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올해 벌꿀 수입량이 평년 수준을 훨씬 넘어 이미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벌꿀 수입량 증가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양봉농가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1월 12일 기준, 전체 벌꿀 수입량은 1천381톤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대비 906톤에 비해 475톤(34.4%)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말기준, 1천208톤에 비해 이미 12.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국으로 살펴보면 지난 2023년도 한 해 동안 베트남산 벌꿀 수입량은 440톤으로 단연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미국 330톤, 뉴질랜드 155톤, 캐나다 140톤, 그리스 38톤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관세가 점차 줄어들면서 베트남산 벌꿀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2배 가량 급증한 836톤을 기록했다. 이어 미국은 218톤, 캐나다 145톤, 뉴질랜드 97톤, 그리스 35톤 순으로 나타났으며, 기타 50톤이다. <표 참조>
특이한 점은 중국산 벌꿀 수입량이 지난 2022년 173톤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마트린’ 성분 이슈가 국내에서 불거지면서 수입량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영향 때문에 지난 2023년도 한해 4톤으로 곤두박질치더니, 올해는 현재까지 3톤에 불과해 국내 유통업체들이 중국산 벌꿀에 대한 불신과 함께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양봉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산 벌꿀이 베트남을 거쳐 원산지를 세탁한 후 국내에 반입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전면 수입 개방을 앞둔 베트남산 벌꿀은 매년 관세율이 16.2%씩 단계적으로 낮아져 올해는 81%, 내년에는 64.8%로 더 낮아지며, 오는 2029년부터는 무관세로 수입될 예정이라 국내 양봉업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벌집꿀(사양벌집꿀 포함)의 경우 같은 기간 기준, 총수입량은 41톤으로, 애초 양봉 업계가 올 연말까지 예측한 40톤 수준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말까지 50톤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33톤(사양벌꿀 8톤 포함), 호주 5톤, 중국, 헝가리, 뉴질랜드 등에서 각각 1톤씩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양봉 업계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임에도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그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양봉 업계도 이렇다할 대책 마련을 위한 가시적 노력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벌꿀 수입 자체를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겠지만 당국은 최소한 수입꿀에 대한 위생·안전성 검사와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산지 둔갑이 이뤄지지 않도록 단속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