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석수역을 나와 금천구 시흥뉴타운을 찾았다. 넓은 시흥대로 건너편으로 낡은 저층아파트처럼 생긴 철재상가들이 모여있고 호암산, 삼성산 자락을 따라 연립, 빌라들이 줄지어 있다.
그래도 활기가 넘치는 시흥대로변 상가에서 벗어나 안쪽 골목길을 따라 시흥5동쪽으로 접어들자 이리저리 얽힌 골목길에 낡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뉴타운지역임을 실감케 한다.
시흥뉴타운 일대는 그동안 경관지구로 묶여 있어서 서울시내임에도 불구하고 인접한 경기도 안양지역보다 더 낙후됐다는 평을 들어왔다. 그동안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힘들게 지내온 주민들은 개발 기대감으로 뉴타운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표적 낙후지역 시흥동 일대
시흥하면 경기도 시흥시가 먼저 생각날 정도로 그동안 금천구 시흥동은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서울의 마지막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금천구는 뉴타운사업을 필두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서울시 3차 뉴타운 중 하나인 시흥뉴타운은 시흥역과 석수역 사이 시흥대로 건너편을 따라 남북방향으로 길게 놓여져 있다. 시흥뉴타운은 금천구 시흥3동, 5동 일대 19만2051평(634,882㎡) 규모로 당초 후보지에 포함되었던 국철 1호선 석수역 주변 시흥대로 서측이 제외되고 그 동안 시계경관지구에 묶여 개발이 제한되었던 시흥3동 중앙철재상가 주변 및 금산초교 주변 4만7천여평과 지구 정형화가 필요한 시흥5동 시흥소방파출소 주변 5천여평 등 총 5만2천여평이 추가로 시흥뉴타운 사업지구에 포함되었다.
뉴타운지역의 남쪽에 위치한 시흥3동은 5동보다는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나은 편이다. 중앙철재상가와 인접한 지역은 소규모 빌라, 연립, 아파트 등의 주택 단지가 구획별로 정돈되어 있고 주택들도 아직은 그런대로 단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흥3동 일대에는 금산초를 비롯해 백산초, 서울국악예술중고, 금천고, 시흥중 등의 학교들이 산재해있다.
시흥소방파출소 주변 시흥5동의 경우는 은행나무사거리 인근으로 허름한 단독주택과 낡은 다가구주택들이 무질서하게 늘어서 있어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재정비촉진계획 상반기안에 확정
시흥뉴타운은 지난해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금천구에서는 시흥뉴타운의 밑그림을 그리는 재정비촉진계획의 수립을 위해 용역을 발주했고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촉진계획은 4~5월경 주민 공람공고를 통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며 구에서는 올 상반기 안에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흥뉴타운의 기본 틀은 촉진계획이 나와야만 알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뉴타운 지구 내의 세부 정비사업구역이나 전반적인 층수나 용적률, 뉴타운 구역 확장 여부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현재 시흥뉴타운 내에서는 아직 촉진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구역 경계가 불분명한 상황이지만 가칭 추진위들이 나름대로 동의서를 징구하는 등의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구청에서는 이러한 활동이 주민간의 갈등이나 사업추진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판단 안내문 등을 통해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나서기도 했다.
시흥뉴타운 일대는 2차 뉴타운 신청당시부터 개발 분위기를 타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으며 현재 시흥5동 일대는 평당 700~900만원 정도이고 시흥3동은 평당 천만원이 넘는 곳도 있다고 전한다.
시흥 5동 인근 뉴타운공인중개사에서는 “현재 시흥뉴타운 일대는 동면상태에 접어들었다”며 “6평 이상 토지거래허가제의 문제도 있지만 매도자는 개발 기대감으로 가격을 높여 얘기하고 매수자는 요즘의 냉랭한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따라 낮은 가격에 매수하려고 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시흥뉴타운 중요 변수 중앙철재상가
석수역 인근 안양시 인접지역에는 시흥 중앙철재상가가 위치해 있다.
중앙철재상가는 지난 83년 서울시에서 시흥동 일대의 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변경해주면서 입주를 시작해 현재는 23개 동의 건물에 600개의 철재관련 업체가 입주해있다. 중앙철재상가에서는 주로 철강제품의 유통과 가공, 조립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수도권일대의 가장 큰 철재 유통단지로 꼽히고 있다.
이 지역이 뉴타운지구로 지정되면서 중앙철재상가는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해야할 상황이지만 마땅한 대체부지가 없는 것이 문제다.
상가들은 모두 아파트처럼 구분소유권을 갖고 있으나 전체 상가부지를 공유지분으로 갖고 있어 한 점포만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철재상가의 특성상 서로 연계된 작업이 필요해 한 곳에 집중되어 있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에 따라 철재상가는 집단 이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가관리소에서는 “서울과 근접한 수도권 일대에 이주단지를 구성할만한 대체부지를 찾아왔으나 근래 2~3년간 갑자기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지가가 폭등함에 따라 이제는 거의 손을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화공단에 국내 최대규모로 조성되고 있는 철강유통단지인 ‘시화 스틸랜드’는 분양가가 너무 비싸게 책정되어 입주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리소 측은 “관에서도 나름대로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흥뉴타운의 재정비 촉진계획이 나오면 그 계획에 따라 이주에 대한 협의를 진행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전가능성 어느 곳보다 높아
시흥뉴타운 일대는 서울 서남권의 관문으로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개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게 사실이다.
금천구에서는 서울의 마지막 낙후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고 21C 서남권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금천구의 변화는 구로공단에서부터 시작됐다. 가산디지털단지로 이름을 바꾼 옛 구로공단의 공장 이전 부지에 들어선 아파트형 공장에 각종 IT업체들이 입주함에 따라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 여기에 금천구에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흥역~군부대~시흥사거리~기아자동차정비공장~대한전선에 이르는 19만2,500평의 개발 계획이 성과를 보이면 금천구 일대는 지금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흥뉴타운의 가장 큰 발전가능성으로 강남도시순환고속도로 건설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시흥동 일대의 발전이 더뎠던 원인 중 하나가 교통문제. 주 간선도로인 시흥대로가 관통하고 있긴 하지만 강남지역과는 관악산 등으로 막혀 있어 상습정체구간인 남부순환로 등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강남권으로의 진입이 매우 어려운 현실이었다.
성산대교 남단에서 수서IC까지 서울 남부 지역을 'V'자 형태로 잇는 강남도시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시흥IC를 통해 강남권까지 10~20분이면 도달할 수 있게 되고 강북으로의 접근성도 좋아지게 된다. 2013년 완공 예정인 강남도시순환고속도로로 인해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후된 시흥뉴타운 일대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수도권 서남부지역과 고속철도 광명역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신안산선 전철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안산선은 안산~광명~석수~시흥사거리~독산~여의도~청량리를 잇는 총 40.8km구간으로 2007년 착공해 2015년까지 단계별로 완공할 예정으로 있어 시흥뉴타운지역 발전에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친환경 뉴타운을 향한 노력 경주
금천구에서는 안양에서 서울시로 진입하는 입구인 시흥대로 박미고개에 폭포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금천폭포공원’에는 높이 12m, 폭 30m의 인공폭포와 숲이 조성되고 문화회관도 들어선다.
이곳은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노후 빌라가 버티고 있는 곳. 시흥대로를 따라 서울로 들어오다 보면 박미고개의 옹벽 위에 연립주택들이 늘어서 있어 매우 삭막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구의 계획대로 올해 말까지 폭포공원 조성사업을 마치게 되면 내년부터는 시원한 폭포와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 인공폭포는 시흥·독산·가산의 3개 동을 의미하는 3줄기로 이뤄지며 폭포 뒤에는 작은 광장과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문화회관이 들어선다.
시흥뉴타운은 그동안 삼성산과 호암산 등으로 둘러싸여 오랫동안 경관지구로 묶여있던 터라 발전이 더뎠을 뿐 아니라 강남권과의 교통 단절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친환경 뉴타운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이 부분이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시흥뉴타운 지역 주민들은 환경문제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광명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직동 성채산 일대의 종합장사시설(일명 봉안당)에 대해 시흥동 주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반대의견을 모으고 항의 시위와 의견서 제출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광명시에서 건립하려는 납골시설인 봉안당은 시흥뉴타운에서 직선거리로 4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하도록 계획되어 시흥동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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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일대 “합치자 따로가자” 의견 대립 … 추진위구성 위한 동의서 접수 착수 금천구 시흥동 일대가 3차 뉴타운 재정비촉진지구로 선정되면서 주거 변화를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 재정비촉진계획이 나와있지 않은 상태나 재정비촉진 예정구역 내에서는 사업추진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촉진 예정구역 내에 5개 추진위원회(가칭)가 활동하고 있으며 이 달부터 지역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동의서를 접수받고 있다. 동의서 접수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은 단지를 넓혀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데 반해 일부는 “대단지로 넓혀 사업을 추진하면 좋겠으나 현재 노후도 및 접도율, 지역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사업여건 등이 맞지 않아 사업추진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활동중인 4개 추진준비위원회 모두 재정비촉진계획이 발표됨과 동시에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고 금년 내 조합설립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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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1구역, 통합은 안돼 … 200번지 일대만 따로 가자
시흥1구역은 시흥5동 200번지 일대를 사업구역으로 계획하고 지난 24일 오후 4시 탑동초등학교에서 주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지역주민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 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 및 감사 선출 ▲추진위원회 승인을 위한 동의서 징구 ▲임시 추진준비위원회 운영비 등 3가지 안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안건 논의에 앞서 시흥1구역은 일부 통합추진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히며 “통합을 요구하는 시흥5동 800번지 일대는 도로확장에 따른 보상으로 대지가 정형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주변이 상가로 리모델링 되었다”면서 “현재 노후도가 맞지 않아 사업진행은 몇 년 후에나 가능할지 알 수 없다. 또한 상가에 대한 보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른다”고 분리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동안 사업을 추진해온 유홍종 임시위원장은 “당초 2005년 주민총회서 공개지명경쟁입찰을 통해 우리 200번지 일대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추진위원회가 구성되기 전까지 행정업무를 도와 줄 협력업체 선정을 한 바 있다”면서 “당시 4개 업체를 추천 받았으나 투표당일 1개 업체가 사업불참의사를 밝혀 옴에 따라 3개 업체에 대한 주민투표를 통해 피닉스CMC를 협력업체로 선정해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으나 사업불참의사를 밝힌 업체가 통합을 주장하며 동의서 징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불참의사를 나타낸 업체가 통합을 주장하며 OS요원을 동원해 동의서를 접수받는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 사업인 만큼 우리 스스로 동의서를 접수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내며 그간의 추진경위를 설명했다.
임시 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 선출은 유홍종 위원장에 대한 재선출 또는 재선출 거부에 대해 물은 결과 만장일치로 재선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임시 위원장을 선출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200번지 일대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동의서 징구를 시작함은 물론 사업경비는 협력업체로부터 대여 받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총회를 마쳤다.
권종원 기자 2007-04-02 12:26: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