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9일, 상원사로 오르는 길...
그 길을 걸으며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웠다.
옛부터 얼마나 많은 발걸음이 오대산 길을
눈비 마다않고 오르내렸던가? 오늘 비록 눈쌓여
번질거리고 미끈거려 발걸음 떼기가 어려웠건만
서슴없이 걸었다. 여느 구도인(求道人)처럼 오늘의
아침 시간만큼은 마음 닦으며 운신(運身)하였던 것...
헉! 이 글이 적힌 돌비를 보는 순간 숨이 멎는 듯...
그니까 어느덧 세월 거슬러 74학번의 대학시절로
성큼 돌이키게 만든 종. 이 오랜 범종의 존재가 약40년의
세월을 훌쩍 지나며 개인적 만남으로 이어진 것이다.
봄가을로 역사 탐방을 하며 만났던 그 시절과 다를 바 없겠으나...
그래도 어느덧 세월 흘러... 몸체를 둘러싼 종각도 새로 꾸몄고...
알게모르게 세월 풍상이 몸체에 수많은 생채기를 냈을터...
'에밀레 종' 생각이 나서 그런지...
어느 사찰에서든지 당좌 부분을 보면 가슴이 콱 막히곤 한다.
구름 위에서 공후(空篌)와 생(笙)을 각기 연주하는 비천상.
'무소유' 법정 스님(1932~2010)과의 우연한 만남.
아마도 대학교 3,4학년 시절... 강원도 답사가는 도중...
월정사, 상원사까지 동승하여 말씀도 해주신... 추억 사진!
지금은 현세에 안계시지만... 당대 최고의 수필가,
수행가로서 명성 있으신... 아마 그 때도 우리 범인들과는
세상보는 눈이 다르셨던 것 같다... 초점이 다르시니...
관대걸이.
하여 오랜 마음의 숙제가 풀어진 느낌...
이곳에는 왜 그렇게 올라오기가 힘들었는지...
사실 편리성 때문에 바로 밑의 월정사까지 두어번 더 방문했으나...
오랜만의 해후는 개운한 마음과 함께 젊음을 느껴본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