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펀치볼 시래기축제' 팸투어를 다녀와서
일시 : 3013년 12월 21일 토요일
2013년이 저물어 갈 즈음
저~ 북쪽에 자리한 양구 시래기축제에 가기위해 이른 아침 일어나
설레임을 안은 채 모임 장소인 청량리로 향한다.
그렇게 또 겨울 여행은 시작된 것...
ITX 청춘열차를 이용해 춘천까지 가는 것이다.
어느 분이 가져온 고구마를 들고 계시는 건너 좌석의 풍경입니다.
가끔 가는 춘천역이 오늘도 우릴 반기며 변함없는 표정으로 자릴 지키고 있다.
대기하고 있는 버스를 타고 소양호를 끼고서 1시간 20분이 소요되는 양구로 향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배후령 터널도 지나고
산악 지대라는 걸 증명하듯이 터널이 7~8개 정도 되는 것 같다.
날씨는 안개가 좀 끼인데다 안팎의 기온 차이로 버스창이 흐려서 밖을 구경할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축제장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되어 있었는데, 기사아저씨가 길을 잘못 드는 실수로
양구에서 유명하다는 청수골 식당으로 가게 되었다.
점심을 먹으려고 200명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축제장을 감안할 땐 줄 안 서고
맛있는 산채 비빕밥을 먹을 수 있으니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저~ 하얀 길을 걸어서 밥을 먹으러 가는 것이다.
다들 여행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먹는 것의 즐거움을 품은 채
가벼운 걸음으로 눈길을 걷는다.
양구에서 3대의 맛있는 식당에 드는 곳이라는' 청수골쉼터'는 시골 농가 그대로의 식당이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산채 비빔밥의 주인공인 나물이 나왔다.
다른 팀들이 주문해 논 것인데 그 사람들이 늦는 바람에 우리가 먹게 된 것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두루두루 먹을 복은 있었나 보다.
달걀이 네 쪽, 4사람이 먹어야할 나물이다.
다들 짤깍짤깍 카메라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진다.
아침을 제대로 못 먹은 상태에서 먹는 점심이기도 하지만,
이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 몸과 마음 모두가 힐링이다.
더덕 무침과 오이 무침의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은 지금도 귀에 와 닿는다.
그리고 들기름의 그 고소한 맛에 반해 몇 스푼을 그냥 먹었다는 거...ㅋ
드디어 축제장 도착이다.
축제장 답지않은 좀은 설렁해 보이는 입구지만,
군민 25,000명이 채 되지 않으니 도시에서 하는 큰 축제와는 다른 아늑함이 느껴지는 축제다.
길 어디를 가나 시래기 널린 풍경이 축제장다운 풍경이다.
축제장 들어서자마자 품바타령부터 우릴 반긴다.
시래기로 쌓아올린 시래기탑...
떡메치기도 분위기를 잡고서 대기중이다.
다양한 행사가 곳곳에 열리고 있다.
이 곳의 시래기는 일반 무와는 다르게 시래기가 主가 되는 거라서
무는 우리 주먹만큼의 크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무 일부는 김치로 담기도 하지만, 대부분 버려진다는데 여기선 사격용으로 쓰이고 있다.
시래기 족욕 체험도 하고 윷놀이 등등...
그 모두가 공짜라는 거...
점심을 맛있게 먹은 뒤라 배가 든든했지만, 공짜라는 이유만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열심히 먹었답니다.
즉석에서 무쳐 주는 떡을 몇 번씩이나 받아 먹었는가 하면
돼지 수육또한 그 부드러운 맛이 혀에 맴도는 게 잊을 수 없다.
꿀에 찍에 주는 가래떡의 맛도 내겐 추억의 한 켠이 되어 남아 있답니다.
트랙터 마차를 타고서 시래기 덕장을 둘러보는 거랍니다.
시간 관계상 타 보진 못 했지만 재밌겠다...그쵸?
이제 시래기 파는 곳입니다.
개개인이 생산한 시래기를 정해진 가격에 파는 거랍니다. 이름도 개인마다 다르구요.
생산자가 직접 나와서 팔지요.
여긴 '펀치볼시래기'입니다.
건시래기, 삶은 시래기들을 중량에 따라 포장이 돼 있답니다.
시래기 삶는 방법 : 물에 하루저녁 충분히 불린 후 3~4회 씻어 이물질이 없게 한다음
강한 불에 끓인 후 중불에서 1시간정도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은다음 건져내어 용도에 맞게 요리를 합니다.
이 때 남은 건 밀봉하여 냉동 보관을 해야 한다네요.
요리 Tip : 시래기를 끓일 때 쌀뜨물을 이용하면 좋고 약한 불애 오래 끓입니다.
손질한 시래기는 찬물에 2~3시간 담가 두어 잔맛을 우려내는 게 좋답니다.
이 곳은 '진서리 시래기'입니다.
강원도 양구 민통선 북방 해안(亥安)마을에서 시래기 전용 고랭지무를 심어서
45일이 지나기 전의 연한 무청으로, 진서리가 하얗게 두세 번 내리면 무는 놔 두고
연하고 부드러운 시래기만을 골라 수확을 한다음 응달에 자연 방식으로 자연 건조한 시래기가 '진서리 시래기'라고 합니다.
껍질을 벗기지 않고 그냥 먹어도 부드럽고 질기지 않다고 하네요.
고등어와 시래기가 들어있는 조림용이랍니다.
시래기를 밑에 깔고 끓인 고등어찌개,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입니다.
우리나라 북단에다 고산 분지라는 양구의 지리적 특성때문에
다양한 농산품이 품질을 인정 받는다고 합니다.
낮엔 따뜻하여 광합성 작용으로 영양분을 잔뜩 생산하고 밤이면 기온이 마냥 내려 가서
그 영양분을 제 몸에 축적하는 까닭에 우수한 농산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군요.
여긴 제가 좋아하는 다양한 찐빵들이 이렇게 유혹합니다.
같이 온 지기끼리 서서, 술 한 잔에 먹는 꼬치구이는 또 다른 맛이겠죠.
골프장이 썰매장이 되었네요.
아이들은 신난 썰매장입니다. 어릴 때 타던 기억이 새록새록...
설매를 타다 얼음이 깨지는 바람에 물에 빠져 젖어 들어오기 일수였거든요....ㅋ
이렇게 취재 열기도 볼 수 있구요.
이 곳에 와야만 볼 수있는 시래기 말리는 정경입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시래기 효능과 영양 성분 : 철분이 풍부해 빈혈에 좋을뿐만아니라,
칼슘과 식이섬유도 함유돼 있어 동맥경화 예방 효과도 있다.
식이섬유는 위와 장에 머물면서 포만감을 줘 비만을 예방하기도하며
카로틴과 엽록소, 비타민A와 B1, B2가 풍부한 미네랄 식품이라고 합니다.
축제장 입구에 자리한 우리의 아픈 상흔이 있는
'양구 전쟁기념관'입니다.
전쟁기념관 옆의 'Greetingman-인사하는 사람'
세계에 인류 평화와 화해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양구 출신의 조각가 유영호님의 작품입니다.
2012년에 한국으로부터 가장 먼 곳에 있는 대척점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영구히 설치되어 커다한 반향을 일으켰다고 하네요.
이제 이 작품을 '대한민국 국토 정중앙'인 이 곳에 세워지게 된 것은
양구가 민족 화해의 최고의 구심점이 될 수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제 '을지 전망대'에 왔답니다.
눈 앞에 철책이 보이는 곳, 북한과는 불과 1km의 거리...
북쪽은 촬영이 금지되었기에 남쪽으로 보이는 펀치볼 마을만 사진에 담았습니다.
축제가 열리는, 조금 전까지 제가 있던 그 곳이 멀리서 보니 이렇게 오목한 그릇처럼 보입니다.
펀치볼이라는 지명은 그 당시 해안 분지의 지형을 본 미국 종군기자가
펀치(주스와 포도주, 설탕 등을 섞은 칵테일 종류)를 담는 그릇(Punch bowl)을 닮았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1,000m가 넘는 산 5개가 동그랗게 싸고 있는 분지...
날씨도 맑지 못한데다 시간도 늦다 보니 이렇게 해가 넘어 가는 흐린 동네로 오히려 마음 깊이 와 박힙니다.
맑은 날 찍은 펀치볼 마을 정경입니다.
산이 둘러 싼 마을 형상이 펀치볼이라는 게 실감납니다.
정말 아름다워요...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이 곳, 한반도 지도를 볼 수 있는 곳.
양구군이 파로호 인공 습지에 조성한 4만5천㎡의 한반도섬...
우리나라 지도를 그대로 모형화한 인공섬으로 국토의 정중앙을 상징하기 위해
제주도, 독도, 울릉도 등 한반도 모양을 그대로 재현한 163만㎡의 지도입니다.
하지만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어두워진 관계로 그냥 돌아서야하는 무거운 발걸음...
한반도섬입니다.
언제 한번 둘레길을 걸어야 되겠습니다.
다들 무겁게 선물을 들고 춘천역에 닿았습니다.
우리의 양구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답니다.
'양구에 오면 10년이 젊어집니다'는 슬로건처럼
우린 이미 10년을 거슬러 갔을 거라는 희망을 담고 서울행 열차에 올랐답니다.
오늘 보지 못한 건 '다음'이라는 미련을 두고서...
첫댓글 그날의 기억이 아주자세히 나네요~~
어느 분이 예니님이신지 그 날 빠뜨렸습니다. 다음에 또 뵙기로 해요....^*
@듬지 얼굴 하얗고.....대문사진에 식탁에서 단체사진 아마 오른쪽 첫째...?
@이요조 아~ 사진 보니 알겠습니다. 지기님 감사합니다...^*^
펀치볼지나서 을지 전망대까지 오르면 북쪽땅이 다보이죠. 음산한 철조망이 아직도 기억하면 가슴 사늘함이...
그렇습니다. 우리의 슬픈 역사... 양구의 매력에 빠져서 앞으로 자주 가얄 것 같습니다...^*^
시래기 말리는게 장관이네요
그렇지요? 펀치볼 동네에 가야만 볼 수있는 색다른 풍경입니다...^*
우와! 시래기 건조장 어마 어마 규모에 놀랐습니다.
각종 진빵 먹고 싶어집니다. 제가 빵순이거든요. ㅎㅎㅎ
다녀오신분들이 부럽습니다.
찐빵 좋아하시는 분이 또 계시군요...후
인연되면 찐빵 함께 사 먹어 보는 것도 제안합니다...ㅎ
이제 보니 조회가 많습니다.
조회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멋있는 펀치볼 마을 기회되면 다녀오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