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설화 ‘원님 이야기’> 2016년. 해암 고영화
고을원님은 그 고을의 최고 권력자다. 거제읍지(巨濟邑誌) 1899년, 기절과 도의(氣義) 거제 원님(巨濟倅)편에 따르면, “거제에서 원님으로 대접받는 한 분이 있었다. 그 오래전부터 알던 가난한 선비이고 심히 야박한 선비였다. 굶주려서 남해바다로 통해 돌아 온, 원님의 소문은 더할 수 없이 박하였다. 사람들이 함께, 일찍이 너나없이 맞이하며 정성껏 대접하고 또 도와서 혼인도 시켰다. 그 후 선비는 대관이 되기 위해 과거에 급제해, 남해 원님이 되었다. 이에 여러 차례 장수(수군절도사)가 천거하여 거제원님이 되었다. 마침내 불우했던 과거를 끝내게 되었다고 전한다.” [有一巨濟倅待其舊交寒士甚薄士也饑餒而歸南海倅聞而薄之與人曾無分而爲邀之款接且濟所求婚裝其後士人爲登第爲大官南海倅藉其吹噓屢拜閫任巨濟倅竟坎軻云]
〈어린 원님의 아전 길들이기〉 설화는 어린 원님이 고을에 부임하여 자신을 무시하고 조롱하던 아전들을, 지혜를 발휘해 길들이고 훌륭한 원님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설화는 순차적 구조를 보이는데, 어린 원님은 ‘결핍’ 상황에서 시작되어 ‘시련’을 격지만 아전들을 길들이는 ‘방법을 강구’ 하면서 ‘시련을 제거’하고 ‘결핍을 극복’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방법의 강구’를 중심으로 ‘시련’과 ‘시련 제거’가 대응하고, ‘결핍’과 ‘결핍 제거’가 대응한다. 이것은 전반부에서 제기된 문제가 후반부의 대응 단락에서 제거되고 극복됨을 의미한다. 이 과정은 통과의례(通過儀禮, rites of passage)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설화에서 어린 원님을 무시하고 조롱하던 아전들이 길들여지는 과정을 통해 부당한 권위주의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전승집단의 의식을 찾아 볼 수 있다.
◯ <거제시 설화 ‘고창녕 원님’>
거제에 고창녕이라는 몸짓이 조그마한 원님이 있었다. 그런데 관할에 있는 사람들과 이방이 앉아 원님이 작다며 수근 거렸고 옛 말에 나그네 귀가 길다고 자기네들끼리 하는 말을 관장이 살짝 그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래서 원님은 자기를 얕잡아 보는 이방을 불러 보통 사람 키 이상으로 큰 수숫대 한 개를 베다가 앞에 놓으니 그것을 가지고 관할 사람들과 이방에게 홍소대(도포 소매) 안에 접치지 말고 부러지지 않게 넣으라고 했다. 어떻게 그렇게 하냐며 불만을 내뿜는 이방에게 원님은 이렇게 말했다. "네 이놈, 1년 밖에 안 큰 수숫대를 홍소대 안에 못 넣은 놈이 11년을 큰 나를 이 홍소대에 넣어!" 떽! 이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