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가 대부분 동심의 세계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 맞지만 개중에는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고추먹고 맴맴, 달래먹고 맴맴이라는 노래가 그렇다.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할머니는 건넛 마을 아저씨 댁에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할머니가 돌떡 받아 머리에 이고 꼬불꼬불 산골 길로 오실 때까지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아버지는 옷감 사서 나귀에 싣고 딸랑딸랑 고개 넘어 오실 때까지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이 노래는 70년대에 이미 다음과 같은 가사 내용으로 불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배를 타고 좋아하시고
어머니는 그 밑에서 끙끙대시네
아들낳라 쿵작짝, 딸낳라 쿵작짝
아버지와 할머니는 사춘기 청소년만 남겨두고 두 분다 멀리 볼일을 보러 가셨다
누가? 왜? 순수한 동요를 이런 외설적인 의미의 가사로 바꿨는지 기가 찰 노릇이지만 원곡을 찬찬히 살펴보면 의외의 뜻이 나온다.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셨으니 멀리 가신 것이고, 할머니도 옆집이 아닌 건너 마을 아저씨 댁에 갔으니 한참을 있어야 돌아올 것이다. 2절과 3절에서도 두 분이 머리에 돌떡을 이고 꼬불꼬불 산길을 넘어오거나 무거운 옷감을 싣고 고개 넘어 오는 상황이라 한참이 걸리는 상황이다. 집안의 대표적인 두 어른이 동시에 멀리 가셔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도덕적인 금기와 명령을 내리는 꼰대이고, 할머니는 대표적인 잔소리꾼
이 동요가 유행하던 시기는 가부장적인 사회였다. 집안에서 아버지는 명령과 금기를 내리는 위대하신 꼰대이고, 할머니는 잔소리꾼이었다. 이렇게 되면 이 노래의 화자가 청소년이므로 무얼 하겠는가? 억눌렸던 금기에서 풀려나고 잔소리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집안에 cctv가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 된 것이라 할수 있다.
사춘기 청소년들은 이성에게도 관심을 갖지만 자신의 생식기에 열배는 더 관심을 가진다
이런 상황이 되면 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한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식기에 관심을 갖고 이리저리 만지고 살피다가 고추 잡고 맴맴, 달래가 상징하는 붕알잡고 맴맴 하게 된다. 자기도 모르게 성기를 자극하게되어 사정으로 이어져 순간적으로 정신이 맴맴돌고 뿅가는 상황을 누구나 겪게 되는 모습이다.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들 고추먹고 맴맴 달래먹고 맴맴 하면서 커왔던 것이다. 가장 보편적이고 인간적인 행위가 자위행위라 할 것이다. 자위행위는 성생활의 가나다라, 1,2,3,4를 배우는 것에 해당한다. 기초가 튼튼해야 나중에 결혼해서 거사도 잘 치르고 애도 낳아 잘 기르게 된다.
노래속에는 우리가 생각하던 상식적인 내용을 뛰어넘는 다양한 메시지와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