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定先(정선)>
바둑 용어로 바둑 실력이 1단계 차이가 날 때 두는 바둑, 혹은 그런 실력 차이를 말한다.
다른 바둑 용어 ‘호선(互先)’과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두 사람의 바둑 실력이 차이가 날 때, 약한 쪽(흑)에서는 미리 몇 점을 깔고 시작한다.
이를 ‘몇 점 접어준다’ 혹은 ‘접힌다’고 말하며, 이렇게 미리 깔고 두는 바둑을 ‘접바둑’이라 한다.
예를 들어 3급과 8급이 바둑을 둔다면, 8급은 5점을 미리 깔고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3급과 5급이 둔다면 2점을 깔고 시작한다.
'호선'(互先) 같은 급수, 이를테면 3급과 3급이 맞붙었을 때는 어떡하면 될까.
미리 까는 거 없이 그냥 흑과 백이 차례대로 두면 된다. 이런 것을 ‘맞바둑’이라 하며, ‘호선(互先) 바둑’이라고도 한다.
‘호선(互先)’이란 서로[互] 한 번씩 돌아가며 선(先)으로(=먼저=흑으로) 둔다는 의미다.
그런데 바둑에선 먼저 두는 흑 쪽이 약간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집 계산할 때 흑은 덤을 내야 한다.
덤은 보통 6.5집이다. (즉 먼저 두는 것이 6.5집만큼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한 급수 차이가 날 때, 예를 들어 3급과 4급이 둘 때는 낮은 쪽이 흑을 잡고 시작하고, 흑 - 백 - 흑 - 백 이런 식으로 ‘맞바둑’과 똑같이 둔다. 하지만 나중에 집 계산할 때는 다르다.
‘정선 바둑’에서는 흑이 덤을 내지 않는다. 즉 먼저 두는 어드밴티지(=6.5집)를 흑이 고스란히 가져가는 셈이다.
그러니까 덤이 있느냐 없느냐가 ‘호선’과 ‘정선’의 차이인 셈이다.
이렇게 서로 한 급 차이가 나는 사람들이 두는 바둑이 ‘정선 바둑’이다.
과거 덤이 없었을 때에는 사실상 모든 바둑이 정선이었다.
프로바둑 체계가 정립되기 전에는 높은 위치에 있는 쪽이 백을 잡고 했지만 프로가 정립되고 나서는
모든 프로가 동등한 위치에서 두기 때문에 흑백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해졌고 이에 따라 덤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