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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명 | 형 태 | 목 적 | 내 용 |
을지프리덤 가디언 (UFG) | 군사지휘소 및 정부연습 | • 현 연합방위체제하 전구작전 지휘 및 전쟁수행 절차 연습 • 전시작전통제권전환에 대비 한국 합참·주한미군사령부의 전구작전 지휘 및 수행능력 배양 • 군사연습과 연계하여 충무계획 및 전쟁수행예규 수행절차 숙달 | • 위기관리 절차 연습 • 전시전환 절차 연습 • 작전계획 시행절차 연습 • 주요지휘관세미나 • 군사협조기구 운영 연습 등 |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 (KR/FE) | 지휘소 연습 및 야외기동훈련 | • 현재의 연합방위태세 점검 및 전쟁수행절차 숙달 • 한·미 연합작전 및 후방 지역 방호작전 능력 배양 | • 위기관리 절차 연습 • 전시전환절차 연습 • 작전계획 시행절차 연습 • 연합작전지역 내 수용, 대기, 전방 이동 및 통합절차 숙달 • 한·미 연합실기동훈련 등 |
* 출처: 2014 국방백서(서울: 국방부, 2014), p. 256.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대표적인 합동 군사훈련 중 잘 알려진 팀스피리트(Team Spirit)는 1976년부터 1993년까지 실시되었다. 1994년 이후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 Reception, Staging, Onward Movement and Integration of Forces)로 명칭을 변경해 사용하다가 2008년부터 키리졸브(Key Resolve)라고 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키리졸브(KR) 연습은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 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두고 매년 전반기에 실시하는 한·미 연합 전구급 지휘소연습(CAX)이다.
독수리(FE) 훈련은 1961년 소규모 후방지역 방어훈련으로 시작되어 1975년부터 연합 및 합동작전과 연합특수작전 개념을 추가하였고 1982년 이후에는 정규전 개념을 적용하여 특전부대의 침투 및 타격훈련과 중요시설방호훈련을 병행하는 야외기동훈련(FTX)으로 발전되었다. 최근에는 연합기동훈련, 해상전투단훈련, 연합상륙훈련, 연합공격편대군훈련 등 한·미 연합작전과 후방지역 방호작전 능력을 배양하는 훈련으로 범위가 확대되었다.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은 연습의 질적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2002년 RSOI/FE연습 시 상호통합하여 실시하였다. 2008년부터 KR/FE로 바꾸어 지휘소 연습과 야외실기동훈련을 병행하는 한·미 연합 전구급 연습으로 확대되었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한 한국군 단독 및 한미 공동 대응능력을 향상하고, 전면전시 한미 연합 전쟁수행능력을 강화하는 한·미 연합연습으로 작계에 기초하여 컴퓨터모의로 진행되는 군사지휘소 연습과 정부연습으로 시행되고 있다. 1954년부터 유엔사 주관 하에 시행해 오던 ‘포커스렌즈’ 군사연습과 1968년 1·21사태(북한 무장공비 청와대 기습사건)를 계기로 시작된 정부차원의 군사지원 훈련인 ‘을지연습’이 통합된 컴퓨터 워게임 기법을 이용하여 정부 및 군사 분야 종합 지휘소연습으로 발전되었다. 1991년부터 1993년 사이에 남북관계 및 대전 엑스포 행사지원 등으로 정부연습과 군사 연습을 분리하여 실시하였으나, 1994년 이후 재통합된 하였다. 2008년부터 UFL연습에서 UFG(UIchi-Freedom Guardian)로 명칭을 변경하여 매년 8월말에서 9월초 사이에 실시하는 연례적인 방어연습으로, 연습간 시·군·구급 이상 행정기관과 주요 동원산업체, 군단급 이상 육군부대 및 함대사급 이상 해군부대, 비행단급 이상 공군부대, 해병대사령부, 주한 미군 및 계획된 전시증원 부대가 참가한다.
대표적인 KR/FE와 UFG 이 외에도 각군별 또는 훈련목적별 매년 많은 연합훈련이 지속적으로 실시되고 있다.(<표2> 참조) 한국군 독자적으로는 태극연습 호국훈련 화랑훈련 등의 대규모 연습과 훈련을 통하여 육·해·공군의 전시 합동작전 수행절차와 방법을 숙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훈련의 종류와 횟수가 많고, 일 년 중 연합군사훈련이 없는 날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표 2> 기타 주요 연합훈련
훈련명 | 시 기 | 참가국 | 훈련 내용 |
공구사전투준비태세 연습 (PenORE) | 연2회 | 한국, 미국 | •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 • 긴급항공차단, 근접항공지원 • 대화력전 등 |
공중급유훈련 | 연2~3회 | 한국, 미국 | • 급유가능기종 조종사 자격 획득 및 유지 훈련 |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 (Pacific Reach) | 3년제 | 한국, 미국, 호주, 일본, 싱가포르 등 | • 잠수함 승조원 탈출 및 구조훈련 등 |
쌍매훈련 (Buddy Wing) | 연8회 | 한국, 미국 | • 공중전투 훈련 • 긴급항공차단 훈련 등 |
연합 대규모 항공전역훈련 (Max Thunder) | 연2회 | 한국, 미국 | • 방어제공 훈련 •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 • 긴급항공차단/대화력전 훈련 • 공수, 탐색구조훈련 |
연합 대잠전훈련 (ASWEX) | 연2회 | 한국, 미국 | • 잠수함 추적, 공격, 어뢰발사(모의) • 대잠자유공방전 등 |
연합대테러훈련 (Vector Balance Knife) | 연1회 | 한국, 미국 | • 레펠/등반훈련 • 대테러/저격수 사격 • 통로개척, 내부소탕 • 유형별 작전(건물, 항공기) 등 |
연합 특수작전훈련 (Balance Knife) | 연3회 | 한국, 미국 | • 한미 비정규전 작전수행능력 배양 • 비정규전 교리 발전 등 |
연합상륙훈련 (쌍룡훈련) | 연1회 | 한국, 미국 | • 탑재, 여건조성작전 • 결정적 행동(해상·공중돌격, 육상작전) • 연합지휘소 운용 등 |
코브라골드훈련 (Cobra Gold) | 연1회 | 한국, 미국, 태국 | • 연합상륙훈련, 해상기동훈련 • 특수전 훈련 • 인도적 민사활동 • 인도적 작전 지휘소 연습 등 |
태평양 공군 연합전술훈련 (Red Flag-Alaska) | 연1회(전투기) 격년(수송기) | 한국, 일본, 호주, 영국, 싱가포르, 태국, 프랑스 등 | • 방어제공 훈련 •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 • 저고도침투 및 화물투하훈련 등 |
한·미 잠수함전훈련 (Silent Shark) | 격년제 | 한국, 미국 | • 잠수함대 잠수함 훈련 • 공격기뢰 부설훈련 등 |
한·일 수색 및 구조훈련 (SAREX) | 격년제 | 한국, 일본 | • 조난 항공기/선박 수색 및 구조훈련 등 |
환태평양훈련 (RIMPAC) | 격년제 | 한국, 미국, 호주, 칠레, 영국, 일본, 캐나다, 페루 등 | • 해상공방전, 해상교통로 보호 • 해양차단 및 항공강습 • 함포 사격훈련 • 유도탄 및 어뢰발사 • 상륙훈련/특수전훈련 등 |
* 출처: 2014 국방백서(서울: 국방부, 2014), p. 257.
북한도 이러한 점을 부각시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비난하고 있다. 실례로 북한은 “미군이 지금까지 남조선에 벌린 전쟁연습과 군사훈련은 공개된것만 해도 총 1만 3,700여차나 되며 그가운데서 《팀 스피리트》, 《을지 포커스 렌즈》, 《독수리》, 《련합전시증원연습》 등의 대규모적인 합동군사연습은 900여차, 군종별, 병종별 미군의 단독군사연습은 2,400여차나 된다. 그리고 여기에 동원된 병력수는 근 2,000여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하였다. 또 다른 문건에서는 “《팀 스피리트》 17차, 《련합전시증원연습》 8차, 《독수리》 24차, 《을지 포커스 렌즈》 33차, 《련합전시증원연습》《독수리》 6차, 《키 리졸브》《독수리》 4차, 《을지 프리덤 가디언》 3차나 진행되었고, 이병박정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사이에만도 120여차에 달하는 대규모합동군사연습과 남한 단독으로 980여차 군사훈련을 감행”하였다고 나열하면서 이들이 명백하게 공격적인 침략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사는 북측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비난에 대한 대응차원 및 훈련의 투명성 증대를 위해 군정위를 통하여 북한에 사전 통보를 실시하려고 노력해 왔다. 과거 팀스피리트는 총 17차례 중 1982년 7차시를 처음으로 군정위 수석대표명의의 전통문을 통해 군사훈련 대북 사전통보를 시작하여 93년 17차 훈련 시 까지 총 11차례 통보하였고 북한도 이를 접수하였다. 1998년 유엔사-북한군간 장성급회담이 합의됨에 따라 유엔사 부참모장(美 공군소장) 명의의 전통문을 통해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리찬복 상장) 앞으로 통보 재개하였으나 북한군은 유엔사측의 전통문이 연습 관련 내용일 경우 접수를 거부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3. 북한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요구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비난과 함께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군축 차원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해 왔다. 북한은 한미군사동맹과 한미연합전력을 중대한 위협으로 보고 이 고리를 약화시키기 위해 집요한 노력을 전개해 왔다. 연합군사훈련의 중단 요구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1986년 6월 17일 북한 인민무력부장 오진우는 6월 9일자 대남 편지를 통해서, 북한 인민무력부장과 남한 국방부장관, 남조선 주둔 연합국 총사령관이 참가하는 「남북군사당국자 회담」에서 전쟁위험을 막고, 긴장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절실한 문제를 협의․해결하되, 이 회의에서 다루어질 의제로서는 ①군사연습과 무력증강을 중지하는 문제, ②병력과 군비를 축소하는 문제, ③조선정전협정을 원안의 요구대로 준수하는 문제 등을 포함하고 있다.
1987년 1월 11일 북한 정무원총리와 인민무력부장은 공동명의의 대남 편지를 통해「남북고위급 정치군사회담」을 제의했다. 동 회담에서는 7․4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의 재확인 기초 위에서 남북 사이의 정치적 대결상태․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협의하자고 제의했다. 논의될 의제로는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를 위한 당면조치로서 ①무력축소 및 군비경쟁 중지문제, ②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③큰 규모의 군사연습 중지문제 등과 함께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권능 제고문제 및 중립국 감시군 조직문제 감시군 조직문제 등의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1990년 5월 31일, 북한 중앙인민위원회․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정무원 연합회에서 소위 조선반도의 평화를 위한 10개항 군축제안을 채택하면서 신뢰조성과 관련하여 외국군대와의 모든 합동군사연습․군사훈련 금지를 제시하였다. 곧이어 개최된 1990년 9월 5일 제1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도 북한은 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서 신뢰조성 문제와 관련하여 외국군대와의 모든 합동군사연습․훈련 금지문제를 제시하였다.
1991년 10월 3일 북한 정무원총리 연형묵은 제46차 유엔총회 군축연설에서 “불가침선언의 채택은 군사적 대치상태를 해소하고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군축실현을 위해 외국군과의 합동군사연습 금지,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3~4년 동안 남북이 각 10만명 이하로 단계적 무력축소, 모든 민간군사조직․민간무력 해체, 새로운 군사기술․장비도입 및 개발중지, 군축의 이행․검증 등을 주장하고, “미국 대통령의 전술핵무기 철수제안을 환영”하면서 “남한으로부터 핵무기의 조기 철거조치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1993년 4월 7일 최고인민회의 제9기 5차회의에서 발표한 전 민족대단결 10대강령과 1997년 8월 4일 조국통일 3대헌장 등에서도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쟁이 없어야 하며, ‘자주’ 및 ‘민족대단결’의 원칙하에 한반도내에서 동족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군대와의 합동군사훈련 중지를 명시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2000년 정상회담 합의 전인 지난 4월까지 남북 고위급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온 선행 실천사항에도 ‘외세와 공조파기 및 합동군사훈련 중지’가 첫째 항목으로 규정돼 있었다.
4.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인식과 대응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심각한 안보위협이라고 보고 ‘공화국 북반부를 반대하는 전쟁연습’이자 ‘핵전쟁 준비를 완성하기 위한 도발’이라고 규정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핵 위협과 연관된 것으로 한국전쟁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은 핵무기 사용을 심각하게 고려하였고, 결국 핵 위협으로 인해 전쟁 종결이 가능했다고 생각했다. 김일성은 미국의 핵공격 가능성에 대해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핵무기를 쓰지 못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당시 실제 가졌던 공포감은 대단했다. 김일성 스스로도 “전쟁시기 월남한 사람들도 남조선이 좋아서 나간 것이 아닙니다. 물론 남조선에 나간 사람들가운데는 계급적으로 나빠서 나간놈들도 있지만 미국놈들이 《원자탄을 떨군다.》, 《진달래꽃필 때 다시 온다.》하고 위협하니 겁이 나서 따라나간 사람이 대다수입니다”라며 당시 내부적으로 동요와 공포가 심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전쟁 이후 1957년 일본에 배치했던 핵무기를 철수하여 한국에 배치하면서 북한은 또 다시 핵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다. 북한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핵무기의 배치가 핵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은 산악이 많은 한반도 지형적 특성을 이용해 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4대군사노선중 ‘전 국토의 요새화’를 내세웠다. 김일성은 ‘전국을 요새화’한 이유로, “우리에게는 원자탄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어떤 원자탄을 가진 놈들과도 싸워서 능히 견디여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군사학에서 원자탄의 효력과 그 방위에 대해서 배웠겠지만 땅을 파고 들어가면 원자탄은 능히 막아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1976년 시작되어 한미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팀스피리트(Team Spirit) 합동군사훈련으로 인해 핵 위협은 지속되었다. 팀스프리트에는 기본적으로 핵폭격 모의훈련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김일성은 “여러 차례에 걸쳐 미공군 비-52 전략폭격기가 오키나와로부터 남조선에 날아와 폭격연습을 하였으며 최근에는 대규모적인 군사연습을 하였다”고 언급할 만큼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통해 “한미일 군사일체화가 추진되는 것”에 대해서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줄곧 핵공포와 연결시켜왔다. 1985년과 1986년에 있었던 ‘팀스피리트’에 대해서도 “우리 공화국 북반부를 선제타격하기 위한 핵전쟁연습”이라고 비난했다. 거기에 “조선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면 피해를 입을 곳은 동부아세아지역”이라며 한미연합군사훈련이 극동과 아시아의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 김일성은 “조선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공공연히 위협하면서 남조선에서 핵작전계획을 짜놓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대규모의 전쟁연습을 벌이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이런 연합군사훈련이 “전쟁전야에서만 볼 수 있는 험악한 사태”라고 규정하면서 “임의의 시각에 전쟁을 도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것은 우리의 응당한 경계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수 없다”고 우려와 위기감을 표출했다.
김정일과 김정은 시기에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전쟁연습으로 보는 시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정일은 “미국은 우리민족 내부에 반목과 불화를 조장하고 남조선 통치배들을 동족과 대결에로 부추키며 남조선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고 끊임없는 군사연습과 무력증강으로 정세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고 하면서 “공화국북반부를 침략하기 위한 대규모의 군사연습 소동을 매일같이 벌리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작계와 연결시켜 비난과 공격을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부분이다. 작전계획 5026, 5027, 5028, 5029, 5030에 핵선제공격계획이라는 8022까지 나열하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전제로 한 각종 북침전쟁계획 세워놓고 이를 근거로 전쟁연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급변사태’, ‘초정밀공습’, ‘족집게공격’, ‘북군부의 동요유도’ 등을 언급하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이제 전면적인 핵전쟁 준비뿐만 아니라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기 위해 수립된 다양한 계획을 연습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선제타격을 위한 핵전쟁연습이라는 보았다면 걸프전과 이라크전 등을 지켜보면서 이제는 전면전 위협보다 북한 핵문제로 인한 미국의 외과식 정밀타격과 공습의 위협에 무게를 두고 한․미 연합훈련을 보다 실제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위협인식의 변화는 오히려 핵무력을 강화하게 만들고 핵억지력을 바탕으로 강경한 대응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4년 8월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에서는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맞춤형 억제전략'을 실전에 적용하는 것으로 선전을 포고해 온 이상 우리 식의 가장 강력한 앞선 선제타격”을 언급 하였다. 2015년 3월에는 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시을 “조선반도유사시 미제침략군의 신속한 투입과 전방전개, ‘연합군’ 무력에 의한 불의적인 선제공격과 우리 수뇌부의 ‘제거’, ‘평양점령’ 목표까지 달성하기 위한 위험천만한 북침핵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6년2월 23일에는 북한 최고사령부가 중대성명을 통해 미 핵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 F-22 랩터 전투기, 한.미 해병대 특수작전연습, 작전계획 5015의 참수작전 등을 언급하며, “최고수뇌부를 겨냥한 참수작전을 통하여 체제붕괴를 실현해보려는 적대행위의 극치”라고 반발했다. 3월 12일에 총참모부는 성명을 통해 “《쌍룡》훈련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불의적인 기습상륙을 동반한 《평양진격작전》을 통하여 우리의 최고수뇌부와 주요핵심시설들을 타격하여 《제도전복》을 달성하는 《작전계획 5015》의 최절정단계”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평양진격을 노린 반공화국상륙훈련에는 서울을 비롯한 남조선 전지역해방작전으로, ‘족집게식타격’ 전술에는 우리 식의 전격적인 초정밀기습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이번 제7차 당대회에도 언급한 것처럼 반항공 전력의 우선적 개발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북한 수뇌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반항공 전력 강화는 곧 핵무력 건설과도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바대로 핵무력을 담보로 안전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북한이 현재까지 개발하고 보유하고 있는 핵과 운반수단인 미사일 관련 시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항공 전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한 주민들의 상당수는 과거 팀스피릿과 같은 한미연합훈련 기간 중 지하벙커에서 미국의 공습에 대비하며 생활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공습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이들을 안심시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5. 나오는 말 : 필사적인 북한의 엄포(bluffing)
북한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이다. 남북한 관계는 반세기 이상 지속된 대표적인 숙적관계이기는 하나 경제적으로나 재래식 군사력에 있어서 남한의 경쟁 대상이 되지 못한지 이미 오래다. 이러한 국력의 비대칭성(truncated power asymmetry)으로 인해 오히려 북한은 남한과의 경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핵을 통해 일단 스스로 생존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어 숙적관계는 지속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북한이 약하고 고립된 상황에서 오는 합리적 안보우려(reasonable security concerns)의 결과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의도는 선택이 아니라 필사적인 생존을 위한 핵심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개발은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하였고, 직면한 환경은 생각처럼 북한에게 유리하지만은 않다. 남한만큼 북한 역시 분단이라는 현실적인 제약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 거기에 분단된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등 주변 국가들 간의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그러나 불리한 상황 속에서 약함은 때로 힘과 무모한 용기를 발휘하게 한다.
여기에 북한은 한미연합전력을 생존에 대한 중요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이것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통해 확인해왔다. 북한이 핵을 가지지 않았을 때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비난과 중단 요구는 실제 공포감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핵을 가진 북한의 입장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비난과 보복까지 언급하는 것은 필사적으로 생존을 위한 엄포이자 기선제압이다. 실제 북한이 군사적인 행동을 한다면 필사적인 생존이 아니라 파멸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지금 북한의 위협은 변화에 대한 외부로부터 압력과 강요를 거부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경제제재나 군사적 수단과 같은 강압적인 어떠한 수단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가 없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생산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우리가 북한이 던지는 위협의 진의를 알지 못하면 전혀 쓸모가 없다.
아직 기회의 창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북한의 제7차 당대회 이후 주변 정세가 복잡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은 경제문제에 치중하면서 국면전환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남쪽에 군사회담을 제안하고 중국에 접근하면서 미국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북한이 핵을 체제 안정과 유지를 위해 절대적인 것으로 주장하며 평화협정체결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정권 전복을 위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비핵화/평화체제와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결코 무관치 않다. 향후 한미연합군사훈련 문제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긴 과정을 열어나가는 중요한 첫 단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시점에 북한의 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리의 안보가 손상되거나 위협을 받지 않는 상태로 어떻게 한미 연합군사훈련 문제를 풀어 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큰 틀에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과 북-미 관계정상화를 북한의 핵 포기와 맞바꾸는 ‘빅딜’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무엇과 어떻게 조율되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일단 북한의 핵 활동을 동결하고 협상하는 동안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북한의 필사적인 엄포가 자포자기식 협박보다는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