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k Mountain

[peter]

전화 통화중이다.
한 사람은 집(에드먼튼)에서 출발 할려한다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로키산 밑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둘이 만난다. 그것도 금방.
한 사람은 맥 도널드 앞에 서있고
다른 한 사람은 팀 호튼 앞에 서있다.
그가 손을 흔든다.  Edson.

모두가 환호성을 울린다.

우리 산악회가 서서히 괘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무슨 모임이든 잘 되려면 미치도록 중독된 열성분자가 있어야한다.
해질녘님이 해뜰녘에 홀연히 나타났다.
한창 산에 다니던 시절...
시험 때문에, 중요한 데이트 약속이 있어서
다음날 산행을 못하겠다던 친구 녀석이
산행날 아침 우이동 평양상회에 혹은 약속된 버스 종점에 먼저 나와있다.
"내가 오늘 하루 공부 더 한다고 장학금 받겠냐?"
"그 여자 애랑은 헤어질려고 그랬어."
어줍잖은 변명으로 갑작스런 출현을 애써 변명하던 친구...
그가 그런 사람이다.

그로인해 행선지가 바뀐다.
그의 열성이 회장님의 마음도 바꾸어 놓았다. 무섭다.
황대장이 추천한, 이름도 모를 산 주차장에 9시 20분에 도착한다.
5시 30분 약속 장소에 한 사람도 늦은 사람이 없이
짐만 옮겨 싣고 5시 40분에 출발한 까닭이다.
우리 산악회가 괘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또 다른 징조이다.

무명산(실지 이름이 있을지 모르지만 구글에서 아무리 찾아도 못찾았다)이지만
무명산이라고 다 나쁜 산은 아니다. 그래도 지가 로킨데.
1시간 30분 만에 오른 정상. 어쩌면 우리에게 딱 맞는 산일지도 모른다.
전원 정상 정복.

낮은 산이라고 정상에서의 조망이 나쁜 것만도 아니다.
지난 여름 우리가 땀을 뻘뻘 흘리며 올랐던
Roche Miette산의 공룡능선길이 바로 눈 앞에 펼쳐져있다.
그때 불평 많았던 누님이 오셨으면 참 좋아했으리란 생각에 미소가 떠올른다.

두시간 반의 짧지만 화끈한 산행을 마친 시간이 겨우 12시 15분.
헐~ 우리가 이럴때도 다 있다.
우리 산악회 초창기때는 그 시간이 산행 시작 시간인 적도 있었다.
아직도 힘이 남아도는 몇몇 열혈 청춘은 우리가 처음에 계획한
Maligne Canyon을 한번 더 올라도 되겠다고 설레발이다.
아무튼 점심을 먹기 위해 Maligne Canyon Sixth Bridge 주차장으로 향한다.

Maligne Canyon 계곡물 옆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낙원이 따로 없다.
주변 경계 풍경 좋고 흐르는 물소리 경쾌하고
펼쳐논 유부초밥에 김밥은 식욕을 돋우고 고기는 노릇노릇 구워지고
같이 간 일행들 좋으니 오고가는 대화 즐겁고
권커니 자커니 그 물 또한 신비롭더라.
어떤 이는 그늘에 누워 자고 어떤 이는 계곡물에 발 담그고 앉으니
바로 우리가 늘 이상형으로 생각하던 그런 산행 아닌가 말이다.

아쉬움을 진짜 아쉬움을 뒤로하고
에드먼튼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7시.
산에 데리고 가서 이렇게 이른 시간에 데리고 오면 어쩌냐고
몇몇 못된 작자들의 땡깡에 회장님의 주머니가 열리고 만다.
그렇게 몇 마리의 두꺼비가 더 잡히고서야 오늘 산행이 끝난다.
그래도 아직 8신데...

[옹달샘]

그날의 일들이 바로 펼쳐지면서 행복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다시 기억을 해주게 해주어서 감사.....

[해질녘]

맛깔 스럽네요
언재나 좋은글 좋은 추억거리를 잊지않게 해 주시는 우리의 의리맨 peter님 감하고 감사 합니다^^
한편으로 죄송 스러웠썼는데..........................ㅎㅎㅎㅎ

[미소 천사]

고운 추억 담아 오셨군요.
참여하지 않았어도 그날의 그림이 파노라마로 펼쳐집니다.

[peter]

낭군님 잘 보내드렸나요? 그럼 이제... 아싸~ 만판이다!?

[산사람]

이름 딱 이네요,kiok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