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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은 암벽교실 7기 4주차 교육일!!
(저 실은 제 기수도 잘 기억 못합니다;;; 정창진 선배님께서 7기라고 알려주셔서 어제에서야 확실하게 인지했습니다-_-V)
7시 15분에 암장으로 갔습니다.
문이 잠겨 있더군요. 1층에 쪼그려 앉아서 여러 상념에 젖습니다;;
'나는 왜 이걸 취미로 택했을까...'
'설악산 이후로 바위 울렁증이 더 심해졌군..'
'암장 문이 닫혀있고 선생님께서 아직 안 내려온 지금이라도 도망칠까..?'
학교 가기 싫은 초등학생처럼.. 배까지 아파옵니다-_-;;;;
왜 7기 교육기간 동안에는 주말에 비도 안 오고 날씨마저 좋은지.
심란해 하고 있는데 정선배님께서 휘리릭 짚차를 몰고 도착하십니다.
심란하던 차에 의지할 수 있는 분이 오셔서 무지무지 반갑습니다.
심지어 안도감마저 듭니다.
곧 선생님께서 내려오시고..(잠시 선생님께 급한 일이 생겨 도봉산이 취소되길 바랬던 작은 소망에도 불구하고;;)
교육생인 은정언니, 라운씨, 홍미언니가 와서 출발합니다.
가는 도중 교육생끼리 날씨 얘기를 합니다.
다 홍미언니 때문입니다.
본인이 놀러가거나 어디를 가면, 오던 비도 멈춘답니다.
라운씨와 나는 홍미언니의 행운에 불평을 합니다.
그런 행운의 오오라 따윈 필요없다구요!!
결국 홍미언니 때문에 우린 한주의 휴식도 없이 매주 바위에 매달린 것입니다;;
8시 30분 경에 도봉산에 도착합니다.
엑셀시오에서 아짱님과 상원씨가 합류합니다.
오늘의 멤버는 8명으로 매우 조촐합니다.
그 동안 많은 선배님들이 함께 해 주셨는데.. 웬지 외롭습니다ㅡ.ㅜ
모두 모여서 1시간 30분 가량 산을 오릅니다.
첫 번째 휴식 지점에 도착하자.. 저는 슬슬 몸이 풀려옵니다.
암벽 등반 말고 그냥 계속 등산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암벽 대신이라면 자일 2동도 메고, 도봉산 넘어 북한산까지도 갈 수 있을 듯 합니다.
암벽 대신이라면... 아.. 이 놈의 울렁증-_-;(다 설악산 장군봉 때문이랄까요;;)
결국 10시 경에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선생님께서 슬랩, 크랙 및 침니, 크랙(왼쪽부터) 3코스를 지정하십니다.
몸에 자일 2동을 달고 크랙 및 침니로 올라가시더니, 옆으로 순간 이동 해서 슬랩코스에도 자일을 겁니다.
이런! 일타이파라니-_-;;;
한 번에 교육생 2명을 매달 코스를 마련하고 유유히 내려오십니다.
꾸물꾸물 하레스를 입어보지만, 왜 이렇게 꾸물대냐는 한 마디에 그냥 가서 자일에 몸을 겁니다.
저는 첫번째로 슬랩으로 갑니다.
아래에서 볼 때는 슬랩에 홀드가 많아 보입니다.
그.러.나.
역시 저만의 착각이었달까요...
제길! 여기 어렵습니다.
땅에서 바위에 발을 붙이지도 못합니다.
아... 역시.. 나의 수준은 미천하구나.
다시금 깨닫고 좌절합니다.
저 쪽(크랙 및 침니)으로 돌아가려는 편법을 쓰다가 선생님께 걸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은정언니의 빌레이 덕으로 간신히 올라가서 완등을 합니다.
발가락이 아픕니다.
역시 저는 슬랩이 싫습니다.
잡을 데도 없고, 발 둘데도 없습니다.
그래도 도봉산 바위는 설악산 바위보다 부드럽습니다.
지문을 닳게 할 망정.. 살점을 벗겨내진 않습니다.
슬랩에서 내려와서 보니, 여기가 제일 어려운 코스랍니다.
나는 코스 고르는 눈도 없습니다.
지난 번 수락산에서도 그렇고..
항상 젤 먼저 보이는 코스에 오르는데.. 그 코스가 젤루 어렵습니다.
은정언니와 정선배님 빌레이 봐 드리고(암벽 교실 하면서 빌레이 실력은 일취월장했습니다),
약간 쉬려는 찰라에 선생님께 걸려 세번째 크랙 코스로 쫓겨납니다.
정말이지.. 땅에 엉덩이를 붙이려 하면 귀신같이 잡아내서 몰아내십니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크랙에 매달립니다.
크랙은 슬랩보다 좋아합니다.
다행히 잡을 곳도 있어 즐겁게 합니다.
크랙 코스에서 은정언니와 홍미언니 빌레이 봐 드리니 12시 30분.
교육생의 상태를 보더니 점심식사를 허 하십니다.
그리고 일부 우등 교육생(아짱, 화이바)의 상태를 보더니 슬랩 좌측의 슬랩으로 줄을 걸려 가십니다.
나머지 일반 교육생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밥을 먹습니다.
과자도 먹고, 떡도 먹고, 보이는 건 다 먹습니다.
밥 먹으며 오늘 교육을 오후 3시 경에 마칠 것을 꾀합니다.
홍미언니, 은정언니, 정선배님, 아짱님께서 약속이 있다고 일찍가야 한답니다.
저는 옆에서 덧붙어 일찍 내려가기를 꿈꿉니다.
선생님께 언니들이 사정을 말합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은정언니의 피치 등반 경험 없음을 지적하면서, 2피치만 끊고 가자고 하십니다.
지금이 1시 30분이니 후딱하고, 내려가면 3시랍니다.
맨 우측 크랙코스가 1피치, 그 위가 2피치, 그러고 내려가자십니다.
우리는 또 속습니다.
매일 속고, 다짐하지만, 또 속습니다.
우리 실력에 1시간 만에 어찌 피치등반을 한단 말입니까.
또 속아서 줄줄이 굴비처럼 꿰여 피치등반을 시작합니다.
일부 우등 교육생들은 선생님께서 마련해 놓은 극좌의 슬랩에 도전합니다.
나머지 일반 교육생들과 정선배님은 두릅으로 꿰이기 시작합니다.
선생님께서 선등을 서십니다.
그 뒤에 홍미언니가 올라가다가 컨디션 난조로 내려옵니다.
이어서 은정언니가 올라가고, 라운씨가 올라갑니다.
그 뒤로 정선배님께서 올라가고, 마지막으로 제가 올라갑니다.
아까했던 크랙인데.. 그래서 자신만만하게 매달렸는데..
오전보다 힘이 듭니다.
역시 바위 앞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자만하면 안 됩니다.
차라리 바위 울렁증이 암벽등반에는 더 나은 것 같습니다.
헥헥 거리며 올라갔더니, 선생님께서 2피치 선등을 하고 계십니다.
이럴수가(털썩~).. 이번 주에는 제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이 2피치.. 슬랩이 장난이 아닙니다.
경사도 장난이 아닙니다(라운씨가 아파트를 기준으로 경사를 측정한 결과 80도라고-_-).
역시.. 선생님께서는 항상 오도가도 못할 상황에서 교육생에게 난해한 코스를 제시합니다.
내려갈 수는 없고, 위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은정언니부터 시작합니다.
볼트따기 하면서 올라가는데.. 중간에 힘들어 하자,
선생님께서 "내려갈래?"라고 하십니다.
은정언니는 언니답게 성질을 버럭냅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내려가라고 해요!!"
그러더니 올라갑니다.
역시 언니답습니다. 멋집니다.
라운씨는 확보상태에서 은정언니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걱정을 하더니
본인도 슥슥 잘 올라갑니다.
이럴수가!! 교육생이 다 올라가버렸습니다-_-;;
결국 나는 또 올라가야만 합니다ㅜ.ㅜ
다행히 정선배님께서 물심양면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아침에 선배님을 보고, 안도감이 든 것은 제 예지력인 것입니다.
정선배님의 도움으로 2피치 성공합니다.
그런데 이게 어인 일인지...
2피치만 끊고 하산하겠다던.. 선생님께서 3피치에 오르고 계십니다.
역시.. 우리는 또 속은 것이지요;;;
약속 위반에 대해서 항의하자 무시하십니다;;
다 오지 않아도 된다십니다.
발가락 장애가 있는 은정언니와 라운씨는 2피치에서 머물고,
선생님 뒤를 따라 정선배님께서 3피치로 오르십니다.
제 뒤를 따라 상원씨와 아짱님도 2피치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저에게 "수정씨, 올라올꺼지?" 하십니다.
"아니요"해도 무시하고 올라오라고 하실 것 같아 그냥 "네"하고 오릅니다.
정선배님께서 제 빌레이를 봐 주십니다.
코스가 난해합니다.
장군봉에 이어 또 욕이 튀어나옵니다.
정선배님께서 위에서 내려다 보시며 저를 바른 길로 이끌어 주십니다.
바위에 매달려 버둥거리는데.. 갑자기 선생님께서 내려오십니다.
'하강인가?'라고 반가워하지만.. 은정언니만 하강 및 하산입니다.
5시 강남 약속인 은정언니를 4시 30분에 하강시킵니다.
다시금 "속지말자"를 외치지만.. 다음주면 또 속아서 매달려 있을테지요;;
3피치 완등이 눈 앞인데.. 어렵습니다.
슬링을 잡고, 그 위에 슬링을 잡은 후 바위를 잡으면 완등인데..
슬링 사이 간격이 1m도 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기운도 없습니다.
힘도 빠지고, 부아도 치솟습니다.
아래에서 선생님은 항상 화를 돗구는 그 말을 하십니다.
"잘 생각해봐. 머리를 써"
선생님께 "안되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성질을 냅니다.
속으로 내가 머리로 박으면서 올라 갈 수 있으면 벌써 올라갔겠다고 투덜거립니다.
잠시 전열을 가다듬습니다.
여기에서는 욕을 뱉으면 정선배님께 들릴텐데..
그래서 저는 착하게도 선배님께 양해를 구합니다.
"선배님, 저 욕 한 마디만 할께요"
"아.. C바"
역시 욕의 힘은 위대합니다.
3피치 완등을 합니다.
물론 다 정선배님 덕입니다;;;; (- -)(_ _)(- -)~
다리가 후달거려 바로 빌레이 보기 힘듭니다.
아짱님께 3분간 타임아웃을 요청합니다.
정선배님께서는 무거운 저를 들어올리자 마자 상원씨 빌레이에 착수하십니다.
제가 준비하는 동안 아래에서 선생님께서 올라오십니다.
역시나 제 등반 사진은 없다는 뜻이지요ㅜㅜ
툴툴거리자 선생님께서 그제서야 사진을 찍어주십니다.
하하하;;; 빌레이 보는 사진들이 많이 찍힙니다-_-V
아짱님 빌레이를 마칩니다.
나는 낑낑거렸는데.. 수월하게 오시는 것 같아서 아짱님께 대 놓고 툴툴거립니다.
어차피 암장에서 착한 이미지 포기했습니다. ㅋㅋㅋ
정선배님께서는 아직 상원씨 빌레이를 보고 있습니다.
나는 땅을 밟고 싶습니다.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픕니다.
선생님께 가방에 물은 없냐고 했더니, 본인은 물을 마시지 않는다며 왜 챙겨오지 않았냐고 하십니다.
나도 내가 3피치 할 줄 알았으면, 물과 간식 챙겨갔을 거라구요!!!!
2피치, 그것도 1시간 만에 후딱. 이라고 하셔놓고-_-+
선생님께 하강 의사를 밝히고, 혼자서 하강 준비를 하자
선생님께서 어이없어 하시다가 내려보내주십니다.
휙휙 거침없이 내려옵니다.
육지에서 라운씨를 만나니 무지하게 반갑습니다.
라운씨가 물을 들고 맞이해줍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먹기 시작합니다.
정선배님도 내려오시더니 먹을 것을 찾으십니다.
아짱님에, 상원씨, 선생님까지 모두 하강하니 6시입니다.
배 좀 채우고, 자일을 사립니다.
슬슬 내려와서 엑셀시오에 오니 8시입니다.
해가 길어지긴 했나 봅니다.
이제서야 날이 어둑해집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마칩니다.
이제 멍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도봉산에서는 크게 피를 보지는 않았습니다.
타박상 쯤이야.. '후후훗'합니다.
그나저나 이번주도 반바지는 안녕입니다;;
날도 덥다는구만-_-;;
하산을 해서도..
내가 왜 이걸 취미로 선택했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합니다.
대체 왜 택했을까요...?
덧) 으하하하하;; 드디어 후기를 썼습니다-_-V
이거 쓰는데 1시간 걸렸습니다. 켁;
일기 쓰듯이 현재형으로 썼는데..
뭐.. 기억이라는 것이 워낙 주관적이니까요;;
역시나.. 다음주에도 비가 안 올테니.. 졸업등반 준비나 해야겠습니다.
그럼.. 다들 다음주에 뵈요~
참!! special thanks to 정선배님(제가 이거 해 드린다고 했죠? ㅋㅋ).
첫댓글 하하하하하하하하 시간탐험대아시나? 압둘라 나오는거 왠지 거기 나오는 램프의 지니 생각이 나지 ?
램프의 바바 말씀하시는거죠? ㅋㅋㅋ 역시 우린 동세대로군요.
내가 좀 동안이긴해
휴대폰도 무쟈게 울려대던데 정썬배님 정말 고생하셨어요~ 다른 듯 같은 생각..같은 듯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 인생 참 재밌는게지. ^^ 케로찌는 산에서 참 여성스럽고 예뻐보여. 물론 바위에 매달려 있을 때보다는 땅에 발을 딛고 있을때를 말함이야. 이걸 눈치챈 쌤님의 쎈쑤에 의해서 바위포즈사진이 별루 없는게 아닌겐가 ㅋㅋ 글구 이번 주말엔 나의 포스가 약해져서 비가 올랑가도 몰겠다 ^^ 암튼 문득 후기 올린 시간을 살펴보고 난 네가 열씸히 글을 쓰고 있는 동안 설레임(혹자는 월요병이라고도 함)과 걱정(이번 주말엔 못가는겐가하는 걱정반, 즐거움반)을 안고 눈을 붙이고 있었군.
음.... 칭찬인거죠?? -_-;;; 언니 어여 완쾌하고 주말에도 비를 물리쳐주세요!!
칭찬 + 기특 + 대견 + 후기 압박으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고마움
다음번에는 아이리스의 후기가 기대되는군
글구 harness..발음은 "게섯거라" 양에게 ^^
와~ 모두들 멋지네요~ 고생많으셨어요~ 여러분들이, 바위에 매달려 있는 시간에 전 냄새 고약한 퍼머 약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지요... 전 깨끗한 공기보다... 오염된 공기가 좋은 듯 하여요~ㅋㅋ
언니~~ 저도 문명이 좋아질라고 해요;;
문주! 뉴 헤어스타일 기대해~~~
케양! 빌레이보다 욕 묵고... 유재석 선생님 아량에? 암장 도착 9시 모임에 늦어서 오만넌날리고... 헐~ 암튼, 잼나고 즐거운 산행,등반 이었어욤~^^
저야말로 선배님 덕에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답니다. 케케케케~
유재석....!!! 좀 해깔리긴 해요..그죠?..ㅎㅎ
쌤 = 국민MC 메뚜기? 언제 전업하셨어요? ㅋㅋ
다음부터는 선생이름을 제대로 아는 사람만 졸업을 시키든지 해야지 원...
아이쿠! 이거 제가 큰 결례를 범했구먼요...꾸뻑~(90도)
산에서 멍따위는 아무렇지 않다는.. 하나씩 잘 배워가고 있구만 흐뭇~~
그런거에 흐믓해하지 마시란 말이죠-_-;;; 결국 멍따위는 쌩까고 반바지 입고 학교왔지 말입니다;;;
오늘 나름 춥더만(대전만 추운건가?) 반바지를 입었단 말인가?..글구 말이쥐 온몸에 멍투성인거 보면 학부애덜이 깐본다...저 나이에 주책없게 술먹고 넘어진줄 알거덩ㅋㅋ
ㅎㅎㅎㅎㅎㅎ 케로찌 등반후기 너무 재밌다....ㅎㅎㅎㅎ 고생했어요... 그리고 잘 하게 될거야.... 전에도 말했지만, 난 북한산에서 케로찌에게 반했는 걸!! 교육이 끝나면 다리에 멍도 사라질거고..ㅎㅎㅎㅎ 하여튼, 크게 다치지 말고 우리 재미있게 놀아요! ^^
으아아아아;; 언니;;;; 전 후기 쓰면서 다시 다녀온 기분이었어요. ㅋㅋㅋㅋㅋ
나...발가락 장애?? 욕하면서 올라가면 잘 된다고 내가 그랬잖어, 음하하하하
너무 바쁜척 했나...이제 읽어봐서 케로찌 미안......나도 그날 약속있었는데 강촌에 기차 타고 도착하니 밤11시^^후기 넘 잘썼다...
쿠헤헤헤헤헤헤-_-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