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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생 한마디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는게 기분 묘하네요. 제목 그대로 제 얘기가 필요할지도 모르는 분을 위해 남깁니다.
저는 개인레슨 이나 학원 경험은 없고 오로지 까페의 글들만 보고 준비했어요.
여기 게시판에 남겨진 글로 분위기 파악, 시험자료로 감 잡기 이정도.
저는 학원에서나 다른분에게 배우시는 분보단 혼자서 한예종에 가고싶다, 싶으신 분에게 적절할 얘기일지도 모르겠어요.
솔직하게 써 볼게요.>
일단 간단한 제 소개, 스물여섯 예비역 입니다. 수도권소재의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공부했습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은 스물초반부터 컸지만 여자처자 이제야 다시 한예종 새내기 예약생이 되었네요.
총 준비는 한달 정도였습니다. 그럼 빠르게 본론으로 갈게요.
1. 1차 언어, 영어, 글쓰기
<언어, 영어>
일단 솔직히 저는 기출 다 풀어보지 않았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예종은 결코 예술에만 관심있는 사람을 지향하여 뽑지 않는는 것 같습니다. 이윤즉슨 1차 언어와 영어는 예술과 직접적인 상관없지만 '기본적인 레벨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의도로 보입니다. 종종 현역고등학생 분들께서는 한예종에 가고 싶은데 수능공부는 못하겠어요 이런 글을 올리시던데 그러시면 1차 못붙으실듯 합니다 안타깝게도. 무조건 수능준비에 '철저' 해야 하고 저 같은 케이스시라면 다시 수능을 보신대도 1-2등급은 자신하셔야 할 레벨이 아닌가 싶습니다. 적어도 2등급이랄까요. 저는 이전 년도만 풀어봤습니다. 이유는 제가 그나마, 정말 그나마 큰 걱정 안할 분야라고 생각해서 감잡기 정도로 봤어요. 수능을 본지 워낙 오래라 등급에 대한 감각이 많이 줄었겠지만 시험장에서 다시 느낀바, 유형이나 난이도는 정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언어같은 경우 의치전원 언어추론 레벨이 결코 아닙니다. 다만,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지문이 '예술' 관련으로 아무래도 많이 출제된다는 것 정도 입니다. 평소에 자신이 예술에 관한 책을 많이 읽으셔서 스키마가 충분하시면 당연히 더욱 손쉬울 것이고 딱히 모르는 얘기더라도 '꼼꼼하게' 푸신다면 크게 무리가 없으리라 봅니다. 어차피 내용은 방대하고 그것을 모두 대비하는 것은 수능과 마찬가지로 말도 안되는 얘기입니다. 사고하는 답을 도출하는 틀을 가지셔야 하는데 그것은 기출로 감 잡기, 다른 수능문제들로 연습 이정도로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영어 역시 말한대로 수능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1-2등급은 생각하셔야 한다 이게 포인트이지 않을까 싶네요.
<글쓰기>
글쓰기에 대해선 제가 감히 조언의 계제는 못하고 느낀바만 얘기해 볼게요. 기출을 보셨다면 알겠지만 굉장히 '열려있는'소재나 주제를 줍니다. 이번년도의 문제는 '섬'을 폭파시키지 않고 다른식의 결말을 지어봐라 인데 말그대로 폭파만 시키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좋다는 거겠죠. 다만 포인트는 그럼 '왜' 그렇게 되느냐인것 같아요. 사고의 과정을 보겠다라는 얘기겠죠. 흥미로운 결말도 좋은 미덕이지만 영화적으로 얘기하자면 여기서는 그렇게 결말지어가는 적절한 '몽타주'를 구상하라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것에 대비하자면 평소에 다양한 소재로 자유로운 습작을 하는것이 중요하다 라는 생각입니다. 제가 시험에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내 얘기에 대한 확신'을 줘야한다는 부담감이었는데요, 그것은 '끌리는' 이야기를 쓰고싶다는 평소의 습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시험을 보고 역시 느낀건 끌리는 이야기보다는 '끌리게 만드는 이유'를 잘 설명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어차피 소재는 응시자 누구에게나 똑같습니다. 포인트를 다시한번 짚어서 생각해 보시면 좋을듯 싶네요.
2. 자소서, 2차 글쓰기, 면접
<자소서>
1차 이전에 자소서를 미리 준비하시는게 도움이 될듯 싶어요. 그저 자신을 잘 소개해보는 경험으로 생각하셔도 좋고 1차를 패스하시면 자소서 제출시간까지 급박하게 쓰셔야 하기 때문에 미리 쓰시는 것이 낫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하지만 저는 1차 붙은 날 저녁부터 썼습니다(ㅠ_ㅠ) 그렇기에 미리 써보시길 추천드려요. 자소서는 자유형식입니다. (도표나 그래프 이미지는 첨부가 안될겁니다.)그렇다면 미리 파격적이고 신선한 방식이나 소재를 구상하는 것이 당연히 좋겠고 그런 형식이 잘 먹힌다는 얘기를 저도 들었네요. 하지만.... 저는 시간도 없고 파격도 없는 정말 담담하고 담백한 일대기를 썼습니다.(그래서 정말 자소서에 자신이 없었어요.) 뭐 담백한 걸 좋아하시는 교수님이시라면 모르겠지만 비슷한 글들을 몇백장읽으셔야 하는 입장을 생각하면 저는 일종의 도박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서두에 미리 여러 재밌는걸 생각해 보시라 말씀드린겁니다. 저는 서두를 쓰기가 너무 어려워서 깜빡이는 커서만 한 천오백번 보고 썼던것 같습니다. 여러분 미리 준비하세요. 혹시라도 저같은 케이스가 있으실까봐 서두만 조금 보여드릴게요. 이렇게 써도 붙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세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보다 해야 한다고 하는 일을 하는 것이 정도라 믿으며, 그리고 그러함으로 행복과 맡 닿을 수 있다고 나는 꽤나 오랜 시간 그렇게 생각해왔던 것 같다. 누군가의 아들로 누군가의 동생으로 바로 선다는 것은 마치 유년의 나에게 어느 정도의 막연함을 동반한 채 그때그때 마주치는 현실의 경쟁에서 승리하라는 말처럼 들렸다. 그 시절의 나에겐 영화란 없었다. 영화란 극장에서, 텔레비전에서 이따금 보고 잊히거나 기억되거나 혹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내 스물여섯의 끄트머리에서 영화란 너무도 각별한 친구이자 하나의 소명 받은 무엇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기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하고자 이 글을 적는다. 이것은 성실한 고백이자 결단이자 간곡한 바람이다. 첫 걸음을 떼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다. 나는 걷고 싶다.'
<2차 글쓰기>
2차 글쓰기의 주제는 항구에서 배가(오직 세명의 등장인물) 떠난다, 그리고 24시간 후 돌아온다. 그 24시간의 이야기 서술 이었는데요. 역시 1차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자유로운 시험이 아닌가 싶어요. 다만 2차 글쓰기는 면접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기때문에 정말 신중하게 쓰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시간은 3시간이었고 처음 30분동안 세가지를 구상했습니다. 첫번째는 병든 어머니를 위해 탈북을 시도하는 북한군장교의 이야기, 두번째는 풍랑속에 아들의 배가 돌아오지 않자 아들을 찾으러 가는 늙은 선장의 이야기, 마지막은 24시간 동안 조업하고 돌아오는 어부들의 이야기(배경만 조업이고 이야기는 그들에게 얽힌 치정이나 돈거래 그런걸 생각했습니다.) 저는 첫번째를 택했는데요 이유는 메세지 전달이 가장 쉬울것 같다는 판단때문이었습니다.(하지만 면접때 이것때문에 고역이었습니다...ㅠ) 두번째 얘기는 어쩌면 조금 진부한데다 그 진부를 탈피하는 세련을 주는것은 정말 어렵다라는 판단이었고 세번째는 가장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가져야 하기때문에 시험용으로 쓰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라는 판단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쓴 이야기를 간략하게 간추리자면, (김일성의 친필사인 액자를 목숨처럼 여기는 어머니는 암에 걸려있고 그때문에 괴로워하는 아들을 체제이념이 약한 아내가 부추겨 탈북을 계획한다라는 설정) 노력했지만 북한에서는 치료 불가능 → 어머니와 북한군 장교와 아내가 새벽에 배를 타고 떠남 → 가는 도중 북한군에게 발각되어 무전이 오고 있는 상황 → 어머니는 지금 돌아가면 아들은 살수있을 것이라 말하고 액자를 끌어안고 바다로 투신 → 패닉에 빠진 아내는 계속 가야한다고 주장 → 장교는 탈북의 이유를 잃어버리고 개인의 행복과 체제이념의 불일치에 공황상태, 한참후 북으로 돌아가겠다 무전 → 해안에 도착한 장교는 북한군들 앞에서 아내의 머리에 총을 발사 → 놀라는 북한군들에게 '당신들의 총은 지금 당신들의 행복을 겨누고 있는것이 맞냐, 라고 소리치고 그 역시 총으로 자살 그때 장교의 손목시계는 떠났던 그 시각을 가르키고 있음 정도가 되겠는데요 허접하지요... 하지만 붙었습니다. (?ㅋㅋ??) 아무튼 평소에 자유로운 소재로 습작해보는 것이 최선의 대비가 아닌가 싶어요.
<면접>
제게는 가장 난코스였습니다. 저는 이야기의 개연성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그보다는 다른 면접질문들을 생각했었는데 대략 한 12,3분 되는 면접시간동안 10분은 계속 2차 글쓰기 질문만 받았습니다.
받았던 질문을 복기해보자면,
' 자소서 안 읽었다고 칠테니까 자기소개 해보게'
'2차 글쓰기 내용이 탈북인데 어머니가 투신했다고 해도 남으로 계속 갔어야 하는게 아닌가?'
'(대답후) 그래도 개연성이 떨어지는것 같네. 만약에 자네가 시험이 아니라 작품으로 탈고한다고 해도 같은 결론인가?'
'(같은 대답후) 자네 내 얘기의 요지를 이해못하는것 같은데 이건 리얼리티가 떨어지지 않는가? 개연성이 부족하네'
'(또 같은 대답후) 자네 고집이 센가?'
'자네가 살면서 가장 비겁했던 일과 용감했던 일을 말해보게'
정도 였네요.
2차 글쓰기 관련질문만 3개였고 나름의 논리대로 명확하게 대답하려고 엄청 엄청 노력했습니다. 같은 질문이 반복되니까 제가 어쩔수 없이 말이 길어졌고 거진 시간을 다 소비했네요. 중간에 제 말 자르시기도 했습니다. (ㅋㅋㅋㅋ?)
박광수 교수님 압박면접 쩌십니다. 하지만 절대 쫄지 마세요. 할말은 다 해야 합니다 무조건. 논리를 가지시고 그것을 관철 시키려고 노력하시면 될것 같네요. 물론 결과론적인 얘긴데, 저는 면접보고 정말 떨어진줄 알았습니다. 왜냐면 계속 제 설명을 받아들이시지 않으셨고 고집이세냐고 까지 말씀하셨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쩌면 제 글쓰기에 관심을 가져주신거라고 생각할수도 있겠네요. 그러기에 반복질문하셨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결과론 적이 얘기지만요. 포인트는 쫄지마시고 준비해가신, 그리고 글쓰며 생각했던 논리와 메세지를 관철시키려고 노력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외워가봐야 그대로 말이 나오지도 않으니까 내가 '무엇'을 말해야 겠다는 것을 명확히 생각하고 가는게 면접에서 가장 중요할것 같습니다.
저는 게시글들로 알음알음 합격했습니다. 그래서 주절거려본 제 얘기가 별 영양가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한예종 영화과를 지망하시분께서 조금의 용기라도(아 저런 놈도 합격했는데!)얻으신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면 제 초심의 기록처럼 남겨지는 것 같아 뭔가 모르게 흐뭇하네요.
한예종에서 만납시다!
첫댓글 제가 더 나이가 들긴 했지만 저랑 비슷한 연령대이시네요. 전 공부 안 하면 안된다는 거에 아주 크게 공감합니다. 정작 수험생일 땐 예체능이라고 수능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던 탓에 이제 와서 다시 하려니 어렵더라고요. 뭣보다 영어가ㅠㅠ 여하튼 합격 축하합니다.
2차 글쓰기 멋잇는데요! 붙은거 축하드려요
수기 감사합니다 ㅋㅋ 저도 언젠간 여기에 수기를 쓸 날이 오겠죠ㅎ
수기감사드려요^ㅇ^ 계속떨면서읽엇네요 저도 꼭 붙었으면 좋겠어요ㅠㅇㅠ늦었지만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시험장 긴장감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도움많이되었어요 감사합니다!ㅎㅎ
와 정말 도움이 많이 됬어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도움 많이됩니다. 그나저나 1차가 거의1,2등급정도는 나와야한다니 그것부터 막막하네요ㅠㅠ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멋있으세요!! 저도 맘잡고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많은 도움 되었어요! 축하드리고 좋은 글 감사히 봤어요~
정말 들어가실만 하시네요..제가 들어가면 만날수 있겠죠??
후기잘읽었습니다!!저도열심하해서꼭가고싶네요
감사드립니다. 도움 됐습니다. 힘을 얻고 갑니다.
많은 도움되었어요
감사합니다~ 도움 많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얻구 가요..
감사합니다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14학번으로 후배가 되고 싶네여ㅎㅎㅎ
열심히 준비해야겠어요!ㅎㅎ
많은 도움 되었어요ㅎㅎ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도움 많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사교육 도움 안 받으셨다니 진짜 대단하시네요...bbbb
짱이에요!
감사합니다!
한예종...방송국 들어오는 것만큼 빡시네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2.10.30 10:27
그럼 수능 성적만으로 간건가요?
무서워요ㅠㅠ
저도 혼자 한예종을 준비하고 있는데 어디서부터 뭘 준비해야할지를 몰라 막막하네요ㅠㅠ
정말 가고싶은데 갈수있을까 싶어서 자꾸 희망을 놓게 되요ㅠㅠ
존경합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다시 한 번 합격축드려요~!ㅋㅎ^^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부러워요.. 저도꼭붙고싶네요!
많은 도움이 됬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11.22 02:29
후기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도움 많이 됐어요ㅎㅎ
도움되는 후기네요-축하드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파악에 많은 도움이 되네요.
대단해요 좋은 후기 고맙습니다
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