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이 예랑님과 흡사할 만큼 단정한 직장인 타입의 풍모였습니다.
우리 카페에는 예전에 본인의 사사키 큐를 한 번 글로 선보인 후, 별다른 참여가 없었다가
지난 월요일(4월 27일) 쉽지 않은 방문을 하셨습니다.
주로 신림동 근방에서 공을 친다고 하는데, 당구로는 한참 유명한 동네 아니겠습니까?
대대 25점의 핸디로 본인 말로 좀 약하다는 자평과 중대 경험이 별로 없다는 것, 어웨이 경기인 점을 감안하여
저와 20 : 25 점으로 칫수를 조정하여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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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기자, 자작나무 기자....????"
"나~안........자세 잡는 필그림님 브릿지가 거의 선수급인 거 봤고.....
낯설다는 중대에서 꼭 필요한 만큼의 힘조절로 포지션 하는 거 보면서 질렸을 뿐이고.....
사사키, 장난 아니게 포스 작렬하고 있을 뿐이고.....
당구동호인 카페모임 "구름이 좋다"에서 필그림님을 안다는 박실장님은 정말 안됐다는 표정으로,
옆에서 게임하며 가끔 나를 쳐다보며 혀를 차고 있을 뿐이고......"
대학 다닐 때 까지도 당구를 안 치다가 직장생활 하면서부터 공을 치기 시작하여 한 6 년 제법 열심히 쳤다는데,
현역 프로인 임 모 선수로부터 지도를 받기도 했다는 본인의 말대로 베이스가 탄탄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필그림님의 플레이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1. 불필요한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단정한 스트로크와 적절한 초이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첫공을 아주 얇게 따되 너무 스핀이 많으면 빠져나가기 일쑤인, 애물스런 더블레일
사사키의 위력이 돋보였던 각도가 깊은 더블레일 - 효과적인 스트로크와 피니쉬 동작
솔직히 속으로는 '저렇게 본 거 맞아...?'했던 이중 리버스엔드를 이용한 더블쿠션
(보통은 위쪽 리버스엔드에서 3쿠션으로 봅니다)
2. 편안하고 부드럽게, 소위 결대로 풀어가는 게임운영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실전에서 이 정도의 궤적을 바로 그려내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무리없이 자연스러우며 적절하게 조절된 힘....
3. 키스를 빼내는 타이밍 샷들......사사키 덕도 있는 듯 싶구요.
저는 로또님이 제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지 잘 모릅니다.
따라서 왜 이런 강자를 상대로 5 개나 알수를 더 놓고 쳐보라고 저를 부축였는지도 알 길이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저는 저보다 훨씬 세련되게 공을 다루는 분을 상대로
돌도끼 던지며 대단히 용감한지......무모한지 하게 "돌격앞으로...!!"를 외쳤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웃자는 의도로 과장과 엄살이 포함되기는 했어도 대부분의 느낌이 사실입니다.
게임을 하다가 문득 매타득점님이 생각났습니다.
내공(수구)의 무브먼트가 아찔할 정도로 참 좋던 매타득점님의 공 다룸과
단정하고 간결하면서도 꼭 필요한 만큼의 스핀이 걸리는 필그림님의 절제된 샷이 만나보면
볼만한 그림이 되겠다 싶었지요.
다음 번에는 같은 칫수에 내 쪽에서 어웨이 경기로 전면전을 한 번 벌여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첫댓글 동영상을 다시 보면서 깜짝 놀랐더랬습니다.............득점 여부는 차치하고,,,,,,,가장 정석적인 초이스에.....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샷과 당구예절...........
우와~ 정말 깔끔하게 치시네요.... 6년을 치셨다고요... 한 3년 더 치면 저정도 되려나...ㅎㅎ
ㅎㅎ 상큼한 충격을 받으신듯......
하지만 이런 분들과 게임을 하는 것이 즐겁답니다. 볼 것 느낄 것, 말 없이 대화할 것이 많기 때문이지요.
매끄럽다는 느낌이 드는 샷이 부럽습니다~~~~
조금만 더 집중하여 노력하시면 쑤엔님도 "곧..." 입니다. 쑤엔님의 경우, 지금의 기본이 바르게 되어가고 있어서 정석적인 타입의 깔끔한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저는 아직 초보지만 제 느낌을 말해보면요. 저런 플레이를 하기위해서 얼마나 노력했을지 상상이 가네요. 다른 구력으로 치시는 분들과는 느낌이 다르네요.
글에서도 밝혔지만 저 분은 나이가 좀 있는 상태에서 당구를 시작했고, 시작부터 바르게 기초를 다졌기 때문에 저런 단정함을 갖출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 번 좋지 않은 버릇으로 습관이 되면 나중에는 애를 써도 잘 고쳐지지 않는 답니다.
굉장히 샷이 좋으신 분이네요. 자작나무님도 충분히 훌륭한 실력을 지니고 계십니다. 대부분의 경기는 에버리지를 좌우해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자기의 평상시 스타일대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 멋진 경기를 치르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동그란 공이 테이블에서 돌아다니는 길은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렇게 깔끔한샷을 할수 있다니~~ 부드러움속에 강함이 보입니다.~~ 필그림님의 공을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