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다 가도 괜잖아 김해영 지음
94쪽
사람은 자기 인생에 일어난 불행을 두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싶어한다.
이해 할 수 없는 불행과 분노
억울함에 대한 분풀이 대상은
자기 주변에 가장 연약한 사람이 되게 마련이다.
나는 가족중에서 가장 연약했고
엄마의 분풀이 대상이었다.
47쪽
그래서 아프리카에 있으면 마음이 덜 아프다
아프지 않을 뿐더러 이곳 사람들은 내게 즐겁고 행복한
마음을 가져다 준다.
한국에 있으며 아픈 일을 계속 만나게 되고
아픈 마음을 느끼지 않으려고 애써야 하거나
짐짓 아프지 않은 척하고 살아야 한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왜 아프리카를 좋아하는지 더 알게 된다.
나는 아프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프고 싶지 않아서 여기 아프리카까지 와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프리카에 와 있는 이유를 더 찾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하! 그렇구나
나는 행복을 찾아 아프리카에 온 것이 아니라
마음이 너무 아프니까
그것을 피하려고 이곳으로 온 거구나! 하며
한 가지 깨닫음을 얻는다.
53쪽
있는 그대로 보아 주었다.
어떠한 말로 내 어린 시절과
인생의 불행을 걷어 낼 수 있겠는가
54쪽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상상력 사전에서
언어가 어휘를 바꿈으로써 혁명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생각에서 말이 나온다는 말은 진리다.
내 인생에서의 혁명은
바로 내가 해결하겠다는 라는 말이다.
61쪽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선택 십계명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가.
3.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4.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곳으로 가라
5.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6. 사회적 존경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7.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8.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말고 가라
9.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10.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65쪽
열개의 금쪽같은 금언을 읽은 뒤 이루어졌다.
이것으로 내인생이 바뀌었다.
66쪽
황량한 벌판이라도 인간이 자리하면
그곳에서 삶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배웠다.
73쪽
세상사는 많은 부분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마음에 전에 없던 사람을 만나는 일에 두려움이 생긴 것이다.
75쪽
말의 힘은 위대하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나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아름다움이 성립하려면 추함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장애를 입은 내 신체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해주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행복은 불행으로
인해 정의된다고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성공이란 말은 실패 혹은 성공하지 않은 상태와 단짝이란 말이다.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같은 무게에 두면
그 어느 한쪽도 물리칠 수 없게 된다.
나는 이 책들을 옆에 두고 조금씩 읽으면서
서서히 내마음속 두려움과 불안 불행을 새롭게 이해 할 수 있었다.
도덕경 2장
세상 모두가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알아보는 자체가
추함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착하 ㄴ것을 착한 것으로 알아보는 자체가
착하지 않음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85족
우리 모두 인생을 부여받고 주지 않으려고
혹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는 중이다.
이것만 생각해도 숨이 쉬어지지 않겠는가!
이것만 알아도 미움과 아픔이 덜어지지 않겠는가
88쪽
나는 갑자기 올라온 부정적인 감정을 차근차근 살펴보았다.
그러고 보니 엄마에게서 한 번도
그 일에 대해 미안하다는 혹은 잘못했다는 사과를 받지 못했다.
내가 그날 별 이유없이 엄마에게 화를 내며
추궁한 것은 엄마로부터 미안하다.
잘못했다는 사과의 말을 듣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른다.
106쪽
사방 360도로 펼쳐진 허허벌판에서
십 년 이상 살다보니
마음이 그 벌판처럼 평평해진 것이다.
인생을 사는 동안 파도도 없고
쓰나미도 없으면 다행이라고 여겨야 한 만하다.
그때의 나는 그랬다.
그런데 나는 그것이 불안했다.
김지수 이어령 선생님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
당시의 내마음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책에서 이어령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남 쫓아가는 욕망은 물독도 두레박도 아니고 돌멩이라네
아름답다는 것
살고있다는 것
그 갈증을 자기 안에서 만들어내지 못하면
돌멩이처럼 되는 거야
내안에서 갈증이 일어나지않으면
결국 하루하루가 무미건조한 돌멩이의 삶이 될 수밖에 없다.
107쪽
사람은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닥치면
그것을 피하거나 숨어버리거나 모르는 척하거나
가장 확실하게는 도망간다.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니
사람이 살아가는 중에
어떤 선택을 하든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108쪽
피해도 되고
숨어도 되고
모르는 척해도 된다.
내 경우는 도망쳤다.
또 생각해도 잘한 일이다.
사람들은 현실을 외면하는 태도를 두고
비겁하다거나 무책임하다고도 한다.
또한 현실을 피하거나 모르는 척하는
사람들도 뭐라고 비난 한다.
하지만 그런 외부 시선에 신경 쓸 필요없다.
인생을 잘 살고 못 살고의 기준이
다른 사람에게 있지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잘못 살아도 돼
그것도 잘 살게 되는 과정인 거야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
109쪽
인생에는 여러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했다.
내 경우는 부모와 형제를 선택할 수 없었지만
내 인생의 스승과 멘토가 되어줄 분들을 나 스스로 정할 수 있었다.
118쪽
콩심은 데 콩 난다는 말처럼
하늘과 세상의 보살핌이다.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보니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이 세상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혹 도움을 줄수있는 바로 그사람이 도움이 필요할 수 도 있고
도움이 필요한 바로 그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125쪽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경험의 양의 총제적 결합체이다.
경험하는 내용과 양에 비례해 인식하고 생각하는 범위가 확대된다.
살아가는 중에 불가피하게 겪게 되는
불행이나 사건 사고는 피할 수 없지만
그 속에는 또 다른 기회
새로운 삶 생각의 전환이 되는
씨앗이 들어 있다고도 생각해볼 수 있다.
127쪽
한국은 1950년 한국전쟁 때 이미 외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죠
한국이 건강하게 존재하기 위해서라도
해외의 어려운 나라들은 도와야 하는 것이 맞는다고 봅니다.
마치 손등 아래 손바닥처럼 말 입니다.
OECD에 속한 한국이지만
여전히 도움을 줘야하는 취약계층이 국내에 산재해 있다.
이들을 우선해서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비싼 경비를 들여가면
굳이 왜 그 먼 땅 아프리카까지 도와주어야 하는냐고 묻는 것이다.
도움을 주는 것과 도움을 받는 것은
마치 한 팔에 붙은 손등과 손바닥 같아서 동등한 무게를 갖는다.
대응관계 아닌 상호관계하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128쪽
손등이 아프면 손바닥도 아프다.
내가족 내직장 내 나라만을 강조한다면
결국 다른나라 사람들 다른 가족 다른 직장의 아픈 일에는 무관심하게 된다.
아프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은 돕는 것이
바로 내가족 내직장 내나라를 돕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마음이 더욱 너그러워진다.
134쪽
산자에게 묻고
죽은 자에게서 배우라는 제목의 강연도 여러 번 했다.
136쪽
이 나이에 무슨 공부를 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나이가 많든 적든
무슨 일을 하려면 공부부터 해야 하는데
그 앞에 수식어처럼 이 나이에 ,, 를 붙인다.
심지어 이십 대 중반에도 말이다.
그 말을 들으면 정말 그 일을 하고 싶은 걸까?
공부가 하기 싫은 것은 아닐까?하고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몇 가지 질문을 하고 답을 들어보면
이 나이에 란 말 속에는 망설임 보루 핑계 드으이 뜻이 담겨있다.
물론 기대 꿈 희망하고 싶은 욕구 등이
그 단어들의 뒷면에 있다고 불 수 있다.
관용구처럼 쓰이는 이 나이에... 를 빼면 무슨 공부를 할 것인가?
이렇게 질문해보면 자동적으로 실용성과 경제성을
근거로 하한 공부를 생각하게 된다.
141쪽
공부는 이렇게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는 데 힘이 되어 주었다.
배움은 암담한 현실을 견뎌나가게 해 주었을 뿐 아니라
나로 하여금 내가 새로운 지식이나
교양을 가진 사람이라는 자각을 갖게 해주었다.
141쪽
나는 십대 때 우연한 기회에 사서오경 열두 권짜리 전집을 사게 되었다.
그 책들을 한 권씩 읽어갈 때마다
내가 사는 환경은 바뀌어갔다.
이 책들이 내게 준 가장 큰 교훈은
엄마와 형제와 올바른 관계에 대한 가르침이었다.
143쪽
공부하는 동안 만학의 길을 가고자 하는 분들이
상담을 요청하거나 어떤 새로운 일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어떤 공부를 히야 할지 의견을 물어왔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했다.
공부 안 해도 그 시간이 지나고
공부해도 그 시간이 지납니다.
주저하고 있는 동안 지난 시간 만큼 또 주저하게 됩니다.
147쪽
나의 생각
이 책 제목과 달리 책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가슴 어딘가가 아려왔다.
가정환경, 장애를 어리고 여린 몸으로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힘들었던 삶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단 한 번 뿐인 인생에 꽃을 활짝 피우기 위해서
지독한 결핍을 지독한 노력으로 완성한 저자에 인생의 걸작품
앞에서 숙연해지는 마음
감사의 마음으로 큰 박수를 보냈다.
이 세상 어찌 그냥 얻어지는 것이 있겠는가?
전율과도 같은 감동 가슴 깊이 감명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내 삶을 오래도록 뒤돌아보게 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