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이지만 바람은 바람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려는 듯 거세게 붑니다.
오늘의 수업이 연꽃단지 탐방인데도 말입니다.
교무실에서 교감선생님은 "바람이 많이 불지요?" 하시면서 저를 바라봅니다
빙그레 웃으시면서 얼굴이 말하는 그 무엇을 알게 합니다.
바람의 심술을 아이들이 잘 이겨내면서 받아드릴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라는 것을
자동차들이 쌩생 다니지 않는 중고등학교로 가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밝고 명랑한 얼굴 그대로 길목을 지키는 둥그런 반사경에 담아두곤
주천중학교 앞에 있는 연꽃단지로 향했습니다.
도착한 주천 연꽃단지 입니다.
아직, 봄은 멀리 있는듯 불어오는 바람에 물결 일어나고
연의 씨앗들은 자신을 키워주던 집에서 나와 새싹을 키울 자리를 찾아
바람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으니, 귀찮게만 느껴지는 바람이 씨앗에게는 또다른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개구리 밥들이 파랗게 변하려 하고
물속 우렁이는 벌써 깨어나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손을 집어 넣으면 차갑게 느껴지는 연밭의 물인데도 말입니다.
바람이 붑니다.
거센 바람이 불어도 잘 적응하는 어린이를 바라봅니다.
바람이 불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불어오면
몸을 낮추고 그자리에 앉으면 된다는 것을,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어린이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결코, 아늑한 실내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스스로가 자연과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몸으로 익히는 순간이었지요
오늘의 수업과제인
연꽃은 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요?
지난 가을의 산물들과
새로운 봄을 준비하는 연의 봄맞이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요?
다음은 주천5일장터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1919년 4월21일 금마리에서 대한독립만세운동을 준비하셨던 선열분들이
이곳 주천장터에서 만세운동을 시작하려 했던 그 장터입니다
바람 불어 감당하기 아려웠던 장꾼들의 보따리는 치워지고 있었습니다.
이효석 님의 단편소설속에서는 진부에서부터 봉평 장으로 해서 제천까지
메밀곷 필무렵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분명 주천장에서도 장을 보았을 허생원과 동희 이었을 그 장터이지요
장터로 향하는 골목길에서 벽화도 감상했고요
ㅎㅎ~여기는 어린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떡복이 집이랍니다.
신나게 뛰고 놀았으니 출출한 배를 채워줄 분식집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