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초가가 맞는냐 예취기가 맞느냐 하면 예취기가 정답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예취기라고 하면 올드보이취급을 받습니다. 저도 올드보이 취급을 받기 싫어 예초기라고 하겠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직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왠 예초기 타령인가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원생활에서 그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요즘 잡풀들은 위세가 등등합니다. 며칠 사이에 비가 많이 내리자 우후죽순이 아니라 우후잡풀입니다. 성장 속도가 정말 대단합니다. 풀 깎고 뒤돌아서면 원위치해 있더라는 소리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앞부분을 칼날에서 플라스틱 끈형으로 바꾼 것이 정말 잘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잡목을 제거하는 용도가 아니라면 이런 종류로 바꾸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칫 잘못해 나무를 베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예초기를 돌리고 나면 장화가 이렇게 변합니다. 예초기의 위력을 잘 나타내는 모습입니다.풀베는 힘이 강하다는 것이겠지요. 얼굴에도 깎인 풀들이 달라붇기 일쑤입니다. 한시간 정도 돌리고 나면 어깨가 뻐근합니다.
그래도 예초기가 작동된 뜰의 모습은 정갈합니다. 이래야 잡풀들이 발을 덜 붙이게 됩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예초기를 돌려야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낼 수가 있습니다. 자칫 게으름을 피면 순식간에 정글로 변합니다. 운동삼아 한다고 생각하면 그리 힘든 일도 아닙니다. 전원생활을 그야말로 풀들과 전쟁이라고 하지만 그냥 그런 것도 즐기면 재미있습니다. 낫으로 베는 것도 아니고 위력이 당당한 예초기가 있으니 참 편한 세상입니다.
2020년 5월 2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