林張司馬南海勒碑)-두보(杜甫)

남해로 비문을 새기러 가는 한림 장사마를 전송하며-두보(杜甫)

冠冕通南極(관면통남극) : 조정의 관리 남쪽 끝 지방으로 가는데
文章落上台(문장낙상태) : 문장이 제상에게 맡겨졌다.
詔從三殿去(조종삼전거) : 삼전 전각에서 조서가 나아가
碑到百蠻開(비도백만개) : 비문이 백만의 지역에서 열리는구나.
野館?花發(야관농화발) : 들판의 여각에 꽃은 짙게 피었고
春帆細雨來(춘범세우내) : 봄 돛단배에 가랑비 내린다.
不知滄海使(부지창해사) : 난 모르겠노라, 푸른 바다로 보낸 사신
天遣幾時廻(천견기시회) : 하늘은 어느 때에야 돌려보내주시려나.
  

송가각노출여주(送賈閣老出汝州)-두보(杜甫)

가각로가 여주로 가는 것을 전송하며-두보(杜甫)

西掖梧桐樹(서액오동수) : 중서성 오동나무
空留一院陰(공류일원음) : 부질없이 온 뜰에 그늘 남긴다.
艱難歸故里(간난귀고리) : 고생하며 고향을 돌아가는데
去住損春心(거주손춘심) : 떠나거나 머물거나 봄날 흥취 줄어든다.
宮殿靑門隔(궁전청문격) : 궁궐의 청문과 떨어지니
雲山紫邏深(운산자나심) : 구름 낀 산, 자라산이 깊숙하리라.
人生五馬貴(인생오마귀) : 사람 일생에 태수자리도 귀하니
莫受二毛侵(막수이모침) : 귀밑머리 침입은 받아들이지 마오.
  

제생중원벽(題省中院壁)-두보(杜甫)

문화성 벽에 적다-두보(杜甫)

掖垣竹?梧十尋(액원죽비오십심) : 궁궐 담장의 대울타리에는 열 길 오동나무
洞門對?常陰陰(동문대류상음음) : 동문과 마주한 곳에 괸 낙숫물은 항상 어둑하다.
落花遊絲白日靜(낙화유사백일정) : 떨어진 꽃과 날리는 버들가지 한낮은 고요하고
鳴鳩乳燕靑春深(명구유연청춘심) : 비둘기와 어린 제비 울고 푸른 봄날은 깊어만 간다.
腐儒衰晩謬通籍(부유쇠만류통적) : 썩은 선비 노쇠한 몸, 잘못 관리가 되었으니
退食遲廻違寸心(퇴식지회위촌심) : 머뭇거리며 퇴근함은 내 마음을 어겨서라네.
袞職曾無一字補(곤직증무일자보) : 천자를 보좌하는 올린 글 한자도 없으면서
許身愧比雙南金(허신괴비쌍남금) : 스스로를 한 쌍의 남금에 견준 것이 부끄럽도다.
  

만출좌액(晩出左掖)-두보(杜甫)

늦어 문하성을 나서며-두보(杜甫)

晝刻傳呼淺(주각전호천) : 낮 시간 전하는 소리 가늘고
春旗簇仗齊(춘기족장제) : 모여 있는 의장대, 깃발들이 나란하다.
退朝花底散(퇴조화저산) : 조회에서 물러나 꽃 아래로 흩어지고
歸院柳邊迷(귀원류변미) : 관청으로 돌아가다 버들 가에서 길을 잃다.
樓雪融城濕(누설융성습) : 누대에 남은 눈 녹아 성벽에 젖고
宮雲去殿低(궁운거전저) : 궁궐의 구름은 전각 낮은 곳으로 떠나간다.
避人焚諫草(피인분간초) : 사람을 피하여 간언한 글을 태우고
騎馬欲?棲(기마욕계서) : 말에 오르니 닭은 홰에 오르려고 하는구나. 
  

자신전퇴조구호(紫宸殿退朝口號)-두보(杜甫)

자신전에서 조회를 마치고 나와 입으로 읊다-두보(杜甫)

戶外昭容紫袖垂(호외소용자수수) : 자신전 문 밖, 소용은 자색 소매 드리우고
雙瞻御座引朝儀(쌍첨어좌인조의) : 나란히 어좌를 보라보며 조회의 의식을 이끈다.
香飄合殿春風轉(향표합전춘풍전) : 꽃향기 전각에 가득하고 봄바람은 구르고
花覆千官淑景移(화복천관숙경이) : 꽃잎은 온 관리들을 덮고 맑은 햇볕 옮아온다.
晝漏稀聞高閣報(주누희문고각보) : 낮 물시계는 희미하여 고각에서 알려오고
天顔有喜近臣知(천안유희근신지) : 임금의 얼굴빛 기쁜 것을 근신은 알고 있다.
宮中每出歸東省(궁중매출귀동생) : 궁중에서 매번 나와 동성으로 돌아가
會送?龍集鳳池(회송기룡집봉지) : 함께 모여 재상을 전송하고 중서성에 모인다.
  

선정전퇴조만출좌액(宣政殿退朝晩出左掖)-두보(杜甫)

선정전에 조회를 마치고 저녘에 문하성을 나서다-두보(杜甫)

天門日射黃金?(천문일사황금방) : 천자의 출입문 황금방에 햇빛 비치고
春殿晴?赤羽旗(춘전청훈적우기) : 봄날 전각 붉은 깃발에 맑은 빛이 빛난다.
宮草??承委?(궁초비비승위패) : 궁궐 풀은 무성하여 늘어진 패옥에 닿고
?煙細細駐游絲(노연세세주유사) : 향로에서 연기가 흔들리는 버들실처럼 머문다.
雲近蓬萊常五色(운근봉래상오색) : 봉래궁 가까운 구름은 항상 오색빛을 띠고
雪殘?鵲亦多時(설잔지작역다시) : 지작관에 남은 눈도 늘 남아 있도다.
侍臣緩步歸靑?(시신완보귀청쇄) : 측신은 천천히 걸어 청쇄문에 돌아가고
退食從容出每遲(퇴식종용출매지) : 물러나 식사함에는 조용히 늘 늦어 나온다.
  

봉화가지사인조조대명궁(奉和賈至舍人早朝大明宮)-두보(杜甫)

둥서사인 가지의 조조대명궁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두보(杜甫)

五夜漏聲催曉箭(오야누성최효전) : 오경 밤에 물시계 소리 새벽을 재촉하고
九重春色醉仙桃(구중춘색취선도) : 구중깊은 궁궐 봄빛은 복숭아를 취하게 한다.
旌?日暖龍蛇動(정기일난룡사동) : 날이 따뜻해지니 깃발에서 용과 뱀이 꿈틀대고
宮殿風微燕雀高(궁전풍미연작고) : 궁전에 미풍이 부니 제비와 참새 높이 나는구나.
朝罷香煙携滿袖(조파향연휴만수) : 조회 마치고 향 연기 소매 가득 가져다가
詩成珠玉在揮毫(시성주옥재휘호) : 시를 지으니 옥구슬처럼 되어 붓 끝에 생겨난다.
欲知世掌絲綸美(욕지세장사륜미) : 대를 이어 칙서를 담당한 아름다움 알려한다면
池上于今有鳳毛(지상우금유봉모) : 지금 연못 위에는 봉황의 깃털 있도다.
  

동일낙성배알현원황제묘(冬日洛城北謁玄元皇帝廟)-두보(杜甫)

겨울날 낙성 북에서 현원황제의 묘를 참배하다-두보(杜甫)

配極玄都?(배극현도비) : 북극성을 짝하여 노자의 무덤은 닫혀있고
憑高禁?長(빙고금어장) : 높은 곳에 의지한 금원의 울타리가 기다랗다.
守?嚴具禮(수조엄구례) : 묘를 관리하는 사람은 엄숙히 예를 갖추고
掌節鎭非常(장절진비상) : 부절을 관장하는 사람은 급한 일을 처리한다.
碧瓦初寒外(벽와초한외) : 푸른 기와는 첫 추위 밖에 있고
金莖一氣旁(금경일기방) : 구리 기둥은 우주의 한 기운 옆에 있었다.
山河扶繡戶(산하부수호) : 산하는 아름답게 수놓은 문을 부축하고
日月近雕梁(일월근조량) : 해와 달은 조각한 대들보에 가까이 닿아있다.
仙李蟠根大(선리반근대) : 신선의 자두나무는 서린 뿌리가 크고
?蘭奕葉光(의난혁섭광) : 부드러운 난초의 큰 잎이 빛난다.
世家遺舊史(세가유구사) : 세가는 옛 역사책에는 빠져있으나
道德付今王(도덕부금왕) : 도덕경은 지금의 왕에게 전하여졌다.
?手看前輩(화수간전배) : 화가 중에서 앞선 사람을 보니
吳生遠擅場(오생원천장) : 오도자가 그 세계에서 멀리 홀로 뛰어났다.
森羅移地軸(삼나이지축) : 울창하게 늘어서 지축을 옮긴 것 같고
妙絶動宮牆(묘절동궁장) : 절묘하게 뛰어나 궁궐과 담장이 생동하였다.
五聖聯龍袞(오성련룡곤) : 다섯 성인은 곤룡포를 나란히 그려 있고
千官列雁行(천관렬안항) : 모든 관리들은 기러기 떼처럼 늘어서 있었다.
冕旒俱秀發(면류구수발) : 면류관은 모두 뛰어나게 빛나고
旌?盡飛揚(정패진비양) : 밭쳐든 깃발은 모두가 휘날리고 있었다.
翠柏深留景(취백심류경) : 겨울 푸른 잣나무는 짙게 빛을 남기고
紅梨逈得霜(홍리형득상) : 겨울 붉은 배나무는 멀리 서리를 맞아있었다.
風箏吹玉柱(풍쟁취옥주) : 풍경은 옥 같은 기둥에 울려오고
露井凍銀床(노정동은상) : 노천의 우물은 쇠 난간이 얼어있었다.
身退卑周室(신퇴비주실) : 몸을 낮추어 주나라에서는 낮은 관리였지만
經傳拱漢皇(경전공한황) : 경전을 전하여 한나라 황제가 공손히 받았다.
谷神如不死(곡신여부사) : 신을 길러 만약 죽기 않았다면
養拙更何鄕(양졸경하향) : 졸박함을 길으며 다시 어느 땅에 있을까.
  

증위좌승제(贈韋左丞濟)-두보(杜甫)

위제 좌승에게 드립니다-두보(杜甫)

左轄頻虛位(좌할빈허위) : 좌승의 자리 자주 비더니
今年得舊儒(금년득구유) : 금년에 관록의 선비 얻었습니다.
相門韋氏在(상문위씨재) : 재상으로는 위씨 집안이 있고
經術漢臣須(경술한신수) : 경술로는 한나라 신하가 필요하였다.
時議歸前烈(시의귀전렬) : 당시 의론은 선조의 업적에 따랐는데
天倫恨莫俱(천륜한막구) : 형제가 살아 같이하지 못함이 한스러웠다.
?原荒宿草(영원황숙초) : 할미새 우는 들판엔 묵은 풀이 황폐하고
鳳沼接亨衢(봉소접형구) : 중서성으로 형통한 길이 이어져 있었다.
有客雖安命(유객수안명) : 나그네 비록 천명을 편안하게 여기나
衰容豈壯夫(쇠용개장부) : 노쇠한 얼굴이 어찌 장부의 모습이겠습니까.
家人憂?杖(가인우궤장) : 식구들은 지팡이 진 늙은이 걱정하고
甲子混泥塗(갑자혼니도) : 세월을 진흙에 섞이어 천하게 살고 있습니다.
不謂矜餘力(부위긍여력) :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남은 힘을 자랑하고
還來謁大巫(환내알대무) : 돌아와 큰 무당을 뵙고자 하는 것을.
歲寒仍顧遇(세한잉고우) : 날이 차가워져도 보살피고 대접해주시니
日暮且??(일모차지주) : 날이 저물어가도 머뭇거리는 것입니다.
老驥思千里(노기사천리) : 늙은 준마는 천리 길을 생각하고
饑鷹待一呼(기응대일호) : 굶주린 매는 한 번 불러주기를 기다립니다.
君能微感激(군능미감격) : 어르신께서 조름이나마 알아주시면
亦足慰榛蕪(역족위진무) : 또한 황량한 제 마음에 위로가 될 것입니다.
  

봉기하남위윤장인(奉寄河南韋尹丈人)-두보(杜甫)

하남윤 위장인에게 부쳐드리다-두보(杜甫)

有客傳河尹(유객전하윤) : 객이 있어 전하기를 하남윤이
逢人問孔融(봉인문공융) : 사람을 만나 공융의 안부를 물었단다.
靑囊仍隱逸(청낭잉은일) : 신선도술의 책을 가지고 숨어 살며
章甫尙西東(장보상서동) : 장보관을 쓰고 아직도 여기저기 떠도느냐고.
鼎食分門戶(정식분문호) : 큰 집안이라 작은 가문으로 나누고
詞場繼國風(사장계국풍) : 문단에서는 시경 국풍을 계승하셨습니다.
尊榮瞻地絶(존영첨지절) : 어른신의 존귀하고 영화와 지위가 높음을 보면서
疎放憶途窮(소방억도궁) : 저는 서툴고 방탕하여 길이 막힌 것을 생각합니다.
濁酒尋陶令(탁주심도령) : 탁주를 구하여 도연명을 찾고
丹砂訪葛洪(단사방갈홍) : 단사를 찾아 강홍을 찾아갔습니다.
江湖漂短褐(강호표단갈) : 강과 호수를 짧은 옷 차람으로 떠돌다가
霜雪滿飛蓬(상설만비봉) : 서리와 눈이 쑥대머리에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牢落乾坤大(뇌낙건곤대) : 홀로 영락하였으나 천지는 광대하였고
周流道術空(주류도술공) : 두루 방랑하니 도술은 다 비어버렸습니다.
謬?知?子(류참지계자) : 계자로 잘못 알아주신 것도 부끄럽지만
眞怯笑揚雄(진겁소양웅) : 참으로 두려운 것은 사람들이 양웅을 비웃던 것입니다.
盤錯神明懼(반착신명구) : 어려운 일을 다 이겨내시니 신도 능력을 두려워하고
謳歌德義?(구가덕의풍) : 칭송하는 노래가 들리니 덕망과 의리가 넉넉하십니다.
尸鄕餘土室(시향여토실) : 제가 살던 시향에 집이 남아있지만
誰話祝?翁(수화축계옹) : 누가 축계옹이라고 말해 주겠습니까.
  

증비부소낭중십형(贈比部蕭郎中十兄)-두보(杜甫)

피부낭붕인 소형게에 드린다-두보(杜甫)

有美生人傑(유미생인걸) : 아름다운 사람 있어 인물을 낳았으니
由來積德門(유내적덕문) : 원래부터 덕업을 쌓은 가문입니다.
漢朝丞相系(한조승상계) : 한나라 조정에서는 승상의 핏줄이요
梁日帝王孫(양일제왕손) : 양나라 때에는 제왕의 자손이었습니다.
蘊藉爲郎久(온자위낭구) : 관대한 마음 지니시고 오랫동안 낭중 벼슬 하였고
魁梧秉哲尊(괴오병철존) : 장대한 기골에 명철함을 지니신 존귀한 분입니다.
詞華傾後輩(사화경후배) : 문장이 화려하여 후배들을 경도시키고
風雅靄孤?(풍아애고건) : 용모가 우아하여 구름 가를 홀로 나는 새 같습니다.
宅相榮姻戚(댁상영인척) : 혈족께서는 인척들을 영광되게 하시고
兒童惠討論(아동혜토논) : 어린 저에게는 토론하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見知眞自幼(견지진자유) : 어려서부터 저의 진면목을 알아주셨으나
謀拙愧諸昆(모졸괴제곤) : 지혜가 모자라 여러 형님들에게 부끄럽기만 합니다.
漂蕩雲天闊(표탕운천활) : 이리저리 떠도니 구름길 하늘은 광활하기만 하고
沈埋日月奔(침매일월분) : 묻히어 사는 동안 세월은 빨리도 달아나버렸습니다.
致君時已晩(치군시이만) : 임금님께 다가가기에는 시간이 이미 늦어버리고
懷古意空存(회고의공존) : 옛날을 떠올리니 마음은 허전하기만 합니다.
中散山陽鍛(중산산양단) : 혜강은 산양에서 대장장이 일을 하고
愚公野谷邨(우공야곡촌) : 우공은 시골 골짜기 마을에서 살았습니다.
寧紆長者轍(녕우장자철) : 어찌 어르신 수레를 돌리게 하겠습니까
歸老任乾坤(귀노임건곤) : 돌아가 늙어가며 천지에 이 몸을 맡기려 합니다.
  
증특진여양왕이십운(贈特進汝陽王二十韻)-두보(杜甫)

특진 벼슬의 영양왕에게 드리는 시-두보(杜甫)

特進?公表(특진군공표) : 특진께서는 여러 공들의 표상이시며
天人夙德升(천인숙득승) : 귀인의 오랫동안 쌓은 덕망이 높아집니다.
霜蹄千里駿(상제천리준) : 서리 밟는 발굽으로 천리를 달리는 명마이시고
風?九?鵬(풍핵구소붕) : 바람 날개짓하며 하늘까지 오르는 붕새이십니다.
服禮求?髮(복례구박발) : 예의를 갖추심에 철저하시고
惟忠忘寢興(유충망침흥) : 충성을 생각함에 자고 일어남도 잊으십니다.
聖情常有眷(성정상유권) : 천자의 마음에 항상 돌보심이 있으나
朝退若無憑(조퇴야무빙) : 조정에서 물러나면 의지할 곳도 없는 것 같다.
仙醴來浮蟻(선례내부의) : 왕실에서 내리는 감로주는 부의라는 술이 나오고
奇毛或賜鷹(기모혹사응) : 기이한 새로는 혹 송골매를 내려주셨습니다.
淸關塵不雜(청관진부잡) : 맑은 대문에는 먼지 같은 사람들로 잡되지 않았고
中使日相乘(중사일상승) : 대궐의 사신은 날마다 수레 타고 찾아옵니다.
晩節嬉遊簡(만절희유간) : 늙어서도 노는 것이 간소하고
平居孝義稱(평거효의칭) : 평소 생활함에 효도와 의리로 칭송 받았습니다.
自多親??(자다친체악) : 형제간의 친애함을 스스로 아름답게 여기니
誰敢問山陵(수감문산능) : 누가 감히 산릉에 대해서 물을 수 있겠는가.
學業醇儒富(학업순유부) : 학업은 순정한 유가처럼 풍부하시고
辭華哲匠能(사화철장능) : 문장은 뛰어난 문장가처럼 능숙하셨다.
筆飛鸞聳立(필비난용립) : 글씨를 날려 쓰면 난새가 솟아오르는 듯하고
章罷鳳?騰(장파봉건등) : 문장을 다 지으면 봉황새처럼 뛰어오는 듯하다.
精理通談笑(정리통담소) : 이치에 정통하여 담소하심이 능통하고
忘形向友朋(망형향우붕) : 신분을 잊고 친구를 대하신다.
寸長堪??(촌장감견권) : 작은 장점도 친밀하게 돌보아주시고
一諾豈驕矜(일낙개교긍) : 한 번 허락해주셔도 어찌 교만하게 자랑하겠습니까.
已?歸曹植(이첨귀조식) : 이미 외람되게도 조식 같은 분에게 기탁하였는데
何如對李膺(하여대리응) : 어떻게 해서 권세가 이응을 대하겠습니까.
招要恩屢至(초요은누지) : 불러주시니 은혜가 여러 차례나 이르고
崇重力難勝(숭중력난승) : 높이고 귀하게 여기심을 제 힘으로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披霧初歡夕(피무초환석) : 안개 헤치고는 처음 기쁜 저녁
高秋爽氣澄(고추상기징) : 높은 가을 하늘에 상쾌한 바람이 맑았습니다.
樽?臨極浦(준뢰림극포) : 술잔을 들고 먼 포구에 서니
鳧雁宿張燈(부안숙장등) : 물오리와 기러기는 켜진 등불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花月窮遊宴(화월궁유연) : 꽃 핀 달 아래서 한껏 노닐며 잔치벌이고
炎天避鬱蒸(염천피울증) : 더운 여름날 무더운 습기를 피하였습니다.
硯寒金井水(연한금정수) : 벼루는 차가워 금정수 우물의 물 같고
?動玉壺?(첨동옥호빙) : 처마는 움직이는 것은 옥 같은 병의 얼음과 같다.
瓢飮惟三徑(표음유삼경) : 표주박으로 물 마시려면 오직 세 갈래 길이 있으니
巖棲在百層(암서재백층) : 바위굴 집은 백 층이나 높이 있습니다.
謬持?測海(류지려측해) : 잘못 표주박 가지고 바닷물을 재려하다니
況?酒如?(황읍주여민) : 하물며 승수와 같이 많은 술을 뜨려함에 있어서야.
鴻寶寧全?(홍보녕전필) : 큰 보배가 어찌 완전히 숨겨질까
丹梯庶可凌(단제서가능) : 신선세계의 붉은 사다리는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淮王門有客(회왕문유객) : 회왕의 문하에는 빈객이 있으니
終不愧孫登(종부괴손등) : 끝내 손등과 같은 분에게 부끄럽지 않겠습니다.
  

금석항(今夕行)-두보(杜甫)

오늘 밤의 노래-두보(杜甫)

今夕何夕歲云?(금석하석세운조) : 오늘 밤은 어떤 밤인가, 한 해가 간다는데
更長燭明不可孤(경장촉명부가고) : 밤은 길고 촛불은 밝으니 외롭지가 않도다.
咸陽客舍一事無(함양객사일사무) : 함양 객사에는 하나도 할 일이 없어
相與博塞爲歡娛(상여박색위환오) : 서로 박색놀이를 즐거움으로 삼는다.
馮陵大叫呼五白(풍능대규호오백) : 신나게 크게 외치며 오백의 패를 소리쳐 부르며
袒跣不肯成梟盧(단선부긍성효노) : 옷 벗고 맨 발로 해도 효노의 패로 되지 않는구나.
英雄有時亦如此(영웅유시역여차) : 영웅도 때로는 이와 같나니
邂逅豈卽非良圖(해후개즉비량도) : 우연히 만났어도 어찌 좋은 의도가 없겠는가.
君莫笑劉毅從來布衣願(군막소류의종내포의원) : 그대는 웃지 말라, 유의의 포의 시절의 소망을
家無?石輸百萬(가무담석수백만) : 집안에 1, 2 석의 식량도 없었으나 백만 전을 잃었단다. 
  
송공소부사병귀유강동겸정이백(送孔巢父謝病歸游江東兼呈李白)-두보(杜甫)

공소보가 병으로 관직을 버리고 강동으로 돌아가 노는 것을 전송하고 겸하여 이백에게 드리다-두보(杜甫)

巢父掉頭不肯住(소보도두부긍주) : 소보는 머리를 흔들며 머물려 하지 않고
東將入海隨煙霧(동장입해수연무) : 동으로 장차 바다로 가 안개를 따라가려 한다.
詩卷長留天地間(시권장류천지간) : 시를 적은 두루마리를 세상에 남겨두고
釣竿欲拂珊瑚樹(조간욕불산호수) : 낚싯대 가지고 산호초를 흔들려 하신다.
深山大澤龍蛇遠(심산대택룡사원) : 깊은 산과 큰 못에는 용과 뱀은 멀리 있고
春寒野陰風景暮(춘한야음풍경모) : 봄날 추위에 들판은 어둑하고 해는 저문다.
蓬萊織女回雲車(봉래직녀회운거) : 봉래산 선녀가 구름수레 돌려오고
指點虛無引歸路(지점허무인귀노) : 동쪽 아련한 곳 가리키며 가는 길을 안내한다.
自是君身有仙骨(자시군신유선골) : 본래 그대의 몸에 신선의 골격 있으나
世人那得知其故(세인나득지기고) : 세상 사람들 어찌 그 까닭을 알겠는가.
惜君只欲苦死留(석군지욕고사류) : 그대 아끼노니, 애써 머물게 하고 싶지만
富貴何如草頭露(부귀하여초두노) : 부귀가 어찌 풀끝의 이슬만 하겠는가.
蔡侯靜者意有餘(채후정자의유여) : 채후는 조용한 사람으로 마음이 넉넉하여
淸夜置酒臨前除(청야치주림전제) : 맑은 밤에 술을 차려 뜰 앞의 섬돌에 나왔다.
罷琴??月照席(파금추창월조석) : 거문고 소리 그쳐 서글픈데 달빛은 자리를 비추고
幾歲寄我空中書(기세기아공중서) : 어느 해에나 나에게 신선의 공중 글을 보내려는가.
南尋禹穴見李白(남심우혈견리백) : 남쪽으로 우임금 무덤 찾다가 이백을 만나거든
道甫問訊今何如(도보문신금하여) : 두보가 지금은 어떠하신지 묻더라고 말해주게나. 
  
정부마댁연동중(鄭駙馬宅宴洞中)-두보(杜甫)

정 부마 집 동굴에서 잔치하다-두보(杜甫)

主家陰洞細煙霧(주가음동세연무) : 공주의 집 그늘진 동굴에 엷은 안개
留客夏?靑琅?(류객하점청랑간) : 객을 머물게 하는 여름 대자리에 푸른 옥돌.
春酒盃濃琥珀薄(춘주배농호박박) : 봄술 담긴 술은 잔이 짙어 호박 빛처럼 엷고
?漿椀碧瑪瑙寒(빙장완벽마노한) : 얼음물은 그릇이 푸르러 마놋빛처럼 차갑다.
?疑茅堂過江麓(오의모당과강록) : 초가집에 강기슭 지나는 듯 잘못 알고
已入風??雲端(이입풍등매운단) : 바람 부는 돌계단에 드니, 멀리 구름 끝에 흙비 내린다.
自是秦樓壓鄭谷(자시진누압정곡) : 본래 진루가 정곡을 내리누르고 있고
時聞雜佩聲珊珊(시문잡패성산산) : 때때로 찰랑찰랑 온갖 패옥소리 들린다.
  
여리십이백동심범십은거(與李十二白同尋范十隱居)-두보(杜甫)

이백과 범은사를 방문하다-두보(杜甫)

李侯有佳句(이후유가구) : 이후에게 아름다운 시구 있으니
往往似陰?(왕왕사음갱) : 왕왕 음객의 시구와 흡사하다.
余亦東蒙客(여역동몽객) : 나 또한 동몽산의 나그네
憐君如弟兄(련군여제형) : 당신 좋아하기를 형제처럼 하였다.
醉眠秋共被(취면추공피) : 취하여 잠들면 가을에는 함께 이불 덮고
?手日同行(휴수일동항) : 손을 맞잡고 날마다 동했었다.
更想幽期處(경상유기처) : 기약한 그윽한 곳을 다시 생각하며
還尋北郭生(환심배곽생) : 다시 고고한 북곽선생 찾는다.
入門高興發(입문고흥발) : 문을 들어서니 고상한 흥이 일고
侍立小童淸(시립소동청) : 모시고 서있는 어린 동자가 해맑다.
落景聞寒杵(낙경문한저) : 지는 햇볕에 차가운 다듬이 소리 들려오고
屯雲對古城(둔운대고성) : 쌓인 구름이 옛 성을 마주한다.
向來吟橘頌(향내음귤송) : 지금껏 굴원의 귤나무 노래를 읊었으니
誰與討蓴羹(수여토순갱) : 누구와 같이 고향 돌아 와 순채 나물국 찾을까.
不願論簪笏(부원논잠홀) : 벼슬아치의 비녀와 홀을 말하고 싶지도 않나니
悠悠滄海情(유유창해정) : 아득하다, 푸른 바닷가에 살고 싶은 마음이로다.
  
증이백(贈李白)-두보(杜甫)

이백에게-두보(杜甫)

秋來相顧尙飄蓬(추내상고상표봉) : 가을이 되어 서로 돌아 보니 떠도는 쑥 같아

未就丹砂愧葛洪(미취단사괴갈홍) : 단사의 땅으로 나아가지 못해 갈홍에게 부끄러워라.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난 통쾌히 마시고 미친 듯 노래하며 헛되이 세월 보내고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당신은 멋대로 날아오르고 뛰어오르니 구누 위한 허세인가.
  
잠여림읍지작산호정봉회이원외성흥(暫如臨邑至?山湖亭奉懷李員外成興)-두보(杜甫)

잠시 입읍에 가서 택산호의 정자에 이르러 이원외를 생각하니 흥이 일다-두보(杜甫)

野亭逼湖水(야정핍호수) : 들의 정자가 호수에 가까워
歇馬高林間(헐마고림간) : 말을 높은 숲 사이에서 쉬게 한다.
?吼風奔浪(타후풍분낭) : 악어가 소리치니 바람에 물결 일어
魚跳日映山(어도일영산) : 물고기가 뛰고 햇빛이 산에 비친다.
暫遊阻詞伯(잠유조사백) : 잠시 돌아다니다가 사백과 떨어져
却望懷靑關(각망회청관) : 돌아보니 그가 있는 정관이 생각난다.
靄靄生雲霧(애애생운무) : 자욱이 구름과 안개 피어나니
惟應促駕還(유응촉가환) : 오직 수레 재촉하여 돌아가야 하리라.
  
동리태수등력하고성원외신정(同李太守登歷下古城員外新停)-두보(杜甫)

이태수의 <역하 고성에 있는 원외랑의 새 정자에 올라>에 화답하여-두보(杜甫)

新亭結構罷(신정결구파) : 새 정자 짓는 일 모두 마치니
隱見淸湖陰(은현청호음) : 정자 모습 맑은 호수 남쪽에 아련하다.
跡籍臺觀舊(적적대관구) : 집터는 누대와 누각의 옛 모양 빌리고
氣冥海嶽深(기명해악심) : 분위기는 바다와 산의 깊숙함처럼 어둑하다.
圓荷想自昔(원하상자석) : 둥근 연잎 예부터 있었던 듯한데
遺堞感至今(유첩감지금) : 성가퀴는 지금까지 남아 있어 감회가 인다.
芳宴此時具(방연차시구) : 향기로운 잔치 이 시간에 베풀어지고
哀絲千古心(애사천고심) : 슬픈 음악소리 천고의 마음을 전하는구나.
主稱壽尊客(주칭수존객) : 주인은 술잔 들어 귀한 손님을 축수하고
筵秩宴北林(연질연배림) : 연회의 격식대로 북림에서 잔치를 벌인다.
不阻蓬?興(부조봉필흥) : 미천한 사람들의 흥취도 막지 않아
得兼梁甫吟(득겸량보음) : 능히 양보음도 겸하여 노래하게 되었도다.
  

배리배해연력하정(陪李北海宴歷下亭)-두보(杜甫)

이북해를 모시고 역하정에서 연회하다-두보(杜甫)

東藩駐?蓋(동번주조개) : 동쪽 번국에 검은 수레 멈추고
北渚凌淸河(배저능청하) : 북쪽 물가에서 청하를 건너간다.
海右此亭古(해우차정고) : 바다 오른편엔 이 정자가 예스럽고
濟南名士多(제남명사다) : 제남 땅에는 이름난 선비들이 많았다.
雲山已發興(운산이발흥) : 구름 낀 산에는 이미 흥이 일고
玉?仍當歌(옥패잉당가) : 옥패를 소리꾼은 곧 노래를 부른다.
脩竹不受暑(수죽부수서) : 늘어진 대나무에 덥지도 않고
交流空湧波(교류공용파) : 섞여 흐르는 물 공연히 물결 치솟는다.
蘊眞?所遇(온진협소우) : 참된 멋 모여 닥치는 것마다 흡족하니
落日將如何(낙일장여하) : 지는 해를 장차 어찌하랴.
貴賤俱物役(귀천구물역) : 귀하고 천한 사람 모두 일에 얽매여
從公難重過(종공난중과) : 공을 따라 다시 이곳에 오기는 어려우리라.
  

중제정씨동정(重題鄭氏東亭)-두보(杜甫)

정씨의 동편 정자에 다시 제하다-두보(杜甫)

華亭入翠微(화정입취미) : 푸른 푸른 산빛 속 화려한 정자
秋日亂淸暉(추일난청휘) : 가을 해는 맑은 빛을 산란시킨다.
崩石?山樹(붕석의산수) : 무너진 돌이 산 나무에 걸치고
淸漣曳水衣(청련예수의) : 맑은 잔물결이 물풀을 끌고 간다.
紫鱗衝岸躍(자린충안약) : 자줏빛 물고기 언덕에 부딪혀 뛰고
蒼?護巢歸(창준호소귀) : 푸른 매는 둥지를 지키려 돌아간다.
向晩尋征路(향만심정노) : 저녁이 되어 갈 길을 찾는데
殘雲傍馬飛(잔운방마비) : 말곁에서는 남은 눈이 날린다.
  

이감댁이수1(李監宅二首1)-두보(杜甫)

이감의 저택에서-두보(杜甫)

尙覺王孫貴(상각왕손귀) : 아직도 왕손의 귀함을 알겠노니
豪家意頗濃(호가의파농) : 호화로운 집에 마음 씀이 자못 깊다.
屛開金孔雀(병개금공작) : 병풍에는 금빛 공작새가 펼쳐있고
褥隱繡芙蓉(욕은수부용) : 잠자리 요에는 수놓은 부용이 숨어 있다.
且食雙魚美(차식쌍어미) : 한 쌍의 물고기 요리 맛있게 먹으려는데
誰看異味重(수간리미중) : 이 많은 특이한 요리가 누가 보기나 했나.
門?多喜色(문란다희색) : 문의 난가에는 기뻐하는 사람들 많고
女壻近乘龍(녀서근승룡) : 이 집 사위는 용을 탄 사람에 가깝구나.
  

이감댁이수2(李監宅二首2)-두보(杜甫)

이감의 저택에서-두보(杜甫)

華館春風起(화관춘풍기) : 화려한 집에 봄바람 이니
高城煙霧開(고성연무개) : 높은 성에 연기안개 걷힌다.
雜花分戶映(잡화분호영) : 온갖 꽃들을 문에 나누어 비치고
嬌燕入簾回(교연입렴회) : 예쁜 제비들 주렴에 들었다 간다.
一見能傾座(일견능경좌) : 한 번 한번 보면 능히 좌중을 장악하니
虛懷只愛才(허회지애재) : 속마음 비우고 다만 재주가 좋아해서라
鹽車雖絆驥(염거수반기) : 소금 수레가 천리마를 묶어두었어도
名是漢庭來(명시한정내) : 명색은 곧 한나라 조정의 핏줄이어라.
  

용문(龍門)-두보(杜甫)

용문산-두보(杜甫)

龍門橫野斷(용문횡야단) : 용문산은 들판을 가로 누워 끊어지고
驛樹出城來(역수출성내) : 역의 나무들은 성에서부터 늘어서 있다.
氣色皇居近(기색황거근) : 분위기를 보니 황제 계신 곳이 가까워
金銀佛寺開(금은불사개) : 휘황찬란한 금빛 은빛, 사찰들이 열려있다.
往來時屢改(왕내시누개) : 왕래하는 때마다 자주 바뀌나
川陸日悠哉(천륙일유재) : 냇가와 땅은 날마다 변함없구나.
相閱征途上(상열정도상) : 여행하면서 사람들을 살펴보니
生涯盡幾回(생애진기회) : 내 일생동안 모두 몇 번이나 다시 찾아올까. 
  
가산(假山)-두보(杜甫)

가산-두보(杜甫)

天寶初(천보초) : 천보 연간 초기에
南曹小司寇舅(남조소사구구) : 남조 소사구인 외삼촌이
於我太夫人堂下(어아태부인당하) : 내 할머니 당 아래에
壘土爲山(루토위산) : 흙을 쌓아 작은 산을 이루었다.
一?盈尺(일궤영척) : 한 광주리의 흙으로 한 자 높이가 되어
以代彼朽木(이대피후목) : 썩은 나무를 대신하였다.
承諸焚香瓷?(승제분향자구) : 그것이 여러 향불을 피우는 자기를 받치는데
?甚安矣(구심안의) : 자기가 대단히 안정되어있다.
旁植慈竹(방식자죽) : 옆에다가 자죽을 심었는데
蓋?數峰(개자수봉) : 이 가산의 몇 개 봉우리를 덮었다.
?岑嬋娟(금잠선연) : 산은 우뚝하고 대나무는 선연하여
宛有塵外致(완유진외치) : 완연히 세속에서 벗어난 운치가 있었다.
乃不知興之所至(내부지흥지소지) : 이에 나도 모르게 흥이나 서
而作是詩(이작시시) : 이 시를 짓는다.

一?功盈尺(일궤공영척) : 한 광주리 흙으로 한 자 높이를 이루니
三峯意出?(삼봉의출군) : 세 봉우리의 의미가 출중하여라.
望中疑在野(망중의재야) : 바라보니, 내가 들에 있는 듯 하고
幽處欲生雲(유처욕생운) : 그윽한 곳에서는 구름이 일어나는 듯 하다.
慈竹春陰覆(자죽춘음복) : 심은 자죽은 봄날의 그늘에 덥혀있고
香爐曉勢分(향노효세분) : 향기는 새벽 연기의 형세로 나누어진다.
惟南將獻壽(유남장헌수) : 남산이 장차 헌수 하려는 듯이
佳氣日??(가기일인온) : 아름다운 기운이 날마다 끝없이 생겨나다.
  

임읍사제서지(臨邑舍弟書至)-두보(杜甫)

임읍 동생의 편지가 오다-두보(杜甫)

* 原題 : 臨邑舍弟書至苦雨黃河泛因寄此詩 用寬其意

二儀積風雨(이의적풍우) : 하늘과 땅에는 온통 바람과 비
百谷漏波濤(백곡누파도) : 골짜기마다 큰 물결이 흘러내린다.
聞道洪河坼(문도홍하탁) : 듣자니, 큰 황하의 둑이 터져
遙連滄海高(요련창해고) : 아득히 동해 푸른 바다와 이어져 물결이 높단다.
職司憂??(직사우초초) : 맡은 관리들이 초조하게 근심하고
郡國訴??(군국소오오) : 수해 입은 지방에서는 웅성거리며 호소한다.
舍弟卑棲邑(사제비서읍) : 동생은 임읍에서 비천하게 사는데
防川領簿曹(방천령부조) : 하천의 범람을 막는 부조의 벼슬직을 맡고 있다.
尺書前日至(척서전일지) : 짧은 편지 하나 전날 도착했는데
版築不時操(판축불시조) : 판과 축을 제때에 대지 못했습니다.
難假??力(난가원타력) : 자라와 악어 같은 큰 힘을 빌리지도 못하고
空瞻烏鵲毛(공첨오작모) : 오리와 까마귀 깃털의 도움마저 바라고 있습니다.
燕南吹?畝(연남취견무) : 연 지방 남쪽은 논밭이 휩쓸려나가고
濟上沒蓬蒿(제상몰봉호) : 제수 위에는 쑥대조차 물에 잡겼습니다.
螺蚌滿近郭(나방만근곽) : 고동과 조개가 근방 성곽에 가득하고
蛟?乘九皐(교리승구고) : 교룡 같은 것이 높은 언덕을 타고 넘습니다.
徐關深水府(서관심수부) : 서관 지방은 깊은 용궁이 되었고
碣石小秋毫(갈석소추호) : 갈석산도 가을 터럭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白屋留孤樹(백옥류고수) : 백성들의 초라한 집에는 외로운 나무만 남고
靑天失萬?(청천실만소) : 비 그친 푸른 하늘에는 길 잃은 배가 만 척입니다.
吾衰同泛梗(오쇠동범경) : 나는 쇠약하여 물에 떠도는 나무인형 같은 신세
利涉想蟠桃(리섭상반도) : 물을 건너기는 유리하니 반도 복숭아나 생각하리라.
却倚天涯釣(각의천애조) : 도리어 하늘 끝에 기대어 살면서 낚시질하면
猶能?巨鼇(유능체거오) : 그래도 거대한 자라라도 낚을 수 있으리라.
  
과송원외지문구장(過宋員外之問舊莊)-두보(杜甫)

원외랑 송지문의 옛 별장을 지나며-두보(杜甫)

宋公舊池館(송공구지관) : 송지문님의 옛 연못가 별장이라
零落首陽阿(령낙수양아) : 수양산 언덕에 영락하여 있구나.
枉道?從入(왕도지종입) : 길을 돌아 다만 따라 들어가니
吟詩許更過(음시허경과) : 시를 읊자니, 다시 들릴 수 있을까
淹留問耆老(엄류문기노) : 오래 머물며 노인에게 물으며
寂寞向山河(적막향산하) : 쓸쓸히 산과 강을 바라본다.
更識將軍樹(갱식장군수) : 더욱 알겠다, 장군의 나무에
悲風日暮多(비풍일모다) : 서글픈 바람이 해질녘에 많은 것을.
  

사상인모재(巳上人茅齋)-두보(杜甫)

사상인의 조가집에서-두보(杜甫)

巳公茅屋下(사공모옥하) : 사상인님 초가집 아래에서는
可以賦新詩(가이부신시) : 멋진 시를 지을 만하구나.
枕?入林僻(침점입림벽) : 목침과 댓자리 가지고 깊숙한 숲으로 드니
茶瓜留客遲(다과류객지) : 차와 외를 내놓으며 객을 오래 머물게 한다.
江蓮搖白羽(강련요백우) : 강의 연꽃은 흰 부채처럼 흔들리고
天棘蔓靑絲(천극만청사) : 천문동 덩굴은 푸른 실처럼 뻗어있다.
空?許詢輩(공첨허순배) : 산수 유람 좋아한 허순 같은 분들을 공연히 욕되게 하고
難酬支遁詞(난수지둔사) : 수도하는 고승인 지둔같은 분 말씀에 응대하기 어렵구나.
  

대우서회주요허주부(對雨書懷走邀許主簿)-두보(杜甫)

비를 대하고 마음을 적어 달려가 허주부를 맞게 하다-두보(杜甫)

東嶽雲峰起(동악운봉기) : 동악에 구름이 봉우리에 일어
溶溶滿太虛(용용만태허) : 아득히 흘러 하늘에 가득하다.
震雷?幕燕(진뇌번막연) : 진동하는 우뢰는 장막의 제비를 뒤집고
驟雨落河魚(취우낙하어) : 소나기에 강물의 물고기 솟아 떨어지게 한다.
座對賢人酒(좌대현인주) : 앉아서 현인의 술, 백주를 마주하면
門聽長者車(문청장자거) : 문에서는 귀인의 수레 오는 소리 들린다.
相邀愧泥?(상요괴니녕) : 맞아 모시자니 진흙탕이 부끄러우니
騎馬到?除(기마도계제) : 말을 타신 채로 섬돌까지 닿아오세요.
  

여임성허주부유남지(與任城許主簿遊南池)-두보(杜甫)

임성 허주부와 남지에서 놀다-두보(杜甫)

秋水通溝?(추수통구혁) : 가을 물 밭도랑으로 통하고
城隅進小船(성우진소선) : 성 모퉁이에 작은 배가 나아간다.
晩?看洗馬(만량간세마) : 싸늘한 저녁에 말 씻는 것 보이고
森木亂鳴蟬(삼목난명선) : 숲 속 나무에는 매미소리 어지럽다.
菱熟經時雨(능숙경시우) : 때맞춘 비 지나가니 마름이 익고
蒲荒八月天(포황팔월천) : 팔월 하늘에 창포가 황폐해지는구나.
晨朝降白露(신조강백노) : 이른 아침에 흰 이슬 내리는데
遙憶舊靑氈(요억구청전) : 낡은 푸른 털담요 아득히 생각는구나. 
  

유구법조정하구석문연집(劉九法曹鄭瑕丘石門宴集)-두보(杜甫)

법조참군사 유씨, 하구현령 정씨와 석문에 모여 잔치하다-두보(杜甫)

秋水淸無底(추수청무저) : 가을 물 맑아 바닥이 보이지 않아
蕭然淨客心(소연정객심) : 쓸쓸하게 나그네 마음을 씻어주는구나.
?曹乘逸興(연조승일흥) : 연조 유씨는 편안한 흥취를 타고
鞍馬到荒林(안마도황림) : 안장 얻은 말이 황폐한 숲에 이르렀다.
能吏逢聯璧(능리봉련벽) : 유능한 관리가 같은 좋은 친구 만나니
華筵直一金(화연직일금) : 화려한 술자리 한 덩이 금에 값하노라.
晩來橫吹好(만내횡취호) : 저녁에 오랑캐 노래는 좋고
泓下亦龍吟(홍하역룡음) : 깊은 물 아래에서 용도 시를 읊는다.
  

등연주성누(登?州城樓)-두보(杜甫)

연주성루에 올라-두보(杜甫)

東郡趨庭日(동군추정일) : 동군서 종종걸음으로 집뜨락 처음 가던 날
南樓縱目初(남누종목초) : 남루서 눈 가는대로 마음껏 구경한 첫날이었다.
浮雲連海岱(부운련해대) : 뜬구름은 동해와 태산으로 이어지고
平野入靑徐(평야입청서) : 평평한 들판은 청주와 서주로 뻗혀들었다.
孤?秦碑在(고장진비재) : 외로이 솟은 산봉우리에 진나라 비석이 서있고
荒城魯殿餘(황성노전여) : 황폐한 성에는 노나라 궁궐이 남아있었다.
從來多古意(종내다고의) : 지금껏 옛날을 그리는 마음이 많아
臨眺獨躊躇(임조독주저) : 임하여 바라보며 홀로 자꾸만 머뭇거린다.
  

단가항증왕낭사직(短歌行贈王郎司直)-두보(杜甫)

단가행을 사직 왕랑에게 주다-두보(杜甫)

王郎酒?拔劍斫地歌莫哀(왕낭주감발검작지가막애) : 왕랑이 취하여 칼을 뽑아 땅을 치며 막애를 노래하지만
我能拔爾抑塞磊落之奇才(아능발이억새뇌낙지기재) : 나는 그대의 누르고 막는 뇌락한 기이한 재능을 뽑을 수 있도다.
豫章?風白日動(예장번풍백일동) : 예장 나무는 바람에 펄럭이며 대낮의 해를 움직이고
鯨魚跋浪滄溟開(경어발낭창명개) : 고래가 물결을 밟으며 푸른 바다를 여는구나.
且脫劍佩休徘徊(차탈검패휴배회) : 잠시 패용한 칼을 풀어놓고서 배회하기를 그치고
西得諸侯棹錦水(서득제후도금수) : 서방에서 제후를 얻어 비단빛 물결에 노를 젖는다.
欲向何門?珠履(욕향하문삽주리) : 어느 문을 향하여 가서 구슬 집어 밟으려하나
仲宣樓頭春色深(중선누두춘색심) : 중선이 배의 다락 머리에 있는데 봄빛은 짙어간다.
靑眼高歌望吾子(청안고가망오자) : 푸른 눈과 높은 소리로 노래하며 나를 바라보니
眼中之人吾老矣(안중지인오노의) : 눈에 비친 사람인 내가 이미 늙었구나.
  

배왕시어동등동산최고정연(陪王侍御同登東山最高頂宴)-두보(杜甫)

왕시어을 모시고 동산의 최고봉에 같이 올라 잔치를 열다-두보(杜甫)

姚公美政誰與?(요공미정수여주) : 용공의 선정을 누구에게 비할 수 있을까
不減昔時陳太丘(부감석시진태구) : 그 옛날 진태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리라.
邑中上客有柱史(읍중상객유주사) : 읍중 상객 중에서 주사인 왕시어가 있어
多暇日陪?馬遊(다가일배총마유) : 많은 휴가날을 총마를 데리고 노닌다.
東山高頂羅珍羞(동산고정나진수) : 동산의 높은 봉우리에서 진수성찬 차리고
下顧城郭銷我憂(하고성곽소아우) : 성곽을 내려다보고 근신을 녹여버린다.
淸江白日落欲盡(청강백일낙욕진) : 맑은 강에 맑은 해가 다 넘어가려고 하는데
復?美人登綵舟(복휴미인등채주) : 다시 미인을 끼고 올라 배에 올라본다.
笛聲憤怨哀中流(적성분원애중류) : 피리소리 쏟아낸 분노는 강 한 가운데서 애?고
妙舞??夜未休(묘무위이야미휴) : 교묘한 춤은 느릿느릿 온 밤 동안 그치지 않는다.
燈前往往大魚出(등전왕왕대어출) : 등불 앞에는 가끔씩 큰 고기가 나와
聽曲低?如有求(청곡저앙여유구) : 노래를 듣고는 물을 오르내리며 무얼 구하는 듯하다.
三更風起寒浪湧(삼경풍기한낭용) : 한 밤에 바람이 일어 차가운 물결이 솟구치는데
取樂喧呼覺船重(취낙훤호각선중) : 악기를 가지고 소리쳐 부르며 배가 무거운 것만 알고있다.
滿空星河光破碎(만공성하광파쇄) : 공중에 가득한 은하수의 빛이 부서지고
四座賓客色不動(사좌빈객색부동) : 사방 자리에 가득한 손님들의 얼굴빛은 변함이 없다.
請公臨深莫相違(청공림심막상위) : 공에게 청하노니, <시경>의 깊은 물가 교훈을 잊지 말고
廻船罷酒上馬歸(회선파주상마귀) : 배를 돌려 술자리를 그치고 말에 올라 돌가가시오.
人生歡會豈有極(인생환회개유극) : 인생의 기쁜 연회가 어찌 끝이 있을까
無使霜露霑人衣(무사상노점인의) : 서리와 이슬이 사람의 옷을 적시게 하지 말았으면.
  
위풍녹사댁관조장군화마도인(韋諷錄事宅觀曹將軍?馬圖引)-두보(杜甫)

위풍 녹사댁에서 조장군의 말 그림을 본 노래-두보(杜甫)

國初已來?鞍馬(국초이내화안마) : 국초 이래로 안마를 그려왔는데
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수강도왕) : 신묘한 경지는 오직 강도왕을 헤아린다.
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 장군은 삼십 세에 이름을 얻었으며
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 사람들은 다시 요순의 명마인 승황을 보았다.
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 한 때는 선 황제의 조야백을 그렸고
龍池十日飛霹靂(룡지십일비벽력) : 용지에는 십 일만에 용이과 운우가 날았다.
內府殷紅瑪瑙盤(내부은홍마노반) : 내부에 소장된 짙붉은 마노 소반을
??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색) : ?여는 재인에게 전하여 찾아 주게 하셨다.
盤賜將軍拜舞歸(반사장군배무귀) : 은반을 하사받은 장군은 배례하고 춤추며 돌아왔다.
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 가벼운 비단 섬세한 비단이 서로 따라 날아오고
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 귀척과 권세가도 필적을 얻었으니
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 장군이 그린 평풍에 광채가 있음을 비로소 알았다.
昔日太宗拳毛?(석일태종권모왜) : 옛날에는 태종에게 권모왜라는 명마가 있었고
近時郭家獅子花(근시곽가사자화) : 근래에는 곽가에 사자화라는 명마가 있다.
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 지금의 새 그림에 두 마리 말이 그려 있으니
復令識者久嘆嗟(복령식자구탄차) : 다시 식자로 하여금 오랫동안 차탄하게 한다.
此皆戰騎一敵萬(차개전기일적만) : 이들은 모두가 전쟁 말로서 하나가 만을 상대했다.
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 흰 비단에서 아득히 바람과 모래 일으키니
其餘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 그 나머지 일곱 필도 특별히 뛰어났다.
逈若寒空動煙雪(형야한공동연설) : 아득히 찬 공중에 연기같은 흰 눈이 움직이는 듯
霜蹄蹴踏長楸間(상제축답장추간) : 서리 밟은 발굽은 길이 오동나무 사이를 밟는다.
馬官?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렬) : 마관과 시양들이 삼엄하게 줄지어 서있다.
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 어여쁘게도, 아홉 말은 신령스러움과 준일함을 다투어
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 맑고 높은 절개를 돌아보니 기품이 깊고도 온건하다.
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 고심하고 아끼는 것이 어느 것이냐고 잠깐 물으니
後有韋諷前支遁(후유위풍전지둔) : 위로는 위풍이 있고 앞에는 지둔이 있다고 한다.
憶昔巡幸新?宮(억석순행신풍궁) : 옛날 신풍궁을 행차한 때를 생각하니
翠華拂天來向東(취화불천내향동) : 천자의 깃발인 취화는 하늘을 치며 동쪽 향하고
騰?磊落三萬匹(등양뇌낙삼만필) : 등양뇌락한 말이 삼 만 필이나 되었는데
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 모두 이 그림처럼 근골이 같았도다.
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 스스로 보물을 바치고 하종에 조공하여
無復射蛟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 다시는 강물 안에서 교룡을 잡지 않았단다.
君不見金粟堆前松柏裏(군부견금속퇴전송백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금속퇴전의 송백의 안을
龍媒去盡鳥呼風(룡매거진조호풍) : 준마 용매는 다 떠나가고 새만이 바람을 불러댄다.
  

희제왕재화산수도가(?題王宰?山水圖歌)-두보(杜甫)

왕제의 산수화 그림을 재미로 지은 노래-두보(杜甫)

十日?一水(십일화일수) : 십일만에 물 하나 그리고
五日?一石(오일화일석) : 오일만에 돌 하나 그린다.
能事不受相促迫(능사부수상촉박) : 서로 촉박하게 받지 않음을 능사로 했으니
王宰始肯留眞跡(왕재시긍류진적) : 왕재는 비로소 진정한 자취를 머룰게 했다.
壯哉崑崙方壺圖(장재곤륜방호도) : 장하구나, 곤륜방호의 그림
?君高堂之素壁(괘군고당지소벽) : 군의 고당의 깨끗한 벽에 걸려있구나.
巴陵洞庭日本東(파능동정일본동) : 파릉동정은 일본의 동쪽에 있고
赤岸水與銀河通(적안수여은하통) : 적안의 물은 은하수와 통한다.
中有雲氣隨飛龍(중유운기수비룡) : 그 안에 운기가 있으니 나는 용을 따르고
舟人漁子入浦?(주인어자입포서) : 뱃사람과 어부는 포서로 들어간다.
山木盡亞洪濤風(산목진아홍도풍) : 산수가 다하니 다음은 큰 물결과 바람이라.
尤工遠勢古莫比(우공원세고막비) : 먼 정황을 그림에 특히 뛰어나 옛날에 견줄 바 없고
咫尺應須論萬里(지척응수논만리) : 지척에 있으면서도 만리를 논하게 된다.
焉得幷州快剪刀(언득병주쾌전도) : 어찌 병주의 쾌전도를 구해서
剪取吳松半江水(전취오송반강수) : 오송과 반강의 물을 끊어버릴 수 있을까.
  
만흥(漫興)-두보(杜甫)

흥겨워서-두보(杜甫)

斷腸春江欲盡頭(단장춘강욕진두) : 애끊는 봄날의 강, 강둑길이 끝나는 곳

杖藜徐步立芳洲(장려서보립방주) : 지팡이 짚고 천천히 걸어 방초 우거진 물가에 서다.

顚狂柳絮隨風舞(전광유서수풍무) : 미친 듯 날리는 버들개지는 바람 따라 춤추고

輕薄桃花逐水流(경박도화축수류) : 가볍고 얇은 복사꽃은 물을 따라 흘러만 가는구나.
  

절구4(絶句4)-두보(杜甫)

절구시-두보(杜甫)

江動月移石(강동월이석) : 강물이 움직이니 달이 돌을 옮기는 듯

谿虛雲傍花(계허운방화) : 개울이 비어있어 구름이 꽃과 이웃하였다.

鳥棲知故道(조서지고도) : 옛 길을 알아 새는 깃들이는데

帆過宿誰家(범과숙수가) : 돗단배 지나가다 누구네 집에서 묵고 갈까.
  

등보공탑(登寶公塔)-왕안석(王安石)

보공탑에 오르며-왕안석(王安石)

倦童疲馬放松門(권동피마방송문) : 지친 동복과 피로한 말을 송문에 놓아두고
自把長?倚石根(자파장공의석근) : 홀로 긴 대지팡이 짚고 올라 돌벽에 기대어선다
江月轉空爲白晝(강월전공위백주) : 강 위의 달은 공중을 빙돌아 대낮같이 비추고
嶺雲分暝與黃昏(령운분명여황혼) : 고개 너머 구름은 어둠을 갈라 황혼빛과 함께 한다
鼠搖岑寂聲隨起(서요잠적성수기) : 새앙쥐는 정적을 깨고 쉬지 않고 바스락거리고
鴉矯荒寒影對?(아교황한영대번) : 황량하고 추운 달빛 속을 갈가마귀 짝지어 날아간다
當此不知誰客主(당차불지수객주) : 누가 객이고 주인인지 모를 이 때에
道人忘我我忘言(도인망아아망언) : 스님은 나를 잊고 나는 할 말을 잊는다
  

고백항(古柏行)-두보(杜甫)

오래된 측백나무를 노래함-두보(杜甫)

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노백) : 공명의 무덤 앞, 오래된 측백나무
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 가지는 청동같고 뿌리는 돌같도다
霜皮溜雨四十圍(상피류우사십위) : 서리 맞은 껍질에 흐르는 빗방울 사십 겹
黛色參天二千尺(대색삼천이천척) : 대색이 하늘에 닿은 것이 이천 척 높이로다
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 군신이 때에 맞춰 모여들지만
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 나무는 여전히 사람을 위해 애석히 여긴다
雲來氣接巫峽長(운내기접무협장) : 구름이 몰려와 기운이 무협에 길게 닿고
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 달이 뜨니 한기가 하얗게 설산에 통하는구나
憶昨路繞錦亭東(억작노요금정동) : 전날을 돌아보면 길이 금정의 동쪽을 둘러있다
先主武侯同?宮(선주무후동비궁) : 선왕과 무후는 비궁에 함께 했구나
崔嵬枝幹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 높다란 줄기와 가지 교외 언덕에 오래 있어
窈窕丹靑戶?空(요조단청호유공) : 아름다운 단청에도 방과 창문은 비어있고
落落盤踞雖得地(낙낙반거수득지) : 낙락히 살아 땅을 차지한다해도
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렬풍) : 아득히 높아서 강한 바람이 많구나
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 붙어있임은 스스로 신통력이 있어서며
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 정직함은 원래 조화옹의 공덕에 의함이로다
大厦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 커다란 집이 기울어지면 큰 들보가 필요하며
萬牛廻首丘山重(만우회수구산중) : 만 두의 소도 머리를 돌릴 만큼 구산은 무겁도다
不露文章世已驚(부노문장세이경) : 그 문장 드러나지 않아도 세상은 이미 놀라고
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 자르고 베는 것을 말하지 않았으니 누가 보낼 수 있을까
苦心豈免容?蟻(고심개면용루의) : 고심스럽게도 어찌 개미를 받아들임을 면할 수 있으며
香葉曾經宿鸞鳳(향섭증경숙난봉) : 향기로운 나뭇잎에는 이미 난새와 봉황새가 묵었구나
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 지사와 은사는 원망하고 탄식하지 말지니
古來材大難爲用(고내재대난위용) : 예부터 재목이 크면 쓰이기 어려웠다 하였노라
  

전출새7(前出塞7)-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驅馬天雨雪(구마천우설) : 하늘에는 눈비 내리는데, 말 몰고
軍行入高山(군항입고산) : 군대는 행군하며 높은 산을 오른다
逕危抱寒石(경위포한석) : 좁다란 길 위태하여 찬 바위 껴안으니
指落曾?間(지낙증빙간) : 손가락은 얼음 사이로 미끄러 떨어진다
已去漢月遠(이거한월원) : 이미 떠나온 고향의 달은 멀기만 한데
何時築城還(하시축성환) : 어느 때라야 성곽을 쌓아 쌀 수 있을까
浮雲暮南征(부운모남정) : 날은 저무는데 뜬구름 남으로 가는데
可望不可攀(가망부가반) : 거저 바라만 볼 뿐, 따라 잡을 수가 없구나
  

전출새6(前出塞6)-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挽弓當挽强(만궁당만강) : 활을 당김에는 마땅히 강한 것을 당겨야 하고
用箭當用長(용전당용장) : 화살을 쓸 때에는 마땅히 긴 것을 사용해야 한다네
射人先射馬(사인선사마) : 먼저 말을 쏘아죽일 각오라야 사람을 쏠 수 있고
擒敵先擒王(금적선금왕) : 먼저 왕을 사로잡을 각오라야 적을 사로 잡을 수 있다네
殺人亦有限(살인역유한) : 사람을 죽이는 데는 또한 한계가 있는 법이고
立國自有疆(입국자유강) : 나라를 세움에는 강토의 경계가 있어야 한다네
苟能制侵陵(구능제침능) : 진실로 적의 침략을 막을 수 있다면
豈在多殺傷(개재다살상) : 어찌 그리도 많은 살상이 있어야 하겠는가
  

강촌3(羌村3)-두보(杜甫)

강촌-두보(杜甫)

??正亂叫(군계정난규) : 닭들은 어지러이 소리치더니
客至?鬪爭(객지계투쟁) : 객이 오니 닭들은 싸우기 시작한다
驅?上樹木(구계상수목) : 닭을 몰아 나무 위에 올리니
始聞叩柴荊(시문고시형) : 비로소 사립문 두드리는 소리 들린다
父老四五人(부노사오인) : 동네 어르신 네댓 분이
問我久遠行(문아구원항) : 나의 오랜 걸음을 물어온다
手中各有?(수중각유휴) : 손에는 각자 들고 온 것이 있는데
傾?濁復淸(경합탁복청) : 술잔을 기울이니 탁주이고 또 청주였다
莫辭酒味薄(막사주미박) : 술맛이 보잘것 없어도 사양하지 말게나
黍地無人耕(서지무인경) : 기장밭이 있어도 갈 사람 하나 없었다네
兵革旣未息(병혁기미식) : 전쟁은 아직 그치지 않아
兒童盡東征(아동진동정) : 아이들 모두가 동으로 군대에 갔다네
請爲父老歌(청위부노가) : 어르신들 위하여 청하여 노래부르기를
艱難愧深情(간난괴심정) : 가난한데도 깊은 정에 부끄러워 했다네
歌罷仰天歎(가파앙천탄) : 노래가 끝나 하늘 바라보며 탄식하니
四座涕縱橫(사좌체종횡) : 사방 어르신도 눈물이 마구 흘러내린다
  

강촌2(羌村2)-두보(杜甫)

강촌-두보(杜甫)

晩歲迫偸生(만세박투생) : 만년에는 사는데 급급하여
還家少歡趣(환가소환취) : 집에 돌아와도 기쁜일이 적었도다
嬌兒不離膝(교아부리슬) : 사랑스런 아이는 무릎을 떠나지 않고
畏我復却去(외아복각거) : 내가 다시 떠날까를 두려워하는구나
憶昔好追?(억석호추량) : 지난 날 생각니, 서늘한 것 좋아하여
故繞池邊樹(고요지변수) : 연못가의 나무들을 빙둘러 돌았다네
蕭蕭北風勁(소소배풍경) : 소소하게 북풍이 매섭게 불어
撫事煎百慮(무사전백려) : 일을 생각하니 온갖 생각이 끓어오른다
賴知禾黍收(뢰지화서수) : 힘이 나는 것은, 곡식이 추수되었음을 알고
已覺糟牀注(이각조상주) : 지개미술이 술동에 부어졌음도 깨달았도다
如今足斟酌(여금족짐작) : 지금 술을 따를 만하다니
且用慰遲暮(차용위지모) : 이것으로 저무는 저녁을 위로할만 하도다
  

강촌1(羌村1)-두보(杜甫)

강촌-두보(杜甫)

?嶸赤雲西(쟁영적운서) : 붉은 구름 서편에 산은 높고
日脚下平地(일각하평지) : 햇발은 평지에 내려 깔리는구나
柴門鳥雀?(시문조작조) : 사립문에 새들은 시끄럽고
歸客千里至(귀객천리지) : 고향 돌아온 나그네 천리길을 왔도다
妻?怪我在(처노괴아재) : 아내와 자식은 살아 왔음이 신기하여
驚定還拭淚(경정환식누) : 놀라움이 진정되니 다시 눈물을 닦는다
世亂遭飄蕩(세난조표탕) : 세상의 전란에 떠돌게 되었다가
生還偶然遂(생환우연수) : 살아 돌아오다니 기적같은 일이라네
?人滿牆頭(린인만장두) : 이웃사람들 담장에 가득 모여
感歎亦??(감탄역허희) : 감찬하고 또한 흐느껴 우는구나
夜?更秉燭(야란경병촉) : 밤이 깊어도 다시 촛불을 잡고
相對如夢寐(상대여몽매) : 서로 마주하며 꿈꾸는 듯 하였다

  
성도부(成都府)-두보(杜甫)

성도부-두보(杜甫)

??桑楡日(예예상유일) : 뽕나무, 느릅나무 사이로 해는 어둑한데
照我征衣裳(조아정의상) : 길 떠난 나그네, 나의 옷깃을 비추는구나
我行山川異(아항산천리) : 내가 걷는 길은 산천도 다르고
忽在天一方(홀재천일방) : 문득 나는 먼 하늘 한 곳, 여기에 있도다
但逢新人民(단봉신인민) : 오직 만나는 이는 낯설은 사람들
未卜見故鄕(미복견고향) : 고향 다시 볼 일은 첨칠 수도 없도다
大江東流去(대강동류거) : 큰 강물은 동으로 흘러가는데
遊子日月長(유자일월장) : 떠도는 나그네 길은 멀기만 하여라
曾城塡華屋(증성전화옥) : 층진 성채에는 화려한 집들 가득하고
季冬樹木蒼(계동수목창) : 마지막 겨울인데도 나무는 푸르기만 하다
喧然名都會(훤연명도회) : 이름 난 도회는 소란하여
吹簫間笙簧(취소간생황) : 생황소리에 퉁소소리까지 들려온다
信美無與適(신미무여적) : 참으로 아름다워도 함께 갈 사람 없어
側身望川梁(측신망천량) : 몸을 옆으로 누워 냇물과 다리를 바라본다
鳥雀夜各歸(조작야각귀) : 참새도 저녁에는 각자가 돌아가는데
中原杳茫茫(중원묘망망) : 중원은 아득하고 멀기만 하여라
初月出不高(초월출부고) : 초생달이 떠도 높지가 않고
衆星尙爭光(중성상쟁광) : 뭇별들은 아직도 밝은 빛을 다툰다
自古有?旅(자고유기려) : 예부터 나그네야 있겠지만
我何苦哀傷(아하고애상) : 나는 어찌 이리도 고통스럽게 애?아하는가
  

적곡(赤谷)-두보(杜甫)

적곡에서-두보(杜甫)

天寒霜雪繁(천한상설번) : 차가운 날, 눈서리 날리는데
遊子有所之(유자유소지) : 그곳이 나그네 가는 길이어라
豈但歲月暮(개단세월모) : 어찌하여 세월만 저무는가
重來未有期(중내미유기) : 다시 올리라는 기약도 없구나
晨發赤谷亭(신발적곡정) : 새벽에 적곡정을 떠나왔는데
險艱方自?(험간방자자) : 험난한 길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亂石無改轍(난석무개철) : 울퉁불퉁 돌길에 수레 돌리지 못해
我車已載脂(아거이재지) : 나의 수레에 이미 기름을 발랐도다
山深苦多風(산심고다풍) : 산이 깊어지니 바람은 더욱 심하고
落日童稚飢(낙일동치기) : 지는 해에 아이들은 더욱 배고파 한다
?然村墟逈(초연촌허형) : 사람 사는 마을은 멀어 근심되는데
煙火何由追(연화하유추) : 어느 길을 가야 연기와 불빛 찾아갈까
貧病轉零落(빈병전령낙) : 가난과 병으로 더욱 영락해지니
故鄕不可思(고향부가사) : 고향 가는 일은 생각지도 못하노라
常恐死道路(상공사도노) : 항상 두려운 건, 길가다 죽어서
永爲高人嗤(영위고인치) : 영원히 고인의 비웃음거리 되는 일이로다
  

적초령(積草嶺)-두보(杜甫)

적초령에서-두보(杜甫)

連峯積長陰(연봉적장음) : 잇단 봉우리에 긴 그늘 쌓이고
白日遞隱見(백일체은견) : 밝은 해는 숨었다가 다시 나탄다
??林響交(수수림향교) : 숲속엔 바람소리 어울려 들리고
慘慘石狀變(참참석장변) : 을씨연스럽게 돌 모양도 변한다
山分積草嶺(산분적초령) : 적초령에서 산이 나누어지고
路異鳴水縣(노리명수현) : 명수현에선 길이 달라지는구나
旅泊吾道窮(려박오도궁) : 나그네 같은 삶, 나의 길은 궁하고
衰年歲時倦(쇠년세시권) : 늙은 나이에 계절마저 겨울이로다
卜居尙百里(복거상백리) : 내 사는 곳은 아직 백리 먼 길
休駕投諸彦(휴가투제언) : 수레 멈추고 선비들 집에 투숙한다
邑有佳主人(읍유가주인) : 고을에는 좋은 주인이 있다 하니
情如已會面(정여이회면) : 마음은 이미 서로 만난 것 같아라
來書語絶妙(내서어절묘) : 보내온 편지 받아보니, 그 말이 절묘하여
遠客驚深眷(원객경심권) : 먼 길 떠난 나그네가 깊은 배려에 놀란다
食蕨不願餘(식궐부원여) : 고사리를 먹어도 더 이상 바랄 것 없으니
茅茨眼中見(모자안중견) : 초가집이 눈안에 아런거리는구나
  

석감(石龕)-두보(杜甫)

석굴-두보(杜甫)

熊?咆我東(웅비포아동) : 곰은 나의 동편에서 포효하고
虎豹號我西(호표호아서) : 호랑이는 나의 서편에서 운다
我後鬼長嘯(아후귀장소) : 나의 뒤에는 귀신의 긴 휘파람소리
我前?又啼(아전융우제) : 나의 앞에는 원숭이가 운다
天寒昏無日(천한혼무일) : 날은 차갑고 해는 져서 어둡고
山遠道路迷(산원도노미) : 산은 아득히 멀어 길을 잃는다
驅車石龕下(구거석감하) : 석굴 아래로 수레를 몰아가니
仲冬見虹霓(중동견홍예) : 한겨울인데도 무지개가 보인다
伐竹者誰子(벌죽자수자) : 대나무 베는 이들은 누구네 자식인가
悲歌上雲梯(비가상운제) : 슬픈 노래가 구름 사다리 위로 올라간다
爲官採美箭(위관채미전) : 나라를 위해 좋은 화살거리를 채취하고
五歲供梁齊(오세공량제) : 오년동안이나 양나라 제나라에 공급했도다
苦云直幹盡(고운직간진) : 괴롭게 말하기를, 곧은 대나무 다 없어져
無以應提?(무이응제휴) : 공급할 방법이 없다고 말 하는구나
奈何漁陽騎(나하어양기) : 어찌할꺼나, 안록산과 사사명의 반군들
颯颯驚蒸黎(삽삽경증려) : 삽삽하게도 만백성을 놀라게 하는 것을

  

야망(野望)-두보(杜甫)

들판의 조망-두보(杜甫)

淸秋望不極(청추망부극) : 맑은 가을날, 조망은 끝이 없고
?遞起層陰(초체기층음) : 멀리 층계 구름 바뀌어 이는구나
遠水兼天淨(원수겸천정) : 멀리 보이는 물, 하늘처럼 깨끗하고
孤城隱霧深(고성은무심) : 외로운 성곽, 깊숙이 안개에 묻혀있구나
葉稀風更落(섭희풍경낙) : 나뭇잎은 드물어도 바람에 다시 떨어지고
山逈日初沈(산형일초침) : 산은 아득히 멀고 해는 지기 시작하는구나
獨鶴歸何晩(독학귀하만) : 외짝 학은 돌아옴이 어찌 그리도 늦은가
昏鴉已滿林(혼아이만림) : 황혼녘에 까마귀는 이미 숲에 가득 앉았구나
  

일모(日暮)-두보(杜甫)

해가 저문다-두보(杜甫)

日暮風亦起(일모풍역기) : 해 저무는데 바람마저 일어
城頭烏尾訛(성두오미와) : 성머리에 까마귀 꼬리가 쫑긋쫑긋
黃雲高未動(황운고미동) : 누런 구름 높아 움직이지 않는데
白水已揚波(백수이양파) : 흰 물이 이미 물결이 이는구나
姜婦語還笑(강부어환소) : 굳센 아낙들, 말소리 도리어 우습고
胡兒行且歌(호아항차가) : 오랑캐들 걷다가 또 노래를 부른다
將軍別換馬(장군별환마) : 장군이 따로 말을 바꿔 타고
夜出擁雕戈(야출옹조과) : 밤에 나가 독수리를 잡아 돌아온다
  

추적(秋笛)-두보(杜甫)

가을 피리-두보(杜甫)

淸商欲盡奏(청상욕진주) : 맑은 소리 연주가 끝나려는데
奏苦血霑衣(주고혈점의) : 연주의 고통에 피가 옷을 적신다
他日傷心極(타일상심극) : 타일에 마음 상함이 심하리니
征人白骨歸(정인백골귀) : 군에 간 사람, 백골 되어 돌아온다
相逢恐恨過(상봉공한과) : 서로 만나 한스럽게 지나칠까 두려워
故作發聲微(고작발성미) : 시작하는 소리를 작게도 만들었구나
不見秋雲動(불현추운동) : 가을구름의 움직임 보이지 않는데
悲風稍稍飛(비풍초초비) : 서글픈 바람에 조금씩 조금씩 날아오른다
  

형화(螢火)-두보(杜甫)

반딧불-두보(杜甫)

幸因腐草出(행인부초출) : 다행히도 썩은 풀에서 나와
敢近太陽飛(감근태양비) : 감히 태양을 가까이 하며 난다
未足臨書卷(미족림서권) : 책에는 족히 이르지 못해도
時能點客衣(시능점객의) : 때로는 나그네 옷에 번쩍인다
隨風隔?小(수풍격만소) : 바람 따라 휘장 건너 작고
帶雨傍林微(대우방림미) : 비에 묻어 숲풀 가에 희미하다
十月淸霜重(십월청상중) : 시월 맑은 서리가 심각하거늘
飄零何處歸(표령하처귀) : 떠돌다가 어느곳으로 돌아가는가 
  

겸가(??)-두보(杜甫)

갈대-두보(杜甫)

?折不自守(최절부자수) : 꺾이어 스스로 지키지 못하는데
秋風吹若何(추풍취야하) : 가을바람 불어오니 어찌 하려나
暫時花戴雪(잠시화대설) : 잠시 꽃들이 흰 눈을 이고 있는데
幾處葉沈波(기처섭침파) : 몇몇 곳에는 잎들이 깔린 물결이로다
體弱春苗早(체약춘묘조) : 몸집은 연약해도 봄 싹은 일찍 나고
叢長夜露多(총장야노다) : 떨기가 길어서 밤에는 이슬이 많도다
江湖後搖落(강호후요낙) : 강과 호수의 뒤에서 흔들리며 떨어지니
亦恐歲蹉?(역공세차타) : 세월에 미끄러져 넘어질까 또한 두렵구나
  

대설(對雪)-두보(杜甫)

눈을 보고-두보(杜甫)

戰哭多新鬼(전곡다신귀) : 전장의 곡성, 새 귀신 많아져
愁吟獨老翁(수음독노옹) : 홀로 늙은 노인을 수심겨워 노래한다
亂雪低薄暮(난설저박모) : 어지러이 날리는 눈 저문 저녁 깔리고
急雪舞回風(급설무회풍) : 심하게 내리는 눈 회오리 바람에 춤춘다
瓢葉樽無綠(표엽준무록) : 박 잎사귀 술단지, 푸른빛도 없고
爐存火似紅(노존화사홍) : 화로에는 불이 있어 붉게 타는 듯
數州消息斷(수주소식단) : 적지의 몇 고을에서는 소식조차 없어
愁坐正書空(수좌정서공) : 수심에 홀로 앉아 빈 종이에 적어본다

  

야연좌씨장(夜宴左氏莊)-두보(杜甫)

밤에 좌씨의 별장에서 잔치하다-두보(杜甫)

風林纖月落(풍림섬월낙) : 바람 이는 숲에 고운 달 떨어지고
衣露淨琴張(의노정금장) : 맑은 거문고 소리처럼 옷 이슬 퍼진다
暗水流花徑(암수류화경) : 어둑한 강물은 꽃길로 흘러들고
春星帶草堂(춘성대초당) : 봄 하늘의 별빛은 초가를 둘러싼다
檢書燒燭短(검서소촉단) : 촛불 밝혀 책을 봄은 짧지만
看劍引杯長(간검인배장) : 잔을 들어 칼을 봄은 길기만 하다
詩罷聞吳詠(시파문오영) : 시 다 지으니, 들려오는 오나라 소랫소리
扁舟意不忘(편주의부망) : 조각배에서 마음 속 생각 잊혀지지 않는다
  

제장씨은거2(題張氏隱居2)-두보(杜甫)

장씨 은거에 제하다-두보(杜甫)

之子時相見(지자시상견) : 자시에 가서 서로 만나니
邀人晩興留(요인만흥류) : 사람을 만나 저녁 흥겨워 머룰다
霽潭?發發(제담전발발) : 갠 못에 물고기 이리저리 다니고
春草鹿??(춘초녹유유) : 봄풀에는 사슴들이 울어댄다
杜酒偏勞勸(두주편노권) : 두주는 권하기 바쁘고
張梨不外求(장리부외구) : 장래는 밖에서 바라지 않는다
前邨山路險(전촌산노험) : 앞 마을 산길은 험준한데
歸醉每無愁(귀취매무수) : 취하여 돌아옴에 근심이 없어진다
  

유룡문봉선사(遊龍門奉先寺)-두보(杜甫)

용문 봉선사에 올라-두보(杜甫)

已從招提遊(이종초제유) : 초제를 따라 놀다가
更宿招提境(경숙초제경) : 다시 초제의 경내에서 묵다
陰壑生虛?(음학생허뢰) : 으슥한 골짜기에 빈 소리 들리고
月林散淸影(월림산청영) : 달 뜬 숲에 맑은 그림자 흩어진다
天闕象緯逼(천궐상위핍) : 부두성은 씨줄 모양으로 다가오고
雲臥衣裳冷(운와의상냉) : 구름이 옷에 드리워져 기운이 차갑다
欲覺聞晨鐘(욕각문신종) : 잠을 깨려는데 새벽종소리 들려와
令人發深省(영인발심생) : 사람을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구나
  

북풍(北風)-두보(杜甫)

북풍-두보(杜甫)

北風破南極(배풍파남극) : 북풍은 남쪽 끝까지 불고
朱鳳日威垂(주봉일위수) : 주봉에는 해가 내리쬔다
洞庭秋欲雪(동정추욕설) : 동정호 가을에 눈 내릴 것 같은데
鴻雁將安歸(홍안장안귀) : 기러기들은 어디로 돌아가려는가
十年殺氣盛(십년살기성) : 십년 추위가 심하여
六合人煙稀(육합인연희) : 천지엔 사람과 연기 드물구나
吾慕漢初老(오모한초노) : 한나라 초기 노인 그리운데
時淸猶茹芝(시청유여지) : 날씨는 맑은데 여전히 여지풀이 있도다 
  

풍질주중복침서회(風疾舟中伏枕書懷)-두보(杜甫)

바람 빠른 배안에서 엎드려 마음을 적다-두보(杜甫)

軒轅休製律(헌원휴제률) : 황제 헌원씨 음악 만들지 말고
虞舜罷彈琴(우순파탄금) : 순임금과 유후씨도 거문고 타지 말았어야지
尙錯雄鳴管(상착웅명관) : 관의 장웅도 봉황의 울음도 어그러졌으니
猶傷半死心(유상반사심) : 여전히 상심하여 반사의 마음조차 없도다
聖賢名古邈(성현명고막) : 성현의 명성도 아득한 옛 일
?旅病年侵(기려병년침) : 떠도는 나그네에게 병은 해마다 닥치는구나.
舟泊常依震(주박상의진) : 작은 배를 매어 항상 동북방에 의지하고
湖平早見參(호평조견삼) : 호수가 넓고 평평하여 일찍 참성을 본다.
如聞馬融笛(여문마융적) : 마치 마융이 객지에서 피리소리 듣는 듯하고
若倚仲宣襟(야의중선금) : 왕찬이 타향세서 누에 올라 옷깃을 펼친 듯하다
故國悲寒望(고국비한망) : 고향을 생각하며 추위에 바라보니 슬프기만 하고
?雲慘歲陰(군운참세음) : 뭉게구름에는 세모의 참람한 기운이 서렸도다.
水鄕?白屋(수향매백옥) : 강남의 고을이라 흰 집이 자욱하고
楓岸疊靑岑(풍안첩청잠) : 단풍나무 언덕에는 푸른 봉우리 모여 있도다.
鬱鬱冬炎?(울울동염장) : 겨울에도 무더운 병으로 답답하기만 하고
??雨滯淫(몽몽우체음) : 지루한 장마비에 어둑어둑하다오.
鼓迎非祭鬼(고영비제귀) : 북을 치며 맞는 것은 귀신에 제사함이 아니요
彈落似?禽(탄낙사효금) : 쏘아서 떨어지는 것은 올빼미 같은 새라네.
興盡?無悶(흥진재무민) : 흥이 다하니 겨우 답답한 마음 가진다오.
愁來遽不禁(수내거부금) : 시름이 오면 참을 수 없고
生涯相?沒(생애상율몰) : 평생을 서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가운데
時物正蕭森(시물정소삼) : 시절의 물상은 얼씨년 스럽기만 하다오.
疑惑樽中弩(의혹준중노) : 술잔 속 활 그림자 의심스러워하며
淹留冠上簪(엄류관상잠) : 갓 위의 비녀 처지로 머물러 있다오
牽?驚魏帝(견거경위제) : 옷깃을 당기며 위나라 임금 놀라게 한 일도
投閣爲劉歆(투각위류흠) : 유음의 아들 일로 알아 던져지기도 하였다
狂走終奚適(광주종해적) : 미친 사람처럼 떠돌아 끝내는 어디로 가리오.
微才謝所欽(미재사소흠) : 하찮은 재주러 흠모하는 사람을 뿌리치니
吾安藜不?(오안려부삼) : 나는 명아 주국에 쌀 섞지 않은 밥도 만족하다오.
汝貴玉爲琛(여귀옥위침) : 그대들은 옥보다 귀한 보배들이니
烏?重重縛(오궤중중박) : 다 망가져서 칭칭 동여맨 책상에 기대어서
?衣寸寸針(순의촌촌침) : 메추리처럼 달아 놓은 것 같이 꿰매었도다.
哀傷同庾信(애상동유신) : 애처롭고 쓰라림은 유신과 같고
述作異陳琳(술작리진림) : 글을 지음에는 진림보다는 못했도다.
十暑岷山葛(십서민산갈) : 촉 지방 민산에 칡옷으로 10년 여름을 보내고
三霜楚戶砧(삼상초호침) : 초 지방에서는 가을 다듬이 소리를 3년을 보냈도다.
?陪錦帳坐(도배금장좌) : 외람되게도 비단 장막에 앉아 모시는 낭관이 되어
久放白頭吟(구방백두음) : 오랫동안 늙은 나이로 시를 뜻대로 옮기었소
反樸時難遇(반박시난우) : 순박한 시절로 돌아가는 시간 만나기 어려워도
忘機陸易沈(망기륙역침) : 기회를 노리는 마음 잊어버리면 뭍에 살 듯 쉬워라
應家數粒食(응가삭립식) : 응당 가족들 몇 술 잡을 더 먹으나
得近四知金(득근사지금) : 하늘과 땅과 그대와 내가 아는 돈을 얻었도다.
春草封歸恨(춘초봉귀한) : 봄풀은 푸르러 고향에 가고자 하는 한은 더하고
源花費獨尋(원화비독심) : 무릉도원 홀로 찾고자 하는 마음을 생긴다오.
轉蓬憂??(전봉우초초) : 쑥이 바람에 구르듯 근심이 심해지고
行藥病??(항약병잠잠) : 약을 써도 병은 여전히 심하기만 하도다.
?夭追潘岳(예요추반악) : 반악처럼 요절한 자식을 길 가에 묻고
持危覓鄧林(지위멱등림) : 위태한 몸을 버티고자 지팡이를 찾는다오.
蹉??學步(차타번학보) : 엉덩방아 찧으면서도 한단의 걸음을 흉내 내고
感激在知音(감격재지음) : 참된 친구 있음에 감격스럽도다
?假蘇張舌(각가소장설) : 그러면서도 소진과 장의처럼 말을 잘하여
高誇周宋?(고과주송심) : 주송의 칼자루로 크게 자부했었다오
納流迷浩汗(납류미호한) : 모든 물 받아들여 호수 되어 아득하고
峻趾得??(준지득금음) : 높은 터전은 우람한 산과 같은 곳에서 얻었고
城府開淸旭(성부개청욱) : 해맑은 아침 햇볕이 쪼이는 곳에 감영이 있도다.
松筠起碧?(송균기벽심) : 소나무와 대나무는 푸른 물가에서 생겨나고
披顔爭??(피안쟁천천) : 낯을 활짝 펴서 다투어 웃으며 맞아들인다.
逸足競??(일족경침침) : 빠른 말은 좋은 다리로 앞을 다투고
朗鑒存愚直(낭감존우직) : 밝은 눈으로 우직한 자를 위로해준다
皇天實照臨(황천실조림) : 하늘은 진실하게 비춰주고 있고
公孫仍恃險(공손잉시험) : 공손술 같은 자가 험함을 믿고서 날뛰고
侯景未生擒(후경미생금) : 후경과 같은 자를 아직 사로잡지 못하고 있도다.
書信中原闊(서신중원활) : 중원에서는 소식이 아득하고
干戈北斗深(간과배두심) : 전쟁 중이라 은 임금 계신 장안은 아득하도다.
畏人千里井(외인천리정) : 천리 밖에서 남을 두려워하고
問俗九州箴(문속구주잠) : 천하의 잠언에 실린 풍속을 묻고 있소
戰血流依舊(전혈류의구) : 전쟁에서 흘리는 피는 옛날과 같고
軍聲動至今(군성동지금) : 군사들의 함성소리는 지금까지 울려온다오.
葛洪尸定解(갈홍시정해) : 갈홍처럼 시체가 변하여 신선이 되지 못해도
許靖力難任(허정력난임) : 허정처럼 식구들을 맡기도 어렵다오.
家事丹砂訣(가사단사결) : 집안 살림과 신선되는 단사의 비결도
無成涕作霖(무성체작림) : 이루지 못하니 눈물이 흘러 비가 되었다오.

  

모추장귀진(暮秋將歸秦)-두보(杜甫)

저무는 가을 진으로 돌아가며-두보(杜甫)

水闊蒼梧野(수활창오야) : 강물 넓고 짙푸른 차오의 들판
天高白帝秋(천고백제추) : 백제의 하늘은 하늘이 높기도 하다
途窮那免哭(도궁나면곡) : 길이 궁벽하니 어찌 통곡 하지 않겠으며
身老不禁愁(신노부금수) : 몸마저 늙어서 시름을 참기 어렵도다
大府才能會(대부재능회) : 호남은 큰 고을이라 재주꾼 모여드니
諸公德業優(제공덕업우) : 그대들 모두가 덕업이 우스한 분들이도다
北歸衝雨雪(배귀충우설) : 비와 눈을 무릅쓰고 북으로 돌아가니
誰憫?貂?(수민폐초구) : 누가 초라한 가죽옷을 불쌍히 여기리오
  

만모(晩暮)-두보(杜甫)

저녁에-두보(杜甫)

?陽馳尺素(뇌양치척소) : 뇌양 현령 섭씨 편지 보내와
見訪荒江渺(견방황강묘) : 거친 강물 아득한 곳을 찾아왔다
義士烈女家(의사렬녀가) : 그대는 의사와 열녀의 집안
風流吾賢紹(풍류오현소) : 풍류를 내 어진 친구, 그대이었소
昨見狄相孫(작견적상손) : 어제는 적상공의 손자를 보았는데
許公人倫表(허공인륜표) : 공을 인륜의 사포라고 인정하였소
前朝翰林後(전조한림후) : 전 왕조의 한림학자 자손인데
屈跡縣邑小(굴적현읍소) : 이 작은 고을에 몸을 굽히고 있소
知我?湍濤(지아애단도) : 내가 큰 물살에 시달림을 알면서도
半旬獲浩?(반순획호요) : 닷새 동안이나 홍수를 만났다오
孤舟增鬱鬱(고주증울울) : 외로운 배에서 답답함은 더해가고
僻路殊??(벽노수초초) : 궁벽한 길에서는 특별히 초초했다오
側驚猿?捷(측경원노첩) : 곁의 원수이들 날래게 돌아다니고
仰羨?鶴矯(앙선관학교) : 황새들이 높이 날아감을 선망했었다오
禮過宰肥羊(례과재비양) : 예우가 살찐 양을 대접하는 것보다 더했고
愁當置淸?(수당치청표) : 근심을 당하여도 맑은 술을 차려주었소
麾下殺元戎(휘하살원융) : 휘하에서는 장수를 죽이고
湖邊有飛?(호변유비조) : 호수가에는 죽은 최관의 명정이 날린다오
方行?岸靜(방항침안정) : 바라흐로 침주의 땅이 안전하여 가려하니
未話長沙擾(미화장사요) : 장사지방의 소란함은 말하지 않겠소
人非西諭蜀(인비서유촉) : 서쪽으로 초나라 회유하지 못할 사람이니
興在北坑趙(흥재배갱조) : 생각에 북쪽 조를 구덩이에 넣어 있게 하오
崔師乞已至(최사걸이지) : 최시어가 청한 구원군은 이미 와있고
澧卒用矜少(례졸용긍소) : 풍주의 병졸은 적지만 자랑할 만 하오
問罪消息眞(문죄소식진) : 반군의 죄를 묻는 소식은 진실이니
開顔憩亭沼(개안게정소) : 얼굴 주름을 펴고 역마을 늪에서 쉬고 있소
  

소한식주중작(小寒食舟中作)-두보(杜甫)

소한식날 배 안에서 짓다-두보(杜甫)

佳辰强飮食猶寒(가진강음식유한) : 명절이라 억지로 먹으니 음식이 차고
隱?蕭條戴?冠(은궤소조대할관) : 앉은 자리 쓸쓸하고, 관은 초라한 할관을 쓴다
春水船如天上坐(춘수선여천상좌) : 봄물은 불어나 배가 하늘 위에 앉은 듯
老年花似霧中看(노년화사무중간) : 늙은이 눈에는 꽃이 안개 속에 보이는 듯 하여라
娟娟?蝶過閒?(연연희접과한만) : 곱게도 노는 나비는 한가히 장막을 지나가고
片片輕鷗下急湍(편편경구하급단) : 여기저기 무지지은 갈매기들 급한 여울 내려간다
雲白山靑萬餘里(운백산청만여리) : 청산에는 흰구름 만리나 멀리 떠가니
愁看直北是長安(수간직배시장안) : 수심에 바로 북쪽 바라보니, 그곳이 장안이로다
  
2004.10.19 22: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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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고식안(贈高式顔)-두보(杜甫)

고식안에게 주다-두보(杜甫)

昔別是何處(석별시하처) : 옛 이별한 곳, 어느 곳인가
相逢皆老夫(상봉개노부) : 만나보니 노인이 다 되었도다
故人還寂寞(고인환적막) : 친구들은 도리어 적막하고
削迹共艱虞(삭적공간우) : 마른 모습 모두가 고난과 근심
自失論文友(자실논문우) : 허탈하여 친구들 이야기해보나
空知賣酒?(공지매주로) : 허되이 술집만 알고 있을 뿐이라
平生飛動意(평생비동의) : 평생을 바삐 떠도는 마음
見爾不能無(견이부능무) : 그대를 보니 없애지 못하노라
  

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두보(杜甫)

수고 고촉주를 쫓아 인일에 부치다-두보(杜甫)

開文書帙中(개문서질중) : 문갑을 열고 잊었던 글을 뒤적여
檢所遺忘(검소유망) : 잊었던 글을 뒤적여
因得故高常侍(인득고고상시) : 그리하여 옛 고상시의 것을 얻었다
人日相憶見寄詩(인일상억견기시) : 인일에 그리워 보내온 시를 보니
淚灑行間(누쇄항간) : 눈물이 시 행간에 뿌려진다
讀終篇末(독종편말) : 편의 끝가지 다 읽었다
自枉詩(자왕시) : 시를 보내온지
已十餘年(이십여년) : 이미 십년이 지났다
莫記存沒(막기존몰) : 존몰의 연대를 기록하지 않은 채로
又六七年矣(우륙칠년의) : 또 육칠년이 되었다
老病懷舊(노병회구) : 늙고 병들어 옛날을 생각하니
生意可知(생의가지) : 삶의 뜻을 짐작할 수 있다
今海內(금해내) : 이제 세상에서
忘形故人(망형고인) : 몸을 잊을 정도로 친한 친구는
獨漢中王瑀(독한중왕우) : 오직 한중왕 이우
與昭州敬使(여소주경사) : 그리고 소주의 군수인 경초선만 있을 뿐이다
君超先在(군초선재) : 경초선만 있을 뿐이다
愛而不見(애이불견) : 좋아하기는 하지만 볼 수가 없어
情見乎辭(정견호사) : 그리워하는 정을 글에 나타내었다
大曆五年(대력오년) : 대력 5년
正月二十一日(정월이십일일) : 1월 21일에
?追酬高公(각추수고공) : 돌이켜 고적의 작품에 따라 글을 지어
因寄王及敬弟(인기왕급경제) : 인하여 한중왕과 초선에게 보낸다
  

잠곡항(蠶穀行)-두보(杜甫)

잠곡행-두보(杜甫)

天下郡國向萬城(천하군국향만성) : 천하의 고을은 만성에 가깝고
無有一城無甲兵(무유일성무갑병) : 갑옷 입은 병사 없는 성이 하나 없다
焉得鑄甲作農器(언득주갑작농기) : 어찌 능히 갑옷 녹여 농기구를 만들어
一寸荒田牛得耕(일촌황전우득경) : 한 치의 거친 밭이라도 소로 논 갈 수 있다
牛盡耕田蠶亦成(우진경전잠역성) : 소는 모두 밭갈고, 누에도 쳐서
不勞烈士淚滂?(부노렬사누방타) : 의로운 선비 피곤하게 하여 눈물 흘리지 않게 하고
男穀女絲行復歌(남곡녀사항복가) : 남자는 농사짓고, 여자는 길쌈하며 길가다 노래할까
  

원유(遠遊)-두보(杜甫)

멀리 놀다-두보(杜甫)

江闊浮高棟(강활부고동) : 강이 넓어 높은 용마루 그림자 물에 뜨고
雲長出斷山(운장출단산) : 구름이 길어지니 허리 잘린 산이 드러난다
塵沙連越?(진사련월수) : 티끌과 모래바람은 월수 땅에 이어지고
風雨暗荊蠻(풍우암형만) : 바람 불고 비가 내려 형만 땅이 어둑하다
雁矯銜蘆內(안교함노내) : 갈대를 물고 나는 기러기 조심스럽게 날고
猿啼失木間(원제실목간) : 나무 잃은 원숭이들 애절하게 우는구나
??蘇季子(폐구소계자) : 헐어진 가죽옷 입은 소진 같은 사람
歷國未知還(력국미지환) : 여러 지방 다니면서 돌아올 줄을 모른다

  

강한(江漢)-두보(杜甫)

강한에서-두보(杜甫)

江漢思歸客(강한사귀객) : 강한의 고향 생각하는 나그네
乾坤一腐儒(건곤일부유) : 천지간에 한 진부한 선비로다
片雲天共遠(편운천공원) : 조각구름, 하늘처럼 아득하고
永夜月同孤(영야월동고) : 기나긴 밤, 달처럼 외로워라
落日心猶壯(낙일심유장) : 지는 해에도 마음만은 굳고
秋風病欲蘇(추풍병욕소) : 가을바람에 병마저 나아지려 한다
古來存老馬(고내존노마) : 예부터 늙은 말을 그냥 놔 둠은
不必取長途(부필취장도) : 반드시 먼 길에 쓸려고 함은 아니다
  

쌍풍포(雙楓浦)-두보(杜甫)

쌍풍포에서-두보(杜甫)

輟棹靑楓浦(철도청풍포) : 청풍도에서 노를 멎으니
雙楓舊已?(쌍풍구이최) : 두 단풍나무 이미 꺾이었다
自驚衰謝力(자경쇠사력) : 노쇠하여 힘이 사라짐에 놀라
不道棟梁材(부도동량재) : 나라의 대들보감이라 말하지 못한다
浪足浮紗帽(낭족부사모) : 물결 자국은 사모를 띄운 듯 하고
皮須截錦苔(피수절금태) : 껍질은 비단 이끼 깎은 듯 하도다
江邊地有主(강변지유주) : 강가의 땅은 임자가 있으리니
暫借上天廻(잠차상천회) : 잠시 빌려서 하늘에 올랐다 오리라
  

발담주(發潭州)-두보(杜甫)

담주를 떠나며-두보(杜甫)

夜醉長沙酒(야취장사주) : 밤에 장사의 술에 취하고
曉行湘水春(효항상수춘) : 새벽에 상수의 봄날로 간다
岸花飛送客(안화비송객) : 언덕의 꽃잎도 날아 나그네를 보내고
檣燕語留人(장연어류인) : 돛대의 제비는 나를 가지 말라 말한다
賈傅才未有(가부재미유) : 가의의 재주는 흔하지 않고
?公書絶倫(저공서절륜) : 저수량의 글씨는 뛰어나도다
名高前後事(명고전후사) : 명성 높은 앞뒤의 일들
回首一傷神(회수일상신) : 돌이켜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아프다
 
 


 

남정(南征)-두보(杜甫)

남으로 원정가-두보(杜甫)

春岸桃花水(춘안도화수) : 봄언덕에 복숭아꽃에 물들고
雲帆楓樹林(운범풍수림) : 구름 같은 돛 달고 단풍 숲을 간다
偸生長避地(투생장피지) : 살기 위해 오랫동안 난리 난 땅 피해
適遠更霑襟(적원경점금) : 멀리 떠나며 다시 옷깃에 눈물 적신다
老病南征日(노병남정일) : 늙고 병들어 남으로 가는 날
君恩北望心(군은배망심) : 임금의 은혜에 북녘을 바라보는 마음
百年歌自苦(백년가자고) : 백년 한 평생 노래가 스스로 괴롭고
未見有知音(미견유지음) : 참된 친구는 아직도 만나보지 못했도다
  

효발공안(曉發公安)-두보(杜甫)

공안에서 새벽에 떠나며-두보(杜甫)

北城擊柝復欲罷(배성격탁복욕파) : 북성 순라꾼 딱딱이 소리 다시 잦아들고
東方明星亦不遲(동방명성역부지) : 동쪽 하늘에 샛별도 머지 않아 곧 지리라
??野哭如昨日(인계야곡여작일) : 이웃 닭 들판에서 우는 소리 어제와 같은데
物色生態能幾時(물색생태능기시) : 만물의 물색과 생태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舟楫?然自此去(주즙묘연자차거) : 배 타고 아득히 이곳을 떠나가
江湖遠適無前期(강호원적무전기) : 강호로 멀리 가서 앞날의 기약이 없도다
出門轉眄已陳跡(출문전면이진적) : 문을 나와 돌아보니 이미 옛 자취 없고
藥餌扶吾隨所之(약이부오수소지) : 약물로 살아가는 나 갈대로 가보자구나
  

이거공안산관(移居公安山館)-두보(杜甫)

공안산관으로 옮겨 살다-두보(杜甫)

南國晝多霧(남국주다무) : 남쪽 고장에는 낮에도 안개가 자욱
北風可正寒(배풍가정한) : 북풍은 가이 이제 막 모질고 차가워진다
路危行木?(노위항목초) : 길은 가팔라서 나무 끝을 걸어가는 듯
身逈宿雲端(신형숙운단) : 몸은 멀리 하늘 끝에서 묵는구나
山鬼吹燈滅(산귀취등멸) : 산의 귀신 등불을 불어 끄고
廚人語夜?(주인어야란) : 부엌에는 사람의 말소리 밤 늦도록 들린다
?鳴問前館(계명문전관) : 닭이 울어 앞의 역사를 묻는 것은
世亂敢求安(세난감구안) : 세상이 어지러운데 감히 편안함을 구하리오
  

항차고성점범강작(行次古城店汎江作)-두보(杜甫)

고성점 범강에 행차하여 짓다-두보(杜甫)

老年常道路(노년상도노) : 노년에 항상 길에서 헤매는 신세
遲日復山川(지일복산천) : 낮은 길어지는데 다시 산천을 떠돈다
白屋花開裏(백옥화개리) : 꽃 활짝 핀 곳에 초라한 초가집
孤城麥秀邊(고성맥수변) : 보리 팬 곳에 외로운 성만 서있구나
濟江元自闊(제강원자활) : 건너 편 강은 원래부터 넓은데
下水不勞牽(하수부노견) : 내려가는 강물에 끄는 수고 필요 없도다
風蝶勤依?(풍접근의장) : 바람에 나는 나비 부지런히 상앗대에 붙고
春鷗懶避船(춘구나피선) : 봄 갈매기는 권태로워 배를 피해가는구나
王門高德業(왕문고덕업) : 양성군왕 위백업의 문은 덕이 높아
幕府盛才賢(막부성재현) : 그 막부에는 어진이가 무수히 많았다
行色兼多病(항색겸다병) : 떠나는 행색 쓸쓸하고 병도 많으니
蒼茫汎愛前(창망범애전) : 널리 자선하는 앞에 서니 정신이 창망하도다
  

해민3(解悶3)-두보(杜甫)

번민을 푼다-두보(杜甫)

一辭故國十經秋(일사고국십경추) : 고향 한번 떠나 열 번이나 가을 지나니

每見秋瓜憶故丘(매견추과억고구) : 가을 외를 볼 때마다 고향이 생각나는구나

今日南湖采薇蕨(금일남호채미궐) : 호남에서 오늘 아침 고사리 나물 캐니

何人爲覓鄭瓜州(하인위멱정과주) : 그 누구가 나를 위하여 정과주를 찾으리오
  

해민2(解悶2)-두보(杜甫)

번민을 푼다-두보(杜甫)

商胡離別下揚州(상호리별하양주) : 상호에서 이별하고 양주로 내려와

憶上西陵故驛樓(억상서능고역누) : 서릉의 옛 역루가 생각 나 올라본다

爲問淮南米貴賤(위문회남미귀천) : 회남의 쌀 가격 물어보니

老夫乘興欲東遊(노부승흥욕동유) : 노인은 흥이 나서 동에서 놀려한다
  

해민1(解悶1)-두보(杜甫)

번민을 푼다-두보(杜甫)

草閣柴扉星散居(초각시비성산거) : 초가집 사립문에 별들은 흩어지고

浪?江黑雨飛初(낭번강흑우비초) : 비 날리는 초하루, 물결 뒤집혀 강이 어둑하다

山禽引子哺紅果(산금인자포홍과) : 산 새는 새끼 끌여 익은 열매 먹이고

溪女得錢留白魚(계녀득전류백어) : 개울가 여인내는 뱅어를 가두어 돈 벌이한다
  

우시종무(又示宗武)-두보(杜甫)

종무에게 또 보이다-두보(杜甫)

覓句新知律(멱구신지률) : 싯구를 찾다가 율시를 새로 알게 되었으니
?書解滿牀(탄서해만상) : 책을 펼쳐놓고 가득한 책상 뒤질 줄도 안다
試吟靑玉案(시음청옥안) : 장형의 시, <청옥안>을 외워보라
莫羨紫羅囊(막선자나낭) : 사형처럼 붉은 비단 부러워하지 말아라
暇日從時飮(가일종시음) : 휴일에 시절을 따라 술을 마시니
明年共我長(명년공아장) : 명년에는 나처럼 성장하리라
應須飽經術(응수포경술) : 반드시 경서와 학문을 배불리 익혀
已似愛文章(이사애문장) : 이미 문학을 좋아하는 것 같구나
十五男兒志(십오남아지) : 열다섯살 사나이는 뜻을 가지고
三千弟子行(삼천제자항) : 삼천 제자의 행렬에 들어야 하느니라
曾參與游夏(증삼여유하) : 증삼과 자유와 자하처럼
達者得升堂(달자득승당) : 도달하면 승당의 경지는 얻을 수 있으리라
  

이농(耳聾)-두보(杜甫)

귀머거리-두보(杜甫)

生年?冠子(생년갈관자) : 한 해를 살아가는 할관 쓴 사람
歎世鹿皮翁(탄세녹피옹) : 세상을 개탄하는 녹피의 늙은이로다
眼復幾時暗(안복기시암) : 눈은 다시 어느 때 어두워지나
耳從今月聾(이종금월농) : 이번 달부터 귀가 먹었도다
猿鳴秋淚缺(원명추누결) : 원숭이가 울어도 가을 눈물 없어졌다
雀?晩愁空(작조만수공) : 참새가 지저겨도 저녘 근심 없어진다
黃落驚山樹(황낙경산수) : 누런 낙엽이 산의 나무를 놀라게 하니
呼兒問朔風(호아문삭풍) : 아이 불러 북풍이 부는가 물어본다
  
복수십이수6(復愁十二首6)-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胡虜何曾盛(호노하증성) : 오랑캐 어찌 그렇게 성했는가

干戈不肯休(간과부긍휴) : 전쟁은 그치려 하지 않는구나

閭閻聽小子(여염청소자) : 마을마다 젊은이들 소리 들리니

談笑覓封侯(담소멱봉후) : 담소를 나누며 벼슬을 찾는구나
  

복수십이수5(復愁十二首5)-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金絲鏤箭鏃(금사루전족) : 금실로 화살에 새기고

?尾製旗竿(조미제기간) : 말꼬리에 깃대를 만들었다

一自風塵起(일자풍진기) : 한번 풍진이 일어나니

猶嗟行路難(유차항노난) : 여전히 행로난을 탄식한다 
  

복수십이수4(復愁十二首4)-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身覺省郎在(신각생낭재) : 벼슬버린 몸임을 알았으니

家須農事歸(가수농사귀) : 집에 반드시 농사일로 돌아온다

年深荒草徑(년심황초경) : 해마다 거친 풀 길을 깊게 하니

老恐失柴扉(노공실시비) : 늙은이 사립문 뵈지 않을까 두려워라
  

복수십이수3(復愁十二首3)-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 전국은 아직도 전쟁 중

故園今若何(고원금야하) : 고향에는 지금 어떠할까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돌아가 봐도 아는 이 더물었으니

早已戰場多(조이전장다) : 일찍이 많은 곳이 이미 전쟁터였다
  

복수십이수2(復愁十二首2)-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釣艇收緡盡(조정수민진) : 낚시배 낙시줄 다 걷으니

昏鴉接翅稀(혼아접시희) : 저녘 가마귀 날개짓 드물다

月生初學扇(월생초학선) : 달이 떠올라 둥글어지는데

雲細不成衣(운세부성의) : 구름은 엷어서 옷이 되지 못한다 
  

복수십이수1(復愁十二首1)-두보(杜甫)

다시 수심에 겨워-두보(杜甫)

人煙生處僻(인연생처벽) : 사람과 연기 이는 곳 드물어

虎跡過新蹄(호적과신제) : 새로 난 발자국 호랑이 지나갔나보다

野??窺草(야골번규초) : 들판의 독수리 번득 풀섶을 노리는데

邨船逆上溪(촌선역상계) : 마을의 배는 거슬러 계곡을 올라간다
  

정초(庭草)-두보(杜甫)

뜰의 풀-두보(杜甫)

楚草經寒碧(초초경한벽) : 초나라 풀, 추위 지나 푸르고
庭春入眼濃(정춘입안농) : 뜨락의 봄이 짙게 눈에 드는구나
舊低收葉擧(구저수섭거) : 지난 날, 시들은 잎 살아나니
新掩卷牙重(신엄권아중) : 새로 가린 권아가 무거워진다
步履宜輕過(보리의경과) : 발걸음도 가벼워지리니
開筵得屢供(개연득누공) : 잔치도 여러 번 열리리라
看花隨節序(간화수절서) : 계절에 맞춰 꽃 바라보노니
不敢强爲容(부감강위용) : 감히 억지로 꾸미지는 못하리라
  

수(愁)-두보(杜甫)

근심-두보(杜甫)

江草日日喚愁生(강초일일환수생) : 강가의 풀은 나날이 수심을 불러오고
巫峽??非世情(무협령령비세정) : 무협의 맑은 물은 세상의 정은 아니더라
盤渦鷺浴底心性(반와노욕저심성) : 소용돌이 여울에서 멱감는 백로는 무순 심사
獨樹花發自分明(독수화발자분명) : 외로운 나무에 꽃이 피지 저절로 선명하도다
十年戎馬暗南國(십년융마암남국) : 십년 오랑캐 전쟁에 남방이 어둡고
異域賓客老孤城(이역빈객노고성) : 이역만리 떨어진 나그네 외로운 성에서 늙는다
渭水秦山得見否(위수진산득견부) : 위수와 태산를 돌아가 볼수나 있을까
人今罷病虎縱橫(인금파병호종횡) : 이제야 병이 그쳤지만 호랑이가 횡행하는구나
  

강매(江梅)-두보(杜甫)

강가의 매화-두보(杜甫)

梅蘂臘前破(매예납전파) : 매화꽃술 섣달 전에 지고
梅花年後多(매화년후다) : 매화꽃 해 넘긴 뒤 많이 핀다
絶知春意好(절지춘의호) : 봄날 좋음을 절실히 알았으니
最奈客愁何(최나객수하) : 제일먼저 나그네 수심 어찌할까
雪樹元同色(설수원동색) : 눈과 나무는 본래 같은 색
江風亦自波(강풍역자파) : 강바람도 물결에서 일어난다
故園不可見(고원부가견) : 고향 땅을 볼 수 없으니
巫岫鬱嵯峨(무수울차아) : 우뚝한 무협의 묏구멍 답답하여라
  

입춘(立春)-두보(杜甫)

입춘-두보(杜甫)

春日春盤細生菜(춘일춘반세생채) : 봄날 화분에 나물 싹 돋으니
忽憶兩京全盛時(홀억량경전성시) : 갑자기 두 서울의 전성기가 생각난다
盤出高門行白玉(반출고문항백옥) : 화분이 큰 집을 떠나 옮겨 백옥으로 가니
菜傳纖手送靑絲(채전섬수송청사) : 나물이 전문가에 맡겨져 푸른 잎 나는구나
巫峽寒江那對眼(무협한강나대안) : 무협의 차가운 강을 어찌 바라보며
杜陵遠客不勝悲(두능원객부승비) : 두릉의 먼 나그네 슬픔을 이기지 못한다
此身未知歸定處(차신미지귀정처) : 이몸은 돌아가 살 곳을 아직 알지 못하여
呼兒覓紙一題詩(호아멱지일제시) : 아이를 불러 종이를 찾아 한 편 시를 지어본다
  

영회고적오수5(詠懷古跡五首5)-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諸葛大名垂宇宙(제갈대명수우주) : 제갈량의 위대한 명성 우주에 드리우고
宗臣遺像肅淸高(종신유상숙청고) : 종신의 남긴 얼굴, 엄숙하고 맑기도 하여라
三分割據紆籌策(삼분할거우주책) : 셋으로 나누어 할거하니 술책에 모자라
萬古雲?一羽毛(만고운소일우모) : 만고의 구름 낀 하늘에 날리는 깃털같도다
伯仲之間見伊呂(백중지간견이려) : 백중지간의 상황으로 이윤과 여상을 보고
指揮若定失蕭曹(지휘야정실소조) : 지휘한 대로 정해지면 소하와 조삼이 무색하리
運移漢祚終難復(운이한조종난복) : 옮아가는 한나라의 운수가 끝내 회복 어려워
志決身殲軍務勞(지결신섬군무노) : 뜻 무너지고 몸 다 하니 군무에 수고로웠도다
  

영회고적오수4(詠懷古跡五首4)-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蜀主窺吳幸三峽(촉주규오행삼협) : 촉나라 임금 오나라 노려 삼협에 행차하니
崩年亦在永安宮(붕년역재영안궁) : 돌아가신 그 해에도 영안궁에 계셨도다
翠華想像空山裏(취화상상공산리) : 상상 속, 화려한 깃발 쓸쓸한 산 속에 있고
玉殿虛無野寺中(옥전허무야사중) : 허무한 궁궐터는 저 들판 절터에 있었도다
古廟杉松巢水鶴(고묘삼송소수학) : 옛사당 소나무에는 물새들이 둥지 틀고
歲時伏臘走村翁(세시복납주촌옹) : 명절이면 사냥하려 시골 노인들 부산하다
武侯祠屋長?近(무후사옥장린근) : 제갈공명의 사당집이 언제나 이웃되어
一體君臣祭祀同(일체군신제사동) : 한 몸 된 임금과 신하, 제사도 같이 하는구나
  

영회고적오수3(詠懷古跡五首3)-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山萬壑赴荊門(군산만학부형문) : 산고 골짜기 넘어 형산에 이르니
生長明妃尙有村(생장명비상유촌) : 왕소군 생장한 마을 아직도 남아 있구나
一去紫臺連朔漠(일거자대련삭막) : 한번 대궐을 떠나니 북녘 사막에 가
獨留靑塚向黃昏(독류청총향황혼) : 푸른 무덤에 홀로 남아 황혼을 향하리라
?圖省識春風面(화도생식춘풍면) : 봄바람 같이 고운 얼굴 화공은 알았지만
環?空歸夜月魂(환패공귀야월혼) : 옥패물 두른채로 달밤에 헛되이 돌아온 넋
千載琵琶作胡語(천재비파작호어) : 천년 전의 비파노래 오랑캐말로 지어졌지만
分明怨恨曲中論(분명원한곡중논) : 분명한 원과 한이 곡조 속에서 논하는구나
  

영회고적오수2(詠懷古跡五首2)-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搖落深知宋玉悲(요낙심지송옥비) : 요락한 처지라 송옥의 비애를 깊이 알아
風流儒雅亦吾師(풍류유아역오사) : 풍류와 선비의 멋, 그 또한 나의 스승이로다
?望千秋一灑淚(창망천추일쇄누) : 지난 오랜 세월 생각하니 한결 같은 눈물
蕭條異代不同時(소조리대부동시) : 쓸쓸하여라, 같은 시대 아니고 다른 시대라니
江山故宅空文藻(강산고댁공문조) : 남긴 옛글은 없어지고 옛집만 강산에 남아
雲雨荒臺豈夢思(운우황대개몽사) : 운우의 거친 양대 어찌 꿈속의 생각일까
最是楚宮俱泯滅(최시초궁구민멸) : 최고인 초나라 궁궐, 모두가 사라없어지고
舟人指點到今疑(주인지점도금의) : 뱃사공은 멀리 손짓하나 지금은 의심스럽도다

  

영회고적오수1(詠懷古跡五首1)-두보(杜甫)

옛자취 회고하며-두보(杜甫)

支離東北風塵際(지리동배풍진제) : 동북 지방 전쟁에 가족과 떨어져
漂泊西南天地間(표박서남천지간) : 서쪽과 남쪽으로 천지를 떠돌았다
三峽樓臺淹日月(삼협누대엄일월) : 삼협의 누대에서 오래 머물고
五溪衣服共雲山(오계의복공운산) : 오계의 의복으로 운산에서 살았다
?胡事主終無賴(갈호사주종무뢰) : 오랑캐 임금 섬김은 끝내 미덥지 못해
詞客哀時且未還(사객애시차미환) : 나그네는 시절을 슬퍼 돌아가지 못하노라
庾信生平最蕭瑟(유신생평최소슬) : 우신은 평생동안 누구보다 쓸쓸했지만
暮年詩賦動江關(모년시부동강관) : 말년의 그의 글은 강남을 움직였도다
  

제장오수5(諸將五首5)-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錦江春色逐人來(금강춘색축인내) : 금강의 춘색이 사람을 쫓아 오게 하니
巫峽淸秋萬壑哀(무협청추만학애) : 무협에는 온 골짝들이 맑은 가을이로다
正憶往時嚴僕射(정억왕시엄복야) : 지난 날 엄복야가 몹시도 생각나느니
共迎中使望鄕臺(공영중사망향대) : 망향대에서 함께 사신을 맞았었다네
主恩前後三持節(주은전후삼지절) : 은혜로 전후로 세 번이나 병부를 잡았고
軍令分明數擧杯(군령분명삭거배) : 군령이 분명하여 여러 번 승리의 축배 들었도다
西蜀地形天下險(서촉지형천하험) : 서촉의 지형은 천하의 험한 곳이라
安危須仗出?材(안위수장출군재) : 나라의 안위는 모름지기 뛰어난 인재에게 있도다
  

제장오수4(諸將五首4)-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廻首扶桑銅柱標(회수부상동주표) : 동쪽 국경으로 고개 돌려보니
冥冥??未全銷(명명분침미전소) : 어득한 기운 아직 사라지지 않았구나
越裳翡翠無消息(월상비취무소식) : 월상국의 비취는 소식도 전혀 없고
南海明珠久寂寥(남해명주구적요) : 남해의 구슬도 오랫동안 적료하구나
殊錫曾爲大司馬(수석증위대사마) : 특패를 받고자 대사마가 된 자 있는데
總戎皆揷侍中貂(총융개삽시중초) : 장군은 하나같이 높은 벼슬 겸하였다
炎風朔雪天王地(염풍삭설천왕지) : 춥고 더운 남북방이 임금님의 땅이라
只在忠臣翊聖朝(지재충신익성조) : 다만 나라를 보좌할 충신은 있으리라
  

제장오수3(諸將五首3)-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洛陽宮殿化爲烽(낙양궁전화위봉) : 낙양성 궁궐이 봉화불로 변했으니
休道秦關百二重(휴도진관백이중) : 나라의 이백 겹 관문을 말하지 말게나
滄海未全歸禹貢(창해미전귀우공) : 산동은 아직 수복되지 않았는데
?門何處盡堯封(계문하처진요봉) : 하북 땅 어느 곳에서 국권이 다했는가
朝廷袞職誰爭補(조정곤직수쟁보) : 조정의 제상 자리 누가 다투어 메울 것인가
天下軍儲不自供(천하군저부자공) : 나라가 군량미도 공급하지 못한다네
稍喜臨邊王相國(초희림변왕상국) : 조금은 기쁘도다, 변방의 왕제상이
肯銷金甲事春農(긍소금갑사춘농) : 갑옷을 벗어 놓고 봄 농사를 짓는다네
   

 

제장오수2(諸將五首2)-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韓公本意築三城(한공본의축삼성) : 삼성을 쌓은 한공의 본래의 뜻은
擬絶天驕拔漢旌(의절천교발한정) : 천교를 끊고 오랑캐를 뽑아버리는 것
豈謂盡煩回紇馬(개위진번회흘마) : 어찌 생각했으랴, 회흘의 병마 모두 욕보이고
?然遠救朔方兵(번연원구삭방병) : 번연히 북방의 병사들을 모두 구해내다니
胡來不覺潼關隘(호내부각동관애) : 안록산 쳐들어와 동관이 막힌 것 알지 못해
龍起猶聞晉水淸(용기유문진수청) : 장군이 일어나 진수를 맑게 한 사실을 들었도다
獨使至尊憂社稷(독사지존우사직) : 다만 지존께서 사직을 걱정하게 하였으니
諸君何以答升平(제군하이답승평) :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서 태평성대에 답하려나
  
제장오수1(諸將五首1)-두보(杜甫)

장군들-두보(杜甫)

漢朝陵墓對南山(한조능묘대남산) : 한나라 종묘가 남산을 마주하고
胡虜千秋尙入關(호노천추상입관) : 오랑캐는 천추 동안 국경을 침입하네
昨日玉魚蒙葬地(작일옥어몽장지) : 어제의 옥어가 무덤에 묻혔더니
早時金?出人間(조시금완출인간) : 빨리도 금 소반이 세상에 나왔구나
見愁汗馬西戎逼(견수한마서융핍) : 서융의 천리마들 처들어와 수심겨운데
曾閃朱旗北斗殷(증섬주기배두은) : 대궐에는 붉은 깃발들 번쩍이는구나
多少材官守涇渭(다소재관수경위) : 수많은 장군들 경수와 위수를 지켜도
將軍且莫破愁顔(장군차막파수안) : 장군들은 장차도 긴장한 얼굴 풀지 마시라
  
시요노아단(示?奴阿段)-두보(杜甫)

요뇨 아단에게-두보(杜甫)

山木蒼蒼落日?(산목창창낙일훈) : 나무는 검푸르고 지는 해에 어득하니
竹竿??細泉分(죽간뇨뇨세천분) : 대통이 간들간들 가는 샘물 흘러내린다
郡人入夜爭餘瀝(군인입야쟁여력) : 고을 사람들 밤 들어 물 받기를 다투고
?子尋源獨不聞(수자심원독부문) : 내 종도 물줄기 찾아 불러도 기척없구나
病渴三更廻白首(병갈삼경회백수) : 당뇨병이라 한밤에 머리 돌려 찾아도
傳聲一注濕靑雲(전성일주습청운) : 한 줄기 물소리 드려도 하늘만 적신다
曾驚陶侃胡奴異(증경도간호노리) : 도간의 종과는 다름에 놀라기도 하지만
怪爾常穿虎豹?(괴이상천호표군) : 호랑이 소굴을 뚫고 다님이 이상하여라
 
 


 

희우(喜雨)-두보(杜甫)

기쁜 빗소리-두보(杜甫)

南國旱無雨(남국한무우) : 남쪽 지방 가물어 비소식 없다가
今朝江出雲(금조강출운) : 오늘 아침 강가에 구름이 이는구나
入空?漠漠(입공재막막) : 공중에 들어 겨우 막막하더니
灑逈已紛紛(쇄형이분분) : 쇄아 소리내며 어지러이 내린다
巢燕高飛盡(소연고비진) : 둥지의 제비도 좋아라 높이 날고
林花潤色分(림화윤색분) : 숲 속 꽃에도 생기가 넘치는구나
晩來聲不絶(만내성부절) : 저녁에 돌아오니 소리 끊이지 않아
應得夜深聞(응득야심문) : 밤 깊으도 반가운 빗소리 들리겠구나
  

거촉(去蜀)-두보(杜甫)

촉을 떠나며-두보(杜甫)

五載客蜀郡(오재객촉군) : 오년 동안 촉 땅의 나그네
一年居梓州(일년거재주) : 일년 동안은 재주에 살았다
如何關塞阻(여하관새조) : 어찌하여 국경에 막혀
轉作瀟湘遊(전작소상유) : 전저나며 소상 땅을 다니는가
萬事已黃髮(만사이황발) : 만사는 이미 누렇게 늙어
殘生隨白鷗(잔생수백구) : 남은 인생 갈매기 따라 살리라
安危大臣在(안위대신재) : 나라의 안위 대신에게 달린 것
不必淚長流(부필누장류) : 반드시 길이 눈물 흘릴 필요없도다
  

문관군수하남하배(聞官軍收河南河北)-두보(杜甫)

관군이 하남하북을 수복한 소식을 듣고-두보(杜甫)

劍外忽傳收?北(검외홀전수계배) : 검각산 밖에서 하남하북 수복 소식
初聞涕淚滿衣裳(초문체누만의상) : 처음 듣고는 눈물이 옷에 가득하여라
?看妻子愁何在(각간처자수하재) : 돌아가 처자를 만나면 무슨 걱정일까
漫卷詩書喜欲狂(만권시서희욕광) : 아무렇게나 책 덮고 기뻐서 미칠 것 같아라
白首放歌須縱酒(백수방가수종주) : 흰머리로 노래하며 미친 듯 술을 마시며
靑春作伴好還鄕(청춘작반호환향) : 한창의 봄을 벗삼아 기분좋게 고향에 돌아가리라
卽從巴峽穿巫峽(즉종파협천무협) : 곧장 파협을 다라 무협을 뚫고 지나
便下襄陽向洛陽(편하양양향낙양) : 바로 양양으로 내려가 낙양을 향하리로다
  
객정(客亭)-두보(杜甫)

나그네 정자-두보(杜甫)

秋窓猶曙色(추창유서색) : 가을 창가는 아직 새벽
落木更高風(낙목경고풍) : 낙엽 진 나무에다 높은 바람 분다
日出寒山外(일출한산외) : 쓸쓸한 산 밖으로 해 뜨고
江流宿霧中(강류숙무중) : 묵은 안개 속으로 강물이 흐른다
聖朝無棄物(성조무기물) : 거룩한 조정에서 버릴 물건 없지마는
衰病已成翁(쇠병이성옹) : 늙고 병든 이 몸 이미 늙은이
多少殘生事(다소잔생사) : 남은 삶의 내일이 그 얼마이기에
飄零任轉蓬(표령임전봉) : 영락한 삶이 마음대로 구르는 쑥대 같구나 
  

객야(客夜)-두보(杜甫)

나그네의 밤-두보(杜甫)

客睡何曾著(객수하증저) : 나그네 어찌 일찍 잠이오나
秋天不肯明(추천부긍명) : 가을날 날 밝기가 쉽지가 않도다
入簾殘月影(입렴잔월영) : 발 사이로 드는 새벽달 그림자
高枕遠江聲(고침원강성) : 높은 베개 너머로 멀리 강물소리
計拙無衣食(계졸무의식) : 처세에 어색하여 의식도 빈궁하여
途窮仗友生(도궁장우생) : 막다른 형편에 친구에게 빌붙었구나
老妻書數紙(노처서삭지) : 아내에게 부치는 몇 장의 편지
應悉未歸情(응실미귀정) : 응당 모두가 못돌아가는 사연이로다
  

강상치수여해세료단술(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두보(杜甫)

강 위에서-두보(杜甫)

爲人性僻耽佳句(위인성벽탐가구) : 위인이 괴벽하여 좋은 글귀 탐내어
語不驚人死不休(어부경인사부휴) : 시가 사람을 놀래키지 못하면 그치지 않으리라
老去詩篇渾漫與(노거시편혼만여) : 늙어가며 시편을 함부로 하여
春來花鳥莫深愁(춘내화조막심수) : 봄이 되어 꽃과 새를 봐도 깊이 생각지 않는구나
新添水檻供垂釣(신첨수함공수조) : 새로 난간에 물을 부어 낚시줄을 드리우고
故著浮?替入舟(고저부사체입주) : 일부러 뗏목 붙여 배를 갈아 타는도다
焉得思如陶謝手(언득사여도사수) : 어찌 시상이 도연명과 사영운 같아
令渠述作與同遊(령거술작여동유) : 너를 글을 지으며 더불어 노니게 되었는가
  

복거(卜居)-두보(杜甫)

살 곳을 찾아-두보(杜甫)

浣花溪水水西頭(완화계수수서두) : 완화계곡, 개울물 서쪽편에
主人爲卜林塘幽(주인위복림당유) : 주인은 숲과 그윽한 못에 집을 지었다
所卽山郭少塵事(소즉산곽소진사) : 집터가 산성 밖이라 번거로운 일 적고
更有澄江銷客愁(경유징강소객수) : 게다가 맑은 물있어 나그네 근심 삭혀준다
無數??齊上下(무삭청정제상하) : 무수한 잠자리들 위아래로 가지런히 날고
一雙??對沈浮(일쌍계칙대침부) : 한 쌍의 뜸부기 서로 잠겼다 떳다한는구나
東行萬里堪乘興(동항만리감승흥) : 동으로 만리교로 가서 흥을 돋우려
須向山陰入小舟(수향산음입소주) : 자못 산음 지방을 향새 작은 배에 오른다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7(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7)-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男兒生不成名身已老(남아생부성명신이노) : 사나이로 성공 못하고 몸은 이미 늙어
三年飢走荒山道(삼년기주황산도) : 삼년동안을 거친 산길 굶으며 뛰어다녔도다
長安卿相多少年(장안경상다소년) : 장안의 재상들은 젊은이도 많은데
富貴應須致身早(부귀응수치신조) : 부귀의 자리는 반드시 일찍 차지해야 하노라
山中儒生舊相識(산중유생구상식) : 산중의 선비들 예부터 알았지만
但話宿昔傷懷抱(단화숙석상회포) : 지난 이야기 하자하니 속 마음만 아파라
嗚呼七歌兮?終曲(오호칠가혜초종곡) : 아, 일곱 번째 노래라, 노래를 마치자니 쓸쓸하여라
仰視皇天白日速(앙시황천백일속) : 하늘을 쳐다보니 낮의 해는 빠르기도 하구나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6(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6)-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南有龍兮在山湫(남유룡혜재산추) : 남쪽에 용있으니 용추산에 있어
古木??枝相?(고목롱종지상규) : 높다란 고목나무, 가지는 엉켰구나
木葉黃落龍正蟄(목섭황낙룡정칩) : 나뭇잎 누렇게 떨어지고 용이 서려있고
?蛇東來水上游(복사동내수상유) : 살무사가 동에서 와서 물에 놀고 있도다
我行怪此安敢出(아항괴차안감출) : 내가 괴상한 이곳에 가려 했으나 어찌 감히 나가랴
拔劍欲斬且復休(발검욕참차복휴) : 칼 뽑아 죽리려다 다시 그만 두었도다
嗚呼六歌兮歌思遲(오호륙가혜가사지) : 아, 여섯 번째 노래여 그 노래 지루하니
溪壑爲我廻春姿(계학위아회춘자) : 골짝에 나를 위해 봄의 자태 돌아오시라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5(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5)-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四山多風溪水急(사산다풍계수급) : 사방 산에 바람 잦고 골짝 물살 급한데
寒雨颯颯枯樹濕(한우삽삽고수습) : 차가운 비 몰아치니 잎 진 나무 다 젖는다
黃蒿古城雲不開(황호고성운부개) : 옛 성에는 쑥 시들고 구름도 개지 않고
白狐跳梁黃狐立(백호도량황호립) : 흰 여우 날뛰고 누런 여우 우뚝서 있구나
我生何爲在窮谷(아생하위재궁곡) : 나는 무엇하려 이 깊은 골짝에 살며
中夜起坐萬感集(중야기좌만감집) : 깊은 밤중 일어나 온갖 감상에 젖는가
嗚呼五歌兮歌正長(오호오가혜가정장) : 아, 다섯 번째 노래여 정말 지루하니
魂招不來歸故鄕(혼초부내귀고향) : 내 넋을 불러도 고향에 돌아가 오지를 않는구나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4(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4)-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有妹有妹在鍾離(유매유매재종리) : 누이들 있으나 종리 땅에 살아
良人早歿諸孤癡(량인조몰제고치) : 남편들 일찍 죽어 조카들은 어리도다
長淮浪高蛟龍怒(장회낭고교룡노) : 길고 긴 회수의 물결 높고 교룡은 노하여
十年不見來何時(십년부견내하시) : 십년 동안 보지도 못했는데 언제나 오나
扁舟欲往箭滿眼(편주욕왕전만안) : 조각배로 가보려도 화살이 눈앞에 가득
杳杳南國多旌旗(묘묘남국다정기) : 아득한 남방에는 군깃발 가득하여라
嗚呼四歌兮歌四奏(오호사가혜가사주) : 아, 네 번째 노래를 읊조리니
林猿爲我啼淸晝(림원위아제청주) : 숲 속 잔나비도 나를 위해 대낮에 울어준다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3(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3)-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有弟有弟在遠方(유제유제재원방) : 형제들 있지만 먼 곳에 있어
三人各瘦何人强(삼인각수하인강) : 셋이 모두 초라한데 누가 강한가
生別展轉不相見(생별전전부상견) : 생이별하여 떠돌아 서로 보지 못하니
胡塵暗天道路長(호진암천도노장) : 오랑캐 난리에 하늘 어둡고 길마저 멀도다
東飛?鵝後??(동비가아후추창) : 동으로 기러기 날고 뒤에는 재두루미 나는데
安得送我置汝傍(안득송아치여방) : 어찌해야 너희들을 내 곁에 둘 수 있을까
嗚呼三歌兮歌三發(오호삼가혜가삼발) : 아, 세 번째 노래를 띄우나니
汝歸何處收兄骨(여귀하처수형골) : 너희들 어디서 돌아와 형의 뼈를 수습하랴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2(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2)-두보(杜甫)

건원 연간에 동곡현에 우거하며 짓은 노래-두보(杜甫)

長?長?白木柄(장참장참백목병) : 길고 흰 나무 자루 삽이여
我生託子以爲命(아생탁자이위명) : 나는 너 때문에 살고 있도다
黃獨無苗山雪盛(황독무묘산설성) : 산에 눈이 많아 황독초 싹도 없고
短衣數挽不掩脛(단의삭만부엄경) : 옷이 짧아 당겨봐도 정정이도 못가린다
此時與子空歸來(차시여자공귀내) : 이러한 때 너를 쥐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男呻女吟四壁靜(남신녀음사벽정) : 사방은 고요한데 아들 딸들 신음한다
嗚呼二歌兮歌始放(오호이가혜가시방) : 아, 두 번째 노래를 읊어보나니
閭里爲我色??(여리위아색추창) : 이웃들도 나 때문에 얼굴빛이 추창하다
  
녹두산(鹿頭山)-두보(杜甫)

녹두산-두보(杜甫)

鹿頭何亭亭(녹두하정정) : 녹두산이 어찌나 높은지
是日慰飢渴(시일위기갈) : 오늘에야 주림과 갈증을 면하겠도다
連山西南斷(연산서남단) : 연이은 봉우리 서남쪽에서 끊어지고
俯見千里豁(부견천리활) : 천리 널따란 땅을 굽어볼 수 있도다
遊子出京華(유자출경화) : 나그네 서울 떠나서
劍門不可越(검문부가월) : 검문산을 넘지 못한다 하니
及?險阻盡(급자험조진) : 여기서부터는 험하고 막힌 바 없어
始喜原野?(시희원야활) : 비로서 평야의 훤함에 기뻐지는구나
殊方昔三分(수방석삼분) : 이 지방은 옛날 셋으로 나누어져
?氣曾間發(패기증간발) : 일찍이 패왕의 기운이 간간이 있었지만
天下今一家(천하금일가) : 지금은 천하가 한 가족이 되었도다
雲端失雙關(운단실쌍관) : 구름 끝 험한 두 관문 없는 듯하여
悠然想揚馬(유연상양마) : 아득히 양웅과 사마상여 생각하노라
繼起名?兀(계기명률올) : 잇달아 일어난 이름난 사람들
有文令人傷(유문령인상) : 그 문장 있어 사람들 상심케 하는구나
何處埋爾骨(하처매이골) : 그 어디에 그대들의 뼈가 묻혀있는가
紆餘脂膏地(우여지고지) : 넓고 기름진 고장들
慘澹豪俠窟(참담호협굴) : 참담한 호걸들의 고장이로다
仗鉞非老臣(장월비노신) : 노숙한 신하가 다스리지 않았다면
宣風豈專達(선풍개전달) : 어진 풍속이 어찌 이루어졌겠는가
冀公柱石姿(기공주석자) : 기공은 주춧돌같은 자질이어서
論道邦國活(논도방국활) : 도덕을 논하며 나라를 살리고 있다
斯人亦何幸(사인역하행) : 이런 분이 또한 어찌 다행하지 않으리오
公鎭踰歲月(공진유세월) : 기공께서 부임한지 한 해가 넘어가는구나
  

법경사(法鏡寺)-두보(杜甫)

법경사-두보(杜甫)

身危適他州(신위적타주) : 신변이 위험하여 다른 고을로 떠나니
勉强終勞苦(면강종노고) : 억지로 가는지라 수고롭고 고통스럽다
神傷山行深(신상산항심) : 산길이 너무 깊어 정신이 아찔하고
愁破崖寺古(수파애사고) : 오래된 벼랑의 절에 걱정을 사라진다
嬋娟碧蘚淨(선연벽선정) : 아름다운 파란 이끼 고요하고
蕭?寒?聚(소색한탁취) : 선들거리는 차가운 대 꺼풀 모인다
回回山根水(회회산근수) : 휘돌아 흐르는 산 아래 물
??松上雨(염염송상우) : 부드럽게 떨어지는 소나무 아래 빗물
洩雲蒙淸晨(설운몽청신) : 피어나는 구름 이는 맑은 새벽
初日?復吐(초일예복토) : 돋아오르는 해가 어둠 속에서 빛을 토한다
朱?半光炯(주맹반광형) : 붉은 기와 반쯤 빛나고
戶?粲可數(호유찬가삭) : 창문이 환하여 문살도 헤아릴 수 있도다
?策忘前期(주책망전기) : 지팡이 짚고서 갈 기약 잊었는데
山蘿已亭午(산나이정오) : 산 다래숲 나서니 이니 대낮이로다
冥冥子規叫(명명자규규) : 어둑한 곳에서 소쩍새 울음소리
微徑不敢取(미경부감취) : 희미한 오솔길을 감히 찾지 못한다
  
발진주(發秦州)-두보(杜甫)

진주를 떠나며-두보(杜甫)

我衰更懶拙(아쇠경나졸) : 늙은데다가 게을러서
生事不自謀(생사부자모) : 생계를 꾸리지도 못한다
無食問樂土(무식문낙토) : 먹을 것 하나 없어 낙원 찾고
無衣思南州(무의사남주) : 입을 것 하나 없어 남쪽 고을 생각한다
漢源十月交(한원십월교) : 한수의 발원지라 시월이라도
天氣如?秋(천기여량추) : 날씨는 서늘한 가을이도다
草木未黃落(초목미황낙) : 초목은 아직 시들어 지지 않은데
況聞山水幽(황문산수유) : 게다가 그윽한 물소리 들려온다
栗亭名更嘉(율정명경가) : 율정이란 이름이 더욱 좋고
下有良田疇(하유량전주) : 아래에는 기름진 밭이 있도다
充腸多薯?(충장다서여) : 배를 채워줄 마가 많고
崖蜜亦易求(애밀역역구) : 벼랑에는 꿀을 구하기도 쉽도다
密竹復冬?(밀죽복동순) : 빽빽한 대숲에는 다시 겨울 죽순도 있고
淸池可方舟(청지가방주) : 맑은 못에는 배도 띄울 수 있도다
雖傷旅寓遠(수상려우원) : 비록 더부살이 멀어 마음 상하나
庶遂平生遊(서수평생유) : 한평생 노닐 것은 찾은 셈이로다
此邦俯要衝(차방부요충) : 이 고장 요새를 내려다보니
實恐人事稠(실공인사조) : 실은 인사가 번거로워 두려워진다
應接非本性(응접비본성) : 응대하는 일 본래 마음에 맞지 않아
登臨未銷憂(등림미소우) : 올라가 바라보아도 근심을 못삭인다
谿谷無異石(계곡무리석) : 골짜기에는 기이한 바위 하나 없고
塞田始微收(새전시미수) : 변방의 땅이라 수확도 적도다
豈復慰老夫(개복위노부) : 어찌하여야 늙은 나를 위로하나
?然難久留(망연난구류) : 망연하여 오래도록 머물지 못하고
日色隱孤戍(일색은고수) : 햇빛은 외로운 수자리를 감추어버린다
烏啼滿城頭(오제만성두) : 우짖는 까마귀 성머리에 가득하고
中宵驅車去(중소구거거) : 한밤에 수레 몰고 떠나
飮馬寒塘流(음마한당류) : 차가운 못물을 말에게 먹인다
磊落星月高(뇌낙성월고) : 말똥말똥한 별과 달은 높기만 한데
蒼茫雲霧浮(창망운무부) : 창망히 피어난 구름과 안개 떠있다
大哉乾坤內(대재건곤내) : 크기도 하여라, 하늘과 땅이여
吾道長悠悠(오도장유유) : 나의 도는 길이 아득하여라
  

만목비생사(滿目悲生事)-두보(杜甫)

눈에 가득 슬픈 인생사-두보(杜甫)

滿目悲生事(만목비생사) : 눈에 가득한 슬픈 인생사
因人作遠遊(인인작원유) : 인간사에 멀리 떠나 사노라
遲廻度?怯(지회도롱겁) : 천천히 농 땅 건너 두려워
浩蕩及關愁(호탕급관수) : 호탕하게 변방에 오니 근심스럽다
水落魚龍夜(수낙어룡야) : 강물 빠진 어룡천의 밤
山空鳥鼠秋(산공조서추) : 빈 산의 조서산의 가을이로다
西征問烽火(서정문봉화) : 서쪽으로 와서 봉화불을 물으니
心折此淹留(심절차엄류) : 마음이 쪼개져 이곳에 머무노라

  
숙찬공방(宿贊公房)-두보(杜甫)

찬공방에 묵으며-두보(杜甫)

杖錫何來此(장석하내차) : 석장 짚고 언제 여기 오셨는가
秋風已颯然(추풍이삽연) : 가을바람 이미 을씨년스러워라
雨荒深院菊(우황심원국) : 깊숙한 절집 국화, 비맞아 황량하고
霜倒半池蓮(상도반지련) : 연못에 절반이나 되는 연꽃이 서리에 꺽였소
放逐寧違性(방축녕위성) : 내쫓겨진들 어찌 본성이야 어기리오
虛空不離禪(허공부리선) : 빈 마음이라 참선에서 떠나지 않는다오
相逢成夜宿(상봉성야숙) : 서로 만나 밤잠을 같이 자니
?月向人圓(롱월향인원) : 농 땅의 달이 사람을 향하여 둥글기도 하다
  

공낭(空囊)-두보(杜甫)

빈 주머니-두보(杜甫)

翠柏苦猶食(취백고유식) : 푸른 잣잎은 써나 먹을 수 있고
晨霞高可餐(신하고가찬) : 새벽 노을 높아도 먹을 수 있도다
世人共鹵奔(세인공로분) : 세상 인심들 어수선하니
吾道屬艱難(오도속간난) : 나의 길도 곤궁한 처지로다
不?井晨凍(부찬정신동) : 우물물 얼어 밥도 못짓고
無衣牀夜寒(무의상야한) : 의복이 없어 참상의 밤은 차갑도다
囊空恐羞?(낭공공수삽) : 주머니 비면 부끄럽고 곤란할까
留得一錢看(유득일전간) : 한 푼만 남겨두고 있노라

  
의골항(義?行)-두보(杜甫)

보라매를 노래하다-두보(杜甫)

陰崖二蒼鷹(음애이창응) : 응달 낭떠러기에 두 검은 보라내
養子黑柏顚(양자흑백전) : 시켜먼 잣나무 꼭대기에 새끼를 친다
白蛇登其巢(백사등기소) : 하얀 구렁이가 그 둥지에 올라
呑?姿朝餐(탄서자조찬) : 닦치는 대로 삼켜 아침밥으로 씹어먹었다
雄飛遠求食(웅비원구식) : 수컷은 멀리 먹이 구하러 날아가고
雌者鳴辛酸(자자명신산) : 암컷만 울부짖으며 고생하며 싸웠다
力强不可制(력강부가제) : 힘들여 강제하여 보나 막아내지 못해
黃口無半存(황구무반존) : 노오란 입의 새끼들 반만 살아 남았다
其父從西歸(기부종서귀) : 그 애비 서쪽에서 돌아와
?身入長煙(번신입장연) : 몸을 돌이켜 먼 이내속으로 들어갔다
斯須領健?(사수령건골) : 이에 곧 사나운 보라매 거느리고 돌아와
痛憤寄所宣(통분기소선) : 분하고 원통하여 마땅한 곳 기다려서
斗上?孤影(두상렬고영) : 우뚝 하늘로 올라 외로운 그림자 비튼다
?哮來九天(교효내구천) : 으르렁 포효하며 높은 하늘에서 내려오니
修鱗脫遠枝(수린탈원지) : 비늘 달린 궁렁이가 나무꼭대기에서 벗겨져
巨??老拳(거상탁노권) : 꺼다란 이마가 익숙한 발톱에 잘라진다
高空得??(고공득층등) : 높은 공중에서 맥을 추지 못해
短草辭??(단초사완연) : 짧은 풀에서처럼 설설 다닐 수가 없었다
折尾能一掉(절미능일도) : 동강 난 꼬리는 한번 흔들지도 못하고
飽腸皆已穿(포장개이천) : 포식한 창자는 이미 구멍이 뚫리었다
生雖滅衆雛(생수멸중추) : 살아서는 새끼들 먹어 없앴지만
死亦垂千年(사역수천년) : 죽어서는 천년에 교훈을 남겼도다
物情有報復(물정유보복) : 물정에는 주고받는 보복이 있어
快意貴目前(쾌의귀목전) : 통쾌한 마음 눈앞에서 귀하기도하다
?實?鳥最(자실지조최) : 보라매는 새중에서 정말 사나운데
急難心炯然(급난심형연) : 남의 급함을 구하는 마음은 이리도 밝도다
功成失所往(공성실소왕) : 공을 세우고 아무 미련도 없으니
用舍何其賢(용사하기현) : 나가고 물러섬이 어찌 그리도 어진가
近經?水湄(근경휼수미) : 근래에 휼수 가를 지나다가
此事樵夫傳(차사초부전) : 이 이야기 나뭇꾼에서 전해 듣고
飄蕭覺素髮(표소각소발) : 쓸쓸히 늙어 흰머리 된 것 알았도다
凜欲衝儒冠(늠욕충유관) : 그 늠름함에 망건 밖으로 머리털이 뻗친다
人生許與分(인생허여분) : 인생이 남에게 마음을 나눔이
只在顧盼間(지재고반간) : 다만 서로 돌아보는 사이에 있도다
聊爲義?行(료위의골항) : 애오라지 의로운 보라매의 노래 지어
用激壯士肝(용격장사간) : 장사의 의협심을 불러 일으키련다
  

구일남전최씨장(九日藍田崔氏莊)-두보(杜甫)

구일 남전 최시 별장에서-두보(杜甫)

老去悲秋强自寬(노거비추강자관) : 늙어가지 서글픈 가을 억지로 덤덤하렸더니
興來今日盡君歡(흥내금일진군환) : 흥이 난 오늘, 그대와 함께 기쁨을 다하도다
羞將短髮還吹帽(수장단발환취모) : 짧아진 머리에 모자가 벗어질까 부끄러워
笑?傍人爲正冠(소천방인위정관) : 웃으며 옆 사람에게 모자 고쳐달라 부탁한다
藍水遠從千澗落(남수원종천간낙) : 남수는 이득히 천리 먼 골짜기에서 떨어지고
玉山高竝兩峯寒(옥산고병량봉한) : 옥산은 높아 두봉오리와 차갑게 나란하다
明年此會知許健(명년차회지허건) : 명년의 이 모임에는 누가 건강히 남아있을지
醉把茱萸仔細看(취파수유자세간) : 취하여 수유를 손에 잡고 자세히도 살펴본다
  
대운사찬공방사수2(大雲寺贊公房四首2)-두보(杜甫)

대운사 찬공방 사수-두보(杜甫)

細軟靑絲履(세연청사리) : 가늘고 부드러운 청색 비단 신
光明白疊巾(광명백첩건) : 윤기나는 흰 명주 손수건이로다
深藏供老宿(심장공노숙) : 깊이 간직한 늙은 스님 것인데
取用及吾身(취용급오신) : 받아서 입어서 내 몸에 걸치었도다
自顧轉無趣(자고전무취) : 스스로 생각해봐도 멋이란 없는데
交情何尙新(교정하상신) : 사귀는 정분은 어찌하여 새로운가
道林才不世(도림재부세) : 도림은 세상에 드문 스님
惠遠德過人(혜원덕과인) : 혜원의 덕망 세상사람과 다르도다
雨瀉暮?竹(우사모첨죽) : 저무는 추녀 밑 대나무에 비가 쏟아지고
風吹春井芹(풍취춘정근) : 바람은 우물가 미나리에 불어온다
天陰對圖?(천음대도화) : 날이 어둑하여 벽그림을 대하니
最覺潤龍鱗(최각윤룡린) : 새삼 그림 속 용비늘이 젖었는가 한다
  
비진도(悲陳陶)-두보(杜甫)

진도를 슬퍼하며-두보(杜甫)

孟冬十郡良家子(맹동십군량가자) : 초겨울 열 고을 양가집 자제들
血作陳陶澤中水(혈작진도택중수) : 죽은 피가 진도의 못과 우물이 되었도다
野曠天淸無戰聲(야광천청무전성) : 맑은 하늘 휑한 들판, 싸움 소리 하나 없이
四萬義軍同日死(사만의군동일사) : 사 만 의로운 군사 한 날에 죽었도다
?胡歸來雪洗箭(군호귀내설세전) : 오랑캐들 몰려와 피묻은 화살 씻어내리며
仍唱夷歌飮都市(잉창이가음도시) : 오랑캐노래 불러대며, 서울에서 마셔댄다
都人廻面向北啼(도인회면향배제) : 서울사람들 고개 돌려 북쪽 향사여 울어대며
日夜更望官軍至(일야경망관군지) : 밤낮으로 다시 관군이 오기를 갈망하는구나
  

자경부봉선현영회오백자(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두보(杜甫)

서울서 봉선현에 이르며 읊은 오백자-두보(杜甫)

杜陵有布衣(두능유포의) : 두릉의 벼슬 못한 사람
老大意轉拙(노대의전졸) : 늙어갈수록 마음은 치졸하다
許身一何愚(허신일하우) : 몸가짐이 어찌 그리도 우직하여
竊比稷與契(절비직여글) : 순임금의 직과 설에 비겨보다
居然成濩落(거연성호낙) : 거연히 어그러지고 말았도다
白首甘契?(백수감글활) : 백수로 가난을 무던히 여기고
蓋棺事則已(개관사칙이) : 관뚜껑을 덮으면 일이 끝나건만
此志常?豁(차지상기활) : 이러한 마음 언제나 가득하다
窮年憂黎元(궁년우려원) : 평생토록 민생을 근심하고
歎息腸內熱(탄식장내열) : 탄식하며 속을 태우며 산다
取笑同學翁(취소동학옹) : 같은 동기들 노인 비웃음 받아도
浩歌彌激烈(호가미격렬) : 호탕히 노래하며 더욱 우쭐하다
非無江海志(비무강해지) : 실없는 세상 떠나 살고 싶은 생각
蕭灑送日月(소쇄송일월) : 후련히 세월 보내고도 싶었도다
生逢堯舜君(생봉요순군) : 살아서 요와 순의 세상 만날까
不忍便永訣(부인편영결) : 차마 죽을 수가 없었도다
當今廊廟具(당금낭묘구) : 지금의 조정에 자리가 갖추어져
構厦豈云缺(구하개운결) : 큰 나라를다스림에 결함이 있으랴만
葵藿傾太陽(규곽경태양) : 해바라기 태양을 향하는 것처럼
物性固難奪(물성고난탈) : 성품이야 빼앗을 수 없도다
顧惟?蟻輩(고유루의배) : 돌아보면, 개미와 같은 무리들
但自求其穴(단자구기혈) : 다만 자기들 구멍이나 찾는구나
胡爲慕大鯨(호위모대경) : 어찌 큰 고래를 사모하여
輒擬偃溟渤(첩의언명발) : 겁도 없이 넓은 바다를 생각하리
以?悟生理(이자오생리) : 이러한 데서 삶의 이치 깨닭아
獨恥事干謁(독치사간알) : 혼자 아첨하는 취직 운동 부끄러워한다
兀兀遂至今(올올수지금) : 이럭저럭 마침내 오늘에 이르러도록
忍爲塵埃沒(인위진애몰) : 티끌같은 삶을 살아왔도다
終愧巢與由(종괴소여유) : 결국 보부와 허유에게 부끄러우나
未能易其節(미능역기절) : 아직은 절개를 바꾸지 못한다
沈飮聊自遣(침음료자견) : 거나하게 술이나 마시고 스스로 뜻을 펴
放歌破愁絶(방가파수절) : 마음대로 노래하니 시름이 끊어지는구나
歲暮百草零(세모백초령) : 해는 저물고 온갖 풀은 시드는데
疾風高岡裂(질풍고강렬) : 모진 바람에 높은 언덕마저 ?어진다
天衢陰?嶸(천구음쟁영) : 하늘은 어둑하고 높기만한대
客子中夜發(객자중야발) : 나그네 한밤에 길을 떠난다
霜嚴衣帶斷(상엄의대단) : 서릿발이 사나워 허릿끈이 끊어지고
指直不能結(지직부능결) : 손이 곱아 매듭을 짓지 못한다
凌晨過驪山(능신과려산) : 새벽이 되어 여산을 지나는데
御榻在??(어탑재체얼) : 임금의 의자가 높게 놓여있었다
蚩尤塞寒空(치우색한공) : 호위하는 깃발 차가운 하늘 가리고
蹴踏崖谷滑(축답애곡골) : 밟은 길은 골짜기까지 미그럽다
瑤池氣鬱律(요지기울률) : 온천에는 더운 기운 서리어있고
羽林相摩?(우림상마알) : 임금님 모시는 친위대의 창 부짖는 소리
君臣留歡娛(군신류환오) : 임금님과 신하가 같이 머물며 즐거운데
樂動殷膠葛(낙동은교갈) : 풍악소리 은은히 울려퍼진다
賜浴皆長纓(사욕개장영) : 목욕을 허가받은이 모두가 고관들
與宴非短褐(여연비단갈) : 잔치를 함께한 사람들에는 평민은 없도다
?庭所分帛(동정소분백) : 대궐에서 내리는 비단들
本自寒女出(본자한녀출) : 본래는 가난집안 아낙에서 나온것이로다
鞭撻其夫家(편달기부가) : 그 남편을 채직질하여
聚斂貢城闕(취렴공성궐) : 긁어모야 대궐에 바친 것이다
聖人筐?恩(성인광비은) : 임금님이 광주리에 넣어준 은혜는
實願邦國活(실원방국활) : 실은 나라를 살리려는 소망이로다
臣如忽至理(신여홀지리) : 신하가 지극한 이치를 소홀히 한다면
君豈棄此物(군개기차물) : 임금님이 어찌 이를 저버리겠습니까
多士盈朝廷(다사영조정) : 많은 선비들이 조정에 가득하니
仁者宜戰慄(인자의전률) : 어진 사람들이라면 마땅히 전율해야 한다
況聞內金盤(황문내금반) : 하물며 대궐의 황금소반은
盡在衛?室(진재위곽실) : 모두가 인척들의 집에 가 있도다
中堂有神仙(중당유신선) : 안 마루에는 노래하는 미희들 있어
煙霧蒙玉質(연무몽옥질) : 안개 같은 비단옷 옥같은 살을 가리운다
煖客貂鼠?(난객초서구) : 손님을 따뜻하게 해주는 값진 털옷
悲管逐淸瑟(비관축청슬) : 구성진 악기소리 맑은 거문고에 맞춘다
勸客駝蹄羹(권객타제갱) : 낙타 발굽 국으로 손님을 대접하고
霜橙壓香橘(상등압향귤) : 서리 맞은 등자 향기로운 귤들이 가득하다
朱門酒肉臭(주문주육취) : 고관들의 문에는 술과 고기 ?는 냄새
路有凍死骨(노유동사골) : 길가에는 얼어죽은 해골들이 나딩군다
榮枯咫尺異(영고지척리) : 영화로움과 말라죽은 것이 지척 사이로 다르니
??難再述(추창난재술) : 너무나 서글퍼 다디 적기가 어렵도다
北轅就涇渭(배원취경위) : 수레를 북으로 돌려 경수와 위수로 나아가
官渡又改轍(관도우개철) : 공설 나루터에 또 배를 바궈 탄다
?水從西下(군수종서하) : 몰려오는 물은 서쪽에서 쏟아져 내려와
極目高?兀(극목고줄올) : 끝간데 없이 바라보니 높이도 흘러간다
疑是??來(의시공동내) : 아마도 동공산에서 내려오는 듯하니
恐觸天柱折(공촉천주절) : 하늘의 기둥에 닿아 꺾어질까 두려웠다
河梁幸未?(하량행미탁) : 다행히도 다리는 꺾어지지 않은채
枝撑聲??(지탱성실솔) : 떠받친 기둥이 삐걱거린다
行李相攀援(항리상반원) : 나그네 서로 붙잡고 건너는데
川廣不可越(천광부가월) : 강이하도 넓어서 건널 수가 없었다
老妻寄異縣(노처기리현) : 늙은 아내가 이미 다른 고을에 사는지라
十口隔風雪(십구격풍설) : 열 식구가 바람과 눈 때문에 떨어져 사는구나
誰能久不顧(수능구부고) : 누가 능히 오래도록 돌보지 않으리오
庶往共饑渴(서왕공기갈) : 가서 굶주림을 함께 하기를 원하노라
入門聞號?(입문문호도) : 문에 들어서니 울부짓는 소리 들리는데
幼子餓已卒(유자아이졸) : 어린 아이가 ?어서 이미 죽었다 하는구나
吾寧捨一哀(오녕사일애) : 내 어찌 애?아함을 외면하리
里巷亦嗚咽(리항역오인) : 마을 사람들도 오열하고 있었다
所愧爲人父(소괴위인부) : 아비가 되어 부끄러운 바는
無食致夭折(무식치요절) : 먹이지 못해 요절하게 했다는 것이로다
豈知秋禾登(개지추화등) : 어찌 가을 곡식이 익어감을 몰랐던가
貧?有倉卒(빈구유창졸) : 가난과 구차함이 창졸간에 닥쳤도다
生常免租?(생상면조탈) : 나는 항상 세금이라도 면제받고
名不隸征伐(명부예정벌) : 병적에도 오르지 않아 징벌도 되지 않았다
撫跡猶酸辛(무적유산신) : 이 내 몸 어루만져도 쓰라리고 고생스럽다
平人固騷屑(평인고소설) : 평민들이야 처음부처 처량하노니
?思失業徒(묵사실업도) : 직업 잃은 많은 사람들 생각해 보고
因念遠戍卒(인념원수졸) : 멀리 전쟁나간 사람들도 생각해본다
憂端齊終南(우단제종남) : 남산만큼이나 높은 근심의 실마리
?洞不可?(홍동부가철) : 골짜기를 흐르듯하는 끝없는 생각 거칠수가 없도다.

  
증이백(贈李白)-두보(杜甫)

이백에게-두보(杜甫)

秋來相顧尙飄蓬(추래상고상표봉) : 가을이 와도 떠도는 신세인데

未就丹砂塊葛洪(미취단사괴갈홍) : 단사를 못찾아 갈홍에 부끄럽다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통음, 광가하며 헛 세월 보내며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세차게 돌아다님은 누구 위한 호기인지
  

제장씨은거1(題張氏隱居1)-두보(杜甫)

장씨 은거에 제하다-두보(杜甫)

春山無伴獨相求(춘산무반독상구) : 봄산을 친구 없이 혼자 찾으니
代木丁丁山更幽(대목정정산경유) : 나무 베는 소리에 산이 더욱 그윽하다
澗道餘寒歷?雪(간도여한력빙설) : 개울길 남은 추위, 눈과 얼음 밟고 지나니
石門斜日到林丘(석문사일도림구) : 돌문에 기우는 해, 숲 언덕에 이르렀다
不貪夜識金銀氣(부탐야식금은기) : 탐하니 않으니 밤에도 은과 금의 기운 알아
遠害朝看?鹿遊(원해조간미녹유) : 해칠 마음 없으니 아침 노루와 사슴 노는 것 본다
乘興杳然迷出處(승흥묘연미출처) : 흥에 취해 아득하여 나갈 곳을 몰라
對君疑是泛虛舟(대군의시범허주) : 그대를 보게 되니 신선의 빈배 탄 듯 하도다

  

백우집항(百憂集行)-두보(杜甫)

온갖 근심 다 모여-두보(杜甫)

憶年十五心尙孩(억년십오심상해) : 생각해보면, 열다섯 나이에 그저 어린아이
健如黃犢走復來(건여황독주복내) : 거센 황소의 송아지처럼 달음질치며 다녔다
庭前八月梨棗熟(정전팔월리조숙) : 팔월 앞마당에 배와 대추 익어가면
一日上樹能千廻(일일상수능천회) : 하루에도 천번이나 나무에 오르내렸도다
卽今?忽已五十(즉금숙홀이오십) : 지금은 어느덧 쉰살이 넘어서
坐臥只多少行立(좌와지다소항립) : 앉거나 눕기에 바쁘고 서는 일은 드물도다
强將笑語供主人(강장소어공주인) : 억지로 집주인과 우스갯소리 나누며
悲見生涯百憂集(비견생애백우집) : 평생의 온갖 근심들 슬피 살펴보는구나
入門依舊四壁空(입문의구사벽공) : 대문에 들어서면 여전히 사방 벽은 비어있고
老妻覩我顔色同(노처도아안색동) : 늙은 아내가 나를 보나 얼굴빛은 같도다
癡兒不知父子禮(치아부지부자례) : 어리석은 아이는 부자간의 예의도 모른 채
叫怒索飯啼門東(규노색반제문동) : 성내며 소리치고 밥을 찾아 부엌에서 울어대는구나

  

억석2(憶昔2)-두보(杜甫)

옛날을 그리며-두보(杜甫)

憶昔開元全盛日(억석개원전성일) : 옛 개원의 전성시대를 생각해보니
小邑猶藏萬家室(소읍유장만가실) : 작은 고을에 일 만여 가구가 있었습니다
稻米流脂粟米白(도미류지속미백) : 입쌀은 기름지고 좁쌀은 희고
公私倉?俱?實(공사창름구풍실) : 관청과 개인 집의 창고가 가득했었습니다
九州道路無豺虎(구주도노무시호) : 온 천하 길가에 시랑이와 호랑이도 없고
遠行不勞吉日出(원항부노길일출) : 먼 길 떠나도 날 가리는 수고 하지 않았습니다
齊紈魯縞車班班(제환노호거반반) : 제 땅과 노 땅의 비단을 수레마다 싣고
男耕女桑不相失(남경녀상부상실) : 남자는 밭갈고 여자는 양잠 일 때를 잃지 않았습니다
宮中聖人奏雲門(궁중성인주운문) : 궁중에서 임금님은 운문악을 연주하시고
天下朋友皆膠漆(천하붕우개교칠) : 천하의 친구들은 아교처럼 붙어 친히 지냈습니다
百餘年間未?變(백여년간미재변) : 백여년간 재앙이나 변란이 전혀 없었고
叔孫禮樂蕭何律(숙손례낙소하률) : 숙손의 예악과 소하의 법률로만 다스려셨습니다
豈聞一絹直萬錢(개문일견직만전) : 어찌 한 필 비단이 만금이란 소리 듣고
有田種穀今流血(유전종곡금류혈) : 종자 곡식에 지금처럼 피 흐르는 논이 있었겠습니까
洛陽宮殿燒焚盡(낙양궁전소분진) : 낙양 궁궐은 풀타 없어지고
宗廟新除狐?穴(종묘신제호토혈) : 종묘에는 새로이 여우와 토끼굴 생겼습니다
傷心不忍問耆舊(상심부인문기구) : 마음이 아파 차마 노인들에게 묻지 못하니
復恐初從亂離說(복공초종난리설) : 처음 난리따라 떠돈 이야기가 다시 두렵습니다
小臣魯鈍無所能(소신노둔무소능) : 저 못난 신하 어리석고 둔하여 무능하면서
朝廷記識蒙祿秩(조정기식몽녹질) : 조정에 어리섞게도 벼슬을 하였습니다
周宣中興望我皇(주선중흥망아황) : 주나라 중흥한 것 알리어 우리 임금님께 바라며
灑淚江漢身衰疾(쇄누강한신쇠질) : 노쇠하고 병든 이몸은 강한에 눈물을 뿌리옵니다

  

견우직녀(牽牛織女)-두보(杜甫)

견우와 직녀-두보(杜甫)

牽牛出河西(견우출하서) : 견우성 은하수 서쪽에 떠고
織女處其東(직녀처기동) : 직녀성은 그 동쪽에 있구나
萬古永相望(만고영상망) : 만고의 세월 영원히 바라보다
七夕誰見同(칠석수견동) : 칠석날에 같이 하는 것을 누가 보았나
神光竟難候(신광경난후) : 신비한 빛을 알기 어려우니
此事終朦朧(차사종몽롱) : 이 일은 끝내 몽롱하기만 하여라
颯然積靈合(삽연적령합) : 삽상하게 신령한 기운 쌓여
何必秋遂通(하필추수통) : 하필 가을에야 서로 만나는가
亭亭新粧立(정정신장입) : 정정하게 새로 단장한채로 서서
龍駕具層空(용가구층공) : 화려한 수레가 공중에 갖춰있구나
世人亦爲爾(세인역위이) : 세상사람들도 직녀 위하여
祈請走兒童(기청주아동) : 빌고 청하느라 아이들을 분주게 한다
稱家隨豊儉(칭가수풍검) : 부유하고 가난함에 따르고
白屋達公宮(백옥달공궁) : 백성들에서 궁궐 사람들에 까지 이른다
膳夫翼堂殿(선부익당전) : 선부 익당전에서는
鳴玉凄房?(명옥처방롱) : 차가운 방에 옥패물 소리 울린다
曝衣遍天下(폭의편천하) : 옷 말리려 천하에 두루 펼치고
曳月揚微風(예월양미풍) : 달 끌어드리려 가는 바람 일으킨다
蛛絲小人態(주사소인태) : 거미줄 같은 소인배들의 교태로
曲綴瓜果中(곡철과과중) : 과일나무 속에 거미줄을 엮어놓는다
  

전출새3(前出塞3)-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磨刀嗚咽水(마도오열수) : 오열수에서 칼을 가는데
手赤刃傷乎(수적인상호) : 손이 붉어지니 칼날에 찔린 것인가
欲輕腸斷聲(욕경장단성) : 고통을 줄이려 단장의 외마디 소리
心緖亂已久(심서난이구) : 마음은 심란해진지 이미 오래다
丈夫誓許國(장부서허국) : 대장부 한 몸 나라에 바치기를 서약하니
憤?復何有(분완부하유) : 분하고 원망함이 어찌 다시 있을 손가
功名圖麒麟(공명도기린) : 공명이 기린각에 그려지기 바라며
戰骨當速朽(전골당속후) : 전장에 남겨진 뼈골이 급히도 썩어간다
 
 


 

전출새2(前出塞2)-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出門日已遠(출문일이원) : 문을 나서니 날은 길어도
不受徒旅欺(불수도여기) : 길 떠나는 피곤함도 모르겠다
骨肉恩豈斷(골육은기단) : 가족들 은혜를 어찌 끊으랴만
男兒死無時(남아사무시) : 사나이 죽음에 때가 없는 법이로다
走馬脫?頭(주마탈비두) : 달리는 말 고삐 놓치고
手中挑靑絲(수중도청사) : 손 안 푸른 끈을 당겨본다
睫下萬?岡(첩하만인강) : 눈 아래는 만 길 절벽인데
俯身試?旗(부신시건기) : 몸을 구부려 깃발을 뽑아본다
  
전출새1(前出塞1)-두보(杜甫)

전출새-두보(杜甫)

戚戚去故里(척척거고리) : 슬퍼하며 고향마을을 떠나
悠悠赴交河(유유부교하) : 아득히 멀리 교하에 이르렀구나
公家有程期(공가유정기) : 나라 일에 정한 기한이 있어
亡命?禍羅(망명영화라) : 도망하면 징벌을 받을 것이네
君已富土境(군이부토경) : 그대 이미 부토의 경계에 있어
開邊一何多(개변일하다) : 변경 개척하는 일, 어찌 이리도 많은가
棄絶父母恩(기절부모은) : 부모의 은공 버려두고
呑聲行負戈(탄성행부과) : 소리치며 창 메고 전장으로 간다
  

천말회이백(天末懷李白)-두보(杜甫)

하늘가에서 이백을 그리며-두보(杜甫)

凉風起天末(양풍기천말) : 서늘한 바람 하늘가에서 불어오니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 군자의 마음 어떠하신지요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 기러기는 어느 때나 날아오려나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 강과 호수의 가을물 불어납니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 문장은 명달을 증오하고
?魅喜人禍(리매희인화) : 귀신은 사람의 재앙을 기뻐하지요
應共?魂語(응공원혼어) : 마땅히 원혼과 이야기하며
投詩贈汨羅(투시증골라) : 시를 지어 멱라 강가에 던져줍니다
  

후유(後遊)-두보(杜甫)

뒤에 와 놀다-두보(杜甫)

寺憶曾遊處(사억증유처) : 절에서 일찍이 놀던 곳 생각나고
橋憐再渡時(교련재도시) : 다리가 너무 좋아 다시 건널 때로다
江山如有待(강산여유대) : 강산은 나를 기다리는 듯 하고
花柳更無私(화류갱무사) : 더욱이 꽃과 버들은 사심없이 반긴다
野潤煙光薄(야윤연광박) : 아지랑이 엷게 끼고 들판은 생기에 넘친다
沙暄日色遲(사훤일색지) : 모래는 따뜻하고 낮은 길기도 하다
客愁全爲減(객수전위감) : 나그네 수심 다 사라지니
捨此復何之(사차부하지) : 이곳을 버리고 다시 어디로 가리오
  

엄정공댁동영죽(嚴鄭公宅同詠竹)-두보(杜甫)

엄정공 댁에서 대나무를 읊다-두보(杜甫)

綠竹半含?(록죽반함탁) : 푸른 댓잎 껍질을 반쯤 덮고

新梢綠出牆(신초록출장) : 새 가지 파랗게 담장가로 뻗었다

雨洗娟娟淨(우세연연정) : 비에 씻겨 예쁘고 깨끗한데

風吹細細香(풍취세세향) : 바람 불어오니 그향기 은은하다

但令無剪伐(단령무전벌) : 자르말라 명령만 한다면야

會見拂雲長(회견불운장) : 구름에 닿을 만큼 길게도 자랄 것을
  

팽아항(彭衙行)-두보(杜甫)

팽아행-두보(杜甫)

憶昔避賊初(억석피적초) : 지난날 도적을 피하던 초기를 생각해보노라
北走經險艱(배주경험간) : 북으로 달아나 험난하고 어려운 일 다 겪었도다
夜深彭衙道(야심팽아도) : 밤도 깊은 팽아 길에
月照白水山(월조백수산) : 백수산에 달빛은 밝았도다
盡室久徒步(진실구도보) : 온 식구들 오랫동안 맨발로 걸어
逢人多厚顔(봉인다후안) : 사람들 만날 때마다 부끄러웠도다
參差谷鳥吟(삼차곡조음) : 들쭉날쑥한 골짜기에 새들 울어도
不見遊子還(부견유자환) : 내가 돌아갈 길은 보이지도 않았다
癡女饑咬我(치녀기교아) : 어린 딸은 배고파서 나를 깨물고
啼畏虎狼聞(제외호낭문) : 우는 소리 호랑이가 들을까 두려웠노라
懷中掩其口(회중엄기구) : 가슴에 품고 그 입을 막으니
反側聲愈嗔(반측성유진) : 도리어 버둥거리며 소리는 더욱 거세었다
小兒强解事(소아강해사) : 작은 아이 억지로 사정을 알려
故索苦李餐(고색고리찬) : 일부러 쓰디쓴 오얏 찾아 먹게했도다
一旬半雷雨(일순반뇌우) : 열흘에 반은 우뢰치고 비 내리니
泥?相攀牽(니녕상반견) : 진흙길을 서로 끌며 걸어 갔었다
旣使禦雨備(기사어우비) : 이미 비옷과 우산으로 막게 했으나
徑滑衣又寒(경골의우한) : 길이 미끄럽고 옷 또한 젓어 차가웠도다
결활(契闊)
有時經契?(유시경결활) : 수시로 고생하며 길을 걸어도
竟日數里間(경일삭리간) : 종이토록 수십리 밖에 가지 못했다
野果充?糧(야과충후량) : 들 과일로 요기하며
卑枝成屋椽(비지성옥연) : 낮은 나뭇가지로 집을 엮었다
早行石上水(조항석상수) : 아침에는 돌 위의 물을 걸으며
暮宿天邊煙(모숙천변연) : 저녁에는 하늘 멀리 안개 낀 곳에서 잤도다
少留同家?(소류동가와) : 동가와에서 잠시 머물었다가
欲出蘆子關(욕출노자관) : 노자관 북쪽으로 빠져나가려 하였다
故人有孫宰(고인유손재) : 친구 손재라는 이가 있었는데
高義薄曾雲(고의박증운) : 높은 의리가 구름까지 닿았도다
延客已?黑(연객이훈흑) : 우리 손을 맞아들이는데 날은 이미 어두워
張燈啓重門(장등계중문) : 초롱불 밝히고 겹겹의 문을 열어주었도다
煖湯濯我足(난탕탁아족) : 물을 덥혀 나의 발을 씻게하고
剪紙招我魂(전지초아혼) : 종이를 잘라 나의 넋을 초대해주었다
從此出妻?(종차출처노) : 이렇게 한 후에 나의 처자를 불러내니
相視涕?干(상시체란간) : 서로 보니 눈물을 비오듯 흘러내렸다
衆雛爛漫睡(중추난만수) : 어린 자식들 곤히 잠들어
喚起霑盤?(환기점반손) : 불러 일으켜 더운 밥을 두루 먹게 하였다
誓將與夫子(서장여부자) : 친구가 맹세하기를, “그대와
永結爲弟昆(영결위제곤) : 영원히 의형제를 맺자”고 하였다
遂空所坐堂(수공소좌당) : 드디어는 그가 앉았던 방도 비워주어
安居奉我歡(안거봉아환) : 편히 지내라하며 나를 기쁘게 하였도다
誰肯艱難際(수긍간난제) : 어려운 때에 누가 기꺼이
豁達露心肝(활달노심간) : 활짝 속마음을 열어주리오
別來歲月周(별내세월주) : 이별하여 세월은 지나
胡?仍構患(호갈잉구환) : 오랑캐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도다
何當有翅翎(하당유시령) : 어찌해야 날개가 생겨
飛去墮爾前(비거타이전) : 날아가 그대 앞에 떨어질 수 있을까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2(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2)-두보(杜甫)

건원에 동곡현에 우거하면서 지은 노래-두보(杜甫)

長?長?白木柄(장참장참백목병) : 가래야, 가래야 흰 나무 자루하고
我生託子以爲命(아생탁자이위명) : 내 삶을 너에게 의지해 목숨을 이어간다
黃獨無苗山雪盛(황독무묘산설성) : 둥굴레 싹은 없고 산에 눈만 가득
短衣數挽不掩脛(단의삭만불엄경) : 짧은 옷은 당겨도 정강이를 못 덮으니
此時與子空歸來(차시여자공귀내) : 이렇게 너와 나 빈손으로 돌아오는구나
男呻女吟四壁靜(남신녀음사벽정) : 사방 벽은 고요한데 아들 딸 울음소리
嗚呼二歌兮歌始放(오호이가혜가시방) : 아! 두 번 째 노래를 이제 노래하나니
閭里爲我色?愴(려리위아색추창) : 이웃들도 나를 위해 측은해 하는구나
  


건원중우거동곡현작가1(乾元中寓居同谷縣作歌1)-두보(杜甫)

건원에 동곡현에 우거하면서 지은 노래-두보(杜甫)

有客有客字子美(유객유객자자미) : 나그네, 나그네여, 그대 이름은 자미
白頭亂髮垂過耳(백두난발수과이) : 백발은 엉클어져 귀를 덮었지났구나
歲拾橡栗隨狙公(세습상률수저공) : 저공 따라서 해마다 도토리를 줍는데
天寒日暮山谷裏(천한일모산곡리) : 날은 추워지고 해 저무는 산골 속
中原無書歸有得(중원무서귀유득) : 중원에는 소식 몰라도 가지 못한다네
手脚凍?皮肉死(수각동준피육사) : 손발은 모두 얼어 쭈굴어져 껍질이 터져버렸다
嗚呼一歌兮歌已哀(오호일가혜가이애) : 아 한 곡조 노래하노니 노래소리 서글픈데
悲風爲我從天來(비풍위아종천내) : 슬픈 바람 날 위해 하늘에서 불어오는구나
  


위풍록사택관조장군화마화인(韋諷錄事宅觀曹將軍畵馬畵引)-두보(杜甫)

위풍록사의 집에서 조장군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두보(杜甫)

國初已來畵鞍馬(국초이래화안마) : 당나라 초기 이후에 안장 놓은 말 그림 중에서
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수강도왕) : 신묘함에 있어 오직 강도왕을 꼽았는데
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 조장군이 명성을 얻어 삼십년이 되자
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 인간 세상에 또 명마인 승황을 정말로 보게 되었네
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 일찍이 선제 현종의 명마인 조야백을 그렸는데
龍池十日飛霹靂(용지십일비벽력) : 용지에서 열흘 동안 심한 우뢰와 번개 날았다네
內府殷紅馬腦盤(내부은홍마뇌반) : 궁중 창고의 검붉은 마뇌 쟁반 있는데
??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색) : 천자가 첩여에게 영을 전하여 재인에게 찾아오게 하여
盤賜將軍拜舞歸(반사장군배무귀) : 그 쟁반 조장군에게 건네지자 장군은 재배 추무듯이 돌아갔네
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 가벼운 흰 비단 고운 비단도 달아서 나는 듯이 급히 하사되었네
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 귀족들과 권세가들도 그의 필적을 얻고서
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 비로소 병풍들도 빛을 발함을 알게 되었다네
昔日太宗拳毛?(석일태종권모왜) : 옛날 태종의 권모왜와
近時郭家師子花(근시곽가사자화) : 근래 곽자의 장군 집안의 사자화
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 지금의 새로운 그림에 이 두 마리 말 그려져 있어
復令識者久歎嗟(복령식자구탄차) :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다시 오래도록 감탄하게 하였으니
此皆騎戰一敵萬(차개기전일적만) : 이것들 모두 기병에 일기가 만기 대적한 것이어서
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 흰 비단에 자욱이 모래 바람 일고있는 듯하다네
其餘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 그 밖의 그려진 일곱 필 말도 역시 매우 뛰어나서
逈若寒空動煙雪(형약한공동연설) : 멀리 찬 하늘에 연기나 눈이 나부끼는 것 같았다네
霜蹄蹴踏長湫間(상제축답장추간) : 서리 위 달리는 발굽은 긴 노나무 사이를 밟고 차고 있어
馬官?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열) : 말 관원과 말 먹이는 사람들이 줄서서 보고 있다네
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 멋진 아홉 필 말이 매우 뛰어남을 다투는데
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 돌아보는 눈길 맑고 높고 기운은 침착하고 안정되어 있다네
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 묻노니, 고심하며 사랑하는 사람 누구인가
後有韋諷前支遁(후유위풍전지둔) : 후세에는 위풍이 있고 전세에는 진나라 지둔이 있었네
億昔巡幸新豊宮(억석순행신풍궁) : 생각건대, 옛날 현종이 신풍궁에 행차하실 때는
翠華拂天來向東(취화불천래향동) : 비취빛 깃으로 장식한 깃발이 하늘에 펄럭이며 동쪽으로 왔었지
騰?磊落三萬匹(등양뢰락삼만필) : 그때 뛰며 달리던 말이 수없이 많아 삼만 필이나 되었었는데
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 모두가 이 그림의 말과 근육이나 골격이 같았다네
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 옛날 주 목왕이 보물을 바치고 하백에게 조공하듯 현종이 피난 간 뒤로
無復射咬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 다시는 한 무제가 장강에서 교룡을 쏘아 잡던 길 없었다네
君不見金栗堆前松栢裏(군불견금율퇴전송백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현종의 무덤인 금속퇴 앞 소나무와 측백나무 숲에
龍媒去盡鳥呼風(용매거진조호풍) : 준마는 모두 가버리고 부는 바람 속에 새만 울고 있는 것을
  

희작화경가(?作花卿歌)-두보(杜甫)

장난삼아 화경을 노래하다-두보(杜甫)

成都猛將有花卿(성도맹장유화경) : 성동의 용맹한 장군, 화경 장군이 있는데
學語小兒知姓名(학어소아지성명) : 말 배우기 시작한 어린아이도 그 이름 알고 있다네
勇如決?風火生(용여결골풍화생) : 날랜 매처럼 용감하여 바람과 불이 일어나고
見賊唯多身始輕(견적유다신시경) : 보이는 적군이 많아야 몸이 비로소 가벼워진다네
?州副使著?黃(면주부사저자황) : 면주부사 단자장이 모반하여 누런 천자의 옷 입어
我卿掃除卽日平(아경소제즉일평) : 우리 화경 장군이 쓸어버리고 바로 평정했었네
子璋??血?糊(자장촉루혈모호) : 단자장의 해골과 뼈에는 피가 흥건하여
手提擲還崔大夫(수제척환최대부) : 손으로 끌어 던지버리고 최대부에게 돌아왔었네
李侯重有此節度(이후중유차절도) : 이환은 다시 이곳 절도사로 돌아왔으나
人道我卿絶世無(인도아경절세무) : 사람들 우리 화경 장군을 세상에 다시 없는 분이라 한네
旣稱節世無天子(기칭절세무천자) : 세상에 다시 없는 장군이라 하는데 천자는 없는 것인다
何不喚取守東都(하불환취수동도) : 어째서 다시 불러 동도를 지키게하지 않으시는가

  
고백행(古柏行)-두보(杜甫)

오래된 측백나무를 노래함-두보(杜甫)
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로백) : 제갈공명의 사당 앞에 오래된 측백나무
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 가시는 청동같고 뿌리는 돌같구나
霜皮溜雨四十圍(상피류우사십위) : 서리 견딘 껍질에 흘러내린 물방울, 둘레는사십 아름이라
黛色參天二千尺(대색참천이천척) : 검푸른 잎새는 하늘로 이천 척이나 솟아있구나
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 군신이 이미 시국에 따라 함께 모였으니
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 사당 앞의 나무도 사람의 아낌을 받고 있구나
雲來氣?巫峽長(운래기접무협장) : 구름 몰려오면 그 기운 길게 무협으로 이어지고
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 달 떠오르면 그 찬기운 설산의 흰 눈과 통하는구나
億昨路繞錦亭東(억작로요금정동) : 지난 날을 생각하노라, 길 따라 금정 동쪽을 도니
先主武侯同?宮(선주무후동비궁) : 선주 유비와 무후 제갈공명이 같은 사당에 모셔있었다
崔嵬枝幹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 나무 줄기는 크고 높았고 교외의 들판도 오래되어
窈窕丹靑戶?空(요조단청호유공) : 단청은 으슥했으나 창문 안은 아무것도 없이 비어있었다
落落盤踞雖得地(락락반거수득지) : 측백나무는 가지 늘어뜨리고 서리어 땅을 얻고 있으나
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열풍) : 어둑하도록 높이 자라 사나운 바람 많이 받는구나
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 자신을 부지한 것은 곧 신명의 힘이요
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 바르고 곧게 자란 것은 조물주의 공덕일 것이다
大廈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 만약 큰 집이 기울어져 대들보나 기둥감이 필요하여도
萬牛回首丘山重(만우회수구산중) : 나무가 산처럼 무거워 만 마리 소도 고개 돌려 외면할 것이다
不露文章世已驚(불로문장세이경) : 아름다운 무늬가 드러나지 않아도 세상사람들 이미 놀라
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 베기를 거절하지 않아는다 해도 누가 능히 운반해 갈 수 있으리
苦心未免容?蟻(고심미면용루의) : 개미에게 당하는 마음 속 괴로움 면하지 못하고
香葉終經宿鸞鳳(향엽종경숙란봉) : 향기로운 나무 잎새는 난새나 봉황새의 잠자리도 되었을 것이다
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 뜻 있는 선비나 숨어사는 사람들은 원망하고 한탄하지 말아라
古來材大難爲用(고래재대난위용) : 예부터 인재가 크면 쓰이기가 어려웠노라

  


입주행(入奏行)-두보(杜甫)

천다께 상주하러 가는 노래-두보(杜甫)

竇侍御驥之子鳳之雛 (두시어기지자봉지추) : 두 시어사는 뛰어난 천리마나 봉황의 후예 같아
年未三十忠義俱(년미삼십충의구) : 나이 서른이 되지 않았는데도 충성과 의리를 갖추리라
骨?絶代無(골경절대무) : 강직하기는 세상에 다시 없고
炯如一段淸?出萬壑(형여일단청빙출만학) : 번쩍이는 광채는 맑은 얼음이 골짜기에서 꺼내어
置在迎風寒露之玉壺(치재영풍한로지옥호) : 영풍관과 한로관의 옥 병에 넣어둔 것같으리라
蔗漿歸廚金?凍(자장귀주금완동) : 사탕수수 음료를 부엌으로 가져가 금쟁반에 얼려
洗滌煩熱足以寧君軀(세척번열족이영군구) : 무더위를 씻으면 임금님의 몸을 편히 하리라
政用疎通合典則(정용소통합전칙) : 정치에 등용되면 일에 통달하여 법도에 부합되고
戚聯豪貴?文儒(척련호귀체문유) : 핏줄은 호족과 귀족에 연결되고 유학을 몸에 익힌 선비라네
兵革未息人來蘇(병혁미식인래소) : 전쟁은 아직 거치지 않고 사람은 아직 깨어나지 못하니
天子亦念西南隅(천자역념서남우) : 천자께서도 서남 지방의 일을 걱정하신다
吐藩憑陵氣頗?(토번빙릉기파추) : 토번족은 당나라를 업신여기고 기세도 다소 거칠어
竇氏檢察應時須(두씨검찰응시수) : 두시어가 그곳을 검찰하니 시국에 마땅하리라
運粮繩橋壯士喜(운량승교장사희) : 승교까지 식량을 운반하니 병사들은 기뻐하고
斬木火井窮猿呼(참목화정궁원호) : 화정 지방에 나무를 다 베어버리니 원숭이가 울부짓는다
八州刺史思一戰(팔주자사사일전) : 여덟 주의 자사들이 토번과 한번 싸움을 생각하니
三城守邊却可圖(삼성수변각가도) : 수비하는 세 성에서는 도리어 도모할 만하리라
此行入奏計未小(차행입주계미소) : 이번에 행차하여 천자에게 상주하는 일은 사소한 일이 아니니
密奉聖旨恩應殊(밀봉성지은응수) : 천자의 뜻을 은밀히 받드니 그 은혜는 각별하리라
繡衣春當?漢立(수의춘당소한립) : 봄에 수 놓은 어사 복장하고 밤에 은하수 앞에 서리니
綵服日向庭?趨(채복일향정위추) : 낮에는 채색 옷 입고 부모님 계신 집을 분주히 다니리라
省郞京尹必俯拾(성랑경윤필부습) : 성낭이나 경윤의 자리는 그냥 줍듯이 얻어
江花未落還成都(강화미락환성도) : 강가의 꽃이 다 지기 전에 성도로 돌아오리라
肯訪浣花老翁無(긍방완화로옹무) : 돌아오면 완화계의 이 늙은이를 기꺼니 찾아 줄 것이나
爲君?酒滿眼?(위군고주만안고) : 그대 위해 술을 사서 계명주가 눈에 가득할 것이며
與奴白飯馬靑?(여노백반마청추) : 하인에게는 흰 쌀밥을 주고 말에게는 싱싱한 푸른 꼴을 먹여 주리라

  


북정(北征)-두보(杜甫)

북정-두보(杜甫)

皇帝二載秋(황제이재추) : 황제 제위 2년 되는 가을
閏八月初吉(윤팔월초길) : 윤 팔월 초하룻날 좋은 날씨
杜子將北征(두자장북정) : 나 두보는 북으로 나아가
蒼茫問家室(창망문가실) : 멀리 가족을 찾아보련다
維時遭艱虞(유시조간우) : 아아, 어려운 시기를 당하여
朝野少假日(조야소가일) : 조정과 민간에 한가한 날 드물다
顧慙恩私被(고참은사피) : 돌아보건데 부끄럽게도 나만 은총 입어
詔許歸蓬?(조허귀봉필) : 집에 돌아가는 것 허락받았다
拜辭詣闕下(배사예궐하) : 대궐 아래 나아가 하직 여쭙고
??久未出(출척구미출) : 떨리는 마음에 오래도록 나오지 못했네
雖乏諫諍資(수핍간쟁자) : 내 비록 간쟁의 자질 모자라지만
恐君有遺失(공군유유실) : 황제께 잘못 있으실까 두렵기만 하구나
君誠中興主(군성중흥주) : 황제께서는 참으로 중흥의 임금님
經緯固密勿(경위고밀물) : 나라 일에 진실로 애를 쓰셨다네
東胡反未已(동호반미이) : 동쪽 오랑캐 반란이 그치지 아니하니
臣甫憤所切(신보분소절) : 나 두보는 이것이 심히 분통스럽다
揮涕戀行在(휘체련행재) : 눈물 뿌리며 행재를 그리니
道途猶恍惚(도도유황홀) : 가는 길이 오히려 어질어질하도다
乾坤合瘡痍(건곤합창이) : 하늘과 땅이 모두 상처투성
憂虞何時畢(우우하시필) : 근심 걱정은 언제 끝날 것인가
靡靡踰阡陌(미미유천맥) : 느릿느릿 논과 밭 넘어가니
人煙?蕭瑟(인연묘소슬) : 연기 오르는 집은 드물어 쓸쓸하도다
所遇多被傷(소우다피상) : 만나는 사람은 부상당한 사람이 대부분이고
呻吟更流血(신음갱유혈) : 신음하면서 또한 피를 흘리는구나
回首鳳翔縣(회수봉상현) : 고개를 봉상현으로 돌리니
旌旗晩明滅(정기만명멸) : 깃발들은 저녁 빛에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구나
前登寒山重(전등한산중) : 앞으로 차가운 산을 거푸 오르니
屢得飮馬窟(누득음마굴) : 말에 물먹일 동굴도 여러 곳 만났다
?郊入地底(빈교입지저) : 빈주의 성밖은 움푹 꺼져있고
涇水中蕩?(경수중탕휼) : 경수의 물줄기는 그 속에서 세치게 흐른다
猛虎立我前(맹호립아전) : 사나운 범이 내 앞에 서서
蒼崖哮時裂(창애효시렬) : 울부짖으니 절벽이 갈라지는 듯하다
菊垂今秋花(국수금추화) : 국화는 이제 가을 꽃으로 피어있고
石戴古車轍(석대고거철) : 바위에는 옛날 수레자국 나있구나
靑雲動高興(청운동고흥) : 푸른 하늘 구름에 높은 흥취 일고
幽事亦可悅(유사역가열) : 골짜기의 일들이 즐거워할 만하도다
山果多?細(산과다쇄세) : 산의 열매는 하찮은 것이 많지만
羅生雜椽栗(나생잡연률) : 늘어선 온갖 도토리와 밤이 많기도 하다
或紅如丹砂(혹홍여단사) : 단사처럼 발간 것도 있고
或黑如點漆(혹흑여점칠) : 옷칠처럼 까만 것도 있구나
雨露之所濡(우로지소유) : 그것은 비와 이슬에 젖은 것
甘苦齊結實(감고제결실) : 달게도 익었고 쓰게도 익었도다
緬思桃源內(면사도원내) : 멀리 복사꽃 피는 고을을 생각하니
益歎身世拙(익탄신세졸) : 더욱 한탄스럽다, 어설픈 내 처신이
陂陀望??(피타망부치) : 높고 낮은 부주의 산들
巖谷互出沒(암곡호출몰) : 바위와 골짜기는 나타났다 사라졌다 아득하구나
我行已水濱(아행이수빈) : 나는 이미 강가를 걷고있지만
我僕猶木末(아복유목말) : 내 종은 아직 나무끝에 가려져 있구나
?鳥鳴黃桑(치조명황상) : 올빼미는 누런 뽕나무에서 울고
野鼠拱亂穴(야서공난혈) : 들쥐는 어지러운 구멍에서 인사한다
夜深經戰場(야심경전장) : 밤이 깊어 전쟁터를 지나가니
寒月照白骨(한월조백골) : 차가운 달이 백골을 비추는구나
潼關百萬師(동관백만사) : 동관 지키던 백만 대군들
往者散何卒(왕자산하졸) : 지난번에 흩어져 달아남이 어찌 그렇게도 빨랐는가
遂令半秦民(수령반진민) : 마침내 진나라 백성의 절반을
殘害爲異物(잔해위이물) : 죽여서 저승의 귀신을 만들었구나
況我墜胡塵(황아추호진) : 더구나 나는 오랑캐의 티끌에 떨어졌다가
及歸盡華髮(급귀진화발) : 돌아와 보니 모두가 머리가 희끗희끗해졌구나
經年至茅屋(경년지모옥) : 해를 넘겨 내 초가집에 이르니
妻子衣百結(처자의백결) : 아내와 자식의 옷은 누더기로구나
慟哭松聲廻(통곡송성회) : 통곡의 소리는 솔바람에 감돌고
悲泉共幽咽(비천공유열) : 슬픔은 샘물과 함께 목이 메어운다
平生所嬌兒(평생소교아) : 평소에 귀여움 받던 사내아이
顔色白勝雪(안색백승설) : 얼굴빛 흰 것이 눈보다 더하다
見耶背面啼(견야배면제) : 아빠를 보자 돌아서서 우는데
垢?脚不襪(구니각불말) : 때 묻은 발에는 버선도 신지 않았구나
牀前兩少女(상전양소녀) : 침상 앞의 두 계집아이
補綻才過膝(보탄재과슬) : 기운 옷이 터져 겨우 무릎을 가기는구나
海圖柝波濤(해도탁파도) : 바다 그림에는 물결이 동강나 있으니
舊繡移曲折(구수이곡절) : 옛날에 놓은 수가 굽게 꺾여 옮겨진 까닭이라네
天吳及紫鳳(천오급자봉) : 천오와 보랏빛 봉황새
顚倒在?褐(전도재수갈) : 짧은 저고리 위에 거꾸로 서있도다
老夫情懷惡(노부정회오) : 노부는 속이 어짢아
嘔泄臥數日(구설와수일) : 토하고 싸면서 며칠이나 몸져눕는다
那無囊中帛(나무낭중백) : 어찌 자루 속에 비단이 없어
救汝寒凜慄(구여한늠률) : 너희들 추위를 막아 주지 못할까
粉黛亦解苞(분대역해포) : 분과 눈썹먹도 보퉁이에서 나오고
衾?稍羅列(금주초나열) : 요와 이불도 슬쩍 펼쳐진다
瘦妻面復光(수처면부광) : 수척한 아내 얼굴에 다시 빛이 돌고
癡女頭自櫛(치녀두자즐) : 어리숙한 계집아이는 머리를 혼자 빗는다
學母無不爲(학모무불위) : 어미를 본받아 못하는 짓이 없어
曉粧隨手抹(효장수수말) : 아침 화장에 마구 찍어 바르는구나
移時施朱鉛(이시시주연) : 잠시동안 분 바르고 곤지 찍었으니
狼藉畵眉闊(낭자화미활) : 요란도 하구나, 널따란 눈썹 그린 것이
生還對童稚(생환대동치) : 살아와서 어린 것들을 대하니
似欲忘飢渴(사욕망기갈) : 배고픔가 목마름을 거의 잊어버리고 싶다
問事競挽鬚(문사경만수) : 지난 일을 물으며 다투어 수염을 당기지만
誰能卽嗔喝(수능즉진갈) : 누가 곧 화내고 호통을 칠 수 있겠는가
?思在賊愁(번사재적수) : 문득 적에게 잡혀서 있던 때를 생각하니
甘受雜亂?(감수잡란괄) : 복잡하고 시끄러움도 달게 받아들여지는구나
新歸且慰意(신귀차위의) : 새로 돌아온 일만도 위로가되는데
生理焉能說(생리언능설) : 생활의 법도 같은 것을 어찌 마마 말할 수 있겠는가
至尊尙蒙塵(지존상몽진) : 황제께서는 아직도 피난살이
幾日休練卒(기일휴련졸) : 어느 날에나 전쟁이 끝날 것인가
仰觀天色改(앙관천색개) : 우르러 하늘을 보니, 하늘빛이 변하여
坐覺妖?豁(좌각요분활) : 요사한 기운 점차 사라지는 것을 앉아서 느끼노라
陰風西北來(음풍서북래) : 스산한 바람 서북쪽에서 불어오니
慘憺隨回紇(참담수회흘) : 따르는 회흘의 군사들이 참담하구나
其王願助順(기왕원조순) : 그 임금은 우리를 돕고싶다 하며
其俗善馳突(기속선치돌) : 그 습속은 내달리는 일에 뛰어나다고 하는구나
送兵五千人(송병오천인) : 보내 준 병사는 오천 명
驅馬一萬匹(구마일만필) : 거기에다 군마는 일만 필이로다
此輩少爲貴(차배소위귀) : 이 무리들은 ?은이를 귀히 여기니
四方服勇決(사방복용결) : 세상에서 용감하고 과감한 행동에 탄복한다
所用皆鷹騰(소용개응등) : 싸움에 쓰여서는 다 솔개가 하늘을 나는 듯하고
破敵過箭疾(파적과전질) : 적을 무찌름이 화살보다 빠르도다
聖心頗虛佇(성심파허저) : 황제께서는 잠시 우두커니 바라시지만
時議氣欲奪(시의기욕탈) : 당시의 의논으로는 그 기세가 탈환할 것 같았다
伊洛指掌收(이락지장수) : 이수와 낙수는 쉽사리 들어올 것이고
西京不足拔(서경부족발) : 서경은 공격할 것도 없다
官軍請深入(관군청심입) : 우리 군사도 제발 깊이 들어가
蓄銳可俱發(축예가구발) : 정예를 모아서 함께 떠났으면 좋겠도다
此擧開靑徐(차거개청서) : 이 싸움으로 청주와 서주를 열고
旋瞻略?碣(선첨략긍갈) : 다시 항산과 갈석산을 겨냥해야한다
昊天積霜露(호천적상로) : 하늘에는 서리와 이슬 내리니
正氣有肅殺(정기유숙살) : 정기에 엄숙한 살기가 있도다
禍轉亡胡歲(화전망호세) : 재앙을 극복하고 오랑캐를 쳐부수고
勢成擒胡月(세성금호월) : 이 기세로 오랑캐를 사로잡으리라
胡命其能久(호명기능구) : 오랑캐의 운명이 오래 갈 수 있을까
皇綱未宜絶(황강미의절) : 황제의 법통은 끊이지 아니하리라
憶昔狼狽初(억석낭패초) : 지난 낭패하던 그 때를 생각하면
事與古先別(사여고선별) : 옛날에 없던 일이 생겼도다
姦臣竟菹?(간신경저해) : 간신은 끝내 소금에 절여졌고
同惡隨蕩析(동악수탕석) : 그 악당도 따라서 소탕되고 꺾여졌도다
不聞夏殷衰(불문하은쇠) : 들어보지 못했네, 하나라와 은나라가 망함에
中自誅??(중자주말달) : 그 중에 말희와 달기를 스스로 베었다는 말을
周漢獲再興(주한획재흥) : 주나라와 한나라가 다시 일어선 것은
宣光果明哲(선광과명철) : 선왕과 광무제가 명철했기 때문이라네
桓桓陳將軍(환환진장군) : 훌륭하도다, 진장군이시여
仗鉞奮忠烈(장월분충렬) : 군사를 이끌고 충성을 다했도다
微爾人盡非(미이인진비) : 그대 아니면 사람들은 다 죽었고
于今國猶活(우금국유활) : 그대 때문에 지금까지 나라는 살았도다
凄凉大同殿(처량대동전) : 처량한 대동전
寂寞白獸?(적막백수달) : 적막한 백수문
都人望翠華(도인망취화) : 도성의 백성들이 비취 깃발 바라니
佳氣向金闕(가기향금궐) : 상서로운 기운은 황금 대궐 향하는구나
園陵固有神(원릉고유신) : 능묘에는 진실로 귀신이 있으니
掃灑數不缺(소쇄수불결) : 쓸고 닦는 예법 자주 거르지 말아라
煌煌太宗業(황황태종업) : 빛나도다, 태종의 업적이여

  
탄정전감국화(歎庭前甘菊花)-두보(杜甫)

뜰 앞의 감국화를 탄식하다-두보(杜甫)

?前甘菊花移時晩(첨전감국화이시만) : 처마 앞 감국화 옮길 때 늦고
靑蘂重陽不堪摘(청예중양불감적) : 푸른 꽃술은 중양절에도 꺾지못하네
明日蕭條盡醉醒(명일소조진취성) : 내일 아침 찬 날씨에 술에서 깨어나면
殘花爛漫開何益(잔화난만개하익) : 남은 꽃 가득 피어난들 무슨 소용있으fi
籬邊野外多衆芳(이변야외다중방) : 들 밖 울타리 가에 온 갖 꽃 향기롭도다
念玆空長大枝葉(염자공장대지엽) : 이 감국화는 큰 가지에 잎만 무성하여
結根失所纏風霜(결근실소전풍상) : 뿌리 내릴 곳 없어 풍상에 얽혀있으리

  


도죽장인(桃竹杖引)-두보(杜甫)

도죽 지팡이를 노래함-두보(杜甫)

江心蟠石生桃竹(강심반석생도죽) : 강 가운데 서린 돌에 도죽이 자라
蒼波噴浸尺度足(창파분침척도족) : 푸른 물결이 물뿜고 적시어 크기도 적당하자
斬根削皮如紫玉(참근삭피여자옥) : 뿌리잘라 껍질 벗기니 속 줄이 자색 옥빛
江妃水仙惜不得(강비수선석불득) : 강물의 여신인 수선이 아까워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梓潼使君開一束(재동사군개일속) : 재주의 자사가 그대를 시켜 한 묶음 풀어 놓으니
滿堂賓客皆嘆息(만당빈객개탄식) : 대청 가득한 손님들 개 탄식한다
憐我老病贈兩莖(련아로병증량경) : 내가 늙고 병들었음을 불쌍히 여겨 두 개를 주었으니
出入爪甲?有聲(출입조갑갱유성) : 출입에 발톱에 쇳리가 나는구나
老夫復欲東南征(로부부욕동남정) : 나 늙은 몸 동남쪽으로 다시 여행할려고 하노니
乘濤鼓?白帝城(승도고설백제성) : 물결 타고 노 저어서 백제성을 지나리라
路幽必爲鬼神奪(로유필위귀신탈) : 길이 으슥하니 귀신들이 빼앗게 될 것이요
杖劒或與蛟龍爭(장검혹여교룡쟁) : 칼을 잡고 교룡과 싸워야할지 모른다네
重爲告曰杖兮杖兮(중위고왈장혜장혜) : 거듭 고하노니, 지팡이여 지팡이여
爾之生也甚正直(이지생야심정직) : 너의 삶이야 매우 정식하니
愼勿見水踊躍學變化爲龍(신물견수용약학변화위룡) : 조심하여 물을 보고 뛰어올라 변화를 배워 용이 되지 말게나
使我不得爾之扶持(변화위룡사아불득이지부지) : 내가 너의 부축을 받지 못하게 하면
滅迹於君山湖上之靑峯(멸적어군산호상지청봉) : 군산 동정호의 푸른 봉우리에 실종될 것이니라
噫風塵鴻洞兮豺虎咬人(희풍진홍동혜시호교인) : 아, 바람에 날리는 먼지 가득함이여 승냥이와 호랑이가 사람을 무는구나

  

금석행(今夕行)-두보(杜甫)

오늘 저녁의 노래-두보(杜甫)

今夕何夕歲云?(금석하석세운조) :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인가, 한 해가 가는 날이네
更長燭明不可孤(갱장촉명불가고) : 밤은 길고 촛불은 밝으니 혼자 지낼 수야 없다네
咸陽客舍一事無(함양객사일사무) : 함양 객사에는 할 일도 하나 없고
相與博塞爲歡娛(상여박새위환오) : 서로 모여 투전하며 즐겁게 논다네
憑陵大叫呼五白(빙릉대규호오백) : 남을 이기려 크게 소리질러 오백을 부르며
袒跣不肯成梟盧(단선불긍성효로) : 옷을 벋고 맨발로 해보아도 성이나 효는 이루어지지 않는구나
英雄有時亦如此(영웅유시역여차) : 영웅도 때로로 또한 이와 같으리니
邂逅豈卽非良圖(해후기즉비량도) : 우연히 만났으니 어찌 좋은 방법이 아니겠는가
君莫笑劉毅從來布衣願(군막소류의종래포의원) : 그대는 벼슬하지 못한 때의 유의의 소원을 비웃지 말라
家無?石輸百萬(가무담석수백만) : 집에는 몇 섬의 곡식도 없으면서 백만 섬을 투전에 걸었다네

  


막상의행(莫相疑行)-두보(杜甫)

의심하지 말게나-두보(杜甫)

男兒生無所成頭皓白(남아생무소성두호백) : 남아가 살아서 머리가 희어짐이 없었는데
牙齒欲落眞可惜(아치욕락진가석) : 치아가 빠질려하니 정말 어찌 애석하지 않으리
憶獻三賦蓬萊宮(억헌삼부봉래궁) : 내가 지은 <세부>를 봉래궁에 바친 것을 생각하니
自怪一日聲輝赫(자괴일일성휘혁) : 하루 아침에 이름이 당당해졌음을 이상히 여겼다네
集賢學士如堵墻(집현학사여도장) : 집현전 학사들이 담장처럼 둘러 앉아서
觀我落筆中書堂(관아락필중서당) : 내가 중서당에서 글짓는 것 바라보았다네
往時文彩動人主(왕시문채동인주) : 지난 시절 내 글의 문체는 임금을 움직였는데
今日飢寒趨路傍(금일기한추로방) : 오늘날은 주리고 궁하여 길가로 쫓겨다닌다네
晩將末契托年少(만장말계탁년소) : 만년에 말석이라도 젊은 그대에게 의탁하려했으나
當面輸心背面笑(당면수심배면소) : 얼굴을 대해서는 마음을 주다가 안보면 비웃네
寄謝悠悠世上兒(기사유유세상아) :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니
不爭好惡莫相疑(불쟁호오막상의) : 좋고 싫음을 다투지 않으니 의심하지 말게나

  


거의행(去矣行)-두보(杜甫)

떠나가며 노래함-두보(杜甫)

君不見?上鷹(군불견구상응)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사냥꾼의 토시에 앉은 매
一飽卽飛?(일포즉비체) : 한 번 배불리 먹으면 높이 날아오르는 것을
焉能作堂上燕(언능작당상연) : 어찌 대청 위의 제비가 될 수 있겠는가
銜泥付炎熱 (함니부염열) : 진흙을 물고 날아와 권세가의 집에 붙어살겠는가
野人曠蕩無?顔(야인광탕무전안) : 야인은 마음이 넓고 호탕하여 염치없는 얼굴 못하니
豈可久在王侯間(기가구재왕후간) : 어찌 오래도록 왕후들 사이에 있을 수 있겠는가
未試囊中?玉法(미시낭중찬옥법) : 신선되려 주머니 속 옥 먹는 법을 아직 시험해보지 않았지만
明朝且入藍田山(명조차입남전산) : 내일 아침에는 옥 명산지인 남전산으로 들어가려네
  


핍측행(?側行)-두보(杜甫)

나를 죄어오네-두보(杜甫)

?側何?側(핍측하핍측) : 궁박하네, 어찌 아다지도 궁박한지
我居巷南子巷北(아거항남자항북) : 나믐 골목 남쪽에 살고 그대는 북쪽에 산다네
可憐隣里間(가련린리간) : 가련구나, 이웃 동리에 살면서
十日一不見顔色(십일일불견안색) : 열흘에 얼굴 한 번도 못보는구나
自從官馬送還官(자종관마송환관) : 내 말을 관마로 보낸 뒤부터
行路難行澁如棘(행로난행삽여극) : 길 다니기 가시밭 가기처럼 어렵고
我貧無乘非無足(아빈무승비무족) : 나가 가난하녀 탈 것이 없지만 발이 없는 것은 아니라네
昔者相過今不得(석자상과금불득) : 옛날엔 서로 찾아다녔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
實不是愛微軀(실불시애미구) : 사실 미천한 이 몸 아껴서가 아니라네
又非關足無力(우비관족무력) : 또 다리에 힘이 없어서가 아니고
徒步?愁官長怒(도보번수관장노) : 다만 걸어자니다가 관청의 나리들에게 걱정 끼칠까 염려되네
此心炯炯君應識(차심형형군응식) : 이 내 마음을 분명하니 그대는 응당 알 것이네
曉來急雨春風顚(효래급우춘풍전) : 새벽에 갑자기 비내리고 봄바람 어지러웠지만
睡美不聞鍾鼓傳(수미불문종고전) : 잠 푹 들어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와 북소리 듣지 못했네
東家蹇驢許借我(동가건려허차아) : 동쪽집에서 절름발이 노새 내게 빌려주었으나
泥滑不敢騎朝天(니활불감기조천) : 진흙판이 미끄러워 감히 조정에 타고 갈 수 없다네
已令請急會通籍(이령청급회통적) : 이미 임시 휴가를 신청하게 하여 허가서를 받았지만
男兒性命絶可憐(남아성명절가련) : 사나이의 한 목숨이 정말로 가련하구나
焉能終日心拳拳(언능종일심권권) : 어찌 종일토록 마음 따분하게 지내리오
憶君誦詩神凜然(억군송시신름연) : 그대를 생각하며 시를 읊으니 정신이 늠름해진다
辛夷始花亦已落(신이시화역이락) : 목련꽃 처음 꽃피었다가 이미 또 꽃잎 떨어지는데
況我與子非壯年(황아여자비장년) : 하물며 나와 자네는 장년이 아닌가
街頭酒價常苦貴(가두주가상고귀) : 시가의 술값은 늘 너무 비싸
方外酒徒稀醉眠(방외주도희취면) : 세상 밖 술꾼 취하여 잠들기 쉽지않구나
速宜相就飮一斗(속의상취음일두) : 속히 서로 만나 술 한 말 마셔야지
恰有三百靑銅錢(흡유삼백청동전) : 마침 내게는 삼백 청동 동전이 있다네
  


총마행(?馬行)-두보(杜甫)

총마를 노래함-두보(杜甫)

鄧公馬癖人共知(등공마벽인공지) : 등공이 말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도 모두다 아는데
初得花?大宛種(초득화총대완종) : 대완 산의 화총을 처음으로 구하셨다
夙昔傳聞思一見(숙석전문사일견) : 옛 날에 전해듣고 한 번 보고 싶어
牽來左右神皆?(견래좌우신개송) : 좌우로 끌고오자 정신이 다 아찔하였다네
雄姿逸態何??(웅자일태하추줄) : 웅건한 자세와 빼어난 태도가 어찌 이렇게도 높고 험한지
顧影驕嘶自矜寵(고영교시자긍총) : 그림자 돌아보고 교만하게 울며 스스로 사랑 받음을 자랑한다
隅目靑熒夾鏡懸(우목청형래경현) : 각진 눈빛 푸르게 빛나 거울을 끼워 매달아 놓은 것 같아
肉???連錢動(육종외뢰련전동) : 근육 같은 말갈기 울퉁불퉁, 얼룩진 털무늬는 연결된 동전 움직이는 듯 하구나
朝來少試華軒下(조래소시화헌하) : 아침에 화려한 수레 내리는 것 조금 실험해보니
未覺千金滿高價(미각천금만고가) : 천금이 비싼 가격임을 깨닫지 못하겠네
赤汗微生白雪毛(적한미생백설모) : 붉은 땀이 백설 같은 털에서 조금 나오는데
銀鞍却覆香羅?(은안각복향나파) : 은 안장에는 향기 나는 비단 수건이 덮여있도다
卿家舊物公能取(경가구물공능취) : 양경 집안의 오래된 것을 이공이 갖게 되었으니
天廐眞龍此其亞(천구진룡차기아) : 이것은 천자 마굿간의 용마와 버금가는 말이로다
晝洗須騰涇渭深(주세수등경위심) : 낮에는 모름지기 위수와 경수 깊은 물을 뛰어넘고
夕趨可刷幽幷夜(석추가쇄유병야) : 저녁에는 달려 유주와 병주의 밤에 탈을 솔질하리라
吾聞良驥老始成(오문량기로시성) : 듣건대, 천리마란 늙어야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此馬數年人更驚(차마수년인갱경) : 이 말은 몇 년 사이에 사람을 더욱 놀라게 하였다
豈有四蹄疾於鳥(기유사제질어조) : 어찌 있겠는가, 네 말발굽이 새보다 빠른데도
不與八駿俱先鳴(불여팔준구선명) : 팔 준마와 같이 먼저 울며 달려들지 않겠는가
時俗造次那得致(시속조차나득치) : 세상에서 갑자기 어찌 생겨날 수 있겠는가
雲霧晦冥方降精(운무회명방강정) : 어둑한 구름과 안개에서 이제 막 정기가 내려온다
近聞下詔喧都邑(근문하조훤도읍) : 요즈음 듣건데, 좋은 말 구하는 조서를 내려 도읍이 떠들썩한데
肯使麒麟地上行(긍사기린지상행) : 기린마를 그냥 땅에 다니게 내버려두려 하겠는가
  


이호현장인호마행(李?縣丈人胡馬行)-두보(杜甫)

호현 고을의 이노인의 호마를 노래함-두보(杜甫)

丈人駿馬名胡?(장인준마명호류) : 노인은 준마를 호류라고 이름지었네
前年避胡過金牛(전년피호과금우) : 지난 해 오랑캐를 피하여 금우 지방을 지났다
廻鞭却走見天子(회편각주현천자) : 말머리를 돌려 되돌아가다가 천자를 알현하고
朝飮漢水暮靈州(조음한수모령주) : 아침에 한수를 마시고 저녁에 영주에 와서
自矜胡?奇絶代(자긍호류기절대) : 스스로 호류를 자랑하기를 시대에 다시 없을 만큼 뛰어나다네
乘出千人萬人愛(승출천인만인애) : 타고 나서면 천만 인이 모두 좋아한다니
一聞說盡急難材(일문설진급난재) : 설명을 듣고나니, 위급을 구해 줄 좋은 자질이구나
轉益愁向駑?輩(전익수향노태배) : 더욱 더 근심스럽게 둔한 말들을 바라보게 되나니
頭上銳耳批秋竹(두상예이비추죽) : 머리 위의 날카로운 귀는 가을 대나무를 깎아 놓은듯
脚下高蹄削寒玉(각하고제삭한옥) : 다리 아래 높은 발굽은 옥을 깎아 놓은 듯하구나
始知神龍別有種(시지신룡별유종) : 신룡에는 특별한 종자가 있음을 비로소 알았으니
不比俗馬空多肉(불비속마공다육) : 저속한 말들이 공연히 살찐 것과 비교되지 않는구나
洛陽大道時再淸(락양대도시재청) : 서울 낙양의 큰 길, 시국이 다시 맑아져
累日喜得俱東行(루일희득구동행) : 여러 날 만에 기뻐하며 함께 동쪽으로 왔다네
鳳臆龍?未易識(봉억룡기미이식) : 봉황새 가슴과 용의 수염을 쉽게 알아보지 못했지만
側身注目長風生(측신주목장풍생) : 몸 기울여 자세히 살피니 긴 바람같은 기운이 이는구나

  


고도호총마행(高都護?馬行)-두보(杜甫)

도호 고선지 장군의 말인 총마를 노래함-두보(杜甫)

安西都護胡靑?(안서도호호청총) : 안서 도호 장군의 서호의 총마는
聲價?然來向東(성가훌연래향동) : 높은 명성 지닌 채 갑자기 와서 동쪽으로 향하네
此馬臨陣久無敵(차마림진구무적) : 이 말은 싸움에서 오랫동안 적수가 없어
與人一心成大功(여인일심성대공) : 사람과 한 마음으로 큰 공적을 이루었다네
功成惠養隨所致(공성혜양수소치) : 공을 이루자 은혜롭게 길러져 가는대로 두었으니
飄飄遠自流沙至(표표원자류사지) : 이 말은 원래 날리듯 달려서 멀리 사막지방에 왔다네
雄姿未受伏?恩(웅자미수복력은) : 웅혼한 자태는 마판에서 편히 길러지는 것 바라지 않고
猛氣猶思戰場利(맹기유사전장리) : 날랜 기운은 여전히 전장에서 유익함을 생각하게 하네
腕促蹄高如?鐵(완촉제고여북철) : 관절이 짧고 발굽이 높아 쇠덩어리 뉘어놓은 것 같아
交河幾蹴層?裂(교하기축충빙렬) : 교하지방을 몇 번이나 차고 다려 얼음을 갈라놓았을까
五色散作雲滿身(오색산작운만신) : 오색 갈기 흩어져 구름이 몸에 가득한 듯 하고
萬里方看汗流血(만리방간한류혈) : 만리를 달려야 핏빛 땀이 흐르는 것 보인다
長安壯兒不敢騎(장안장아불감기) : 서울 장안 장자들도 감히 타지 못하나니
走過?電傾城知(주과체전경성지) : 번개치듯 달려는 것을 성안 사람들 모두 알기 때문이네
靑絲絡頭爲君老(청사락두위군로) : 푸른 실로 갈기털 묶고 주인을 위해 늙어가려니
何由却出橫門道(하유각출횡문도) : 어찌하면 다시 서울 장안 횡문을 지나 전장으로 갈까

  


취가행(醉歌行)-두보(杜甫)

술에 취하여 부른 노래-두보(杜甫)

陸機二十作文賦(륙기이십작문부) : 진나라 육기는 나이 스물에 문부를 지었지만
汝更小年能綴文(여갱소년능철문) : 너는 더욱 ?은 나이에 글을 지을 수 있었다
總角草書又神速(총각초서우신속) : 총각인데도 초서를 썼을 뿐아니라 빨리도 썼서
世上兒子徒紛紛(세상아자도분분) : 세상 아이들은 공연히 많아 분분하기만 했다
??作駒已汗血(화류작구이한혈) : 명마 화류가 새끼를 낳자 이미 피땀을 흘리고
?鳥擧?連靑雲(지조거핵련청운) : 사나운 새가 날개죽지를 들어올려 푸른 하늘의 구름을 나는 듯 하였다
詞源倒流三峽水(사원도류삼협수) : 네 문장의 원천은 삼협의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함과 같고
筆陣獨掃千人軍(필진독소천인군) : 붓의 기세는 천 명의 군사를 혼자서 쓸어내는 것 같았다
只今年?十六七(지금년재십륙칠) : 지금 네 나이는 불과 십육칠세
射策君門期第一(사책군문기제일) : 임금님 앞에서 사책 과거를 보아 일등을 기약했었다
舊穿楊葉眞自知(구천양엽진자지) : 옛사람 활 쏘아 버들잎을 맞춘 것 같이 자신을 잘 알고있으니
暫蹶霜蹄未爲失(잠궐상제미위실) : 잠시 서리에 미끄러진 말은 아직 실족한 것이 아니듯이
偶然擢秀非難取(우연탁수비난취) : 우연히 길게 자라나는 기회는 가지기 어렵지 않나니
會是排風有毛質(회시배풍유모질) : 마침 바람을 밀치는 거친 날개가 있기 때문이다
汝身已見唾成珠(여신이견타성주) : 너 자신은 침을 뱉으면 구슬이 되는 사람으로 알려졌으니
汝伯何由髮如漆(여백하유발여칠) : 너의 삼촌인 나 두보는 어이해야 머리털이 옻처럼 검어질까
春光淡?秦東亭(춘광담타진동정) : 장안 동쪽 역 누대에 봄빛이 출렁이고
渚蒲牙白水荇靑(저포아백수행청) : 물가의 창포는 치아처럼 희고 마름풀은 푸르다
風吹客衣日??(풍취객의일고고) : 햇살은 밝은데 바람은 나그네 옷에 불어들고
樹攪離思花冥冥(수교리사화명명) : 꽃빛은 어둑한데 나무는 이별의 심사를 어지럽힌다
酒盡沙頭雙玉甁(주진사두쌍옥병) : 모랫벌에서 두 옥 병의 술이 다 하니
衆賓已醉我獨醒(중빈이취아독성) : 여러 손님들은 이미 취했으나 나 혼자 깨어있도다
乃知貧賤別更苦(내지빈천별갱고) : 가난한 사람의 이별이 더욱 아픈 줄을 이제야 알고
呑聲??涕泣零(탄성척촉체읍령) : 울음을 삼키며 머뭇거리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천육표기가(天育驃騎歌)-두보(杜甫)

천육의 날랜 말을 노래하다-두보(杜甫)

吾聞天子之馬走千里(오문천자지마주천리) : 내가 듣건데, 천자의 말은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는데
今之畵圖無乃是(금지화도무내시) : 지금의 이 그림이 바로 그렇지 않은가
是何意態雄且傑(시하의태웅차걸) : 이것이 얼마나 자태가 웅장하고 걸출해 보이는가
駿尾蕭梢朔風起(준미소초삭풍기) : 준마의 꼬리에슨 쓸쓸한 나뭇가지에 북풍이 일고
毛爲綠?兩耳黃(모위록표량이황) : 털빛은 녹옥색, 두 귀는 노랗구나
眼有紫焰雙瞳方(안유자염쌍동방) : 눈에는 자주빛 화염이 일고 두 눈동자는 각지는구나
矯矯龍性合變化(교교룡성합변화) : 교교한 용과 같은 성질은 변화에 적합하고
卓立天骨森開張(탁립천골삼개장) : 우뚝선 뼈대는 삼엄하게 뻗어있구나
伊昔太僕張景順(이석태복장경순) : 옛날 태복 장경순이
考牧攻駒閱淸峻(고목공구열청준) : 기르고 길들이어 맑고 건장한 말을 알아보고
遂令大奴字天育(수령대노자천육) : 나침내 대노로 하여금 천육을 지키게 하였다네
別養驥子憐神俊(별양기자련신준) : 신통하고 빼어난 점을 좋아해 건장한 놈을 별도로 기르게 하였다
當時四十萬匹馬(당시사십만필마) : 당시에 사십 만 마리 말이 있었는데
張公嘆其才盡下(장공탄기재진하) : 장경순은 그 재질이 모두가 하급인 것을 탄식하였다네
故獨寫眞傳世人(고독사진전세인) : 그러므로 다만 실물을 그려서 세상에 전하게 한 것인데
見之座右久更新(견지좌우구갱신) : 좌우에 두고 보니 오래될수록 더욱 새로워지네
年多物化空形影(년다물화공형영) : 여러 해 지난 물건들은 변하여 공연히 형태만 있으니
嗚呼健步無由騁(오호건보무유빙) : 아, 굳센 발걸음으로 다리게 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如今豈無??與??(여금기무요뇨여화류) : 지금은 어찌 요노와 화류 같은 명마는 없는 것인가
時無王良伯樂死卽休(시무왕량백락사즉휴) : 이 시대에는 왕량과 백락이 없기에 그대로 죽어갈 뿐이라네

  


이조팔분소전가(李潮八分小篆歌)-두보(杜甫)

이조의 팔분소전을 노래하다-두보(杜甫)

蒼?鳥跡旣茫昧(창힐조적기망매) : 창힐의 새 발자국 글자 이미 망연하여 모르게 되어
字體變化如浮雲(자체변화여부운) : 자체의 변화는 뜬 구름 같아졌구나
陳倉石鼓又已訛(진창석고우이와) : 진차의 석고체 또한 이미 와전되어서
大小二篆生八分(대소이전생팔분) : 다전과 소전이 팔분서를 낳게 했네
秦有李斯漢蔡邕(진유리사한채옹) : 진나라에는 이사가 있었고 한나라에는 채옹이 있었지만
中間作者寂不聞(중간작자적불문) : 그 중간의 작자는 적막하여 아무도 전하지 않았네
?山之碑野火焚(역산지비야화분) : 진시황의 역산의 비석도 들불에 다 타버리니
棗木傳刻肥失眞(조목전각비실진) : 대추나무에 옮겨 새겨 전하나 자획이 굵어져 진품과 다르다네
苦縣光和尙骨立(고현광화상골립) : 고현에는 한나라 때 세운 노자비가 아직 우뚝 서있지만
書貴瘦硬方通神(서귀수경방통신) : 글씨는 여위고 굳어야만 신통하다네
惜哉李蔡不復得(석재리채불부득) : 아깝도다, 이사와 채옹은 다시 나오지 않으니
吾甥李潮下筆親(오생리조하필친) : 나의 생질 이조의 글씨씀이 그들과 가깝다네
尙書韓擇木騎曹蔡有隣(상서한택목기조채유린) : 상서 한택목과 병조 참판 채유린이 있다네
開元已來數八分(개원이래수팔분) : 개원 이래로 몇 사람의 팔분서를 쓰는 사람이 있는데
潮也奄與二子成三人(조야엄여이자성삼인) : 이조에게는 두 아들이 있으니 모두 세 사람이고
?潮小篆逼秦相(황조소전핍진상) : 더구나 이조의 소전은 진나라 제상 시사와 집진하니
快劒長戟森相向(쾌검장극삼상향) : 예리한 칼과 긴 창이 삼업하게 마주보는 듯하네
八分一字直百金(팔분일자직백금) : 팔분 한 글자는 백금의 값이 나가니
蛟龍盤拏肉屈强(교룡반나육굴강) : 교룡이 서리어 뒤틀려 근육이 억세게 보인다네
吳郡張顚誇草書(오군장전과초서) : 오군의 장전이 초서를 자랑하지만
草書非古空雄壯(초서비고공웅장) : 초서는 옛 것 아니고 부질없이 웅장하기만 하다네
豈知吾甥不流宕(기지오생불류탕) : 어찌 내 생질이 제멋대로 방탕하지 않은 것을 알겠는가
丞相中郞丈人行(승상중랑장인행) : 승상 이사와 중랑 채옹의 노숙한 행렬에 이르렀다네
巴東逢李潮(파동봉리조) : 파동에서 이조를 만났는데
逾月求我歌(유월구아가) : 한 달이 지나 나에게 노래를 지어줄 것을 요청하는구나
我今衰老才力薄(아금쇠로재력박) : 내가 이제 노쇠하고 재능도 보잘것 없어졌으니
潮乎潮乎奈汝何(조호조호내여하) : 조여, 이조여, 내 너를 어찌 노래할 것인가

  


유소부신화산수장가(劉少府新畵山水障歌)-두보(杜甫)

유보부가 그린 산수 병풍을 노래하다-두보(杜甫)

堂上不合生楓樹(당상불합생풍수) : 대청 위에는 단풍나무 자라지 못하는데
怪底江山起烟霧(괴저강산기연무) : 이상하게도 강산의 아래 쪽에서 안개가 피어오른다
聞君掃却赤縣圖(문군소각적현도) : 듣건대, 그대가 적현도를 쓸어 없애버리고
乘興遣畵滄洲趣(승흥견화창주취) : 흥에 따라 산수의 흥을 그려서 기분을 푼다지
畵師亦無數(화사역무수) : 화가는 또한 무수히 많지만
好手不可遇(호수불가우) : 진정한 화가는 만나기 어렵다지
對此融心神(대차융심신) : 이 그림을 보니 마음과 정신이 융합되니
知君重毫素(지군중호소) : 그대가 붓과 비단 화폭을 신중히 여김을 알겠네
豈但祁岳與鄭虔(기단기악여정건) : 어찌 가악과 정건 정도에 그치겠는가
筆迹遠過楊契丹(필적원과양계단) : 필치가 양계단보다 훨씬 뛰어나네
得非玄圃裂(득비현포렬) : 곤륜산의 현포를 잘라 갖다 놓은 것이 아이라면
無乃瀟湘飜(무내소상번) : 소수와 상수가 물결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然坐我天?下(초연좌아천모하) : 초연히 나를 천모산 아래에 앉혀놓은 것이라면
耳邊已似聞精猿(이변이사문정원) : 내 귓가에는 이미 맑은 원숭이 소리 들리는 듯하네
反思前夜風雨急(반사전야풍우급) : 지난 밤 비바람 세차게 불던 일 도리켜 생각해보니
乃是蒲城鬼神入(내시포성귀신입) : 이는 바로 포성의 귀신이 들어온 것 아닐까
元氣淋?障猶濕(원기임리장유습) : 천지의 원기는 질펀하고 병풍도 젖어있음은
眞宰上訴天應泣(진재상소천응읍) : 주제자가 상소하여 하늘이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野亭春還雜花遠(야정춘환잡화원) : 들판 정자에 봄이 찾아왔으나 꽃 피기는 아직 이르고
漁翁暝踏孤舟立(어옹명답고주립) : 늙은 어부 어둠을 밟고 외로운 배에 서있구나
滄浪水深靑溟闊(창랑수심청명활) : 맑은 강물은 깊고 푸른 하늘은 넓고
?岸側島秋毫末(의안측도추호말) : 언덕 곁에 기댄 섬은 자세히 그려있기도 하다
不見湘妃鼓瑟時(불견상비고슬시) : 상수의 왕비가 거문고 타는 것 보이지 않고
至今斑竹臨江活(지금반죽림강활) : 지금은 얼룩 대나무만이 강가에 살아있다
劉侯天機精(류후천기정) : 유소부는 천기에 정통하고
愛畵入骨髓(애화입골수) : 그림을 좋아하는 것이 골수에 박혔다네
自有兩兒郞(자유량아랑) : 아들이 둘 있는데
揮灑亦莫比(휘쇄역막비) : 붓을 휘두름이 비길 사람이 없다네
大兒聰明到(대아총명도) : 큰 아들은 총명함이 지극하여
能添老樹?崖裏(능첨로수전애리) : 산 마루와 절벽에 오래된 나무 그려넣을 수 있다네
小兒心孔開(소아심공개) : 작은 아들은 마음의 창이 열려서
貌得山僧及童子(모득산승급동자) : 산승과 동자의 모습을 잘 그려낸다네
若耶溪雲門寺(약야계운문사) : 약야계와 운문산이 있는데
吾獨胡爲在泥滓(오독호위재니재) : 나만 홀로 어찌 진흙판에 사는가
靑鞋布襪從此始(청혜포말종차시) : 짚신에 버선 신고 이제부터 시작하자
  


희위언위쌍송도가(戱韋偃爲雙松圖歌)-두보(杜甫)

장난삼아 위언이 그린 쌍송도를 노래하다-두보(杜甫)

天下幾人畵古松(천하기인화고송) : 천하에 몇 사람이 노송을 그렸는지
畢宏已老韋偃少(필굉이로위언소) : 필굉은 이미 늙었어도 위언은 아직 젊다
絶筆長風起纖末(절필장풍기섬말) : 빼어난 필력으로 장풍에 일어나는 나무 끝과
滿堂動色嗟神妙(만당동색차신묘) : 방안 가득한 사람들의 감동한 얼굴빛까지 그려낸다
兩株慘裂苔蘚皮(량주참렬태선피) : 두 그루 소나무의 참렬히 찢기어진 이끼 낀 껍질
屈鐵交錯回高枝(굴철교착회고지) : 굽은 쇠줄 얽혀진 굽은 높은 나뭇가지도 그려낸다
白?朽骨龍虎死(백최후골룡호사) : 흰 곳은 용과 호랑이 죽어 꺾이고 썩은 뼈같고
黑入大陰雷雨垂(흑입대음뢰우수) : 검은 곳은 태음의 세계로 들어간 우뢰와 비가 드리운 것다
松根胡僧憩寂寞(송근호승게적막) : 소나무 뿌리에는 오랑캐 스님이 가만히 쉬고 있는데
?眉皓首無住著(방미호수무주저) : 짙은 눈썹과 흰머리는 아무런 집착도 없어보인다
偏袒右肩露雙脚(편단우견로쌍각) : 오른쪽 어깨로 옷 걷어올리고 두 다리 드러내어
葉裏松子僧前落(엽리송자승전락) : 솔잎 속에서 솔방울 스님 앞에 뜰어진다
韋侯韋侯數相見(위후위후수상견) : 위 선생, 위 선생 우리 서로 자주 만었지
我有一匹好東絹(아유일필호동견) : 내게 한 필의 좋은 비단 있으니
重之不?錦繡?(중지불감금수가) : 중하기는 수놓은 비단 못지 않다네
已令拂拭光凌亂(이령불식광릉란) : 이미 잘 털고 닦아서 광채가 요란한데
請公放筆爲直幹(청공방필위직간) : 붓을 놓아 곧은 소나무 하나 그려주시게나

  


 

제이존사송수장자가(題李尊師松樹障子歌)-두보(杜甫)

이존사의 소나무 가리개에 제한 노래-두보(杜甫)

老夫淸晨梳白頭(노부청신소백두) : 늙은이 맑은 아침에 흰 머리 빗고 있는데
玄都道士來相訪(현도도사래상방) : 현도 도사가 찾아왔다네
握髮呼兒延入戶(악발호아연입호) : 반가워 머리털 움켜쥔 채로 아이 불러 맞아 방에 들이니
手持新畵靑松障(수지신화청송장) : 손에 새로 청송 병풍 그림을 쥐고 있다
障子松林靜杳冥(장자송림정묘명) : 병풍 속 소나무 숲은 고요하고도 아득한데
憑軒忽若無丹靑(빙헌홀약무단청) : 툇마루에 기대어 보니 문득 물감으로 그린 것 아닌 것 같아
陰崖却承霜雪幹(음애각승상설간) : 그늘진 언덕에 서리와 눈 내린 소나무 줄기 이어있고
偃盖反走?龍形(언개반주두룡형) : 덮개인 듯 누운 가지 도리어 교룡모양으로 뻗어있다
老夫平生好奇怪(로부평생호기괴) : 늙은이 평생토록 기이하고 괴상한 것 좋아하였으나
對此興與精靈聚(대차흥여정령취) : 이 그림 대하니 흥취과 정령이 모여 집중되는구나
已知仙客意相親(이지선객의상친) : 신선 기골의 손님과 마음이 서로 통함을 이미 알았고
更覺良工心獨苦(갱각량공심독고) : 더욱이 뛰어난 화공의 마음 속 혼자의 고통을 알았도다
松下丈人巾?同(송하장인건구동) : 소나무 아래 노인장과 두건과 신도 같으니
偶坐似是商山翁(우좌사시상산옹) : 나란히 둘이 앉은 것이 곧 상산의 네 노인들과 같구나
?望聊歌紫芝曲(창망료가자지곡) : 창연히 바라보며 애오라지 자지곡을 불러보니
時危慘澹來悲風(시위참담래비풍) : 시국이 위태로워 참담히도 슬픈 바람 불어오는구나

  
희제왕재화산수도가(戱題王宰畵山水圖歌)-두보(杜甫)

왕재가 그린 산수화에 재미로 지는 노래-두보(杜甫)

十日畵一水(십일화일수) : 열흘 만에 한 강물 그리고
五日畵一石(오일화일석) : 닷세 만에 한 개의 돌을 그렸다네
能事不受相促迫(능사불수상촉박) : 일에 능한 사람은 상대방의 재촉을 받지 않으니
王宰始肯留眞迹(왕재시긍류진적) : 화가 왕재가 처음으로 진실한 그림을 날기려 하네
壯哉?崙方壺圖(장재곤륜방호도) : 웅장하도다, 곤륜방호도여
掛君高堂之素壁(괘군고당지소벽) : 그대의 넓은 대청의 흰 벽에 걸어두게나
巴陵洞庭日本東(파릉동정일본동) : 파릉의 동정호에서 일본의 동해까지
赤岸水與銀河通(적안수여은하통) : 붉은 언덕의 물은 은하수와 통하는구나
中有雲氣隨飛龍(중유운기수비룡) : 가운데는 구름기운 용을 따라 나르고
舟人漁子入浦?(주인어자입포서) : 사공과 어부가 포구로 찾아드는구나
山木盡亞洪濤風(산목진아홍도풍) : 산의 나무는 모두 큰 물결이는 바람에 누웠으니
尤工遠勢古莫比(우공원세고막비) : 더욱 원경에 능하여 옛 사람도 따르지 못한다
咫尺應須論萬里(지척응수론만리) : 지척의 거리를 만리를 논해야하나니
焉得幷州快剪刀(언득병주쾌전도) : 어찌 하면 병주 고을의 좋은 가위 얻어서
?取吳松半江水(전취오송반강수) : 오송의 강물 절반을 잘라 가질 수 있을까

  


서경이자가(徐卿二子歌)-두보(杜甫)

서경의 두 아들을 노래하다-두보(杜甫)

君不見徐卿二子生絶奇(군불견서경이자생절기)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서경의 두 아들이 뛰어난 것을
感應吉夢相追隨(감응길몽상추수) : 길한 꿈에 감응하여 연이어 태어났다네
孔子釋氏親抱送(공자석씨친포송) : 공자님과 부처님이 직접 안아 보내주었다니
竝是天上麒麟兒(병시천상기린아) : 모두 하늘이 내린 기린아라네
大兒九齡色淸徹(대아구령색청철) : 큰 아들은 아홉 살인데 비부색이 맑고 깨끗하여
秋水爲神玉爲骨(추수위신옥위골) : 가을 물처럼 맑은 정신과 옥처럼 고귀한 뼈대를 가졌고
少兒五歲氣食牛(소아오세기식우) : 작은 아이는 다섯 살인데 소라도 잡을 기골이라네
滿堂賓客皆廻頭(만당빈객개회두) : 집안 가득한 손님들 모두 머리 돌려바라보며
吾知徐公百不憂(오지서공백불우) : 서공은 이제 아무 걱정 없음을 우리는 알겠다
積善袞袞生公侯(적선곤곤생공후) : 꾸준히 적선하여 공후감 낳았도다
丈夫生兒有如此二雛者(장부생아유여차이추자) : 대장부 아들 낳아 이 두 자식 같다면야
名位豈肯卑微休(명위기긍비미휴) : 명성과 지위가 어찌 낮고 미천하다고 그칠 수 있겠는가
 
 


취시가(醉時歌)-두보(杜甫)

술에 취한 노래-두보(杜甫)

諸公袞袞登臺省(제공곤곤등대성) : 여러 고관들 달아서 대에 오르나
廣文先生官獨冷(광문선생관독랭) : 광문선생은 벼슬이 홀로 싸늘하다
甲第紛紛厭粱肉(갑제분분염량육) : 즐비한 저택에서는 좋은 음시과 고기도 싫증나나
廣文先生飯不足(광문선생반불족) : 광문 선생은 먹을 밥도 부족하다네
先生有道出羲皇(선생유도출희황) : 선생은 복희씨와 황제보다 뛰어난 도를 지니고
先生有才過屈宋(선생유재과굴송) : 굴원과 송옥보다 재주가 뛰어나도다
德尊一代常?軻(덕존일대상감가) : 덕망이 일대에 높아도 항상 기회를 얻지 못하니
名垂萬古知何用(명수만고지하용) : 명성이 만고에 전해진들 무슨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다
杜陵野客人更嗤(두릉야객인갱치) : 두릉의 늙은이를 사람들은 더욱 비웃으리라
被褐短窄?如絲(피갈단착빈여사) : 입은 베옷은 짧고 좁으며 머리털은 명주실 같도다
日?太倉五升米(일적태창오승미) : 날마다 나라 창고에서 닷 되 쌀이나 받으니
時赴鄭老同襟期(시부정로동금기) : 가끔은 정 영감에게 가서 같은 심정을 달랜다
得錢卽相覓(득전즉상멱) : 돈이 생기면 바로 서로를 찾아가
沽酒不復疑(고주불부의) : 술을 사먹기 주저하지 않는다
忘形到爾汝(망형도이여) : 형식 잊고 너니 나니 하는 사이가 되고
痛飮眞吾師(통음진오사) : 통음하니 정말 나의 술 스승이다
淸夜沈沈動春酌(청야침침동춘작) : 맑은 밤은 깊어가고 봄 술자리는 흥청되고
燈前細雨?花落(등전세우첨화락) : 등불 앞에 가랑비 내리고 처마에는 꽃이 진다
但覺高歌有鬼神(단각고가유귀신) : 소리 높여 노래 불러도 도와줄 귀신 있음을 느끼나니
焉知餓死塡溝壑(언지아사전구학) : 굶어죽어 도라지나 골짜기를 메우개 될줄을 어찌 알리오
相如逸才親滌器(상여일재친척기) : 재주 뛰어난 사마상여도 직접 그릇을 씻었고
子雲識字終投閣(자운식자종투각) : 글 잘 아는 양자운도 끝내 교서각에서 투신하였다
先生早賦歸去來(선생조부귀거래) : 선생은 일찍이 귀거래사를 지어
石田茅屋荒蒼苔(석전모옥황창태) : 돌밭과 초갓집이 푸른 이끼러 황폐해졌도다
儒術於我何有哉(유술어아하유재) : 유학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孔丘盜?俱塵埃(공구도척구진애) : 공자와 도척이 모두 흙먼지가 되었도다
不須聞此意慘愴(불수문차의참창) : 이 말을 듣고 반드시 마음이 서글퍼질 필요가 없으니
生前相遇且銜盃(생전상우차함배) : 살아있을 때 서로 만나 또 술이나 한 잔 하세 그려
  


상황서순남경가십수10(上皇西巡南京歌十首10)-두보(杜甫)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두보(杜甫)

劍閣重關蜀北門(검각중관촉북문) : 검각중궐은 촉 땅의 북문에 있고

上皇歸馬若雲屯(상황귀마약운둔) : 상황이 돌아오는 말은 구름이 뭉쳐있는 듯

少帝長安開紫極(소제장안개자극) : 장안의 ?은 황제 자극궁을 여니

雙懸日月照乾坤(쌍현일월조건곤) : 해와 달 모두 걸려서 천지를 비추고 있구나

  


상황서순남경가십수9(上皇西巡南京歌十首9)-두보(杜甫)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두보(杜甫)

水綠天?不起塵(수록천청불기진) : 물과 하늘 푸르고 먼지 하나 일지 않고

風光和暖勝三秦(풍광화난승삼진) : 풍광이 따뜻하여 삼진보다 낫구나

萬國煙花隨玉輦(만국연화수옥련) : 만국의 봄경치 임금님 수레 따라와

西來添作錦江春(서래첨작금강춘) : 서쪽에서 와 강의 봄을 수놓는구나

  


상황서순남경가십수8(上皇西巡南京歌十首8)-두보(杜甫)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두보(杜甫)

秦開蜀道置金牛(진개촉도치금우) : 중국에서 촉도를 열어 금우에 두었으니

漢水元通星漢流(한수원통성한류) : 한수는 원래 은하수와 통햐여 흘러간다

天子一行遺聖跡(천자일행유성적) : 천자가 한번 다녀가 자취를 남기시니

錦城長作帝王州(금성장작제왕주) : 금성 땅이 오래도록 황제의 고을 되었도다

  

상황서순남경가십수7(上皇西巡南京歌十首7)-두보(杜甫)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두보(杜甫)

錦水東流繞錦城(금수동류요금성) : 금수는 동으로 흘러 금성을 두르고

星橋北掛象天星(성교북괘상천성) : 성교는 북으로 걸려 별모양을 짓는다

四海此中朝聖主(사해차중조성주) : 온 세상은 이곳으로 임금께 조공하고

峨眉山下列仙庭(아미산하렬선정) : 아미산 아래에 신선의 뜰이 펼쳐진다

  

상황서순남경가십수6(上皇西巡南京歌十首6)-두보(杜甫)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두보(杜甫)

濯錦?江萬里流(탁금청강만리류) : 깨긋한 비단 같은 금강 만리나 흘러가고

雲帆龍?下揚州(운범룡가하양주) : 구름 돛 단 임금의 배는 양주 땅으로 내려간다

北地雖誇上林苑(북지수과상림원) : 북쪽 땅에서는 상림원을 자랑해도

南京還有散花樓(남경환유산화루) : 남경에서는 오히려 산화루가 있도다

   


상황서순남경가십수5(上皇西巡南京歌十首5)-두보(杜甫)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두보(杜甫)

萬國同風共一時(만국동풍공일시) : 모든 나라에 동시에 바람 부는데

錦江何謝曲江池(금강하사곡강지) : 금강은 어찌하여 곡강지를 사양하는가

石鏡更明天上月(석경경명천상월) : 돌 거울은 다시 밝아지고 하늘엔 달 뜨니

後宮親得照蛾眉(후궁친득조아미) : 후궁에 친히 들어 미녀를 비추는구나

  


상황서순남경가십수3(上皇西巡南京歌十首3)-두보(杜甫)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두보(杜甫)

華陽春樹號新?(화양춘수호신풍) : 화양의 봄숲을 신풍이라 부르는데

行入新都若舊宮(행입신도약구궁) : 걸어서 신도에 들어서니 옛 궁궐과 같구나

柳色未饒秦地綠(류색미요진지록) : 버들빛은 진나라 땅보다 짙지 않으나

花光不滅上陽紅(화광불멸상양홍) : 꽃빛은 상양의 붉음을 없애지 못하는구나

  


상황서순남경가십수2(上皇西巡南京歌十首2)-두보(杜甫)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두보(杜甫)

九天開出一成都(구천개출일성도) : 하늘 문이 열려지니 하나의 도읍이 나타나고

萬戶千門入?圖(만호천문입화도) : 집집마다 수많은 대문에 그림이 그려있구나

草樹雲山如錦繡(초수운산여금수) : 구름 낀 산의 풀과 나무 비단을 깔아 놓은 듯

秦川得及此間無(진천득급차간무) : 진천은 여기에 이르러 보이지 않는구나

  
상황서순남경가십수1(上皇西巡南京歌十首1)-두보(杜甫)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두보(杜甫)


胡塵輕拂建章臺(호진경불건장대) : 오랑캐의 먼지가 건장대를 가벼이 스치니

聖主西巡蜀道來(성주서순촉도래) : 임금의 행차 서쪽으로 순행하여 촉땅에 왔도다

劍壁門高五千尺(검벽문고오천척) : 검벽문은 높이나 오천척이나 되고

石?樓閣九天開(석위루각구천개) : 바위돌은 누각이 되어 하늘이 열리는구나

  


상황서순남경가십수4(上皇西巡南京歌十首4)-두보(杜甫)

상황이 서쪽으로 남경을 순행하는 노래-두보(杜甫)

誰道君王行路難(수도군왕행로난) : 누가 임금의 행로가 어렵다고 했나

六龍西幸萬人歡(륙룡서행만인환) : 천자의 수레가 서쪽으로 가니 만인이 기뻐하였네

地轉錦江成渭水(지전금강성위수) : 땅이 금강으로 굴러 위수가 되었고

天回玉壘作長安(천회옥루작장안) : 하늘이 옥루를 둘러싸서 장안이 되었도다.

  


기원7(寄遠7)-두보(杜甫)

멀리 살다-두보(杜甫)

妾在?陵東(첩재용릉동) : 처는 용릉 동쪽에 있고
君居漢江島(군거한강도) : 임은 한강 섬에서 살았지요
一日望花光(일일망화광) : 종일토록 꽃빛을 보며
往來成白道(왕래성백도) : 기은 서로 오가서 한 길이 다 되었어요
一?雲雨別(일위운우별) : 한번 서로 맺어져 이별하고
此地生秋草(차지생추초) : 이 땅에는 가을풀이 돋았지요
秋草秋蛾飛(추초추아비) : 가을풀엔 가을에 나비가 날고
相思愁落暉(상사수락휘) : 그리워 지는 해에 서글퍼져요
何由一相見(하유일상견) : 어찌하면 한번 만나
滅燭解羅衣(멸촉해라의) : 촛불 끄고 비단옷을 벗어볼까요
昔時?手去(석시휴수거) : 옛날 서로 손을 잡고 갔다가
今日流淚歸(금일류루귀) : 오늘은 눈물 흘리며 돌아온다
遙知不得意(요지불득의) : 어찌할 수없음을 아나
玉箸點羅衣(옥저점라의) : 옥 그릇에 비단옷을 적신다

  

기원8(寄遠8)-두보(杜甫)

멀리 보내다-두보(杜甫)

憶昨東園桃李紅碧枝(억작동원도리홍벽지) : 생각해봅니다, 지난 날 동산에 푸른 가지에 도리화 붉게 피어
與君此時初別離(여군차시초별리) : 당심과 처음 이별한 이 때를 말입니다
金?落井無消息(금병락정무소식) : 금꽃병은 우물에 떨어져 소식이 없어
令人行嘆復坐思(령인행탄부좌사) : 저를 걸으며 탄식하게 하며 다시 앉아서도 자꾸 생각나게 합니다
坐思行嘆成楚越(좌사행탄성초월) : 앉아서 생각하고 걸으며 탄식하다 초나라와 월나라가 다되었습니다
春風玉?畏銷歇(춘풍옥안외소헐) : 옥같이 고운 얼굴 봄바람에 다 상할까 걱정되고
碧?紛紛下落花(벽창분분하락화) : 푸른 창에 어지러이 꽃잎이 떨어집니다
?樓寂寂空明月(청루적적공명월) : 청루에는 적적하고 공중엔 밝은 달만 떠있어요
兩不見(량불견) : 두 사람 보지 못하고
但相思(단상사) : 서로 그리워만 한답니다
空留錦字表心素(공류금자표심소) : 공연히 비단에게 글자만 수놓아 내 진심을 밝힙니다
至今緘愁不忍窺(지금함수불인규) : 지금까지 내 근신을 봉해놓아 차마 ?어보지도 못합니다

  


기원6(寄遠6)-두보(杜甫)

멀리 부치다-두보(杜甫)

陽臺隔楚水(양대격초수) : 양대는 초수의 건너편에 있고
春草生黃河(춘초생황하) : 봄풀은 황하에서 돋아나는구나
相思無日夜(상사무일야) : 서로 그리워하는 마음 밤낮이 없고
浩蕩若流波(호탕약류파) : 호탕함이 흐르는 물결 같구나
流波向海去(류파향해거) : 흐르는 물결은 바다를 향해 가니
欲見終無因(욕견종무인) : 보려고 해도 끝내 마날 길 없구나
遙將一點淚(요장일점루) : 아득히 한 줄기 눈물을
遠寄如花人(원기여화인) : 꽃같은 사람에게 멀리 부치어본다

  
연자래주중작(燕子來舟中作)-두보(杜甫)

제비가 날아와 배 안에서 짓다-두보(杜甫)

湖南爲客動經春(호남위객동경춘) : 호남의 나그네 되어 그럭저럭 봄을 지나니
燕子?泥兩度新(연자함니량도신) : 제비가 진흙 물어다가 집 짓는 일도 두 번 째로다
舊入故園嘗識主(구입고원상식주) : 옛 고향에 갔을 때, 일찍이 주인을 알아보고
如今社日遠看人(여금사일원간인) : 오늘이 사일이라 멀리 날아와 주인인 나를 보는가
可憐處處巢居室(가련처처소거실) : 가련하다 여기저지 사는 둥지 마련하니
何異飄飄託此身(하이표표탁차신) : 정처없이 떠도는 이몸과 무엇이 다른가
暫語船檣還起去(잠어선장환기거) : 잠시 돛대에서 조잘대다가 다시 날아가
穿花落水益霑巾(천화락수익점건) : 꽃을 쪼아 물에 떨어뜨리니 더욱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소한식주중작(小寒食舟中作)-두보(杜甫)

소한식 배안에서-두보(杜甫)

佳辰强飮食猶寒(가진강음식유한) : 명절이라 억지로 마시니 음식도 차고
隱?蕭條帶?冠(은궤소조대갈관) : 안석도 쓸쓸하다 갈관을 쓰고 있구나
春水船如天上坐(춘수선여천상좌) : 불은 봄물이라 하늘 위에 앉아 있는 듯 배가 떠있고
老年花似霧中看(로년화사무중간) : 늙은 몸이라 꽃도 안개 속에서 보는 듯 흐릿하구나
娟娟?蝶過閑?(연연희접과한만) : 제비는 너울너울 한가한 휘장을 지나가고
片片輕鷗下急湍(편편경구하급단) : 여기저기 갈매기들 급한 여울로 날아내린다
雲白山靑萬餘里(운백산청만여리) : 구름 희고 산이 푸른 만리나 먼 곳의 마을
愁看直北是長安(수간직북시장안) : 곧바로 북쪽의 장안을 수심겨워 바라본다

  


추수고고촉주인일견기(追酬故高蜀州人日見寄)-두보(杜甫)

죽은 고촉주의 인일견고를 추모하여 수창하다-두보(杜甫)

自蒙蜀州人日作(자몽촉주인일작) : 촉주자사 고적의 인일 시를 내가 받고
不意淸詩久零落(불의청시구령락) : 청신한 시가 오래 알려지지 않았음을 몰랐도다
今晨散帙眼忽開(금신산질안홀개) : 오늘 새벽 서랍을 들추다가 눈에 번쩍 띄어
?淚幽吟事如昨(병루유음사여작) : 눈물을 머금으며 그윽히 읊어보니 어젯일 같아라
嗚呼壯士多慷慨(오호장사다강개) : 아, 장사는 의분이 많은 법이라
合沓高名動寥廓(합답고명동요곽) : 높은 이름 맞추어서 온 세상에 떨치었도다
嘆我悽悽求友篇(탄아처처구우편) : 내가 처량하구나, 친구 시를 이제야 찾는다니
感時鬱鬱匡君略(감시울울광군략) : 시대를 생각하니 답답하도다, 임금을 바로잡을 책락이여
錦里春光空爛?(금리춘광공란만) : 금리의 봄경치는 찬란하고
瑤?侍臣已冥寞(요지시신이명막) : 대궐에서 임금 모시던 신하인 그대는 이미 죽어 적막하고
瀟湘水國旁??(소상수국방원타) : 소상강은 물의고장, 악어떼가 득실거리는데
?杜秋天失??(호두추천실조악) : 두릉의 가을 독수리, 그대는 어디 갔소
東西南北更堪論(동서남북갱감론) : 동서남북 떠돌아도 다시 누구와 의론하며
白首扁舟病獨存(백수편주병독존) : 조각배에 머리 센 늙은이 병만이 남은 신세로다
遙拱北辰纏寇盜(요공북진전구도) : 멀리 서울에는 침입한 도적이 덕실거리니
欲傾東海洗乾坤(욕경동해세건곤) : 동해의 물을 기울여 천하를 맑게 씻고싶도다
邊塞西蕃最充斥(변새서번최충척) : 변방의 오랑캐 토번이 가장 날뛰는지라
衣冠南渡多崩奔(의관남도다붕분) : 선비네는 남으로 피난한 자가 많았도다
鼓瑟至今悲帝子(고슬지금비제자) : 거문고 타면서 지금은 황제의 자식을 슬퍼하여
曳?何處覓王門(예거하처멱왕문) : 옷자락 끌고 어느곳에서 왕문을 찾는단말인가
文章曹植波瀾闊(문장조식파란활) : 한중왕 문장은 위나라 조식처럼 물결이는 것같고
服食劉安德業尊(복식류안덕업존) : 선약을 먹어 한나라 우안처럼 덕성도 훌륭하도다
長笛誰能亂愁思(장적수능란수사) : 긴 피리소리에 누가 어지러이 시름을 자아내나
昭州詞翰與招魂(소주사한여초혼) : 소주의 태수여, 글로 고적의 혼을 불러주려무나

  


해민9(解悶9)-두보(杜甫)

번민을 푼다-두보(杜甫)

先帝貴妃俱寂寞(선제귀비구적막) : 선제와 귀비는 모두 죽어 적막한데

?枝還復入長安(여지환부입장안) : 여지는 도리어 다시 장안으로 바쳐진다

炎方每續朱櫻獻(염방매속주앵헌) : 무더운 남방에서 앵두에 이어서 바쳐져

玉座應悲白露團(옥좌응비백로단) : 황제는 차가운 흰 이슬을 보고 슬퍼하리라

  


해민8(解悶8)-두보(杜甫)

번민을 풀며-두보(杜甫)

不見高人王右丞(불견고인왕우승) : 고고한 시인 왕우승은 죽어 보이지 않고

藍田丘壑蔓寒藤(남전구학만한등) : 남전의 언덕엔 쓸쓸한 등나무만 남았구나

最傳秀句?區滿(최전수구환구만) : 전하여진 글귀들 천하에 가득하여

未絶風流相國能(미절풍류상국능) : 아직도 풍류가 끝어지지 않음은 아우 왕진이 글에 능해서라네

  


해민7(解悶7)-두보(杜甫)

번민을 풀며-두보(杜甫)

陶冶性靈存底物(도야성령존저물) : 성령을 단련함에 어떤 사물이 있나

新詩改罷自長吟(신시개파자장음) : 새로 지은 시를 다시 고치고 스스로 길게 읊어보네

熟知二謝將能事(숙지이사장능사) : 사운령과 사조의 능사를 익히 알고

頗學陰何苦用心(파학음하고용심) : 음갱과 하손의 용심의 고통을 자못 배워야 하네

  


해민6(解悶6)-두보(杜甫)

번민을 풀며-두보(杜甫)

復憶襄陽孟浩然(부억양양맹호연) : 양양 땅 맹호연을 생각해보니

淸詩句句盡堪傳(청시구구진감전) : 맑은 시의 구절구절 모두가 전할 만하네

卽今耆舊無新語(즉금기구무신어) : 지금의 늙은이들 새로운 시어 하나없으니

?釣?頭縮項?(만조사두축항편) : 헛되이 뗏목 버리에서 목 움추린 병어만 잡는다네

  


해민5(解悶5)-두보(杜甫)

번민을 풀며-두보(杜甫)

李陵蘇武是吾師(리릉소무시오사) : 이릉과 소무의 시는 나의 스승이라는 말

孟子論文更不疑(맹자론문갱불의) : 맹운경은 논문에서 다시 다시 의심하지 않았다네

一飯未曾留俗客(일반미증류속객) : 한 번의 밥자리도 속된 사람과는 하지않았고

數篇今見古人詩(수편금견고인시) : 몇 편일지라도 고인의 시편을 오늘날도 본다네

  

해민4(解悶4)-두보(杜甫)

번민을 풀며-두보(杜甫)

沈范早知何水部(침범조지하수부) : 심약과 범운은 하손의 재주를 알았는데

曹劉不待薛郞中(조류불대설랑중) : 조식과 유정은 설거를 기다리지 않았다네

獨當省署開文苑(독당성서개문원) : 상서성을 혼자 맡아 문단을 열었고

兼泛滄浪學釣翁(겸범창랑학조옹) : 창량에 배를 띄워 낚시하는 늙은이나 되리라

  


사제관부남전취처자도강릉희기삼수3(舍弟觀赴藍田取妻子到江陵喜寄三首3)-두보(杜甫)

친동생 관이 남전에 도착해서 처자를 얻어 강릉에 왔다는 기쁨에 부친 시-두보(杜甫)

庾信羅含俱有宅(유신라함구유댁) : 유신과 나함의 집이 모두 그곳에 있었다는데
春來秋去作誰家(춘래추거작수가) : 봄 오고 가을 갔으니 누구의 집이 되었을까
短墻若在從殘草(단장약재종잔초) : 얕은 담장 있다면 쇠잔한 풀을 따라놀고
喬木如存可假花(교목여존가가화) : 큰 나무가 남아있다면 그것을 꽃나무로 삼을 만하네
卜築應同蔣?徑(복축응동장후경) : 집 지으면 응당 장후처럼 좁은 길내고
爲園須似邵平瓜(위원수사소평과) : 밭을 가꾼다면 소평처럼 참외도 심으리라
比年病酒開涓滴(비년병주개연적) : 술병 때문에 많이 마시지 못해도
弟勸兄酬何怨嗟(제권형수하원차) : 아우가 권하고 형이 받으니 무엇을 원망하고 한탄하리오

  

사제관부남전취처자도강릉희기삼수2(舍弟觀赴藍田取妻子到江陵喜寄三首2)-두보(杜甫)

친동생 관이 남전에 도착해서 처자를 얻어 강릉에 왔다는 기쁨에 부친 시-두보(杜甫)

馬度秦山雪正深(마도진산설정심) : 말 타고 장안의산을 지날 때 눈도 많았고
北來肌骨苦寒侵(북래기골고한침) : 북에서 오느라 추위에 살과 뼈가 아팠으리라
他鄕就我生春色(타향취아생춘색) : 타향이지만 나를 만나면 봄기운 돌리라
故國移居見客心(고국이거견객심) : 고향에서 떠나사니 나그네 심정 생기겠지만
歡劇提携如意舞(환극제휴여의무) : 너무나 즐거워 우리 손잡고 여의주 가지고 춤추고
喜多行坐白頭吟(희다행좌백두음) : 너무나 기뻐서 길에 주저앉아 늙은 흰머리로 시를 읊으리
巡?索共梅花笑(순첨색공매화소) : 추녀를 돌며 같이 매화꽃 찾아 웃으며
冷蘂?枝半不禁(랭예소지반불금) : 성긴 가지에 차가운 꽃술이 반쯤 피어있으리라

  

사제관부남전취처자도강릉희기삼수1(舍弟觀赴藍田取妻子到江陵喜寄三首1)-두보(杜甫)

친동생 관이 남전에 도착해서 처자를 얻어 강릉에 왔다는 기쁨에 부친 시-두보(杜甫)

汝迎妻子達荊州(여영처자달형주) : 네가 처자를 맞아 형주에 이르렀다니
消息眞傳解我憂(소식진전해아우) : 소식이 정말 틀림 없으니 나의 걱정 다 덜었다
鴻?影來連峽內(홍안영래련협내) : 기러기 그림자 협의 경내에 이르고
??飛急到沙頭(척령비급도사두) : 할미새 급히 날아 모래톱에 이르렀구나
嶢關險路今虛遠(요관험로금허원) : 요관의 험한 길 이제는 멀지도 않게 보이고
禹鑿寒江正穩流(우착한강정온류) : 우임금이 뚫은 강은 지금은 잔잔히도 흐른다
朱?卽當隨綵?(주불즉당수채익) : 관복을 입고 즉시 배 띄워 가리니
靑春不假報黃牛(청춘불가보황우) : 내년 봄에는 황우에 알리지 않고 가리라

   
 

종무생일(宗武生日)-두보(杜甫)

종무생일-두보(杜甫)

小子何時見(소자하시견) : 내 아들 언제 보았나
高秋此日生(고추차일생) : 한가을 바로 이날 태어났다네
自從都邑語(자종도읍어) : 서울말을 배울 때부터
已伴老夫名(이반로부명) : 이미 늙은 나의 이름과 함께 했었네
詩是吾家事(시시오가사) : 시 짓는 일은 우리집안의 가업이라
人傳世上情(인전세상정) : 사람들의 전함은 세상의 정이라네
熟精文選理(숙정문선리) : 문선의 문리를 익히고 밝히어
休覓綵衣輕(휴멱채의경) : 비단 옷의 가벼움을 찾지말아라
凋?筵初秩(조채연초질) : 늙고 병든 몸 네 생일잔치에 상좌에 앉았으나
?斜坐不成(의사좌불성) : 몸이 기울어 앉지도 못하는구나
流霞分片片(류하분편편) : 조금씩 술을 나누어
涓滴就徐傾(연적취서경) : 방울방울 천천히 마실 뿐이네

  


잠주백제부환동둔(暫住白帝復還東屯)-두보(杜甫)

잠시 백제에 갔다가 다시 동둔으로 돌아오다-두보(杜甫)

復作歸田去(부작귀전거) : 다시 농사지으려 돌아가니
猶殘獲稻功(유잔획도공) : 아직 벼 수확할 일 남아 있네
築場憐穴蟻(축장련혈의) : 마당을 다지자니 구멍 속 개미가 불쌍하고
拾穗許村童(습수허촌동) : 마을 아이들 이삭 줍는 것 그대로 두었네
落杵光輝白(락저광휘백) : 절구에 찧으니 흰백이 나고
除芒子粒紅(제망자립홍) : 까투라기를 없애니 낟알이 붉어지네
加飡可扶老(가손가부로) : 밥을 더 먹으니 늙음을 부지할 만하고
倉?慰飄蓬(창름위표봉) : 가득한 창고는 떠도는 삶에 위로가되네

  


중소(中宵)-두보(杜甫)

한밤중-두보(杜甫)

西閣百尋餘(서각백심여) : 서각은 백 길이 넘는 높은 곳에 있어
中宵步綺?(중소보기소) : 한밤중 성긴 비단 창가을 걸고있었다
飛星過水白(비성과수백) : 별똥 별 지나가니 물빛이 밝아지고
落月動沙虛(락월동사허) : 지는 달빛 빈 모래 사장에 어른거린다
擇木知幽鳥(택목지유조) : 나무를 가려 깃드는 그윽한 새를 알고
潛波想巨魚(잠파상거어) : 물결에 잠겨 노는 큰 물고기 생각한다
親朋滿天地(친붕만천지) : 정다운 친척과 친구들 천지에 가득한데
兵甲少來書(병갑소래서) : 지겨운 전쟁에 소식마저 적어지는구나

  
일모(日暮)-두보(杜甫)

해는 저무는데-두보(杜甫)

牛羊下來久(우양하래구) : 소와 양이 내려온지 오래되어
各已閉柴門(각이폐시문) : 집집마다 이미 사립대문 닫혔구나
風月自淸夜(풍월자청야) : 맑은 해늘에서 달 뜨고 바람부는데
江山非故園(강산비고원) : 옛 고향의 강산은 아니구나
石泉流暗壁(석천류암벽) : 석천은 어두운 암벽으로 흘러
草露滿秋根(초로만추근) : 풀에 맺힌 이슬은 가을 나무뿌리에 가둑하다
頭白燈明裏(두백등명리) : 밝은 등불 아래 내 머리도 희어지니
何須花燼繁(하수화신번) : 어찌 반드시 화려한 불꽃이 번거롭다 하리오
 
 견형화(見螢火)-두보(杜甫)

반딧불을 보며-두보(杜甫)

巫山秋夜螢火飛(무산추야형화비) : 무산 가을밤에 반딧불 날고
簫?巧入坐人衣(소소교입좌인의) : 성긴 바름으로 교묘히 들어와 옷속에 앉는구나
忽驚屋裏琴書冷(홀경옥리금서랭) : 집안의 거무노와 책이 싸늘함에 놀라
復亂?前星宿稀(부란첨전성숙희) : 밤은 깊어 별빛이 드문데 다시 처마 앞으로 가 어지럽구나
却繞井欄添箇箇(각요정란첨개개) : 다시 우물 둘레를 둘러싸 하나씩 늘어난고
偶經花蘂弄輝輝(우경화예롱휘휘) : 우연히 꽃술을 지나며 반짝이며 희롱한다
滄江白髮愁看汝(창강백발수간여) : 푸른 강가에 선 흰머리 늙은이 시름겨워 너를 보니
來歲如今歸未歸(래세여금귀미귀) : 내년에도 오늘처럼 고향에 가려도 가지 못하나 생각되네

  


우정오랑(又呈吳郞)-두보(杜甫)

또 오량에게-두보(杜甫)

堂前撲棗任西隣(당전박조임서린) : 앞 마당 대추 떨이 서쪽 이웃에 맡겨둔 것은
無食無兒一婦人(무식무아일부인) : 먹을 것도 자식도 없는 한 부인이기 때문이라네
不爲困窮寧有此(불위곤궁녕유차) : 곤궁함이 아니라면 어찌 이런 일이 있었겠는가
?緣恐懼轉須親(지연공구전수친) : 다만 친척들에 알려질까 두려워서라네
卽防遠客雖多事(즉방원객수다사) : 비록 다사로우나 원곳에서 온 나그네를 말리나니
使揷?籬却甚眞(사삽소리각심진) : 울타리를 치게 함은 도리어 너무하신거요
已訴徵求貧到骨(이소징구빈도골) : 이미 세금이 많아 가난이 뼈골에 사무친 것이니
正思戎馬淚盈巾(정사융마루영건) : 전쟁의 참상을 생각하니 눈물이 수건을 가득 적시네

  

추야오수5(秋野五首5)-두보(杜甫)

가을 들판-두보(杜甫)

身許騏?畵(신허기린화) : 기린각에 화상 그려질 공신이 되기를 바란 이 몸인데
年衰鴛鷺群(년쇠원로군) : 늙어서야 낭관의 무리에 들었도다
大江秋易盛(대강추이성) : 큰 강은 가을이라 물결 크게 일기 쉽고
空峽夜多聞(공협야다문) : 빈 골짝 밤이 되니 온갖 소리 다 들린다
逕隱千重石(경은천중석) : 천겹 바위에 길은 가려지고
帆留一片雲(범류일편운) : 돛 아래로 한조각 구름이 머무는구나
兒童解蠻語(아동해만어) : 아이들은 오랑캐 땅 사투리 다 익히니
不必作參軍(불필작참군) : 반드시 참군이 된 학릉처럼 될 필요는 없으리라

  
추야오수4(秋野五首4)-두보(杜甫)

가을 들판-두보(杜甫)

遠岸秋沙白(원안추사백) : 먼 언덕배기는 가을 모래 희고
連山晩照紅(련산만조홍) : 잇달은 산에는 저녁 햇빛 붉도다
潛鱗輸駭浪(잠린수해랑) : 잠긴 물고기 놀란 물결 타고
歸翼會高風(귀익회고풍) : 둥지 찾는 새의 날개 높은 바람 모은다
砧響家家發(침향가가발) : 다듬이질 소리 집집마다 들리고
樵聲箇箇同(초성개개동) : 나무꾼 노래소리 모두가 같구나
飛霜任靑女(비상임청녀) : 날리는 서리는 가을의 여신의 뜻에 맞기고
賜被隔南宮(사피격남궁) : 내려진 이불은 남구와는 떨어져있네

  


추야오수3(秋野五首3)-두보(杜甫)

가을 들판-두보(杜甫)

禮樂攻吾短(례악공오단) : 예법와 음악으로 나의 단점을 다스리고
山林引興長(산림인흥장) : 산림에 살면서 흥을 돋우며 오래고 있도다
掉頭紗帽側(도두사모측) : 책 읽으며 머리 흔드니 사모가 기울고
曝背竹書光(폭배죽서광) : 등 뒤에 햇볕 비치니 책이 훤히 밝구나
風落收松子(풍락수송자) : 바람에 떨어지니 솔방을 줍고
天寒割蜜房(천한할밀방) : 날씨가 차가워 꿀통을 따고있네
稀疎小紅翠(희소소홍취) : 드물고 성글어진 작은 붉고 푸른 꽃
駐?近微香(주극근미향) : 발길을 멈추고 옅은 향기를 맡는다

  


추야오수2(秋野五首2)-두보(杜甫)

가을 들판-두보(杜甫)

易識浮生理(역식부생리) : 덧없는 삶의 이치 알기는 쉬워도
難敎一物違(난교일물위) : 한 가지 사물에게도 어긋나게 하기는 어려워라
水深魚極樂(수심어극락) : 물이 깊으니 물고기 즐거워하고
林茂鳥知歸(림무조지귀) : 숲이 무성하니 새는 돌아갈 줄을 아는구나
吾老甘貧病(오로감빈병) : 이 몸이 늙어 가난과 병을 무던히 여기나니
榮華有是非(영화유시비) : 영화에는 시비가 따른다네
秋風吹?杖(추풍취궤장) : 가을바람 기댄 안석과 짚은 지팡이에 불어오니
不厭北山薇(불염북산미) : 북산의 고사리를 싫어하지 않는다네

  

추야오수1(秋野五首1)-두보(杜甫)

가을 들판-두보(杜甫)

秋野日荒蕪(추야일황무) : 가을 들판 날마다 거칠어지고
寒江動碧虛(한강동벽허) : 차가운 강에는 푸른 하늘이 출정이네
繫舟蠻井絡(계주만정락) : 오랑캐 땅 구석에 배 매어놓고
卜宅楚村墟(복댁초촌허) : 초나라 시골에다 집마련하였네
棗熟從人打(조숙종인타) : 대추가 익음에 사람들 따라 털고
蔡荒欲自鋤(채황욕자서) : 거칠어진 아웃밭을 호미질하려네
盤?老夫食(반손로부식) : 소반에 차려진 늙은이 밥
分減及溪魚(분감급계어) : 조금 들어서 개울의 물고기에게 준다

  


박계행(縛?行)-두보(杜甫)

닭 잡는 노래-두보(杜甫)

小奴縛?向市賣(소노박계향시매) : 종 아이 닭을 시장에 팔려 닭을 잡으니
?被縛急相喧爭(계피박급상훤쟁) : 붙잡힌 닭은 기를 쓰며 소란하네
家中厭?食蟲蟻(가중염계식충의) : 집안 사람들은 닭이 개미를 잡아 싫다하나
不知?賣還遭烹(불지계매환조팽) : 닭을 팔면 닭이 삶기는 것 알지 못하네
蟲?於人何厚薄(충계어인하후박) : 사람에게 벌레와 닭이 어찌 저 좋고 나쁨이 있겠는가
吾叱奴人解其縛(오질노인해기박) : 나는 종을 꾸짖어 묶은 것을 풀어주라 했네
?蟲得失無了時(계충득실무료시) : 닭과 벌레의 이해득실 알 수 없으니
注目寒江倚山閣(주목한강의산각) : 산 속 누각에 기대며 차가운 강을 응시한다네

  


무후묘(武侯廟)-두보(杜甫)

무후묘-두보(杜甫)

遺廟丹靑落(유묘단청락) : 남겨진 사당에 단청은 사위고

空山草木長(공산초목장) : 빈 산에 초목만 무성하구나

猶聞辭後主(유문사후주) : 아직도 후주에게 사직사는 말 들리는 듯 한데

不復臥南陽(불부와남양) : 다시는 남양 땅에 돌아와 눕지를 못하였네

  
제    목  : 백제성최고루(白帝城最高樓)-두보(杜甫)
 


백제성최고루(白帝城最高樓)-두보(杜甫)

백제성 최고루-두보(杜甫)

城尖徑?旌?愁(성첨경측정패수) : 성루는 뾰족하고, 길은 비탈지고, 깃발은 근심스러워
獨立?渺之飛樓(독립표묘지비루) : 아슬한 높은 누각에 홀로 섰노라
峽?雲?龍虎睡(협탁운매룡호수) : 골짜기는 훤히 갈라져 구름은 용처럼 서려있고
江淸日抱??遊(강청일포원타유) : 맑은 강에 안긴 해는 악어가 노니는 듯 하여라
扶桑西枝封斷石(부상서지봉단석) : 부상나무 서쪽 가지에 깎아지런 듯한 절벽이 엉키고
弱水東影隨長流(약수동영수장류) : 약수에 비친 내 그림자 긴 강을 따라 동으로 흘러간다
杖藜嘆世者誰子(장려탄세자수자) : 명아주 지팡이 짚고 탄식하는 자 누구인가
泣血?空回白頭(읍혈병공회백두) : 피눈물 흘리며 하늘을 바라보며 센 머리 돌린다

  
제    목  : 시요노아가(示?奴阿?)-두보(杜甫)
 

시요노아가(示?奴阿?)-두보(杜甫)

밤 종 아가에게- 두보(杜甫)

山木蒼蒼落日?(산목창창락일훈) : 산수는 짙푸르고 석양은 지는데
竹竿??細泉分(죽간뇨뇨세천분) : 대나무 통 간들간들 가는 샘물 졸졸
郡人入夜爭餘瀝(군인입야쟁여력) : 고을 사람들 밤들어 물 받기를 다투고
稚子尋源獨不聞(치자심원독불문) : 내 종도 샘을 찾아가 불러도 대답없네
病渴三更回白首(병갈삼경회백수) : 당뇨병이라 한밤에도 물 찾아 머리 돌리는데
傳聲一注濕靑雲(전성일주습청운) : 물 쏟아지 소리 하늘의 구름을 적시네
曾驚陶侃胡奴異(증경도간호노이) : 도간의 종과 다름에 일찍이 놀랐으니
怪爾常穿虎豹群(괴이상천호표군) : 네가 물을 찾아 호랑이들 뚫고 다님이 특별해서야

  
제    목  : 이거기주곽(移居夔州郭)-두보(杜甫)
 


이거기주곽(移居夔州郭)-두보(杜甫)

기주의 외곽으로 옮겨살다-두보(杜甫)

伏枕雲安縣(복침운안현) : 운안현에 병으로 누워있다가
遷居白帝城(천거백제성) : 백제성으로 옮겨가 산다네
春知催柳別(춘지최류별) : 봄에는 버들이 이별 재촉함 알고
江與放船淸(강여방선청) : 강에는 맑은 물에 배 띄워 놓았네
農事聞人說(농사문인설) : 이웃 사람 말을 듣고 농사도 짓고
山光見鳥情(산광견조정) : 새들의 정다움에 바라보니 산빛도 찬란하네
禹功饒斷石(우공요단석) : 우임금 공덕으로 벼랑도 많은데
且就土微平(차취토미평) : 부드럽고 평평한 땅에 나아가 살려네

  
제    목  : 자규(子規)-두보(杜甫)
 


자규(子規)-두보(杜甫)

자규-두보(杜甫)

峽裏雲安縣(협리운안현) : 무협 속의 운안현
江樓翼瓦齊(강루익와제) : 강루의 새깃 같은 기와가 가지런하다
兩邊山木合(양변산목합) : 양언덕에 산과 나무가 어울어지고
終日子規啼(종일자규제) : 종일토록 자규가 운다
??春風見(묘묘춘풍견) : 아스라이 봄바람에 나타나
蕭蕭夜色悽(소소야색처) : 쓸쓸하다, 밤빛처럼 처량함이여
客愁那聽此(객수나청차) : 나그네 시름겨워 이 소리를 어찌 듣나
故作傍人低(고작방인저) : 일부러 곁사람 아래 납작히 엎드린다

  
제    목  : 우묘(禹廟)-두보(杜甫)
 


우묘(禹廟)-두보(杜甫)

우묘-두보(杜甫)

禹廟空山裏(우묘공산리) : 우왕의 사당은 빈 산 속에 있어
秋風落日斜(추풍락일사) : 가을 바람 불어오고 해가 지고 있다
荒庭垂橘柚(황정수귤유) : 황폐한 뜰에는 귤이 매달려 있고
古屋畵龍蛇(고옥화룡사) : 오래된 사당에는 용과 뱀이 그려져 있다
雲氣生虛壁(운기생허벽) : 구름기운 빈 벽에 일어나고
江聲走白沙(강성주백사) : 강물 흐르는 소리 흰 모랫벌로 달려간다
早知承四載(조지승사재) : 일찍이 알았네, 가지 수레를 이어
疏鑿控三巴(소착공삼파) : 소통시키고 꿇어서 삼파지방을 농토로 당겨왔음을

  
제    목  :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두보(杜甫)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두보(杜甫)

방대위 묘를 지나며-두보(杜甫)

他鄕復行役(타향부행역) : 다른 고을로 다시 길을 떠나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 : 말을 멈추고 외로운 무덤과 이별하네
近淚無乾土(근루무건토) : 근처에는 눈물에 마른 흙 하나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 : 나직한 하늘 가엔 뜯어진 구름만 떠있네
對碁陪謝傅(대기배사부) : 바둑판을 대해서는 사안을 태부로 모신 듯
把劒覓徐君(파검멱서군) : 칼을 잡으니 임금 찾은 계찰 같았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락) : 보이는 것은 떨어지는 숲속의 꽃이고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 : 앵무새 울음소리 떠나는 나그네에게 들리네

  
제    목  : 봉대엄대부(奉待嚴大夫)-두보(杜甫)
 


봉대엄대부(奉待嚴大夫)-두보(杜甫)

엄대부를 기다리며-두보(杜甫)

殊方又喜故人來(수방우희고인래) : 다른 고을에서 친구가 옴을 또 기뻐하노니
重鎭還須濟世才(중진환수제세재) : 다시 부임함은 세상을 건질 인재이니라
常怪偏裨終日待(상괴편비종일대) : 아랫사람들이 종일토록 기다림이 항상 이상했는데
不知旌節隔年回(불지정절격년회) : 그대의 깃발이 한 해 걸러 돌아옴을 몰랐다오
欲辭巴?啼鶯合(욕사파요제앵합) : 파촉 땅에서 떠나 꾀고리 우는 곳에서 맞고자
遠下荊門去?催(원하형문거익최) : 멀리 형주의 문까지 내려가 배로 떠나려네
身老時危思會面(신로시위사회면) : 몸은 늙고 시국은 위태해 만날 생각만 하나니
一生襟抱向誰開(일생금포향수개) : 일평생에 가슴 속 이야기 누구에게 열어야 하는가

  
제    목  : 권야(倦夜)-두보(杜甫)
 


권야(倦夜)-두보(杜甫)

권태로운 밤-두보(杜甫)

竹凉侵臥內(죽량침와내) : 대숲의 서늘한 기운 누운 자리로 찾아들고
野月滿庭隅(야월만정우) : 들녘의 달빛은 뜰 구석에 가득하다
重露成涓滴(중로성연적) : 이슬은 모여서 물방울 되고
稀星乍有無(희성사유무) : 성긴 별빛은 잠깐씩 깜빡거린다
暗飛螢自照(암비형자조) : 어둠에서 날아온 반딧불빛 빛나고
水宿鳥相呼(수숙조상호) : 강물에서 자는 새 서로 불러댄다
萬事干戈裏(만사간과리) : 전쟁 중의 모든 일들
空悲淸夜?(공비청야조) : 맑은 이 밤이 지나가니 공연히 서글퍼진다

  
제    목  : 야인송주앵(野人送朱櫻)-두보(杜甫)
 


야인송주앵(野人送朱櫻)-두보(杜甫)

시골 사람이 붉은 앵두를 보내오다-두보(杜甫)

西蜀櫻桃也自紅(서촉앵도야자홍) : 서촉 땅 앵두는 월래 붉은데
野人相贈滿筠籠(야인상증만균롱) : 시골 사람 광주리에 담아서 서로 보내주는구나
數回細寫愁仍破(수회세사수잉파) : 몇 번을 조심스레 쏟으니 으깨지는 것이 근심되나
萬顆勻圓訝許同(만과균원아허동) : 알맹이가 하나같이 둥글어 어찌 이같은가 의심이 드네
憶昨賜霑門下省(억작사점문하성) : 지난 날 생각하니 문하성에서 임금님이 내리신 앵두
退朝擎出大明宮(퇴조경출대명궁) : 조회에서 물러나 대명궁으로 가지고 나왔었다네
金盤玉?無消息(금반옥저무소식) : 금반과 옥저의 소식은 없고
此日嘗新任轉蓬(차일상신임전봉) : 이날 새 앵두 맛보며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네

  
제    목  : 희위육절6(戱爲六絶6)-두보(杜甫)
 


희위육절6(戱爲六絶6)-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未及前賢更勿疑(미급전현갱물의) : 앞 현인에게 미치지 못함을 의심하지 말아라

遞相祖述復先誰(체상조술부선수) : 저마다 서로 베끼니 누가 앞설 수 있겠는가

別裁僞體親風雅(별재위체친풍아) : 거짓 문체를 가려내야 풍아와 가까워지나니

轉益多師是汝師(전익다사시여사) : 더욱 보태어 스승이 많아지는 것, 이것이 곧 너희 스승이다

  
작 성 자  : 운영자 
제    목  : 희위육절5(戱爲六絶5)-두보(杜甫)
 


희위육절5(戱爲六絶5)-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不薄今人愛古人(불박금인애고인) : 지금 사람 가벼이 말고 옛 사람 좋아하여

淸詞麗句必爲隣(청사려구필위린) : 맑고 고운 시는 본받아 이웃삼아야 하네

竊攀屈宋宜方駕(절반굴송의방가) : 굴워놔 송옥을 다잡고서 같은 수준이라 여겨

恐與齊梁作後塵(공여제량작후진) : 제나라와 양나라 처럼 뒷 세상 티끌 될까 두렵네

  
제    목  : 희위육절4(戱爲六絶4)-두보(杜甫)
 


희위육절4(戱爲六絶4)-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才力應難跨數公(재력응난과수공) : 재주와 능력으로는 몇 분의 어른을 넘기 어렵지만

凡今誰是出群雄(범금수시출군웅) : 지금은 누가 무리중의 으뜸일까

或看翡翠蘭苕上(혹간비취란초상) : 난초위에 비취새는 간혹 보이지만

未?鯨魚碧海中(미체경어벽해중) : 푸른 바다 속 고래는 끌어내지 못하리라

  
제    목  : 희위육절3(戱爲六絶3)-두보(杜甫)
 


희위육절3(戱爲六絶3)-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縱使盧王操翰墨(종사로왕조한묵) : 노조린과 왕발의 문자을 살펴보면

劣於漢魏近風騷(열어한위근풍소) : 한나라와 위나라 보다는 못하여 풍소에 가깝다

龍文虎脊皆君馭(룡문호척개군어) : 용문과 호척은 모두 임금이 부리는 명마인지라

歷塊過都見爾曹(력괴과도견이조) : 빠르게 흙을 밟으며 도읍을 지나니 너희들을 보랴

  
제    목  : 희위육절2(戱爲六絶2)-두보(杜甫)
 


희위육절2(戱爲六絶2)-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楊王盧駱當時體(양왕노락당시체) : 양왕과 노락의 당시의 문체를

輕薄爲文?未休(경박위문신미휴) : 경박하게 글을 지어 아름답지 않다고 비웃네

爾曹身與名俱滅(이조신여명구멸) : 너희들은 몸과 이름 다 없어지나

不廢江河萬古流(불폐강하만고류) : 강물은 만고에 흐름을 그치지 않으리

  
제    목  : 희위육절1(戱爲六絶1)-두보(杜甫)
 


희위육절1(戱爲六絶1)-두보(杜甫)

재미로 지은 절구시 여섯 편-두보(杜甫)

庾信文章老更成(유신문장로갱성) : 유신의 문장은 늙어 더욱 격조가 높아져

凌雲健筆意縱橫(릉운건필의종횡) : 구름을 넘는 듯 굳건하고 의미도 종횡부진하였다

今人嗤點流傳賦(금인치점류전부) : 요즈음 사람들 전하는 부를 꼬집어 비웃지만

不覺前賢畏後生(불각전현외후생) : 먼저 이룬 사람이 후생을 두려워한다는 깨닫지 못하네

  
제    목  : 강정(江亭)-두보(杜甫)
 


강정(江亭)-두보(杜甫)

강가의 정자-두보(杜甫)

坦腹江亭暖(탄복강정난) : 배 풀어 헤치고 앉으니 강가 정자가 따뜻하여
長吟野望時(장음야망시) : 야망시를 길게 읊어본다
水流心不競(수류심불경) : 강물은 흘러가도 내 마음은 잔잔하고
雲在意俱遲(운재의구지) : 구름이 더디니 내 속마음도 느긋하다
寂寂春將晩(적적춘장만) : 고요한 속에 봄날은 장차 저무는데
欣欣物自私(흔흔물자사) : 흔흔히 만물은 스스로 제 세상 만났구나
故林歸未得(고림귀미득) : 고향을 가려해도 가지 못하니
排悶强裁詩(배민강재시) : 고민을 떨치고자 억지로 시를 짓는다

  
제    목  : 빈지(賓至)-두보(杜甫)
 


빈지(賓至)-두보(杜甫)

손님이 오다-두보(杜甫)

患氣經時久(환기경시구) : 폐병을 앓아 시기가 지난지 오래되어
臨江卜宅新(림강복택신) : 강가에 새로이 집을 지었다네
喧卑方避俗(훤비방피속) : 시끄럽고 비속한 곳을 피하니
疎快頗宜人(소쾌파의인) : 조용하고 상쾌하여 사람살기 적당하네
有客過茅宇(유객과모우) : 어떤 손님이 나타나 내 초가집을 지나가니
呼兒正葛巾(호아정갈건) : 아이 불러 칡건을 바로잡게 하였네
自?稀菜甲(자서희채갑) : 스스로 가꾼 드문드문한 채소를
小摘爲情親(소적위정친) : 조금 뜯어 옴은 정든 사람들 위함이라네

  
제    목  : 초당즉사(草堂卽事)-두보(杜甫)
 


초당즉사(草堂卽事)-두보(杜甫)

초당에서 (杜甫)

荒村建子月(황촌건자월) : 황폐한 마을 새로 지은 집에 달 떠있고
獨樹老夫家(독수로부가) : 나무 한 그루 우뚝한 곳은 나 늙은이의 집이라
雪裏江船渡(설리강선도) : 눈내리는 속을 나룻배 건너가고
風前逕竹斜(풍전경죽사) : 바람 앞 오솔길에 대나무 비껴있다
寒魚依密藻(한어의밀조) : 차가운 물고기는 마름풀에 가까이 숨어있고
宿鷺起圓沙(숙로기원사) : 잠자던 백로는 둥근 모래톱에서 날아오르네
蜀酒禁愁得(촉주금수득) : 촉나라 술이 이 시름을 막을 수 있지만
無錢何處?(무전하처사) : 돈이 없으니 어디서 외상으로 살 수 있을까

  
제    목  : 위농(爲農)-두보(杜甫)
 


위농(爲農)-두보(杜甫)

농사를 지으며-두보(杜甫)

錦里烟塵外(금리연진외) : 금관성 마을은 안개와 티끌 벗어난 곳
江村八九家(강촌팔구가) : 강 마을엔 여덟 아홉 가구가 산다네
圓荷浮小葉(원하부소엽) : 동그란 연꽃은 작은 잎 물에 떠 있고
細麥落輕花(세맥락경화) : 가느다란 보리는 가벼운 꽃 떨어지네
卜宅從玆老(복댁종자로) : 이곳에 집을 지어 늙도록 살아
爲農去國?(위농거국사) : 농사를 지으니 서울에서 떨어짐이 멀도다
遠?勾漏令(원참구루령) : 강홍처럼 구루의 원을 바랄 수도 없고
不得問丹砂(불득문단사) : 오래사는 약인 단사에 대해 물을 수도 없다네

  

제    목  : 당성(堂成)-두보(杜甫)
 


당성(堂成)-두보(杜甫)

집이 다 지어지다-두보(杜甫)

背郭堂成蔭白茅(배곽당성음백모) : 성을 등지고 집을 지어 흰 띠풀 덮으니
緣江路熟俯靑郊(연강로숙부청교) : 푸른 강 길이 눈에 익어 푸른 들판 굽어본다
?林?日吟風葉(기림애일음풍엽) : 우거진 나무숲 해 가리고 바람에 나부끼는 잎을 노래하며
籠竹和烟滴露梢(롱죽화연적로초) : 마디 긴 대나무에 물안개, 이슬 젖은 나무 가지
暫止飛烏將數子(잠지비오장수자) : 잠깐 앉았다가 날아가는 까마귀 몇 새끼 거느리고
頻來語燕定新巢(빈래어연정신소) : 자주 날아와 지껄이는 제비는 새 둥지 정하는구나
旁人錯比楊雄宅(방인착비양웅댁) : 옆 사람들 양웅의 집이라 잘못 비기기도 하나
?惰無心作解嘲(난타무심작해조) : 천성이 게을러서 조롱함을 해명할 생각 전혀없도다

  
제    목  : 복거(卜居)-두보(杜甫)
 


복거(卜居)-두보(杜甫)

살 곳을 찾아-두보(杜甫)

浣花流水水西頭(완화류수수서두) : 환화계 흐르는 물 서쪽 머리에
主人爲卜林塘幽(주인위복림당유) : 숲속 연못 그윽한 곳에 집터를 잡았네
已知出郭少塵事(이지출곽소진사) : 성을 벗어나면 속된 세상일 적은 줄 알고
更有澄江銷客愁(갱유징강소객수) : 더욱이 맑은 물 있어 나그네 근심 삭여준다네
無數??齊上下(무수청정제상하) : 무수한 잠자리들 상하로 날고
一雙??對沈浮(일쌍계칙대침부) : 한 쌍의 물닭은 짝을 따라 물에 잠겼다 떳다하네
東行萬里堪乘興(동행만리감승흥) : 동으로 만리교로 가 흥을 돋울만 하니
須向山陰上小舟(수향산음상소주) : 모름지기 신음을 향해 작은 배에 올라 볼만 하다네
 
 


제    목  : 수고사군(酬高使君)-두보(杜甫)
 


수고사군(酬高使君)-두보(杜甫)

고사군에게 화답하여주다-두보(杜甫)

古寺僧牢落(고사승뢰락) : 옛 절이라 스님이 적어 쓸쓸하고
空房客寓居(공방객우거) : 빈 방에 나그네 처지로 산다네
故人供祿米(고인공록미) : 친구들이 녹으로 받은 쌀을 보내오고
隣舍與園蔬(린사여원소) : 이웃집에서는 밭의 채소를 준다네
雙樹容聽法(쌍수용청법) : 법당에서는 부처님 설법을 들을 수 있고
三車肯載書(삼거긍재서) : 세 수레는 불경을 기꺼이 실어오네
草玄吾豈敢(초현오기감) : 양웅처럼 태현경을 어찌 감히 지으리오마는
賦或似相如(부혹사상여) : 글 짓는 일이라면 상여정도는 될 듯 하네

  
제    목  : 득사제소식(得舍弟消息)-두보(杜甫)
 


득사제소식(得舍弟消息)-두보(杜甫)

동생 소식을 듣고-두보(杜甫)

風吹紫荊樹(풍취자형수) : 바람은 자색 가시나무로 불어오고
色與春庭暮(색여춘정모) : 햇빛은 봄과 뜰에 저물어간다
花落辭故枝(화락사고지) : 꽃은 떨어져 가지에서 지고
風回反無處(풍회반무처) : 바람이 회오리쳐 아무데도 없구나
骨肉恩書重(골육은서중) : 가족 생각에 편지는 더욱 그립고
漂泊難相遇(표박난상우) : 이리저리 떠도니 만나기 어려워라
猶有淚成河(유유루성하) : 눈물이 나 냇물을 이루니
經天復東注(경천부동주) : 하늘을 지나 다시 동으로 흐러가는구나

  
제    목  : 의골행(義?行)-두보(杜甫)
 


의골행(義?行)-두보(杜甫)

의로운 매의 노래-두보(杜甫)

陰崖有蒼鷹(음애유창응) : 응달 낭떠러지에 검푸른 보라매
養子黑栢?(양자흑백전) : 시커먼 잣나무 꼭대기에 새끼를 쳤는데
白蛇登其巢(백사등기소) : 하얀 뱀이 그 둥지에 올라가
呑?恣朝飡(탄서자조손) : 닥치는 대로 씹어 삼켜 아침밥으로 먹었네
雄飛遠求食(웅비원구식) : 수컷은 날아 멀리 먹이 구하러 나가
雌者鳴辛酸(자자명신산) : 암컷만 쓰라리게 울부짖었네
力强不可制(력강불가제) : 힘이 강해 막아내지 못해
黃口無半存(황구무반존) : 노란 입의 새끼들 절반도 남지 않았네
其父從西歸(기부종서귀) : 그 애비 서쪽에서 돌아왔네
飜身入長烟(번신입장연) : 이내 몸을 돌이켜 먼 안개 속으로 들어가
斯須領健?(사수령건골) : 곧바로 사나운 독수리를 거느리고 와서
痛憤寄所宣(통분기소선) : 분통한 아픔을 털어 복수할 바를 보였네
斗上?弧影(두상렬호영) : 크게 하늘로 솟아 활처럼 몸을 비틀더니
?哮來九天(교효래구천) : 포효하며 하늘에서 날아 닥치네
脩鱗脫遠枝(수린탈원지) : 비늘 내린 구렁이는 원 꼭대기 가지에서 벗어나
巨??老拳(거상탁로권) : 크다란 이마빼기가 익숙한 발톱에 나가 떨어지네
高空得??(고공득층등) : 높은 하늘이라 맥도 못 추고
短草辭??(단초사완연) : 짧은 풀에서 처럼 설설 길 수도 없네
?尾能一掉(탁미능일도) : 동강 난 꽁지 한번도 흔들지 못하고
飽腸已皆穿(포장이개천) : 실컷 먹은 창자에는 어미 구멍이 뚫렸네
生雖滅衆雛(생수멸중추) : 살아서는 여러 새끼를 먹어 치웠지만
死亦垂千年(사역수천년) : 죽어서는 천년동안에 남을 몸을 남겼네
物情有報復(물정유보부) : 물정에는 주고받는 보복이 있는 법
快意貴目前(쾌의귀목전) : 통쾌함이란 눈앞에서 해치움이 통쾌하다네
玆實?鳥最(자실지조최) : 보라매는 사삽기가 새 중의 제일
急難心炯然(급난심형연) : 남의 다급함을 구하는 의협심이 이리도 찬란해
功成失所在(공성실소재) : 공을 새우고 미련도 없이 가버리니
用捨何其賢(용사하기현) : 나아가고 물러섬이 어찌 그리 어질단 말인가
近經?水湄(근경휼수미) : 요즈음에 홀수 가를 지나가다가
此事樵夫傳(차사초부전) : 이 이야기 나무꾼에게서 전해 듣고
飄蕭覺素髮(표소각소발) : 아찔하여 흰 머리카락이 바람에
凜欲衝儒冠(름욕충유관) : 쭈뼛 망건 밖으로 뻗쳐나감을 느꼈네
人生許與分(인생허여분) : 삶에 있어 남에게 마음 쓰는 정분도
亦在顧眄間(역재고면간) : 오직 어려운일에 돌아다보는 순간에 있는 법이네
聊爲義?行(료위의골행) : 애오라지 의로운 보라매의 노래를 지어
永激壯士肝(영격장사간) : 영원히 장사의 의협스런 마음을 불러일으키려네

  
제    목  : 신혼별(新婚別)-두보(杜甫)
 


신혼별(新婚別)-두보(杜甫)

신혼의 이별-두보(杜甫)

兎絲附蓬麻(토사부봉마) : 새삼이 쑥대와 삼에 부터
引蔓故不長(인만고불장) : 넝쿨이 당겨서 자라지 못하네
嫁女與征夫(가녀여정부) : 전쟁나가는 사내에게 시집보내는 것은
不如棄路傍(불여기로방) : 길가에 내버림만 못하다네
結髮爲夫妻(결발위부처) : 머리 묶어 사내의 아내가 되었으나
席不暖君床(석불난군상) : 잠자리 그대 침상에서 따뜻하지도 못하고
暮婚晨告別(모혼신고별) : 저물어 결혼하고 아침에 이별하였다네
無乃太悤忙(무내태총망) : 너무나 총망하지 않나요
君行雖不遠(군행수불원) : 당신의 갈길이 비록 멀지 않다고해도
守邊赴河陽(수변부하양) : 변방을 수비하려 하양으로 가지만
接身未分明(접신미분명) : 저의 신분은 아직 분명하지 않으니
何以拜姑?(하이배고장) : 어떻게 시부모에게 인사드릴까요
父母養我時(부모양아시) : 우리 부모 나를 기르실 때
日夜令我藏(일야령아장) : 밤낮으로 나를 보호하시고
生女有所歸(생녀유소귀) : 딸 낳아 시집보내셨지요
?狗亦得將(계구역득장) : 닭과 개도 짝이 있다하시고
君今死生地(군금사생지) : 당신은 이제 생사의 땅에 계시세요
沈痛迫中腸(침통박중장) : 침통함이 오장에 ?혀올라요
誓欲隨君往(서욕수군왕) : 당신을 따라 가고싶어도
形勢反蒼黃(형세반창황) : 형세는 도리어 창황해지네요
勿爲新婚念(물위신혼념) : 신혼의 생각일랑 하지 마시고
努力事戎行(노력사융행) : 노력하여 군무를 돌보세요
婦人在軍中(부인재군중) : 결혼한 여자가이군중에 있으면
兵氣恐不揚(병기공불양) : 병사들은 사기를 올리지 못하겠지뇨
自嗟貧家女(자차빈가녀) : 가난한 집안의 딸인 것이 스스로 한스러워
久致羅?裳(구치라유상) : 오래만에 비단 치마저고리 구하였거늘
羅?不復施(라유불부시) : 비단 저고리는 다시 못 입고
對君洗紅粧(대군세홍장) : 당신을 보고서 붉은 화장지워야 하다니요
仰視百鳥飛(앙시백조비) : 온갖 새들이 나는 것을 쳐다보니
大小必雙翔(대소필쌍상) : 크거나 작거나 모두 쌍쌍이군요
人事多錯?(인사다착오) : 사람의 일은 어긋남이 많아
與君永相望(여군영상망) : 당신을 영원히 그리워해야만 하다니요

  
제    목  : 구일람전최씨장(九日藍田崔氏莊)-두보(杜甫)
 


구일람전최씨장(九日藍田崔氏莊)-두보(杜甫)

구일 남전 최씨 장원에서 -두보(杜甫)

老去悲秋强自寬(로거비추강자관) : 늙어가는 처지 서글픈 가을날을 억지로 참아보려니
興來今日盡君歡(흥래금일진군환) : 흥이 나서 오늘은 그대와 즐겨보리라
羞將短髮還吹帽(수장단발환취모) : 짧은 머리에 모자가 바람에 날릴까 부끄러워
笑?傍人爲正冠(소천방인위정관) : 웃으며 옆 사람에게 관모를 바로 해달라고 부탁한다
藍水遠從千澗落(람수원종천간락) : 남수는 멀리 여러 개울에서 떨어져 내리고
玉山高竝兩峯寒(옥산고병량봉한) : 옥산은 높이 두 봉우리와 나란하여 차갑게도 보인다
明年此會知誰健(명년차회지수건) : 내년에 이 모임에서 누가 건강을 유지할지
醉把茱萸子細看(취파수유자세간) : 취하여 수유를 머리에 꽂으며 자세히 바라본다

  
제    목  : 증고식안(贈高式顔)-두보(杜甫)
 


증고식안(贈高式顔)-두보(杜甫)

고식안에게 주다-두보(杜甫)

惜別是何處(석별시하처) : 우리가 석별한 곳이 어디었던가
相逢皆老夫(상봉개로부) : 서로 만나니 다 늙은이로세
故人還寂寞(고인환적막) : 친구들은 아직도 적막하고
削迹共艱虞(삭적공간우) : 깍인 자취 모두가 어려운 처지이네
自失論文友(자실론문우) : 문학을 논하던 친구 잃고
空知賣酒?(공지매주로) : 술 사서 마시던 곳 공연히 생각나네
平生飛動意(평생비동의) : 평생을 비동하는 생각을
見爾不能無(견이불능무) : 그대를 보니 없앨 수가 없네그려

  
제    목  : 봉증왕중윤유(奉贈王中允維)-두보(杜甫)
 


봉증왕중윤유(奉贈王中允維)-두보(杜甫)

중윤 왕유에게 드리다-두보(杜甫)

中允聲名久(중윤성명구) : 중윤 왕유의 명성을 들은 지 오래인데
如今契闊深(여금계활심) : 지금은 멀리 떨어져 만나지 못하네
共傳收庾信(공전수유신) : 유신이 양나라에 등용된 것과 같이 전하지만
不比得陳琳(불비득진림) : 조조가 진림을 얻은 것과는 비교해서는 안되네
一病緣明主(일병연명주) : 한결같이 병을 핑계로 임금을 섬겼고
三年獨此心(삼년독차심) : 삼년 동안을 홀로 이 마음을 가지셨네
窮愁應有作(궁수응유작) : 깊은 시름에 응당 시를 지었으니
試誦白頭吟(시송백두음) : 시험삼아 <백두음>을 외워본다

  
제    목  : 춘숙좌성(春宿左省)-두보(杜甫)
 


춘숙좌성(春宿左省)-두보(杜甫)

조성에서 봄에 숙직하다-두보(杜甫)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 대궐 담장 해 저물어 꽃은 숨고
??棲鳥過(추추서조과) : 둥지의 새들은 지저귀며 날아간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 별들은 온 세상에 비춰 움직여가고
月傍九?多(월방구소다) : 달빛 밤하늘을 곁따라 밝기만하다
不寢聽金?(불침청금약) : 자물쇠 소리에 잠은 오지 않아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 바람소리에 옥패소리가 나는듯하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 내일 아침에 봉사올릴 일 있어
數問夜如何(수문야여하) :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자주 묻는다

  
제    목  : 중과하씨오수1(重過何氏五首1)-두보(杜甫)
 


중과하씨오수1(重過何氏五首1)-두보(杜甫)

하씨네를 거듭 지나다-두보(杜甫)

問訊東橋竹(문신동교죽) : 동교의 대나무에 대해 물었더니
將軍有報書(장군유보서) : 장군의 보고가 있었네
倒衣還命駕(도의환명가) : 급히 수레 타고 돌아와
高枕乃吾廬(고침내오려) : 베개 높이 베고 누우니 바로 내 집이네
花妥鶯?蝶(화타앵소접) : 앵무새가 나비를 모니 꽃잎이 떨어지고
溪喧獺?魚(계훤달진어) : 수달피가 고기를 몰아쳐 시내가 시끄럽네
重來休浴地(중래휴욕지) : 목욕하던 곳에 다시 와보니
眞作野人居(진작야인거) : 정말 야인이 살던 곳처럼 되어버렸네

   
 


제    목  : 동일유회리백(冬日有懷李白)-두보(杜甫)
 


동일유회리백(冬日有懷李白)-두보(杜甫)

겨울 어느날 이백을 생각하다-두보(杜甫)

寂寞書齋裏(적막서재리) : 서재 안은 적막하고
終朝獨爾思(종조독이사) : 아침이 다 가도록 홀로 그대만 생각하네
更尋嘉樹傳(갱심가수전) : 다시 가수의 전기를 찾으며
不忘角弓詩(불망각궁시) : 각궁의 시를 잊지 못한다네
?褐風霜入(수갈풍상입) : 헤어진 베옷으로 서릿바람 스며들고
還丹日月遲(환단일월지) : 도리어 단사를 달려만들려니 세월 더지가네
未因乘興去(미인승흥거) : 흥거워 떠날 날 아직 없으니
空有鹿門期(공유록문기) : 헛되이 녹문의 약속만 남아있소

  
제    목  : 증리백(贈李白)-두보(杜甫)
 


증리백(贈李白)-두보(杜甫)

이백에게-두보(杜甫)

秋來相顧尙飄蓬(추래상고상표봉) : 가을이 와 서로 살펴봐도 쑥만이 날리고

未就丹砂愧葛洪(미취단사괴갈홍) : 아직도 단사를 못 얻어 갈홍보기 부끄럽네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통음을 하며 미친 듯 노래 부르며 세월을 보내니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날아올라 발호하니 누구위한 호기인가

   
   
제    목  : 희증두보(?贈杜甫)-이백(李白)
 


희증두보(?贈杜甫)-이백(李白)

두보에게 농담삼아 주다-이백(李白)

飯顆山頭逢杜甫(반과산두봉두보) : 반과산 머리에서 두보를 만나니

頂戴笠子日卓午(정대립자일탁오) : 눌러쓴 삿갓에 햇볕이 쨍쨍 내리네

借問別來太瘦生(차문별래태수생) : 그 사이 어찌 그리 야위었느냐 묻노리

總?從前作詩苦(총위종전작시고) : 아마도 모두가 시 짓는 고통 때문이겠지

  
제    목  : 등곤주성루(登袞州城樓)-두보(杜甫)
 


등곤주성루(登袞州城樓)-두보(杜甫)

고주성 누대에 올라-두보(杜甫)

東都趨庭日(동도추정일) : 산동으로 아버지를 뵈러가는 날
南樓縱目初(남루종목초) : 처음으로 남루에 올라 경치를 바라본다
浮雲連海岱(부운련해대) : 뜬 구름은 바다와 태산에 이어지고
平野入靑徐(평야입청서) : 평평한 들판은 청주와 서중에까지 뻗어있구나
孤?秦碑在(고장진비재) : 외로운 산마루엔 진시황의 비석이 우뚝고
荒城魯殿餘(황성로전여) : 거친 성에는 노나라 궁궐의 자취 남아있고
從來多古意(종래다고의) : 옛 고적이 많이 남아있어
登眺獨躊躇(등조독주저) : 올라 바라보니 홀로 머뭇거려진다

  
제    목  : 송공소부사병귀유강동겸정리백(送孔巢父謝病歸遊江東兼呈李白)-두보(杜甫)
 


송공소부사병귀유강동겸정리백(送孔巢父謝病歸遊江東兼呈李白)-두보(杜甫)

공소부가 병으로 강동으로 돌아감을 송별하고 겸하여 이백에게 주다-두보(杜甫)

巢父掉頭不肯住(소부도두불긍주) : 공소부는 머리 저으며 머물려하디 않고
東將入海隨烟霧(동장입해수연무) : 동으로 바다로 들어 구름과 안개를 따른다
詩卷長留天地間(시권장류천지간) : 시권을 천지에 남겨두어
釣竿欲拂珊瑚樹(조간욕불산호수) : 낚싯대로 산호수를 떨치려하는구나
深山大澤龍蛇遠(심산대택룡사원) : 깊은 산 큰 못에 용과 뱀이 멀리 있고
春寒野陰風景暮(춘한야음풍경모) : 봄은 차고 들녘은 음산하고 날은 저문다

蓬萊織女回雲車(봉래직녀회운거) : 봉래산 직녀가 구름수레 몰고 와서
指點虛無引歸路(지점허무인귀로) : 빈 곳을 가리키며 임 돌아가시는 길 인도하리라
自是君身有仙骨(자시군신유선골) : 이로보아 임의 몸은 신선의 기골이 있으니
世人那得知其故(세인나득지기고) : 세상사람들 어찌 그 내력을 알기나 하리오
惜君只欲苦死留(석군지욕고사류) : 임이 안타가워 애써 죽음으로 만류나 해보려네
富貴何如草頭露(부귀하여초두로) : 부귀영화가 어찌 풀잎의 이슬같지 않으리오
蔡侯靜者意有餘(채후정자의유여) : 채후는 정숙한 사람이라 마음에 여유가 있어
淸夜置酒臨前除(청야치주림전제) : 맑은 밤 술 차려 떠나기 전날 밤에 임하는구나
罷琴??月照席(파금추창월조석) : 거문고 마치자 마음은 서글퍼고 달빛마저 비추니
幾歲寄我空中書(기세기아공중서) : 몇해가 지나야 나에서 편지르 보낼건가
南尋禹穴見李白(남심우혈견리백) : 남쪽으로 우임금 무덤을 찾아 이백을 보면
道甫問訊今何如(도보문신금하여) : 두보가 안보를 붇는다고 전하여주게나

  
제    목  : 秋雨歎(추우탄)-杜甫(두보)
 

秋雨歎(추우탄)-杜甫(두보)

가을비를 탄식하다-杜甫(두보)

雨中百草秋爛死(우중백초추란사) : 비 속에 온갖 풀이 가을에 시들어 죽어
階下決明顔色新(계하결명안색신) : 섬 돌아래 결명초는 빛이 새롭구나
著葉滿枝翠羽蓋(저엽만지취우개) : 붙어 있는 잎 가지에 가득하여 푸른 깃 덮고
開花無數黃金錢(개화무수황김전) : 핀 꽃은 무수히 많아 황금 돈이로구나.
凉風蕭蕭吹汝急(양풍소소취여급) : 서늘한 바람이 쓸쓸하여 너에게 급히 불어오니
恐汝後時難獨立(공여후시난독립) : 두렵구나, 이후에 네가 홀로 서 있기 힘든 것dl
堂上書生空白頭(당상서생공백두) : 고당 위의 서생이 부질없이 머리가 희어졌으니
臨風三嗅馨香泣(임풍삼후형향읍) : 바람을 맞아 세 번 향내 맡으며 눈물을 흘린다네.
  
제    목  : 高都護馬?行(고도호마총행)-杜甫(두보)
 

高都護馬?行(고도호마총행)-杜甫(두보)

고도호마총행-杜甫(두보)

安西都護胡靑?(안서도호호청총) : 안서도호 오랑캐 청총마
聲價?然來向東(성가훌연래향동) : 높은 명성 그대로 동방을 오가네.
此馬臨陣久無敵(차마림진구무적) : 이 말은 싸움터에 나아가 일찍이 적수가 없었고
與人一心成大功(여인일심성대공) : 사람과 한 마음 큰 공을 이루었다네.
功成惠養隨所致(공성혜양수소치) : 성공한 은혜는 길러준 소치라
飄飄遠自流沙至(표표원자유사지) : 멀리 모래 흘러내리는 벌판에서 빨리도 왔다네.
雄姿未受伏?恩(웅자미수복력은) : 웅장한 그 자태 아직 휴식 한 번 못하고
猛氣猶思戰場利(맹기유사전장리) : 맹렬한 기세는 아직도 전장에 승리만을 생각하네.
腕促蹄高如?鐵(완촉제고여북철) : 허벅다리 짧고 발굽이 높은 것이 명마라
交河幾蹴曾氷裂(교하기축증빙열) : 차가운 교하에서 달려 얼음을 몇 번이나 깨뜨렸던가.
五花散作雲滿身(오화산작운만신) : 다섯 색깔 털빛 흩어져 구름같이 몸에 가득
萬里方看汗流血(만리방간한류혈) : 만 리 먼 길에 흘리는 땀은 피같이 보이네.
長安壯兒不敢騎(장안장아불감기) : 장안의 장사들도 감히 타지 못하노니
走過?電傾城知(주과체전경성지) : 번개처럼 달림에는 성이 무너지는 듯하다네.
靑絲絡頭爲君老(청사락두위군로) : 푸른 굴레 실을 머리에 메고 그대 위해 늙어가니
何由?出橫門道(하유각출횡문도) : 무슨 일로 다시 횡문 지나 서역으로 출정할 건가

  
제    목  : 玉華宮(옥화궁)-杜甫(두보)
 

玉華宮(옥화궁)-杜甫(두보)

옥화궁-杜甫(두보)

溪廻松風長(계회송풍장) : 개울물 굽이쳐 흐르고 솔바람 길게 불어오고
蒼鼠竄古瓦(창서찬고와) : 옛 기와 속으로 파랗게 놀란 쥐가 숨어든다.
不知何王殿(부지하왕전) : 어느 왕의 궁전인지 알 수 없고
遺構絶壁下(유구절벽하) : 절벽 아래에 남아 얽혀있구나.
陰房鬼火靑(음방귀화청) : 어두운 방에는 도깨비불 푸르고
壞道哀湍瀉(괴도애단사) : 무너진 길에는 흘러내는 물소리 애달프구나.
萬?眞笙?(만뢰진생우) : 들려오는 소나무 바람소리는 꼭 피리소리 같고
秋色正蕭灑(추색정소쇄) : 가을빛은 쓸쓸하고 물 뿌린 듯 맑도다.
美人爲黃土(미인위황토) : 미인도 죽으면 흙이 되느니
況乃粉黛假(황내분대가) : 하물며 분단장하고 눈썹 그린 거짓 미인이야
當時侍金輿(당시시금여) : 당시에 모시던 임금의 수레
故物獨石馬(고물독석마) : 고물이 되고 돌로 깎은 말만 남아있구나
憂來藉草坐(우래자초좌) : 시름에 겨워 무성한 풀밭에 앉으니
浩歌淚盈把(호가루영파) : 호탕하게 노래 부르니 눈물이 손바닥을 흘러내린다.
??征途間(염염정도간) : 가고 가는 인생길에
誰是長年者(수시장년자) : 영원히 사는 사람 그 누구이든가.
  
제    목  : 세병마행(洗兵馬行)-두보(杜甫)
 

세병마행(洗兵馬行)-두보(杜甫)

병기와 군마를 씻으며-두보(杜甫)

中興諸將收山東(중흥제장수산동) : 중흥의 여러 장수들 산동을 수복하고
捷書夜報淸晝同(첩서야보청주동) : 승전보가 밤에 알려져도 낮처럼 밝다
河廣傳聞一葦過(하광전문일위과) : 황하의 강 넓어도 갈대배처럼 건너가니
胡兒命在破竹中(호아명재파죽중) : 오랑캐의 운명도 파죽의 처지에 있다네.
祗殘?城不日得(지잔업성불일득) : 다만 남은 업성도 하루가 안 되어도 되찾을 것이니
獨任朔方無限功(독임삭방무한공) : 오직 삭방 절도사 곽자의 공이라네.
京師皆騎汗血馬(경사개기한혈마) : 서울 병사들 모두 말을 타고 싸우고
回紇?肉葡萄宮(회흘위육포도궁) : 회흘 병사도 포도궁에서 내린 고기를 먹는다.
已喜皇威淸海岱(이희황위청해대) : 임금의 위력은 동해와 대산 부근을 청소하듯 소탕하니
常思仙仗過??(상사선장과공동) : 임금의 행차가 동공을 지나간 것을 늘 생각하노라.
三年笛裏關山月(삼년적리관산월) : 삼년을 피리소리로 관산월 노래를 듣고
萬國兵典草木風(만국병전초목풍) : 만국의 병력 앞에 초목이 바람에 날린다.
成王功大心轉少(성왕공대심전소) : 성왕은 공은 크나 마음은 겸손하고
郭相謀深古來少(곽상모심고래소) : 곽 제상은 깊은 책략 예부터 드물었다.
司徒淸鑑懸明鏡(사도청감현명경) : 사도의 안목은 거울처럼 분명하다
尙書氣與秋天香(상서기여추천향) : 상서의 기개는 가을 하늘처럼 향기롭고
二三豪俊爲時出(이삼호준위시출) : 두 세 명의 호걸들이 때를 타고 나타나
整頓乾坤濟時了(정돈건곤제시료) : 천지를 정돈하고 시대를 건졌도다.
東走無復憶驢魚(동주무부억려어) : 동으로 달려가 다시 농어를 생각할 필요 없고
南飛各有安巢鳥(남비각유안소조) : 남쪽으로 날아가도 편안한 둥지가 있도다.
靑春復隨冠冕人(청춘부수관면인) : 청춘에 임금을 따라 궁중에 들어가
紫禁正耐煙火繞(자금정내연화요) : 궁중에서 안개에 쌓여 지낼 것이다.
鶴駕通宵鳳輦備(학가통소봉련비) : 태자의 수레는 밤새도록 수레를 준비하고
鷄鳴問寢龍樓曉(계명문침용루효) : 닭이 울면 문안드리려 용루문 밝기를 기다리네.

  
제    목  : 兵車行(병거행)-杜甫(두보)
 

兵車行(병거행)-杜甫(두보)

병거행-杜甫(두보)

車??(거린린) : 수레는 덜커덩 덜커덩 가고
馬蕭蕭(마소소) : 말은 이히힝 이히힝 운다.
行人弓箭各在腰(행인궁전각재요) : 행역가는 사람들은 허리에 활과 화살 차고
耶孃妻子走相送(야양처자주상송) : 아비와 어미, 아내와 자식들은 달려 전송하니
塵埃不見咸陽橋(진애불견함양교) : 흙먼지로 함양교가 보이지 않는다.
牽衣頓足?道哭(견의돈족란도곡) : 옷 당기고 발을 밟으며 길 막고 통곡한다.
哭聲直上干雲?(곡성직상간운소) : 통곡소리 올라 바로 하늘에 닿고
道旁過者問行人(도방과자문행인) : 길가 가는 이가 행인에게 물어 보니
行人但云點行頻(행인단운점행빈) : 행인은 다만 징발이 잦다고 말 할 뿐.
或從十五北防河(혹종십오북방하) : 어떤 이는 열다섯 나이에 북쪽 황하를 지키다가
便至四十西營田(편지사십서영전) : 사십이 다 되어서 서쪽으로 둔전에서 일한다네.
去時里正與?頭(거시리정여과두) : 떠날 때 마을 이장이 머리를 싸주었는데
歸來頭白還戍邊(귀래두백환수변) : 돌아오니 백발인데도 다시 수자리 산다네.
邊亭流血成海水(변정류혈성해수) : 변방엔 피가 흘러 바다를 이루고
武皇開邊意未已(무황개변의미이) : 무황은 변경 개척의 뜻을 아직도 버리지 않았다네.
君不聞(군불문) : 그대는 듣지 못 했소
漢家山東二百州(한가산동이백주) : 한나라 산동의 이백 고을
千村萬落生荊杞(천촌만락생형기) : 방방곡곡 온 마을에 가시덤불 다 생긴 것을
縱有健婦把鋤犁(종유건부파서리) : 비록 건장한 부녀가 호미와 쟁기 잡고 일을 한다지만
禾生?畝無東西(화생롱무무동서) : 벼는 이랑에 아무렇게나 자라네.
況復秦兵耐苦戰(황부진병내고전) : 하물며 진 땅의 병사들 힘든 전투 잘 견딘다 하여
被驅不異犬與?(피구불이견여계) : 몰아댐이 개나 닭과 다르지 않음에야
長者雖有問(장자수유문) : 어르신은 묻습니다마는
役夫敢申恨(역부감신한) : 행역 가는 군사가 감히 마음 속 한을 다 말하리오.
且如今年冬(차여금년동) : 또 올 겨울의 경우
未休關西卒(미휴관서졸) : 관서 사졸의 일이 아직도 그치지 않았는데
縣官急索租(현관급색조) : 현의 관리들은 급하게도 세금을 찾으니
租稅從何出(조세종하출) : 세금 낼 돈이 어디서 생기겠습니까.
信知生男惡(신지생남악) : 진실로 알겠노라, 아들 낳은 일은 나쁘고
反是生女好(반시생녀호) : 도리어 여자 낳는 일이 좋다는 것을
生女猶得嫁比?(생녀유득가비린) : 딸을 낳으면 그래도 이웃으로 시집보낼 수 있으나
生男埋沒隨百草(생남매몰수백초) : 아들을 낳으면 잡초 따라 묻힐 뿐입니다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海頭(청해두) : 청해 언저리에는
古來白骨無人收(고래백골무인수) : 예부터 백골을 거두어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
新鬼煩?舊鬼哭(신귀번원구귀곡) : 신 귀신은 괴로워하고 구 귀신은 통곡하여
天陰雨濕聲??(천음우습성추추) : 흐려 비 내리고 습하면, 귀신들 통곡소리 들려온답니다.
  
제    목  : 茅屋爲秋風所破歌(모옥위추풍소파가)-杜甫(두보)
 

茅屋爲秋風所破歌(모옥위추풍소파가)-杜甫(두보)

초가집이 가을바람에 부서지다-杜甫(두보)

八月秋高風怒號(팔월추고풍노호) : 팔월 드높은 하늘에 바람이 성난 듯 울부짖으니
春城屋上三重茅(춘성옥상삼중모) : 봄날 지붕 위에 세 겹 띠 풀이 덮혀있다.
茅飛渡江灑江郊(모비도강쇄강교) : 띠 풀은 날아가 강을 건너 강둑에 쌓이는데
高者??長林稍(고자괘견장림초) : 위로 날아간 것은 나ANT가지 끝에 걸리고
下者飄轉沈塘?(하자표전침당요) : 아래로 날아간 것은 날아 굴려가 웅덩이를 메운다
南村群童欺我老無力(남촌군동기아노무력) : 남촌의 아이들 나를 늙어 힘없는 노인이라 업신여겨
忍能對面爲盜賊(인능대면위도적) : 이제는 눈앞에서 도둑질하고
公然抱茅入竹去(공연포모입죽거) : 보란 듯이 띠 풀 안고 대숲으로 가버린다.
脣焦口燥呼不得(순초구조호부득) : 입술은 타고 입은 말라 소리도 못치고
歸來倚仗自歎息(귀래의장자탄식) : 돌아와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한숨만 짓는다네.
俄頃風定雲墨色(아경풍정운묵색) : 이내 바람 멎고 먹구름 일어나
秋天漠漠向昏黑(추천막막향혼흑) : 가을하늘 아득한데 저물어 어둠이 깔린다
布衾多年冷似鐵(포금다년냉사철) : 베 이불 여러 해 지나니 차갑기 쇠와 같고
嬌兒惡臥踏裏裂(교아악와답리렬) : 개구쟁이 아이들 잠버릇 나빠 이불 속을 다 찢었구나.
牀頭屋漏無乾處(상두옥루무건처) : 지붕 새어 참상에 마른 곳 하나 없고
雨脚如痲未斷絶(우각여마미단절) : 빗발은 삼나무 같아 아직 끊어지지 않는다.
自經喪亂少睡眠(자경상란소수면) : 몸소 난리를 겪어 잠마저 줄어
長夜沾濕何由徹(장야첨습하유철) : 긴 밤을 흠뻑 젖어 어떻게 밤을 지낼까
安得廣廈千萬間(안득광하천만간) : 어찌하면 넓은 집 천만 간을 마련하여
大庇天下寒士俱歡顔(대비천하한사구환안) : 세상의 추운 사람 도와주어 모두가 기쁜 얼굴 갖게할까
風雨不動安如山(풍우부동안여산) : 비바람 몰아쳐도 끄떡없이 산처럼 평안히 살까
嗚呼何時眼前突兀見此屋(오호하시안전돌올견차옥) : 아, 어느 때 눈앞에 우뚝한 이런 집을 볼까나
吾廬獨破受凍死亦足(오려독파수동사역족) : 내 집이야 부서지고 내가 얼어 죽어도 나는 족하도다.

  
제    목  : 飮中八仙歌(음중팔선가)-杜甫(두보)
 

飮中八仙歌(음중팔선가)-杜甫(두보)

술 취한 여덟 신선-杜甫(두보)

知章騎馬似乘船(지장기마사승선) : 지장이 말을 타면 배에 오른 듯 흔들리고
眼花落井水底眼(안화락정수저안) : 눈앞이 어지러워 우물에 떨어지면 물 아래에서 잠든다.
汝陽三斗始朝天(여양삼두시조천) : 여양은 서 말 술을 마셔야 조정에 나가고
道逢?車口流涎(도봉국거구유연) : 길에서 누룩 수레만 만나도 군침을 흘린다.
恨不移封向酒泉(한불이봉향주천) : 주천 고을로 벼슬을 옮기지 못함을 한스러워한다
左相日興費萬錢(좌상일흥비만전) : 조상은 날마다 유흥비로 만 전을 쓰고
飮如長鯨吸百川(음여장경흡백천) : 큰 고래가 백천의 물을 모두 마시듯이 술을 마시고
銜杯樂聖稱避賢(함배락성칭피현) : 술잔을 들면 청주를 마시지 탁주는 마시지 않는다.
宗之瀟灑美少年(종지소쇄미소년) : 종지는 멋쟁이 미소년으로
擧觴白眼望靑天(거상백안망청천) : 술잔 들고 흰 눈동자로 푸른 하늘을 쳐다보는데
皎如玉樹臨風前(교여옥수임풍전) : 눈동자가 밝고 깨끗하여 옥 나무가 비람에 흔들리듯
蘇晋長齋繡佛前(소진장재수불전) : 소진은 부처님 앞에서 오래 기도하다가
醉中往往愛逃禪(취중왕왕애도선) : 술에 취하면 종종 참선한다는 핑계대기를 즐겨한다
李白一斗詩百篇(이백일두시백편) : 이백은 한 말 술에 시 백 편을 짓는데
長安市上酒家眠(장안시상주가면) : 취하면 장안 시장바닥 술집에서 잠을 잔다
天子呼來不上船(천자호래불상선) : 천자가 불러도 배에 오르지 않고
自稱臣是酒中仙(자칭신시주중선) : 스스로 술 취한 신선이라 부르네.
張旭三杯草聖傳(장욱삼배초성전) : 장욱은 세 잔은 마셔야 초서를 쓰는데
脫帽露頂王公前(탈모노정왕공전) : 모자는 벗고 맨머리로 왕공들 앞에 나타나서
揮毫落紙如雲煙(휘호락지여운연) : 종이 위에 붓을 휘두르면 구름 같고 연기 같다
焦遂五斗方卓然(초수오두방탁연) : 초수는 다섯 말은 먹어야 신명이 나는데
高談雄辯驚四筵(고담웅변경사연) : 고상한 이야기와 뛰어난 말솜씨는 사방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제    목  : 빈교행(貧交行)-두보(杜甫)
 

빈교행(貧交行)-두보(杜甫)

가난한 시절, 친구 사귐의 노래-두보(杜甫)

番手作雲覆手雨 (번수작운복수우) : 손 뒤집어 구름 만들고 다시 엎어 비로 만드니

紛紛世事何須數(분분세사하수수) : 분분한 세상일을 어찌 반드시 헤아리랴

君不見管鮑貧時交(군불견관포빈시교) : 보지 못했는가, 관중과 포숙의 가난한 때의 사귐을

此道今人棄如土(차도금인기여토) : 이러한 도리를 지금 사람들은 흙 버리듯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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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無家別(무가별)-杜甫(두보)
 

無家別(무가별)-杜甫(두보)

집 없는 이별-杜甫(두보)

寂寞天寶後(적막천보후) : 천보 난리 후, 적막하고 쓸쓸하여
園廬但蒿藜(원려단호려) : 밭과 오두막에 오직 쑥과 명아주만 무성하다
我里百餘家(아리백여가) : 우리 마을은 백여 가구
世亂各東西(세란각동서) : 세상이 어지러워 각자 사방 흩어졌도다.
存者無消息(존자무소식) : 살아있는 사람은 소식 없고
死者爲塵泥(사자위진니) : 죽은 사람은 다 진흙과 티끌이 되었다.
賤子因陣敗(천자인진패) : 미천한 이 몸 전쟁에 패하여
歸來尋舊蹊(귀래심구혜) : 고향에 돌아와 옛 길을 찾아본다.
久行見空港(구행견공항) : 오래 걸어야 빈 골목을 보았는데
日瘦氣慘悽(일수기참처) : 햇빛은 침침하고 대기도 처량했다
但對狐與狸(단대호여리) : 다만 여우와 살쾡이가
竪毛怒我啼(수모노아제) : 털을 세우고 노하여 나에게 으르릉댄다.
四隣何所有(사린하소유) : 이웃은 모두 사방 어느 곳에 있는가.
一二老寡妻(일이노과처) : 늙은 과부와 할머니 한둘뿐이었다.
宿鳥戀本枝(숙조연본지) : 잠드는 새도 본래의 가지를 그리워하는데
安辭且窮棲(안사차궁서) : 어찌 여기를 떠나리 여기서 궁색하게라도 살리라
方春獨荷鋤(방춘독하서) : 때는 봄이라 혼자 호미 메고 나가
日暮還灌畦(일모환관휴) : 날이 저물어도 밭두둑에 물을 댄다
縣吏知我至(현리지아지) : 현의 관리 내가 돌아온 것 알고
召令習鼓?(소령습고비) : 나를 불러 북을 익히게 한다
雖從本州役(수종본주역) : 비록 고을 안의 일을 하나
內顧無所携(내고무소휴) : 돌아보니, 가족이 아무도 없도다.
近行止一身(근행지일신) : 가까운 곳에 가도 오직 내 한 몸 신세
遠去終轉迷(원거종전미) : 먼 곳 가도 결국 떠돌게 되리니
家鄕旣蕩盡(가향기탕진) : 집과 고향 이미 다 없어져
遠近理亦齊(원근리역제) : 멀거나 가깝거나 이치는 같도다.
永痛長病母(영통장병모) : 영원히 애통하다, 오랜 병들어 돌아가신 어머니
五年委溝溪(오년위구계) : 오년동안이나 구렁에 버려졌도다.
生我不得力(생아부득력) : 나를 낳아 누리시지도 못하고
終身兩酸嘶(종신양산시) : 죽을 때까지 두 분 고생만 하셨도다.
人生無家別(인생무가별) : 사람살이 집도 없이 이별하니
何以爲烝黎(하이위증려) : 어찌 백성이라 하리오.

  
제    목  : 垂老別(수로별)-杜甫(두보)
 

垂老別(수로별)-杜甫(두보)

중늙은이의 이별-杜甫(두보)

四郊未寧靜(사교미녕정) : 성 밖은 사방이 아직 안정되지 않아
垂老不得安(수로부득안) : 중늙은이도 편안하지 못하네.
子孫陣亡盡(자손진망진) : 자손은 전사하여 아무도 없으니
焉用身獨定(언용신독정) : 어찌 이 몸 홀로 안전할까
投丈出門去(투장출문거) : 지팡이 내던지고 문을 나서니
同行爲辛酸(동행위신산) : 동행하는 사람도 마음 아파한다.
幸有牙齒存(행유아치존) : 다행히 치아는 남아있으나
所悲骨髓乾(소비골수건) : 슬픈 것은 골수가 말라버린 것이라네.
男兒旣介?(남아기개주) : 남아가 이미 갑옷과 투구를 갖추었으니
長揖別上官(장읍별상관) : 길게 읍하고 상관과 헤어지리라.
老妻臥路啼(노처와노제) : 늙은 아내는 길에 누워 우는데
歲暮衣裳單(세모의상단) : 세모에 입은 옷은 홑옷이어라.
孰知是死別(숙지시사별) : 누가 알리오, 이번이 곧 영영 이별인줄을
且復傷其寒(차부상기한) : 또 추위에 상할까 애처롭다
此去必不歸(차거필불귀) : 이번 떠나면 반드시 돌아오지 못하리라
還聞勸加餐(환문권가찬) : 밥을 권하는 말 거듭거듭 들린다.
土門壁甚堅(토문벽심견) : 토문관 성벽은 아주 견고하며
杏園度亦難(행원도역난) : 행원을 지나기도 또한 어렵다네.
勢異?城下(세이업성하) : 지금의 형세는 업성의 일과 다르니
從死時猶寬(종사시유관) : 설사 죽더라도 시간은 넉넉하네.
人生有離合(인생유이합) : 인생에는 헤어지고 만남이 있으니
豈擇衰老端(기택쇠로단) : 어찌 쇠하고 늙은 경우를 가리겠는가.
憶昔少壯日(억석소장일) : 지난날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遲廻竟長嘆(지회경장탄) : 지체하고 머뭇거리다가 길게 탄식한다.
萬國盡征戍(만국진정수) : 온 나라가 모두 전쟁 중이라
烽火被岡巒(봉화피강만) : 봉홧불은 산과 언덕을 뒤덮었다.
積屍草木腥(적시초목성) : 초목에 쌓인 시체 썩는 냄새는 비릿하고
流血川原丹(유혈천원단) : 흐르는 피로 언덕과 산이 온통 붉다.
何鄕爲樂土(하향위낙토) : 어느 고을이 낙토인가
安敢尙盤桓(안감상반환) : 어찌 아직 서성이고 머뭇거리겠는가.
棄絶蓬室去(기절봉실거) : 오막살이 집이나마 버리고 떠나려니
?然?肺肝(탑연최폐간) : 덜컥 폐간장이 다 부서져 내린다오.

  
제    목  : 新婚別(신혼별)-杜甫(두보)
 

新婚別(신혼별)-杜甫(두보)

신혼에 이별하다-杜甫(두보)

?絲附蓬麻(토사부봉마) : 토사가 쑥과 삼에 붙어살아
引蔓故不長(인만고부장) : 덩굴을 늘이어도 자라지 못하네.
嫁女與征夫(가녀여정부) : 출정 군인에게 딸을 시집보냄은
不如棄路傍(불여기노방) : 길가에 버리는 것보다 못하다네.
結髮爲妻子(결발위처자) : 머리 묵고 아내가 되었지만
席不煖君牀(석불난군상) : 잠자리는 임의 침상을 덥히지도 못한다네.
暮婚晨告別(모혼신고별) : 저녁에 결혼하고 새벽에 이별을 알리니
無乃太勿忙(무내태물망) : 이 곧 너무나 급한 것 아니겠소
君行誰不遠(군행수불원) : 임이 가시는 곳 비록 멀지 않다지만
守邊赴河陽(수변부하양) : 변방을 지키려 하양 땅으로 가야한다네.
妾身未分明(첩신미분명) : 첩의 신분이 아직 분명하지 못하니
何以拜姑?(하이배고장) : 어떻게 시부모에게 절을 해야 하는지요
父母養我時(부모양아시) : 부모님 나를 기를 때
日夜令我藏(일야영아장) : 밤낮으로 집에만 있게 하셨지요.
生女有所歸(생녀유소귀) : 딸을 낳으면 시집보내야 하고
鷄狗亦得將(계구역득장) : 닭이나 개도 가지고 가게 하지요
君今生死地(군금생사지) : 임이 이제 사지에 가지니
沈痛迫中腸(침통박중장) : 침통함이 저의 창자 속까지 밀려와요
誓欲隨君去(서욕수군거) : 맹세코 임 가는 곳을 따르고 싶지만
形勢反蒼黃(형세반창황) : 그러면 상왕은 도리어 어려워져요
勿爲新婚念(물위신혼념) : 신혼이라는 생각은 하지 마시고
努力事戎行(노력사융행) : 노력하시어 오랑캐 정벌을 이루소서.
婦人在軍中(부인재군중) : 아녀자가 군에 있으면
兵氣恐不揚(병기공불양) : 병사들의 사기 떨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自嘆貧家女(자탄빈가녀) : 스스로 탄식하노라, 가난한 집 딸이
久致羅?裳(구치라유상) : 오랜만에 비단 치마 저고리 마련한 것을
羅?不復施(나유불부시) : 비단 옷을 다시는 입지 못할 것이니
對君洗紅?(대군세홍장) : 그대 앞에서 화장을 지웁니다.
仰視百鳥飛(앙시백조비) : 고개 들어 새들 나는 것을 보니
大小必雙翔(대소필쌍상) : 큰 새도 직은 새도 반드시 두 날개로 날아다녀요.
人事多錯?(인사다착오) : 인간사 어긋나는 일 많아도
與君永相望(여군영상망) : 임과 영원히 서로 바라보며 살겠어요
  
제    목  : 潼關吏(동관리)-杜甫(두보)
 

潼關吏(동관리)-杜甫(두보)

동관의 관리-杜甫(두보)

士卒何草草(사졸하초초) : 병사들이 왜 저리도 바쁜가.
築城潼關道(축성동관도) : 동관의 길에서 성을 쌓는구나.
大城鐵不如(대성철불여) : 큰 성은 쇠보다 견고하고
小城萬丈餘(소성만장여) : 작은 성도 높이가 만장이 넘는구나.
借問潼關吏(차문동관리) : 동관의 관리에게 묻기를,
修關還備胡(수관환비호) : 관문을 보수하는 것이 오량캐를 대비한 것이지요
要我下馬行(요아하마행) : 관리는 나를 말에서 내리게 하고
爲我指山隅(위아지산우) : 나에게 산모퉁이를 가리킨다.
連雲列戰格(연운열전격) : 구름에 닿도록 방어 목책을 늘어놓았으니
飛鳥不能踰(비조불능유) : 하늘을 나는 새도 능히 넘지 못합니다
胡來俱自守(호래구자수) : 오랑캐가 쳐들어와도 스스로 지킬 수 있습니다
豈復憂西都(기복우서도) : 어찌 다시 서도 장안을 근심하겠습니까
丈人視要處(장인시요처) : 어르신은 저 요해지를 보십시오
窄狹容單車(착협용단거) : 좁아서 겨우 수레 하나 지나갈 정도입니다
艱難奪長戟(간난탈장극) : 어려운 상황에서도 긴 창하나 빼앗아
萬古用一大(만고용일대) : 영원히 큰 것 하나만 쓰면 충분합니다.
哀哉桃林戰(애재도림전) : 슬프도다, 지난 날 도림의 전장에서
百萬化爲魚(백만화위어) : 우리 백만 군사가 물고기 밥이 된 일이여
請囑防關將(청촉방관장) : 관새를 지키는 장군에게 부탁하노니
愼勿學哥舒(신물학가서) : 부디 조심해서 장군 가서한의 실패를 배우지 말았으면
  
제    목  : 新安吏(신안리)-杜甫(두보)
 

新安吏(신안리)-杜甫(두보)

신안의 관리-杜甫(두보)

客行新安道(객행신안도) : 나그네 신안 길을 가다가
喧呼聞點兵(훤호문점병) : 요란하게 군인들 점호소리 들었다네.
借問新安吏(차문신안리) : 신안 관리에게 물어보니
縣小更無丁(현소갱무정) : 고을이 작아 다시 징집할 장정이 없으나
府帖昨夜下(부첩작야하) : 어젯밤 부의 징집문서가 내려와
次選中男行(차선중남행) : 다음 등급인 중남을 뽑아 보내라 한다네.
中男絶短小(중남절단소) : 중남은 너무 어리고 작은데
何以守王城(하이수왕성) : 어찌 왕성을 지킬 수 있겠는가
肥男有母送(비남유모송) : 살찐 사내는 어머니가 있어 전송하나
瘦男獨伶?(수남독영빙) : 수척한 사내는 혼자 비틀거린다.
白水暮東流(백수모동류) : 흰 물결은 저녁 무렵 동으로 흘러가는데
靑山猶哭聲(청산유곡성) : 청산에는 여전히 통곡소리 들린다.
莫自使眼枯(막자사안고) : 스스로 눈물을 마르게 하지 말고
收汝淚縱橫(수여루종횡) : 그대들의 마구 흐르는 눈물 거두어라
眼枯卽見骨(안고즉견골) : 눈이 마르면 뼈가 드러나리라
天地終無情(천지종무정) : 그러나 천지는 무정하다
我軍取相州(아군취상주) : 우리 군대가 상주 땅을 취한다기에
日夕望其平(일석망기평) : 아침, 저녁으로 평정을 바랐네.
豈意賊難料(기의적난료) : 그러나 어찌 생각이나 했으리, 도적들 예상 밖이라
歸軍星散營(귀군성산영) : 퇴패한 우리 군사들 유성처럼 빨리 군영에서 흩어지는 것을
就糧近故壘(취량근고루) : 식량은 옛 보루 가까운 곳에서 하고
練卒依舊京(련졸의구경) : 병사의 훈련은 옛 서울 부근에서 한다네.
堀壕不到水(굴호부도수) : 참호를 파도 물까지 파는 것은 아니어서
牧馬役亦輕(목마역역경) : 말먹이는 일 또한 쉽지 않다네.
況乃王師順(황내왕사순) : 하물며 왕의 군사는 유순하여
撫養甚分明(무양심분명) : 보살피며 길러줄 것이 분명하리니
送行勿泣血(송행물읍혈) : 떠나보내며 피눈물 흘리지 말게나
僕射如父兄(복사여부형) : 복야 곽자의는 부형 같은 분이라네

  
제    목  : 奉贈韋左丞丈二十韻(봉증위좌승장이십운)-杜甫(두보)
 

奉贈韋左丞丈二十韻(봉증위좌승장이십운)-杜甫(두보)

위 좌승 어른에게 드리는 시-杜甫(두보)

紈袴不餓死(환고불아사) : 귀족들은 굶어죽지 않으나
儒冠多吾身(유관다오신) : 선비들은 자기 몸 그르치는 일도 많습니다
丈人試靜聽(장인시정청) : 좌승 어른께서는 가만히 들어 보소서
賤子請具陳(천자청구진) : 빈천한 제가 모두 말해보겠습니다
甫昔少年日(보석소년일) : 저 두보가 어린 시절에
早充觀國寶(조충관국보) : 일찍이 장안으로 과거 보려갔었지요
讀書破萬卷(독서파만권) : 책은 만권을 읽고
下筆如有神(하필여유신) : 붓을 들면 신들린 듯이 글을 썼습니다
賦料楊雄敵(부요양웅적) : 부는 양웅에 필적할 만하고
詩看子建親(시간자건친) : 시는 조식과 같았습니다
李邕求識面(리옹구식면) : 이옹도 나를 만나고 싶어 했고
王翰願卜隣(왕한원복인) : 왕한은 나와 이웃으로 살기를 원했습니다
自謂頗挺出(자위파정출) : 내 자신 스스로 뛰어났다고 생각하여
立登要路津(입등요로진) : 장장 중요한 벼슬로 뛰어 오르려했소
致君堯舜上(치군요순상) : 황제를 요순보다 훌륭하게 해드리고
再使風俗淳(재사풍속순) : 다시 풍속을 순박하게 하려했지요
此意竟蕭條(차의경소조) : 이러한 내 뜻은 결국 쓸쓸하게 되고 말아
行歌非隱淪(행가비은륜) : 노래 부르며 돌아다녀도 세상을 등진 사람은 아닙니다
騎驢三十載(기려삼십재) : 나귀타고 다니기 삽십 년
旅食京華春(여식경화춘) : 장안의 화려한 봄을 나그네 신세로 살아왔지요
朝?富兒門(조구부아문) : 아침이면 부잣집 문을 두드리고
暮隨肥馬塵(모수비마진) : 저녁이면 살찐 말의 먼지를 따라다녔지요
殘杯與冷炙(잔배여냉자) : 술 찌꺼기와 식은 불고기
到處潛悲辛(도처잠비신) : 이르는 곳 마다 눈물과 설움으로 뼈아픔을 맛보았지요
主上頃見徵(주상경견징) : 주상이 요즈음 사람을 구한다기에
?然欲求伸(훌연욕구신) : 문득 뜻을 펴고자 했지요
靑冥却垂翅(청명각수시) : 푸른 하늘 날려다가 날개 꺾이고
??無縱隣(층등무종인) : 기세 꺾인 비늘 없는 물고기처럼 되었지요
甚愧丈人厚(심괴장인후) : 좌승 어른의 두터운 대접에 심히 부끄럽고
甚知丈人眞(심지장인진) : 좌승 어른의 참됨을 잘 알고 있지요
每於白寮上(매어백료상) : 좌승 어른은 언제나 여러 관리의 윗자리에 계시지요
猥誦佳句新(외송가구신) : 외람되이 좋은 시구 새로운 것을 외워
竊效貢公喜(절효공공희) : 공공이 천거 받은 기쁨을 몰래 본받고 싶으니
難甘原憲貧(난감원헌빈) : 원헌과 같은 가난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焉能心怏怏(언능심앙앙) : 어찌 마음속으로 불평만 하고 있겠습니까
祗是走??(지시주준준) : 그래서 다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소
今欲東入海(금욕동입해) : 이제 동쪽 바다로 갈려고 하다가
卽將西去秦(즉장서거진) : 곧 다시 서쪽으로 진으로 떠나려 합니다
尙憐終南山(상련종남산) : 그러면서도 종남산이 그리워
回首淸渭濱(회수청위빈) : 맑은 위수가를 머리 돌려 바라봅니다
常擬報一飯(상의보일반) : 언제나 한 끼니 밥의 은혜를 갚으려하는데
況懷辭大臣(황회사대신) : 어찌 좌승님을 떠나려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白鷗沒浩蕩(백구몰호탕) : 휜 갈매기 아득한 바다로 날아들려 하니
萬里誰能馳(만리수능치) : 만 리 먼 곳으로 떠나려는데 누가 능히 막을 수 있겠습니까 
  
제    목  : 曲江2(곡강2)-杜甫(두보)
 


曲江2(곡강2)-杜甫(두보)

곡강에서-杜甫(두보)

朝回日日典春衣(조회일일전춘의) : 조회에서 돌아와 날마다 옷을 전당잡히고
每日江頭盡醉歸(매일강두진취귀) : 매일을 강 어구에서 취하여 돌아온다.
酒債尋常行處有(주채심상행처유) : 술빚이야 늘 가는 곳마다 있지만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 : 사람이 칠십 살기 옛날부터 드물다네.
穿花?蝶深深見(천화협접심심견) : 꽃 사이 나는 나비는 보일 듯 말 듯 날고
點水??款款飛(점수청정관관비) : 물을 치고 나는 잠자리 천천히 날아다니네.
傳語風光共流轉(전어풍광공류전) : 만물은 함께 유전한다고 봄 풍광에 말 전하노니
暫時相賞莫相違(잠시상상막상위) : 잠시 감상함을 방해하지 말거니
  
제    목  : 曲江1(곡강1)-杜甫(두보)
 

曲江1(곡강1)-杜甫(두보)

곡강에서-杜甫(두보)

一片花飛減却春(일편화비감각춘) : 한 조각 꽃잎 날아 떨어져도 오히려 봄이지만
風飄萬點正愁人(풍표만점정수인) : 회오리바람에 만 점 꽃잎 날리니 정말로 시름일세.
且看欲盡花經眼(차간욕진화경안) : 시드는 꽃잎 눈앞에 스치는 것 볼지니
莫壓傷多酒入脣(막압상다주입순) : 지나치면 해롭다고 술 마시는 일 막지 말라.
江上小堂巢翡翠(강상소당소비취) : 강가의 작은 집에 비취새 둥지 틀고
苑邊高塚臥麒麟(원변고총와기린) : 궁원 곁 높은 무덤에 기린 상이 누워있다.
細推物理須行樂(세추물리수행락) : 만물의 이치 자세히 미루어 즐거움을 누려야지
何用浮名絆此身(하용부명반차신) : 어찌 헛된 이름으로 내 몸을 묶어둘까
 
 

제    목  : 秋興8(추흥8)-杜甫(두보)
 

秋興8(추흥8)-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昆吾御宿自??(곤오어숙자위이) : 곤오와 어숙으로 가는 길 구불구불
紫閣峰陰入渼陂(자각봉음입미피) : 자각봉 산그늘 미피 땅에 그리운다
香稻啄殘鸚鵡粒(향도탁잔앵무립) : 향기로운 벼에는 앵무새 낱알 쪼아 먹고
碧梧棲老鳳凰枝(벽오서로봉황지) : 벽오동 나무에는 봉황새 가지에 깃든다
佳人拾翠春相問(가인습취춘상문) : 봄이면 가인들은 비취새 깃털 주워 서로 묻고
仙侶同舟晩更移(선려동주만갱이) : 저녁이면 좋은 짝이 함께 배를 타고 다시 옮겨갔다
彩筆昔曾干氣象(채필석증간기상) : 글솜씨가 한 때는 하늘을 찔렀는데
白頭今望苦低垂(백두금망고저수) : 백발 된 지금 바라보다 애써 고개 숙인다. 
  
제    목  : 秋興7(추흥7)-杜甫(두보)
 

秋興7(추흥7)-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昆明池水漢時功(곤명지수한시공) : 곤명지의 물자원은 한나라의 공이니
武帝旌旗在眼中(무제정기재안중) : 한 무제의 깃발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織女機絲虛夜月(직녀기사허야월) : 직녀 베틀 위의 실은 달빛 아래 실없고
石鯨鱗甲動秋風(석경인갑동추풍) : 돌고래 비늘 껍질 가을바람에 펄렁인다.
波漂菰米沈雲黑(파표고미침운흑) : 줄 열매 파도에 떠다니고 검은 구름 물에 잠기고
露冷蓮房墜粉紅(노냉연방추분홍) : 연방엔 이슬이 차고 붉은 연꽃은 떨어진다.
關塞極天唯鳥道(관새극천유조도) : 변방의 관문 하늘에 닿아 오직 새들만 날고
江湖滿地一漁翁(강호만지일어옹) : 강과 호수만 가득한 땅엔 늙은 어부 한 사람.
  
제    목  : 秋興6(추흥6)-杜甫(두보)
 

秋興6(추흥6)-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瞿唐峽口曲江頭(구당협구곡강두) : 구협당 어구와 곡강 머리가
萬里風煙接素秋(만리풍연접소추) : 만리 먼 곳이 안개바람으로 가을이 가득하다
花?夾城通御氣(화악협성통어기) : 화악루의 협성에는 임금의 행차가 이이지고
芙蓉小苑入邊愁(부용소원입변수) : 부용 작은 연못에는 변방 시름 깃든다
珠簾繡柱圍黃鵠(주렴수주위황곡) : 수놓은 기둥의 구슬발은 누런 고니를 두르고
錦纜牙檣起白鷗(금람아장기백구) : 비단닻줄 상아돛대에서 흰 갈매기 날아오른다.
回首可憐歌舞地(회수가련가무지) : 머리 돌려 노래하고 춤추던 곳 바라보니 애달고나
秦中自古帝王州(진중자고제왕주) : 진중은 예로부터 제왕의 고을이라네.
  
제    목  : 후출새오수5(後出塞五首5)-두보(杜甫)
 

후출새오수5(後出塞五首5)-두보(杜甫)

후에 변방을 나오며-두보(杜甫)

朝進東門營(조진동문영) : 아침에 동문의 군영에 모여서
暮上河陽橋(모상하양교) : 저물어는 하양교 다리에 올랐다
樂日照大旗(낙일조대기) : 지는 해 군기를 비추는데
馬鳴風蕭蕭(마명풍소소) : 말들은 울부짖고 바람은 쓸쓸히 불어온다
平沙列萬幕(평사열만막) : 넓은 모랫벌에 수많은 천막이 세워지고
部伍各見招(부오각견초) : 부대마다 점호를 한다
中天懸明月(중천현명월) : 중천에는 밝은 달 걸려있고
令嚴夜寂寥(영엄야적요) : 군령은 업하고 밤은 쓸쓸하기만 하다
悲?數聲動(비가수성동) : 몇 가락 오랑캐의 슬픈 피리소리 들려오니
壯士慘不驕(장사참불교) : 장정들도 서글퍼져 싸울 용기가 사라진다
借問大將誰(차문대장수) : 묻노니, 대장은 누구인가
恐是??姚(공시곽표요) : 이분이 바로 곽표요 장군이 아닐까

  
제    목  : 한별(恨別)-두보(杜甫)
 

한별(恨別)-두보(杜甫)

이별을 한하며-두보(杜甫)

洛城一別四千里(낙성일별사천리) : 낙양을 한번 이별하고 사천리 떠나 있어
胡騎長驅五六年(호기장구오륙년) : 오랑캐 오래 싸워 오륙년이 다 되었소.
草木變衰行劍外(초목변쇠행검외) : 초목은 변하여 시드는데 나는 검각성 밖을 거닐어보고
兵戈阻絶老江邊(병과조절노강변) : 싸움으로 길이 막혀 강변에서 늙고 있소.
思家步月淸宵立(사가보월청소입) : 집 그리며 달빛 아래 거닐다가 우뚝 서기도하며
憶弟看雲白日眼(억제간운백일안) : 동생을 생각하며 구름 바라보며 한낮에도 잠들기도 하오
聞道河陰近乘勝(문도하음근승승) : 들으니, 하음 땅에서는 승전의 소식 가까이 들리니
司徒急爲破幽燕(사도급위파유연) : 사도는 오랑캐 땅 유연을 빨리 깨뜨려주오
  
제    목  : 자신전퇴조구호(紫宸殿退朝口號)-두보(杜甫)
 

자신전퇴조구호(紫宸殿退朝口號)-두보(杜甫)

자신전에서 물러나 읊다-두보(杜甫)

戶外昭容紫袖垂(호외소용자수수) : 문 밖에서 어여쁜 궁녀들 자색 옷소매 드리우고
雙瞻御座引朝儀(쌍첨어좌인조의) : 양쪽에서 임금님 바라보며 조회 참여를 인도한다.
香飄合殿春風轉(향표합전춘풍전) : 봄바람이 일어 향불은 하늘하늘 어전에 가득하고
花覆千官淑景移(화복천관숙경이) : 꽃은 백관을 가리고, 맑은 햇빛 천천히 움직인다.
晝漏稀聞高閣報(주루희문고각보) : 낮 시간, 고각에서 알리는 시간을 듣기 어렵고
天顔有喜近臣知(천안유희근신지) : 천자의 얼굴에 이는 기쁨 가까운 신하들은 안다
宮中每出歸東省(궁중매출귀동성) : 궁중애서 나와 중서성으로 돌아갈 때
會送夔龍集鳳池(회송기용집봉지) : 함께 재상을 보내고 다시 중서성에 모인다.
  
제    목  : 秋興4(추흥4)-杜甫(두보)
 

秋興4(추흥4)-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聞道長安似奕?(문도장안사혁기) : 듣자니, 장안의 시국이 바둑판이라니
百年世事不勝悲(백년세사불승비) : 평생의 세상 일 슬픔 이기지 못하겠네.
王侯第宅皆新主(왕후제택개신주) : 왕후의 저택은 모두가 새 주인
文武衣冠異昔時(문무의관이석시) : 문무의 의관도 옛 날과는 다르다네.
直北關山金鼓震(직북관산금고진) : 바로 북쪽 관산은 징과 북이 진동한다.
征西車馬羽書馳(정서거마우서치) : 서쪽 정벌 떠나는 수레와 말들 그리고 격문은 치닫고
魚龍寂寞秋江冷(어룡적막추강냉) : 가을 강은 차갑고 물고기도 조용하니
故國平居有所思(고국평거유소사) : 고국에 살던 그 때가 생각나네.
  
제    목  : 송원(送遠)-두보(杜甫)
 

송원(送遠)-두보(杜甫)

먼 곳으로 전송함-두보(杜甫)

帶甲滿天地(대갑만천지) : 갑옷 입은 병사 천지에 가득한데
胡爲君遠行(호위군원행) : 어찌 그대는 먼 길을 떠나려하는가
親朋盡一哭(친붕진일곡) : 벗들이 모두 통곡을 하는데
鞍馬去孤城(안마거고성) : 말 타고 이 외로운 성을 떠나가는구나.
草木歲月晩(초목세월만) : 초목은 한 해가 늦어 시들고
關河霜雪淸(관하상설청) : 변방의 강에는 눈서리 내려 날은 차가워지리
別離已昨日(별리이작일) : 이별한 마음이 어제 같다는 시 구절에
因見古人情(인견고인정) : 새삼 옛 친구의 우정을 느낀다.

  
제    목  : 秋興5(추흥5)-杜甫(두보)
 

秋興5(추흥5)-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蓬萊古闕對南山(봉래고궐대남산) : 봉래산 높은 궁궐은 종남산과 마주보고
承露金莖宵漢間(승로금경소한간) : 이슬 받는 통천대의 금 줄기대는 하늘 은하수에 닿았도다
西望瑤池降王母(서망요지강왕모) : 서쪽으로 요지를 바라보니 서왕모가 내려오고
東來紫氣滿函關(동래자기만함관) : 동에서 온 보랏빛 상서로운 구름 함곡관에 가득하다
雲移雉尾開宮扇(운이치미개궁선) : 구름이 꿩 꼬리 깃 부채로 옮겨지니 궁궐의 부채 열리고
日繞龍鱗識聖顔(일요용린식성안) : 햇빛이 용의 비늘을 둘러싸니 비로소 임금의 얼굴 보였다네
一臥滄江驚歲晩(일와창강경세만) : 푸른 강 자연에 살면서 한해가 저물어감에 놀라나니
幾回靑?點朝班(기회청쇄점조반) : 지난 날 조회 때에 청쇄문에서 몇 번이나 점호를 받았던가


  
제    목  : 秋興3(추흥3)-杜甫(두보)
 

秋興3(추흥3)-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千家山郭靜朝暉(천가산곽정조휘) : 산성의 일천 집들에 아침 햇살 고요한데
日日江樓坐翠微(일일강루좌취미) : 날마다 강가 누대에서 푸른 산기운 속에 앉아본다
信宿漁人還汎汎(신숙어인환범범) : 이틀 밤을 지낸 어부 다시 배를 띄우고
淸秋燕子故飛飛(청추연자고비비) : 맑은 가을에 제비는 일부러 하늘을 난다
匡衡抗訴功名薄(광형항소공명박) : 광명처럼 간언을 올렸지만 공명은 낮았다
劉向傳經心事違(유향전경심사위) : 유향처럼 경전을 전하려 하나 마음과 일이 어긋나네
同學少年多不賤(동학소년다불천) : 어린 시절 같이 공부한 이들 모두 부귀하여
五陵衣馬自輕肥(오릉의마자경비) : 오릉 땅에 살면서 옷과 말은 빠르고 살찐 것들이라네

  

제    목  : 秋興2(추흥2)-杜甫(두보)
 

秋興2(추흥2)-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夔府孤城落日斜(기부고성낙일사) : 기주의 외로운 성에는 저녁 해 기울고
每依北斗望京華(매의북두망경화) : 언제나 북두성 보며 서울을 그린다
聽猿實下三聲淚(청원실하삼성루) : 원숭이 울음 세 번 들으면 눈물이 떨어지고
奉使虛隨八月?(봉사허수팔월사) : 사신 수행은 팔월 뗏목처럼 헛되었다
畵省香爐違伏枕(화성향로위복침) : 상서성에 숙직할 일 몸이 아파 어긋나고
山樓粉堞隱悲?(산루분첩은비가) : 산의 누의 성가퀴에는 애달픈 피리소리이 은은하다
請看石上藤蘿月(청간석상등라월) : 보시오, 바위 위의 등라에 걸린 달이
已暎洲前蘆荻花(이영주전노적화) : 영주 섬 앞 갈대꽃을 비추고 있는 것을

  
제    목  : 秋興1(추흥1)-杜甫(두보)
 

秋興1(추흥1)-杜甫(두보)

가을 흥취-杜甫(두보)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 : 옥 같은 이슬 맞아 단풍나무 숲 시들고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 : 무산의 무협에는 가을 기운 쓸쓸하다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 : 강의 물결은 하늘로 치솟고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 : 변방의 바람과 구름 땅을 덮어 음산하다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 : 국화 떨기 두 차례 피어나니 지난날이 눈물겹다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 : 외로운 배 묶어둔 것 고향 생각하는 마음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 : 겨울옷 준비에 곳곳에서 가위질과 자질을 재촉하고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급모침) : 백제성은 높고 저물녘 다듬이질 소리 바쁘기만 하구나


  
제    목  : 蜀相(촉상)-杜甫(두보)
 


蜀相(촉상)-杜甫(두보)

촉나라 승상-杜甫(두보)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 승상의 사당을 어디에서 찾을까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라네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 섬돌에 비친 푸른 풀 절로 봄빛이요
隔葉黃?空好音(격엽황리공호음) : 나뭇잎 사이의 꾀꼬리 무심히 즐겨 노래한다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 세 번이나 찾아 빈번히 천하의 일 논하고
兩朝開濟老臣心(량조개제로신심) : 두 대의 임금 섬겨 노신의 충성심 보여주셨네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 군사를 내었으나 쳐부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죽으니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루만금) : 길이 후대의 영웅들 옷깃에 눈물 채우게 하네

  
제    목  : 月夜憶舍弟(월야억사제)-杜甫(두보)
 

月夜憶舍弟(월야억사제)-杜甫(두보)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杜甫(두보)

戍鼓斷人行(수고단인행) : 수루의 북소리에 발길 끊어지고
邊秋一雁聲(변추일안성) : 변방의 가을에 한 마리 기러기 소리
露從今夜白(로종금야백) : 이슬은 오늘밤부터 얼어 희어지고
月是故?明(월시고향명) : 이 달은 고향에서도 밝으리라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 : 형제가 있으나 모두 흩어져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 : 생사를 물어볼 집마저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불달) : 편지를 부쳐도 오랫동안 가지 못하나니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 : 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제    목  : 春日憶李白(춘일억이백)-杜甫(두보)
 

春日憶李白(춘일억이백)-杜甫(두보)

봄날 이백을 생가하다-杜甫(두보)

白也詩無敵(백야시무적) : 이백의 시는 적수가 없어
飄然思不群(표연사불군) : 표연하여 그 생각 특출하다
淸新庾開府(청신유개부) : 참신성은 유개부와 같고
俊逸鮑參軍(준일포참군) : 기상이 뛰어남은 참군 포조와 같다
渭北春天樹(위북춘천수) : 위수 북쪽은 봄 하늘의 나무가 무성하고
江東日暮雲(강동일모운) : 강동은 저문 하늘에 구름이 떠 있다
何時一樽酒(하시일준주) : 언제나 한 동이 술로
重與細論文(중여세논문) : 다시 그대와 글을 논할까
  
제    목  : 춘야희우(春夜喜雨)-두보(杜甫)
 

춘야희우(春夜喜雨)-두보(杜甫;712-770)

어느 봄밤 반가운 비-두보(杜甫;712-770)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 좋은 비는 시절을 알고 내리나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 봄이면 초목이 싹트고 자란다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 봄비는 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 가늘게 소리도 없이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 들길과 하늘의 구름 모두 어두운데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 강가의 배에 불빛 번쩍번쩍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 이른 아침 붉게 젖은 땅을 보니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 금관성엔 꽃 활짝 피었으리

  
제    목  : 畵鷹(화응)-杜甫(두보)
 

畵鷹(화응)-杜甫(두보)

매 그림-杜甫(두보)

素練風霜起(소련풍상기) : 흰 비단 위 바람과 서리 일어나는데
蒼鷹畵作殊(창응화작수) : 푸른 매 그림 정말 특이하다
?身思狡?(송신사교토) : 몸을 꼿꼿이 세우고 토끼를 노리는 듯
側目似愁胡(측목사수호) : 곁눈질 하는 양이 수심에 찬 오랑캐 같구나
??光堪摘(조선광감적) : 잠아 맨 끈은 번쩍이어 손에 집힐 듯하고
軒楹勢可呼(헌영세가호) : 그림 속 처마와 기둥에서 새를 불러낼 수도 있겠다
何當擊凡鳥(하당격범조) : 어찌해야 뭇 새들을 잡아
毛血灑平蕪(모혈쇄평무) : 털과 피를 평원에다 뿌려볼까

  
제    목  : 房兵曹胡馬(방병조호마)-杜甫(두보)
 

房兵曹胡馬(방병조호마)-杜甫(두보)

방병조의 호마-杜甫(두보)

胡馬大宛名(호마대완명) : 호마는 대원의 이름난 말
鋒稜瘦骨成(봉릉수골성) : 모난 칼날처럼 파리한 뼈대
竹批雙耳峻(죽비쌍이준) : 대나무 깎은 듯 두 귀는 날카롭고
風入四蹄輕(풍입사제경) : 바람이 날아들 듯 네 발굽 가겹다
所向無空闊(소향무공활) : 향하는 곳이 넓다할 수 없으니
眞堪託死生(진감탁사생) : 정말로 생사를 맡길 수 있다
驍騰有如此(효등유여차) : 용맹스럽게 달림이 이와 같으니
萬里可橫行(만리가횡행) : 만 리라도 마음대로 달릴 수 있으리

  
제    목  :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杜甫(두보)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杜甫(두보)

강남에서 이구연을 만나다-杜甫(두보)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이심상견) : 기왕의 저택에서 항상 만나고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 최구의 집에서 몇 번이나 들었던가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 이 좋은 강남의 풍경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나네

  
제    목  : 絶句3(절구3)-杜甫(두보)
 

絶句3(절구3)-杜甫(두보)

절구-杜甫(두보)

兩箇黃?鳴翠柳(양개황리명취류) : 푸른 버드나무 사이에 꾀꼬리 울고

一行白鷺上靑天(일행백로상청천) : 백로는 푸른 하늘 위를 줄지어 난다

?含西嶺千秋雪(창함서령천추설) : 창 너머 서쪽 산봉우리엔 천년 묵은 눈

門泊東吳萬里船(문박동오만리선) : 문 밖에는 머나먼 동오로 떠날 배가 있다

  
제    목  : 絶句2(절구2)-杜甫(두보)
 

絶句2(절구2)-杜甫(두보)

절구-杜甫(두보)

遲日江山麗(지일강산여) : 나른한 봄날 강산은 화려하고

春風花草香(춘풍화초향) :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과 풀은 향기로워라

泥融飛燕子(니융비연자) : 진흙땅 녹으니 제비 날아들고

沙暖睡鴛鴦(사난수원앙) : 모랫벌 따뜻하니 원앙새 잠든다


  
제    목  : 중증정련(重贈鄭鍊)-두보(杜甫)
 

중증정련(重贈鄭鍊)-두보(杜甫)

정련에게 다시주다-두보(杜甫)

鄭子壯行罷使臣(정자장행파사신) : 정선생 그대가 사신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떠나는데

囊無一物獻尊親(낭무일물헌존친) : 배낭에는 어버이에게 바칠 물건 하나 없다네

江山道遠羈離日(강산도원기이일) : 갈 길 멀어 아득한 강과 산, 떠나는 날에

?馬誰爲感激人(구마수위감격인) : 갓옷 입고 말 탄 이, 누군가 감격하는 이 있으리라
  
제    목  : 해민(解悶)-두보(杜甫)
 

해민3(解悶3)-두보(杜甫)

근심을 풀다-두보(杜甫)

一辭故國十經秋(일사고국십경추) : 고향 떠난 지 십년이 되었는데

每見秋瓜憶故丘(매견추과억고구) : 가을 참외 볼 때마다 고향 그리워

今日南湖采薇蕨(금일남호채미궐) : 오늘 남쪽 호숫가에서 고사리를 캐는데

何人爲覓鄭瓜州(하인위멱정과주) : 누가 날 위해 정과주를 찾아봐 주었으면
  
제    목  : 復愁(복수)-杜甫(두보)
 

復愁(복수)-杜甫(두보)

다시 시름겨워 -杜甫(두보)

萬國尙戎馬(만국상융마) : 사방이 전쟁이니

故園今若何(고원금약하) : 내 고향은 지금 어떠할까

昔歸相識少(석귀상식소) : 저번 고향 가니, 아는 사람 적었는데

早已戰爭多(조이전쟁다) : 이미 전쟁터 다 되었겠지

  
제    목  : 絶句(절구)-杜甫(두보)
 

絶句(절구)-杜甫(두보)

절구-杜甫(두보)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 강이 푸르니 새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산청화욕연) : 산이 푸르니 꽃 빛이 불타는 듯 하다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 올 봄도 보기만 하면서 또 그냥 보내니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 어느 날이 나 곧 돌아갈 해인가
  
제    목  : ?木爲風雨所拔歎(남목위풍우소발탄)-杜甫(두보)
 

?木爲風雨所拔歎(남목위풍우소발탄)-杜甫(두보)

남목이 바람에 뽐힌 것을 한탄함-杜甫(두보)


倚江?樹草堂前(의강남수초당전) : 초당 앞 강가에 녹나무 서있는데
故老相傳二百年(고로상전이백년) : 이곳 노인들이 이백 년 묵었다 하네
誅茅卜居總爲此(주모복거총위차) : 띠 풀 베고 거처를 정한 것은 모두 이것 때문인데
五月??聞寒聲(오월방불문한성) : 오월 달에도 가을 매미소리 듣는 것 같았네
東南飄風動地至(동남표풍동지지) : 동남쪽에서 회오리바람 땅을 흔들며 불어오더니
江飜石走流雲氣(강번석주유운기) : 강물이 뒤집혀 돌이 날고 구름을 몰아왔네
?排雷雨猶力爭(간배뇌우유역쟁) : 줄기는 우뢰를 물리쳐 오히려 힘써 싸웠거늘
根斷泉源豈天意(근단천원기천의) : 뿌리가 샘의 근원에서 끊겼으니 어찌 하늘의 뜻이랴
滄波老樹性所愛(창파로수성소애) : 푸른 물결과 늙은 나무는 천성적으로 서로 좋아했으니
野客頻留懼雪霜(야객빈유구설상) : 시골 사람들 자주 눈과 서리 두려워 그 나무에 머룰렀고
行人不過聽竿?(행인불과청간뢰) : 행인은 피리소리 같은 나무의 소리를 듣고 지나고
虎倒龍顚委榛棘(호도룡전위진극) : 호랑이 거꾸러지고 용 넘어진 것처럼 잡목 넘어져있다
我有新詩何處吟(아유신시하처음) : 내가 새로 지은 시는 어디서 읊어야하나
草堂自此無顔色(초당자차무안색) : 초당도 지금부터는 볼 품 없이 되었구나

  
제    목  : 증화경(贈花卿)-두보(杜甫)
 

증화경(贈花卿)-두보(杜甫)

호경에게 주다-두보

錦城絲管日紛紛(금성사관일분분) : 금성의 음악소리 나날이 어지러워져

半入江風半入雲(반입강풍반입운) : 반은 강바람으로, 그리고 반은 구름으로 들어간다

此曲祗應天上有(차곡지응천상유) : 이 곡은 다만 천상에만 있으리니

人間能得幾回聞(인간능득기회문) : 인간이 몇 번이나 들을 수 있을까
   

제    목  : 귀안(歸雁)-두보(杜甫)
 

귀안(歸雁)-두보(杜甫)

돌아가는 기러기-두보

東來萬里客(동래만리객) : 동으로 만 리 먼 길 가는 나그네

亂定幾年歸(난정기년귀) : 날 리가 평정되어 몇 년 만에 돌아가나

斷腸江城雁(단장강성안) : 강가의 성을 나는 기러기에 애간장이 다 끊어진다

高高正北飛(고고정북비) : 복쪽으로만 높이도 나는구나

  
제    목  : 송한십사강동근성(送韓十四江東覲省)-두보(杜甫)
 

송한십사강동근성(送韓十四江東覲省)-두보(杜甫)

한 십사를 만나보고 강동으로 보내다-두보

兵戈不見老萊衣(병과불견노래의) : 전쟁 중이라 노래자의 재롱을 보지 못 하니
歎息人間萬事非(탄식인간만사비) : 탄식하노라 인간만사가 다 그릇되었음을
我已無家尋弟妹(아이무가심제매) : 나에게는 집도 없어 남동생과 여동생들 찾고 있는데
君今何處訪庭?(군금하처방정위) : 그대는 지금 어디에서 부모님을 찾고 있는가
黃牛峽靜灘聲轉(황우협정탄성전) : 황우협 고요한데 물소리 여울진다
白馬江寒樹影稀(백마강한수영희) : 백마강물 차가운데 나무 그림자는 드물다
此別應須各努力(차별응수각노력) : 이제 서로 떠나면 각자 노력해야하나니
故鄕猶恐未同歸(고향유공미동귀) : 고향에는 여전히 돌아가지 못 할 것 같아라
  
제    목  : 사구성하기두보(沙邱城下寄杜甫)-이백(李白)
 

사구성하기두보(沙邱城下寄杜甫)-이백(李白)

사구성 아래에서 이백에게 부치다-이백

我來竟何事(아내경하사) : 내가 와서 무슨 일을 했던가
高外沙邱城(고외사구성) : 우뚝 솟은 저 밖에 사구성이구나
星變有古樹(성변유고수) : 성 주변에 오래된 나무 서 있고
日久連秋聲(일구연추성) : 오랫동안 가을소리 잇닫는다
魯酒不可醉(로주불가취) : 노나라의 술로는 취하지도 않아
齊歌空復情(제가공복정) : 제 나라 노랫소리에 공연히 마음이 동하네
思君若汶水(사군약문수) : 그대 생각하니 제나라 문강이 문수를 건너는 것 같아
浩蕩寄南征(호탕기남정) : 호탕하게 남행길에 부친다

 
제    목  : 秋雨歎(추우탄)-杜甫(두보)
 

秋雨歎(추우탄)-杜甫(두보)

가을비를 탄식하다-杜甫(두보)

雨中百草秋爛死(우중백초추난사) : 빗속의 온갖 풀들 가을 되어 시들어 죽는데
階下決明顔色新(계하결명안색신) : 섬돌 아래 결명초는 빛깔이 새로워라
著葉滿枝翠羽盡(저엽만지취우진) : 잎이 무성한 가지는 푸른 깃털 덮개 같고
開花無數黃金殘(개화무수황금잔) : 무수한 꽃 봉우리들 황금 동전 같구나
凉風蕭蕭吹汝急(량풍소소취여급) : 서늘한 바람 쓸쓸히 그대에게 세차게 불어오니
恐汝後時難獨立(공여후시난독립) : 그대가 뒤에 홀로 견디기 어려울까 걱정 되네
堂上書生空白頭(당상서생공백두) : 당상의 서생은 공연히 머리만 희어지고
臨風三嗅馨香泣(임풍삼후형향읍) : 바람 따라 몇 번씩 향기 맡으며 눈물 짓는다

  
제    목  : 歎庭前甘菊花(탄정전감국화)-杜甫(두보)
 

歎庭前甘菊花(탄정전감국화)-杜甫(두보)

뜰 앞 감국화를 탄식하노라-杜甫(두보)

?前甘菊移時晩(첨전감국이시만) : 처마 앞의 감국은 옮길 철이 늦어져
靑蘂重陽不堪摘(청예중양불감적) : 푸른 꽃 봉우리 중양절에도 따지 못 하겠네
明日蕭條盡醉醒(명일소조진취성) : 내일 쓸쓸이 취기가 사라지고 정신이 들면
殘花爛漫開何益(잔화난만개하익) : 나머지 꽃이 흐드러지게 핀들 무슨 소용 있으랴
籬邊野外多衆芳(리변야외다중방) : 울타리가 들녘 밖에 여러 꽃들 많아도
采?細?升中堂(채힐세쇄승중당) : 가늘고 잔 꽃을 꺾어 대청으로 오른다
念玆空長大枝葉(염자공장대지엽) : 이것들은 공연히 잎과 가지가 장대하니
結根失所纏風霜(결근실소전풍상) : 뿌리를 박을 곳을 잃어 풍상에 얽힐 것이리니
  
제    목  : 贈韋左丞(증위좌승)-杜甫(두보)
 

贈韋左丞(증위좌승)-杜甫(두보)

이 좌승에게 드림-杜甫(두보)

紈袴不餓死(환고불아사) : 귀족들은 굶어죽지 않으나
儒冠多吾身(유관다오신) : 선비들은 자기 몸 그르치는 일도 많습니다
丈人試靜聽(장인시정청) : 좌승 어른께서는 가만히 들어 보소서
賤子請具陳(천자청구진) : 빈천한 제가 모두 말해보겠습니다
甫昔少年日(보석소년일) : 저 두보가 어린 시절에
早充觀國寶(조충관국보) : 일찍이 장안으로 과거 보려갔었지요
讀書破萬卷(독서파만권) : 책은 만권을 읽고
下筆如有神(하필여유신) : 붓을 들면 신들린 듯이 글을 썼습니다
賦料楊雄敵(부요양웅적) : 부는 양웅에 필적할 만하고
詩看子建親(시간자건친) : 시는 조식과 같았습니다
李邕求識面(리옹구식면) : 이옹도 나를 만나고 싶어 했고
王翰願卜隣(왕한원복인) : 왕한은 나와 이웃으로 살기를 원했습니다
自謂頗挺出(자위파정출) : 내 자신 스스로 뛰어났다고 생각하여
立登要路津(입등요로진) : 장장 중요한 벼슬로 뛰어 오르려했소
致君堯舜上(치군요순상) : 황제를 요순보다 훌륭하게 해드리고
再使風俗淳(재사풍속순) : 다시 풍속을 순박하게 하려했지요
此意竟蕭條(차의경소조) : 이러한 내 뜻은 결국 쓸쓸하게 되고 말아
行歌非隱淪(행가비은륜) : 노래 부르며 돌아다녀도 세상을 등진 사람은 아닙니다
騎驢三十載(기려삼십재) : 나귀타고 다니기 삽십 년
旅食京華春(여식경화춘) : 장안의 화려한 봄을 나그네 신세로 살아왔지요
朝?富兒門(조구부아문) : 아침이면 부잣집 문을 두드리고
暮隨肥馬塵(모수비마진) : 저녁이면 살찐 말의 먼지를 따라다녔지요
殘杯與冷炙(잔배여냉자) : 술 찌꺼기와 식은 불고기
到處潛悲辛(도처잠비신) : 이르는 곳 마다 눈물과 설움으로 뼈아픔을 맛보았지요
主上頃見徵(주상경견징) : 주상이 요즈음 사람을 구한다기에
?然欲求伸(훌연욕구신) : 문득 뜻을 펴고자 했지요
靑冥却垂翅(청명각수시) : 푸른 하늘 날려다가 날개 꺾이고
??無縱隣(층등무종인) : 기세 꺾인 비늘 없는 물고기처럼 되었지요
甚愧丈人厚(심괴장인후) : 좌승 어른의 두터운 대접에 심히 부끄럽고
甚知丈人眞(심지장인진) : 좌승 어른의 참됨을 잘 알고 있지요
每於白寮上(매어백료상) : 좌승 어른은 언제나 여러 관리의 윗자리에 계시지요
猥誦佳句新(외송가구신) : 외람되이 좋은 시구 새로운 것을 외워
竊效貢公喜(절효공공희) : 공공이 천거 받은 기쁨을 몰래 본받고 싶으니
難甘原憲貧(난감원헌빈) : 원헌과 같은 가난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焉能心怏怏(언능심앙앙) : 어찌 마음속으로 불평만 하고 있겠습니까
祗是走??(지시주준준) : 그래서 다만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소
今欲東入海(금욕동입해) : 이제 동쪽 바다로 갈려고 하다가
卽將西去秦(즉장서거진) : 곧 다시 서쪽으로 진으로 떠나려 합니다
尙憐終南山(상련종남산) : 그러면서도 종남산이 그리워
回首淸渭濱(회수청위빈) : 맑은 위수가를 머리 돌려 바라봅니다
常擬報一飯(상의보일반) : 언제나 한 끼니 밥의 은혜를 갚으려하는데
況懷辭大臣(황회사대신) : 어찌 좌승님을 떠나려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白鷗沒浩蕩(백구몰호탕) : 휜 갈매기 아득한 바다로 날아들려 하니
萬里誰能馳(만리수능치) : 만 리 먼 곳으로 떠나려는데 누가 능히 막을 수 있겠습니까
  
제    목  : 投贈哥舒開府二十韻(투증가서개부이십운)-杜甫(두보)
 

投贈哥舒開府二十韻(투증가서개부이십운)-杜甫(두보)

개부 가서에게 드리는 시 이십 운-杜甫(두보)

今代麒麟閣(금대기린각) : 요즈음 기린각에
何人第一功(하인제일공) : 누가 제일가는 공신인가
君王自神武(군왕자신무) : 황제가 자신이 신묘하고 무위가 있으시니
駕馭必英雄(가어필영웅) : 다스리심이 반드시 영웅다우리
開府當朝傑(개부당조걸) : 개부 가서께서는 조정에시 영웅이니
論兵邁古風(논병매고풍) : 군사의 일은 옛 풍도를 앞서리라
先鋒百勝在(선봉백승재) : 선봉에 서면 백전백승하시고
略地兩隅空(약지양우공) : 적지를 경략하시면 양쪽 모퉁이를 소탕하여 쓸어버린다
靑海無傳箭(청해무전전) : 청해 지방엔 적의 침략이 없고
天山早掛弓(천산조괘궁) : 천산 지방엔 활을 거두어들었다네
廉頗仍走敵(렴파잉주적) : 염파 장군처럼 적을 내쫓고
魏絲已和戎(위사이화융) : 진나라 위강은 적을 강화하게 하였다네
每惜河湟棄(매석하황기) : 매번 하황 지방을 버려둔 것을 아깝게 여기더니
新兼節制通(신겸절제통) : 새로이 절도사를 겸하여 통하게 되었다
智謀垂睿想(지모수예상) : 뛰어난 지모에 황제도 따르게 하고
出入冠諸公(출입관제공) : 조정에 출입함에 여러 고관들의 윗자리에 앉았도다
日月低秦樹(일월저진수) : 해와 달도 나무들 아래요
乾坤繞漢宮(건곤요한궁) : 하늘과 땅도 궁궐을 감싸고 있는 듯 하구나
胡人愁逐北(호인수축북) : 오랑캐들은 추적을 걱정하여 북으로 달아나고
宛馬又從東(완마우종동) : 완마는 또 동쪽에서 조공으로 바친다
受命邊沙遠(수명변사원) : 왕제의 명령을 받고 변방 사막으로 멀리 갔다가
歸來御席同(귀래어석동) : 돌아와서는 황제와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軒?曾寵鶴(헌지증총학) : 수레와 섬돌 뜰에 올랐던 학처럼, 황제의 총애를 받았고
?獵舊非熊(전렵구비웅) : 문왕이 사냥터 나가 잡은 것은 곰이 아니고 태공이었다네
茅土加名數(모토가명수) : 땅과 벼슬을 받고
山河誓始終(산하서시종) : 산과 강에 처음과 끝을 같이 하기로 맹세했다
策行遺戰伐(책행유전벌) : 가 개부의 책략이 시행되어 전쟁을 이기어
契合動昭融(계합동소융) : 황제와 마음이 맞아 합작품을 만들었네
勳業靑冥上(훈업청명상) : 이룬 업적은 하늘 위로 치솟고
交親氣槪中(교친기개중) : 황제와 친분이 기개 속에 있었네
未爲珠履客(미위주리객) : 구슬 신을 신은 귀한 손님되기 전에
已見白頭翁(이견백두옹) : 나는 이미 백발 늙은이 다 되었소
初壯節題柱(초장절제주) : 처음에는 장한 절개 기둥에 적어두듯 대단했는데
初壯似轉蓬(장절사전봉) : 지금은 떠다니는 쑥대 신세입니다
幾年春草歇(기년춘초헐) : 몇 년이나 객지에서 살게 될지
今日暮途窮(금일모도궁) : 오늘은 저물어 갈 곳이 다했구나
軍事留孫楚(군사유손초) : 손초처럼 군사로 머물게 하여
行間識呂蒙(행간식여몽) : 군대의 대열에서 저를 여몽같이 보았으면
防身一長劍(방신일장검) : 몸을 지키는 한 자루 긴 칼인 듯
將欲倚공?(장욕의공동) : 당신의 공동산 군영에 의지하고 싶습니다

   
 
제    목  : 寄李白(기이백)-(두보)
 

寄李白(기이백)-(두보)

이백에게-(두보)

昔年有狂客(석년유광객) : 지난 날 광객이 있어
號爾謫仙人(호이적선인) : 그대를 적선이라 불었지
筆落驚風雨(필락경풍우) : 붓 들면 비바람도 놀라게 쓰고
詩成泣鬼神(시성읍귀신) : 시 지으면 비바람도 놀라게 한다
聲名從此大(성명종차대) : 명성이 이로부터 생겨났으니
汨沒一朝伸(골몰일조신) : 묻혀 살던 몸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
文彩承殊渥(문채승수악) : 그대 아름다운 문채는 황제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고
流傳必絶倫(유전필절윤) : 세상에 유전되는 작품은 반드시 뛰어났네
龍舟移棹晩(용주이도만) : 황제의 배는 이백을 기다려 늦게 노 저어 가고
獸錦奪袍新(수금탈포신) : 시 잘 지어 짐승무늬 놓은 좋은 비단 받았다
白日來深殿(백일래심전) : 대낮에도 깊은 궁전으로 드나들었고
靑雲滿後庭(청운만후정) : 푸른 구름 같은 높은 관리들 그대 집 뒤 뜰에 가득했네
乞歸優詔許(걸귀우조허) : 초야로 돌아갈 것을 청하자 황제 조칙 내려 허락하니
遇我宿心親(우아숙심친) : 나를 만나서는 오랜 마음 친구처럼 친절하셨네
未負幽棲志(미부유서지) : 그윽이 숨어 살려는 뜻 어기지 않고
兼全寵與辱(겸전총여욕) : 총애와 욕됨을 겸하였다
劇談憐野逸(극담연야일) : 마음대로 이야기 나누며 시골의 편안함을 그리워하고
嗜酒見天眞(기주견천진) : 술을 좋아하여 천진한 기질을 보여 주었네
醉舞梁園夜(취무양원야) : 취하여 양원의 밤 연회에서 춤을 추었고
行歌泗水春(행가사수춘) : 사수의 봄을 다니며 노래했다
才高心不展(재고심불전) : 높은 재주 지녔으나 마음대로 펴지 못했고
道屈善無?(도굴선무린) : 앞길이 굽혀지니 착해도 따르는 이웃이 없었네
處士?衡俊(처사녜형준) : 처사 예형은 뛰어난 인물이어도 숨어살았고
諸生原憲貧(제생원헌빈) : 공자의 제자 원헌은 가난하게 살았네
?粱求未足(도량구미족) : 벼와 조 구하여도 구하지 못하였는데
薏苡謗何頻(의이방하빈) : 율무가 구슬이라는 근거 없는 비방 몇 번이던가
五嶺炎蒸地(오령염증지) : 오령 고개는 무더운 고장인데
三危放逐臣(삼위방축신) : 삼위로 쫓겨나는 신하 되었지
幾年遭?鳥(기년조복조) : 몇 년이 되어야 복조를 만날까
獨泣向麒麟(독읍향기린) : 기린을 향하여 홀로 눈물 짓는다
蘇武先還漢(소무선환한) : 한나라 소무보다 먼저 한나라로 돌아오고
黃公豈事秦(황공기사진) : 항공처럼 어찌 진나라를 섬기리요
楚筵辭醴日(초연사예일) : 초나라의 잔치 단술 때문에 떠나려하고
梁獄上書辰(량옥상서진) : 양나라 감옥에서 상서 하여 무죄를 밝혔지요
已用常時法(이용상시법) : 이미 당시의 법률을 적용하였으니
誰將此義陳(수장차의진) : 누가 이 바른 뜻을 말해줄까
老吟秋月下(노음추월하) : 늙은 몸으로 가을 달 빛 아래 시를 읊고
病起暮江濱(병기모강빈) : 저무는 강가에 병든 몸을 일으켜본다
莫怪恩波隔(막괴은파격) : 천자의 은혜의 물결 멀리 있다 여기지 말고
乘?與問津(승사여문진) : 뗏목 타고 나루터 길을 묻어보게나
  
제    목  : 강반독보심화(江畔獨步尋花)-두보(杜甫)
 

강반독보심화(江畔獨步尋花)-두보(杜甫)

강변을 걸으며 꽃을 찾다-두보

江上桃花惱不徹(강상도화뇌불철) : 강가의 복숭아꽃 너무 좋아 떨칠 수 없어

無處告訴只顚狂(무처고소지전광) : 이 아름다움 알릴길 없어 미칠 것 같아

走覓南?愛酒伴(주멱남린애주반) : 서둘러 남쪽 고을로 술친구 찾아갔더니

經旬出飮獨空床(경순출음독공상) : 열흘 전 술 마시러 나가버리고 침상만 남아있네

  
제    목  : 石壕吏(석호리)-杜甫(두보)
 

石壕吏(석호리)-杜甫(두보)

석호리-杜甫(두보)

暮投石壕吏(모투석호리) : 날 저물어 석호촌에 투숙하니
有吏夜捉人(유리야착인) : 관리가 나타나 밤에 사람을 잡으려 왔네
老翁踰墻走(노옹유장주) : 할아버지는 담 넘어 달아나고
老婦出門看(노부출문간) : 할머니가 문 밖에 나가본다
吏呼一何怒(리호일하노) : 관원의 호출이 어찌 그리도 노엽고
婦啼一何苦(부제일하고) : 할머니의 울음은 어찌 그리도 고통스러운지
聽婦前致詞(청부전치사) : 할머니가 관리 앞에 나아가 하는 말 들으니
三男?城戍(삼남업성수) : 셋째 아들은 업성에 수자리 가고
一男附書至(일남부서지) : 맏아들이 편지를 부쳐왔는데
二男新戰死(이남신전사) : 둘째 아들은 새로운 전투에서 죽었다오
存者且偸生(존자차투생) : 살아있는 자는 억지로라도 살아가겠지만
死者長已矣(사자장이의) : 죽은 자는 영영 그만이로다
室中更無人(실중갱무인) : 집에는 이제 아무도 없고
惟有乳下孫(유유유하손) : 오직 젖먹이 손자만 있다오
孫有母未去(손유모미거) : 손자가 있어 그 어미가 아직 떠나지 못하니
出入無完裙(출입무완군) : 출입할 온전한 치마도 없다오
老?力雖衰(노구력수쇠) : 이 늙은 할미 기력은 비록 쇠하나
請從吏夜歸(청종리야귀) : 밤에라도 대신 따라가게 해 주시오
猶得備晨炊(유득비신취) : 아직은 아침밥은 지을 수 있다오
夜久語聲絶(야구어성절) : 밤이 깊어 관리와 할머니의 말소리 끊어지고
如聞泣幽咽(여문읍유열) :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울음소리 들리는 듯
天明登前途(천명등전도) : 날이 밝아 길 떠날 때에
獨與老翁別(독여노옹별) : 나는 홀로 할아버지와 작별하였네


  
제    목  : 夏日李公見訪(하일이공견방)-杜甫(두보)
 

夏日李公見訪(하일이공견방)-杜甫(두보)

어느 여름날 이공이 나를 찾아와 주다-杜甫(두보)

遠林暑氣薄(원림서기박) : 멀리 보이는 숲은 더위가 적어
公子過我遊(공자과아유) : 이공께서 나를 찾아 오셨다
賓居類村塢(빈거류촌오) : 가난한 내 집은 마을 담과 같아서
僻近城南樓(벽근성남누) : 외지게 성 남쪽 누대에 가까이 있다
傍舍頗淳朴(방사파순박) : 이웃 사람들은 모두 순박하여
所願亦易求(소원역이구) : 아쉬운 것도 쉽게 구한다네
隔屋問西家(격옥문서가) : 담 너머 서쪽 집에 물기를
借問有酒不(차문유주불) : 술 가진 좀 것 없는가 하니
牆頭過濁?(장두과탁료) : 담장 너머로 막걸리를 건네준다
淸風左右至(청풍좌우지) : 맑은 바람 좌우에서 불어오니
客意已驚秋(객의이경추) : 손님은 마음속으로 이미 가을인가 놀란다
巢多衆鳥鬪(소다중조투) : 새둥지 많아 뭇 새들은 다투고
葉密鳴蟬稠(엽밀명선조) : 나뭇잎 무성하여 매미소리 요란하다
苦遭此物?(고조차물괄) : 시끄러운 매미소리 듣기가 괴로운데
孰謂吾廬幽(숙위오려유) : 누가 내 집이 그윽하다 하는가
水花晩色靜(수화만색정) : 연꽃은 저녁 빛에 고요하니
庶足充淹留(서족충엄류) : 손님 잡아두기에 충분합니다
預恐樽中盡(예공준중진) : 술통의 술 떨어질까 미리 두려워
更起爲君謀(갱기위군모) : 다시 일어나 술 마련해 두려네

  
제    목  : 夢李白2(몽이백2)-杜甫(두보)
 

夢李白2(몽이백2)-杜甫(두보)

꿍 속에 이백을 보다-杜甫(두보)

浮雲終日行(부운종일행) : 뜬 구름 종일토록 하늘을 떠다녀도
遊子久不至(유자구불지) : 떠난 친구는 오래도록 오지 않네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 한밤에 자주 그대를 꿈속에서 보니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 우정의 친함으로 그의 마음을 보노라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 돌아간다 말할 때 항상 풀 죽어 보이고
苦道來不易(고도래불역) : 돌아오기 어렵다 괴롭게 말하네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 강호에 풍파 잦고
舟楫恐失墜(주즙공실추) : 배 젓는 노 떨어뜨릴까 두려워하네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 문 나서며 흰머리 긁는 것이
若負平生志(약부평생지) : 평생의 뜻을 저버린 듯 하구네
冠蓋滿京華(관개만경화) : 높은 벼슬아치들 서울에 가득한데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 이 사람 내 친구는 홀로 얼굴 수척하다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 누가 말했나, 하늘의 그물이 한없이 넓다고
將老身反累(장로신반루) : 늙어서 몸이 도리어 법망에 걸려들었네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 천추만년에 이름을 남긴다고 해도
寂寞身後事(적막신후사) : 죽은 뒤의 일은 적막하기만 하다,
  
제    목  : 夢李白1(몽이백1)-杜甫(두보)
 

夢李白1(몽이백1)-杜甫(두보)

꿍 속에 이백을 보다-杜甫(두보)

死別已?聲(사별이탄성) : 사별 후의 이별은 소리마저 삼켜버리나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 생이별 뒤는 항상 슬프기만 하구나
江南??地(강남장려지) : 강남은 열병이 많은 땅인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 귀양 간 그대는 소식 없어라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 : 옛 친구 꿈속에 나타나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 나를 반기니 서로가 오랫동안 생각해서라
君今在羅網(군금재라망) : 그대는 지금 비단 이불 속에 있어야 하거늘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 : 무슨 일로 날개가 달려있는가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 평상시 그대 모습 아니거니
路遠不可測(로원불가측) : 길이 멀어 확인 할 수 없어라
魂來楓林?(혼래풍림청) : 혼백이 올 적엔 단풍나무숲 푸르렀는데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 혼백이 돌아가니 변방의 관문이 어두워지네
落月滿屋梁(락월만옥량) : 지는 달빛 집 마루에 가득하여
猶疑照?色(유의조안색) : 여전히 그대 얼굴색을 비추고 있다
水深波浪闊(수심파랑활) : 물은 깊고 물결이 드넓으니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 이무기나 용에게 잡히지 말게나

  
제    목  : 寄全椒山中道士(기전초산중도사)-杜甫(두보)
 

寄全椒山中道士(기전초산중도사)-杜甫(두보)

전초의 산중의 도사에게 부친다-杜甫(두보)

今朝郡齋冷(금조군재냉) : 오늘 아침은 고을 관사도 쌀쌀하여
忽念山中客(홀염산중객) : 갑자기 산속의 친구가 생각난다
澗底束荊薪(간저속형신) : 골짝물 아래서 땔나무하고
歸來煮白石(귀래자백석) : 돌아와 흰 돌을 덥힌다
遙持一杯酒(요지일배주) : 멀리서 한 잔의 술을 들어
遠慰風雨夕(원위풍우석) : 비바람 치는 저녁을 위로한다
落葉滿空山(낙엽만공산) : 낙엽은 빈 산에 가득한데
何處尋行迹(하처심행적) : 어디서 그의 행적을 찾을까

  
제    목  : 戱簡鄭廣文兼呈蘇司業(희간정광문겸정소사업)-杜甫(두보)
 

戱簡鄭廣文兼呈蘇司業(희간정광문겸정소사업)-杜甫(두보)

정광문과 소사업에게 장난삼아 시를 지어 ?는다-杜甫(두보)

廣文到官舍(광문도관사) : 광문이 관청에 이르러
繫馬堂階下(계마당계하) : 섬돌 아래에 말을 매어둔다
醉卽騎馬歸(취즉기마귀) : 취하면 곧 말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니
頗遭官長罵(파조관장매) : 상관들의 욕을 자못 먹었다
才名三十年(재명삼십년) : 재주와 명성 삼십년을 날렸으나
坐客寒無氈(좌객한무전) : 찾아 온 손님에게 추워도 담요도 못주네
近有蘇司業(근유소사업) : 근래에는 소사업이란 분이 있어
時時與酒錢(시시여주전) : 때때로 술과 돈을 보내준다

  
제    목  : 강촌(江村)-두보(杜甫)
 

강촌(江村)-두보(杜甫)

강촌-두보

淸江一曲抱村流(청강일곡포촌유) : 맑은 강물 한 굽이 마을을 감싸 흐르고
長夏江村事事幽(장하강촌사사유) : 강촌의 긴 여름, 일마다 한가롭다
自去自來堂上燕(자거자래당상연) : 저대로 날아가고 날아오는 지붕 위의 제비
相親相近水中鷗(상친상근수중구) : 서로 친하여 서로 가까이하는 것, 물 속의 갈매기
老妻畵紙爲碁局(노처화지위기국) : 늙은 아내는 종이에 바둑판을 그리고
稚子敲針作釣鉤(치자고침작조구) : 어린 아이는 바늘 두들겨 낚시바늘 만드네
多病所須唯藥物(다병소수유약물) : 병 많으니 필요한 건 오직 약물이니
微軀此外更何求(미구차외갱하구) : 하찮은 이 몸 이것 외에 무엇을 바랄까
  
제    목  : 강남봉리구년(江南逢李龜年)-두보(杜甫;712-770)
 

강남봉리구년(江南逢李龜年)-두보(杜甫;712-770)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두보(杜甫;712-770)

岐王宅里尋常見,(기왕댁리심상견), 기왕의 집안에서 늘 만나보았는데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궤도문). 최구의 집 앞에서 몇 번이나 들었던가

正是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지금은 강남의 좋은 풍광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꽃 지는 시절에 또 그대를 만나다니

  
제    목  : 팔진도(八陣圖)-두보(杜甫;712-770)
 

팔진도(八陣圖)-두보(杜甫;712-770)

팔진도-두보(杜甫;712-770)

功蓋三分國,(공개삼분국), 공은 나누어진 삼국을 뒤덮고

名成八陣圖.(명성팔진도). 명성은 팔진도로 이루었다

江流石不轉,(강류석부전),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굴러가지 않아

遺恨失呑吳.(유한실탄오). 남은 한은 오나라를 삼키지 못한 것이네
  
제    목  : 영회고적오수지오(詠懷古跡五首之五)-두보(杜甫;712-770)
 

영회고적오수지오(詠懷古跡五首之五)-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諸葛大名垂宇宙,(제갈대명수우주), 제갈량의 큰 이름 우주에 드리우고
宗臣遺像肅淸高.(종신유상숙청고). 큰 신하의 초상화 청고하고 엄숙하다
三分割據紆籌策,(삼분할거우주책), 삼분할거의 큰 포부 펴지 못했으나
萬古雲?一羽毛.(만고운소일우모). 하늘에 낀 구름, 오랜 세월 깃털 같구나
伯仲之間見伊呂,(백중지간견이려), 백중의 사이로 여궁이 보이고
指揮若定失蕭曹.(지휘야정실소조). 지휘와 안정에는 소조도 못 따랐다
運移漢祚終難復,(운이한조종난복), 시운이 떠나 한나라의 복조를 끝내 회복하지 못하니
志決身殲軍務勞.(지결신섬군무노). 군무에 시달려 큰 뜻 결판나고 몸마저 죽었구나 
  
제    목  : 영회고적오수지사(詠懷古跡五首之四)-두보(杜甫;712-770)
 

영회고적오수지사(詠懷古跡五首之四)-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蜀主征吳幸三峽,(촉주정오행삼협), 촉나라 임금 오나라 치려고 친히 삼협에 왔다가
崩年亦在永安宮.(붕년역재영안궁). 붕어한 해에도 영안궁에 있었네
翠華想像空山里,(취화상상공산리), 빈 산속, 그 때의 화려한 임금 행차 생각하니
玉殿虛無野寺中.(옥전허무야사중). 궁궐은 허무하게 들판의 절고
古廟杉松巢水鶴,(고묘삼송소수학), 임금의 옛 무덤, 삼나무와 소나무에 학들이 둥지 틀고
歲時伏臘走村翁.(세시복납주촌옹). 해마다 여름과 겨울의 제사에 촌로들이 달려가 제사하네
武侯祠屋常?近,(무후사옥상린근), 무후 제갈량의 사당도 항상 같이 있어
一體君臣祭祀同.(일체군신제사동). 군신이 한 몸 되어 제사도 합께 받는구나
  
제    목  : 영회고적오수지삼(詠懷古跡五首之三)-두보(杜甫;712-770)
 

영회고적오수지삼(詠懷古跡五首之三)-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群山萬壑赴荊門,(군산만학부형문), 여러 산, 온 골짜기 지나 형문에 이르니
生長明妃尙有村.(생장명비상유촌). 명기가 생장한 고을 아직도 있어라
一去紫臺連朔漠,(일거자태련삭막), 한 번 궁궐을 떠나니 길은 북방의 사막을 잇고
獨留靑塚向黃昏.(독류청총향황혼). 오직 명기의 푸른 무덤만이 남아 지는 해를 향한다
?圖省識春風面,(화도생식춘풍면), 봄바람 같이 부드러운 얼굴 화도성의 화공이 잘못 그려
環佩空歸月下魂.(환패공귀월하혼). 달빛 아래의 혼백 되어 패옥차고 부질없이 온다네
千載琵琶作胡語,(천재비파작호어), 천년동안 비파는 오랑캐 노래 연주하니
分明怨恨曲中論.(분명원한곡중논). 분명히 그 원한 노래 속에 말 하리라
  
제    목  : 영회고적오수지이(詠懷古跡五首之二)-두보(杜甫;712-770)
 

영회고적오수지이(詠懷古跡五首之二)-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搖落深知宋玉悲,(요낙심지송옥비), 흔들려 떨어지는 가을 낙엽, 송옥의 슬픔을 진정 알아
風流儒雅亦吾師.(풍류유아역오사). 풍류스런 선비의 멋, 또한 내 스승이라
?望千秋一?淚,(창망천추일쇄누), 추창히 천년을 바라보니 눈물이 흐르고
蕭條異代不同時.(소조리대부동시). 쓸쓸히 시대를 달리하니 동시대는 아니구나
江山故宅空文藻,(강산고댁공문조), 강과 산 그리고 옛집에는 남긴 글 공허하거늘
雲雨荒臺豈夢思!(운우황태개몽사)! 운우황대를 어찌 꿈꾸어 생각하랴
最是楚宮俱泯滅,(최시초궁구민멸), 이곳도 곧 초나라 궁궐과 함께 다 사라졌으니
舟人指點到今疑.(주인지점도금의). 뱃사람 손짓해 가리키며 지금까지 의심한다

  

제    목  : 영회고적오수지일(詠懷古跡五首之一)-두보(杜甫;712-770)
 


영회고적오수지일(詠懷古跡五首之一)-두보(杜甫;712-770)

고적에서 회포를 읊다-두보(杜甫;712-770)

支離東北風塵際,(지리동배풍진제), 동북의 전진 속을 유리타가
漂泊西南天地間.(표박서남천지간). 서남의 천지를 떠돈다
三峽樓臺淹日月,(삼협누태엄일월), 삼협의 누대는 해와 달이 잠기어 있고
五溪衣服共雲山.(오계의복공운산). 다섯 계곡에 오랑캐 옷이 구름산과 함께 비춰든다
?胡事主終無賴,(갈호사주종무뢰), 오랑캐가 임금을 섬기나 끝내 믿을 수 없어
詞客哀時且未還.(사객애시차미환). 시인은 때를 슬퍼해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庾信平生最蕭瑟,(유신평생최소슬), 유신의 평생이 가장 쓸쓸하였으니
暮年詩賦動江關.(모년시부동강관). 말년의 시와 노래가 강관을 감동시키다
  
제    목  : 각야(閣夜)-두보(杜甫;712-770)
 

각야(閣夜)-두보(杜甫;712-770)

누각에서의 밤-두보(杜甫;712-770)

歲暮陰陽催短景,(세모음양최단경), 한 해는 저물고 낮은 짧아지고
天涯霜雪제寒?.(천애상설제한소). 하늘 먼 곳 눈과 서리 그친 차가운 밤이구나
五更鼓角聲悲壯,(오갱고각성비장), 한밤의 북과 피리, 그 소리 비장하고
三峽星河影動搖.(삼협성하영동요). 삼협의 별과 은하, 그 그늘 요동친다
野哭千家聞戰伐,(야곡천가문전벌), 들판의 곡하는 소리, 집집마다 전쟁소식 들리고
夷歌數處起漁樵.(이가수처기어초). 여기 저기 오랑캐 노래 소리는 어부와 나무꾼에게서 들려온다
臥龍躍馬終黃土,(와룡약마종황토), 와룡 제갈량과 약마 공손술도 끝내 한 줌 흙이 되었거늘
人事音書漫寂寥.(인사음서만적료). 사람의 일과 편지도 공연히 적막하고 쓸쓸하기만 하다

  
제    목  : 숙부(宿府)-두보(杜甫;712-770)
 

숙부(宿府)-두보(杜甫;712-770)

장군의 막부에서 묵으며-두보(杜甫;712-770)

淸秋幕府井梧寒,(청추막부정오한), 맑은 가을날 막부의 우물가 오동나무는 차가운데
獨宿江城蠟炬殘.(독숙강성납거잔). 강성에 홀로 자려니 촛불은 가물가물
永夜角聲悲自語,(영야각성비자어), 긴 밤 호각소리, 슬픔을 스스로 말하는 듯
中天月色好誰看?(중천월색호수간)? 중천의 달빛, 그 좋은 것을 누가 보고 있을까
風塵荏苒音書絶,(풍진임염음서절), 지루한 전쟁에 고향 소식도 끊어지고
關塞蕭條行陸難.(관새소조행륙난). 쓸쓸한 변방은 육로 통행도 어려워라
已忍伶?十年事,(이인령빙십년사), 이미 영락하여 견뎌온 쓸쓸한 세월 십년
强移棲息一枝安.(강이서식일지안). 억지로 사는 곳 옮겨, 작은 한 가지를 차지하고 있다

  
제    목  : 등루(登樓)-두보(杜甫;712-770)
 

등루(登樓)-두보(杜甫;712-770)

누대에 올라서-두보(杜甫;712-770)

花近高樓傷客心,(화근고누상객심), 꽃 핀 높은 누대에 서니 나그네 마음 아프고
萬方多難此登臨.(만방다난차등림). 만방에 어려움 많아 이곳에 올라본다
錦江春色來天地,(금강춘색내천지), 금강의 봄빛은 천지에 내려오고
玉壘浮雲變古今.(옥누부운변고금). 옥루산 뜬구름 고금으로 변하는구나
北極朝庭終不改,(배극조정종부개), 북극성처럼 영원한 우리나라 끝내 망하지 않으니
西山寇盜莫相侵!(서산구도막상침)! 서산 토번족 도둑들은 결코 침략하지 말라
可憐后主還祠廟,(가련후주환사묘), 가련한 후주도 종묘사직을 지켰나니
日暮聊爲梁父吟.(일모료위량부음). 해 저무는 이 때, 애오라지 양보곡을 ?어본다

  
제    목  : 등고(登高)-두보(杜甫;712-770)
 

높은 곳에 올라-두보(杜甫;712-770)

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 바람은 빠르고 하늘은 높아 원숭이 휘파람 소리 애?아
渚淸沙白鳥飛蛔.(저청사백조비회). 물가는 맑고 모래는 깨끗한데 새는 날아 돌아돈다
無邊落木蕭蕭下,(무변낙목소소하), 끝없이 펼쳐진 낙목에선 나뭇잎 떨어지고
不盡長江滾滾來.(부진장강곤곤내). 다함이 없이 흐르는 장강은 도도히 흘러간다
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 만 리 먼 곳 서글픈 가을에 항상 나그네 되어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태). 한평생 병 많은 몸, 홀로 누대에 오른다
艱難苦恨繁霜?,(간난고한번상빈), 어려움과 고통에 귀밑머리 다 희어지고
?倒新停濁酒杯.(요도신정탁주배). 늙고 쇠약한 몸이라 새로이 탁주마저 끊어야한다네

  
제    목  : 문관군수하남하배(聞官軍收河南河北)-두보(杜甫;712-770)
 

문관군수하남하배(聞官軍收河南河北)-두보(杜甫;712-770)

관군이 하남하북을 수복했다는 소문을 듣고-두보(杜甫;712-770)

劍外忽傳收?北,(검외홀전수계북), 검문이남 지방에서 문득 계북이 회복된 소식 전해 듣고
初聞涕淚滿衣裳.(초문체누만의상). 처음에는 눈물이 옷을 적시네
?看妻子愁何在,(각간처자수하재), 돌아보니, 아내와 자식들은 어디 있는지 걱정
漫卷詩書喜欲狂.(만권시서희욕광). 시서를 대강 추려 싸니 기뻐서 미칠 듯 하다
白日放歌須縱酒,(백일방가수종주), 한낮에는 마음껏 노래 부르고 술도 마시며
靑春作伴好還鄕!(청춘작반호환향)! 청춘을 짝하여 고향으로 돌아감 얼마나 좋은가
卽從巴峽穿巫峽,(즉종파협천무협), 서둘러 파협에서 무협을 지나
便下襄陽向洛陽.(변하양양향낙양). 바로 양양으로 내려와 낙양을 향하세
  
제    목  : 야망(野望)-두보(杜甫;712-770)
 

야망(野望)-두보(杜甫;712-770)

들에서 바라보다-두보(杜甫;712-770)

西山白雪三城戍,(서산백설삼성수), 서산 흰 눈 덮인 곳, 삼성의 수자리
南浦淸江萬里橋.(남포청강만리교). 남포 맑은 강물에는 만리교 놓여있다
海內風塵諸弟隔,(해내풍진제제격), 온 나라 전쟁 중리라 형제들 떨어져
天涯涕淚一身遙.(천애체누일신요). 하늘 끝에서 눈물지며 이 한 몸 멀리있소
唯將遲暮供多病,(유장지모공다병), 오직 노년에 많은 병마저 생기니
未有涓埃答聖朝.(미유연애답성조). 나라에 한 방울의 물, 한 줌의 흙만큼도 갚지 못했네
跨馬出郊時極目,(과마출교시극목), 말 타고 교외로 나가 때때로 눈 치뜨고 바라보니
不堪人事日蕭條!(부감인사일소조)! 사람의 일 나날이 쓸쓸해짐을 견질 수가 없다
  
제    목  : 객지(客至)-두보(杜甫;712-770)
 

객지(客至)-두보(杜甫;712-770)

손님 오시다-두보(杜甫;712-770)

舍南舍北皆春水,(사남사배개춘수), 집의 남북, 온 천지가 다 봄물인데
但見群鷗日日來.(단견군구일일내). 날마다 떼 지어 날아오는 갈매기만 봅니다
花徑不曾緣客掃,(화경부증연객소), 꽃길은 지금껏 손님 오신다고 쓸어보지 않았고
蓬門今始爲君開.(봉문금시위군개). 사립문도 오늘 처음 열어둔다오
盤?市遠無兼味,(반손시원무겸미), 반찬은 시장이 멀어 맛있는 것 전혀 없고요
樽酒家貧只舊?.(준주가빈지구배). 독에 가득한 술도 막걸리지요
肯與?翁相對飮,(긍여린옹상대음), 그래도 이웃 노인과 같이 마시고 싶으시면
隔籬呼取盡餘杯!(격리호취진여배)! 울타리 너머 불러오셔서 남은 술잔 다 비우시지요

  
제    목  : 촉나라 승상-두보(杜甫;712-770)
 

촉나라 승상-두보(杜甫;712-770)

丞相祠堂何處尋?(승상사당하처심)? 승상의 사당, 어느 곳에서 찾아야 하나
錦官城外柏森森.(금관성외백삼삼).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라네
映階碧草自春色,(영계벽초자춘색), 게단에 환히 비치는 푸른 풀은 저로 봄빛이고
隔葉黃?空好音.(격섭황리공호음). 나뭇잎 건너 꾀꼬리, 공연히 고운 노랫소리로고
三顧頻煩天下計,(삼고빈번천하계), 황제는 번거로이 세 번을 찾아 천하를 도모하고
兩朝開濟老臣心.(량조개제노신심). 조정을 열고 섬긴 늙은 신하, 그의 마음 남아있네
出師未捷身先死,(출사미첩신선사), 출사하여 이기지 못하고 몸이 먼저 죽으니
長使英雄淚滿襟!(장사영웅누만금)! 길이 영웅들 눈물이 옷깃에 가득하게 한다
  
작 성 자  : 운영자 
제    목  : 등악양루(登岳陽樓)-두보(杜甫;712-770)
 

등악양루(登岳陽樓)-두보(杜甫;712-770)

악양루에 올라-두보(杜甫;712-770)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지난 날 동정호에 대해 듣다가
今上岳陽樓.(금상악양누). 오늘에야 악양루에 올랐다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와 촉나라가 동남으로 나눠 있고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동정호수에 떠있구나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친한 친구로부터는 한 글자 소식도 없고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늙고 병들은 나는 외로운 배에 남아있네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관산의 북쪽 중원 땅에는 아직도 전쟁이라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에 기대서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제    목  : 여야서회(旅夜書懷)-두보(杜甫;712-770)
 

여야서회(旅夜書懷)-두보(杜甫;712-770)

나그네가 밤에 회포를 적다-두보(杜甫;712-770)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고운 풀에, 미풍 불어오는 언덕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높은 돛 달고 홀로 뜬 밤 배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하늘엔 별 늘어지고 평야는 광활한데
月涌大江流.(월용대강류). 달은 솟아오르고 큰 강물은 흘러만간다
名豈文章著?(명개문장저)? 문장으로 어떻게 이름을 날릴까
官應老病休.(관응노병휴). 늙고 병들어 벼슬길도 쉬어야하는데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떠도는 이 몸 무엇과 같다할까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천지간 한 마리 모래톱 물새라네
 


제    목  :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두보(杜甫;712-770)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두보(杜甫;712-770)

방태위의 무덤을 떠나며-두보(杜甫;712-770)

他鄕復行役,(타향복항역),타향에 다시 떠돌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말 세우고 외로운 무덤에 이별을 고하네
近淚無干土,(근누무간토),눈에 가까이 흐르는 눈물 막을 흙이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낮은 하늘엔 조각구름만 떠있다
對棋陪謝傅,(대기배사부),바둑을 두면은 사안을 짝하고
把劍覓徐君.(파검멱서군).칼을 잡으면 서군을 찾는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낙),오작 보이는 것은 숲 속에 꽃 지는 것이요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꾀꼬리 울음소리, 보내는 손이 듣는다
  
제    목  : 봉제역중송엄공사운(奉濟驛重送嚴公四韻)-두보(杜甫;712-770)
 

봉제역중송엄공사운(奉濟驛重送嚴公四韻)-두보(杜甫;712-770)

봉제역에서 엄공을 다시 보내며-두보(杜甫;712-770)

遠送從此別,(원송종차별), 먼 길 보내려 여기서 이별하려니
靑山空復情.(청산공복정). 청산은 부질없이 다시 또 정을 준다
幾時杯重把,(기시배중파), 언제나 다시 술을 마시나
昨夜月同行.(작야월동항). 어제 밤 달빛 아래서 함께 걸었는데
列郡謳歌惜,(렬군구가석), 여러 고을 노래 불러 서별을 나누어도
三朝出入榮.(삼조출입영). 삼대의 조정을 섬기며 영화도 누리세요
江村獨歸處,(강촌독귀처), 강촌으로 나 홀로 돌아가는 그 곳
寂寞養殘生.(적막양잔생). 조용하여 여생을 보람되게 가꾸리라
  

제    목  : 천말회리백(天末懷李白)-두보(杜甫;712-770)
 

천말회리백(天末懷李白)-두보(杜甫;712-770)

하늘 끝에서 이백을 그리워하다-두보(杜甫;712-770)

?風起天末,(량풍기천말), 서늘한 바람 하늘 끝에서 이는데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그대의 마음은 어떠한지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기러기는 어느 때에 오는지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강과 호수엔 가을 물결 출렁인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문장은 출세가 가장 방해가 되고
?魅喜人過.(리매희인과). 귀신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을 기뻐한다
應共?魂語,(응공원혼어), 당연히 원귀 된 영혼과 이야기를 하였거니
投詩贈汨羅.(투시증골나). 시 지어 멱라수에 던져 바치리라
  
제    목  : 월야억사제(月夜憶舍弟)-두보(杜甫;712-770)
 

월야억사제(月夜憶舍弟)-두보(杜甫;712-770)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두보(杜甫;712-770)

戍鼓斷人行,(수고단인항),수자리 북소리에 인적은 끊어지고
秋邊一雁聲.(추변일안성).변방의 가을에 외기러기 우는 소리
露從今夜白,(노종금야백),이슬은 오늘밤부터 하얗게 내리고
月是故鄕明.(월시고향명).이 달은 고향에서도 휘영청 밝으리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동생들 있으나 다 흩어지고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생사를 물을 집도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부달),편지를 부쳐도 길이 멀어 닿기 못하거늘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제    목  : 춘숙좌성(春宿左省)-두보(杜甫;712-770)
 

춘숙좌성(春宿左省)-두보(杜甫;712-770)

봄에 좌성에서 묶으며-두보(杜甫;712-770)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꽃 숨어드는 대궐담장의 저녁
??棲鳥過.(추추서조과). 잘 새도 찍찍 지저귀며 날아간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별이 떠니 궁궐 문이 보이고
月傍九?多.(월방구소다). 달 가에는 하늘도 넓어진다
不寢聽金?,(부침청금약), 궁궐문의 빗장소리에 잠이 오지 않고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바람소리 풍경소리로 생각했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내일 아침이면 아뢸 말씀 있나니
數問夜如何?(삭문야여하)?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자주 묻는다

  
제    목  : 春望(춘망)-杜甫(두보)
 

春望(춘망)-杜甫(두보)

봄의 소망-杜甫(두보)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 조정은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요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 성안은 봄이 되어 초목이 무성하네

感時花淺淚(감시화천루) : 시대를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 한 맺힌 이별에 나는 새도 놀라는구나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 봉화불은 석 달이나 계속 오르고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 집에서 온 편지 너무나 소중하여라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 흰 머리를 긁으니 자꾸 짧아져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비녀도 못 꼽겠네

  
제    목  : 월야(月夜)-두보(杜甫;712-770)
 

월야(月夜)-두보(杜甫;712-770)

달밤-두보(杜甫;712-770)

今夜?州月,(금야부주월),오늘 밤 부주 하늘의 달을
閨中只獨看.(규중지독간).아내 홀로 바라보리
遙憐小兒女,(요련소아녀),멀리서 어린 딸을 가여워하나니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장안의 나를 그리는 어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을
香霧雲?濕,(향무운환습),자욱한 안개구름에 머리카락 젖고
淸輝玉臂寒.(청휘옥비한).맑은 달빛에 옥 같은 팔 차겠소
何時倚虛幌,(하시의허황),그 어느 때라야 엷은 휘장에 기대어
雙照淚痕干?(쌍조누흔간)?서로 얼굴 비춰보며 눈물 자국 막아볼까
  
제    목  : 애왕손(哀王孫)-두보(杜甫;712-770)
 

애왕손(哀王孫)-두보(杜甫;712-770)

왕손을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長安城頭頭白烏,(장안성두두백오), 장안성 머리에 머리 흰 새
夜飛延秋門上呼.(야비연추문상호). 밤에 연추문 위를 날며 소리쳐 운다
又向人家啄大屋,(우향인가탁대옥), 또 인가로 날아가 큰 집을 쪼으니
屋底達官走避胡.(옥저달관주피호). 큰 집안의 고관들 오랑캐를 피하여 달아난다
金鞭斷折九馬死,(금편단절구마사), 황금 채찍 끊어지고 아홉 마리 말도 죽어
骨肉不待同馳驅.(골육부대동치구). 골육들도 기다리지 않고 도두 말달려 달아난다
腰下寶?靑珊瑚,(요하보결청산호), 허리엔 보석 구슬과 산호초 차고 있는데
可憐王孫泣路隅!(가련왕손읍노우)! 가련하구나! 왕손이 길모퉁이에서 눈물 흘리네
問之不肯道姓名,(문지부긍도성명), 물어도 성명을 말하려 하지 않고
但道困苦乞爲奴.(단도곤고걸위노). 다만 곤고하니 종으로 삼아달라고 한다
已經百日竄荊棘,(이경백일찬형극), 이미 백 날을 가시덩굴에 숨어 다녀
身上無有完肌膚.(신상무유완기부). 몸에는 성한 살이라곤 하나도 없다
高帝子孫盡隆准,(고제자손진륭준), 고종 황제 자손들 모두 코가 오뚝하여
龍種自與常人殊.(룡종자여상인수). 왕족은 자연스레 평민과는 다르다네
豺狼在邑龍在野,(시낭재읍룡재야), 짐승 같은 도적은 장안 도읍에 있고 황제는 촉나라 시골에 있으니
王孫善保千金軀.(왕손선보천금구). 왕손은 천금같은 귀한 몸을 잘 보존하소서
不敢長語臨交衢,(부감장어림교구), 교차로에 있는지라 길게는 말 못하고
且爲王孫立斯須.(차위왕손립사수). 왕손을 위해 잠시 서 있소
昨夜東風吹血腥,(작야동풍취혈성), 어제 밤 동풍 불어 피비린내 불어와
東來?駝滿舊都.(동내탁타만구도). 동쪽에서 온 낙차로 엣 도읍에 가득하다
朔方健兒好身手,(삭방건아호신수), 북방의 건아들의 좋은 몸집과 재주
昔何勇銳今何愚!(석하용예금하우)! 엣 날엔 그리도 용감하고 날랬는데 지금은 어찌 그리도 어리석나
竊聞天子已傳位,(절문천자이전위), 가만히 들으니, 천자가 이미 선위하니
聖德北服南單于.(성덕배복남단우). 새 천자의 성덕은 북으로 남단우를 복종시켰네
花門?面請雪恥,(화문리면청설치), 화문에서도 낯을 베어 우리 위해 설욕을 원하니
愼勿出口他人狙!(신물출구타인저)! 삼가 입 조심하시오, 남의 저격 두려우니
哀哉王孫愼勿疏,(애재왕손신물소), 슬프다! 왕손여 삼가 소홀히 하지마소
五陵佳氣無時無.(오능가기무시무). 오릉의 상서로운 기운 없을 때가 없다오

  

제    목  : 애강두(哀江頭)-두보(杜甫;712-770)
 

애강두(哀江頭)-두보(杜甫;712-770)

강가에서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少陵野老呑聲哭,(소능야노탄성곡), 소릉의 촌로는 울음을 삼키고 통곡하며
春日潛行曲江曲.(춘일잠항곡강곡). 어느 봄날 몰래 곡강으로 나갔다
江頭宮殿鎖千門,(강두궁전쇄천문), 강가 궁궐은 문마다 잠겨있는데
細柳新蒲爲誰綠?(세류신포위수녹)? 가는 버들잎, 새 부들은 누굴 위해 푸른가
憶昔霓旌下南苑,(억석예정하남원), 지난 일을 기억하노니, 무지개 깃발들 남원으로 내려가니
苑中景物生顔色.(원중경물생안색). 남원 속의 경물들 다 생기를 띠었소
昭陽殿里第一人,(소양전리제일인), 소양전 안 양귀비가
同輦隨君侍君側.(동련수군시군측). 임금의 수레를 같이 타고 따르니 측근이 모시었다
輦前才人帶弓箭,(련전재인대궁전), 임금 수레 앞 재인들 활을 차고
白馬嚼?黃金勒.(백마작교황금늑). 백마에겐 황금 굴레를 물리었다
?身向天仰射雲,(번신향천앙사운), 여관이 몸을 제처 하늘 향해 구름으로 쏘아 올리면
一箭正墜雙飛翼.(일전정추쌍비익). 한 활살에 두 마리 비익조가 정확히 떨어졌다
明眸皓齒今何在?(명모호치금하재)? 맑은 눈동자 하얀 이의 양귀비 지금은 어디에 있나
血汚游魂歸不得!(혈오유혼귀부득)! 피 묻어 헤매는 넋 돌아오지 못 하는구나
淸渭東流劍閣深,(청위동류검각심), 맑은 위수는 동으로 흐르고 검각은 깊숙한데
去住彼此無消息.(거주피차무소식). 죽은 사람과 살아있는 사람, 서로 소식도 전혀 없다
人生有情淚沾臆,(인생유정누첨억), 인생은 유정하여 눈물은 가슴을 적시는데
江水江花豈終極?(강수강화개종극)? 저 강물, 저 강 꽃은 어찌 다하겠는가
黃昏胡騎塵滿城,(황혼호기진만성), 황혼에 오랑캐 말들이 성안에 먼지 가득 일으키니
欲往城南望城北.(욕왕성남망성배). 성남으로 가고 싶어 성북을 아득히 바라본다
   

제    목  : 여인행(麗人行)-두보(杜甫;712-770)
 

여인행(麗人行)-두보(杜甫;712-770)

미인들을 노래함-두보(杜甫;712-770)

三月三日天氣新,(삼월삼일천기신),삼월 삼짇날 날씨도 맑아
長安水邊多麗人.(장안수변다려인).장안 물가에는 미인도 많다
態濃意遠淑且眞,(태농의원숙차진),자태는 농염하고 뜻은 멀고 마음은 맑고 진실한데
肌理細?骨肉勻.(기리세니골육균).피부 결은 섬세하고 기름지며 뼈와 살이 적당하다
繡羅衣裳照暮春,(수나의상조모춘),수 놓은 비단 옷 저문 봄 빛 비치면
蹙金孔雀銀麒麟.(축금공작은기린).금시로 공작새를, 은실로 기린을 수놓았네
頭上何所有?(두상하소유)? 머리에는 무엇이 있는가
翠微?葉垂?唇.(취미합섭수빈진).비취색 머리 장식 귀밑까지 드리웠네
背后何所見?(배후하소견)? 등에는 무엇이 보이는가
珠壓腰?穩稱身.(주압요겁온칭신).진주 박힌 허리띠에 온몸이 어울린다
就中雲幕椒房親,(취중운막초방친),궁중 휘장 안 황후의 친척에 나아가면
賜名大國?與秦.(사명대국괵여진).대국 괵부인, 진부인의 명칭 내렸네
紫駝之峰出翠釜,(자타지봉출취부),자타지봉 팔진미 요리는 푸른 솥에서 나오고
水精之盤行素鱗.(수정지반항소린).수정 쟁반에는 흰 물고기 기어 다니네
犀箸??久未下,(서저염어구미하),무소 젓가락 음식에 물려 오래도록 내리지 못하고
鸞刀縷切空紛綸.(난도누절공분륜).부엌칼은 잘게 자르는 데에 공연히 바쁘다
黃門飛?不動塵,(황문비공부동진),태감은 먼지도 일으키지 않고 황문에서 날듯이 달려가고
御廚絡繹送八珍.(어주락역송팔진).임금님 주방에선 끝없이 팔진미를 보내오네
簫鼓哀吟感鬼神,(소고애음감귀신),퉁소소리, 북소리 애달프게 울리면 귀신도 감동하고
賓從雜沓實要津.(빈종잡답실요진).손님이 많이 와도 실로 귀한 손님이라
后來鞍馬何逡巡,(후내안마하준순),황후가 타고 오는 말은 어찌 그리 느릿느릿
當軒下馬入錦茵.(당헌하마입금인).집에 당도하여 말에서 내려 비단 요에 든다
楊花雪落覆白?,(양화설낙복백빈),버들꽃 눈같이 떨어져 흰 부평초에 덮이고
靑鳥飛去銜紅巾.(청조비거함홍건).소식 전하는 푸른 새, 붉은 수건 물고 날아간다
炙手可熱勢絶倫,(자수가열세절륜),자수가열 권세가 대단하니
愼莫近前丞相嗔!(신막근전승상진)!조심하여 가까이 말라, 승상께서 화내실라

  
제    목  : 병거항(兵車行)-두보(杜甫;712-770)
 

병거항(兵車行)-두보(杜甫;712-770)

병거의 노래-두보(杜甫;712-770)

車??,(거린린),수레소리 덜덜거리고
馬蕭蕭,(마소소),말 우는 소리 쓸쓸하구나
行人弓箭各在腰.(항인궁전각재요).출정하는 군인들 모두 허리에 활과 화살을 차고
耶娘妻子走相送,(야낭처자주상송),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처자들이 달려와 송별하니
塵埃不見咸陽橋.(진애부견함양교).흙먼지 티끌에 함양교가 가리어 보이지 않아
牽衣頓足?道哭,(견의돈족란도곡),옷을 붙들고 넘어지며 길을 막고 우니
哭聲直上干雲?!(곡성직상간운소)!그 울음소리 바로 구름 낀 하늘까지 오르네
道旁過者問行人,(도방과자문항인),길 지나는 사람 군인에게 물으니
行人但雲點行頻.(항인단운점항빈).군인은 징집이 너무 빈번하다 하네
或從十五北防河,(혹종십오배방하),열다섯 살부터 북방으로 황하를 지다가
便至四十西營田.(변지사십서영전).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서쪽으로 군전을 개간한다네
去時里正與?頭,(거시리정여과두),떠나 올 땐 고을 이장이 머리수건 주었는데
歸來頭白還戍邊!(귀내두백환수변)!돌아오니 머리가 백발인데 도리어 수자리라오
邊亭流血成海水,(변정류혈성해수),변방에는 피가 흘러 바닷물 이루는데
武皇開邊意未已.(무황개변의미이).무력을 좋아하는 황제는 뜻을 그치지 않네
君不聞,(군부문),그대는 듣지 못 했던가
漢家山東二百州,(한가산동이백주),한나라 산동 이백 주가
千村萬落生荊杞!(천촌만낙생형기)!고을마다 가시나무 밭이 다 된 것을
縱有健婦把鋤?,(종유건부파서리),비록 건장한 부인 있어 호미 잡고 김매어도
禾生?畝無東西.(화생롱무무동서).이랑에 벼들은 들쭉날쭉 경계도 없소
況復秦兵耐苦戰,(황복진병내고전),하물며 다시 병사되어 전쟁 고통 견디면서
被驅不異犬與?.(피구부리견여계).쫓겨는 것이 개나 닭 같은 신세라오
長者雖有問,(장자수유문),상관이 혹 물어봐도
役夫敢申恨?(역부감신한)?졸병이 어찌 감히 원한을 말 하리오
且如今年冬,(차여금년동),또 금년 같은 겨울에는
未休關西卒.(미휴관서졸).관서의 병졸들은 아직 쉬지도 못 했지요
縣官急索租,(현관급삭조),지방의 관리들은 급히 세금을 독촉하나
租稅從何出?(조세종하출)?세금이 어디서 나오?는가
信知生男惡,(신지생남악),정말로 알겠노라, 남자 낳기는 싫어하고
反是生女好.(반시생녀호).도리어 여자 낳기 좋아하는 것을
生女猶得嫁比?,(생녀유득가비린),딸을 낳으면 이웃집에 시집보낼 수 있지만
生男埋沒隨百草!(생남매몰수백초)!아들 낳으면 잡초 속에 묻히기 때문이라네
君不見,(군부견),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靑海頭,(청해두),청해 바닷가에
古來白骨無人收.(고내백골무인수).옛날부터 백골을 거두거주는 사람 아무도 없고
新鬼煩?舊鬼哭,(신귀번원구귀곡),새 귀신은 번민하고 원망하며, 구 귀신은 통곡하여
天陰雨濕聲??!(천음우습성추추)!날이 흐리고 비 젖으면 귀신 우는 처량한 소리를
  
제    목  : 관공손대낭제자무검기항병서(觀公孫大娘弟子舞劍器行幷序)-두보(杜甫;712-770)
 


관공손대낭제자무검기항병서(觀公孫大娘弟子舞劍器行幷序)-두보(杜甫;712-770)

공손대낭의 제자가 검기무 추는 것을 보고-두보(杜甫;712-770)

昔有佳人公孫氏(석유가인공손씨),옛날 가인이 있었는데 공손씨라네
一舞劍器動四方(일무검기동사방).검기 춤 한번 추면 사방이 동요하네
觀者如山色沮喪(관자여산색저상),산처럼 모여든 구경꾼 얼굴색을 잃고
天地爲之久低?(천지위지구저앙).천지는 이 때문에 오랫동안 오르내리네
?如?射九日落(곽여예사구일낙),번쩍이기는 예가 한번 쏘아 아홉 해를 떨어뜨리듯
矯如群帝?龍翔(교여군제참룡상).되돌려 바로잡기는 뭇 신선이 말을 타고 날아가듯 하네
來如雷霆收震怒(내여뇌정수진노),돌아옴은 우뢰와 천등이 진노를 거두는 듯
罷如江海凝淸光(파여강해응청광).마침은 강과 바다에 밝은 빛이 모이듯 하네
絳唇珠袖兩寂寞(강진주수량적막),붉은 입술 구슬 소매 모두가 적막하고
晩有弟子傳芬芳(만유제자전분방).늦게 둔 제자가 춤의 향기를 전하네
臨潁美人在白帝(임영미인재백제),임영 미인은 백재에 있어
妙舞此曲神揚揚(묘무차곡신양양).묘한 춤, 이 곡조에 신명이 절로난다
與余問答旣有以(여여문답기유이),나와 함께 문답함은 까닭이 있어
感時撫事增?傷(감시무사증완상).시와 일에 느껴 일찍이 아픔만 더하네
先帝侍女八千人(선제시녀팔천인),현종 시녀 팔천 인 중
公孫劍器初第一(공손검기초제일).공손 검기 춤이 제일이네
五十年間似反掌(오십년간사반장),십오 년 세월이 여반장이라
風塵?洞昏王室(풍진홍동혼왕실).전쟁은 심해져 왕실이 혼미하네
梨園子弟散如煙(리원자제산여연),이원의 자제들 연기처럼 흩어지고
女樂餘姿映寒日(녀낙여자영한일).여자 약사들의 남은 자태 차가운 햇살에 비치네
金粟堆前木已拱(금속퇴전목이공),금속산 무덤 앞엔 나무가 이미 크게 자라고
瞿塘石城草蕭瑟(구당석성초소슬).구당 돌 성엔 풀들만 쓸쓸하네
玳筵急管曲復終(대연급관곡복종),좋은 잔치 빠른 피리 악곡은 다시 끝나고
樂極哀來月東出(낙극애내월동출).즐거움 다하니 슬픔이 오고 동쪽에서 달 떠오네
老夫不知其所往(노부부지기소왕),늙은 사내 갈 바를 모르는데
足繭荒山轉愁疾(족견황산전수질).거친 산, 발에는 굳은 살 생기고 수심과 질병만 생긴다

  
제    목  : 고백항(古柏行)-두보(杜甫;712-770)
 

고백항(古柏行)-두보(杜甫;712-770)

오래된 잣나무의 노래-두보(杜甫;712-770)

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노백), 공명의 묘 앞 늙은 소나무
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가지는 청동구리 같고 뿌리는 돌 같이 여물다
雙皮溜雨四十圍(쌍피류우사십위), 껍질에는 빗방울이 흐르고 둘레는 마흔 아홉 아름
黛色參天二千尺(대색삼천이천척). 짙푸른 잎들은 하늘로 이천 척이네
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임금과 신하 이미 함께 모여
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나무도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雲來氣接巫峽長(운내기접무협장), 구름은 내려와 그 기운 긴 무협에 이어있고
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달은 떠올라 그 한기가 흰 설산에 통해있네
憶昨路繞錦亭東(억작노요금정동, 지난날을 생각해보면 길은 금정을 돌아 동으로 향하고
先主武侯同?宮(선주무후동비궁). 선주와 무후가 함께 궁궐에 갇히셨네
崔嵬枝干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높은 가지는 들판에서 늙어가고
窈窕丹靑戶?空(요조단청호유공). 그윽한 단청집은 창문마저 쓸쓸하네
落落盤踞雖得地(낙낙반거수득지), 굳게 서려앉아 비록 땅을 얻었으나
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렬풍). 푸른 하늘에 홀로 높아 바람도 심하리라
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이로부터 부지함은 신의 힘이요
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바르고 곧은 원인은 조화옹의 공덕이네
大廈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큰집이 무너질 것 같으면 동량이 필요한데
萬年回首丘山重(만년회수구산중). 만년 후에 고개 돌려보아 그 산의 무거움을 보리
不露文章世已驚(부노문장세이경), 문장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세상은 이미 놀라
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베어짐도 잘리어짐도 거절하지 않지만
苦心豈免容?蟻(고심개면용루의)? 고심하여 어찌 개미의 무너뜨림 면할 것인가
香葉終經宿鸞鳳(향섭종경숙난봉). 향기로운 잎에는 끝내 난새와 봉황새가 자고 갈 것이네
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지사들과 은사들은 원망하거나 탄식하지 마시라
古來材大難爲用(고내재대난위용)! 고래부터 재목이 크면 쓰이기 어려웠다오
  
제    목  : 기한간의(寄韓諫議)-두보(杜甫;712-770)
 

기한간의(寄韓諫議)-두보(杜甫;712-770)

한간의에게 부치다-두보(杜甫;712-770)

今我不樂思岳陽(금아부낙사악양), 악양의 그대를 생각하니 내 마음 즐겁지 않아
身欲奮飛病在床(신욕분비병재상). 몸은 떨쳐 날고 싶으나 병으로 누워있노라
美人娟娟隔秋水(미인연연격추수), 아름다운 당신은 물 건너 있으면서
濯足洞庭望八荒(탁족동정망팔황). 동정호에 발을 씻고 먼 곳 팔황을 바라보겠지
鴻飛冥冥日月白(홍비명명일월백), 기러기는 푸른 하늘을 날아가고 해와 달은 저리도 밝고
靑楓葉赤天雨霜(청풍섭적천우상). 푸른 단풍 붉게 물들고 하늘엔 비와 서리 내리네
玉京群帝集北斗(옥경군제집배두), 옥경의 여러 왕들 북두성을 받들어 모여들고
或騎麒麟?鳳凰(혹기기린예봉황). 혹자는 기린 타고, 혹자는 봉황수레 탔네
芙蓉旌旗煙霧落(부용정기연무낙), 부용깃발 안개 속에 내리고
影動倒景搖瀟湘(영동도경요소상). 그림자는 거꾸로 움직여 소상강물 흔든다
星宮之君醉瓊漿(성궁지군취경장), 성관의 왕들은 옥장에 취하고
羽人稀少不在旁(우인희소부재방). 신선은 더물어 곁에 있지 아니 하네
似聞昨者赤松子(사문작자적송자), 어제 얼핏 들은 것이 선인 벅송자가
恐是漢代韓張良(공시한대한장량). 곧 한시대의 한의 장량일지 모른다네
昔隨劉氏定長安(석수류씨정장안), 옛적 유방 따라 장안을 평정하고
?幄未改神慘傷(유악미개신참상). 군대의 장막 안에서는 아직 바뀌지 않아 마음이 상하고
國家成敗吾豈敢(국가성패오개감), 국가의 성패를 내가 감히 어쩌랴
色難腥腐餐楓香(색난성부찬풍향). 비린 것과 썩은 것이 싫다면 단풍나무 향기를 반찬하고
周南留滯古所惜(주남류체고소석), 주남에 머무름은 옛날부터 애석한 일이었네
南極老人應壽昌(남극노인응수창). 남극 노인 응당히 오래살고 번창하리
美人胡爲隔秋水(미인호위격추수), 미인은 어찌하여 가을 물을 건너 있나
焉得置之貢玉堂(언득치지공옥당)? 어찌 그대를 붙잡아 옥당에 드릴까
  
제    목  : 단청인증조패장군(丹靑引贈曹?將軍)-두보(杜甫;712-770)
 

단청인증조패장군(丹靑引贈曹?將軍)-두보(杜甫;712-770)

조패 장군에게 단청인을 그리며-두보(杜甫;712-770)

將軍魏武之子孫(장군위무지자손), 장군은 위나라 무재의 자손인데
于今爲庶爲靑門(우금위서위청문). 지금은 서민이 되어 한미한 집안이 되었다
英雄割據雖已矣(영웅할거수이의), 영웅할거의 시대는 이미 다지나갔지만
文采風流今尙存(문채풍류금상존). 문체와 풍류는 아직도 남아있네
學書初學衛夫人(학서초학위부인), 글씨를 배우기는 처음 위부인에게서 배웠는데
但恨無過王右軍(단한무과왕우군). 왕 우군을 넘지 못한 것이 한이되었다
丹靑不知老將至(단청부지노장지), 단청에 자신이 늙는 줄도 모르고
富貴于我如浮雲(부귀우아여부운).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 같다고 했다
開元之中常引見(개원지중상인견), 개원의 날에는 항상 불리어가
承恩數上南熏殿(승은삭상남훈전). 임금의 은혜를 입어 몇 번이나 남훈전에 올랐다네
凌煙功臣少顔色(능연공신소안색), 능연각의 공신들의 얼굴이 낡았는데
將軍下筆開生面(장군하필개생면). 장군이 한번 붓질하니 얼굴이 생동했네
良相頭上進賢冠(량상두상진현관), 훌률한 재상의 머리에는 진현관이요
猛將腰間大羽箭(맹장요간대우전). 용맹한 장군의 허리에는 대우전이네
褒公鄂公毛發動(포공악공모발동), 포공과 악공의 머리털은 일어나고
英姿颯爽猶?戰(영자삽상유감전). 영민한 자태와 힘찬 모습은 오히려 전쟁을 즐기는 듯
先帝天馬玉花?(선제천마옥화총), 현종 황제가 타시던 천마와 혹화총을
?工如山貌不同(화공여산모부동). 화공들이 산 같이 많아도 모습이 같지 않았네
是日牽來赤?下(시일견내적지하), 이 날에 끌어내려 붉은 섬돌 위 뜰에 놓으니
逈立?闔生長風(형립창합생장풍). 멀리 창합에 서니 긴 바람 일어난다
詔謂將軍拂絹素(조위장군불견소), 조칙으로 장군에게 흰 비단 펼치니
意匠慘淡經營中(의장참담경영중). 마음속으로 ?숙히 그림을 구상하시네
斯須九重眞龍出(사수구중진룡출), 이 잠깐 사이에 궁궐에서 참 용이 나타나니
一洗萬古凡馬空(일세만고범마공). 만고의 평범한 말 한번에 씻어 없애네
玉花?在御榻上(옥화각재어탑상), 혹화 총 한 마리 도리어 어탑 위에 있어
榻上庭前屹相向(탑상정전흘상향). 뜰 앞의 어탑위에 옥화총과 서로 마주 대하였네
至尊含笑催賜金(지존함소최사금), 임금은 미소를 머금고 금을 주라 재촉하고
?人太?皆??(어인태부개추창). 어인과 태복은 모두 실망하고있네
弟子韓干早入室(제자한간조입실), 제자 한간이 일찍부터 배웠으나
亦能?馬窮殊相(역능화마궁수상). 말은 그려도 끝내 조금도 닮지 못하고
干惟?肉不?骨(간유화육부화골), 말의 살을 그려도 벼는 못 그리네
忍使??氣凋喪(인사화류기조상). 그림의 명마인 화류들이 기가 다 죽어있네
將軍?善蓋有神(장군화선개유신), 장군은 그림도 좋고 정신이 살아있너
偶逢佳士亦寫眞(우봉가사역사진). 우연히 만난 명사들도 실물처럼 그렸네
卽今漂泊干戈際(즉금표박간과제), 전쟁중인 요즈음은 떠돌면서
屢貌尋常行路人(누모심상항노인). 보통의 길가는 사람들을 자주 사생하네
?窮反遭俗眼白(도궁반조속안백), 지극히 가난한데다가 사람들이 백안시하여
世上未有如公貧(세상미유여공빈). 세상엔 조공처럼 가난한 사람 아직 없다네
但看古來盛名下(단간고내성명하), 다만 보나니, 옛날부터 천하에 이름 이룬 사람
終日坎?纏其身(종일감람전기신). 죽도록 불우함이 그 몸을 얽매는 것을

  
제    목  : 위풍녹사댁관조장군화마도(韋諷錄事宅觀曹將軍?馬圖)-두보(杜甫;712-770)
 

위풍녹사댁관조장군화마도(韋諷錄事宅觀曹將軍?馬圖)-두보(杜甫;712-770)

위풍녹사댁에서 조장군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두보(杜甫;712-770)

國初以來?鞍馬(국초이내화안마), 국초이래로 말 그림 그림에는
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삭강도왕). 신묘하여 다만 강도왕을 꼽는다네
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장군 이름 얻은지 삼십 년
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인간세상 또 진짜 승황을 보겠네
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일찍이 황제의 조야백을 그렸더니
龍池十日飛霹靂(룡지십일비벽력). 용지에 날마다 벽력이 날았다네
內府殷紅瑪瑙?(내부은홍마노완), 내고의 은나라 빨간 마노주발을
??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삭). 접여는 조서를 전하고 재인은 찾네
?賜將軍拜舞歸(완사장군배무귀), 주발을 하사받은 장군은 절하고 춤추며 돌아가고
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가벼운 비단옷과 가느다란 비단옷 서로 나는 듯 따르네
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권문귀족들도 그의 그림 얻고서
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병장에 광채남을 비로소 알게되네
昔日太宗拳毛?(석일태종권모왜), 엣날 황제의 말인 권모왜
近時郭家獅子花(근시곽가사자화). 근래의 곽가의 말 사자화
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지금의 새 그림에 그 두 마리 말을 그렸으니
復令識者久嘆嗟(복령식자구탄차). 아는 사람들을 다시 오래도록 감탄하게 하네
此皆騎戰一敵萬(차개기전일적만), 이들이 모두 기마전에 하나가 만을 당해내는 것
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넓은 흰 비단에 바람과 모래를 일으키네
其余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그 나머지 일곱 필도 특별히 뛰어나
逈若寒空雜煙雪(형야한공잡연설). 저 멀리 찬 하늘에 안개 눈발 흩날리네
霜蹄蹴踏長楸間(상제축답장추간), 서리에 발굽은 긴 추자나무 길을 달리니
馬官?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렬). 마관들, 시관들이 삼엄하게 늘어섰네
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아홉 마리 말들 신마와 재주를 다투는 것이 가련해도
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돌아보니 눈빛은 맑고 높으며, 기상은 깊고 온화하다
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묻건대, 고심하며 말을 사랑하는 자는 누구인가
后有韋諷前支盾(후유위풍전지순). 오늘에는 위풍이요, 옛날에는 지순이라네
憶昔巡幸新?宮(억석순행신풍궁), 그 옛날 신풍군을 순행하던 일 생각하면
翠花拂天來向東(취화불천내향동). 황제의 푸른 깃발 하늘로 떨치며 동으로 향하여 오셨네
騰?磊落三萬匹(등양뇌낙삼만필), 뛰고 달리는 말들은 삼만 필이었네
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모두가 이 그림과 근골이 같구나
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보물을 받친 뒤 하종을 조회하니
無復射蛟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다시는 강에서 교룡을 쏘는 사람 없었으니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金粟堆前松柏里(금속퇴전송백리). 금속 땅 송백나무 마을 무덤 앞에
龍媒去盡鳥呼風(룡매거진조호풍). 용매는 간 곳 없고 새들만 바람을 부르고 있는 것을

  
제    목  : 몽리백이수지이(夢李白二首之二)-두보(杜甫;712-770)
 

몽리백이수지이(夢李白二首之二)-두보(杜甫;712-770)

浮雲終日行(부운종일항), ;뜬구름 종일토록 흘러가고
游子久不至(유자구부지). ;떠도는 그대는 오랫동안 오지를 않네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사흘 밤 동안 꿈속에 그대를 보고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돈독한 그대 우정 나는 그대 마음에서 보았소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가겠다고 말할 때는 늘 조급하고
苦道來不易(고도내부역). ;찾아오기가 쉽지 않다고 괴롭게 말하네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그대 가는 길 강과 호수 풍파 심하니
舟楫恐失墜(주즙공실추). ;배 뒤집힐까 걱정이 되네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문 나서며 그대는 흰머리를 긁적이니
若負平生志(야부평생지). ;평소의 처지와 다른 것 같소
冠蓋滿京華(관개만경화), ;서울에는 벼슬아치 가득한데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이 친구만 영락하여 초췌하구나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누가 하늘의 법이 넓고 넓어 공정하다고 했나
將老身反累(장노신반누). ;그대 늙어가면서 도리어 죄를 얻는데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역사에 영원할 그대의 이름도
寂寞身后事(적막신후사). ;적막하구료, 죽은 후의 일인 것을

  
제    목  : 몽리백이수지일(夢李白二首之一)-두보(杜甫;712-770)
 

몽리백이수지일(夢李白二首之一)-두보(杜甫;712-770)

이백을 꿈에 보고

死別已呑聲(사별이탄성), ;죽어서 하는 이별이라면 울음소리도 삼키련만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살아서 하는 이별은 늘 마음 아파라
江南??地(강남장려지), ;그대 간 강남 장려병 많은 고장인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 ;쫓겨난 그대에겐 소식도 없네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 ;그대 내 꿈에 나타났으니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 ;나 얼마나 오랫동안 그대 생각했겠는가
君今在羅網(군금재나망), ;그대는 지금 잡혀 있으니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 ;어떻게 날개라도 가졌는가.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 ;평소의 살아 있는 그대의 혼백은 설마 아니겠지
路遠不可測(노원부가측). ;길이 멀어 알 수가 없도다.
魂來楓林靑(혼내풍림청), ;혼이 나를 찾아옴에 단풍나무 숲이 푸르고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 ;혼이 돌아감에 관산변방도 어두워지네
落月滿屋梁(낙월만옥량), ;지는 달빛 대들보에 가득한데
猶疑照顔色(유의조안색). ;이 달빛 그대의 얼굴도 비추어 주겠지
水深波浪闊(수심파낭활), ;물은 깊고 물결은 광활하니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 ;부디 교룡에게 잡아먹히지 마오

 

  
제    목  : 가인(佳人)-두보(杜甫;712-770)
 

가인(佳人)-두보(杜甫;712-770)

絶代有佳人(절대유가인), ;당대엔 더문 아름다운 사람 있어
幽居在空谷(유거재공곡). ;빈 산골에 혼자 산다오
自云良家子(자운량가자), ;스스로 말하길, 양가의 자식인데
零落依草木(령낙의초목). ;집안이 망하여 초근목피에 생계를 의지한다고
關中昔喪亂(관중석상난), ;관중에 난리가 나서
兄弟遭殺戮(형제조살륙). ;형제자매 다 죽었다네
官高何足論(관고하족논), ;벼슬이 높았음을 어찌 따지리오
不得收骨肉(부득수골육). ;가족의 골육도 거두지 못했거늘
世情惡衰歇(세정악쇠헐), ;세상인심은 몰락은 싫어하고
萬事隨轉燭(만사수전촉). ;세상만사 바람 따라 움직이는 촛불 같은 것
夫?輕薄兒(부서경박아), ;남편은 경박하여
新人美如玉(신인미여옥). ;새 사람 들여와 옥같이 여긴다오
合昏尙知時(합혼상지시), ;합혼꽃도 오히려 때를 알고
鴛鴦不獨宿(원앙부독숙). ;원앙새도 혼자는 잠 못 자는데
但見新人笑(단견신인소), ;남편은 새 사람의 웃음만 보고
那聞舊人哭(나문구인곡)! ;어찌 나의 울음은 듣지도 못 하는가
在山泉水淸(재산천수청), ;산에 있는 샘물은 맑지만
出山泉水濁(출산천수탁). ;산을 나서면 흐려진다오
侍婢賣珠回(시비매주회), ;몸종은 구슬 팔아 돌아와
牽蘿補茅屋(견나보모옥). ;덩굴을 끌어다 띠풀집을 고치네
摘花不揷發(적화부삽발), ;꽃을 꺽어도 머리에 꽂지 않고
采柏動盈?(채백동영국). ;잣을 땀에도 손에 가득 움켜쥐었소
天寒翠袖薄(천한취수박), ;날씨가 차가워져 푸른 소매가 엷어 보여도
日暮倚修竹(일모의수죽). ;저물도록 대숲에 기대어 기다립니다

  
제    목  : 증위팔처사(贈衛八處士)-두보(杜甫;712-770)
 

증위팔처사(贈衛八處士)-두보(杜甫;712-770)

위팔처사에게

人生不相見(인생부상견) : 사람살이 서로 만나지 못함은
動如參與商(동여삼여상) : 아침저녁에 따로 떠오는 참성과 상성 같구나
今夕復何夕(금석복하석) : 오늘 밤은 다시 어떤 밤인가
共此燈燭光(공차등촉광) : 이 등잔 이 촛불을 함께 하였구나
少壯能?時(소장능궤시) : 젊고 장성하였을 때는 공부도 같이 하였는데
?發各已蒼(빈발각이창) : 벌써 귀밑머리 허옇게 되었구료
訪舊半爲鬼(방구반위귀) : 옛 친구 찾으면 반이나 죽었고
驚呼熱中腸(경호열중장) : 놀라서 이름 불러보니 간장이 다 찢어지네
焉知二十載(언지이십재) : 어찌 알았으랴, 이십 년 만에
重上君子堂(중상군자당) : 다시 그대의 집을 찾을 줄을
昔別君未婚(석별군미혼) : 옛날 이별할 때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兒女忽成行(아녀홀성항) : 어느새 자식들이 줄을 이었구나.
怡然敬父執(이연경부집) : 반가워 친구의 아버지는 나의 손을 잡고
問我來何方(문아내하방) :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問答乃未已(문답내미이) : 주고받는 인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驅兒羅酒漿(구아나주장) : 아이 시켜 술과 안주 차려오게 하는구나.
夜雨剪春?(야우전춘구) : 밤비가 내리는데도 봄 부추 베어오고
新炊間黃粱(신취간황량) : 새로 지은 밥에는 누른 조를 섞었구나
主稱會面難(주칭회면난) : 인은 나에게 얼굴 보기 어렵다 하며
一擧累十觴(일거누십상) : 번 술잔에 수십 잔을 마신다
十觴亦不醉(십상역부취) : 잔을 마셔도 취하 않으니
感子故意長(감자고의장) : 대 내 생각이 깊은 줄을 알았도다.
明日隔山岳(명일격산악) : 내일이면 산 넘어 서로 멀리 떨어지리니
世事兩茫茫(세사량망망) : 인간사 우리 두 사람에게는 정말 막막하여라

  
제    목  : 망악(望岳)-두보(杜甫;712-770)
 

망악(望岳)-두보(杜甫;712-770)

대종산을 바라보며

岱宗夫如何(대종부여하), ;대종산은 어떠한가
齊魯靑未了(제노청미료). ;제나라와 초나라로 이어져 끝없이 푸르구나
造化鐘神秀(조화종신수), ;천지에 신령함 여기에 다 모이고
陰陽割昏曉(음양할혼효). ;음지와 양지로 어둠과 밝음이 갈라지는구나
湯胸生層雲(탕흉생층운), ;가슴을 씻어내며 층계구름 솟아오르고
決□入歸鳥(決□입귀조), ;새들은 입 벌리고 둥지로 날아드는구나
會當凌絶頂(회당능절정), ;언젠가 꼭 정상에 올라
一覽衆山小(일람중산소). ;뭇 산이 작음을 한눈에 굽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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