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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 ②] 김수현
S# 우수고객실
승주-(전화 받고 있다)네 사모님.( 컴퓨터 두드리면서/송금 계좌 부르는대로 찍는)네..네에?..지 영숙 씨 맞습니까?..네 사모님 월요일 출근해서 지영숙씨 앞으로 백 오십만원 송금해 드리겠습니다. 네 염려 마십시오 틀림없이 처리하겠습니다...네..네 그럼 네 안녕히 계십시오.(전화 끊는데)
행원1-월요일 송금할 걸 월요일에 전화하면 되잖아.
승주-내일 여행 가신대. (책상 위 치우면서)
행원-으응(그래서였어?)
@ 행원 대답하는데 동시에 울리는 승주 전화 벨
승주-(한 손은 움직이면서 받는다)네에. **은행 박승주...어 .....퇴근할 참야...
S# 연주의 학교 교무실
연주-(테이블 위 치우면서)곧장 들어오니?..다른 스케줄 없어?.....아니이 다른 스케줄없이 곧장 집으루 퇴근이냐구....영화래두 보지 왜. 요새 볼 거 많다는데.. 영화 같이 볼 친구두 하나 없어?......그래애 너 무능한 거 누가 몰라. 답답해 하는 소리야. (소리 죽여)그 자식 아뭇소리 없어?.....생각할수룩 괘씸하다 야. 뭐 그런 게 다 있어.
S# 은행 안
승주-(좀 짜증스레)뭘 기대하는데....기대하는 거 없음 그럴 거두 없잖아. ...(듣다가)아 놔둬. 왜 자꾸 말시켜 말시키지 말구 냅둬 좀..(그 동안 행원들은 탈의실로 다 빠지고 혼자다) 싫어 그냥 들어가 잘 거야....잠잔다구...아 싫다니까?
S# 연주 학교 교무실
연주-그럼 철판구이 사주까? 나 그거 아주 맛있게 하는 집 아는데.......(듣다가)야 엄마 신경 써. 멀쩡한 거처럼 굴어두 엄마 니 눈치 보느라 바쁜데 나랑 저녁 먹구 적당한 시간에 들어가자. 지금 시간에 들어가 퍼져 자면 엄마 속상해. 효도는 못할 망정 응?....진짜 이 자식 전화 한통두 없니?진짜루?
S# 은행
승주-진짜라니까 내가 거짓말할 일이 어딨어. 연락하지 말라구 핸드폰두 바꾼다 그랬는데 나 혼자 잘난 뻥한 거지 뭐. 얼굴 뜨거워 죽겠어. ..아냐 싫어...싫어어 그냥 들어간다니까아?..언니 나 생리야 귀찮아 고만 좀 해....응..응...철판구이 저축해 두께....엉 미안해 언니 그리구 고마워...응 끊어.(끊으며)......
S# 은행 앞
승주-(퇴근/ 은행에서 나와 걷기 시작한다)......(땅 보면서).....
@ 그런 승주 앞을 막아서는 남자.
승주-( 땅 보면서 무심히 피하려고 하는데)
정일-(승주 팔 잡는다)
승주-?(놀라서 보면 )......
정일-....(희미한 미소)
승주-...(그저 보며)
정일-전화 안 받는대서....
승주-.....(보며 입이 조금 벌어지듯 하면서/크게는 아니고 다물었던 입술이 떨어지는 정도)
정일-(가만히 승주를 안는데 포그은하게 시작해서 꽈악 안는)
승주-(안겨서 눈물이 핑그르르 돌아 나오다가 눈감는다)
S# 근처 까페.
@ 까페 전체 풍경에서 구석자리에 마주 앉아 있는 두 사람으로. 찻잔은 와 있고.
정일-(지그시 보면서)그 동안 너한테 결혼 얘기를 안했던 건......너 실망시킬 게 겁나서였어.
승주-....(보며)
정일-(시선 피하듯 하며 찻잔 집어들며)그게 겁나서 (찻잔 내려다보며) 차라리 결혼 같은 거 안 할 수 있으면 안 했으면...그렇기두 했구.
승주-...(보며)
정일-(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는다)....(내려놓고 가만히)...(탁자 내려다보며)
승주-어디 애 낳아놨어?
정일-그런 얘기 아냐.
승주-그럼 뭐야. 무슨 얘긴지 나 몰라. 내가 뭘 실망하는데.
정일-(보며)우리 집 느네 집 하구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
승주-...(보다가)어떻게 다른데.
정일-.....(보며)
승주-어떻게 다른데....그 집은 밥을 수저루 안 먹구 삽으루 먹어? 유령하구 같이 살어? 뭐 아담스 패밀리야?
정일-그렇게 격이 있는 집 아니야.
승주-허/(기막혀서)우리 집은 무슨 격이 그렇게 있는데.
정일-느네는 그런 게 있어.
승주-무슨 말인지
정일-(오버랩의 기분)너 말구 딴 여자 생각해 본 일 없어. 너하구 살면서 늙구싶어.
승주-분명하게 얘기해 줘. 이거 청혼이야 아니면 땡치자는 건데 안됐으니까 아름다운 전주 한 소절 붙이는 거야.
정일-니가 많이 참아야 할거야. 그래줄 수... 있지?
승주-뭘 참아야 하는 건데.
정일-....(보며)
승주-응?.....답답해.뭘 참아야 하는 건데..제발 주머니 속에서 돈 세는 인간처럼 그러지 좀 말구 확확 말해 버려. 내가 뭘 참아야 하는 건지 알아야 나두 준비하구 각오하구 그럴 거 아냐.
정일-엄마가 널 반대하셨어.
승주-.....(보다가)왜냐구 꼭 물어야 해? 왜.
정일-어머니.... 혼자시라구.
승주-.....(보면서)
정일-사실은 제대하기 훨씬 전에 말씀드렸는데 우리 엄마 욕심이 많은 양반이거든.
승주-알았어.(탁자로 시선 내리면서)한 쪽 부모 없는 며느리감 시비 걸자면 시비꺼리 된다는 거 쯤은 나두 알어.
정일-미안하다.
승주-내가 미안한 거지 뭐. (보며)그렇지만 어떡하니. 울 아버진 벌써 백골이 진토 됐을텐데...(조금 차 오르는)
정일-미안해.
승주-상관없어. 홀어머니 시비 걸었던 게 틀렸다는 거 깨닫게 해드림 돼. 나 그거 할 수 있어.
정일-그래 너 할 수 있을 거야.. .
승주-그래서.
정일-...결혼하자. 하라셔.
승주-일주일 동안.... 싸운 거야?
정일-(쓴웃음)설득한 거지.
승주-(끄덕이며)나 미우시겠다. 아들이 말 안 들어서.
정일-그래 그러니까 니가 참아 줘.
승주-(끄덕이며) 우리 언니 그러는데 나 미련 곰탱이래. 너랑 같이만 살 수 있다면 미련 곰탱이루 참으께. 어떤 일두 참으께. (웃음이 피어나며)
정일-....(보며 쓴웃음)
승주-너 나한테 청혼한 거야아?
정일-그래. 하자 결혼.
승주-(보며 웃음기 없이 오히려 눈물이 날 듯한)그 소리 너무나 기다렸어.
S# 근처 주차장
@ 두 사람 서로 꼭 안듯이 하고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둘 다 아무 말 없이 땅만 보면서/그러나 승주는 결혼할 수 있다는 단순한 흥분/정일은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다소 상기된 기분/한번 쯤 동시에 서로를 보고 조금 마주 웃고 같은 걸음 템포로 정일의 ?B차 세워진 곳까지와서
정일-(문득 승주 마주 세워 잡고 눈 들여다보면서)어머니한테는 우리 엄마 반대하셨다는 거 /말씀드리지 말자.
승주-(끄덕인다/당연하지이)
정일-언짢은 일은 우리끼리만 아는 거야.
승주-알아.
정일-부탁해.
승주-응. 알아서 할게.
정일-....(잠시 보다가 볼 가볍게 꼬집어 주고 자동차 키 열고 승주 탈 자리 문 열어 타는 것 도와주고 운전대로)
S# 차안.
정일-(운전대로 오르면서)뭐 하구 지냈니.
승주-출근하구 퇴근하구 밥 먹구 자구.
정일-(키 꽂으면서)그거 말구.
승주-끄르륵 울 언니가 너 불능이라 결혼못하는 거 아냐더라.
정일-(시동걸며 돌아본다)뭐어?
승주-아직 안 잤다니까 글루 몰아 부치더라구.
정일-그럼 잘 걸 그랬구나.
승주-아냐 잤으면 울언니 몽둥이 들구 니네 집 쳐들어 가 휘둘렀을 거야.
정일-(조금 소리내어 웃는다)
승주-(돌아보며)근데 왜 전화두 못하니.
정일-안 받는댔잖어.
승주-그렇다구 안 해?
정일-전화했다 마음만 상할 거 같아서. 해결봐서 만나자 했지.
승주-오오, 니 마음만 안 상하면 다구나 그러니까. 나야 죽든살든.
정일-사실은 (승주 돌아보며 좀 웃으며)나두 너한테 디게 삐졌었어.
승주-? 왜애?
정일-그날 너 /날 아주 형편없는 눔으루 만들었었잖아. 그렇게 오래 봤는데 어떻게 근본적인 신뢰조차 없는 건가 맥 빠지더라.
승주-니가 그렇게 만든 거야. 무슨 생각을 하구 있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데 어떡해. 제발 이제부터는 호주머니 속에서 혼자 우물우물 돈 세지 말구 꺼내서 나 보는데서 세라 응? 집에다 결혼 얘기 꺼내놓구 있는 줄 알았으면 내가 괜히 히스테리 부리니?
정일-허락 안 떨어지구 있다는 거 미리 알아 좋을 거 뭐 있어..나 혼자 해결볼 일이지.
승주- ....(보다가 가볍게 정일 입에다 제 입술 도장 찍듯이 하고)그래 좋아 속 깊은 남자라 그거지?
정일-벨트 해.
승주-(벨트 빼면서)니네 어머니 /어머니 자신을 위해 대충 하시구 넘어가시면 좋겠다. (벨트 끼며 돌아보며)안 그럼 나중에 힘 없어지셨을 때 내가 너 모르게 막 구박할 거야.
정일-(쓰게 잠깐 웃고 출발한다)
승주-(냉큼 정일의 한팔 끼고 머리 어깨에 올리면서)보구 싶어 죽는 줄 알었어.
정일-야하게 굴지 말구 떨어져. 남 보기 흉해..
승주-(입 빗쭉하고 떨어지면서)도덕선생님.
S# 진숙의 한복집 안.
@ 요란스럽지 않고 아주 조촐한 한복집.. 패션 따라가는 한복이 아니라 정통 한복 집입니다.
연주-(명주 솜저고리 손누비 중인 것 손으로 보드랍게 쓸면서)진짜 근사하다아....기계 누비하구 영 느낌이 다르네에?
진숙-그러엄 다르지.
바느질 아줌마-다르기만? 우리 솜씨루는 만지지두 못해. 선생님이나 다루시는 거지..
연주-근데 엄마 이거 골 빠지구 눈 아퍼어. 이런 거 주문 받지 말어요.
진숙-글쎄 안 그래두 힘 들어서 그만 했으면 하는데 자꾸 들어오니 누구는 해주구 누구는 안해주구 그럴 수가 있어야지이.
아줌마-괜히 방배동 사모님 한 분 자진해서 해 드렸다 소문나서 겨우내 한 열 벌은 만드셨죠?
진숙-넘을 걸?
연주-어이구 참 엄마 왜 자진해서 신세를 볶우. 뭐하러 시작을 해 그런 걸.
진숙-아니 내가 좋아하는 사모님이라/인품이 너무 좋으시거든 그 사모님이....고맙게두 해 주시구/뭐 갚아 드릴 게 있어야지 그래서 (하는데)
승주E-(문소리와 함께)엄마.
@ 세 여자 동시에 보면서
진숙-(벌써 일어나며)아이구 우리 막내 왔네에? 집으루 들어간다 그랬다면서.
승주-(올라서면서)아주머니 안녕하세요?(여인 인사받고)언니 여기 와 있어?
연주-그래. 너한테 거절 당하구 엄마랑 저녁 먹을려구.(그랬다 왜)
승주-(펄썩 앉으며)왜 그래애 주부가? 형분 어떡하구 재우는 어떡하구 땡땡이야?
진숙-(승주 아래로 방석 밀어 넣어주려 하면서)이 서방 모임있대.
승주-오오 재우는 올케언니한테 떠다밀구?
진숙-잘 됐네...언니가 맛있는 거 산다는데 막내 먹을 복 있어 좋다. 그렇지?(연주에게)
승주-뭐 사줄 건데에?(연주에게)
연주-(좀 전부터 승주 주시하고 있다가 )너 너무 오바다..
승주-응?
연주-그렇게까지 오바할 필요 없어. 배우 연기두 오바하면 보는 사람 거북하잖어. 그냥 편안하게 적당히 해.
승주-그래?
연주-그래.
승주- 나 결혼해.
진숙/연주-?
아줌마-아이구 결혼해.?
승주-흐흣 네 아줌마.
연주-(오버랩의 기분)정일이 연락 왔디?
승주-어 주차시키는 중야.
진숙-(앉은 자세가 조금 더 낮아지는/푸욱 마음이 놓이는/작게)아이구우우우..(가슴으로 한 손이)
승주-웬 아이구우우우?
진숙-모르겠네 왜 이렇게 맥이 쭈욱 다 빠지는지.
승주-(옆으로 /무릎으로 다가들어 엄마 안으며)으흐흐흐흐 우리 엄마.
연주-결혼하재?..
승주-어 허락 받았대.
진숙-(한 손 올려 승주 머리 만져주면서 웃는 얼굴이지만 눈물이 날듯하다)......
승주-엄마 좋아?
진숙-좋기만? 신명 있는 사람 같으면 나가서 춤추겠어.
승주-으흐흐흐흐흐
아줌마-얼마나 걱정을 하셨는데 아 못 나가시면 입으루라두 추세요오. (만지고 있던 저고리 들고 춤추는 시늉하며)덩더쿵덩더쿵
모두-(아줌마 돌아보며 웃는데)
정일-(들어오며/큰 과일바구니 들고 )저 왔어요. 안녕하셨어요 어머니. 안녕하세요 아주머니.(아주머니 대답에)
진숙-(함께 대답하며 얼른 일어나려하는데)어엉 어서와 어서(하는데)
연주-(엄마 잡아 안히면서)애 오는데 왜 어른이 일어나우. 하지 마요.
정일-(올라서며)네 일어나지 마세요. 꼭 그러시드라구요. 무안하게. 누나 오랜만이네요.
연주-그래 (흘기면서)이 똥 싸 뭉개는 자식아.
진숙-아이구(질색하는)
연주-(상관없이 가볍게 쥐어박으며)사내녀석이 왜 그렇게 천근만근야 너. 그렇게 무거워서 승주 속터져 죽는 거 아닌가 걱정돼 야.
정일-잘못했어요 누나. 봐 주세요.
연주-(싸악 흘겨주고)
정일-제가 잘 할께요 누나.
연주-그래 어디 두고 보자.
정일-네 알았어요. 알았습니다.(하고 엄마 앞에 무릎 꿇고)걱정끼쳐 죄송합니다. 승주 /저 주십시오...데려가게 허락해 주세요 어머니.
연주-어이구 속 썩일 거 다 썩이구 격식은 또 차리네에?
승주-그러게에?
진숙-(딸들과 상관없이 아주 좋은 눈으로 정일 보면서 가만히 정일에게 한 손 내민다)
정일-?..(했다가 손 내밀면)
진숙-(두 손으로 잡고 눈 맞추고)고마워.
연주-승주-(동시에)엄마아.
연주-무슨 폐품 처리유 고맙게에?(에서)
S# 시내 유명 피자 가게 앞.
복희-(두어 걸음 먼저 나와 서서 있다가 남편이 나오자마자 남편 팔 거칠게 잡아끌어 가게 앞에 잠깐 세워둔 자동차 뒷자리로 밀어 넣으며 문열고 선 기사에게)잠깐 비켜 있어.(하고 남편 탄 문으로 밀고 들어간다)
S# 차안.
나사장-(아내에게 밀려 자리 내주며)왜 이래 아 왜 이래. 아 왜 이래 갑자기 또.
복희-(자동차 문은 정기사에 의해 닫기고)누구때맨데 누구 때맨데에! 누구때매 솜털두 안 벗어진 나이부터 밥장사 차리구 손 마를 날 없이 뼈꼴 빠지게 돈 벌었는데에 뭐가 어쩌구 어째? 밥장사나 삯바느질이나? 내가 지금두 밥장사 하냐? 지금두 밥장사야?(핸드백으로 갈기는데)
나사장-(백 확 잡으며)아 애 봐(기사)천지 분간을 못해 이 여자가. 집인줄 알어?.
복희-어이그 어이그으으으
나사장-그리구 지금은 뭐 밥장사 안해? 저건 (밖의 가게)밥장사 아니구 뭐야.
복희-그게 어디 밥이야.
나사장-피자 햄버거는 밥 아니야? 뭐가 됐든 사람 끼니 때우는 거면 그게 밥이지 딴 게 밥이야?
복희-그게 왜 내 장사야. 당신 재미 삼아 몇 개 하는 거지..
나사장-어찌됐거나 간에 과거에 당신두 변두리서 식탁 세 개 놓구 백반 집으루 시작한 사람이잖아. 지금 좀 살만하다구 개구리 올챙이 쩍 생각 못하구 너무 나대지 말란 말야 내 뜻은. 당신은 처음부터 개구리였던 거처럼 그러더라. 하늘이 내려다 보구 있는데 그러지 말어...직업에 귀천없다가 당신 노래였던 사람이 왜 이렇게 변했어 엉?
복희-내가 언제 귀천 있대? 경제 수준이 안 맞잖어어. 과거지사가 무슨 상관야. 오늘날 이만큼 사는데 /이만큼 살면 이만큼에 걸맞는 며느리감 원하는 게 당연한 거지 /아니 개구리가 왜 올챙이 수준 며느릴 봐야 하냐구. 피땀흘려 여기까지 만들어 놓구 그 욕심두 못부려?
나사장-장인 어른 일산 논밭으루 횡재한 게 얼마야. 더 욕심 부리지 말어. 그러다 죄 받어. 아 나 당신 죄받을까 겁나 진짜아.
복희-죄는 개코같이 , 아 나 삯바느질 집 과부하구 사둔하기 정말 징그럽구 싫어어어어! 싫어어어이 잉잉잉잉잉.
나사장-(얼른 자동차의 휴지 뽑아 준다)
복희-싫어이이이이잉. 패앵.(없는 코 풀고)나두 자존심이 있지 친구들한테 뭐라 그래이이이. 챙피해서 어떡해이이이이이.
나사장-(아내 안고 토닥이면서)적당히 둘러대 적당히. 교육자 집안이라거나 그럼 되지 뭘.
복희-(남편 밀어내며 다시 시작하는)글세 거짓말까지 하면서 며느릴 봐야 하냐구.
나사장-아 거짓말 도통 모르는 사람처럼 왜 이래애.
복희-(눈에 쌍심지)뭐야?
나사장-(두 손으로 얼굴 가리면서)아냐아냐. 헛소리야 헛소리.
복희-평생에 도움 안되는 사람.
나사장-(시동걸려 있던 차 문 열고 저만큼에 있는 기사 쪽으로)야 가자. (기사 움직이고)한참 밀리는 시간인데 이거 늦겠어. 아 좀 서두르자니까.
복희-아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구 일 볼 거 놔 두구 서둘러!(빽)
나사장-야 그래두 미리 들어가 옷 갈아입구 있다가 느긋하니 점잖게 맞아주는 게 우아하구 좋잖아. 어른답구 말야.
복희-(괜히 흘끈하고 그래도 기사에게)머리 써서 잘 가봐.
나사장-그래 허허 정 기사 미꾸라지 아니냐. 허허허허허 (하며 괜히 아내 손등에 한 손 터억 덮는다)
복희-(흘기며 탁 털어내고)
S# 가게 앞을 떠나는 자동차.
S# 자동차 안
복희-(핸드폰 들고)어디가 아픈데 또오...어디가 얼마나 아픈지 어디 바꿔봐 빨리.......이눔으 자식을 그냥 (전화 퍽 끊으며)어이구 썩어. 썩어 못살아 내가.
나사장-새애기 아프대 또?
복희-아프긴 어디가 아퍼. 지 서방 때매 꼬장 부리는 거지 또.
나사장-정균이가 뭐.
복희-아 또 사흘 째 새벽 세시래. 약 먹구 싸구 누웠대.
나사장-그 자식은 그 정신 못 차리구 쯔쯔쯔쯔. 그놈 그 밤 도깨비 버르장머리를 어떡하면 고치나 그래.
복희-아버지가 무슨 권위가 있어야 자식 버릇을 고치지...
나사장-(뻐언히 아내 보며)......
S# 집 정원( 이미 밤)
@ 집으로 올라가는 부부.올라가다가
복희-(느닷없이 멈추며)그놈으 골프는 왜 배워라배워라 해서는 애를 망쳐 놔 그러게.
나사장-(멈추고)아 건강 위해 운동하란 게 애 망친 거야?
복희-골프 친구들이 다 망종들이니까 그렇지. 골프 반나절에 술타령이 일박이일이니 어이구 쯔쯔쯔. 그거 좋달 칠푼이 여편네가 어딨어. 딱 누구 닮어서 그냥 어허허허허 무량태수에 사내 자식이 결심두 없구 목표두 없구 잘하는 거라구는 술푸는 거 뿐이니(올라가며) 어이구 남편 복 없는 년/ 자식 복 바랬을까마는 내 속을 누가 하늘이나 알지 누가 알어. 끄으응 누가 알어.
나사장-(따르며)신경 쓸 거 없어 다 젊어 한 때야. 힘 빠지면 술두 못 먹어.
복희-(다시 멈추고 돌아보며)술을 너머 먹어서 애두 못 만든대. 알지두 못하구선.
나사장-?....그 그 정도란 말야?
복희-(흘기고 걷는)
나사장-(따르며)아 그래서 애가 없는 거야?
복희-한달에 한번 하늘 보기두 힘든대.
나사장-저런 저런 나쁜 눔. 그럼 쓰나아. 남의 귀한 딸 데려다 놓구 그럼 안되지이.
S# 거실
복희-(들어오며)저녁 준비는
여자-네 다 됐어요 사모님. (복희 침실 쪽으로 움직이는데)저기 그런데 사모님 작은 사장 댁은 못 오실 거 같다네요. 아까 전화 왔는데
복희-알아. 아프다네.
여자-네에.
나사장-(들어오자 마자 전화통으로 가 다이얼 찍고 기다리다가)너 이눔아 전활 왜 이렇게 안 받아....자냐?....너너너너너 어디서 자구 있는 거야 지금. 집? 오늘 사무실 안나갔단 말야?.....이눔으 자식 할 일이 있건 없건 사무실이라구 뻐쳐놨으면 임마 명색이 사장이란 눔이, 아니아니 그게 본론이 아니구 너 몇시에 들어왔냐.....한시는 무슨 눔으 한시야 세시라는데! ...이 자식아 왜 그러구 살어 왜애. 새벽 세네시까지 무슨 헷짓으루 기운 빼구 다니면서(에서)
S# 정원.
정일-(승주 데리고 들어온다/승주 꽃 한 아름 안고 들어오면서 벌써 어리둥절하다)계단 조심해.
승주-엉..
@ 몇 걸음 더 올라가면서 두리번 거리다가
승주-(멈추고 정일 잡으며)진짜 니네 집 맞어?
정일-(돌아보며)엉 왜.
승주-...(보며)
정일-왜애.
승주-얘기 안했잖어.
정일-뭘.
승주-집 이렇게 크다는 거.
정일-그런 얘길 뭐하러 해.
승주-.....(보며)
정일-왜 그래애 들어가자.(잡아 끌며)
승주-(팔 빼며)나 그거 있지. 너 그 옛날 영화 안 봤니? 러브 스토리.
정일-아니 몰라.
승주-거기 쬐그만 빵가게 집 딸이 하버드 대학에 건물까지 기증한 어마어마한 부잣집 아들하구 사랑해서 처음 그 남자 집에 인사가는 장면 있거든? 나 지금 그 빵가게 딸 같아.
정일-(오버랩의 기분) 집만 쓸데없이 그래. 어마어마할 거 아무 거도 없고 알고 보면 벌 거두 아냐. 여기 집 짓구 온지 얼마 안돼.. 쭉 불광동 옛날 동네 살었었어..
승주-어쨌든 좀 사기 당한 거 같다.
정일-뭐어?
승주-이건 사기야.
정일-(조금 소리내어 웃으며 승주 어깨 안고 움직인다)
승주-기 죽네. 죽지 말어야지.
정일-흐흐흐흐흐
S# 거실
나사장-(아내는 없고 아직 전화 중)아뭏든 너 이 자식 꼼짝말구 있어. 꼼짝만 했다 봐라. 국물두 없을테니 알았어?(하는데)
정일-(앞서 들어오며)즈이들 왔습니다 아버지.
나사장-어어 그래그래(해놓고) 알었어? 그래 그럼 됐어.(끊으며)하하하하 니 엄마하구 나두 지금 한 오분됐나?늦는 줄 알구 아주 혼났다.하하. 올라와 올라오라구.
정일-올라와.
승주-(올라오고)
정일-(승주 양 어깨 가볍게 잡아 앞으로 내 놓듯이 하며)승주에요 .인사드려.
승주-(목례하며)안녕하십니까.
나사장-어 니가 김희선 아니아니 승주냐? 허허허허(괜한 너털웃음)가만 니 엄마 나오래야지 (괜히 변명하듯)지금 옷 갈아 입구 있을 거다. 내 데리구 나오께.(움직이다가)그그 그건 뭐하러 돈 쓰구 사갖구 오니. 아줌마 줘라. 아줌마.
여인-(주방에서 나오며)네에.
나사장-저 것 좀 받어요. 받으라구.
여인-네.
@ 꽃은 여인에게 넘어가고 아버지는 안방으로 서둘러
S# 침실
나사장-(들어오며)여보 왔는데?
복희-(한껏 모양낸 홈웨어 입고 화장대 앞에서 머리 손질하면서) 돌아가신 당신 어머니 살아오셨어? 뭐가 그렇게 반가워.
나사장-당신 알지?
복희-뭘.
나사장-정일이 눔 비위 뒤집지 말라 소리 몰라서 물어?
복희-....
나사장-어차피 받기루 했으면 기분 좋게 받어 기분 좋게
복희-어떻게 생겼어.
나사장-이뻐이뻐. 김희선은 아니지만 김희선 못지 않아.
복희-(화장대에서 거만하게 일어나며)젊은 애 치마만 둘렀으면 다 이쁜 개눈한테 내가 뭘 물어.
나사장-말을 해두 꼭 쯧
복희-(거만하게 앞서며)나와. 어디 한번 봅시다 어떤 물건인지.
S# 거실
@ 나오는 부부.
복희-(소파 쪽으로 움직이며)이리 와 앉어라. 애를 왜 장승처럼 세워놓니. 앉히지 않구.
정일-이리 와.(승주 데리고 움직이는)
복희-(먼저 앉고)
나사장-(이어서 앉으면서)오너라. 와. 와.
승주-(와서 공손하게 )인사드리겠습니다. 승주예요. 안녕하세요.
복희-.......(보는)
정일-....(좀 조마스러워 엄마 보고)
나사장-여보(조심스레)
복희-(오버랩의 기분으로)그래...얼굴은 초면이지만 전화루는 몇 번 통했지?
승주-네.(조금 웃어보이며)
복희-(부드럽게)우리 애 찾는 전화 몇 번 받은 걸로는 니가 어떤 앤지 알 수가 없구/어쨌든 니가 우리 집 작은 며느리로 들어올 모양인데 그러니까 뭐냐 이건 시험 보는 건 아니니까 그런 줄 알구 응?
승주-네에.
복희-아버지 언제 돌아가셨니.
승주-제가..여덟 살 때.....
복희-쯔쯔쯔쯔 오래 되셨구나.
승주-..네..
복희-돌아가시기 전에는 뭐하셨는데에?
승주-작은 사업을 하셨대요.
복희-무슨 사업?
승주-네 저
나사장-그거까지 알 거 있나.
복희-가만 계세요.
승주-건축 자재 사업이었다구 들었어요.
정일-어어 건재상?
승주-아니 저 건재상은 아니구 생산 공장 .
복희-(오버랩)그럼 아버지 돌아가시구 어머니가 곧장 바느질 하셨니?
승주-...네..
복희-다른 건 안하시구 쭈욱 바느질만?
승주-네..외할머니께서 바느질을 하셨었어요. 그래서
복희-간판 걸구?
승주-할머니는 간판 안 걸구 하셨었구 가게 내구 시작한 건 즈이 엄마가 하셨어요.
복희-잘 하시니?
승주-?(잠깐 무슨 뜻인가 했다가)아 네...그러신가봐요.
복희-뭐 패션 쇼 같은 거두 하더라만 한복두
승주-아니에요 즈이 엄마는 그런 건 안하세요. 그냥 점잖은 집안 단골분들이 많이 계셔서
복희-어디서 하니.
승주-반포에 승주 한복이라구..
복희-니 이름 땄냐?.
승주-네.
복희-점잖은 집안 어떤 집안들인데.
승주-?(잠깐 보고)저 그건
정일-얘가 그거까지 어떻게 알어요 엄마.
나사장-그리구 건 당신이 알어서 뭐해.
복희-형제는
승주-맨 위로 언니가 하나 있구 가운데 오빠구 저에요.
복희-결혼들은 했구?
승주-네...
복희-언니는 뭐하구 형부는 뭐하는데?
정일-엄마.
승주-(상관없이)언니는 고등학교 영어 선생이구 형부는 수학 가르쳐요.
복희-니 오빠가 검사라 그러는 거 같던데
승주-네..
복희-고시 패스는 단 번에 했니?
나사장-하 참 별 걸 다 묻네 별 걸 다 물어.
승주-네 재학 /졸업반 때 했어요.
나사장-호오오 재학 중에?
복희-결혼은
승주-재작년에 했어요.
복희-잘 들어 왔니?
승주-네..착한 언니에요.
복희-뭐하는 집 딸인데?
승주-?...그냥 평범한.. 학원 선생 하다가 몸이 약해서 지금 쉬구 있어요.
복희-....(학원선생?)
나사장-다했지? 다했으면 밥 먹자 배고파 밥 먹자구.(에서)
S# 주방 식당
@ 식사가 시작된 네 사람.
@ 한동안 누구도 말이 없다.
복희-......
승주-.....
정일-.....
나사장-(쩝쩝거리며 좀 시끄럽게 먹는)
복희-(문득 남편이 내는 소리가 거슬려서 옆 눈으로 보며)소리 좀 내지 말어요.
나사장-?(의식 못하고 있다가)허허 그랬어? 소리 냈어?
복희-우리끼리만 있는 거두 아닌데 흉잡히겠어요 점잖지 못하게.
나사장-알았어 조심하께. 흐흐흐흐 미안하다. 미안한데?
승주-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정일-이제 식구니까 편해두 돼요 아버지. 별로 거슬리지 않아요.
복희-일찍 과부돼 삼남매 키워내구 공부시키느라 어머니가 고생이 많으셨겠다.
승주-?..네에..
복희-그래두 용케 대학공부까지 시키셨네...뭐 다른 부업을 했던지 아니면 아버지가 남겨 논 게 좀 있었던지 그렇겠지?
승주-아니에요. 남겨 노신 거 오히려 빚 밖에 없었대요. 아버지 돌아 가시구 집두 팔구 방 두 개 짜리 셋집으루 갔었어요.
복희-?...지금두 셋집이니?
승주-아뇨.. 지금은 아니에요.
복희-단독이니 아파트니.
승주-아파트에요.
복희-몇 평짜리?
나사장-핫 참 거 별 걸 다 묻는다 엉?
승주-삼십 팔 평이에요.
복희-....
나사장-왜 은행에 잡힌 건 없나 그건 안 궁금해?
복희-잡힌 건 없니?
승주-?(했다가 웃으면서)저는 없는 줄 아는데요...(에서)
S# 거실
@ 가정부 차와 과일 내는데 승주 거들고 있다...가정부 아웃되고 자리 잡고 앉는데 정아 들어오면서
정아-다녀왔습니다아. 어 벌써 저녁 끝났구나. 에에이 혼자 먹어야겠네 아줌마 나 저녁 먹어야 해요!
여자E-네에..
정아-(소파 쪽으로 오며)시간 맞출려구 했는데 너어무 막혔어 엄마 인사 안 시켜 오빠?
정일-니가 먼저 해.
정아-(엉커주춤 일어나 있는 승주보고)어어 생각보다 괜찮네에? 정아에요. 오빠 바로 아래.
승주-안녕하세요.
정아-엄마가 지기는 했지만 글쎄에?
복희-쓸데없이 나불거리지 말구 니 볼일 봐.
정아-깨르륵, 경락 좀 받지 왜애. 엄마 얼굴 (두 손으로 제 얼굴 양 뺨 아래로 쭉 늘이면서)이래. 영 말 아냐.
복희- (눈 부릅 떠 보이고)
정아-(갤갤거리며 이층으로)
나사장-(기웃이 아래서 위로 아내 얼굴 살피는)
복희-(탁 남편 돌아보면)
나사장-(얼른 자세 바꾸며)신경 쓰지마 이뻐이뻐.
복희-결혼 준비에는 특별히 신경 안 써두 될 정도는 돼 있니?
승주-(보는)...
복희-느이 오빠가 재작년에 혼인했다니까 여력이 어떨까 느이 집 걱정 돼 하는 말이니까 오해할 건 없구.
승주-아마....엄마가 제 몫으루 따루 좀 만들어 두신 걸루 알아요...저두 보태구 그럼 호화롭게는 못해두 상식선은 지킬 수 있을 걸루 생각합니다.
복희-그래 상식선이라는 게 있지. 나두 그렇게 허황한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그 상식이라는 거두 집안마다 경제력 따라 다 틀리니까 말이다.
정일-(부드럽게)엄마 그건 우리 둘이 의논해서 알아서 할테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복희-집은 어떡할래?
정일-(조금 웃으며)그걸 왜 승주한테 물러요. 집은 제가 할 일인데.
나사장-아 왜 그래 쟤 몫으루 잡아둔 아파트 있잖어. 거기루 들여보내면 되지 웬 집 걱정이야.
복희-곧 유학갈 놈한테 그 거 내줘요?
정일-말씀드렸잖아요 유학 안가요.
복희-유학 안가구 뭐해 그럼.
정일-친구들하구 프로그람 개발 사업한다 그랬잖어요.
복희-유학 가 박사 따 갖구 와 교수하란 말야 이 녀석아.
정일-박사 실업자가 얼마나 많은데 엄마 물정 좀 아세요.
복희-너야말루 물정 좀 알구 살어. 왜 실업자야 교수 만드는 건 내가 할 테니까 넌 박사만 돼 갖구 와.
정일-엄마 (어디까지나 부드럽게)저 박사 절대루 안해요. 욕심 버리세요.
복희-나 위해서 박사 하라니?
정일-저는 싫다는데 자꾸 하라면 그건 엄마 위해서지 저 위해서가 아니에요. .
복희-(쏘아보는)
나사장-아 싫대잖아아아
복희-시끄러워요!(빽) 당신 누구 편야아!!
승주-?(승주는 느닷없는 고함에 놀라고/옆의 정일은 낭패스럽고 부끄럽고/에서)
S# 승주의 아파트 출입구 앞으로 들어와 멎는 정일의 지프.
S# 차안.
@ 둘다 그냥 앞 보면서.....
정일-느이 집하구 다르다는 거 이제 알겠지?
승주-(돌아보며)....
정일-부끄러워.
승주-뭐가......뭐 그럴 정도까지야...그럴 거 없어....조금씩은 다 다르잖어.
정일-(시선 내리며)...(뿌우우우)
승주-아버지가 좋으시더라 뭐. (웃으며)엄마는 쎄시구.
정일-....
승주-근데....혼수 말야....우리 집 형편 너는 알잖아.
정일-(돌아보며)할 수 있는 만큼만 해...크게 무리할 건 없구..
승주-적게 무리는 하구?
정일-아무래두 어느 정도는 초과가 되지 않겠니?
승주-나는 그것두 안하구 싶거든. 다 우리 엄마 짐이란 말야..
정일-(끄덕이며)알어.(하는데)
E- 빵빵 클랙슨 소리/뒤에서 빠져 달라는 다른 차 경적
@ 두 사람 동시에 돌아보고
승주-(벨트 풀면서)가 나 들어갈게.
정일-응
승주-(내리려는데)
정일-(잡으면서)승주야.
승주-(돌아본다)
정일-나 너 진짜 좋아해.
승주-응 좋아해 줘서 고마워. 나두 좋아해. 가 응?
정일-그래.
S# 차 밖.
승주-(내리고/손 흔들어주고 )
@ 빠지는 자동차....
승주-....(착잡하게 보고 섰다가 조금 무거운 발길로 돌아선다)
S# 승강기 안
승주-(조금 기대듯 서서 숫자판 보면서)......
S# 승주네 거실
진숙-(들어오는 승주 맞으면서)시간은 맞췄어? 잘 하구 왔어?
승주-잘하구 못하구가 어딨어 머.
수경-(같이 나와섰다가 오버랩의 기분)어떠세요? 아가씨 맘에 들어하세요?
승주-그럼요. 나 맘에 안들어 하는 어른 없어요.(좀 어리광부리듯)
수경-에이 아가씨는
진숙-(수경과 동시에)그럼 요새 우리 승주만큼 참한 색시가 어딨는데.(손잡아 중앙으로 움직이며)
승주-오빠는?
수경-모임있대요 늦는대요.(하며 먼저 풀썩 앉다가 어지러워)으으으으으
진숙-에이그으.(승주가 벗어내는 상의 받다가 돌아보고)
승주-근데 엄마...(하며 스타킹 벗는).......
진숙-...(선채 기다리다) 뭔데....왜 시작하다 말어.
승주-(스타킹 벗으며)나 상대 잘못 골랐어.
진숙-건 또 무슨 소리야.
승주-(벗은 스타킹 아무렇게나 든채 푹 앉으며 뿌우우)걔네 집 너무 잘 사는 거 있지.
수경-부자에요?
승주-(엄마 보며)집이 엄청 좋드라.(뿌우)기 좀 죽었어.
진숙-저런 즈쯔..얼마나 좋은데 기까지 죽었어 그래.
수경-시집이 부자면 좋지 뭘 그래요 아가씨.
승주-엄마 나 혼수 예산 얼마나 돼?
진숙-혼수 어떡할 거냐 그러셔?
승주-아니이 그런 얘긴 없었는데 그냥 나 혼자 걱정이 돼서.
진숙-걱정 마. 오빠 때 별루 안 써서 괜찮아. 하자구 들면 한두 끝두 없는 게 혼수라지만 암튼 빠지는 거 없이 할 거 다 할 거야. 마지막인데 젖먹은 기운까지 다 끄내서 내 한 껏 해보내 줄테니까 (웃으며)
승주-얼마갖구 쓸 건데?
진숙-글세 내가 해. 알 거 없어..그래 시부모 되실 분들은 어떠시대...너 좋아라 하셔? 따듯하셔?
승주-그러엄...좋아하시더라구. 따듯하셨어.
진숙-그럼 됐어. ..따듯한 집안으루 시집가는 게 제일 큰 복이야.
승주-근데 얼마 만들어 놨수?
진숙-꼭 얘기해야 해?
수경-저때매 그러세요 어머니? 저 상관없으니까 말씀하세요오. 깔깔 어머니 감출려구 하시니까 더 궁금하네. 얼마에요 어머니?
진숙-숭주 적금 타 맡긴 거까지 육천 쯤 돼.
수경-히이익/ 그렇게나요?(승주도 좀 놀라고)그거면 뒤집어 쓰구두 남겠다. 아가씨 안심 푸욱 해두 되네요 네?
승주-웬 돈이 그렇게 많어?
진숙-그 정도는 있어.
승주-살았다...그거면 별루 후지지 않게 어지간히는 될 거야 그치 엄마?
수경-후지다니요오 아파트가 한 챈데에...
승주-진짜 작은 아파트 한 채네에? 엄마 능력있어어어?(하며 엄마 껴안는다)
진숙-....(마주 안고 토닥이면서)그렇지두 않어. 승주가 보탠 게 이천이나 되잖아...으흐흐흐흐흐..(에서) F.O
S# 어느 호텔 전경.
S# 호텔 중식당
@ 큰 원탁에 가족들 다같이 선채 인사가 진행중이다.
정일-형님하구 형수님이세요.
정균-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하하.(혜수는 그저 미소로 목례만)
승주 가족-(다같이 목례하고)
승주-언니하구 형부세요.
상훈과 연주-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한마디씩)
정일 가족-(인사 받고).
정일-그 다음에 여동생입니다.아직 학생이에요.
정아-안녕하세요.
승주가족-(적당히 답례하고)
승주-오빠 내외에요.
형주-박형주라구 합니다. 안녕하십니까(수경은 같이 인사)
복희-(가족과 함께 답례하고 나서)검사시라구요.
형주-흠흠 네에.
나사장-자 이제 다 끝났으니 앉지 여보 앉으시지요. 앉읍시다 앉아요.
복희-(앉으면서)우리 장남 결혼 때는 아주 아름답고 훌륭한 약혼식을 했었는데 애들이 생략하재서 생략은 합니다만 뭔지 모르게 서우운하군요.
진숙-네에 그러시죠..
나사장-약혼식보다 결혼식이 급한 모양입니다 허허허허
상훈-약혼식 그거 두 사람 경우에는 (연주 제 남편이 무슨 소리하려나 해서 보고)중매두 아니구 오년이나 연앨한 사이에 약혼 경비 따로 또 써가면서 낭비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연주-(작게)꼭 그렇게만 생각할 건 아니에요. 일생에 한번인데 약혼식두 의미 있지 뭐.
복희-그렇구 말구요.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빼먹는 거 보다야 좋죠. 우리 착한 정일이가 쟤가 속이 깊은 애랍니다. 약혼식으루 처가될 집안에
형주-?(해서 보는 위에)
복희-E-부담주지 말자구 해서 제가 양보를 했지요.
연주-(복희 쪽 보는 위에)
복희-E-장가두 가기 전부터 처가 생각을 끔찍히 하네요..
진숙-네에..고맙네 나서방..
나사장-어찌됐거나 간에 인연이 있어서 이렇게 양가가 혼인을 맺게 됐는데 고이 기른 따님 보내주셔 감사합니다.
진숙-학교 졸업하구 곧장 직장 생활루 뛰어들어 할 줄 아는 거두 별반 없구 부족한 거 투성입니다. 모쪼록 너그러이 이쁘게 봐 주시기 부탁 드립니다.
복희-하긴 요새 애들 신부수업 따루 받은 집 딸 아니면 뭐 아는 게 있나요. 천방지축이지요.
연주-신부수업 따루 안 받었어두 예의범절이나 그런 건 별로 빠지지 않을 거에요. 워낙 모범생이거든요. 집안 일이야 금방 다 하게 되구요.
진숙-그래두 어른 눈에 안 차는 구석 많을 거야..잘 가르쳐 주세요. 부끄럽습니다만 저는 제대루 가르칠 짬이 없었습니다.
복희-네에 이해하죠오. 여자 혼자 몸으루 삼남매 최고학부까지 시키느라면 돈 고생 마음 고생이 얼마나 막심하셨겠어요.
진숙-그렇지는 않습니다. 모두 다 착하구 어질어서...그리구 공부들두 다 각각 장학금두 받구 아르바이트두 하구 큰 힘은 안들게 했어요.
나사장-호오 머리가 좋은 집안이구먼요.
웨이터-(와서 정중하게 복희에게)사모님 주문...
복희-(거만하게)아 우리 먹는 코스 있죠 왜.
웨이터-네.
복희E-( 복희 보는 형주부부 위에)그걸루 해요.
웨이터E-알겠습니다. 술은 어떤 걸루
복희E-(복희 보는 연주부부 위에)저번에 이 양반 먹다 남긴 거 있죠? 그거 내 오구 같은 걸루 한병 더 내요.
복희-술자리는 아니니까 건배만 하면 돼요. 알았죠?
웨이터-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복희-(좀 오버해서)아가. 새애기는 와인 마실래?
혜수-(느닷없어서 펀듯)아아니에요 어머니 생각없어요.
복희-생각 없다네. 주문 끝났어요 미스터 김?
웨이터-네 사모님.
복희-잠깐.
웨이터-네
복희-그런데 여기 공기가 왜 이리 탁해요. 혹시 기계 고장 아니에요?
웨이터-그럴 리가 없는데요 사모님.
복희E-(조마조마한 정일 위에)-그런 소리 말구 한번 알아봐요. 아우 답답해.
복희-(제 가슴 치면서)왜 이리 답답하지?
나사장-당신 너무 꽉끼는 옷 입어 그런 거 아냐?
복희-(힐난의 눈으로)내 몸에 끼는 옷이 어딨어요.
정아-엄마 그 옷 너무 꽉 맞어요. 쫌 늘구든지.
복희-늘굴 정도는 아냐.(에서)
S# 호텔 앞.(밤)
@ 다 같이 나오는 양가 가족들.
이내 대어지는 복희네 자동차 두 대.
나사장-아따 그녀석들 빠르기는..
정균-저기 차편이 어떻게 되시죠?
상훈-아 걱정 마세요. 우리두 차 있습니다. 갖구 왔어요.
정균-아아 네 아니면 제 차 쓰셔두
형주-(오버랩)아닙니다. 먼저 뜨시죠. (하고 엄마에게)어머니 먼저 가시도록 하세요.
진숙-어 그러엄. 먼저 가세요.
나사장-아니 차 부르세요. 즈이 먼저 어떻게.같이 출발하도록
복희-교통 방해니까 우리 먼저 움직여요. 자 그럼..
진숙-네 안녕히 가세요.
복희-(냉큼 자동차로 오르며)얼른 타요. 느이두 얼른 타(큰 아들 내외)
나사장-(자동차로 타려 하면서)얘 느이들은
정일-저 승주 데려다 주구 들어갈게 들어가세요 아버지.
나사장-어 그래 그래라. 자 그럼 먼저 갑니다.(목례하며)
가족들-(답례하고)
@ 떠나는 두 대의 자동차...
상훈-잠간 계세요 장모님 제가 차 갖구 오께요
정일-아니 키 주세요 제가 갖구 올께요(하는데)
진숙-(오버랩)아냐아냐...우리가 같이 가지(형주에게 웃어 보이며)나두 답답하네 바람 좀 쐬구 싶어.우리가 가서 타자구.
형주-아 그럼 그러죠. . 가세요.(엄마 팔 잡고 움직이며)우린 우리대루 움직인다.
승주-(개운치 않은 얼굴로 가족들 보며 )어 그래 오빠...
정일-(가족들 주차장으로 움직이는 것 보다가)......커피 마실까?
승주-(가족들 뒷모습 보며)아니...
S# 승주의 거실
진숙-(녹차 따르고 있다)...(따르는 동안 모두 침묵)
연주-(문득)엄마 기분 별루지.
진숙-...왜애..
연주-내 기분이 별루니까...
진숙-나는 뭐....괜찮은데?
연주-거짓말...형주야 너 어때.
형주-재미없어.
연주-그렇지?
수경-좀..웃겨요. 그쵸 어머니.
진숙-뭐 소탈하구 좋기만 하던데.
연주-.... 유치하기두 하구 상스럽기두 하구,,,..
진숙-연주 마음에 드는 사람이 어딨어.
상훈-저두 마음이 안 드는데요 장모님.
진숙-그러지들 마. 승주 신경 써. (하는데 승주 들어온다)
진숙-어 금방 들어오네?
승주-.....(대꾸없이 차 마시는 자리로)
수경-(얼른 일어나 찻잔 가지러 움직이고)
상훈-곧장 따라 왔어?
승주-네....미안해...모두 다한테..
상훈-? 왜 뭐가?
승주-모두 다 기분 그렇잖아요.
상훈-아냐아 우리 그런 거 없어. 어머니두 사람들 소탈하구 좋다 그러시는데?
승주-처음부터 정일이가 걱정했었어. 우리 집하구는 분위기가 다르다구.
수경-(승주 찻잔 쟁반에 들고 나와 낸다)
진숙-(차 따러주고)
상훈-(승주에 연결)집집마다 다 다르지 처제 신경쓸 거 없어 그게 뭐 어떻다구 그래.
연주-모두 바보만 모였수? 그래 니 시어머니 될 양반 좀 밥맛이더라. 뭐 그렇게 잘난 척이니. 잘난 거 하나두 없겠드구만.
승주-정일이두 마음에 안 들어 해.
진숙-원래 혼사에는 아들 가진 엄마가 으스대게 돼 있어. 별 일두 아닌 거 갖구 괜히 이러니 저러니 뒷말할 거 없어. 시어머니 재목은 좀 으스대구 시아버지 될 양반하구 시숙감은 편안하구 좋던데 뭘.
연주-난 유치한 사람은 못 참거든.
상훈-사람 다 유치한 데 있어 당신은 없는 줄 알어?
승주-오빠는 왜 암말 안해?
형주-들어가 살어야 하니?
승주-아니 아닐 걸? 형두 따루 사는데 뭐.
형주-그럼 됐어..(하고 일어서며)뭐 볼게 좀 있어요 먼저 일어날께요 매형.
상훈-어 그래 들어가.
형주-누나 잘가요.
연주-엉.(형주 아웃되고)킥킥 쟤가 영 김 새나부네. 시커먼 외제차 두 대 날씬하게 와서 대지는데 나두 김 팍 새더라.
상훈-이런 속물하구는.
상훈E-(조용히 차 마시는 승주 위에)유치한 거 싫다는 사람이 이 유치한 거 좀 보라지.
연주E-유치한 게 아니라 솔직한 거야.
상훈E-나는 돈 냄새 쿠려서 코를 못 들겠더라. 수출하는 국산 차 늘비하게 두구 외제 차는 왜 타.
F.O
S# 복희 집 전경.(낮)
S# 거실
승주-(우두커니 서서 기다리고 있다)....
여자-(찻 쟁반 들고 나오면서)아유 왜 앉지 그러구 있어요. 사모님 나오실려면 좀 걸릴 텐데 다리 아프게. 앉어요 에?
승주-괜찮습니다.
여자-(찻잔 내 놓으며)참 요새 젊은 사람 같지 않네에. (하는데)
복희-(나오면서 오버랩)아줌마 웬 말이 그렇게 많어. 아는 척 하지 말구 어른 들어가.
여자-.....(아웃되고)
복희-(인사하는 승주에게)그래 앉어라. (승주 움직이는데 먼저 안으면서)직장생활하는 애라 시간이 자유스럽질 않아서 꽤 불편하구나. 정일이는 즈 아버지 모시러 골프장 갔다. 내가 오늘 차 쓸 일이 있어서 차 안 갖구 가셨거든.
승주-네..
복희-알구 있니?
승주-..네..
복희-예식 날짜 이제 불과 한달 밖에 안 남았는데 어떻게 준비는 잘 돼 가니?
승주-안 그래두 부르셨다구 하니까 엄마가... 저기 어머님 아버님 한복/한번 가게루 나와 주십사구 말씀드리
복희-(오버랩)아 한복/우리는 우리 단골 집에서 맞출테니까 따로 신경쓸 거 없다.
승주-?.
복희-니 엄마 솜씨 못미더워서가 아니라 내가 옷에 좀 까다로와서 아무 집에서나 안 입거든.그러니까 오해없도록 잘 얘기하고 우리 껀 우리 맞춤 집에서 맞춰다우..
승주-...네에.
복희-내가 알어서 하구 청구서 보낼테니까 입금만시키면 돼. 느이 껀 알어서 하구...
승주-알겠습니다.
복희-그리구 마고자하구 조끼 단추 촌스럽게 누우런 금단추로 하는 거 아닌 거 알지?
승주-?...(보는)
복희-산호는 무거우니까 정일이는 금파루 하구 느이 시아버지 껀 큰애가 비취루 해 왔으니까 너는 밀화정도루 하렴. 요즘 값이 많이 내렸다드라. 물건두 물건 나름이니까 너무 시원찮은 걸루는 하지 말구 알두 보기 좋을만한 사이즈는 돼야 해. 한복 만지는 느이 엄마두 알 거야..
승주-...네..
복희-그런데 얘 내가 고민이 많다.
승주-?
복희-느 엄마 삯바느질루 삼남매 대학 졸업까지 시킨 느이 집에 무슨 여력이 그리 있겠냐만 그건 느이 사정이구 실은 우리 큰 애, 그러니까 니 윗동서가 말이다/ 혼수를 정말 잘 해 왔거든. 워낙 있는 집이라 제대루 해 보냈어.
승주-....(보며)
복희-형제끼리 너무 기울어두 그게 좋을 게 없구 또 니 혼수가 너무 부실하면 시집 와서 너두 큰애한테 깔 보이지 않겠니?
승주-(시선 내리며)....
복희-어 거 와이셔츠 카프스 보턴 말이다 큰애는 요일별루 일곱 세트 해 왔더라.
승주-?
복희-그것두 다 이름 붙은 보석 알루.
승주-즈이 집은 그렇게는 못해요 어머니.
복희-그렇게 해 오라는 게 아니구 그렇다는 거 알어 두라 소리야.
승주-네.
복희-예물 시계는 니꺼랑 정일이 꺼 내가 봐둔 게 있다. 그리구 내 코트랑 쇼올, 핸드백 (옆의 전화 옆에 두었던 종이 집어 펴 보면서)내가 상품 남버랑 상점 이름 다 챙겨놨으니까 준비하구 /어 그리구 아파트에 들일 가구 살 가구점 전화번호두 적어놨으니까 가서 우리 집에 들어갈 혼수품이라구 하면 제대루 추천해 줄 거야. 나온 김에 한 바퀴 돌아서 예산하구 맞추도록 하렴. 냉장고니 세탁기니 그런 자질구레한 전자 제품은 따로 뽑아 줄테니까 그건 나중에 하구. 에따.(종이 내민다)
승주-(받으면서)저기 아파트는...몇 평 짜리
복희-아 그게 마흔 다섯평이지 아마?
승주-?
복희-유학 보낼 생각으루 주욱 세놨었는데 마침 지난달에 비어서 지금 수리하는 중이야. 한 이 주일이면 수리 끝나니까 니가 운이 좋다.
승주-너무 큰데요 어머니. 한 스무 평만 돼두
복희-아이구 얘 그러지 마라. 그거 정일이 몫으루 사 둔 거야. 없으면이야 모르지만 두구 웬 궁상야 스무 평이라니.
승주-처음부터 너무 큰 집 보다는
복희-(오버랩)지가 벌어 자수성가할 눔 아니구 어차피 부모 덕에 호강하는 눔야. 너는 남자하나 잘 잡아 운수대통이다.
승주-......(시선 내리면서)
S# 어느 백화점으로 들어오고 있는 승주.(갤러리아)
S# 백화점 안.
승주-(들어와 두리번거리면서 상점 찾아 들어간다)
S# 까르띠에.
승주-(들어오자)
점원-어서 오세요.
승주-저기..(주머니에서 종이 꺼내 손가락으로 가르치며)이 시계가 얼마나 하죠?
점원-(기웃이 보고)아 천 이백인데요.
승주-?.....네에?(에서)
S# 같은 백화점 밍크 가게.
점원-사천 칠백 오십이에요.(움직이려하며)정말 좋은 밍크에요 보여 드릴께요.
승주-(얼이 반은 빠졌다)아니아니 아니에요. 됐어요 됐습니다(하고 황망히 나간다)
S#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오고 있는 승주
승주-(너무 기가 막혀 허 콧방귀가 소리나게 나오고 앞의 사람 힐끗 돌아보는데도 의식없이 또 한번)허!..허허!
S# 외제 가구점
승주-(침대 보고)얼마죠?
사장-(육십대 멋쟁이 여사장)-그거 천 삼백이죠 아마. 얘 맞지?
여점원-네에(저 쪽에서 이쪽보고 있다가)
승주-네에 저거는요.(옷장)
사장-안목이 참 좋으시다아. 천 백까지는 주셔야 해요.
승주-싸네요.
사장-뭐 볼줄 아셔.싸지요. 이건 대 물리는 가군데 국산 가구에 어디 대나요. 정말 좋은 물건이에요 신부님.
승주- 저 거 장식장인가요? 저건 얼마에요?
사장-팔백 오십인데요.
승주-싸네에에
사장-나회장님 댁이시라 특별히 싸게 드리는 거에요.
승주-네에에에
사장-며칠 전에 사모님께서 대충 찍어 놓구 가시면서 오시면 보여 드리라구 하셨는데 침대는 지금 보신 저거구 나머지는 이층에 있어요. 올라가 보시죠. 이리 오세요.
승주-(그냥 선 채)찍어 놓구 가신 게 얼마치나 되는데요?
사장-얘 얼마 나왔니.
점원-(아무렇지도 않게)일억 칠백인데 칠백은 털기루 했어요.
승주-(기막혀서 입 조금 벌어지며 멍하니 사장보는)....
사장-신부가 참 이쁘네에...아니 친정 어머니랑 같이 나오지 왜 혼자 나오셨수우?(에서)
S# 근처 커피 숍
승주-(혼자 커피 잔 들고 멍하니).......(멍하니 있다 한 모금 마시고 (커피잔 내리며 또 멍하니)......
E-핸드폰 벨....(핸드백 안에서 울리는데 제 생각에 빠져서 마냥 벨이 울려도 모른다)
@ 벨 소리샘으로 넘어가기 한두 번 전에
종업원-(와서)저기 전화 왔는데요.
승주-?....아아.(하고 전화기 꺼내서 연다)네에..
정일F-뭐 바쁜 중이니? 샤워하는 줄 알었어. 뭐해?
승주-뭐 그냥. 너는?
S# 골프장 주차장
정일-(자동차 유리 걸레로 닦으면서)아버지 기다려. 근데 좀 늦을 거 같다. 운동 끝나시구 신갈 친구 분 댁에 가셔서 식사하신대...그럼 늦어지시거든.
승주F-그래 알었어.
정일-열시 넘으면 전화 안한다. 너 자야잖어.
S# 까페.
승주-엉 하지 마.
정일-F-내일 보자.
승주-엉.(전화 끊으면서 생각하다가 벌떡 일어난다)
S# 복희의 거실
여자-(앞서 나오면서)지압 끝나구 한참 달게 주무시는 거 깨워서 기분이 안 좋으실 거에요.
승주-죄송합니다......(여자 아웃 되고 꽤 기다리는 시간)
복희-(잠옷 위에 가운 걸치며 나온다 약간 짜증나서)왜 무슨 할 얘기가 있어서 자는 사람 일어나 나오게 만드니이?(앉으며 하품)아으아으으으으으, 되다. 와 앉으렴.(하고 아줌마아 매실차 좀 만들어 와.
여자E- 네에.
승주-(그동안 앉고)
복희-그래 할 얘기가 뭔데 응?
승주-저....어머님이 적어주신 거 들구 가구점까지 한 바퀴 돌았어요.
복희-그래? 동작이 빠르구나 너.
승주-저 /혼수 그렇게는 못합니다. 즈이 집 능력 밖이에요.
복희-.....(보며)
승주-꼭 그렇게 해 오라는 말씀이신가요?
복희-....(보며)
승주-그러세요?
복희-너 나한테 뭐 따지러 왔니?
승주-그런 게 아니라
복희-아주 돼먹지 못했구나 이제보니. 내가 언제 꼭 그렇게 해갖구 오랬니. 혼수안해갖구 시집 올 수는 없을 거구 어차피 하게 돼 있는 혼수/이것저것 쓰레기나 다름없는 물건에 아까운 돈 쓰지 말구/하나를 해두 똘똘한 거 하라구 /적어두 우리 집 기준은 니가 알어야 할 거 같어서 일껀 신경 써 일러준 건데 /지금 시어미 한테 고개 빳빳이 들구 너 이게 무슨 개수작야.!
승주-?....(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히고)
복희-능력이 없으면 겸손하기나 하든지 능력없는 게 무슨 자랑할 일야? 능력없다는 건 무능하다는 건데 무능한 건 수치지 자랑 꺼리가 아니에요.
승주-제 태도가 거슬리셨다면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복희-그러엄 잘못했지.
승주-죄송합니다.
복희-어이구우우 무서워. 정일이 한테 행여 헛소리 마라.니가 우리 모자지간 갈라놀까 겁난다 으응?.
승주-그럼 어머니 꼭 그렇게 안해두 된다는 말씀이시죠?
복희- 도대체 니 집에선 예산을 얼마 잡구 있다든.
승주-육천만원 정도라구 하셨습니다.
복희-(같잖다) 아니 고걸 갖구 딸 시집보낼 심산이라니? 니 엄마두 보통 배짱이 아니구나.
승주-......(그저 보는)
복희-하기야(여자가 내온 매실 컵 휙 잡으면서)왜 이렇게 굼뗘 명 짧은 사람 숨넘어가겠어.(벌컥벌컥 마시고 탁 놓으며)하기야 천만원 갖구두 보낼려면 보내지. 냉수 한 사발 떠 놓구 하면 한푼 안 들구어두 되구.
승주-어머님 밍크 코트하구 숄 못해 드려요.
복희-허/육천으루 코트 하구 숄값이나 자랄른지 모르겠다.
승주-예물 시계는 백만원 이내루 하겠습니다. 가구는 실용적인 국산 가구로 들이구 전자제품두 국산 하겠어요.
복희-얘 니 동서 친정에서는 예단비를 큰 거 한 장 보냈다. 큰 거 한 장이 얼만지는 알지? 억이야 억.
승주-........(보며)
복희-육천 너 너무하지 않니? 우리 죽으면 물려받을 재산이 얼만데 그런 자리에 시집을 보내면 나같으면 집을 잽혀서라두 할만큼 해 보내겠다.
승주-(시선 내리는).....
복희-아 너 은행에서 융자두 될 거 아냐. 니 언니 오빠두 좀 거들구 그럼 적어두 한 장 반은 만들겠다.
승주-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아요..
복희-야 육천짜리 혼수를 챙피스럽게 어따 뻐쳐놓니.!
승주-(보는)....
복희-나 아는 집 아들은 장가들자 마자 장인이 삼십억 짜리 땅 등기 이전 해 줬다더라 원 그런 집두 있는데 뭐 백만원 이하 예물 시계에 뭐가 어째?
승주-(안 보며)맞춰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럼 저 이만(하고 일어서는데) 가 보겠어요.
복희-혼사치르면서 무리 안하는 집이 어딨어. 오죽하면 기둥뿌리 뽑는다구 할까. (일어나며 반은 혼잣소리처럼)자격이 없으면 널름거리지나 말든지.(하며 침실 쪽으로)
승주-(멍하니 보며)
복희-(문득 돌아보며)정일이한테 쏘삭질 하지 마 괜히. 그럼 평생 웬술줄 알어.내가 너 받구 싶어 받는 줄 아니?어디서 통통하게 하네 못하네야.(하고 핑 들어가 버린다)
승주-(어금니 깍 물고 참는데 눈물 툭툭툭툭)........
S# 복희네 집 커다란 대문을 초라한 심정으로 나오고 있는 승주.
S# 동네 길을 타박타박 걸어 내려오고 있는 승주.......
S# 아래 큰 길 버스 정류장에 서서 버스 기다리고 있는 멍청한 승주...
S# 버스 안의 승주...
S#아파트 근처 까페.
승주-(골똘하게 앉아 있다/찻잔은 손도 안 댄 채)
정일E-그 동안 너한테 결혼 얘기를 안했던 건......너 실망시킬 게 겁나서였어. 그게 겁나서 차라리 결혼 같은 거 안 할 수 있으면 안 했으면...그렇기두 했구.
승주-...(그대로)
정일E-우리 집 느네 집 하구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 니가 많이 참아야 할거야. 그래줄 수... 있지? ..
승주-E- 우리 언니 그러는데 나 미련 곰탱이래. 너랑 같이만 살 수 있다면 미련 곰탱이루 참으께. 어떤 일두 참으께.
승주-(고개 옆으로 좀 들면서 어금니 지그시 무는듯한)
S# 승주네 현관 거실
진숙-(멸치 다듬고 있는데)
E- 현관 키이 돌리는 소리
진숙-(돌아보는데)
승주-(들어온다)
진숙-꽤 걸렸네...여태 나서방네 있었어?
승주-(아무 일 없는듯)아니 가구점이랑 좀 돌아다녔어. 뭐해?
진숙-멸치 좀 다듬어 놀려구. 언니랑 같이 다니지 왜.
승주-우선 내가 좀 봐놓구. 언니두 피곤한 사람이잖어. 옷갈어 입구 나올께.(움직이며)
진숙-응 그래.
승주-(제 방으로 움직이다)왜 이렇게 조용해? 낮잠들 자?
진숙-같이 수퍼 갔어.
승주-으응..(하고 제 방문에 손댔다가 도로 엄마 쪽으로 오며/마루로 시선)엄마 있지/
진숙-?...
승주-(엄마 앞으로 와서 앉으며)한복 맞추는 거 있잖어?
진숙-어 참 언제 나와 주시겠대?
승주-있잖아 그쪽 껀 주욱 맞춰 입으시는 데서 할테니까 (좀 어정쩡하니 웃으며)우리는 돈만 내주면 된대.
진숙-.....(보며)
승주-엄마 옷이 좋은데 취미가 별룬 거 같애.
진숙-내가 못미더우신가보지 뭐..
승주-그치만 너무하는 거 아뉴? 나 많이 화났어.
진숙-(웃으며)화날 일두 많다.
승주-엄마가 하는 거보다 돈두 많이 들 거 아냐.
진숙-나 바느질하는 사람 아니라구 치면 되지 뭐.
승주-예산 초과잖어.
진숙-예산은 으레 초과하게 돼 있어 걱정 마.(딸 머리 만져주면서)
승주-....거기다 (걱정스레) 정일이 마고자랑 조끼 단추/ 산호루 하래.
진숙-(아주 잠깐 포즈 두었다가 아무 일 아닌듯)그래 시아버님 꺼는
승주-뭐..금파라나..
진숙-(끄덕인다)
승주-그렇게 하는 거야?
진숙-(웃으며)잘하는 집은..
승주-또 초과잖어.
진숙-괜찮어. 걱정 마. 안 그래두 상견례 하구 나서 좀 다르게 생각해야겠구나 작정했어.
승주-?...
진숙-옷 갈어입구 어이 씻어 내가 알어서 해.
승주-엄마 돈 더 만들려구?
진숙-그래.
승주-무슨 수루?
진숙-걱정마 글쎄. 언니두 융자 얻는다는구 번쩍거리는 거 말려놨어..
승주-하지 마 엄마. 언니두 엄마두 절대루 할 필요 없어. 그냥 예산안에서 해. 쓰다 모자라면 몇가지 빼면 돼.
진숙-난 그러구 싶지 않은 걸?
승주-엄마가 무슨 돈 있어. 뻔한데. 빚지구 그러는 거 나 싫단 말야. 빚지면 갚어야잖어. 엄마 빚쟁이 만들어 놓구 시집가는 거 싫어 나 그거 안해.
진숙-빚 안져두 돼 글쎄 승주가 걱정할 일 아니라니까?
승주-빚 안지구 어떻게. 엄마 쌈짓돈 따루 또 있수?
진숙-쌈짓돈이 어딨어
승주-그러엄.
진숙-월세 받는 할머니 아파트 칠천은 받겠드라.
승주-?...엄마 미쳤어? 하지 마 절대루 하지 마. 엄마 그거 하면 나 시집 안가. 내가 돌았어? 할머니 아파트까지 팔아서 시집가게?
진숙-팔 게 있으니 다행이지 뭐..
승주-엄마 노후자금이잖아.
진숙-그게 뭐 필요해 오빠가 있는데에
승주-(오버랩 울음 터뜨리면서)우리가 속 썩인 게 얼만데 엄마 빈털털이 만들면서까지 시집 가. 그딴 짓 절대루 안해 글쎄. 꿈두 꾸지 마. 나 진짜 시집 안가구 말 거야 공갈 아냐 이거 응?
진숙-혼수라는게 시집 수준에 어지간히는 맞춰야
승주-(거의 악쓰듯)글세 그럴 필요없다니까? 우리 물구나무서기 백 번 해두 그 집 못 맞춰. 황당한 짓 하지 마 제발 엄마!!!(하고 제방으로 후닥탁 들어가 버린다)
진숙-?....(반응이 지나친 것이 걸린다)
S# 승주의 방
승주-(들어와 핸드백 침대에 패대기를 치고 두 손으로 얼굴 싸쥐면서 침대 옆구리에 앉는다).....
S# 거실
진숙-.........(혼자 앉아서)........
E-전화벨
진숙-(받는다)..네에..
연주F-승주 아직두유?
진숙-어 들어왔어.
연주-F-뭐라 그러드래요?...
진숙-글쎄에...심상치가 않네에...(에서)
S# 같은 거실
@ 형주 내외/연주 내외/진숙/승주..
모두-...(승주 주시하고 있다)
승주-......
형주-말해 봐 빨리...
승주-....
상훈-우리들 가족이야 처제...장모님이 심상치가 않다 그러시면 심상찮은 거야...
승주-....
연주-얘
승주-(오버랩)내가 알어서 할테니까 신경쓰지 말구 잊어버려 모두.
형주-잊어버리란다구 잊어버릴 수가 없는 문제잖아 이 자식아. 신경쓰게 하기 싫으면 왜 울구불구 해. 말해 어서. 무슨 문제야.
승주-문제될 거 없어.
연주-승주야.
승주-(오버랩)우리 예산 6천이구 그 이상은 안된다구 다 얘기했구 양해됐어. 그럼 된 거 잖어.
연주-그런데 왜 울어.
승주-엄마가 할머니 아파트 팔아 집어 넣는대잖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는데 그게 속상해서 그랬어. 울지두 못해?
형주-그러셨어요?
연주-엄마.(놀라서) 그걸 왜 건 건드리지 마요.
상훈-장모님은 왜 아파트 처분까지 생각하셨는데요.
연주-저쪽 집 폼이 워낙 요란하니까 좀 모자라겠다 그랬었어.
상훈-뭐 외제 차에 기 죽어서?
형주-기 죽을 일두 없구 맞출려구 애쓰실 거두 없어요 어머니..
진숙-그래두 하는 데까지는 해서
승주-(오버랩)엄마 진짜 답답해. 아무리 기써두 맞출 수 없다니까아?
연주-(올라서)도대체 뭘 얼마나 해 오라는데 그러는 거야 너. 제대루 털어 놔. 하든 못하든 좀 알기나 하자구.
승주-.....
연주-으응?(답답해서)
승주-(작심/오버랩)정일이 시계 천 이백만원/가구 일억원어치/시어머니 밍크 코트에 쇼올이 칠천/시어머니 핸드 백 칠백칠십칠만원/예단비 일억 됐어?
모두-(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형주만 승주 쏘아보듯/).....
상훈-아니/....아니 처제더러 그걸 해오라는 거야?
승주-......
수경-세에상에 미친 할머닌가봐아.
연주-가격까지 다 얘기하디?
승주-리스트 주길래 들구 나가 내가 알어봤어.
연주-(세상에)리스트?
승주-한 바퀴 돌면서 가격 조사하구 도로 가서 나한테 꼭 그렇게 해 오라는 뜻이냐구 확인했어. 아니래. 그냥 자기 집 기준을 알어서 하나를 해두 똘똘한 거 하라구 생각해서 일러 준 건데 내가 사람잡는다더라.
연주-뭐 그 따위가 있니. 그게 해 오라는 소리지 무슨 소리야.
승주-(오버랩의 기분)그렇게 못한다구했어. 밍크 코트 못하구 정일이 시계는 백만원 이내루 살 거구 가구구 전자제품이구 다 국산으루 할 거라구.우리 예산 안에서 할 거라구.
형주-(오버랩)너 이 결혼 꼭 해야 해?
진숙-?...(형주 보며)무슨 그런 말이 있어.
연주-그래 너 엎어.(단정적으로)
진숙-재우야(야단치는)
연주-뻔할 뻔이에요 . 이 결혼 엎어요. 그런 집에 애 보내는 거 아니에요.
상훈-아니 저기 양해했다잖어.
연주-그 천박하구 쌍스런 욕심이 뭘 어떻게 양핼해요.
수경-(오버랩) 우리 집이 무슨 재벌인지 아나 정일 씨는 뭐하구요. 아가씨.
승주-걔 없었어요.
수경-아아 아들 없을 때 그랬구나 그러니까. 그렇겠지이.
형주-없었던 걸루 해.
진숙-어떻게 그래애애애.
형주-전 그런 집안으루 애 보내기 싫어요 어머니. 머리에 똥만 든 사람들이에요. 어머닌 그런 집안하구 인연맺구 싶으세요?
진숙-(달랜다)그래 무슨 소린지는 알어. 그래두 그만두란 말은 하지 마. 그동안 사귄 정이 얼만데 그만두래. 당사자들 생각두 해 줘야지. 그렇게까지는 못해두 힘든대루 우리가 더 애쓰구
형주-(오버랩)최소한 사오억은 있어야할 거 같은데 아무리 미친 인간들 많은 미친 세상이래두 건강한 사람들이 훨씬 많아요.. 이건 망쪼에요. 있어두 해서는 안되는 짓이에요. 절대 애쓰지 마세요. 이일 접어요 어머니. 내가 내일 정일이 불러 얘기할 테니까 너 끝내. 알았어?
승주-아냐 오빠. 나 그냥 할 거야.
형주-?....너 그런 집안에 시집가구 싶어?
승주-정일이두 자기 집 부끄러워 해. 우리 집 하구 달라서 실망 많이 할거라구 미리 얘기했단 말야. 그리구....나 무슨 일이 있어두 참는다구 약속했어. 뭐라 그러든 말든 내가 참구 살면 돼.
연주-하루 이틀두 아니구 일년 이년두 아니구 혼수 못해가 당하는 거 장난 아니라 그러든데 그걸 어떻게 참는단 거야 너.
승주-참을 거야.
형주-참을 가치가 있는 일에 참아 이 맹추야.
승주-정일이가 나한텐 그 가치 이상이야 오빠. 나 걔.....아닌 다른 사람...상상할 수두 없어..(울음 터뜨리며)
진숙-(옆으로 딸 안아준다)
모두-.....(보며)
연주-(옆으로 고개 돌리며)기막혀...남의 집 일 아니었네.
상훈-(중얼거리듯)내가 그랬잖어... 하찔이라구..
승주-(엄마에게서 몸떼면서/결심 새롭게/아무도 안 보면서)걱정하지두 말구 엄마는 무리할 생각 꿈에두 하지 마. 나 처음 예산대루 해갖구 당당하게 들어가 당당하게 살 거야.
수경-하지만 아가씨. 혼수 때매 시어머니 고약하게 구는 거 진짜 형님 말처럼 장난 아니라는데...내 친구는 삼년을 꼬챙이처럼 마르더니 결국 헤어지구 나서 살찌던데...
승주-(울음 정리하며)귀머거리 되면 돼요. 그리구 설마 나보다 더 오래 사시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연주-스트레스때매 니가 먼저 죽을 수두 있어 야. 욕심 많은 사람 더 오래 사는 거 몰라?
승주-암튼/하지 말라 소린 마. ......정말 미안한데.....그 소린 말아 줘 모두.....(하고 일어나 들어간다)
모두-........(그대로 앉아서)
2부 끝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