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세상이 아직 어둠에 잠긴 시각, 팔공산 자락 동화사에 목탁 소리가 번졌다. 이국의 청년들이 하나둘 눈을 비비며 법당으로 들어섰다. 미국·영국·칠레·일본에서 온 교환학생들이다.
낯선 예불(禮佛) 앞에서 자세를 고쳐 앉았다. 곧 좌선(坐禪)이 이어졌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눈꺼풀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이내 가라앉았다. 경북대 국제처 썸머스쿨 참가자 15명이 지난 1일부터 1박 2일간 동화사에서 템플스테이를 가졌다. 동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다.
경북대에는 한 학기에 200여 명의 외국인이 교환학생으로 들어온다. 인도·몽골부터 유럽·미국·멕시코·중국까지 국적도 다양하다. 절 문화가 낯선 이방인에게도, 산사의 새벽은 공평하게 찾아왔다.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생명공학과 조나단 조셉(Jonathan Joseph·22) 씨는 "스님들이 새벽 일찍 하루를 열고 명상으로 수행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미국의 절에서는 접하기 힘든 한국만의 문화였다"고 했다.
문화의 결은 나라마다 달랐다. 일본 교토대 문학부 사사키 유(Sasaki Yu·20) 씨는 "일본 사찰은 소박한데 한국 절은 화려하다"며 "한옥에서 자는 건 처음인데 옛 문화가 잘 보존돼 있고, 한자(漢字)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영국 허트퍼드셔대 광고마케팅학과 게팅스 모니크(Gettings Monique·23) 씨는 "콘크리트 도심의 소음을 벗어나 보낸 하룻밤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