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es> 앨범은 1981년 콜럼비아 레코드에서 제작한 바브라의 베스트곡 모음집이다. 새 노래 2곡과 새로 녹음된 1곡 등 모두 3곡이 새롭게 레코딩된 곡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구레코드의 라이센스로 웬만한 팝 애호가들은 다 소장 하고있는 널리 알려진 앨범이라고 보면 된다.
사이드 A를 살펴본다. 그 유명한 'Memories'가 첫곡으로 흘러 나온다. 이 노래는 미국 출신으로 영국으로 귀화한 시인 T.S. 엘리엇과 트레버 넌의 시에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곡을 붙인 1981년 작품. 웨버는 뮤지컬 <예수 그리스도 슈퍼스타>(1970)와 <에비타>(1976)의 작곡가로 유명하다. 원래 바브라가 <에비타>에 끌려 주연을 원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웨버는 바브라의 이런 마음을 위해 특별히 작곡, 제작까지 겸했던 것. 바브라의 가창은 실로 훌륭하다.
'You don't bring me flowers'는 원래 뉴욕의 거물 송라이터 겸 가수인 닐 다이아몬드(1977)와 바브라(1978)가 각각 앨범에 수록한 곡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어느 방송 DJ가 편집해 방송한 것이 대호평을 받았다. 이 테이프는 닐에게 우송되었고 감탄한 닐은 바브라와 진짜 듀엣을 성사시켰다. 1978년 12월 이 곡은 미국 No.1에 올랐다. 러브발라드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곡이다.
'My heart belong to me'는 '사랑은 세월 따라 퇴색할지언정 지금도 감정은 계속되리.. 이런 감정은 오직 나만의 것..'이라는 내용을 품은 애수의 발라드. 미국에서는 이지 리스닝 순위에 1위, 핫100에 4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시 'Evergreen'의 인기에 가려 있었지만.
'New York State of mind'는 특별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바브라를 좋아하는 어느 남자 가수가 이 곡을 테이프에 담아 자신의 콘서트에서 마지막 곡으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 또 이 곡이 담긴 바브라의 1977년 <Superman> 앨범 자켓에 바브라의 사인을 받아 안방의 벽에 장식까지 했다고 한다. 이 남자 가수는 바로 빌리 조엘. 사실 이 곡은 빌리가 1975년에 쓴 걸작이다. 뉴욕 사람들이 가장 애청하는 곡이기도 하다.
'No more tears (enough is enough)'는 도나 서머와의 듀엣으로 1980년 국내서 화제가 되었던 곡이다. 정상의 흑백 두 여가수가 조인트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던 시대였다. 바브라의 1979년 앨범 <Wet>에는 8분 18초, 도나의 앨범에는 11분 40초로 각각 담겼던 곡. 두 흑백의 여걸은 바쁜 스케줄과 자존심 때문인지 녹음은 따로 이뤄졌고 최종 작업에서 믹싱을 통해 듀엣으로 합쳐졌다고 한다. 당시로서는 대단히 기발했던 조르주 모르도의 상업적 착상이었다.
사이드 B의 첫곡은 'Comin' in and out of your life'. 'Memories'와 함께 런던에서 녹음한 최초의 곡이다. 역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1981년 작. 다음곡 'Evergreen'은 영화 <스타탄생>의 주제곡으로 너무나 유명하다. 1977년 그래미에서 '최우수 팝여가수'와 '최우수 노래'에 선정되고 아카데미에서도 주제가상에 빛나는, 바브라에게 모든 영광을 안겨준 노래. 지금도 여성들의 애청곡 최상위권에 들 것이다.
'Lost inside of you'는 바브라와 록음악계의 거물 레온 러셀의 합작품. 영화 <스타탄생>에서 크리스토퍼슨과 듀엣으로 부른 사랑의 멜로디인데, 이 앨범에는 바브라의 솔로 버전이 실렸다. 'The love inside'는 배리 깁이 비지스에서 부르려고 1978년에 작곡한 작품인데, 결국 바브라의 앨범 <Guilty>에 실렸고 배리가 직접 제작에 참여했다.
'The way we were'는 영화음악의 실력자 마빈 햄리쉬의 감각이 빛나는 곡이다. 영화 <추억>의 주제가이기도 하다. 1973년 아카데미 주제가상과 1974년 그래미 최우수 노래상을 받았다.
스타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언제나 전진하는 자세를 잃지 않고 누구나 즐거워하는 음악을 들려주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만의 매력과 장점, 성숙한 인간미를 이 앨범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