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0월 21일)은 고 김영도 고문님의 1주기 기일이다. 내가 산서회에 가입해서 고문으로 계신 그분을 겪은 것이 10년쯤 되는데 그 시간 동안 그분의 업적과 인품이 훌륭함을 알게 되었다.
오늘 그 분의 묘소에 갈 즈음에 그 분을 기리는 시 하나를 써 보았다.
김영도 선생님 1주기에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1977년 9월, 에베레스트 산 밑 베이스캠프(EBC)
체구는 작으나 단단한 체형에 형형한 눈빛을 한 한 동양인이
눈밭 위에 꿇어앉아 기도하고 있다
자주 의지하던 시편 121편의 구절이다
산악계의 작은 거인 김영도는 신의 도움을 간구하였고
그의 신은 응답하였다
당신은 떠났다
근대등산문화를 한국에 심고자
유럽의 알피니스트들의 책을 번역하고
산에 대한 수상록과 수없이 많은 칼럼에서
산악문학의 중요성을 그렇게도
강조하시다가
99세의 백수로 떠나서
여기 북녘 가까운 파주땅
동화경모공원, 평북묘역 NO.7에
평화로이 누워 계시다
무릇 산악인이라면
무상의 정복자가 되어
By fair means에 의지하여
고도보다 태도 중심의 배리에이션 루트를 개척해야 한다던
당신의 철학, 엄숙하고 어렵다
그러나 따라야 한다
당신은 일생동안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했다
첫번째는 경주의 형제산이다
평양에 부모를 두고 내려와
동생과 서울대학에 입학후
6.25 발발로 학도병으로 자원 입대
전선에 투입되어 분전하다가
형제산에서 동생과 친구를 잃었다
무정하고 잔인한 산이었으나
당신은 그 산을 넘었다
적은 물러가고 통역장교가 되어
전쟁에서 살아남고 국회의원까지 되었다
두번째는 에베레스트다
대한산악연맹의 회장이자
국회의원이었기에
지난한 세계최고봉 정복에 도전하였다
막대한 경비를 마련하고 후배들을 조련하여 산악인 고상돈을
8,848m의 최정상에 올려놓아
한국이 8번째 등정국이 되게 하였고
당신의 두번째 산을 멋지게 넘을 수 있었다
그후 당신은 산악저술가가 되어
우리의 낙후된 등산문화를
향상시키는데 무한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제 생각컨대
누가 당신을 넘을 수 있겠오
그 열정과 끈기와 업적을
경외하고 찬양합니다
당신은 이제
당신이 몸소 넘은
두 개의 산 뒤에 더 높이 솟은
세번째 산인지라
우리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아야 한다
고이 잠드소서
첫댓글 감사님.. 직접 말씀으로 들려주시던
그 느낌과 감사함이 ㄷㄷ더욱 새록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