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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사랑 여행 스크랩 문화재청의 강력계 형사, 문화재 파수꾼
天風道人 추천 1 조회 152 14.08.07 10:1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28년 동안 문화재청 사범 단속반 반장으로 사는 삶, 강신태 반장님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문화재청 블로그 기자단의 막내 기자 허준원입니다. 여러분 혹시 2008년에 방영한 문화재 수사 액션 멜로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를 기억하시나요? 이 드라마에서 문화재청 문화재 사범 단속반 반장인 노정필이라는 인물은 실제로 강신태 반장님을 모델로 만든 캐릭터랍니다. 드라마 속의 노정필처럼 강신태 반장님은 한평생을 사범단속반에서 근무하신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신데요. 그러면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새내기 기자인 제가!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잠복이면 잠복, 추적이면 추적 등 문화재 전문털이범을 잡는데 도가 튼! 강신태 반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문화재청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강신태 반장님. 그는 누구인가?

 

 문화재청의 사범 단속계는 문화재전문털이범 등 문화재 도난·도굴 사건을 전담하는 부서입니다. 이 부서에서 기둥과 같은 존재가 바로 강신태 반장님인데요. 반장님은 1983년 신안해저유물조사단의 조사요원을 시작으로 지금의 문화재청 사범 단속계 반장까지 약 28년 동안 도굴된 문화재를 찾기 위해 살신성인하셨습니다. 그리하여 2009년에는 대한민국 최고기록 공무원으로 선정되었으며 같은 해 공직윤리확립 유공자로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그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렇게 문화재청 사범 단속반으로서 평생 활동해 오신 강신태 반장님은 이제 은퇴를 앞두시고 계시는데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반장님으로서 그동안의 삶과 문화재에 대한 반장님의 애정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문화재청 안전기준과 강신태 반장님)

 

 

 

반장님에 대해 궁금해하는 문화재청 블로그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983년부터 전남 신안, 완도 앞바다에서 이루어졌던 한국 최초의 수중 발굴인 "신안 해저유물 발굴 조사단"의 조사요원으로 특채되어 수장되었던 유물 약 50.000점을 발굴·인양하면서 문화재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사명감이 싹트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뒤 1984년에 차출되어 28년 동안 사범 단속반에서 활동했는데요. 제가 종사하는 문화재청 사범 단속 업무는 타 업무와는 달리 다양한 상황 판단 능력과 문화재를 식별하고 그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전문성은 물론 문화재 도굴꾼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신체적인 능력이 필요한 업무입니다.

 

 

문화재청 사범 단속반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어떤 일을 하나요?

 

 문화재청의 문화재 사범 단속반은 전국에 산재하여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문화재절도범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전 예방 활동에 주력하고 있으며, 사건이 발생하면 검·경찰 등 사법기관과의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면서 범인 검거 및 도난 문화재 회수를 위해 은밀하게 잠복근무를 하는 등 도난현장을 직접 몸으로 뛰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범 단속계에서 일하셨는데, 그러면 문화재 범죄 측면에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봤을 때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본래 초기 문화재 절도는 국보, 보물 등 국가가 지정한 문화재를 대상으로 이루어지진 않았습니다. 절도범들도 그 가치를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문화재에 대해 가격을 매기는 TV 프로그램 등 때문에 문화재를 금전적으로 가치를 매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적인 절도범들까지 기존의 문화재 절도범들과 합심하여 문화재를 도굴하는 일이 발생하였고 안타깝게도 무차별적인 문화재 절도가 시작되었습니다.

 

 

 

 

 

만 28년 동안 문화재청에서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기쁨이란 무엇인가요?

 

 1986년에 강원도 고성 건봉사 내 석가모니 탑에서 "석가모니 진신 치아 사리"가 도굴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사 중에 가야 파크 호텔에서 범인들이 진신 치아 사리를 맡기고 갔다는 것을 접수하고 회수했습니다. 이때 찾은 진신 치아 사리를 보는 순간 저는 역사를 품고 있는 문화재만이 주는 감동을 몸으로 체험하였습니다. 당시 개인적으로 믿는 종교를 초월하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감동을 느꼈고 사범 단속 업무에 대한 사명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 당시 도굴꾼들은 진신 치아 사리를 훔친 후에 같은 꿈에서 부처님이 계속 나와 자신들을 꾸짖었다고 합니다. 불안하여 결국 한 달여 만에 서울대 입구에 있는 가야 파크호텔에 훔친 사리를 맡겼고, 그 뒤에 연락을 받고 호텔에서 사리를 회수한 사람이 강신태 반장님입니다.

 

 

               (건봉사 내 석가모니탑)                               (당시 회수한 석가모니 진신 치아 사리)

 

 

 그리고 2003년 5월경 국립공주박물관 국보 제247호 "공주의당금동보살입상" 등 강탈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초유의 국립박물관 도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언론에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문화재 범죄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회수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거든요. 그래서 제 의견에 따라 언론매체를 통해 범인들에게 문화재 반환을 적극 호소했고 문화재 보호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생겼습니다. 결국, 국민적인 관심이 일어남에 따라 범인들이 자수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기쁠 때는 도난당한 중요 문화재가 제자리에 돌아갔을 때, 또한 회수한 비지정문화재가 국가 문화재로 지정돼 박물관 진열대에 전시된 것을 보았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문화재를 회수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우리 문화재청 사범 단속반은 전국 시·도로부터 도난·도굴 발생신고를 받는 즉시 도난정보자료를 만들어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지방자치단체, 경찰청, 국제공항·항만 문화재감정관실 등 380개소에 도난 자료를 통보합니다. 그리고 신속히 도난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주변정황을 파악하고, 도난 수법 등 도난당한 문화재에 대해 유형별로 분석, 관련자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 일을 하면서) 가장 화가 났던 일이 무엇이었나요?

 

 97년도에 경주시의 신라 고찰인 기림사 복장 유물 도굴·절취 사건을 접수, 긴급 현장에 도착해보니 대적광전 내 석가모니불상이 비참하게 훼손되어있었습니다. 범인들은 석가모니불상에 드릴을 사용하여 구멍을 뚫고 예리한 칼을 사용하여 불상의 금 도금된 부분을 심하게 훼손한 후, 배를 갈라 복장 유물을 도굴했습니다. 멀쩡한 불상이 완전히 파손되어 복장 유물이 도굴된 모습은 너무나 처참하고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추가로 문화재 범죄자들은 문화재 사범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증거를 없애고 죽은 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지능적 수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문화재의 원형이 훼손됩니다. 고서적은 출처를 알 수 없도록 낙관을 오려내고 뒷부분에 비슷한 종이의 재질을 붙인 후 새로운 낙관을 찍습니다. 또 도굴한 불화는 제작 시기, 제작자 등을 기록한 화기를 칼로 오려 내거나, 사찰명이 명기된 것은 검은 물감으로 지우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본디 문화재는 있는 그대로 원형을 유지하여야 그 가치와 중요성을 알 수 있으며, 한번 훼손되면 원상태로 복구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팔기 위해서 귀중한 문화재에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는 절도범의 행위를 보면 매우 화가 납니다.

 

 

문화재 도굴 및 불법거래를 막기 위해 해결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문화재의 불법적 유통을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2002년 12월 30일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하였습니다. 그래서 문화재를 훔친 범인이 10년간의 공소시효를 넘기더라도 문화재를 은닉·보관한 죄로서 처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우리 문화재에 대한 국민의 인식전환입니다. 우리 문화재는 지난날 수많은 외침, 전란과 사회적 혼란을 겪으면서 멸실, 파괴, 손상되었거나 약탈당하여 국외로 유출된 쓰라린 수난의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문화재 도난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온 국민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전환이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조직과 예산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도 이를 누려야 할 국민 대부분이 합심하여 지켜내지 않는다면 문화재 도난, 밀매 등 범죄를 근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 국민이 모두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알고 이를 지키기 위한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재청 일을 하면서) 반장님을 슬프게, 안타깝게 했던 것이 무엇일까요?

 

 문화재 사범 단속 업무는 전문성을 가지고 문화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사명감, 풍부한 관련 분야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이 필요한 부서인데, 타 업무와는 달리 현장을 직접 다녀야 하고 여러 힘든 점이 있어 직원들이 사실상 피하는 부서입니다. 따라서 인적인 지원이 열악한 상황이 아쉽습니다. 또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잠복하여 힘들게 범인을 검거했으나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하여 기소하지 못하였을 때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런데 사실상 문화재 절도범들은 가정환경이 열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문화재가 도굴됐다는 신고를 받은 뒤 검거하러 가보면 범인의 가족들과 몇몇 가구를 제외하고는 집에 아무것도 없던 적이 있습니다. 훔친 문화재를 밀거래한 돈으로 도박하여 탕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때 그의 가족들 앞에서 범인을 구속할 때 저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안타까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범인이 개과천선하여 가족과 함께 나타나 감사의 인사를 했을 때 그만큼 뿌듯했던 적이 없습니다.

 

 

문화재를 단순히 돈으로만 보는 문화재 절도범들은 체포된 후 어떻게 처리되나요?

 

 간단하게 말해서 우선 우리 사범 단속반이 문화재 사범을 검거한 후, 증거물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여 도난 문화재를 회수하고 관련 피의자는 검찰에 송치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답니다.

 

 

 (인터뷰 내내 밝은 얼굴로 긴장한 저를 편안하게 해주셨습니다)

 

 

 

 

 

문화재청 사범 단속계 반장으로서의 즐거움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남들이 피하는 부서이지만 저는 만 28년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문화재를 회수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으며 도난당한 중요 문화재가 제자리에 돌아갔을 때, 또한 회수한 비지정문화재가 국가 문화재로 지정돼 박물관 진열대에 전시된 것을 보았을 때 보람과 즐거움을 느낍니다.

 

 

문화재청 블로그 독자에게 답사하기에 좋은 곳! 한 곳! 을 추천해주세요.

 

우선 천 년의 고도가 숨쉬고 있는 경주와 많은 국사를 배출한 국사사찰인 송광사를 추천하고 싶네요. 그리고 전남 순천의 선암사가 사찰 불교 문화재와 주변의 환경이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물론 경치도 좋구요. 날씨 좋은 날에 선암사로 발걸음 하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반장님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문화재가 무엇인가요?

 

앞에서 말했던 석가모니 진신 치아 사리를 찾았을 때 정말 잊지 못할 감동을 했습니다. 또한, 그 사건이 28년간의 사범 단속계 업무를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1986년 어느 봄날에 강원도 고성 건봉사내의 석가모니 탑에서 도굴·절취 되었던 석가모니 진신 치아 사리가 가장 기억에 남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문화재입니다.

 

(반장님의 넉넉한 미소 속에는 수십 년간 온갖 문화재 범죄를 다룬 깊은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반장님처럼 문화재를 수호하는 전문 인력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문화재 사범 단속 업무는 다른 업무와는 달리 문화재를 식별하고 그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범죄 현장에서의 다양한 판단 능력은 물론 문화재 사범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신체적 능력도 겸비되어야 합니다. 또한, 사범 단속 업무에 대한 사명감이 있어야 하며 헌신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문화재에 대한 깊은 애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반장님의 앞으로 목표를 듣고 싶습니다.

 

저는 1984년부터 현재까지 만 28년 동안 문화재 사범 단속 업무를 담당해왔습니다. 그동안 온갖 어려움도 있었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범법자로부터 회유와 협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28년간 이 일에 종사하면서 수많은 과정을 겪었으나 단 한 번이라도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모든 피의자에게 진정하게 대하여 준 것이 도난되었던 많은 문화재를 회수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 이 같은 우리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문화재 전문절도범들로부터 훼손되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끝났으면 하고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전문화된 인력의 확충 그리고 관리체계의 정비에 따른 조직적인 문화재 관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블로그 독자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리의 문화재를 도굴, 도난 그리고 밀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 국민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 전환입니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는 문화재청 블로그 독자분들이 문화재가 한번 훼손되면 복원하기란 매우 어렵고 그래서 문화재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문화재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문화재 범죄는 즉시 대처하지 못하면 단시간에 깊숙이 숨어버려 수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범죄이므로 소장자께서는 도난 즉시 도난품에 대한 목록 및 사진을 문화재청 및 관계기관 등에 신속히 신고하여 주시기 바라며, 아울러 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해서 개인 소장 문화재를 가까운 박물관에 위탁하여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앞으로 우리 문화재들에게 꾸준히 관심가져주시고 아껴주세요. 감사합니다.

 

 

문화재청 사범 단속계 강신태 반장님 인터뷰를 마치며.

 

강신태 반장님을 인터뷰하러 문화재청에 가기 전에 이번 인터뷰는 상당히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뉴스에서 본 강신태 반장님은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의 이미지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를 보자마자 친근한 웃음과 함께 악수를 건네는 모습, 형식전인 질의응답 대신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옛 이야기하듯 인터뷰하시는 강신태 반장님의 모습은 제 예상을 완전히 깨버렸습니다. 반장님의 이야기 속에는 문화재에 대한 애정, 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라는 교훈이 있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 예정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그리고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일이 생겨 미안하다고 하는 모습을 통해 반장님의 사람 됨됨이를 느꼈습니다. 소중한 문화재들이 온전히 우리 곁에 있기까지 강신태 반장님 같은 분들의 숨은 노력이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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