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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문화(東洋文化)의 향기<16>
(4) 명심보감(明心寶鑑)
명심보감(明心寶鑑)은 고려 충렬왕 때 예문관제학(藝文館提學)을 지낸 추적(秋適:1246~1317)이 19편으로 편찬했는데 그 후 1393년, 명(明)나라 범입본(范立本)이 내용을 추가 증편하여 상·하 2권 모두 20편으로 분류하였다고 전해지나 확실하지는 않다고 한다. 주로 한문 초학자가 『천자문(千字文)』을 배운 다음 『동몽선습(童蒙先習)』과 함께 기초과정의 교재로 널리 쓰였는데 그 내용은 경서(經書), 사서(史書), 제자(諸子), 시문집(詩文集) 등 여러 책에서 적절히 가려 뽑은 것이다.
명심((明心)은 명륜(明倫), 명도(明道)와 같이 마음을 밝게 한다는 뜻이며, 보감(寶鑑)은 보물과 같은 거울로서의 교본(敎本)이 된다는 뜻이다. 즉 『마음을 밝히는 보배로운 거울』이라는 뜻.
그 내용 구성을 살펴보면
1. 계선(繼善 10章) 2. 천명(天命 7章) 3. 순명(順命 5章) 4. 효행(孝行 6章) 5. 정기(正己 26章)
6. 안분(安分 7章) 7. 존심(存心 20章) 8. 계성(戒性 9章) 9. 근학(勤學 8章) 10. 훈자(訓子 10章)
11. 성심(省心 上下 90章) 12. 입교(立敎 15章) 13. 치정(治政 8章) 14. 치가(治家 8章)
15. 안의(安義 3章) 16. 준례(遵禮 7章) 17. 언어(言語 7章) 18. 교우(交友 8章) 19. 부행(婦行 8章)
그리고 증보편(增補篇 2章), 팔반가(八反歌 八首), 속효행편(續孝行篇 3章), 염의편(廉義篇 3章), 권학편(勸學篇 4章)이다. 각 편별로 간략히 내용을 살펴본다.
<계선편(繼善篇)> 선행을 이어가다
司馬溫公曰 積金以遺子孫이라도 未必子孫이 能盡守요 積書以有子孫이라도 未必子孫이 能盡讀이니 不如積陰德於冥冥之中하야 以爲子孫之計也니라.
司馬溫公(사마온공)이 말씀하시기를 ‘돈(金)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주어도 자손이 반드시 다 지키지 못하고, 책을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 주어도 자손이 반드시 다 읽지는 못하니 남 모르는 가운데 陰德(음덕)을 쌓아서 자손을 위한 계책을 하느니만 못하다.’고 했다.
<註> *司馬溫公(사마온공)- 北宋의 정치가, 학자. 字는 君實, 이름은 光, 溫國公에 봉해짐. 諡號는 文正公.
♣명 *冥冥之中(명명지중)-아무도 모르게 ♣計-꾀 계(계책)
<천명편(天命篇)> 하늘의 운명
康節邵先生曰 天聽이 寂無音하니 蒼蒼何處尋고 非高亦非遠이라 都只在人心이니라.
康節邵先生(강절소선생)이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들으심이 고요하고 소리가 없으니 푸르고 푸른 어느 것에서 찾을까. 높지도 않고 또한 멀지도 않다. 모두가 다만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고 했다.
<註> *康節邵先生(강절소선생)- 北宋의 학자. 이름은 擁, 字는 堯夫, 諡號가 康節.
♣寂-고요할 적 ♣蒼-푸를 창 ♣심 ♣도 ♣다만 지 *都只(도지)-모두
<순명편(順命篇)> 운명에 순응하다
列子曰 癡聾瘖啞도 家豪富요 智慧聰明도 却受貧이라 年月日時該載定하니 算來由命不由人이니라.
列子(열자)가 이르기를 ‘어리석고, 귀먹고, 벙어리라도 집은 호화롭고 부자요, 지혜 있고 총명한 이도 오히려 가난함을 받는다. 해와 달과 날과 시가 모두 처음에 정해져 있으니 계산해 보건대 命에 말미암고 사람에 말미암지 않는다.’고 했다.
<註> *列子(열자)- 春秋戰國時代 魯나라 사람으로 哲學者. 이름은 禦寇(어구). 著書 ‘列子(열자)’
♣癡-어리석을 치 ♣聾-귀머거리 농 ♣瘖-벙어리 음 ♣啞-벙어리 아 *瘖啞(음아)-벙어리(=瘂) ♣慧-슬기로울 혜(밝을 ) ♣聰-귀 밝을 총 ♣却-도리어 각 ♣該-모두 해 ♣載-실을 재 ♣由-말미암을 유 *算來-헤아려 보건대
*年月日時(년월일시)-운명(四柱/사주)
<효행편(孝行篇)> 효도를 행하다
太公曰 孝於親이면 子亦孝之하나니 身旣不孝면 子何孝焉이리오.
太公(태공)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부모에게 효도하면 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하나니, 내가 이미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는다면 내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 하셨다.
<註> *太公(태공)-姜太公 ♣亦-또 역 ♣旣-이미 기 ♣何-어찌 하 ♣焉-어찌 언(어조사)
<정기편(正己篇)> 자신을 바르게 하다
性理書云 見人之善이어든 而尋己之善하고 見人之惡이어든 而尋己之惡이니 如此라야 方是有益이니라.
性理書(성리서)에 이르기를 ‘남의 선한 것을 보거든 나의 선한 것을 찾고 남의 악한 것을 보거든 나의 악한 것을 찾을 것이니, 이와 같이 하여야 바야흐로 유익함이 있다.’고 하였다.
<註> *性理書(성리서)-宋나라 儒學者들이 宇宙原理와 人間心性에 대하여 쓴 글을 모은 책
♣人-사람 인(사람들 즉, 남) ♣尋-찾을 심 *如此(여차)-이와 같으면. 方是(방시)-바야흐로
<안분편(安分篇)> 분수를 지키다
安分吟에 曰 安分身無辱이오 知幾心自閑이니 雖居人世上이나 却是出人間이니라.
安分吟(안분음)에 말하기를 ‘분수에 편안하면 몸에 욕됨이 없고, 세상의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이 저절로 한가하니 비록 인간 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註> *安分吟(안분음)-宋나라의 작자 未詳인 安分詩(일부에서는 擊壤詩) ♣吟-읊을 음 ♣閑-한가할 한
♣幾-기미 기(세상 돌아가는 형편) ♣却-도리어 각
<존심편(存心篇)> 마음을 보중하다
擊壤詩云 富貴를 如將智力求인대 仲尼는 年少合封侯라. 世人은 不解靑天意하고 空使身心半夜愁이니라.
격양시(擊壤詩)에 이르기를 ‘부귀를 지혜와 힘으로 구할 수 있다면 仲尼(중니)는 젊은 나이에 마땅히 제후에 봉해졌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푸른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하고 부질없이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한 밤중에 근심하게 한다.’고 하였다.
<註> *擊壤詩(격양시)-宋나라 邵雍(소옹)이 지은 伊川擊壤詩集(이천격양시집:20권)
♣擊-칠 격(부딪치다) ♣壤-흙 양 ♣將-가질 장(~로써) ♣空-빌 공(부질없다) ♣使-하여금 사 ♣愁-시름 수(근심)
♣侯-제후 후 *仲尼(중니)-孔子의 字
<계성편(戒性篇)> 성품을 경계하다
景行錄云 人性이 如水하야 水一傾則不可復이오 性一縱則不可反이니 制水者는 必以堤防하고 制性者는 必以禮法이니라.
景行錄(경행록)에 이르기를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아서 물이 한번 기울어지면 돌이킬 수 없고, 성품이 한번 놓여 지면 바로 잡을 수 없으니, 물을 제어하려는 자는 반드시 제방으로써 하고 성품을 제어하려는 자는 반드시 예법으로써 한다.’고 했다.
<註> ♣傾-기울 경 ♣復-돌아올 복 ♣縱-풀어놓을 종 ♣制-억제할 제 ♣提-둑 제
<근학편(勤學篇)> 열심히 공부하다
莊子曰 人之不學은 如登天而無術하고 學而智遠이면 如披祥雲而覩靑天하고 登高山而望四海니라.
莊子가 말씀하기를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재주도 없이 하늘에 오르려는 것과 같고, 배워서 지혜가 원대해지면 상서로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며 높은 산에 올라 四海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註> ♣術-꾀 술(재주) ♣智-슬기 지(지혜) ♣遠-멀 원 ♣披-헤칠 피 ♣祥-상서로울 상 ♣覩-볼 도 ♣望-바랄 망
<훈자편(訓子篇)> 자식을 가르치다
漢書云 黃金滿籝이 不如敎子一經이요 賜子千金이 不如敎子一藝니라.
漢書(한서)에 이르기를 ‘黃金(황금)이 상자에 가득함이 자식에게 경서 하나를 가르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자식에게 천금을 물려주는 것이 자식에게 한 가지 技藝(기예)를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註> *漢書(한서)-전한의 229년 역사를 기록한 책.(班彪가 시작하고 班固와 班昭에 이르러 완성:120권)
♣滿-찰 만 ♣籯-상자 영 ♣經-날 경(經書:詩經,書經,易經) ♣賜-줄 사 ♣藝-기예 예(재주)
<성심편(省心篇)> 올곧은 마음을 세우다
父不憂心因子孝요 夫無煩惱是妻賢이라 言多語失皆因酒요 義斷親疎只爲錢이라.
아버지가 마음에 근심하지 않음은 자식이 효도하기 때문이요, 남편이 번뇌가 없음은 아내가 어질기 때문이다. 말이 많아 말에 실수함은 모두 술 때문이요, 義(의)가 끊어지고 친함이 소원해 지는 것은 다만 돈 때문이다.
<註> ♣因-인할 인 ♣煩-괴로워할 번 ♣惱-괴로워할 뇌 ♣斷-끊을 단 ♣疎-성글 소(멀어짐:疏遠/소원) ♣錢-돈 전
<입교편(立敎篇)> 가르침을 세우다
子曰 立身有義하니 而孝其本이요 喪祀(紀)有禮하니 而哀爲本이요 戰陣有列하니 而勇爲本이요 治政有理하니 而農爲本이요 居國有道하니 而嗣爲本이요 生財有時하니 而力爲本이니라.
孔子(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몸가짐을 세움에 義(의)가 있으니 孝道(효도)가 그 근본이요, 喪祀(상사)에 禮(예)가 있으니 슬퍼함이 그 근본이요, 싸움터에 질서가 있으니 용맹이 그 근본이요, 나라를 다스리는데 이치가 있으니 농사가 그 근본이요, 나라를 지키는데 道(도)가 있으니 後嗣(후사)가 그 근본이요, 재물은 생산함에 시기가 있으니 노력이 그 근본이 된다.’고 했다
<註> *立身(입신)-몸을 세움(몸가짐을 바로 함) *喪祀(상사)-장례와 제사 ※원문은 喪紀(상기)/즉, 장례
♣喪-죽을 상 ♣祀-제사 사 ♣陣-진칠 진 ♣勇-날쌜 용 ♣嗣-이을 사(상속) ♣紀-실마리 기(벼리)
<치정편(治政篇)> 정사를 돌보는 일
唐太宗御製云 上有麾之하고 中有乘之하고 下有附之하여 幣帛衣之요 倉廩食之하니 爾俸爾祿이 民膏民脂니라 下民은 易虐이어니와 上蒼은 難欺니라.
唐太宗御製(당테종어제)에 이르기를 ‘위에는 지시하는 이가 있고, 중간에는 이에 의하여 다스리는 관원이 있고, 그 아래에는 이에 따르는 백성이 있다. 예물로써 받은 비단 옷 지어 입고, 곳간에 있는 곡식을 먹으니, 너희의 복록은 모두 백성들의 기름(피땀)인 것이다. 아래에 있는 백성은 학대하기가 쉽지만 위에 있는 푸른 하늘은 속이기 어려우니라.’ 고 했다.
<註> *唐太宗御製(당태종어제)-내용으로 보아 宋太宗御製(송태종어제)가 맞다.
♣麾-부를 휘(대장 깃발) ♣乘-탈 승 ♣附-따를 부 ♣幣-비단 폐(예물) ♣帛-비단 백 ♣廩-곳간 름(쌀 광)
♣爾-너 이 ♣俸-녹 봉 ♣祿-녹봉 녹 ♣膏-기름 고 ♣脂-기름 지 ♣虐-사나울 학 ♣蒼-푸를 창(하늘)
<치가편(治家篇)> 집안을 다스리다
司馬溫公曰 凡諸卑幼 事無大小히 毋得專行하고 必咨稟於家長이니라.
司馬溫公(사마온공)이 말하기를 ‘무릇 모든 낮은 이와 어린이는 일의 크고 작음이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지 말고, 반드시 집안 어른께 여쭈어 보고서 해야 하느니라.’ 고 했다.
<註> ♣凡-무릇 범 ♣諸-모든 제 ♣卑-낮을 비 ♣毋-말 무(~하지 말라) ♣咨-물을 자 ♣稟-여쭐 품 ♣專-오로지 전
*專行(전행)-제멋대로
<안의편(安義篇)> 의로움을 받아드리다
顔氏家訓曰 夫有人民而後에 有夫婦하고 有夫婦而後에 有父子하고 有父子而後에 有兄弟하니 一家之親은 此三者而已矣라 自玆以往으로 至于九族이 皆本於三親焉이라 故로 於人倫에 爲重也니 不可無篤이니라.
顔氏家訓(안씨가훈)에 이르기를 ‘대저 백성이 있은 뒤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뒤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뒤에 형제가 있으니, 한 집안의 친족은 이 세가지 뿐이다. 이로부터 나아가 구족(九族)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삼친(三親)에 근본 하였다. 그러므로 인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니 돈독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註> *顔氏家訓(안씨가훈)-齊나라 安之推(안지추)가 지었으며 2권으로 되어있다.
♣夫-어조사 부(대저) ♣玆-이 자 ♣往-나아갈 왕 ♣倫-인륜 륜 ♣篤-도타울 독
※三親(삼친)-夫婦, 父子, 兄弟. ※九族(구족)-高祖에서 高孫까지의 모든 친척
<준례편(遵禮篇)> 예법을 지키다
子曰 居家有禮故로 長幼辨하고 閨門有禮故로 三族和하고 朝廷有禮故로 官爵序하고 田獵有禮故로 戎事閑하고 軍旅有禮故로 武功成이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집안에 거처함에 예가 있으므로 어른과 어린이가 분별되고, 閨門(규문)에 예가 있으므로 삼족이 화목하고, 朝廷(조정)에 예가 있으므로 官爵(관작)의 차례가 있고, 사냥하는데 禮(예)가 있으므로 군사일이 숙달되고, 군대에 예가 있으므로 무공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註> ♣辨-분별할 변 ♣閨-안방 규 ♣官-벼슬 관 ♣爵-벼슬 작 ♣獵-사냥할 렵 ♣戎-군대 융
♣閑-막을 한(방어하다) ♣軍-군사 군 ♣旅-군대 려 ♣武-굳셀 무 ♣功-공 공 ♣成-이룰 성
<언어편(言語篇)> 말을 바르게 하다
利人之言은 煖如綿絮하고 傷人之語는 利如荊棘하야 一言利人(半句) 重値千金이요 一語傷人에 痛如刀割이니라.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따뜻하기 솜과 같고,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날카롭기 가시 같아서 한마디 말은 무겁기가 천금이요, 한 마디 말로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다.
<註> ♣煖-따뜻할 난 ♣綿-솜 면 ♣絮-솜 서 ♣利-날카로울 이(리) ♣荊-가시 형 ♣棘-가시나무 극 ♣値-값 치
♣痛-아플 통 ♣割-벨 할
<교우편(交友篇)> 친구를 사귀는 법
家語云 與好人同行이면 如霧露中行하여 雖不濕衣라도 時時有潤하고 與無識人同行이면 如厠中座하야 雖不汚衣라도 時時聞臭니라.
家語(가어)에 이르기를 ‘좋은 사람과 동행 하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젖지 않더라도 때때로 윤택함이 있고, 무식한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더럽히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 냄새가 맡아진다.’고 했다.
<註> ♣霧-안개 무 ♣露-이슬 로 ♣雖-비록 수 ♣濕-축축할 습 ♣潤-젖을 윤(윤택) ♣厠-뒷간 측 ♣汚-더러울 오
<부행편(婦行篇)> 여인의 행실
婦德者는 不必才名絶異요 婦容者는 不必顔色美麗요 婦言者는 不必辯口利詞요 婦工者는 不必技巧過人也니라.
婦德(부덕)이라는 것은 반드시 재주와 이름이 뛰어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요, 婦容(부용)이라는 것은 반드시 얼굴이 아름답고 고움을 말함이 아니요, 婦言(부언)이라는 것은 반드시 구변이 좋아 말 잘하는 것이 아니요, 婦工(부공)이라는 것은 반드시 손재주가 남보다 뛰어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註> ♣絶-끊을 절(뛰어나다) ♣異-다를 이 ♣顔-얼굴 안 ♣麗-고울 려 ♣辯-말 잘할 변 ♣詞-말씀 사 ♣過-넘칠 과
<팔반가(八反歌)> 효도의 노래
幼兒或詈我하면 我心覺懽喜하고 父母嗔怒我하면 我心反不甘이라. 一喜懽一不甘하니 待兒待父心何懸고 勸君今日逢親怒어든 也應將親作兒看이니라.
어린 아이는 혹 나를 꾸짖으면 나는 마음에 기쁨을 깨닫고, 부모는 나를 꾸짖고 성을 내면 내 마음에 도리어 달갑게 여겨지지 않는다. 하나는 기쁘고 하나는 달갑지 않으니, 아이를 대하고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그다지도 현격한가. 그대에게 권고하노니, 지금 어버이에게 노여움을 만나거든 또한 마땅히 어버이를 어린아이로 바꾸어 보라.
<註> ♣詈-꾸짖을 리 ♣覺-깨달을 각 ♣懽-기뻐할 환(=歡) ♣喜-기쁠 희 ♣嗔-성낼 진 ♣怒-성낼 노 ♣甘-달 감
♣待-대접할 대 ♣何-어찌 하 ♣懸-현격할 현(멀다) ♣逢-만날 봉 ♣應-응할 응 ♣將-마땅히 장 ♣看-볼 간
<효행편속편(孝行篇續篇)> 효행을 하라<속편>
尙德은 値年荒癘疫하여 父母飢病濱死라 尙德이 日夜不解衣하고 盡誠安慰하되 無以爲養則刲髀肉食之하고 母發癰에 吮之卽癒라 王이 嘉之하여 賜賚甚厚하고 命旌其門하고 立石紀事하니라.
尙德(상덕)은 흉년과 열병이 유행하는 때를 만나 부모가 굶주리어 병들어 죽게 되었다. 상덕이 낮이나 밤이나 옷을 풀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편안히 위로 하되, 봉양할 것이 없으면 넓적다리 살을 베어 잡수시게 하고, 어머니가 종기가 나자 입으로 빨아서 곧 낫게 하였다. 왕이 이 말을 듣고 가상히 여겨 물건을 하사하기를 심히 후하게 하고 명하여 그 마을에 旌閭門(정려문)을 세우게 하고 비석을 세워 이 일을 기록하게 하였다.
<註> ※尙德(상덕)-新羅 때의 효자 ♣値-만날 치 ♣荒-흉년들 황 ♣癘-창질 려(질병) ♣疫-염병 역 ♣濱-가까울 빈
♣解-풀 해 ♣慰-위로할 위 ♣刲-저밀 규(찌르다) ♣髀-넓적다리 비 ♣癰-악창 옹(종기) ♣吮-빨 연 ♣癒-병 나을 유 ♣嘉-아름다울 가(가상하다) ♣賚-줄 뢰(하사하다) ♣旌-표할 정 ♣紀-벼리 기(기록) ※벼리-뼈대가 되는 줄거리
※旌閭門(정려문)-충신, 효자, 효부, 열녀 등을 기리기 위하여 마을 입구에 세운 문(일명 紅楔門)
<염의편(廉義篇)> 겸허한 의로움
印觀이 賣綿於市할새 有署調者以穀買之而還이러니 有鳶이 攫其綿하야 墮印觀家어늘 印觀이 歸于署調曰 鳶墮汝綿於吾家라 故로 還汝하노라. 署調曰 鳶이 攫綿與汝는 天也라 吾何受爲리오 印觀曰 然則還汝穀하리라. 署調曰 吾與汝者市二日이니 穀已屬汝矣라하고 二人이 相讓이라가 幷棄於市하니 掌市官이 以聞王하야 並賜爵하니라.
印觀(인관)이 장에서 솜을 파는데 署調(서조)라는 사람이 곡식을 판 돈으로 솜을 사 가지고 돌아갔는데 솔개가 그 솜을 채 가지고 인관의 집에 떨어뜨렸다. 印觀(인관)이 署調(서조)에게 돌려보내며 말하기를 ‘솔개가 너의 솜을 내 집에 떨어뜨렸으므로 너에게 돌려보낸다.’ 하니 署調(서조)가 말하기를 ‘솔개가 솜을 채다 너를 준 것은 하늘이 한 것이다. 내가 어찌 받겠는가?’ 하였다. 印觀(인관)이 말하기를 ‘그렇다면 너의 곡식을 돌려보내겠다.’ 하자 署調(서조)가 말하기를 ‘내가 너에게 준지가 벌써 두 장이 지났으니 곡식은 이미 너에게 속하였다.’ 하였다. 두 사람이 서로 사양하다가 솜과 곡식을 다 함께 장바닥에 버렸다. 시장을 맡아 다스리는 관원이 이 사실을 임금께 아뢰어 두사람 모두에게 벼슬을 주었다.
<註> *印觀(인관)과 署調(서조)-두 사람 모두 新羅人이다.
♣綿-솜 면 ♣穀-곡식 곡 ♣還-돌아올 환 ♣鳶-솔개 연 ♣攫-붙잡을 확 ♣墮-떨어질 타 ♣汝-너 여 ♣何-어찌 하
♣已-이미 이 ♣屬-붙을 속 ♣讓-사양 양 ♣幷-어우를 병(같이) ♣棄-버릴 기 ♣掌-맡을 장
<권학편(勸學篇)> 학문을 권하다
朱子曰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하며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하라 日月逝矣나 歲不我延이니 嗚呼老矣라 是誰之愆고.
朱子(주자)가 이르기를 ‘오늘 배우지 않으면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올해에 배우지 않으면서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해와 달이 가니 세월은 나를 위해 더디 가지 않는다. 아! 늙었도다. 이 누구의 허물인가?’ 했다.
<註> ♣謂-이를 위(말하다) ♣逝-갈 서 ♣延-끌 연 ♣嗚-탄식소리 오 ♣呼-부를 호 ♣誰-누구 수 ♣愆-허물 건(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