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살아난 사람으로서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6,12-18
형제 여러분, 죄가 여러분의 죽을 몸을 지배하여 여러분이 그 욕망에 순종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의 지체를 불의의 도구로 죄에 넘기지 마십시오.
오히려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살아난 사람으로서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고,
자기 지체를 의로움의 도구로 하느님께 바치십시오.
죄가 여러분 위에 군림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율법 아래 있지 않고 은총 아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이라고 말해야 합니까?
우리가 율법 아래 있지 않고 은총 아래 있으니 죄를 지어도 좋습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사람에게 자신을 종으로 넘겨 순종하면,
여러분이 순종하는 그 사람의 종이라는 사실을 모릅니까?
여러분은 죽음으로 이끄는 죄의 종이 되거나,
의로움으로 이끄는 순종의 종이 되거나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감사하게도, 여러분이 전에는 죄의 종이었지만,
이제는 여러분이 전해 받은 표준 가르침에 마음으로부터 순종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죄에서 해방되어 의로움의 종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신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9-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베드로가, “주님, 이 비유를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종이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 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성당출입 금지령>
신앙생활에 아주 열심인 한 자매님의 하루 일과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새벽 4시 반 기상, 성서필사, 아침기도, 새벽 6시 미사 참례, 오전 10시 봉사활동,
오후 2시 교육관에 가서 성서 공부, 저녁 8시 레지오 마리에 회합,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틈만 나면 묵주기도요, 전례 봉사, 성가대 활동, 병원 원목실 봉사,
성령쇄신 묵상회 기도모임, 철야기도회, 구역일 등등에 신경을 쓰느라 남편이나
자녀들은 완전히 뒷전,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 세상 그 어떤 수도자나 성직자도 따라갈 수 없는 신앙생활을
그 자매님은 마치 목숨이라도 건 듯이 해나가고 있었습니다.
교회 안에서의 활동이 많아지다 보니 가정 안에서 주부로서의 역할에 소홀해지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지출이 많아졌고 때로 "하느님을 위한 것인데 어때!"하면서 팍팍 쓰다 보니
집안 살림이 거의 파탄 직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식구들의 원성은 점점 커져갔고,
결국 뒤늦게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한 남편은 부인에게 성당 출입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실제로 이렇게까지 하는 분들이 없겠지만 참으로 조심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각자에게 주어진 일상적인 직무에 충실할 것을 요청하고 계십니다.
사제는 사제로서의 직무가 있을 것입니다. 교사는 교사로서의 직무, 주부는 주부로서의 직무가 있겠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본연의 의무가 무엇인지 그것을 먼저 잘 파악하는 일,
그리고 그 본연의 의무에 충실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매일의 삶을 보다 진지한 자세로 숙고하려는 노력,
매일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다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려는 노력,
우리가 매일 지겹도록 만나는 이웃들과 언제나 새롭게 관계를 맺어나가려는
노력이야말로 매일의 직무에 충실하려는 노력일 것입니다.
멀리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봉사도 중요하지만 내 가장 가까운 피붙이들,
매일 서로 너무도 깊이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도 주고 미워도 하는 내 가족들에게
충실하려는 노력 그것만큼 하느님 앞에 큰 봉헌은 다시 또 없을 것입니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 하나, 미세한 사건 하나도 주의를 집중해서 바라보고
정성을 다하는 노력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봉사나 기도도 적정선이 필요하겠습니다. 밤낮 안 가리고 피정이다 세미나다 봉사다
전교다 하면서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지 말면 좋겠습니다.
물론 갖은 상처로 인해 부서진 마음을 추스를 길을 찾을 수 없어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동안 우리는 계속 삶의 중심을 잃고 표류하게 됩니다.
진정으로 성숙한 신앙은 "들음"으로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신앙은 많은 훌륭하고 좋은 생각만으로 성장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진정한 신앙은 "들음"이 "깨달음"과 "행함"과 만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완결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통한 깨우침, 그로 인한 변화된 삶을 우선 내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고뇌하며 살아가는 우리 가족들에게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첫댓글 가정은 곧 작은 교회랍니다 가정이 평화롭지 못할진데 교회 봉사가 무슨 의미가 있으며 신앙생활이 즐거울리가 있겠습 니까~~~울 단원님들은 한 분도 이렇게 생활하시는 분이 없으리라 미루어 짐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