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다락골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다락골사랑
사과 바이로이드병 감염 피해 발생
바이로이드병은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며 종류는 Potato spindle tuber viroid, Apple scar skin viroid(ASSVd) 등 40여종이 있다. 우리나라는 '98년 경북 의성군 안평면 농가의 '미끼라이프'품종(Senshu x Tsugaru의 교배종)에서 ASSVd 발생이 최초 보고된 바 있다.
바이로이드 병원체는 바이러스와 유사하지만 다소 다른 특징을 가진다. 핵산(RNA)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크기가 가장 작고 분자량이 작으며 스스로 복제하고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이다. 바이러스와 다른 점은 핵산(RNA)의 분자량이 바이러스에 비해 월등히 작다는 것과, 바이러스는 단백질 껍데기에 싸여있는데 반해 바이로이드의 RNA는 껍데기가 없이 노출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사과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바이로이드는 ASSVd로서 병징이 잎이나 줄기에는 나타나지 않다가 결실기의 과실에 병징이 나타나서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따라서 묘목에서부터 결실수로까지 키우기 위한 시간과 경비, 노력 등이 물거품이 되고 마는 실정이 되기 때문에 농업인들이 받는 고통은 더 크다 하겠다.
품종에 따라서 병징의 발현정도가 다르지만 주로 과피에 노란색 반점들이 생긴 후 과실이 성숙함에 따라 전체적으로 착색이 불균일하게 되어 얼룩덜룩해지기도 하고 동녹이 발생하기도 한다. 병든 사과는 정상과에 비해 크기가 50~70%정도로 작아지고 기형과도 나타나기도 하여 대부분 상품과가 되지 못한다. 2년간 바이로이드병 발생실태를 조사한 결과, ’01년에 약 1,300여주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었고 ’02년에는 약 2,500여주의 감염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로이드의 전염은 주로 기계적인 방법, 즉 식물체 증식작업이나 경종작업, 영양번식 작업 중에 손이나 농기구에 묻은 감염된 식물의 즙액에 의하여 감염된 식물로부터 건전한 식물로 옮겨지게 된다. 바이로이드 종류에 따라서 즙액에 의하여 매우 잘 옮겨지는 것이 있는 반면에 즙액에 의한 전염 확률이 비교적 낮은 종류도 있다. 과수작물에서는 감염 식물체로부터 접수를 채취하여 접목 번식하는 경우에 전염될 확률이 가장 높다.
전정이나 접목작업시 도구에 의한 전염정도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꽃가루와 씨앗을 통해서 전반되는 종류도 있으나 지금까지 바이로이드 매개체로 밝혀진 생물은 없다. 따라서 과수작물에서는 바이로이드병 전염은 주로 외국에서 도입한 품종의 묘목생산시 오염된 대목 또는 접수사용으로 1차 전염되고 재배중의 전정이나 고접 등 농작업시에 2차 적으로 전염되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할 것이다.
병의 조기 진단만이 방제의 지름길
바이로이드병은 바이러스병과 마찬가지로 농약살포에 의한 화학적 방제가 되지 않으므로 건전한 대목과 접수를 이용하여 묘목을 생산 이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일단 병에 걸린 나무가 별견시에는 빨리 소각 폐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바이로이드를 진단하는 방법에는 감수성 식물을 이용하는 생물검정법과 핵산의 유전자를 진단하는 기술이 있다. 이러한 진단기술은 바이러스 진단에 사용되는 ELISA(효소결합면역항체법)기술과 같이 신속하게 대량 검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량을 진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목본성 검정식물을 이용한 생물검정법은 2년 정도의 장기간이 소요되어 이용에 어려움이 있고, 핵산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법인 RT-PCR(역전사중합연쇄반응법)기술이 지금까지 효율적으로 사용된 기술이지만 어린나무의 잎이나 줄기조직의 진단시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사과 등 과수조직의 경우 viral RNA 농도가 낮고 페놀화합물 등 저해작용을 하는 물질에 의해 순도가 높은 핵산의 추출이 어려울 뿐 아니라, 쉽게 오염되고 불안정한 RNA특성 때문에 RT-PCR진단에 오류 가능성도 생길 수 있다.
새로운 진단기술의 확립
원예연구소에서는 이러한 문제점 등을 극복하고 신속 정확하고 검출감도가 높은 바이로이드 진단 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개발한 유전자 진단기술을 적용하여 새로운 사과 ASSVd 진단 기술을 개발하였다. 새로운 진단기술은 전자동 핵산추출장치를 이용하여 순도가 높은 RNA를 안전하게 뽑아내고 이를 NASBA(Nucleic acid sequence-based amplification, 핵산증폭)기술을 이용하여 41℃의 일정한 온도조건에서 3종의 효소(AMV-RT, RNase H, T7polymerase)들의 반응에 의해 특정 바이로이드의 핵산을 증폭시킨 다음 증폭된 핵산을 ECL(Electrochemiluminescence, 전자화학발광)원리의 진단기를 이용하여 감염여부를 확인하게 되는 기술이다.
이 진단기술의 특징은 나무의 수피나 목질부조직에서도 용이하게 높은 농도의 핵산을 추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동화된 기기를 사용함으로써 핵산의 오염과 실험오류에 의한 문제에서 완전 해방될 수 있고 핵산 추출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단축하여 기존의 방법보다 3배 이상의 시료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새로운 핵산증폭?진단기법인 NASBA와 ECL기법은 원하는 핵산만을 안정적으로 증폭시키고 증폭산물의 검출감도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검출결과에 대한 신뢰도와 재현성이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매우 획기적인 진단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최근 인간의 에이즈바이러스를 특이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개발된 최첨단기술로 주로 병원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기술이며 식물에서도 일부 바이러스병의 진단 등에 적용되고 있는 수준이며 바이로이드병 진단에 적용한 예는 세계 최초라 하겠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전문적인 기술과 기기 등이 있어야만 가능한 방법이므로 실제 농업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위하여 농업인들이나 비전문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생물검정 기술도 확립되었다.
사과 바이로이드(ASSVd) 생물검정을 위한 지표식물은 Stark's Earliest품종을 이용하고 검정방법은 우선 검정용 지표식물을 실생묘에 접목한 후 20일정도 키운 지표식물 유묘에 검정하고자 하는 나무의 수피를 접목 접종한 다음, 1주일 경과 후 이 지표식물을 20~24℃(일장 24시간, 습도60~70%)조건의 생장상에 두게 되면 약 4주경부터 지표식물 하부 잎에서부터 잎이 아래로 구부러지는 이상생장 등이 관찰되므로 이를 감염주로 판단하면 된다. 일반적인 노지조건에서는 같은 지표식물을 이용해서도 병징을 조기에 관찰할 수 없고 최소 1년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된다.
바이로이드에 약한 지표식물을 이용한 생물검정 기술은 가장 안전하게 바이로이드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며 농업인이나 비전문가도 스스로 병징관찰에 의해 조기에 감염주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방법이므로 활용가치가 더욱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러한 병들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건전한 묘목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품질이 인증되지 않은 불량묘목과 새로운 품종이라도 외국에서 도입되어온 품종들중에 완전한 특성검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라면 묘목구입을 자제해야 할것이다.
바이로이드병은 바이러스병과 달리 접목이나 전정작업을 할 때 2차적인 전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병에 걸린 나무는 빨리 소각 폐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며,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나무가 있으면 빨리 관련기관에 진단을 의뢰하는 것이 좋고, 이런 나무들은 미리 표시를 해 두었다가 전정작업을 할 때에도 가장 나중에 하고 전정도구들을 화염소독하면서 작업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바이로이드병은 전 세계적으로 사과뿐만 아니라 배, 복숭아, 포도 등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된 종류들도 있으므로 항상 나무를 자식 돌보듯 잘 살피고 관리하면서 이상한 개체들은 조기에 찾아내어 대처함으로써 이러한 전염성 병들을 확산시키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야말로 앞서가는 선진 농업인의 자세일 것이다.
출처: 다락골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다락골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