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비트로팀 정유진씨의 아들(고한웅)이 테니스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한양대 안산캠퍼스로 향하던 날, 봄빛이 찬란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코트가 많아서 놀랐다. 그런데 이 학교 코트는 외부인에게 모두 임대를 줘 동호인들이 레슨을 받고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단다. 그래서 학생들이 코트를 사용할 경우는 미리 임대 받은 쪽에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또 한 번 놀랐다. 재능기부 코트는 두 면밖에 사용할 수 없다더니 당일 아침 4면도 가능하다고 연락이 왔다. 팀원들이 두 시간 정도 앞당겨 미리 만나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고 우리는 재능기부 30분전에 도착했다.
에니웨이,
한양대 안산캠퍼스를 ERICA캠퍼스라고 부른다. 에리카는 꽃 이름인줄 알았는데 ERICA는 학연산이라는 의미의 Education(학교 교육), Research(연구), Industry(산업) Cluster(클러스터) Ansan(안산)의 첫머리 글자를 딴 약자이다. Cluster(클러스터)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다.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 할 수 있도록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을 모아 놓은 지역을 뜻한다고 한다.
팀원들이 신상 반팔을 입고 개인 프로필 사진을 다시 찍었다. 준호씨가 갑자기 일이 생겨 불참했기 때문에 단체사진은 못 찍었다. 익준씨가 몸풀기 운동을 미리 시키다가 오후 4시 시간에 맞춰 학생들과 가볍게 인사를 했다. 실력별로 세 그룹으로 나눠 지도하기 시작했는데 상당히 실력들이 좋았다. 초급반 학생들이 다른 중간 그룹 정도의 실력이었고 상위그룹은 더 탄탄했다. 포핸드 백핸드 서비스 발리등 각 분야에 맞게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학생들과 진진하게 보냈다.
우리는 재능기부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안산에 있는 월수금통돼지(제일프라자 건물) 본점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 음식점 권 사장님은 좋은 일 하고 있는 비트로 팀원들에게 우리가 마시는 모든 술과 음료를 협찬하겠다고 하셨다. 참 좋은 분이시다. 더 부자되실 것 같다. 바쁜 일정에도 짬 내서 오신 최창국 전무님께서 일찍 오셔서 재능기부 현장을 둘러보시고 또 저녁식사까지 협찬해 주셨다. 올해 팀원으로 합류한 양명옥, 정유진, 백정선은 처음으로 전무님께 자기소개 할 수 있는 시간을 갖았다. 이동영 대표님의 안부 인사를 전하던 최창국 전무님의 말씀 일부를 옮겨 본다.
"연초에 각 대리점주를 만나는 행사가 있어 좀 늦은감 있지만 이해해 주리라고 생각한다.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70~80프로에 해당하는 비나, 즉 수출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며 잘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 엘리트 쪽에서도 비트로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이번 여수 오픈 5개 부서에서 4개 부서의 우승자들이 모두 비트로를 착용했는데 뿌듯했다. 신발과 라켓은 성인이 되어 갑자기 브랜드를 바꾼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어린 유소년들이 신을 수 있는 신발을 출시했고 앞으로는 볼이 넓은 기존의 신발에 볼이 좁은 운동화도 만들 계획이다.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가 있으나 비트로가 맨 처음 만들기 시작한 테니스 분야에 특히 애정이 짙다. 코로나 기간 동안에도 꾸준히 비트로팀 활동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또 열심히 대학생들을 통한 재능기부 활동으로 비트로의 긍정적인 이미지 홍보에 노력해 준 팀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긴다."
맑은 막걸리가 맛있었다. 송선순 팀장은 최창국 전무님께 부탁 말씀을 전했다.
"팀원들이 각자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반차를 내서 오후에 재능기부를 하러 온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오늘 순규씨는 2시간 반을 운전해서 왔고 그외 팀원들도 얼추 두 시간 정도 걸려 도착한 팀원들도 있다. 두 시간 재능기부를 위해 길에서 4~5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좋은 일,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는 신념을 10년 째 실행해 나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동영 대표님을 비롯해 비트로 가족들께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비트로 팀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팀원들의 이러한 노력을 더 귀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전무님은 식사만 마치고 곧바로 김태영 부장님과 함께 떠났다. 우리는 순규씨가 사는 달콤새콤한 2차 찻집에서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웃고 또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 순간 가까이 있는 그들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 시간이 흐를수록 깨달음이 깊어진다. 60을 훌쩍 넘고 나니 그간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소중한 인연이자 고맙고 감사한 팀원들이다.
송 팀장은 4월 한 달동안 네팔에서 배낭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예정이다. 코로나로 2년간 떠나지 못했던 배낭여행 짐을 다시 꾸릴 생각을 하니 먼저 걱정이 앞선다. 체력도 문제고 현지 여행 여건이 편안치 않을 것들로 뒤숭숭 하지만 히말라야의 맑은 공기로 몸과 마음을 깔끔하게 쇄신하고 오기를 고대한다. 살아서.
2023.03.08 팀장 송선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