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南在俊) 장군의 감동적인 '정훈교육' 全文
전쟁을 떠나서 군대는 존재할 필요가 없으며, 평소 철저한 전투준비태세 자체가 전쟁을 억제하는 것이고, 억제에 실패해 전쟁이 일어나면 국가와 국민을 보전하고 싸워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싸워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우리들은 국민들의 血稅를 낭비하는 도둑집단밖에 될 수 없음.
金泌材
[1] 남재준(南在俊, 국정원장 내정자) 장군은 현역시절 일선 전투부대 장병들로부터 존경받았던 인물이다.
韓美연합사 해체 및 전작권 전환을 반대했던 南在俊 장군이 2005년 4월 6일 전역에 앞서 계룡대 대강당에서 가진 고별강연에서 후배들에게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여러분은 전사(戰士)다. 본인의 가치관과 소속 조직의 명예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군인은 죽어야 할 때 죽을 수 있어야 한다. 내 조국, 내가 신봉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2] 祖國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언제든지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 예비역 장성을 從北-左派 성향을 가진 정치인들이 조만간 검증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검증이 아니라 인민재판이다. 장관 내정자들의 도덕성 검증에 앞서 이들을 검증하는 정치인들의 이념 검증부터 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간 左傾化된 언론은 청와대와 안보라인에 軍출신들이 포진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그렇다면 從北-左派 세력이 수두룩한 국회에 대해서는 왜 문제삼지 않는가? 북한의 김정은이 좋아할 만한 韓美연합사 해체론자들에 대해서는 비판 기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 保守, 혹은 북한을 비판했던 장관 내정자들에 대해서만 바퀴벌레 처럼 달려들어 한 사람의 인생을 만신창이로 만들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니 정상이 非정상이 된 것이다.
참고로 南在俊 장군이 어떤 군인이었는지 모르는 독자들이 많아 아래 자료를 게재한다.
조갑제닷컴 김필재...
(2004. 1. 8 / 육대 대대장반)
□ 질문 / 답변
일반적으로 “새해를 맞이하면서 복을 많이 받으라”고 이야기하는데, 여러분들이 추구하는 받고 싶은 복은 어떤 복인가?
▸ 학생장교 답변 : 군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이 더욱 높이 평가받길 원하고 모든 것이 감사함으로 표출될 수 있는 복을 받기 원함.
「세계최고의 육군 소령, 중령」이 되는 복을 받기 바람. 여러분과 총장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먼저 3~4명 정도 질문을 받겠음.
▸ (질문#1) 총장님께서 훈화하신 자료를 보면서 전사 등 그 많은 지식들을 어떻게 얻으셨는지 궁금했음.
나는 별로 취미가 없는 것이 내 취미임. 음악, 미술, 체육도 잘하는 편이 못되고, 운동이라고는 지금까지 병사들과 행군하고 밤낮으로 순찰 한 것이 전부이며, 남는 시간에는 책을 많이 읽었음. 군인이므로 군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여러분들도 없는 시간에 이 책 저 책 보기가 힘들면 항상 전사 책을 읽기 바람.
여러분들이 가장 손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지휘통솔」이라는 책자임. 최세인 장군님이 1군사령관 직책을 수행하시면서 발간한 책인데 지금까지 군에서 발간된 책 중에서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함. 그래서 총장 부임이후 중대급까지 발간하여 배부했는데 여러분이 대대장에 취임하면 야전에서 읽을 수 있을 것임. 총장은 그 책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틈틈이 읽고 있음. 책의 구성이 통솔, 정신적 용기, 도덕적 용기 등 장․절별 단락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토막시간을 이용하여 사무실에서 서너 장씩 읽기엔 좋은 책이니까 여러분들도 반복해서 읽기 바람.
프러시아를 통일한 재상 비스마르크가 '현자(賢者)는 남의 피를 통해 교훈을 깨닫고 우자(愚者)는 자기 피를 흘린 다음에 깨닫는다' 고 이야기한 것처럼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수없이 연구하고 정리한 지식을 가장 쉽게 받아들이는 것임. 따라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여러분들은 군인이므로 군사사상, 교리, 전사 등 군과 관련된 책들을 최우선적으로 읽어야 함.
▸ (질문#2) 군복을 입고 계시는 총장님의 말씀은 훈시문이나 지휘서신으로 많이 접해 보았는데, 군복을 입지 않으신 총장님의 올해 꿈은 무엇인지 궁금함.
군복을 입지 않고 찍은 사진이 없어서 내 가족도 군복을 입지 않은 모습을 잘 모를텐데, 전역 한 후의 소원은 아내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임. 즉 현역으로 복무시 꿈은 조국에 충성하는 것이고, 전역후의 꿈은 아내에게 충성을 다하는 것임. 내 처자식은 나에게 작은 조국이기 때문임.
▸ (질문#3) 총장님께서는 늘 전사나 교범을 성경보다도 중요시하며 읽으셨다고 들었는데, 전역하신 후에는 성경을 읽으실 의향이 있는지 궁금함.
여러분들이 읽고 있는 전사나 교리는 인류가 생긴 이후부터 수 억명이 죽어가며 피를 흘리고 자신의 뼈로 피를 잉크 삼아 기록한 소중한 경험임. 다시 말해서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수 억명이 생명을 바치고 피를 흘려가면서 써놓은 기록이자 경험이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것임.
여러분들 가운데는 ‘교범이나 교리 등 군 관련 책을 읽는 것이 사회 나가서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하는 장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사단 참모장 시절의 경험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음. 당시 사단장은 북한에서 홀홀 단신으로 내려오신 분으로 대한민국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음. 어느 날 갑자기 사단장님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니까 참모장인 나에게 장지선정을 부탁하였음. 총장은 둘째 아들이라 제사 지낼 줄도 잘 모르고 고등학교 이후엔 군 생활하느라 제대로 제사를 지내본 적도 없어서 집에 가면 조카들 하는 것을 따라하는 정도였는데, 그런 사람이 묘자리를 부탁 받았으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음.
그래서 본부대장에게 묘자리 쓰는 책, 제사지내는 책을 사오라고 해서 그것을 밤새도록 읽었으나 책 몇 권 읽어서 풍수가가 될 수는 없었음. 그래서 군 유지 같은 곳을 몇 군데 정해서 도상연구를 한 후 헬기를 타고 가서 두 곳 가운데 한 곳을 결정했음. 그리고 나서 그 지방의 지관을 데려와서 확인시켰더니, 털썩 주저앉으면서 ‘40년 동안 여기서 살았는데 어떻게 이런 명당을 못 봤는지 모르겠다’고 했음. 그제서야 마음에 안심을 하면서 이제는 설령 잘못되더라도 지관 책임이라 생각하고 그곳으로 묘자리를 정했음. 한 겨울에 땅을 파는데 장지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파다보니 커다란 두꺼비도 나왔지만, 한 50센티 아래 비석 놓을 자리는 곡괭이가 안 들어갔음. 동네사람들도 명당자리를 구경한다고 오니까 사단장님이 기분이 좋아 술 한잔 사시면서 “참모장은 언제 풍수지리에 대해서 공부를 했냐”고 물어보았음. 지관이나 동네사람들, 사단장과 참모들도 모두 다 궁금해했었는데, 그것은 총장이 풍수지리를 공부해서가 아니었음.
내가 고려한 것은 ‘기관총진지 선정시 고려사항’ 이었음. 그곳이 음지가 아니고 양지라서 땅이 따뜻할 수밖에 없었고 또한 동물이 들어가서 동면을 하게 되어 있는 곳이었음. 당연히 그런 곳은 기관총 진지로 고려해 볼만한 지형이었음. 집터를 볼 때도 지휘소 위치선정시 고려사항을 적용하여 집터를 정하면 되듯이 군사학은 통하지 않는 것이 없음. 요컨대 총장이 40년 풍수를 보아왔던 지관보다 뛰어났던 것은 풍수를 잘 보아서가 아니라 교범을 많이 읽어서 그런 것임. 여러분들도 묘자리 같은 것을 볼 때 관측과 사계, 은폐, 엄폐, 진출입 등의 요소를 하나씩 고려해보면 다 맞게 되어 있음. 그러므로 군사학은 군에서만 쓰는 것이 아님.
모든 학문은 정점에 도달하면 다 통하게 되어 있음. 왜냐하면 모두 인간이라는 동일한 원리, 자연이라는 동일한 지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무엇을 하든지 정점에 서면 같게 되어 있음. 종교를 보더라도 ‘기독교는 사랑하라, 불교는 자비를 베풀어라, 유교는 인(仁)을 베풀어라’ 하는 것도 결국 ‘서로 사랑하라’는 얘기임. 그래서 여러분들은 군사학이라는 것이 군대에서만 활용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됨. 일반 직장사회에서도 군대에서 배우는 인간관리, 인간관계, 리더십은 대단히 중요함. 한 예로, 조그만 회사가 있었는데 극단적인 노조 파업이 있어서 망하게 되었을 때 예비역 중령 출신을 관리자로 임명하였음. 군에 있을 때 했던 일이 사람관리였기 때문에 6개월 이내에 파산직전의 회사를 흑자로 돌아서게 만들었음. 인간을 관리하는 것이나 작전을 판단하는 것 역시 경영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래서 여러분들이 군사학의 전문가가 되면 무엇을 하든지 대가(大家)가 될 수 있는 것임.
▸ (질문#4) 전역하신 이후에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하실 일은 무엇입니까?
골프를 할 줄 모르니 등산이나 하고 책이나 실컷 읽으면서 한문과 전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음.
□ ‘희생’의 본질
지난 번에 육대 기간장교와 학생장교들에게 군인이란 군에 취직한 것이 아니라 복무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음. 복무하고 취직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취직’이라는 것은 개인의 이익과 집단의 이익이 상충되었을 때,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반면에 ‘복무’는 개인의 이익을 기꺼이 희생하고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 한다는 서약으로 여러분들은 육군에 취직한 것이 아니라 복무하고 있는 것임. 만약 내가 군사령관이고 여러분이 대대장인데 전시에 상황에 따라 전선을 조정하기 위해 여러분 대대로 48시간을 지탱하라고 명령했다면 그것은 여러분들에게는 죽으라는 명령과 같음. 그렇지만 여러분들은 ‘왜 나 혼자 죽느냐’라고 항명할 수 없으며 그 명령은 대대장으로서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반드시 완수해야 할 임무이며 그것이 바로 복무라는 개념임.
영어로 육군에 복무하는 것을 ‘Service to the Army’ 라고 표현하는데, Service 라는 어원 자체가 희생인 것임. 그래서 “군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희생정신이다”라고 말했더니 그 다음부터 ‘총장님은 육군 대장이 되었으니까 희생해도 괜찮지만 우리들이야 젊은데 희생을 너무 강조하면 안 되지 않느냐’ 면서 희생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는 얘기가 들렸음.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하여 먼저 얘기를 해놓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자함.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 ‘사람 인’자가 한자로 ‘人’인데 이렇게 생긴 것은 사람이란 서로 의지하고 더불어 살아가기 때문임. 따라서 여러분들은 군인이 아니더라도 사람으로서 인간관계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눔, 즉 내 것을 너한테 주는 것임. 그래서 모든 종교에서 인간답게 사는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은 ‘사랑해라, 자비를 베풀어라, 인을 베풀어라’라고 하는 것임. 결국은 희생을 전제로 했을 때 사랑이라는 것이 성립될 수 있으며 이기적인 사랑은 존재할 수가 없음. 그것이 바로 인간사회의 기본임.
이것을 전제로 부하, 동료, 상급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여러분들이 대대장으로서 중대장 및 참모를 여러 명 데리고 있는데 무슨 일을 시키든 밤잠을 자지 않고 최선을 다하기 위해 자기 개인을 희생하는 그런 부하를 높이 평가하겠는가, 아니면 사사건건 ‘휴일이니 쉬어야한다. 원래 퇴근시간이 17시인데’ 라고 야근을 시키면 불평하는 부하를 높이 평가하겠는가, 라고 질문한다면 당연히 前者를 높이 평가할 것임.
여러분 동료관계에 있어서도 자기 일이 아닌데도 무슨 일이든지 서로 협조하고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는 동료를 높이 평가하겠는가, 아니면 자기 일인데도 책임지기 싫어서 남에게 떠넘기고, 이익만 챙기려는 이기적인 동료를 필요로 하겠는가, 질문한다면 이것도 물론 前者를 필요로 할 것임.
상급자도 만찬가지여서, 스스로 연구하여 지침을 명확하게 주고, 고생할 때는 호주머니 털어서 술이라도 한번 사주고 어깨도 두드려주면서 무슨 일이 있을 때는 부하의 잘못을 대신 책임지며 감싸주는 상관을 존경하겠는가, 아니면 책상에 앉아 지침도 명확하게 주지 않고 잘못된 것은 부하한테 전가하는 상관이 좋은가, 라고 물어본다면 이것도 물론 前者의 상관을 존경할 것임.
희생에 대한 보상은 궁극적으로 본인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아야 함. 내가 아내를 사랑하면 아내도 나에게 잘해주고, 내가 자식을 사랑하면 자식들도 나에게 잘 대해 주듯이, 여러분들이 부하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부하들은 여러분에게 목숨을 건 희생을 통하여 보답 할 것임. 보상이나 보답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가 그렇게 되는 것임. 여러분 모두가 이왕 군에 들어왔으니 진급을 제대로 해서 장군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을 텐데, 자기 자신의 이익만 추구한다면 그 꿈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물불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임무만을 생각하면서 매사 희생하는 자세로 복무했을 때 그 꿈이 이루어질 것임.
성공적인 삶의 비결에는 자기 희생적인 삶이 있었음을 알아야 함. 무조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사심 없이 희생한다면 반드시 보답이 오는 것이 자연의 법칙임. 여러분들이 ‘총장님은 희생해도 되지만 나는 아직 젊으니까 희생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총장이 강조하는 의미를 잘 이해했을 것이라 믿음. 인간관계는 ‘give & take’ 즉 내가 먼저 줬을 때 받을 수 있는 것이며, 그것이 삶의 원리이자 희생의 본질임.
□ 장교단의 정신혁명
총장이 부임한지 9개월이 되었는데 취임 후 제일 먼저 얘기한 것이, 정신혁명임. 총장은 혁명적인 발전을 원하지 않고 점진적인 보완․발전을 선호하지만 장교단의 정신은 혁명하자고 했음. 총장이 왜 장교단의 정신을 혁명하자고 했는가하면 우리 군의 현실이 너무 비참하다고 생각해서임. 일부 장교들은 오로지 진급, 보직, 평정에만 초점을 맞춰 서로 모함하고 투서를 하는가 하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소속 집단까지 서슴없이 매도하고 있음.
어떤 사람이 나한테 “대위에서 소령 진급하는데 2,000만원 든다는 데 맞나요?”라고 물었음. 그래서 그 사람을 데리고 1시간을 얘기했음. 우리나라의 모든 조직이나 집단 중에서 장교단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집단은 없음. 여러분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기에 충분함. 여러분은 밖에서 공짜로 얻어먹으려고 해도 사줄 사람이 없으며, 술 한잔을 사먹어도 내 호주머니 털어서 나눠 먹고 있음. 여러분들은 자기 부하를 위해 호주머니를 털고 있으며 토요일 일요일에도 여러분 가족들보다는 부하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이 부패된 집단으로 평가를 받는 것은 몇몇 잘못된 사람들이 자신이 진급되지 않았다고 ‘다른 사람은 돈, 학연 또는 혈연 때문에 진급되었다’라고 모함했기 때문임.
여러분들은 외출할 때 거의 정복을 입지 않고 있음. 지구상 어느 나라의 장교가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군복을 입지 못하거나 그것을 의식을 하든 안하든, 습관적이든 관행이든, 장교라는 신분을 감추고 사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경우는 없으며, 심지어 아프리카 후진국을 가보더라도 그런 나라가 없음.
그러한 정신상태로서는 군을 이끌고 목숨을 걸고 전투를 할 수는 없음. 내가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때 비로소 나를 희생할 수 있음. 여러분들이 스스로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면 야근하고 코피가 터지더라도 자랑스러워서 더 몰두 할 수 있으나,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자랑스럽지 않으며 명예롭지 않다면 결코 자기를 희생할 수 없음.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작렬하는 전쟁터에서 장교가 병사들을 이끌고 ‘나를 따르라’고 외치며 앞장서서 목표로 돌진할 수 있는 것은 그 장교가 입은 옷이 방탄복이기 때문이 아님. 그 장교도 총을 맞으면 죽고 죽음이 두려운 것은 장교나 병사나 마찬가지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탄이 떨어질 때 부하들에게 “엎드려”라고 명령하면서도 혼자 서있는 것은 소대장임. 그리고 다시 ‘공격 앞으로’를 명령할 수 있는 것은 좋게 말해서 ‘명예심’ 나쁘게 말해서 ‘자존심’ 때문이고 그것이 장교를 장교답게 하는 전부인 것임. 여러분 스스로 제복이 자랑스럽고 장교인 것이 자랑스러워야 부하를 이끌고 승리를 향해 돌진할 수 있는데 그것이 무너졌음. 여러분들이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군복을 입고 다닐 수 있어야 하며 그래야 우리 육군이 바로 설 수가 있음.
옛날 같으면 육군 소위로 임관하면, 그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명동시내와 서울역 앞을 돌아다니면서 병사들에게 경례받으려고 했었는데, 요즘은 생도들도 외출할 때 사복을 입는다고 함. 옛날에는 ‘사관학교 왜 왔는가?’하면 ‘생도 제복이 멋있어서 왔습니다’라고 했는데 요새는 밖에 나갈 때면 사복부터 입는다던데, 이는 제복 자체를 의식하든 안 하든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임. 그런 정신 상태에서 명예심이나 희생정신이 나올 수 없는 것이며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장교단 정신혁명을 하자고 호소하는 것임.
□ 가장 바람직한 장교상
총장이 바라는 정신혁명이 완성된 가장 바람직한 장교의 상은 세 가지임.
1. 전투적 사고를 견지한 장교
여러분은 군인이자 군사전문가로서 전공과목은 군사학임. 전쟁을 떠나서 군대는 존재할 필요가 없으며, 평소 철저한 전투준비태세 자체가 전쟁을 억제하는 것이고, 억제에 실패해 전쟁이 일어나면 국가와 국민을 보전하고 싸워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싸워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우리들은 국민들의 血稅를 낭비하는 도둑집단밖에 될 수 없음. 싸워서 승리하는 것이 여러분의 존재 의미이며, 여러분은 戰士․전투의 전문가가 되어야 장교라고 할 수 있음.
일반적으로 군인의 영원한 고향은 야전이라고 함. 그것은 여러분이 임관 이후 평생을 GOP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님. 야전이라는 곳은 전쟁터를 말하는 것으로 여러분이 육대 학생장교이든 후방에 있는 부대 참모장교이든 여러분의 사고가 늘 전쟁터를 떠나지 말라는 것임. 여러분이 전쟁터를 떠나지 않는 방법, 그것은 여러분이 군사사상, 군사이론, 각종 교리, 전쟁사의 전문가가 되는 것임. 책을 읽어도 군사 전문서적을 먼저 읽고 남는 시간에 교양서적을 읽어야 하며, 영화를 봐도 전쟁영화를 먼저보고 남는 시간에 오락프로를 보고, 일을 하더라도 각종 군사이론에 대해 먼저 토론하고 남는 시간에 다른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것임. 왜냐하면 여러분은 군인이기 때문에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되는 것임.
과거 총장이 대령 때 이야기인데, 일부 대령들은 일요일에는 골프를 치고 월요일은 10시에 상황보고를 해서 11시 반에 끝나면 점심 먹고 과장실에 모여 오후 3시까지 주말에 친 골프얘기로 노닥거리면서 반나절을 보냈음. 화요일은 또 수요일 골프 칠 얘기하면서 조를 짜면서 보내고, 수요일은 대충 11시에 밥 먹고 나가서 골프 치고, 목요일은 일반참모회의 마치고 과장실에 모여 수요일 친 골프 얘기하고, 금요일은 또 점심 먹고 모이면 주말에 골프 칠 얘기하며 조를 짜면서 보냈음. 그리고 토요일이 되면 11시에 밥 먹고 나가는 것이 고급장교의 잘못된 행태였음.
그럴 바에는 골프선수가 되지 왜 군인이 되었는지 모르겠음. 식사장소이든 회식장소이든 모두 골프 이야기 뿐이었는데 그러면 골프선수가 되어야지 왜 군인이 되었는가. 군인으로서의 전공을 제대로 하고 남는 여가에 휴식이나 체력단련도 해야 되는데 골프가 主가 되고, 업무가 副가 되면 대단히 잘못된 것임. 여러분도 실무장교 시절 업무를 뒷전으로 하고 잡담으로 보내는 고급장교 때문에 임무수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경우가 있었을 것임.
사회에서 막노동하는 사람들이 포장마차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본어가 반이고 전부 전문용어이기 때문에 여러분은 알아들을 수가 없음. 그러나 여러분이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며 군대이야기 하면 군대 안 갔다온 사람도 끼어 들 수 있고 병으로 복무를 마친 민간인도 여러분들보다 당당하게 끼어 들어 이야기할 수 있음. 이것이 우리 장교들의 전문성의 현 주소임. 여러분의 생각이 야전을 떠나서는 안되며 야전을 떠나고 싶을 때는 군복을 벗어야 함. 여러분이 인생을 두 번 산다면 모르겠지만 한번 살기 때문에 전력투구해도 성공할지를 알 수 없는데, 하물며 업무는 대충하면서 몸 따로 마음 따로 이중적인 생활을 하면서 성공을 기대할 수 없음.
총장은 가끔 ‘남들은 군대 안 오려고 별 짓을 다하는 데 평생 군 생활을 하려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다’ 라는 농담을 하는데 정말 여러분은 미친 사람임.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미칠려면 철저히 미쳐야 함. ‘미치다’의 어원은 ‘신에 가깝다. 정상에 가깝다’는 말임. 이왕에 미쳐버릴 것이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저히 미쳐야 하며 그렇게 군 생활에 최선을 다해도 성공여부는 반반임. 남들은 전력투구할 때 딴짓하면서 성공은 내가 해야겠다고 한다면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고, 정당한 방법으로 안되니까 편법이 나오고 편법이 군대를 망치고 있는 것임. 만약 여러분이 야전을 떠나고 싶다면 군복을 벗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임. 그런데 최선을 다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는데 원하는 것을 성취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사회로 나가도 다 성공할 수 있음. 그것은 총장이 앞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듯이 모든 학문은 정상에서 통하기 때문임. 그래서 여러분들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군인으로서 미쳐야 하고 야전을 떠나지 말아야 함.
여러분은 전투시 부하들이 죽을 수도 있는 명령을 해야 할 때가 많음. 총장이 월남에서 소대장을 할 때의 이야기임. 베트콩들은 몸이 날씬해서 동굴입구를 좁게 해도 출입이 가능함. 그러한 동굴을 발견하면 우리는 겨우 한 명이 들어가면서 팔도 못쓰고 수류탄도 던질 수 없어 겨우 대검 하나 들고 들어가는데 만일 안에서 총을 쏘면 100% 죽는데도 병사를 들여보내야 함. 그때 그 병사가 복종하는 것은 죽기 위해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복종하는 것임.
그러면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그 곳에 들어갈 수 있는가?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음.
첫째, 평소 내 상관은 군사 전문가이므로 실수하지도 않고 군대에 대해 전문가라서 명령대로만 따르면 죽지 않으며, 상관의 능력으로 볼 때 ‘나는 반드시 살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임. 즉 ‘산다’는 믿음 때문에 들어감. 평상시 상관의 인품, 자질, 그가 나한테 대했던 솔선 수범적 행동으로 인해 저 사람이 나만 두고 혼자 살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믿음, 즉 상관의 전문적 능력과 자질에 대한 믿음 때문임.
둘째, 자기전우에 대한 믿음(전우애), 부대에 대한 믿음(애대심), 즉 우리 부대는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최고의 부대이며 내 전우는 나를 죽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전우애, 애대심 때문에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죽을지도 모르는 명령에 복종함.
셋째, 평상시 숙달된 자기 훈련에 대한 믿음, 다시 말해서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자신의 전투기술, 주특기 능력이 최고이므로 어떠한 적을 만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임.
즉 상관에 대한 믿음, 전우에 대한 믿음, 자신에 대한 믿음 때문에, 반드시 살 수 있고 믿기 때문에 복종하는 것이지 죽기 위한 복종이 아님.
여러분이 전투적 사고를 견지해서 전투 프로가 되지 않는다면 여러분 부하를 전쟁터에서 지휘할 수 없으며 전쟁터에서 부하를 지휘할 수 없다면 이미 장교가 아님. 전투적 사고를 견지하는 장교가 되어야 함. 구 일본 군대에서 소위는 술 한잔을 먹어도 북방경영을 할 것인가 아니면 남방경영을 할 것인가, 즉 대륙전략을 할 것인지 해양전략을 할 것인지를 가지고 밤새워 토론했음. ‘만주를 거쳐 시베리아로 갈 것이냐 아니면 남방을 제패해야 하나’ 라는 국가 경영전략을 가지고 토론했었음. 여러분의 술좌석 대화 주제는 무엇인가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 껍데기만 군인이면 안되며 알맹이가 군인이어야 함.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투적 사고를 견지하는 장교가 되어야 함.
동서고금의 군사사상이나 군사이론, 각종 병법이나 각종 교리 특히 전사는 전쟁 전문가인 여러분들의 전공과목임. 그 전쟁터, 그것이 여러분의 평시 전쟁터이며 그 곳을 떠나지 말라는 것이 야전을 떠나지 말라는 이야기임.
예를 들어 앞으로 100년 이내 전쟁이 없다고 하느님이 약속을 하면 군대를 해산하고 95년 정도는 국방비를 저축해두었다가 5년 전에 최신 장비를 도입하여 집중적으로 교육훈련을 시키면 훨씬 전투력이 높아질 것임. 그러나 언제 있을지 모르는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 여러분의 임무이고 그 임무를 지금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것이며 그것을 버렸을 때 여러분은 군인이 아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철저히 군인이 되고 야전을 떠나지 말라는 것이 총장이 얘기하는 전투적 사고를 견지하라는 것임.
여러분에게는 생소한 속담이겠지만 총장이 어렸을 때 어른들이 ‘양반은 흔들품이 틀려도 틀리다’고 말씀하셨음. 흔들품이란 여자들이 치마입고 궁둥이를 흔드는 모습을 말하는 것인데 양반은 치마를 입어도 상놈과는 틀리고 양반답다는 것임. 여러분은 술 한잔을 마셔도 장교다워야 하고 책을 봐도 장교다워야 하고 말을 해도 장교다워야 함. 전투적 사고를 견지하는 장교가 되어야 함.
2. 도덕성이 확립된 장교
역사상 성공한 위인은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도덕성임. 지휘란 목표를 정해서 과업을 부여한 다음에 그 시행결과를 감독하여 결과에 합당한 상벌권을 행사하는 것이 요체인데, 사심(私心)을 가지고 목표를 정하면 합목적적인 바른 목표가 나올 수가 없고 사심을 가지고 감독한다면 선악을 구분할 수가 없게 되는 것임. 결국 내가 도덕성이 확립되지 않는다면 결과에 대해서 논할 자격이 없어지고 결국 지휘를 할 수 없음.
예를 들어서, 지휘와 통솔을 가지고 얘기하면 하급 장교들은 통솔의 분야가 많고 솔선수범을 통해 부하들을 감동 감화시켜서 끌고 나가면 됨. 그러나 총장의 경우는 직무특성상 통솔에는 한계가 있고 실제는 거의 모두 지휘의 영역에 있음. 육군의 목표를 설정하고 정책을 결정하고 계획을 하달해서 명령과업을 부여하고 감독을 해서 그 결과에 대해 상벌권을 행사하는 것임.
부도덕한 사람이 사심을 가지고 목표를 설정할 때는 바른 목표일 수가 없으며 사심을 가지고 감독하면 진위가 구별될 수가 없고 부도덕한 사람은 상벌권을 행사할 수가 없음. 지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성의 확립임.
그리고 또 전장이라는 것 자체가 불확실하고 위험하고 끊임없는 마찰의 연속이라는 것을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서 배웠을 것인데 그러한 위험이 수반되고 끊임없이 육체적 정신적 마찰이 계속되는 불확실한 상황속에서도 자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 도덕적 용기임. 전쟁터에서 장교가 장교다울 수 있는 것은 나쁘게 말해서 ‘자존심’ 좋게 말해서 ‘명예심’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정신적, 도덕적 용기임. 자기희생, 위험, 어려움, 이런 것 하나도 생각 안하고 오로지 임무를 생각하는 것은 바로 명예심, 도덕성의 확립에서 나오는 것임. 그러한 정신적, 도덕적 용기는 ‘내가 바로 장교다’ 라는 명예심이며 그런 명예심으로부터 사명감이 나오고 사명감은 희생정신을 수반함. 그리고 내가 도덕적으로 깨끗해졌을 때 거기서 우러나오는 자부심이 혼합된 것이 정신적, 도덕적 용기임. 도덕성이 확립 안되면 정신적, 도덕적 용기를 발휘 할 수 없고 자기 희생을 할 수 없으며 싸울 수도 없음. 이것이 총장이 도덕성을 확립하라고 하는 이유임.
총장에게 통상 융통성이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함. 내가 정의하는 융통성은 방책선정의 다양성, 폭인데 지금 우리 한국사람들이 말하는 융통성은 처세요령을 의미하고 있으며 군인에게 그런 융통성은 필요 없음. 그런 의미에서 총장에게 융통성이 없다고 말한다면 자랑스럽게 생각함. 하지만 방책의 다양성, 어떠한 상황에서도 즉각적으로 최선의 대안을 내놓고 실천하여 승리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융통성에 대해서는 총장도 누구에게도 뒤지고 싶지 않음.
융통성 문제와 관련하여 역사상 명장을 생각해보면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변질된 의미의 융통성을 내보인 사람은 없었음. 이순신 장군은 융통성이 없는 고지식한 분이었는데 관사에 있는 오동나무를 상관이 베어달라고 하는데 그것을 거부하여 미움을 받았음. 그러나 그 분은 조선 수군을 세계최강의 수군으로 만들어 한 번도 져보지 않았고 심지어 원균이 패한 이후 명량해전에서 12척으로 적을 기만하는 가운데 300여 척의 적선 가운데 200여 척을 격파했음. 넬슨은 43척을 가지고 37척을 이긴 것이니 이순신 장군과는 비교가 안됨.
반면 원균은 충신을 역적으로 몰아서 자리를 뺏었으니 처세의 요령 측면에서 융통성이 많다고 볼 수 있는데 왜군한테는 한번도 싸우지 못하고 최강의 조선 수군을 전멸시켰음. 아군한테 정직하고 자기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 즉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진리를 추구하는 정신적, 도덕적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적을 속일 수 있음. 모든 명장들은 아군에게는 고지식했으나 적에게는 교활했음. 롬멜 장군은 고지식한 장군인데도 적이 부르는 별명은 사막의 여우였음.
군에서 말하는 융통성은 방책선정의 다양성, 사고의 폭이며, 이익을 따지는 처세의 요령을 말하는 것이 아님. 그러나 진실을 추구하다 보면 손해도 많을 수 있으나 그것을 감수할 수 있는 것이 융통성이 많은 것이고, 정신적, 도덕적 용기이며, 그것이 도덕성임. 도덕성이 있으면 싸워 이길 수 있으나, 도덕성이 없으면 결코 지휘를 할 수 없으며, 도덕성 없이 지휘를 한다면 그것은 부하들을 기만하는 것임.
3. 언행이 일치된 가운데 솔선수범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장교.
여러분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장교로 임관된 순간부터 인간관리자이며, 참모장교를 하건 소대장을 하든 담당관을 하든 간에 모든 업무는 인간 관리에서 비롯됨. 인간을 관리함에 있어서 우리가 통상 ‘통솔’이라고 얘기하는 실체는 ‘상대방이 나를 좋게, 반하게 만드는 것’이 요체이며, 상대방이 나에게 반해 내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맞다고 말하게 만드는 것임. 여러분이 ‘지휘는 도덕성이고 통솔은 나한테 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만 해도 지휘통솔에 대해 훌륭한 이론을 가지고 있는 것임.
나한테 반하게 만들려면 나를 믿게 만들어야 하고,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다르면 부하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가 없으며, 시간과 장소에 따라 말이 다르면 신뢰를 잃게 됨. 그래서 통솔의 첫걸음은 언행일치이며, 말한 것은 반드시 실천해야 함.
그 다음은 솔선수범인데, 여러분은 솔선수범을 어렵게 학문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음. 어렵고 힘들고 모두 하지 않으려는 것을 내가 제일 먼저 하는 반면, 이익이 있고 좋고 즐겁고 편하고 누구나 하려는 것을 가장 끝에 하는 것이 솔선수범임. 대대장은 행동으로 명령하는 지휘관이지 총장처럼 말로 명령하는 지휘관이 아니며 직접 보여주고 따르게 하는 것임. 부하들은 고생하는 상급자의 모습을 보기 좋아하고 거기서 감동을 받게 됨.
나는 소대장에서 사단장까지 철책선 지휘관만 했는데, 순찰 많이 하고 행군을 많이 해서 그런지 지금도 생도 때 체격조건 그대로이며 결혼 시 입었던 양복을 아직도 입을 수 있음. 부하들은 지휘관을 평지에서 만난 것보다 고지에서 만난 것을 더 반가워하고 날씨가 따뜻한 날보다 비 오는 날 만나면 더 반갑고 눈보라치고 꽁꽁 추운 날 만나면 더 감격해 하는 것임. 그 때 병사들에게 “너희들이 춥고 외롭지만 그때 대대장도 비록 여러분 눈앞에는 없지만 철책선 어디선가 같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라고 이야기해야 함. 여러분의 부하는 여러분이 고생하는 것을 보며 좋아함. 부하들이 행군하는데 여러분은 짚차 타고 다니면서 그것도 밑에 히터 틀고 담요 깔고 따라 다니면 목숨을 바쳐 대대장을 따르지 않을 것이며, 내가 배낭하나 멜 때 배낭 두 개를 메는 대대장을 보고싶어 하는 것임.
여러분이 부하를 사로잡는 방법은 언행일치와 솔선수범, 그 두 가지만 하면 되는 것으로 그이상의 비결은 없음. 인생은 항상 ‘Give & Take’ 인데 여러분들이 언행이 일치한 상태에서 솔선수범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줄 때 부하들도 복종으로 보답하는 것임. 지휘통솔이란 것은 굉장히 정직한 것으로, 하나주면 하나오고 열을 주면 열이 오는 것이 본질임. 따라서 여러분이 대대장을 잘하려면 대대원보다 더 고생한다는 것을 대대원에게 보여주어야 함. 전쟁터에서 방어선이 무너지려고 할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전 병력이 보는 앞에서 지휘관이 포화에 노출 된 채 서 있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임.
아르덴느 전투, 여러분들이 통상 발지 전투라고 하는데, 독일군의 대공세로 인해 美․英 연합군이 밀려 돌파구가 생길 위험상황이 초래되었을 때 아이젠하워 장군이 취한 조치가 여러 가지 있는데, 돌파구를 한쪽으로 주도록 전투지경선을 조정하고 보급우선 순위를 바꾸는 등의 지휘조치 외에 돌파구 전선현장에 직접 가서 돌파구 첨단을 순시함으로써 겁먹고 도망가려는 병사들이 ‘아이젠하워가 오는 것을 보니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상황이 덜 위험하다’는 생각을 갖도록 한 것임.
여러분이 언행일치 상태하에서 솔선수범을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결코 부하들은 면종복배(面從腹背)하지 여러분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것임. 총장이 언행이 불일치 한다거나 매일 술 먹으면서 여러분한테 하지 말라면 여러분들은 따르지 않을 것임.
총장 생각에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은 자기 부하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임. 하지만 내가 단언하건데 부하를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며 여러분의 행동은 실시간대로 부하들에게 드러날 수밖에 없음. 제일 두려운 것은 부하이며, 거짓없이 부하들 앞에서 언행일치가 되고 솔선수범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을 때 여러분은 부하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음. 사마천의 사기열전에 보면 ‘사내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그 생명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그 몸을 단장한다’는 얘기가 나옴.
그래서 여러분들이 언행일치 상태에서 솔선수범을 행동으로 실천하게 되면 부하들에게 질타하는 말이 아니라 인정하고 칭찬하는 말이 나올 것임. 왜냐하면 대대장의 솔선수범에 감동한 부하들이 여러분이 보기에도 너무 대견스럽게 따라오기 때문에 그런 부하들을 질타하는 대신 인정하고 칭찬하고 격려하게 될 것임. 그것이 바로 통솔의 요체임.
그래서 총장이 생각하는 장교단의 정신혁명은 전투적 사고를 견지하고, 도덕성을 확립하고, 언행일치 상태에서 솔선수범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장교가 되는 것임. 여러분이 전투적 사고를 견지하지 못하면 이미 군인이 아니고 여러분이 도덕성이 확립되지 않으면 지휘를 할 수 없고, 언행일치 상태에서 솔선수범을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한다면 통솔할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지휘도 못하고 통솔도 못하게 된다면 군인도 아니고 장교가 아닌 것임.
장교단 정신혁명이라고 생각해서 부사관이나 위관급에게 해당사항이 없는 것은 아님. 집안의 가훈은 아버지가 정하고 아버지가 가훈을 정하면 가족 모두 따라야 하는 것처럼 장교단은 군대가정의 입장에서 보면 아버지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장교의 정신혁명은 가훈을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임. 그래서 장교단 정신혁명은 여러분이 지키고 확산시키고 반드시 여러분의 손으로 완성시켜야 하는 것임. 여러분들이 자식과 부인 앞에서 떳떳하고 처갓집 갈 때도 자랑스럽게 정복을 입고 갈 수 있는 장교단을 만들어야 함.
총장이 위관장교시절 술집에 가더라도 사복 입은 적이 없었고, 서울시내에 모처럼 나와 친구들과 무교동 낙지 집을 가도 군복을 자랑스럽게 입고 다녔음. 그러다 보면 군대 다녀온 사람들이 음식을 더 갖다주기도 했고 자신도 거기서 근무했었다고 말해줄 때 대단히 자랑스러웠음. 여러분도 그런 군대를 만들어야 함. 정신적으로 패배하여 기백이 없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못하는 군대가 어떻게 전투를 하겠으며, 남들이 전부 비웃으며 손가락질하는데 그래도 나는 잘났다고 죽음으로 뛰어 들어갈 수는 없고, 관중들이 박수를 쳐주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것임. 그래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군대의 첫걸음은 장교들의 정신혁명이고 장교들의 명예심, 자부심, 자긍심을 되찾는 것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육군 육성의 첫걸음인 것임.
물론 여러분도 가장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안정된 위치에서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가족들을 부양할 여건은 되어야 하겠지만 그런 것은 기본적인 생활조건이고, 궁극적인 것이 될 수는 없음. 이런 것이 여러분의 명예이고 총장이 장교단의 정신혁명을 주창하게 된 배경임.
□ 장교의 업무수행 자세
1. 비전(VISION)을 가져라!
여러분들이 늘 생각해야 할 것은 조국과 육군, 여러분들의 소속대 즉 부대와 자기 과업이며 그 과업에 대한 비전을 가져야 함. 여러분이 바라는 내 조국은 어떤 모습인지, 남북이 분단된 상태로 사는 것이 내 조국인지, 아니면 세계 열강의 틈바구니 사이에서도 당당하게 우리 민족의 독자적 목소리를 내가면서 만주 땅을 수복하는 것이 내 사랑하는 자식이 살아가야 할 조국인지를 그려야 함. 또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군대가 어떤 모습의 군대이기를 바라는지, 여러분이 지휘하는 대대가 어떤 모습의 대대이기를 바라는지, 여러분이 수행하는 과업이 어떤 결과를 나타내기를 바라는지 이러한 비전을 가져야 함. 한마디로 꿈을 가져야 함. 꿈에서 목표가 나오고 목표로 인해 강력하게 노력을 집중할 수 있음. 더욱이 여러분은 젊으니 꿈을 갖고 있어야 함. 여러분들이 그리는 조국의 모습, 여러분들이 그리는 군의 모습, 여러분들이 그리는 육군의 모습, 여러분들이 그리는 대대의 모습, 여러분들이 그리는 과업의 모습에 대해 비전을 갖는 장교가 되어야 함.
2. 전문성을 제고하라!
여러분의 궁극적인 꿈은 모르지만 현재 여러분의 꿈이 참모총장이 되어서는 안됨. 지금 여러분들의 꿈은 세계 최고의 대대장이 되는 것이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높여야 함. 대대장이란 부대관리의 장이고 교육훈련 단위의 장임. 또한 전술의 기본단위도 대대인데, 이 모든 것의 세계 최고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것이 여러분의 당면한 꿈이 되어야 하며, 그렇게 되면 궁극적으로 여러분들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게 될 것임. 그렇다고 해서 행정적인 표창을 위해 뭐든지 1등이길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실질적인 전투력을 말하는 것임. 따라서 여러분은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겠음.
3. 리더십을 개발하라!
사내는 태어날 때부터 관리자이기 때문에 리더십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것은 인간관리로서 장교 이전에 남자로서의 필수 과제임. 따라서 군대생활을 하든 밖에 나가든 직장을 갖든 심지어 실업자가 되서라도 자식교육은 잘 시켜야 하니까 리더십을 개발해야 함. 리더십의 요체는 이미 앞서 지휘통솔로 설명을 했으므로 생략하겠음.
4. 열정(熱情)을 가져라!
자동차에 비유하면 열정은 연료와 같음. 자동차가 연료가 없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음. 학생들이 등산할 때 메는 배낭은 자신의 몸집만큼이나 크고 무겁지만 하나도 안 무겁게 느끼고 신이 나서 걸어가는데, 병사들이 행군할 때의 배낭은 그것의 1/3도 안되지만 온갖 인상을 찌푸리고 걷는 발자국마다 무거워 함. 바로 그런 것이 열정에서 나타나는 차이임. 열정은 여러분에게 용기와 신념을 일으키고 여러분들이 기꺼이 해야 할 일을 어떠한 시련, 위험, 불확실성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맞서 극복하게 함. 열정에 휩싸여 있을 때에는 힘든 것도 힘들지 않으며, 또한 열정은 전염성이 있어서 부하들까지 열정에 휩싸이게 할 것임.
유능한 지휘관은 열정을 어떻게 감염시키느냐 하는데서 판가름이 날 것임. 지구상에 온기가 없다면 생명이 싹틀 수 없는 것처럼 자연으로 비유한다면 태양이 열정이며, 그 태양에 빛이 있음으로 하여 지구상의 생명이 싹틀 수 있는 것처럼 여러분에게 내재되어 있는 그런 열정이 발산되어 부하들을 감화시켜서 열정에 휩싸이게 했을 때 여러분들 앞에 나타나는 장애나 벽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음. 열정을 가지고 근무하고 열정을 갖는 장교가 될 것을 여러분에게 당부함.
□ 최고의 대대장이 되는 방법
대대장의 중요성을 옛날 구 일본군대에 비유해서 얘기하겠음. 일본군대에서 영관급 지휘관의 꽃은 대대장이고 장관급 지휘관의 꽃은 사단장이라고 했음. 대대장이란 직책은 단지 4개 중대를 지휘한다는 그런 단순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 나중에 여러분들이 대령으로 진급하여 연대장을 할 때쯤 되면 아마 총장의 얘기가 옳다고 하겠지만 연대장은 대대장과 비교할 때 아무것도 아니며 재미도 없음. 그 이유는 대대장이 부대관리의 장, 교육훈련의 장, 전술단위의 장이기 때문이며 여러분이 관리하고 훈련시킨 대로 끌고 나가 싸울 수 있는 것이 대대장인 것임.
여러분들도 기억하겠지만 “부도덕하고 불량한 지휘관이 있을 뿐, 불량한 부대는 없다.” 라는 말이 있음. 연대전투력을 판단할 때는 연대 예하에 우수한 대대장이 몇 명 있느냐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임.
대대장은 전투력의 핵, 부대관리의 핵, 교육훈련의 핵으로서 대대장이 똑바르면 부대관리, 교육훈련이 제대로 되고 싸우면 이길 수 있음. 그것이 대대장이 갖는 의미이며 중대장은 3개 소대 지휘하고, 대대장은 4개 중대 지휘한다는 그러한 산술적인 의미가 아닌 것임.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대대장을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1. 대대장 임무수행에 필요한 전술교범과 관련 규정에 대한 전문성에 있어서 대대에서 가장 최고가 되어야 함.
대대전술 교범을 소대장이 더 잘 알고 대대장이 모르면 전투할 수 없고 대대급에 적용되는 관련규정을 대대장이 모르면 감독을 할 수 없음. 따라서 우선은 지식분야에 있어서 여러분들이 알아야 될 전술 교리, 대대 전투교범을 완전히 숙지하고 그 다음에 대대급에 관련되는 규정을 완전히 숙지해야 함. 그래서 관련 교리와 규정, 즉 지식에 있어서 대대원들 중에서 최고가 되어야 함.
2. 시간적·공간적으로 대대장이 통제하지 못하는 영역이 있어서는 안 됨.
물론 몸은 하나이기 때문에 전 분야, 모든 곳에 있기가 제한되겠지만 우선 가장 위험하고 가장 어려운 장소부터 가야 함. 내가 예하 지휘관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지휘관은 직진하지 말라는 것임. 이는 비틀거리라는 것이 아니라 부하를 찾아 빙글빙글 돌아다니라는 것임. 아침에 출근할 때는 정문으로 들어와 울타리 한바퀴 돌아보고 구석에 있는 3중대 창고에 한번 들렸다가 화장실 한번 들여다보고, 점심때 장교식당에 갈 때도 곧장 가지말고 2중대를 들러서 가고 올 때는 1중대를 들리고 퇴근할 때는 본부중대를 들르는 등 부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라는 것임.
여러분들의 부하는 여러분들을 만나는 빈도에 따라서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결정되며 통상 지휘관이 안가는 곳에서 사고가 발생함. 24시간 동안 부하가 대대장의 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사고가 없고 그만큼 대대장의 통제에 따르게 됨. 시간과 공간적으로 대대장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대대장이 부대 내를 항상 관심을 가지고 다니면서 병사들이 화장실을 가든 식당을 가든 후문 위병근무를 서든 대대장이 병사 앞에 나타난다면 부대는 대대장의 통제 하에 들어올 수밖에 없음.
3. 여러분은 예하부대 중에서 가장 힘든 임무를 수행하는 곳에 그것도 가장 힘든 시간에 있어야 함.
이는 교범에도 나오는 것으로 지휘관은 가장 위험한 시간과 장소에 위치해야 하는 것임. 아침에 일정을 보고 언제 어디서 어떤 부대가 가장 힘든지 판단하고 그 곳에 가 있음으로 해서 부하들의 마음에 대대장도 늘 함께 한다는 것을 심어주어야 함.
4. 부하들의 이름을 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함.
“OOO” 라고 이름을 부르는 것하고 “야, 너 이리와 봐”하는 것하고 어떤 것이 더 친밀감을 느끼겠는가? 대대 전 병력의 이름을 외우도록 노력해야 함. 'OOO'하고 이름을 불러주면 병사들이 무척 반갑고 고마워 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병사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부하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려고 노력해야 함.
5. 인정과 칭찬, 격려에 인색해서는 안 됨.
질타는 사람을 삐뚤어지게 만들 수 있음. 대대장이 보기에 소대장 중대장이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볼 때마다 만족스럽다면 그것도 무언가 잘못된 것임. 대대장이 대위를 보는데 대위가 언제나 만족스러우면 그 사람은 대대장이 아니라 대위직책을 수행하거나 아니면 대위가 중령직책을 수행하여야 함.
열 가지 중에서 아홉 가지 반이 잘못되었어도 나머지 잘한 반 가지를 찾아 칭찬을 해야 함. 반쪽이지만 잘했으면 굉장히 잘했다고 칭찬하고 다른 잘못된 반쪽도 저렇게 했으면 더 멋있었을 것이라고 하면서 지도해야 함. 그렇다면 부하들이 자신감을 갖게되고 열정이 생기고 일할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임. 부하들을 질타하지 말고 잘못했으면 처벌할 망정 질타는 말아야 함. 그러나 한국 장교의 특징은 갖은 질책은 다하면서 처벌은 못하는 것인데 약점을 잡혀서 그러던가, 아니면 지휘통솔을 잘 못해서임. 칭찬하고 격려하고 인정해 주되 질책은 하지 말아야 하며 법에 어긋나면 처벌해야 함.
지휘를 잘하는 지휘관은 내무생활은 집안처럼 편안하게 해주고 훈련은 실전보다 더 힘들게 하지만, 지휘를 못하는 지휘관은 생활은 지옥처럼 힘들게 하고 훈련은 아주 편하게 하고 있음. 칭찬이 쉽지는 않겠지만 칭찬할 것을 갖은 노력을 다해 찾아야 하고(정 없으면 잘 생겼다고 칭찬) 칭찬한 것으로 잘못을 타이르되 용서할 수 없는 과오에 대해서는 도태시켜야 함. 처벌하는 것은 지휘이고 칭찬을 하는 것은 통솔임. 통솔은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도록 하는 것인데, 욕을 해서 싫게 만들면 통솔을 거꾸로 하는 것임. 그 다음에 지휘는 상벌권을 엄정하게 시행하는 것인데, 그것도 제대로 시행을 못하면 지휘를 거꾸로 하는 것임.
여러분은 앞으로 인정, 칭찬, 격려를 잘 해야 하며 입 밖으로 욕이 나왔을 때는 계급장을 떼어버릴 각오를 해야 함. 장교는 결코 욕설을 해서는 안되며 욕을 한다면 여러분은 500명의 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는 것임. 대대장이 되거든 부디 욕을 하지말기 바람. 고전 홍길동전이나 사씨남정기 등을 보면 욕 말이 안나오듯 원래 우리말은 욕이 없었는데 일제시대부터 욕 말이 등장했음. 이는 일본이 한국 지배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조선식민 우민화 정책’을 하면서 욕을 하고 두들겨 패기 시작한 것임. 여러분이 아직도 욕하고 구타하는 것은 일본 총독부의 식민정책에 아주 적극적으로 발 벗고 참여하는 ‘반역자’가 되는 것임을 명심하여 민족의 자존심을 갖고 행동해야만 함. 일본에게 36년 동안 개돼지 취급받은 것도 억울한데 지금도 조선총독부의 식민정책을 앞장서서 구현해서는 안 됨. 절대 욕하지 말 것.
총장이 지금도 자신할 수 있는 것은 대장이 될 때까지 부하에게 심한 욕설이나 손찌검한 일이 한번도 없다는 것임. 여러분들은 항상 인정, 칭찬, 격려할 것을 찾고 질책하기에 앞서 칭찬하고 격려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어야 함.
6. 분대장을 포함한 간부교육 활성화
여러분의 간부교육 대상은 분대장까지이며 분대장을 반드시 간부로서 대우하고 점호할 때 군화 벗고 침상 끝에 올라가 있어서는 안되고 자기분대를 검열하다가 소대장이 오면 경례하고 “검열 중”이라고 보고해야 함. 대대장은 매일이라도 간부교육을 시킬 수 있는데 전술교육이나 부대관리 등 학문적 교육을 시키는 것은 1~2시간 길게 해야하지만, 일반적인 방향에 대한 언급은 5분이면 충분히 할 수 있음. 그래서 간부교육에 열정을 갖고 여러분들이 원하는 것을 설득시켜 나갈 수 있도록 수시로 간부교육을 시켜야 함.
이러한 것을 지킨다면 성공적인 대대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함.
□ 맺음말
여러분이 군을 앞장서서 변화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됨. 여러분은 명예심이 가득한 자랑스런 장교단이 되어야 하고, 여러분 하나 하나가 싸우면 승리할 수 있는 세계 최강의 대대를 육성한다면 우리 조국은 희망이 있는 것임. 조국의 미래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음. 조국과 군, 소속대와 과업, 미래를 향한 비전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며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함. (끝)
첫댓글 역시 정훈교육의 표본 입니다,,저역시 군생활 정훈참모부에서 근무한 경험으로 보아 정훈교육 자료로
인용할 가치가 있습니다,,좋은글 감사 합니다,
글 속에 고위간부들 골프치러 나다니는 것을 보니, 좀 썩긴 썩었군요...암튼 오랫동안 언론에 빠짐없이 보도되는 쓰레기 정치인과 군 장성들을 떠올리면서도, 한편으론 국군에 저렇게 국가관, 안보관, 철학관을 두루 갖춘 분이 계시다는 것이 아직은 희망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