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m 높이서 외벽 도장하다 추락사한 50대…안전대 걸 설비 없었다

[늘벗]

울산지법, 건설업체와 책임자들에 벌금형 선고…현장서 감독도 안해
“잘못 깊이 반성하고 유족과 합의한 점 참작”

울산지방법원 전경

아파트 외벽 도장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숨진 사고가 관련해 법원이 업체 측에 벌금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노서영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건설업체 임원 A 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현장소장 B 씨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 씨의 업체에도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 건설업체가 도급받아 진행하던 경남 양산시 한 아파트 시설물 유지보수공사 현장에서 50대 근로자 C 씨가 63m 높이에서 외벽 도장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외벽 도장 작업을 할 때 근로자는 구명 로프를 걸지만, 업체 측은 사고 예방을 위해 별도로 안전대(안전벨트)를 걸 수 있는 설비를 준비해야 한다.

A 씨의 업체는 C 씨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해놓고, 정작 안전대를 걸 수 있는 설비는 설치하지 않고 작업을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안전하게 작업하는지를 업체 측이 감독해야 했지만, 사고 당시 현장에는 C 씨만 혼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 점과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