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과학기술을 두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만들 수 있다."
실제로 현대의 과학 기술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믿음을 주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믿음을 키워 갈 것입니다.
이제는 "하느님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살던 사람들이나 믿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회자되고 있고,
오히려 이 시대에는 "과학 기술"이라든지 "돈"이라든지 하는 것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것"으로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사람"도 역시 포함됩니다.
양을 복제해 내고, 개를 복제해 내고,
호랑이와 사자를,개와 고양이를 하나로 섞어서 새로운 동물조차 만들어 내는
사람의 힘은 이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우리에게 분명히 주고 있습니다.
특별히 불치의 병 혹은 심각한 병을 앓는 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유전자 공학을 이용한 생명과학 분야의 발전은 가희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생각과
"사람도 이제 재생 수리할 수 있는 시대에 다가섰다"는 것을 받아 들이게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과학이 풀지 못하는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인간이 갖고 있는 23쌍의 염색체가 갖는 복잡한 유전적 결합문제입니다.
다른 생명조차 만들어 내는 사람이 겨우 23쌍의 염색체 결합의 신비를
아직도 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며, 언제 풀수 있을 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 말인 즉은 유전자 결합의 내적 신비에 대한 완전한 이해없이
우리는 유전자들을 조작 조합하여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
정말 대단한 용기를 갖고 창조 사업, 혹은 구원 사업에 뛰어 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이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
무슨 중세 시대 사는 사람이냐며 시대의 반항아처럼 비춰지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생명조차 소설책에 나오는 혹은 영화에 나오는 도구나 수단처럼
쓰여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시대에
과연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 볼만도 할 것입니다.
책임이 없는 자유를 방종이라 하듯,
생명에 대한 경외없는 자유는
생명은 단지 내 필요에 따라 쓰고 버릴 수 있는 도구로 전락시킬 것입니다.
유전자 복제를 통한 인간의 도구화라는 어떤 미래의 문제뿐만 아니라
이 시간, 우리가 오늘을 사는 이 시간에
사람들이 다른 이의 목숨을 주머니 속의 장난감처럼 여기고 비트는,
심지어 자신의 목숨조차도 장난스레 한 번 죽음에 던져보는 세상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생명에 대한 분명한 깨어남이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아버지, 저희에게 지혜를 주소서. 사람을 사람답게 사랑할 수 있는 은총을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