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의 대승기신론 이야기
7. 기신론의 구조
마명은『기신론』을 지으면서 먼저 귀명게歸命偈를 쓰고 중요한 본론을 다섯 분으로
나누었다. 인연분因緣分, 입의분立義分, 해석분解釋分, 수행신심분修行信心分, 권수
이익분勸修利益分의 5분으로 논을 구성시키고 있다. 끝에 회향게回向偈를 붙여 마무
리를 했는데 이를 큰 과목科目으로 말하여 서분序分, 정종분正宗分, 유통분流通分의
삼분으로 구분 짓는 종래의 방식대로 맞춰보면, 귀명게를 설한 서두의 부분을 귀경술
의歸敬述意라 과목하여 서분을 삼고, 다음 정종분이라 할 수 있는 대목을 정립논체正
立論體라 하고, 유통분에 해당하는 회향게 부분을 총결회향總結廻向이라 하였다.물론
소가疏家에 따라서 앞과 뒤의 두 게송을 떼고, 5분에서 인연분을 서분으로 보고 권수
이익분을 유통분으로 보는 예도 있다. 지욱 스님의 『열망소裂網疏』가 그러하다.
본론에 해당하는 정립논체에서 5분이 나누어진다.
인연분은 논을 지은 이유를 밝히는 대목인데, 8가지 이유가 되는 인연이 있어 논을 짓
는다고 밝힌 대목이다. 입의분이란 논의 주제를 세우는 대목을 말하고, 해석분이란 임
의분에서 제시된 주제를 자세히 해석하는 부분이다. 주제에 대한 해석을 마치고 어떻
게 믿는 마음을 내어 수행할 것인가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수행신심분이다. 그리고
수행을 권하면서 그 이익을 말하는 부분이 권수이익분이다.
이상의 5분으로 설해지는 기신론의 내용은 대승의 근본 대의를 밝히면서 대승불교
사상의 양대조류라 할 수 있는 중관사상中觀思想과 유식사상唯識思想을 포함하여 여
래장사상如來藏思想까지 종합하여 논하고 있다. 『대승기신론』이 다른 논서와 다른
점은 특정 경전에 대한 한정된 논술이 아니라 대승의 사상들을 종합하여 논한 것이다.
물론 능가경의 내용을 많이 인용하여 『능가경楞伽經』의 별신서別伸書라는 말이 생
기기도 했지만, 『기신론』처럼 대승의 대의를 포괄적으로 논한 논서는 드물다.
예로부터『기신론』의 내용을 요약정리하여 불교일반 법수행상法數行相과 관련지
어 회통 설명한 것을『대총상법문』이라 하여『기신론』을 공부하는 데 이용해 왔다.
대총상大總相이란 『기신론』에서 말하는 진여眞如의 실체를 가리키는 말로, 일체를
두루 포섭하는 절대무한의 집합된 모습이라는 뜻이다. 『기신론』본문에서 말하기를
“마음의 진여는 곧 일법계 대총상의 법문의 체이다(心眞如者 卽是一法界大總相法門
體).”라고 하였다. 이는 진여는 한없이 광대하여 일체를 포함하므로 대大라 표현하고,
그러면서도 전체가 하나로 통일되어 일미평등一味平等하여 아무 차별이 없으므로, 이
것을 하나로 어우러져 집합된 모습인 총상總相이라 한 것이다. 법문이란 수행자의 궤
범이 되고, 또 이 법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진리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 법法이라 하
며, 이를 통해 열반에 들어가므로 문門이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체體자를 붙여 마음의
진여가 곧 법 자체임을 밝힌다.
또「대총상법문체」라는 제목을 붙여 『기신론』에 대한 요의를 나타내는 606자로
구성된 논문을 통해『기신론』을 이해하게 하였다. 이 논문이 언제, 누구에 의해서
작성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는다. 다만 조선 후기의 묵암최눌(黙庵最訥:1717~1790)
이 대총상법문도大總相法門圖라는 도표를 만들었는데, 한국불교전서 10권의 『제경
회요諸經會要』에 수록되어 있다.
- 지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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