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속일 수가 없는가 보다. 몇년전부터 겨울철이 되면 몸 전체가 가려워 고전을 하곤 했다. 이번 겨울에도 또 그러한 증상이 나타나 나름 별의별 방법을 써 보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몇년전 주말농장을 한답시고 3년간 무리한 탓에 대상포진을 3번이나 앓아 가려움 증상이 나타나면 또 그 병이 도진 것이 아닌가 하고 겁을 먹는다.
가려움증과 대상포진의 차이점은 가려움증은 피부가 터실 터실하면서 가려운 것이고 대상포진은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가려운 것이다. 때문에 병도 몇번 앓아보면 어느 정도 자가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집사람이 평소 허약 체질이라 웬만한 병치레를 해 봐서 반의사에 가깝다.
내가 어디에 몸이 안좋다고 말하면 바로 답이 튀어 나온다. 하지만 많이 무시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난 좀체 아프지 않는 체질이고 한번 아팠다고 하면 심하게 아프고 또한 약을 쓰면 빨리 회복이 되는 체질이다. 이번 피부 가려움증도 내가 얘길하니 바로 피부 건조증으로 비누대신 바디 샴푸를 쓰고 샤워 후 바디 로션을 바르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것을 바로 구입하여 몇차례 사용해 보았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어 중단해 버렸다. 나중에 시간을 내어 피부과에 가서 진단을 받고 근본 처방해야겠다고 했으나 피일차일 미루면서 취침전에 가려움으로 투덜거리는 나를 보고 핀잠겸 위로의 말로 "여자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고 했는데 왜 그리 말을 듣지 않느냐고 했다.
답답해 봐야 정신을 차리는 법인지라 우짜면 되는냐고 다시 물으니 사준 샴푸와 로션을 열심히 사용하라고 했다. 그리고 사용방법도 상세히 일러 주었다. 바디 샴푸를 사용할 때는 몸에 미끈 미끈한 느낌이 들어도 그것을 깨끗하게 씻지 말것이며 바디 로션은 손바닥에 듬뿍 짜셔 많이 바르고 문질러 주어야 한다는 것이였다.
그 이유는 바디 샴푸의 미끈 미끈한 성분이 각질을 제거하는 것을 막아주고 바디 로션은 많이 바르고 문질러야 보습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아무리 무식한 사람이라도 머리로 이해가 되면 일단 행동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시키는 대로 매일 하지는 못해지만 취침전 또는 샤워 후 꾸준히 실행을 했다.
아니라 다를까 가려움증이 많이 사라졌다. 완치가 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흐르면 해결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혹시라도 나와같이 겨울철에만 가려운 증상이 생기면 피부 건조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바디 샴푸와 바디 로션을 써 볼 것을 적극 권유해 본다. 이때 사용하는 제품은 신뢰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토피성이나 곰팡이 균에 의한 가려움 증상은 계절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것이기에 겨울철 피부 가려움증과는 쉽게 구별이 된다. 때문에 조금만 관찰력을 동원하면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발병의 원인을 쉽게 찾아 낼 수 있다. 오늘 내가 전하고져 하는 메세지는 자신이 아무리 건강하다고 할지라도 몸을 무리하게 쓰거나 혹사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의 몸은 보란듯이 배신을 하고 병으로 나타난다. 병이라는 것이 바로 면역체계의 붕괴인 것이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지만 몸을 혹사하는 것도 그와 못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잔병이 큰병을 몰고 오고 사소한 것을 무시하면 큰 화를 자초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그런 맥락이라 생각한다. 개인의 건강이던 국가의 안위이던 철저한 예방이 우선이지 적극적인 처방이 우선이 아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꼴이다. 이렇게 될 때에는 약자들이 철저하게 희생양이 된다. 나의 가려움증과 코로나 사태도 여자와 전문가의 말을 무시한 기우와 참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