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은 구약에 나오는 하나님에 관한 은유들을 섭렵하여 그것을 “나는…”(“I am”)이라는 선언의 방식으로 성육신에 적용한다. (헬라어 "에고 에이미 εγω ειμι" 를 히브리어로 바꾸면 바로 "여호와-야훼" יהוה)
오늘 본문에서 중요한 주제는 자신의 생명을 내주는 목자에 관한 기독론적이고 속죄론적인 이해이다. “목자가 누구인가”, “구속적 희생의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구원의 본질이 무엇인가”, “목자의 사역은 배타적인가”라는 질문과 연결된다.
에스겔 34장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목자라는 사실을 일깨우면서 백성을 인도받고, 보호받는 “양”으로 그린다. 그리고 백성의 지도자들을 양을 해치는 가짜 목자라고 날카롭게 비판한다. 그러면서 다윗을 하나님의 양을 돌볼 참 목자로 찬양한다. 이 전통적인 이미지는 요한에게 예수를 “도둑이고 강도”인 지도자들과 대비시키면서 그들과 달리 양들을 보호하고, 인도하고, 풍성한 생명을 주는 “선한 목자”(11)로 그리도록 영감을 주었다.
예수는 다윗의 정신만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의 섭리적인 사랑을 반영하는 진정한 목자이다. 예수와 제자들과의 관계는 친밀감과 신뢰이다.
요한이 말하는 예수의 퍼즐을 풀기 위한 해석학적 열쇠는 10절에 있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더 넘치게 얻게 하려고 왔다.” 목자 연극에서 누가 문지기인가, 누가 목자인가 하는 역할을 규정하는 데 집중하면 점점 드러나는 하나님의 나라의 풍성한 삶의 이미지를 놓치게 된다. 풍성한 삶은 예수가 모든 사람을 위해 가진 비전이다.
-말씀 잔치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