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긴긴밤이 결코 길지 않았던 단 한 가지 이유는 늦게서야 만나 금강경(金剛經)이란
불세출의 경전(經典) 덕분이었다. 작년 9월 17일 솔내음 미영친구가 대월초대작가 전시회에
출품한 걸작 금강경 사경본을 본 순간 도대체 한 글자도 알 수 었었을 정도로 문외한이었던
내가 금강경을 공부하게 된 것은 현우 외할아버지 49재를 송계사에 드리게 되면서 더욱 그
궁금증이 더해갔다.
송계사에서 무애스님의 낭랑한 염불 독경소리 중에 금강경 독송부분이 있었다. 송계사를 방문
해서 무애스님의 염불소리를 듣지 못하면 헛 걸음이라고 감히 말할 정도로 .....이건 순전히 내가 꾸며낸 이야기다.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시작되는 방대한 금강경.....본래 성서학을 전공하면서 경전연구방법
을 체계적으로 배웠던 나는 금강경 공부하는데 무척 도움을 받았다. 이런게 바로 묘한 인연법인
가 보다. "그저 믿으면 복받는다"는 식(式)으로 경전을 대해서는 곤란하다. 올바른 뜻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 대개의 종교의 폐단은 결코 진리(眞理)를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고 교리(敎理)
만을 강요한다. 종교의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사족이 수없이 붙은 교리들은 진리에 도달하는 방편일 수 있어도 진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종교의 근본 가르침이 인간의 유한(有限)한 지식으로 다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니 경전을 아무리 많이 공부했다고 해도 빙산의 일각만 알 수 있음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사실 겨우내내 금강경을 공부했지만 지금 머리 속에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금강경은 금강경이 아니기 때문에 금강경일 수 있다는 것이라나?! 진리에 도달했다고 하는 그 순간 이미 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자도 도덕경에서 도(道)를 도라고 말하면 이미 도가 아니라고 했다는 맥락과 매우 유사하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은 결국 잠시도 붙잡을 수 없는 끝없이 변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행복하다고 하는 순간 어느새 그 행복은 사라지고 만다. 지금 살아있지만 조만간 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참 산행기를 쓰고 있었는데.....ㅎㅎ 삼천포로 빠지고 있으니~ 아무튼 금강경 공부하다 보면 세조를 언급하지 않으면 섭섭하다. 우리가 올랐던 문장대에 올라서 시를 한 수 지었다는데....
그 수양대군(首陽大君) 세조(世祖)가 글쎄 [금강경언해]라는 책을 지었기 때문이다. 금강경이 가르치는 진리에 모두 위배되는 삶을 살았던 세조가 금강경에 몰입하였을 뿐 아니라 한굴로 토(吐)를 다는 책을 내다니.....참 아이러니 한 일이다. 조카 단종의 눈물어린 애원을 야멸차게 내치고 죽음에 내몰았던 삼촌 세조는 자신의 절대권력으로 향한 야망이 금강경공부를 하면서 깨달았을까? 만일 깨달았다고 해도 그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욕망의 불구덩이에서 씻김을 받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세조의 회한의 삶이 불쌍하게 생각된다. 지금도 구천에서 떠돌 세조의 영혼이 바로 우리가 올랐던 문장대에도 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 문장대에 올라보니 절로 시가 나올만도 했다. 그 넓은 바위 위에 앉아서 자신이 좌지우지 하고 있던 조선초기의 혼란스러운 세속을 떠나(俗離) 잠시 불심에 사로잡혔었나 보다.
문장대에서 바라본 천황봉(1057.3미터) 주봉과 능선들
충청북도 방면인가 보다.....바위산들이 멋지다. 저 산들을 보면서 세조도 한 수 지었을 거다.
어느쪽인지 분간이 안되네.....아무튼 문장대에서 바라본 풍경 중의 하나
세속을 떠나 잠시 도에 머무를 수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게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된다고 공자도 외쳤던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제발 선그라스 쓰지 맙시다! 용란과 미영 그리고 나는 얼마나 이쁜가?
하지만 호심과 황범은 인물 버렸다.
이제 문장대 아래 넓은 터에서 잠시 김밥을 먹고 하산하는 풍경
역시 일등했던 은이가 제일 앞장선다.
5촌 아저씨 일수와 담소를 나누는 미영
막걸리를 먹고 기분좋은 상태로 우리를 맞이해 주는 충주......너무 반가워.....얼마나기다렸는
지 몰라.....사실은 용수골 주인아저씨와 거나하게 한 잔 하셨더구만.... ㅎㅎ
내려오는 길이 너무 멀더라!
이 때쯤 우리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영례와 현숙이 저녁을 준비해 놓고 빨리 오라고
재촉을 하던 때였다. 다섯 시간을 기다렸으니 얼마나 지겨우랴!
그래도 사진을 찍어야지.....즐거운 표정들!
저녁 다 되었다고 아무리 난리를 쳐도 법주사를 어찌 구경하지 않겠는가?
연등 밑에 이쁜 동자가 한 명 있어서.... 이게 바로 작품인 것이다.
법주사 대웅전이 사월초파일 맞이로 한참 바쁘다.
강화댁들이 맛있게 준비해온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있는 광경
역시 고향의 맛이다. 은이가 준비해 온 짠지가 가장 인기였고....김치국, 멸치볶음, 것저리, 도토리묵, 족발무침도 있었나?
아무튼 맛있는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길 밀린다고 재촉하는 영례의 재촉에 결국 벗갯불에 콩구어먹듯이 우리는 헤어졌다. 참으로 즐거운 산행,,,,봄소품 정말 즐거웠다. 관광버스를 대절해 준 황범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준 친구들께 감사의 키스를 보내며.....우리 8회의 멋지고 이쁜 동창친구들아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두손 모아 기도해 본다.
첫댓글 ^^* ^^*들과 함께해서 그런가... 오랜만에 높은 산행... 긴 걸음을 했는데도... 그다지... 아뭏든... 사진.. 넘 고마워요..인찬친구님 모두가..하나같이 다... 맑고 밝게 참으로 잘 포착을 하셨네요.^^
전시오픈 참석하러 가야해서...일단 요기까지하고... 또 다시 보고..^^*
전시회오픈 잘 다녀와서 또 좋은 사진 올려주세요!
^^* 오늘, 보고 또 봐도겁고 행복한 날이 맞데이 ^^* 현숙,, 영례가 있어,,, 산행뒤의 거움을 더 만끽할 수 있는 자리... 그들이 바로 대월8회의 여친들이니라 직접 콩나물국을 끓여서 먹을 수 있도록 찬을 준비한 우리 용란..그녀가 바로 내친구이고.. 우리친구의 선구자니라 ^^*
아참 이 날의 명물 강화명물 짠지 그 짠지가 없었더라면...아마도 이 찬이 조금은 뭔가가 부족하였을 텐데... 그 부족함을 힘나게 만들어준 은이 시엄니 사랑 우리는 잊을 수 없도다. ^^* 앞으로 우리가 모인 행사에.. 필히 짠지를 준비하는것을 으로 하겠슴다. ^^
짠지 먹고싶다 어떻게 그렇게 맛있는지 수고하신 친구님들 정말 맛있게 잘먹었어요
다음엔 순무짠지도 먹고싶어요~~~~~
와~ 순무짠지 정말 먹고 싶어요.....이쁜 강화댁 중에 누가 전수 받은 사람 있을라나 몰라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