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5. 14) 도봉산 산행 후기
9시반에 도봉산역 1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함. 강병석, 문만표, 김순석, 공문수, 김대운, 좌동찬, 강상배, 김석보, 정영철, 장석홍, 김학준, 나 고부응, 이렇게 열두 명이 모임.
나는 도봉산 산행은 처음이다.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 산행 시작할 때 회비 2만원씩 걷음(나중에 확인하니 너무 많이 거두었다). 산행 시작하면서 막걸리, 컵라면, 종이컵, 물 등을 사서 나누어 배낭에 넣음.
사람이 너무 너무 많았다. 초파일이래서 절간에 가는 사람들이 겹쳐서 그런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막상 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니 그 많던 사람들은 많이 줄어든 것 같았다. 여러 길이 있어서 각 길로 나누어져서 그런가? 3시간 반 정도 걸린다는 산행. 아무튼 오랜 만에 산행을 해서 그런지, 요즘 운동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배낭이 무거워서 그런지 산을 오르는 데 힘이 들었다.
정상 가까이에서 자리를 잡고 각자 가져온 것, 그리고 산행 시작하면서 산 것을 풀어 놓음. 오메기떡, 얼린 파인애플, 약과, 토마토, 오이, 홍삼 영양갱, 김치, 얼린 수박(내가 가져 왔지용), 김밥, 컵라면, 또 뭐가 있더라—아무튼 푸짐하게 차려 놓았고 결국 다 먹지도 못했다. 천천히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순석이가 들려주는 인도 얘기도 듣고.
도봉산 정상은 자운봉인데 자운봉은 너무 험해서 그런지 올라갈 수 없다고 한다. 바로 옆의 신선대가 사실상의 정상인 셈. 아무튼 신선대를 향하여 꾸역꾸역 올라갔다. 신선대에 올라가니 온 사방 풍경이 아름답다. 다행히 맑은 날이 되어서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도 보이고 의정부로부터 서울 북쪽 동쪽으로 쭉 이어진 도시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좀 자세히 쓰려다가 지금 귀찮아진다. 대충 써야겠다.)
열 두 명이 산행하다보니 내려올 때 두 패로 나뉘어지게 되었다. 뒤쪽에 처진 나, 동찬이, 병석이, 문수, 만표는 먼저 간 친구들이 식당에서 자리 잡고 기다리겠지라는 말을 하면서 서두드지 않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산을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던데 유독 서양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서울에 외국인이 참 많다는 생각도 들고(물론 통계로 보면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졌지만). 다섯 살 쯤 된 사내애를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는 부부가 있었는데 그 아빠가 아들에게 저기 눈에 보이는 데만 지나가면 끝이라고 아들보고 힘 내라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 장난기가 발동해서 그 아들보고 “아빠 말 들으면 바보”라고 말해주었다. 그 애 엄마는 멋쩍게 웃고. 경사가 심해서 올라가는 것이 쉽지 않은 산이 도봉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 밑에 와서 보니 그 때까지 자리를 잡지 않고 뒤에 쳐진 우리를 기다리는 중. 뭐 그럴 것 있느냐는 등 말을 하면서 고맙다는 생각을 함. 이곳 저곳 찾다가 고기를 같이 파는 칼국수 집으로. 파전, 부추전에 막걸리. 그리고 칼국수. 계산 다 하고 나서도 나로서는 산행 시작하면서 모은 24만원 중 거의 반이 남은 셈. 남는 돈은 모두 내 것이라고 농담은 했지만 사실 좀 귀찮은 상황. 그 돈을 어떻게 간직했다가 나중에 모였을 때 써? 식당에서 모두 일어서기 전에 상배와 만표는 먼저 갔고. 나머지 일행 일어서면서 어디 가서 커피나 한잔 하자는 말이 나왔다. 커피 집 찾으면서 역으로 오는 길에 문수와 같이 뭐 좀 사서 나누자고 얘기가 됨. 결국 만 원짜리 휴대용 등산 의자를 흥정해서 8천원으로 깎고 10개를 사서 남은 사람인 10명에게 하나씩 줌(먼저 간 상배와 만표 몫은 없다--섭섭해 하지 않기^.^). 3만원 정도가 남은 상황에서 커피 집도 못 찾고 남은 돈으로는 커피 값도 안 될 것 같아 그냥 헤어지기로 함. 남은 2~3만원은 인마이포켓.
병석이가 카메라를 가져와서 많이 찍었고 각자 스마트폰으로도 사진 찍고. 그래서 카톡으로 사진 서로 보내고. 아무튼 좋다.
나는 카메라를 가져갔지만 많이 찍지는 못했다. 인물을 찍다보니 배경이 없어 산행한 표시가 되지 않는다. 이 후기와는 따로 사진을 올리겠다. 한 장씩 고른 인물 사진에 더해서 풍경 사진 세 장 올린다. 풍경 사진 중 하나는 과감히 변형을 시도해 본 결과다. (고부응)
첫댓글 산오름 행사를 주관하며 그 후기까지 가지런히 하는 수고에 고마운 마음을 남긴다. 속았져.....
부응 총무
친구들 요구에 부응하느라 수고했다.
매번 종군기자 처럼 무거운 카메라 메고 사진찍으랴 이것 저것 챙기랴 고생했다
내 체력도 점점 향상되고 있다. 조그만 더 기다려 내가 카메라 가방 메 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