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의 방황이 이끈 아득한 변두리 저편의 멈춘 자리 그 자리에 서 있음과 뚜벅뚜벅 걷고 있음이 동행하는 유년의 미로
( 골목길 )
3.
창밖 물안개로 뭉클 다가와 찻잔의 온기처럼 스쳐 지나간 박하향 별사탕
( 첫사랑 )
4.
차가운 우물물로 세수를 하는 스무살 청년얼굴 하얀 백양나무 껍질속 연한 연둣빛 가지가 부드럽다 6월은 복숭아꽃,살구꽃 시냇물 타고 청춘여행 가는 달이요 참외 노란꽃과 앵두의 속마음이 맵새에게 들킨 달이다 하얀 손가락에 빛나는 토끼풀 꽃반지
( 6월 )
5.
봄비 오는 날 탱자나무 둘레길 흙탕물 맨발로 철벅거리며 걸어가는 철부지 아이의 작은 손에 쥐어진 큼직한 무지개빛 얼굴
( 우산 )
6.
검정 고무신을 양손에 들고 다섯살 배기 아이가 흥얼거리며 논둑길을 갑니다. 앞서가는 할머니의 수건두른 흰 머리에는 말목장터에서 이고 온 보퉁이가 바람에 나부낍니다. "평령방죽이다. 조심해 따라와" 하는 순간, 논둑옆 방죽 속으로 쏙 빠져버린 고무신 한짝.. 동동 나뭇잎배처럼 떠 있는 검정 고무신을 멀뚱 쳐다보며 울지도 못하고 서성이던 어릴적 동심.. 장대로 건져 올리려다 개구리풀 깊이 꼴깍 잠겨버린 어릴적 검정 고무신...
( 검정 고무신 )
7.
초록 신록과 싱그러운 미소가 넘쳐나는 정원 낙엽진 표정과 쓸쓸한 눈매로 우수의 그늘에 잠긴 기왓장 이끼 속마음 풀잎 귀는 늘 듣던 여치와 휘파람새소리 쫑긋.. 다람쥐의 눈은 팔베개하고 구름과 바람의 율동처럼 푸른 하늘에 방긋..
( 얼굴 )
8.
내 책장 곁에는 오래된 우표책, 중학교 일기장, 작은 남해 청산섬 조약돌,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 낡은 졸업 기념글, 빛바랜 나뭇잎 몇 조각이 놓여 있다. 크고 작은 귀한 만남이다.
첫댓글 개구리풀 깊이 꼴깍 잠겨버린 어릴적 검정 고무신...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법한 유년의 추억을 예쁘게 그리셨네요. 시 멋져요.
하하 멋진 수필만큼 바쁘게 잘 지내고 계시죠?
그간 희정문우친구님의 예쁜 수필작품을 감상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는데 개인 일로 저도 바빠서 대화와 소통을 못해 아쉽고 죄송합니다..
요즘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멋진 친구님을 응원합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동키짱(김관훈) 동키짱님 멋지셔요 어릴적 향수에 젖어들게 하네요
@다래향 하하 감사합니다
좋은 느낌이라니 기쁘고 고맙습니다
멋집니다.
재연 문우님의 작품도 멋지세요
잘 지내시죠?
재연님 반가워요
따스하게 맞아주는 그 마음 가슴에 담아 왔어요
@다래향 다래향 친구님
남도 나들이하면서 좋은 친구님들 많이 사귀셨나봐요 곡성과 나주, 담양 모두 빛나는 곳이라
저도 시간될 때 마다 문학관에 자주 가고 싶네요 재연문우친구님의 살뜰한 마음에 감사드려요 하하 좋아요 모두
@동키짱(김관훈) 동키짱님 금요일 가끔 시간 내서 가기로 했어요
그 때.시간이 허락되면 함께 가요
저는 수요일 푸르른.탐스런 문학회도 가고 싶지만 수요일은 스케줄이 꽉 차 있어서요 일주일중 유일하게 금요일은 비어있어요
@동키짱(김관훈) 저는 남편과 워낙
전라남.북도 여행을 많이 해서 낯설지가 않아요
@다래향 하하 좋아요
11월 17일경 시간되면 함 가볼려고 생각중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