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영상은 지난 8월에 촬영한 사진들을 모아 선정하여 만든 而化瑤眞鏡 제15호입니다. 제목은 [대자연]입니다.
표지사진은 귀여섬에서 이름 모를 거대한 나무와 그 앞에 잡초를 대비하여 찍은 사진입니다. 그 잡초가 대자연 앞에 선 인간을 상징적으로 떠올립니다. 8월에 있었던 폭우와 폭염 그리고 네팔 홍수 등을 떠 올려 보면 대자연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인간이 스스로를 [萬物의 靈將]이라고 치켜올리며 自滿했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말이 쑥 들어가 안나오는 것을 보면 인간이 이제야 철이 들어 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진의 모든 것은 選擇하는 일입니다. 而化가 나가서 자연의 대상물을 찍을 때 선택을 합니다. 집에 와서 사진을 선택하여 고릅니다. 편집을 할 때에도 포토샵의 여러 기능들을 선택하여 편집하게 됩니다. 편집된 사진들을 다시 골라 선택하여 발표를 하게 됩니다. 그림(繪畵)은 안 그런 것 같지만 붓, 물감, 형태 등 모든 것은 순간순간의 선택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죠. 예술 뿐만 아니라 인생도 선택이죠.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방향이 정해지고 성공과 실패도 갈립니다.
1917년 마르셀 뒤샹은 소변기에 싸인을 하고 그것이 작품[작품명 '샘']이라고 내 놓으며 자기가 꼭 만들거나 그려야 작품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작가가 선택하면 그것이 작품이 되는 것이라고 했지요. 요즈음 미술작품 전시하는 것을 보면 그림(繪畵)만 있는게 아니라 다양하게 많은 것들이 전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작품을 구매하는 이도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데 특히 그 작가가 좋아하는 작품을 구매한다고 합니다. 결국 자기가 선택한 작가가 선택한 작품이 좋은 작품이 되는 것이죠.
선택은 평범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이한 것을 선택하게 되죠. 평범한 것은 눈에 잘 띄지도 않죠. 눈에 잘 띄지 않으면 선택에서도 멀어지게 됩니다. 전시장에 전시된 미술작품들을 보면 모두 특이하죠. 사진뿐만 아니라 그림 등 다른 미술도 마찬가지고 음악도 그렇죠. 而化가 만들고 있는 지금 이 사진영상 [而化瑤眞鏡] 또한 선택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죠. 而化가 아무리 특이하게 잘 찍었다고 하더라도 而化가 선택하지 않으면 작품에서 탈락되는 것이니 而化가 헛일한 것이 되고 말죠.
그런데 그 특이하다는 개념도 경우에 따라 다른데 어떤 때는 특이한데 어떤 때는 그렇지 않거든요. 이른 봄에 매화가 피면 처음 보는 순간에는 없던 것이 있으니 매화가 피었다는 그 자체만로 특이해 보이지만 그 후엔 그 자체로는 특이하지 않지요. 이 경우 미술환경에서 보면 특이한 것이 아니죠. 미술작품은 미술환경에서 특이한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뒤샹의 소변기도 당시의 미술환경에서 보니 특이한 일이지 뒤샹의 주변환경에서 보는 소변기는 특이한 것이 아니죠.
그 당시 마르셀 뒤샹의 원작 [샘]을 사진으로 남긴 사진가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입니다. 독립작가협회 전시에서 해당 작품의 전시가 거부되어 칸막이 뒤에 치워져 있자, 뒤샹은 이 작품을 스티글리츠의 뉴욕 화랑으로 가져가 촬영을 부탁했답니다. 스티글리츠가 찍은 이 사진은 뒤샹 등이 발간한 잡지에 실렸으며, 이 사진은 원본이 소실된 [샘]의 유일한 시각적 기록이자 작품의 역사적 가치를 증명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위키백과)
따라서 뒤샹의 작품 [샘]은 사진만 현존하는데 이것을 사진작품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지 아리송하죠. 그 원작 [샘]이라는 것을 미술작품으로 인정한다면 남의 미술작품을 사진으로 찍은 것이니 그것은 작품사진이 아니고 그 미술작품의 기록사진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미술작품 사진 즉 그냥 [샘] 사진이죠. 이 기록사진 덕택에 [샘]은 그로부터 1세기가 지난 2004년 영국에서 현대미술에 가장 영향력있는 작품 1위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때 2위는 피카소의 추상화 [아비뇽의 처녀들]이 차지하였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고 늘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