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김희용 대표 (MBC라디오. 김창옥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이국언]

2012 / 7/ 10 (화)

日 미쓰비시, 근로정신대피해자 배상 끝내 거부 -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김희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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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옥 / 진행 :

13살, 14살 난 소녀들이 공부를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서 일본으로 끌려갑니다. 66년 전 태평양전쟁 당시에 일본 군수산업체에 강제로 징용됐던 이들이 바로 근로정신대 여성들입니다. 지난 2009년 12월 일본 정부가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에게 후생연금 탈퇴수당으로 99엔, 100엔도 아니고 99엔을 지급하겠다고 나서면서 엄청난 비난과 파문이 있었죠. 그 이후 2010년 7월 무렵에 일본 제1의 전범기업으로 꼽히는 미스비스중공업 측이 피해자들과 피해보상 협상을 제안해오면서 근로정신대 징용피해자 배상 문제에 있어서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 기대를 모았었는데 얼마 전에 피해자들을 도왔던 시민모임이 2년여에 걸친 이번 협상에 대해서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과 함께 하는 시민모임 대표를 맡고 계시는 김희용 목사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희용 :

예, 안녕하세요.

☎ 김창옥 / 진행 :

작년 봄에 저희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 이 문제를 가지고 목사님과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상당히 기대가 컸었는데 전범기업과 징용피해자들이 직접 한 테이블에 앉아서 협상을 갖게 됐다는 것만 가지고도 하나의 사건이었는데 협상 결렬까지 됐습니다. 참 아쉬움이 큰데요.

☎ 김희용 :

일본 제1의 전범기업 미쓰비시와 유일한 경우이고 최초의 경우입니다. 협상을 잘해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일제 피해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 그동안 참고 끈질기게 해왔는데 결렬이 되어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애초에 이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과 시민모임 측에서는 법정 투쟁으로 풀어갈 생각이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쓰비시 측에서 먼저 협상을 제안해왔다면서요?

☎ 김희용 :

가만히 있는데 제1의 전범기업이 세계적 기업이 협상을 제안해왔겠습니까? 저희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한 208회 동안의 1인 시위, 또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을 위한 10만 명 서명운동, 이런 것들을 통해서 한국 내에서 반미쓰비시 정서가 확산되면서 이것을 막기 위해서 협상을 제안해왔다고 생각합니다.

☎ 김창옥 / 진행 :

어찌됐든 협상테이블이 꾸려지고 지난 2년여 동안 본협상만 16번 진행을 했다고 하는데

☎ 김희용 :

그렇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결국은 최종 결렬을 우리 측에서 선언했어요. 협상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나요?

☎ 김희용 :

저희들이 협상 초기에 다섯 가지 협상안을 제안을 했는데 결국 미쓰비시가 피해할머니들에게 직접적이든 우회적이든 금전적인 지불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 결렬을 선언하게 됐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우리 쪽에서 요구한 다섯 가지는 뭐였습니까?

☎ 김희용 :

첫 번째로는 역사적인 사실을 인정할 것, 그리고 그 사실에 근거해서 사죄할것, 그리고 미불임금과 위자료를 포함한 배상금을 지불할 것, 기념비를 세울 것, 그리고 협상 조인장소로 서울, 광주에서 할 것 이것을 저희들이 제안을 했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그중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요구사항 그러니까 사실인정 그리고 사죄 여기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충분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 김희용 :

시민단체가 거대한 기업과 협상을 하면서 역사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도록, 그리고 그것에 근거해서 사죄라는 문구는 담진 않았지만 유감이라는 표현의 합의문을 이끌어낸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김창옥 / 진행 :

그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결국 세 번째 결국 이제 체불임금과 위자료에 대한 금전적인 배상 문제, 여기에서 결국은 걸렸네요.

☎ 김희용 :

그렇습니다. 직접적인 지불에 미쓰비시가 동의하지 않으니까 저희들이 여러 가지 방안을 고심한 끝에 한일과거평화미래재단을 만들어서 여기에 미쓰비시로 하여금 기금을 출연할 것을 제안했는데 이것마저도 미쓰비시는 거절을 했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사실 한일과거평화미래재단 이렇게 되면 미쓰비시로서는 일단은 직접적으로 뭔가 피해를 배상했다는 건 피하면서도 의미를 살릴 수 있는 괜찮은 제안 했는데요. 미쓰비시 측은 왜 이 제안을 거절했을까요?

☎ 김희용 :

전범기업이라는 오명도 벗을 수 있을 아주 중요한 기회였었는데 결렬까지 오고 보니까 애당초 미쓰비시는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을 끌고 그리고 한국에서 일어나는 반미쓰비시 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했던 그런 비열한 속셈이 있지 않았나 그렇게 저희들은 판단합니다.

☎ 김창옥 / 진행 :

협상을 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이제 일본 대법원의 판결, 그리고 한일청구권 협정, 이것을 근거로 해서 모든 건 끝났다 하는 게 이미 다 완료가 됐다 하는 게 미쓰비시 측의 입장이었던 모양이죠?

☎ 김희용 :

예. 그러면서 미쓰비시는 한일협정이나 자국의 최고재판소에서 자기들 편을 들어줬으니까 금전적 지불을 할 순 없다, 다만 일본에 재단을 경유해서 한국에 유학생들이 올 경우에 그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제도를 검토하겠다, 이것도 검토입니다. 이런 안을 최종 냈고 거기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던 것입니다.

☎ 김창옥 / 진행 :

애초에 근로정신대 할머니들, 그러니까 강제로 징용을 당한 분들인데요. 그분들과 관련된 명목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얼마든간에 돈을 지불할 순 없다는 그런 철저한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 같군요.

☎ 김희용 :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내놓은 안이라는 것이 일본으로 공부하러온 한국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겠다, 그것도 검토인데 저희들이 전범기업에게 장학금을 달라고 협상한 것은 아니죠. 이것은 피해자들의 요구도 아니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서에도 맞지 않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창옥 / 진행 :

그런데 참 의아스럽긴 한 것이요 첫 번째 두 번째 요구사항, 역사적인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는 아니지만 유감이라는 뜻을 표현한 미쓰비시 입장에서 거기에 대해서 근로정신대와 관련돼서 어떤 식으로든 기금을 출연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역사적 사실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으면 3번은 당연히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 김희용 :

1번과 2번의 문제는 과거 한일 간에 역사를 들춰 보면 사실관계를 일본이 어느 정도 인정한 부분도 있고 고등법원에서 고등재판소에서 그 부분을 인정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미쓰비시가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일본 법원에서 인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자기들은 받아들인 것이고요.

☎ 김창옥 / 진행 :

그러니까 인정하지 않으래야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 김희용 :

그렇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그건 인정하고

☎ 김희용 :

유감표명도 과거 일본 총리들이 그런 표현들을 썼기 때문에 굳이 안 쓸 이유도 없었던 것이죠.

☎ 김창옥 / 진행 :

그래서 유감까지는 가지만 근로정신대와 관련돼 있는 그 어떠한 배상책임도 인정하지 않겠다, 그런 의미인데요. 결국은.

☎ 김희용 :

그렇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우리 측에서 일단은 협상결렬을 선언을 했습니다. 미쓰비시 측은 어떤 반응이던가요?

☎ 김희용 :

지금 당혹스러울 것입니다. 그들의 본래의 소기의 목적이 이루어지지 않게 됐으니까 이제 결렬이 됨으로써 피해당사자들과 미쓰비시와의 싸움이 아니고 이제 이건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그리고 일본에 양심 있는 시민들과 미쓰비시가 앞으로 싸워가야 할 것입니다. 대단히 당혹스러울 것입니다.

☎ 김창옥 / 진행 :

사실은 2년여 동안 협상을 해오면서 애초에 협상을 먼저 제안하고 협상테이블에 앉았다는 것은 이 3번, 거기에 대한 배상을 당연히 염두에 뒀을 텐데 미쓰비시의 진짜 속내는 뭘까요?

☎ 김희용 :

저희들도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협상을 제안할 때는 어떤 식으로든지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저희들이 국민들 정서, 그리고 일제 피해자들이 워낙 많은 상황에서 이 협상은 반드시 결과를 내야 되겠다, 그러면서 수차례 참고 또 아주 조그마한 진전이 있을 경우에도 거기에 희망을 걸고 기다리고 또 다른 경로를 통해서 그들에게 우리의 진정성을 전하고 했었습니다만 결국 미쓰비시는 협상을 통해서 기금을 출연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한국 내에 반미쓰비시 운동만을 저지하려고 했던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지난 2년여 동안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이었습니까? 정부가 조금 관심을 갖고 좀 도움을 준 게 있습니까?

☎ 김희용 :

전혀 없습니다. 정말로 이럴 수 있을까, 참담함을 느끼는데요. 오히려 미쓰비시편을 들어줬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무슨 말씀이신지요. 그건?

☎ 김희용 :

아리랑3호 수주권을 줬습니다. 아리랑3호가 대한민국에서 발사되지 않고 일본에서 발사됐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로켓 말씀이죠?

☎ 김희용 :

그렇습니다. 한국에 반일정서를 회피해가려는 꼼수였던 거죠. 국내 상황만 보더라도 최근에 일본에 전범기업들이 조선인 수백만 명을 끌고 가서 강제노동 시키고 임금 체불하고 그리고 굶주리고 죽게 했던 바로 그것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을 때 한국 정부는 한일군사협정을 비밀리에 체결해가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모습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미쓰비시가 작은 시민단체의 요구를 어떻게 들어주려고 했겠습니까? 정말로 대한민국 정부는 이런 일들을 2년여 동안 해오고 있으면서도 그건 민간들의 문제다 하고 외면 해버렸고 무관심으로 일관해왔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정말로 친일매국정권입니다.

☎ 김창옥 / 진행 :

사실 기대를 사실은 했던 부분인데 이 협상이 말이죠. 이게 이제 이렇게 결렬로 되면서 안타깝게 됐는데요. 그럼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실 계획이신지요?

☎ 김희용 :

저희들은 지난 5월 24일 대법원의 판결이 그나마 저희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봅니다.

☎ 김창옥 / 진행 :

어떤 판결이죠?

☎ 김희용 :

대법원 판결은 근로정신대 문제는 한일협정 문제로 인해서 배상 문제가 끝났다 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시효도 소멸되지 않았다 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내 재판을 통해서 미쓰비시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판결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국내 재판을 통해서 우리 국내에 미쓰비시 자산에 대해서 가압류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미쓰비시 전범기업과 그리고 국내에 공기업과 입찰한 부분들에 대해선 그 공기업의 명단들을 발표함으로써 미쓰비시 측을 압박해갈 것이고요. 그리고 25년이 넘는 동안 근로정신대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해서 싸워온 일본의 양심 있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그 세력들과 저희들이 연대해서 이제는 한일 간에 시민들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와 싸우는 이런 일들을 전개해 갈 것입니다.

☎ 김창옥 / 진행 :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희용 :

예, 고맙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지금까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김희용 대표와 이야기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