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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리지>에 기록된 곤륜산
조선시대 중기의 실학파 지리학자 청화산인 이중환(靑華山人 李重煥·1690-1756 )이 지은 <택리지>(擇里志)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곤륜산(崑崙山)의 한 줄기가 대사막의 남쪽을 지나 동쪽에 이르러 의무려산(醫巫閭山)이 되고, 이곳으로부터 크게 끊어져 요동(遼東)평야가 된다. 평야를 건너 다시 일어나 백두산(白頭山)이 되는데, 곧 <산해경>(山海經)에서 말하는 불함산(不咸山)이 이것이다.
산 정기(精氣)가 북쪽으로 천 리를 뻗고, 두 강을 사이에 끼고 남쪽으로 향한 것이 영고탑(寧固塔)이 되었으며, 뒤쪽으로 높게 뻗은 일맥(一脈)이 조선 산맥(朝鮮山脈)의 머리가 되었다.’
인용문은 <택리지> 팔도총론(八道總論)의 앞부분이다. 팔도총론에서 이중환은 우리나라 지세를 개략적으로 설명한 뒤에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등의 순서로 전국 팔도를 도별 지지(道別 地誌)의 형식을 통해 서술하고 있다. 그러니까 팔도총론은 18세기 한반도 내부의 인문지리적인 내용에 관해 주로 기술한 것이다.
한데 이 같은 성격을 가진 팔도총론의 서두에 ‘대지(大地)의 양극(兩極)에 있는 산’으로 여겨온 ‘전설의 산’ 곤륜산이 등장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앞에 인용한 <택리지>의 기록을 살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목을 끄는 것은 백두산과 한반도의 근원을 곤륜산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곤륜산은 흔히 중국 영토 밖의 서역(西域)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실재하지 않는 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아울러 <택리지>에서는 곤륜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대사막’, ‘의무려산’, ‘영고탑’, ‘백두산’ 등을 지나 한반도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지명을 나열하며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실은 그 지리적 사실 관계의 진위 여부를 떠나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는 몇 가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중환은 그의 환갑을 전후한 1751년(영조 27년)경에 <택리지>를 집필하였다. 그 지리적 상황의 사실 관계를 떠나 이중환은 18세기 중반에 어떻게 곤륜산에서부터 백두산에 이르는 한반도 밖의 지형과 지명 등을 비교적 상세히 이해하고 있었을까.
더욱이 무슨 근거에서 곤륜산에서부터 의무려산, 영고탑 등 한반도에 이르는 산줄기 흐름을, 한반도의 지세를 설명하는 중요한 지리적 지식체계로서 자신의 저서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일까.
이 같은 물음에 대해 전통적인 풍수지리설 등 종래의 기존 이론에 의존한 몇 가지 설명이 가능할 수 있다. 풍수지리설에서는 곤륜산을 백두산의 조종(祖宗), 또는 조산(祖山)으로 설정하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설명이 되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앞에 인용한 <택리지>의 서술이 전통적인 풍수지리설에 따른 산줄기 설명이라 보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
고대인의 원시적 상상력이 만든 ‘전설의 산’으로 인식되어온 곤륜산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곤륜산은 우리 한민족의 기층문화와 의식 속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을까. 만일 앞서 인용한 <택리지> 팔도총론 서두의 내용이 지리적 사실에 입각한 것이라면, 그 같은 지리적 사실이 함축 시사하고 있는 역사문화적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앞으로 3회에 걸쳐 이같은 문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하지만 중국 고대사와 <산해경>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해 아직 국내외 학계의 정설이 성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문헌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선행되어야 할 관련 분야의 연구과제가 남아 있어, 부분적으로 가설(假說)을 내세울 수밖에 없는 시론적(試論的) 성격의 글임을 밝힌다.
곤륜산은 과연 상상 속의 산인가
곤륜산(崑崙山)의 표기는 최근 들어 중국식 발음에 따라 ‘쿤룬산’(영어 표기로는 Kunlun)으로 적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백과사전의 하나인 <두산세계대백과사전>에서는 곤륜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쿤룬산(崑崙山, 곤륜산). 중국의 전설에서 멀리 서쪽에 있어 황허강(黃河)의 발원점으로 믿어지는 성산(聖山). ‘곤륜(昆侖·崑芍)’이라고도 쓴다. 하늘에 닿을 만큼 높고 보옥(寶玉)이 나는 명산으로 전해졌으나, 전국시대(戰國時代) 이후 신선설(神仙說)이 유행함에 따라 신선경(境)으로서의 성격이 두드러지게 되어, 산중에 불사(不死)의 물이 흐르고 선녀인 서왕모(西王母)가 살고 있다는 신화들이 생겨났다. 중국의 쿤룬산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앞의 설명 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곤륜산을 중국의 곤륜산맥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같은 백과사전에서는 중국의 곤륜산맥에 대해 어떻게 서술하고 있을까.
‘쿤룬산맥(崑崙山脈, 곤륜산맥). 중국 티베트 고원의 북쪽 연변을 이루는 산맥. 길이 2,500km, 최고봉은 무쯔타거산(木孜塔格山·7,723m)이다. 북쪽으로는 아얼진(阿爾金)산맥에 이어지는 치롄(祁連)산맥 이외에 코코실리산맥 등 여러 개의 지맥으로 갈라진다. 동부 북쪽에 타림분지(盆地), 서부 지맥 사이에 차이다무분지 등이 있다.
5,000m를 넘는 높은 봉우리가 많아 기후가 극도로 건조하며 추위가 심하여 서식하는 동·식물도 적다. 동부에서 황허강(黃河)·양쯔강(揚子江)이 발원한다. 중국의 주요 산맥은 대부분이 쿤룬산계(山系)에 포괄되어 있어 중국의 지형상 쿤룬산맥이 지니는 의미는 매우 크다.’
이처럼 곤륜산과 곤륜산맥은 그 서술의 내용과 성격에 있어 전혀 무관한 별개의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곤륜산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리적 특성과 함께 중국의 지형 상 중요한 의미를 가진 실재하는 산으로 설명하고 있는 반면에, 곤륜산은 불사(不死)의 신선 서왕모가 거주하는 전설 속의 산으로 규정짓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상식 차원에서 대체로 수긍하고 있는 내용이며, 우리 학계에서도 별다른 이의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앞의 두 인용문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중국 서쪽 경계 밖에 있으며, 황하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고, 만년설(萬年雪)로 뒤덮인 고산지대라는 점 등 지리적 상황으로 볼 때, 곤륜산과 곤륜산맥 사이에 유사한 점이 많다는 사실이다. 또한 ‘곤륜(崑崙)’이라는 명칭과 한자 표기도 차이가 없다(<산해경>에는 ‘곤륜(昆侖)’으로 적혀 있으나, 후대의 문헌에서는 ‘곤륜(崑崙)’ 등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하나의 산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지명과 그 표기, 지형적 특성과 기후 조건 등 지리적 상황이 서로 크게 다르지 않는, 곤륜산과 곤륜산맥을 전혀 다른 것으로 구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기준과 근거는 무엇일까.
앞의 인용문을 살펴보면 서왕모와 관련된 설화가 곤륜산을 전설 속의 산으로 규정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곤륜산과 서왕모에 관한 기록은 주로 <산해경>에 수록되어 있다. <택리지>에서도 이중환은 <산해경>에 나타나는 불함산(不咸山)을 백두산이라 적고 있다.
중국 최고(最古)의 지리서 <산해경>
<산해경>(山海經)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지리서다. 고대 중국과 그 주변 지역의 산천 지세를 중심으로 각종 동식물과 광물 등 다양한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하(夏) 왕조의 우왕(禹王), 또는 백익(伯益)이 지은 것이라는 설이 있으나, 문헌으로 현존하는 <산해경>은 BC 4세기를 전후한 전국시대 후기에 지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산해경>에서는 곤륜산과 서왕모에 대해 '서해(西海)의 남안, 유사(流沙)의 언저리, 적수(赤水)의 뒤, 흑수(黑水)의 앞에 큰 산이 있는데 이름하여 곤륜산이다. 사람의 얼굴에 호랑이 몸뚱이, 무늬 있는 꼬리를 하고 있으며, 꼬리에는 흰 반점을 가진 서왕모라는 신이 살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산해경>에서는 서왕모를 비롯해 신으로 분류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반인반수의 기이한 형상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동식물과 전국시대에 성행했던 연단술(鍊丹術) 등에 관한 내용도 다수 수록하고 있어 중국의 대표적인 기서(奇書)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서왕모는 각종 설화와 기록에도 중요한 인물로서 등장한다. 중국 고대 소설인 <목천자전>(穆天子傳)은 서주(西周)의 목왕(穆王)이 서쪽 지방을 순수(巡狩)하다가 곤륜산에서 서왕모를 만난다는 이야기가 큰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회남자>(淮南子)에는 신화적인 인물 예(襤)가 항아(姮娥)를 구하기 위해 서왕모에게서 불사약을 구해오지만, 항아는 그 불사약을 훔쳐 달로 달아났다가 그만 두꺼비가 되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 이야기는 서왕모를 신선화(神仙化)하면서 달 속에 계수나무가 있으며, 토끼가 떡방아을 찧는 등의 우리에게도 익숙한 고대 설화로 발전하였다.
이처럼 <산해경>에서 기이한 형상으로 묘사되던 서왕모는, 신선사상 등 중국 고대의 도교사상과 관련지어지면서 불사약을 가진 신화 속의 선녀로서 중국인 의식 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이 때문에 곤륜산 역시 인간의 상상력이 만든 실재하지 않는 산으로 인식되는 중요한 이유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곤륜산과 서왕모가 의미하는 것은?
그렇다면 곤륜산과 서왕모는 과연 전설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산해경>에서 곤륜산과 서왕모는 다른 기록에 비해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서왕모는 <오장산경>(五藏山經), <해경>(海經) 등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산해경>에 모두 기록되어 있다. <산해경>의 세 부분이 각기 다른 저자가 1세기 이상의 시간 간격을 두고 집필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따라서 서왕모는 당시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 실제로 존재했던 역사적인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서왕모는 <산해경>이나 중국 고대 설화에서 불사약 등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서왕모가 거주하던 곤륜산은 중국 내륙이 아닌 서역에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서왕모는 한족(漢族)이 아닌 이민족 출신이며, 곤륜산 일대를 지배하던 특정 정치세력이거나 그 집단의 중심적인 인물일 수 있다.
또한 서왕모가 속한 집단은 당시 중국 내륙의 지배세력보다 앞선 문화와 기술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서역을 가리키는 지금의 타림분지 일대는 역사적으로 동서 문화가 활발하게 교류하던 곳으로 실크로드도 이 지역을 지나고 있다.
진시황의 중국 통일 이후, 서역 일대는 새로운 긴장 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으면서 시황제는 만리장성을 더욱 공고히 구축하게 되었다. 이후 만리장성은 중국 역사에서 전통적인 국경 개념으로서 자리잡게 되었다.
아시아 역사는 중국의 한족과 주변의 이민족 간의 전쟁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과 정치적 상황 때문에 이민족 출신의 서왕모가 그동안 중국 정사(正史)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었는지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산해경>에 대한 연구가 청나라 때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전통시기의 중국 학계에서는 <산해경>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 송나라 때에는 지리서가 아닌 소설류로 분류하기도 했다. 청나라 때 이르러 비로소 <산해경>이 중국 고대의 신뢰할 만한 지리서라는 견해가 대두되었는데, 청나라는 한족이 아닌 퉁구스족 일파인 만주족 출신 누르하치(奴兒哈赤)가 세운 왕조였다.
곤륜산 역시 고대 중국인의 상상력이 만든 실재하지 않는 산으로 보기에는 적지 않은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 <산해경>에서는 각 지점 간의 거리 등 구체적인 지리적인 상황과 함께 곤륜산에 대해 8번이나 서술하고 있다. 또한 곤륜산의 앞뒤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적수(赤水)와 흑수(黑水)라는 지명 역시 10여 차례씩 등장하고 있어서 곤륜산과 그 일대가 당시에 지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지역이라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오늘날 <산해경>의 기록만으로는 곤륜산의 실재 여부와 정확한 위치 등을 파악할 수는 없다. 또한 앞서 설명한 것처럼 몇몇 지리적 상황과 명칭 등이 유사하다고 하여 전설 속의 곤륜산이 실재하는 곤륜산맥과 같은 것이라 단정지을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리 지식체계가 세분화되지 못한 당시의 상황을 감안할 때, 산의 개념을 오늘날처럼 특정 산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산맥이나 산군(山群)과 같은 광범위한 지역을 가리키는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이를 전제로 한다면 곤륜산은 지금의 곤륜산맥 일대를 말하는 것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 근거로써 <산해경>에서 대부분의 강은 하나의 특정한 산에서 하나의 물줄기가 시작하는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곤륜산의 경우 그 네 모퉁이에서 각각 다른 네 줄기의 강이 발원하는 것으로 적혀 있다. 이는 곤륜산이 상당히 방대한 지역에 이르는 규모가 매우 큰 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산해경>에는 곤륜산 외에도 곤륜지구(昆侖之丘), 곤륜허(昆侖虛) 등의 지명이 적혀 있다. 이 역시 방대한 규모를 가진 곤륜산 중에서 특별한 의미와 지형을 가진 특정 지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청해성 서북쪽 변방에는 곤륜산구(Kunlunsan pass) 등의 지명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한편 기원전 1세기경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서, <우본기>(禹本記)와 <산해경>에서는 곤륜산을 황하의 발원지라 적고 있으나 현지 조사 결과 곤륜산의 실재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감히 말할 수 없다(不敢言之也)'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동진(東晋) 시대의 문인 곽박(郭璞)은 <죽서>(竹書) 등을 예로 들어 사마천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곤륜산 등의 <산해경> 내용이 신뢰할 만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산해경>의 내재된 논리를 찾아야
중국 학계에서는 <산해경>을 지리학적 관점이 아니라 신화학(神話學)적 입장에서 연구하려는 경향이 우세하다. 20세기에 들어서서 은(殷) 왕조의 수도인 은허(殷墟) 지역이 발굴되는 등 고대사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신화학과 민속학 등의 시각에서 <산해경>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후 <산해경>은 ‘중국 신화의 보고(寶庫)’라는 학계의 평가를 받으며 신화 연구의 중요한 문헌으로 인식되었다. 중국 고대 신화가 양적으로 많지 않은 점도 <산해경>을 신화학의 주요 문헌으로 파악하는 한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곤륜산을 곤륜산맥과 별개로 보는 종래의 견해 역시 <산해경>을 지리서가 아닌 신화학의 입장에서 본 결과일 수 있다.
<산해경>은 다른 문헌에서는 볼 수 없는 고대 중국과 주변 국가에 대한 중요한 기록을 상당수 수록하고 있다. 하지만 신화학의 출전(出典)으로 보는 추세에 따라 <산해경>이 갖고 있는 지리서로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산해경>은 고대 중국인의 지리학적 관점에 의해 정리되고 집필된 책이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산과 강의 명칭, 각 지점의 위치와 그 사이의 거리 등 서술체제나 내용이 당시로서는 유일하게 지리서로서의 기본 체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최근 들어 전설의 대륙으로 불리던 아틀란티스(Atlantis) 등 그리스 신화나 성경 속의 지명과 사건들이 역사적 사실로서 입증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산해경>의 연구는 신화적 요소를 가려내고 지리학적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또한 <산해경>에서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는 세계관과 그 내재된 논리를 바탕으로 지리적 상황과 인물을 새롭게 해석하는 시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지리적 사실을 기초로 해서 문화인류학과 고고학 등의 연구가 병행된다면,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고대사 연구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호에서는 우리의 기층문화를 중심으로 곤륜산이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겠다. 또한 성호 이익(星湖 李瀷·1681-1763)의 저서에 나타난 곤륜산 등의 관련기록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다.<계속>
박용수 소설가·한국산서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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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닷컴 http://ww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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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맞아요^^ 곤륜산...우리 전설에도 툭하면 나온답니다^^
동양판타지물을 통해서 자주 접하는 서왕모와 곤륜산. 저 또한 전설과 허구의 이야기로로만 치부했는데 실재했다고 볼 수 도 있는거군요. 재밌네요^^ 좋은 자료 잘 읽었습니다.^^*
곤륜산 역시 고대 중국인의 상상력이 만든 실재하지 않는 산으로 보기에는 적지 않은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 <산해경>에서는 각 지점 간의 거리 등 구체적인 지리적인 상황과 함께 곤륜산에 대해 8번이나 서술하고 있다. 또한 곤륜산의 앞뒤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적수(赤水)와 흑수(黑水)라는 지명 역시 10여 차례씩 등장하고 있어서 곤륜산과 그 일대가 당시에 지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지역이라 해석할 수 있다. 네. 그렇군요. 많이 배워갑니다.^^
곤륜산에 실재 여부는 각 시대별 정치상황에 따라 다른 주장으로 진위를 다룬 것 같네요ㅎ
하지만 산해경이 지리학적 관점에서 쓰여졌다는 건 부인할 수 없군요 ㅎ
저번엔 3부터 올리시더니 순서가 바꼈나봐요^^'들어 전설의 대륙으로 불리던 아틀란티스(Atlantis) 등 그리스 신화나 성경 속의 지명과 사건들이 역사적 사실로서 입증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산해경>의 연구는 신화적 요소를 가려내고 지리학적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나와있지만 점점 더 인문학에 대한 지원이 떨어지고 있어서 정말로 산해경과 우리 고대사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질지 걱정이네요
전설의 산으로 생각되었기에 신화적 생각이 나올 수 있었지 아니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쩐지.. 고전문학속에서 곤륜산이 자주 등장하더군요. 그래서 궁금증으로만 남겨두었었는데 이렇게 자료를 통해 곤륜산의 의미와 관련된 많은 논란거리와 내용들을 알게되어서 참 흥미로웠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이런 말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무협지에도 곤륜산과 서왕모 라는 것이 등장했어서 나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