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친구를 만났다
우리과엔 여학생이 4명이었는데 한 친구는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미국으로 가서 지금까지 한번도 못 만났다
그리고 남은 3명은 친구같이,자매같이
3, 4, 50대까지 꾸준히 만나다 60대 초. 한. 친구는 몸이 안 좋아 수술하곤 누가 오대산 적멸보궁가면 좋다하는데 같이 가 줄수 있냐 하기에 평창동 친구와 흔쾌히 셋이 오대산으로 향했다
그때 난 정기적으로 산에 다닌지 20여년이 되어 산에 가자하면 누구든 마다 하지않고 앞장서 다니던 때였기에 기뻤다
아픈 친구의 차로 압구정에서 만나 평창동 친구가 운전을 무게있고 점잖게 잘해서 운전대를 잡고 셋이 오랫만에 여행가듯 떠났다
진부에서 내가 아는 집에서 한정식을 먹고 월정사에서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상원사에 올라 숙박하겠다 얘기하고 방에 와 짐 풀고 법당에서 기도드리고 멀리 있는 화장실에서 아픈 친구를 기다리는데 따스했던 서울의 4월 날씨 같지않고 어찌나 추운지 참는 한계점을 넘어 방에 와 셋이 이불을 꽁꽁 싸매고 바닥이 차서 더욱 잠 안 오는 밤 숨소리도 없이 누워있는데 새벽이 되었는지,
기도 시간을 알리는 징소리가 들린다
넘 추워 웅크리고 누워 알면서도 선뜻 일어나 지지않아 미동도 않고 있는데
스님께선 우리가 기도 정진하러 왔다고 생각하셨는지
기도시간을 알리는 징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바로 우리 방문앞에서 치신다
지금 법당에 가면 분명히 감기가 지독히 들을것 같은데 어쩌지...난 일을 해야되서 아프면 안 되는데..한 친구는 아프고 또 한 친구는 절에 그리 열심이진 않고..
나라도.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나야 하는데..갈등하고 있는데
방바닥이 뜨듯해지기 지작하네
아이. 모르겠다. 주저앉았다
1,2시간 몸을 녹이고 면목없는 얼굴을 들고 공양간에 가 아침 공양하고 적멸보궁을 향하여
산을 오르니 몸에서 열이 나면서 웅크렸던 몸이 서서히 풀리네..
50대 초에 가서감동 받았던 곳
그땐 음력 초하루. 눈이 많이 내리던 날. 상원사 스님께서 들머리에 큰 두 타래를 준비해 주신 새끼줄로 운동화에 묶고 한사람 갈수있는 좁은 산길을 오르기 시작, 그때는 등산화가 있는지도 모를때였다
70대 노보살께서는 실내화같이 열악한 신을 신고 벌써 내려오시고 있었다
오르니 눈내린곳에 천막을 깔아 놓으셨는데 절 할 자리없이 빼곡히 앉아 기도를 드리고 있는 많은 보살들을 대하는 순간 충격이었다
심신이 불끈 솟았다
친구와 그동안 대로같이 잘 닦아놓은 길을 올라 정성껏 기도 드리고
중대서 점심공양하고 상원사 찻집에서 각자 다 다른차를 맛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다
그 후 오포친구는 호주서 주로 살며 서울엔 1년에 한번정도 병원갈때 오는것 같았다
코로나전(7,8년 된것같다) 아산병원서 우연히 만났었다
그때도 해마다. 만나자 했건만..
그동안 평창동 친구는 오랫동안 살았던 곳에서 일산으로 이사해서 더더욱 만나기 어려워졌다
월정사갈때 만나곤 우리 셋이 뭉친건 16년 만이다
많지도 않은 셋이건만..
이렇게 힘들다니..
이번도 친구는 몸이 썩 좋지 않았으나 나이는 자꾸 더 많아져 점점 더 만날 확률이 줄어드니 내가 밀어 붙였다
그래도 우리 셋 아직 감사하게도 치매도 아니라 알아볼수 있고 걸을수 있으니 만나자. 우리가 너의집 근처로 갈께
하여 평창동 친구는 일산에서 난 광진구에서
압구정에서 살다 아프면서 오포로 간 그 친구가 오라는 판교 현대백화점 9층 식당가로..
에스카레이터 앞에서 만났다 너무 반가와 와락 껴 안았당
평창동친구는 벌써부터 와 있다는데 ..반대쪽에 있는걸 핸폰4번이나 하면서도 왔다갔다 여러번 하고야 만났다
시력이 나빠져선가 처음간 곳이라 어리버리해선가
아~~~! 16년만이다 ㅋ
80된 우리 눈엔 친구 얼굴의 주름은 하나도 안 보이고 대학 교정서 웃고 떠들던 때의 맑고 고운 모습 그대로였다
오랫만에 만나 웃으며 옛 이야기하니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내년에 꼭 또 만나자며
5시에 헤어졌다 일산 친구는 차를 잘 갈아타면 8시 다 되야 집에 들어 가겠다 잘 갈아타야 될텐데...
나 올때같이 꺼꾸로 타지말고..
배 고프겠다
뭔가 큰일을 해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