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강원도 산행이다. 작년 여름 백적산이었던가 무척 시원했던 기억에 오늘도 기대를 갖고 출발한다. 자리는 만석. 처음엔 2호차까지 배정되었었지만 회원님들의 배려와 양보로 한 대만 가게 되었다고 회장님께서 말씀하신다. 언제나 마음 씀씀이 크고 따뜻하신 회원님들 덕분에 우리 산악회는 늘 분위기가 좋다.
A코스는 힘들다해서 원점산행인 B코스라도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출발한다. 그런데 초입부터 만만치 않다. 간섭하는 손길없어 훌쩍 내 키만큼 자란 망촛대가 하얀꽃을 피우고 향기까지 뿜어내고있으니 길도 제대로 틔워주질 않는다. 망촛대 숲을 헤치고 헤쳐 맞이한 본격적인 등산로도 길은 썩 좋지 않다. 아마도 사람들도 많이 오지않고 지자체에서도 관심 기울이지 않으니 이리된 듯하다. 날도 가물어 푸석푸석 흙먼지 날리며 걷는다.중이폭포가 있다는데 계곡이 물이 바짝 말라 찾을 수가 없다. 시원한 바람도 제대로된 그늘도 별로없는 산, 무더위의 한가운데에 서서 땀을 훔치고 가져온 과일, 채소들로 힘듦을 달랜다. 오늘은 점심이 도시락이 아니고 삼겹살 파티하는 날, 1시까지는 오라는 당부말씀에 계족산 정상을 몇백미터 앞에 두고 우리 일행 7~8명은 발길을 돌린다. 아쉽지만 여건이 안 좋을 땐 포기하는 법도 알아야 내 몸에 이로우려니 위로하면서....
주차장에 와보니 그늘이 제법 좋다. 불 앞이긴 하지만 야외에서 구워먹는 삼겹살은 언제 먹어도 맛있기만 하다. (더운 날 점심준비하시고, 김치며 상추며 제공해주신 임원님들과 회원님들~ 늘 감사합니다. 또한 이것 저것 정리하시고 불판 청소 등 궂은 일 발생해도 항상 웃어주시는 김정기 부회장님~감사합니다.)
A코스 가신 분들도 잠시 후 합류, 산이 많이 힘들었다고들 하시며 땀을 닦으신다.
귀가길엔 인순희 회원님께서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사셔서 맛있게 먹으며 마무리하고 6시쯤 체육관에 안전하게 도착하였다. 땡볕에 세워둔 내 차는 얼마나 달구어졌을까 하는 생각에 또 땀이 차오른다.
*다음주 산행은 경북 영덕 팔각산(628m)입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첫댓글 망초꽃 향기를 느껴본 드믄 날이었습니다. 험한 산을 잘 다녀오신분들께 감사합니다. 계족(닭발) 이름 처럼 매끄럽지 않을거 같은 산. 힘들어 하시는 모습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오선생님 힘드실텐데 이처럼 빠르게 일지를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회원님들 모두모두 무탈하게 지내시고 다음주 뵙겠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너덜거렸던 계족산 산행길 힘들게 치고 올라가도 정상까진 시간내 자신없어 드물게 포기는 했지만 하키님의 산행기는 읽는 내내 달콤하네요.
그리고 까칠한 정상을 찍고 오신 A팀께 큰박수를 보냅니다.
산행후 삼겹살은 참 꿀맛이였구요.
많은분들의 사랑이 모여모여 최고의 만찬이 되였죠.
멋진 글 읽으며 우리 산악회에 자부심이 또 가득해집니다.
1000회 잔치 지금부터 설레임니다.
하키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오늘 산행기는 뭘 쓸라나 산행기 부탁한 것 후회스러워했는데 사진 한장 찍을것도 없었던 무미건조한 산행도 이렇게 멋지게 쓰셨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