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이 말은 사전에 올라있지 않은 말입니다. 우리말과 한자어, 영어까지 조합된 말이고 그 뜻도 또한 세 나라 얘기가 조합된 것입니다.
2020년의 키워드로 교수신문이 선정한 단어가 아시타비(我是他非)인데 이게 내로남불을 한자로 바꾼 것입니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과 상통하는 말입니다.
사실 이 말은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당이 이 말을 표어로 쓰려고 했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 말이 특정 정당을 가르키는 말이라고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선관위가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이 ‘내로남불’이 여당을 지칭하는 말이라는 것을 천하에 공표한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유명한 뉴욕타임스가 서울과 부산의 시장 선겅에서 여당 참패 이유를 이 ‘Naeronambul(내로남불)’로 선정했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7일 서울과 부산에서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 후보들이 참패를 한 원인을 분석하면서 ‘Naeronambul(내로남불)’ 등의 키워드를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7일(현지시각) ‘선거 패배는 한국 정치에서의 변화를 의미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마지막 해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며 "한국 양대 도시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사면초가의 지도자에게 또 한 번 참담한 타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비평가들의 발언을 통해 이번 선거가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선자 윤곽이 나온 시점에 나온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표시"라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또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무색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전 장관 딸의 입시 비리 문제를 둘러싸고 "금수저(gold-spoon) 엘리트들이 손쉽게 명문대에 진학하고 편한 직장을 얻는 데에 대중들은 분노했다"며 "반면 흙수저(dirt-spoon) 계층은 경제 불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유권자들이 문 정권 측근에게 느끼는 반감을 ‘내로남불(Naeronambul)’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매체는 이 단어를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If they do it, it’s a romance; if others do it, they call it an extramarital affair)"이라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함께 문재인 정권이 대북 외교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무원들의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사실이 드러난 점 등도 여당의 패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영어로 풀이까지 해서 설명을 했다니 참 놀랄 일입니다.
어제 보니 여당의 선거 참패 이유를 ‘보수 언론’탓으로 돌리고 있다던데 아직도 참패를 당한 자신들의 실책은 애 써 외면하고 남의 탓으로 돌리려 한다면 다음 선거도 보나마나 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