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해설 / 한국 교계를 진단한다
목사들은 로만칼라를 벗어라
가톨릭 성직자의 복장
청교도혁명과 그 신앙운동의 과정을 문외한들이 보면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것을 가지고 싸웠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영국 성공회는 가톨릭과 정치적 목적에서만 결별을 선언했을 뿐이고 교리나 예배의식에서는 천주교와 거의 동일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성공회 사제는 중백의(vestment)라는 제의(祭衣)를 반드시 입어야 했었는데 청교도들은 이 중백의 착용을 반대하고 거절하면서 그 대립이 격화되어서 끝내는 내전(內戰)의 상황까지 치닫게 되고 우리는 이를 ‘청교도혁명’이라고 부른다. 청교도는 가톨릭과 극단적으로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가톨릭이나 성공회의 주교제도나 알미니안주의의 감독제도를 반대하고 적극 저지하기 위해서 강력한 개혁운동을 전개했었다. 이 청교도운동 세력에는 ‘회중교회’와 ‘침례교회’ 말고도 ‘장로교회’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에서는 개혁주의를 표방하는 장로교 목사들조차도 ‘로만 칼라’(Roman Collar)를 하고서 천주교 신부복장을 흉내 내고 있다. 본 신문과 베뢰아운동은 신약교회를 지향하는 운동이지만 프로테스탄트 중에서도 특히 칼빈주의는 反가톨릭적 정서가 매우 강하고, 특히 청교도들은 칼빈주의자들로서 위정척사(爲正斥邪)의 길을 걸으면서 불의와 일치의 타협을 행하지 않은 박력과 패기에 찬 신앙운동세력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부분 청교도들의 후예로 자처하는 한국 장로교회의 목사들조차도 로만 칼라를 하는 것이 더더욱 의아스러울 따름이다.
로만 칼라의 매니아(Mania)이며 정당한 착용자인 가톨릭 측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로만칼라란 가톨릭교회의 성직자가 성당이나 사제관 바깥에서 성직자의 공식적 복장을 표시하기 위하여 목에 두르는 희고 빳빳한 칼라를 말한다. 로만칼라는 보통 아마포로 만들어서 풀이 죽지 않도록 만들며, 하얀 색의 표시는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한다. 로만 칼라의 흰색은 ‘독신의 정결’을 상징하는 것으로, 1995년 발표된 ‘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에는 “모든 사목활동 때와 공적 회합 및 행사 때는 성직자 복장(수단 또는 로만 칼라)를 착용해야 한다.”(15조)고 규정하고 있다.’ 가톨릭에 의하면 천주교성직자가 외부활동시 본인의 ‘독신정결’을 표시하기 위하여 로만 칼라를 착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혼하여 부인과 자녀까지 둔 개신교 목사가 로만 칼라를 착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신부들이 착용하는 로만 칼라가 멋있어 보여서 착용하는 것은 역사신학에 대한 무지의 소치에서 나온 것이며, 그 의미를 알고도 착용하는 목사는 신약교회정신이 결핍된 것은 물론이고 프로테스탄트적 마인드조차도 상실한 자이다. 아니면 가톨릭에 대한 존경심과 에큐메니칼운동을 복장으로라도 찬성하기 위하여 입는 혼합주의자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로만 칼라가 의미해주는 ‘성직자 독신주의’는 가톨릭 교리의 핵심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성경의 역사적 사도 베드로가 장모를 둔 유부남(有婦男)이었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고 동방종교의 신비주의적 사제론(司祭論)을 도입해서 종교적 혼합을 도모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386세대 이전의 사람들은 「십자군의 기사」나 「사자왕 리처드」등의 동화책에서 구시대의 번역가들이 사제나 수도사를 “승려”(Monk)로 번역한 것을 종종 보았다. 신부나 수도사를 ‘서양 스님’으로 인식한 소박한 해석에서 나온 번역이었다. 특히 계림문고의 「십자군의 기사」는 대주교(大主敎)를 “대승정”(大僧正)으로 번역하여 불교적 색채와 가톨릭의 색깔이 일정부분 상통함을 나타내주기도 하였다. 기독교의 사역자는 결혼을 금지당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래서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수녀 출신의 여인과 결혼을 하기도 하였다. 성직자 독신주의를 상징하는 로만 칼라를 착용한 한국 개신교 목사들은 역사공부를 제대로 하고 어울리지 않는 로만 칼라를 벗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감리교의 경우 로만 칼라가 정례화(定例化)되서 고위급 성직자인 감독들은 확실하게 로만 칼라를 착용하고 신부들과 비슷한 옷을 착용하고 있다. 이는 감리교회가 그 출신성분의 근원에 프로테스탄트 세력보다는 ‘영국 성공회’가 자리 잡고 있다는 간접적 증거가 된다.
첫댓글 "목사들은 로만칼라를 벗어라" 맞는 말씀입니다. 근본이 없는 목사들이 가톨릭 사제들을 따라하려니 로만칼라가 멋지게 보여 흉내를 내는가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